라스베가스를 다녀오고... 1편 (feat. AWS re:Invent 2021) - 인천공항에서 세미나 첫 날까지

회사에서 좋은 기회가 생겨 AWS re:invent(2021/11/29 ~ 2021/12/03)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
영어도 잘 못하고, 평상시 AWS를 직접 쓰지 않은지 오래 되기도 했지만 견문을 넓히자는 차원에서 지원하여 갔다오게 되었다.
살면서 미국에 처음 가보는 것이다보니 미국에서만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갔으나 많은 실패들이 있었고, 영어가 잘 안되다보니 aws reinvent 컨벤션 후기 보다는 라스베가스 여행기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인사이트를 크게 얻지 못해 창피하여 aws reinvent 후기는 적지 못하고,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 가본 경험을 휘발성 데이터로 냅두기 아까워 기억들이 더이상 날아가기 전에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둬야할 거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쓰다보니 사진이 많아서인지 글이 좀 루즈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어 파트를 좀 쪼개보았다.

인천공항에서 라스베가스까지… (11/28)

한국시간 기준 일요일 저녁 출발이었고, 코시국이라 인천공항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만 사람이 좀 북적여서 수하물을 붙이는데 30분 가량 걸렸다.

코시국이라 기내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식욕은 거스를 수 없는 본능이기 때문인지 나왔다.
생애 첫 기내식이라 기대를 품고 먹었고 그냥저냥 나쁘지 않게 먹었다.

또 몇시간이 흘러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이라 그런지 두 번이나 나왔는데 두 번째부터 물렸다.
그냥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마치 사육당하는 기분이었다.

바로 라스베가스로 가는 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경유하게 되었다.
인천공항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으로 간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한국인에게 체크인 하고,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하고, 비행기에도 대부분이 한국인이어서 미국을 간다는 것이 체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광고판이며 간판이며 모두 영어였다.
또한 비행기에서도 바로 내 옆자리에 외국인이 앉아있었고, 또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승무원들의 외모였다.
한국은 승무원하면 ‘젊고 이쁘다’인데 미국은 ‘인종도 다양하고 연령도 다양하다’였다.
연세가 좀 있는 듯한 흑인 승무원 분도 계셨는데 왠지 모르게 전문성이 가득해보였다.
이렇듯 한국과 미국은 승무원이라는 직종에서부터도 큰 차이가 있어보였다.

카지노의 도시답게 라스베가스는 공항부터 카지노가 보였다.

공항에 택시들이 줄서있는 건 어딜가나 국룰인 것 같다.

본격 호텔(Wynn) 도착

우리는 Wynn Las Vegas 호텔에 머무르게 되었다.
근데 입구에서부터 정말 압도되었고… 내부는 이미 크리스마스 장식이 너무 이쁘게 되어있었다.
한국에서 이런 호텔을 가본 적이 없었다보니(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여기 정말 호텔이 맞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너무 근사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감동도 잠시… 카지노의 도시답게 호텔에는 카지노 슬롯머신들이 삐까뻔쩍하게 즐비해있다.
전에 일본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카지노와 비슷한 빠칭코를 경험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일본인들은 빠칭코에는 관심은 없고 그냥 시간을 죽이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보였다.
약속시간까지 기다리기 애매할 때 빠칭코 가게에 가서 그냥 머신을 돌려만 놓고 핸드폰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카지노도 그런 느낌으로 하는 걸까… 궁금증이 많았지만 겁도 나고 피곤했기 때문에 바로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오션뷰도 아닌 Crypto 뷰…
AWS Reinvent 기간이라 그런지 힐튼 호텔 광고에 crypto.com이 보이니 뭔가 오묘했다…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독이나 기타 테크 기업들의 광고도 나왔다.

방은 아쉽게도 1인실이 아닌 2인실이었다. (이것마저 1인실을 바라면 너무 도둑놈 같아 보인다.)
슬리퍼는 당연히 없을 것 같아서 한국에서 하나 가져왔고, 호텔에 있는 음료/과자 같은 거 밑에 저울이 달려있어 무게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바로 과금이 된다고 했다.

걸어서 베네시안(Ventian) 호텔로… (feat. Midnight Madness)

호텔에서 짐정리 한 후 세미나 등록을 위해 The Venetian Resort Las Vegas 호텔로 이동을 하였다.
나도 잘 몰랐는데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은 세미나나 각종 컨벤션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호텔 안에 그런 걸 위해 별도의 공간들이 많이 마련돼있고, AWS는 단순 한 호텔이 아닌 Wynn, Venetian, Caesars Forum 등등 다양한 곳에서 진행이 되었다.
호텔 간 이동거리는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고, 그 안에 카지노도 있기 때문에 길을 헤매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최소 2만보는 걸었고 아침 일찍부터 듣게되면 오후에는 시차적응 + 안하던 걷기 운동을 하게 됨에 따른 피로감이 몰려와서 졸리곤 하였다.

베네시안 호텔로 걸어서 약 15분 정도를 이동하였는데 그냥 길거리들이 다 삐까뻔쩍하고 관광의 도시답게 정말 잘 꾸며놓았다.
속으로 그래… 이게 미국이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베네시안 호텔은 이탈리아의 관광도시인 베니스(Venezia)를 테마로 만든 호텔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나 있을 법한 분위기들을 주로 연출하고 있는데 바다에서 배를 타는 듯한 느낌의 관광상품도 있는데 나중에 가족이나 연인끼리 오면 그냥 한번 해볼법 한 것 같다.

베네시안 호텔에 들어가서 aws 리인벤트를 등록하러 가는데 AWS 로고가 보이고 관련된 장소들이 등장하자 뭔가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국내에서 날고 긴다하는 테크 기업들이 있다지만 ‘글로벌 기업은 진짜 다르구나… 어떻게 이런 스케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 ‘나 놀러온 게 아니라 세미나 들으러 온 거였지?’ 하고 정신이 확 들기도 했다.

Registration 부스에 가서 등록을 마치고 Swag 부스에서 AWS Reinvent 10주년 기념 후드집업도 받았다.

등록을 마치고 미국에서의 첫끼니는 아웃백에서 먹게 되었다.
아웃백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먹는다는 것에 매우 설렜지만 주문을 하는 것부터가 난항이었다.
한국 아웃백도 별로 가본 적이 없어서 메뉴도 잘 모르고 선택할 것도 많아서 선택장애가 오곤 하였는데 미국은 영어로 된 메뉴판에서 영어로 주문한다고 하니 거기서부터가 난관이었다.
다행히 일행 중에 영어를 잘하시는 분이 계셔서 주문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또한 미국이라 그런지 양이 참 많았다. 7명이서 메뉴를 5개 시켰는데도 남을 정도였다.

아, 여담으로 아웃백은 가게를 찾아 들어가는 것부터가 또 문제였다.
아웃백은 2층에 있는데 2층으로 가려면 1층을 통해 갔어야했는데 1층에 또 카지노가 있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부터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었다.
진짜 라스베가스는 카지노 없으면 섭할 정도로 카지노는 어딜 가나 존재하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AWS 리인벤트의 전야제인 Midnignt Madness에 참석하였는데
일반인 참여자가 올라와서 락음악에 맞추어 허공에 드럼&기타질하기, OX 퀴즈 등등 같은 것이 진행되었지만 미국 블랙코메디인지 나하고는 코드가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은 묘기 스포츠 같은 것들이 잘 형성돼있어서인지 자전거&스케이트 보드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본격 AWS re:Invent 시작 (11/29, 1일차)

윈 호텔의 커튼은 자동으로 걷고, 칠 수 있다.

첫날은 아침을 제공해주지 않았고, 스타벅스에 가서 샌드위치랑 커피로 간단히 떼웠다.
본토 스타벅스라 그런지 아침부터 대기줄이 길었고, 한번 쯤 미국 스타벅스에 가본다는 자그마한 목표도 달성을 해보았다.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서 reflection room을 돌아보았다.

reflection room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봐서 구글에 검색해보았을 때는 ‘와… 거울이 가득한 고요한 방에서 명상을 하는 공간인가? 심신의 안정을 찾는 공간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공간까지 있는 진짜 대단한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냥 공간하나 대여해서 요가매트 깔아놓고 알아서 명상&요가 하는 공간이었다.
나는 요가나 명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다보니 실제로는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졸릴 때 종종 리플렉션 룸에 와서 잠을 청하곤 했다. (빈백도 있어서 잠 자기 편안했다.)
호텔까지 가려면 또 20분 가량 걸어서 가야하다보니 엄두도 안 났는데 그래도 휴식하기 적당한 공간이라 종종 애용하였다.
그리고 또 놀란 게 이슬람교인지 모르겠지만 오후에 특정 시간이 되니 하나 둘 리플렉션 룸으로 오더니 특정 방향을 보고 절을 하는 것을 보고 ‘와… 찐 종교인이구나…’하고 신기했던 경험도 있다.

점심부터는 AWS 측에서 제공해줘서 가까운 호텔에 가면 먹을 수 있었다.
아웃백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고기나 기름진 음식이 너무 좋았고 초딩 입맛인 나한테는 너무나 좋았다.
하지만 아침에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 점심에도 또 샌드위치를 먹을 생각을 하니… 너무나 물렸다.
쌀은 없고, 얼큰한 음식도 없어서 이때부터 조금씩 고통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세미나 첫날이기 때문에 먹을만 하였다.

세션을 듣긴 들었는데… 영어이다보니 이해 안 되는 게 태반이었다. (AWS를 안 쓰다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많았고…)
확실히 이 때부터 영어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 같다.

어제는 베네시안 호텔 외부를 주로 봤다면 베네시안 호텔에서 세션을 듣다보니 베네시안 호텔 내부도 돌아다니다 어제는 못봤던 곳들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러다 베네시안 호텔 2층에서 마치 하늘이 뚫려있는 듯한 공간을 만났다.
하지만 정말 세트장처럼 꾸며놓아서 저기서 밥을 먹게 된다면 진짜 이탈리아 베니스에 온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일반적인 세션 말고 리더십 세션은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장 같은 큰 공간에서 하였다.

첫날 저녁은 라스베가스에서 유명한 쌀국수 집이라는 Pho Kim Long에 다녀왔다.
막상 찍고보니 음식 사진은 없고 간판만 찍었다.
맛의 조예가 깊지 않다보니 뭐 엄청 대단하다… 다르다… 특별하다… 라고 느끼기보다는 그냥 뭐 먹을만 했다? 맛있다? 정도였다.
그래도 계속되는 샌드위치/고기 파티에서 조금은 벗어나서 색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래도 김치랑 라면이 마렵긴 마찬가지였다.

대충 첫날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어디서 못 본 것 같은 분수라서 한 컷 찍었다.

첫날의 일정이 생각보다 빡세서 일행은 이슈를 처리하다가 중간에 잠이 들어버렸다…

세미나 첫날까지의 소감 (11/28 ~ 11/29)

인천공항에서(11/28)부터 세미나 첫날(11/29)까지의 소감은 ‘이제 첫날이라고?’였다.
15~6시간 정도 되는 긴 비행(중간 경유시간 포함)부터 낯선 문화, 기름진 음식들, 그리고 세션을 들으러 호텔을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까지…
아직 첫날 밖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인천에서 미국으로 갈 수록 시간이 느려지는데 그러다보니 한국시간(KST) 11/28 저녁 8시 쯤에 출발해서 라스베가스 현지시간(PST) 11/28 저녁 6시 쯤에 도착하였는데 이것도 한 몫 한 것 같긴 하다.
여행 가면 시간이 빨리간다는데 난 왜 이리 시간이 안 가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다가 아 맞다… 나 여행온 거 아니지… 라고 다시 정신을 차리곤 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세미나에 집중하려해도 AWS 배경지식 부족 + 언어에서 오는 문제점으로 인해 세션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도 회사에서 지원까지 받았고 나 대신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도 있는데… 라는 생각으로 내일부터는 좀 더 세션을 이해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리고 너무 과하게 스케쥴을 잡다보니 피곤하고 시간에 쫓기듯 이동하다보니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세션을 들으러 가기도 하였다.
그래서 좀 템포를 조절하여 세션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