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8000
{3A:15,39}{32:16,1}{22:0,7}{22:1,1}여름날 해 질 녘.{00}흐린 하늘 아래, 꾸불꾸불한 좁은 산길이 이어졌다.{00}길 양옆은 잡목림이어서 경치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25}
옆에 앉은 나미는 아까부터 줄곧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00}오랜 시간 테니스를 친 탓에 지쳐서 잠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25}
{19:4,4,2,@208349,@208123,@208228}
#208123
「나미, 일어나 봐」{00}나는 나미의 어깨를 흔들었다.{1C}「아, 아, 아… 어머어머어머, 뭐야 뭐야 뭐야」{00}「뭘 그렇게 비몽사몽이야!」{25}
「후아아…{17:3}…{17:3}…{17:3}{20}, 지금 어디쯤이야?」{00}「고개 바로 앞쯤」{00}「뭐야, 아직 그것밖에 못 왔어… 어머, 저기 좀 봐!」{00}「응?」{25}
{03:@2ED9D5}
#208228
「나…」{00}조금 더 자게 놔두자.{00}나는 하려던 말을 삼켰다.{1C}「으음」{00}그런데 나미가 눈을 떴다.{00}심심해하는 게 텔레파시로라도 전해진 걸까.{16}{25}
「설마」{00}내가 쓴웃음을 짓자, 나미가 졸린 눈을 비비며 물었다.{00}「{20}, 뭐가 설마야?」{00}「아니, 별거 아냐…」{00}나는 말끝을 흐렸다.{25}
{03:@25E9EB}
#208349
「나미, 자?」{00}나는 작은 소리로 불러 보았다.{1C}나미가 살며시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00}꿈속에서 빠져나오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16}옆에 내가 있다는 걸 깨닫고는 황급히 웃는 얼굴을 지어 보였다.{00}「아, 아니. 눈{17:2} 감고 있었을 뿐이야」{00}그렇게 말했지만, 잠들어 있었던 게 분명했다.{25}
「깨워서 미안해. 괜찮아, 더 자」{00}「아니야, 나야말로 {20}한테만 운전을 시켜 놓고…{16} 혼자면 심심하잖아. 산속이라 라디오도 안 나오고…」{25}

#2084D9
나미가 창밖을 보았다.{00}「있잖아, {20}」{00}「왜?」{00}「저 꽃, 무슨 꽃일까? 아까부터 계속 피어 있던데…」{25}
{3B:39}{39:2}{36:1,40}길가에 노란 꽃이 줄지어 피어 있었다.{00}호리호리하게 뻗은 가늘고 긴 줄기와 타원형 잎.{25}
「아아, 저거. 저건 제절초야. 아우 제(弟) 자에 끊을 절(切) 자를 써서 제절초(弟切草)」{00}「제절초?」{00}「응」{25}
제절초에는 기묘한 전설이 전해진다.{00}기분 전환 삼아 나미에게 들려줄까 했는데, 기왕 할 거라면….{16}{00}{1A:4,4,3,@2086DE,@2086A0,@2086C7}
#2086A0
{03:@2EDBF9}괴담조로 들려줘서 살짝 겁을 줘야지.{1C}
#2086C7
{03:@25F070}피가 튀는 스플래터 풍으로 가자.{1C}
#2086DE
{03:@2086FF}이야기에 살을 좀 붙여 주자.{1C}
#2086FF
「옛날, 옛날에」{00}「뭐야{13}? 갑자기」{00}「아주 먼 옛날에」{00}「…」{00}「어느 깊고 깊은 숲속에 매사냥꾼 형제가 살고 있었다네. 둘은 사이가 좋아서 늘 함께 매를 사냥했다네」{00}「매사냥꾼이 매를 사냥하는 거였어?」{25}
{36:1,44}「…매로 사냥했다네. 그런데 이 집안은 대대로 매 기르기의 명인 가문으로 이름이 높았는데, 거기에는 비밀이 있었지. 예로부터 그 집안에만 전해 내려오는, 매의 상처를 고치는 특효약, 그 약을 만드는 비법이 있었기 때문이라네. 덕분에 정성 들여 길들인 매가 보통 같으면 죽고 말 상처를 입어도 고칠 수가 있었다네」{25}
「치사하다, 자기들만 알고…」{00}「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덕분에 그 형제는 영주님께 총애를 받으며 명성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네. 그러던 어느 날, 영주님의 명으로 그 마을의 매사냥꾼들이 모두 모여 매를 부려 사냥하는 대회가 열리게 되었지」{00}「사냥 대회? 말이 이상해」{25}
「쫑알쫑알 시끄럽기는」{00}「그렇지만 얘기가 길 것 같단 말이야」{00}{1A:3,0,4,@208CD0,@208AAF}
#208AAF
「그럼 짧게 얘기해 줄까?」{1C}「그게 좋겠어」{00}「결국 동생이 그 약 만드는 법을 남한테 누설해 버렸어. 그래서 형이 화가 나서 동생을 베어 버렸지. 그때 튄 피가 묻은 풀의 이름이…」{00}「{35:1}제절초가 됐다는 거네{32:1,1}」{00}{39:39}{3C:30,2}{2C:120}「그런 거지」{00}{25}
{40:1,41}「뻔한 이야기네…{16} 앗, 비가 오기 시작했어」{00}「그리고 제절초에는 꽃말이 있는데…. 어라, 생각이 안 나네」{00}「잊어버렸어?」{00}「목구멍까지 나왔는데…」{00}나는 목을 문질렀다.{25}
「그런 건 신경 쓰인단 말이야」{00}「뭐였더라…. 할복도 아니고…」{00}{03:@209880}
#208CD0
「아무튼 끝까지 들어 봐」{1C}「알았어…」{00}나는 마음을 다잡고 이야기를 이어 갔다.{00}「…그날은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사냥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로 보였다네. 사냥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영주님도 몹시 흡족해하시는 눈치였지.{2C:133}{39:146}그런데!」{00}「깜짝이야. 갑자기 큰 소리 내지 마」{25}
{40:1,41}「천둥이 크게 울리는가 싶더니 맑던 하늘이 별안간 어두워지고, 굵은 우박이 후드득후드득 쏟아졌다네. 우왕좌왕 달아나는 가신들」{00}「아프겠다…. 앗, 비가 오기 시작했어」{00}{25}
「가엾은 건 하늘 높이 날고 있던 매들이었지. 워낙 그 우박이란 게 큰 건 주먹만 했으니, 이상 기후였지. 정성껏 길들인 매들이 퍼덕퍼덕 깊은 상처를 입고 떨어져 내렸다네」{00}「끔찍해…」{25}
「당연히 사냥은 중지. 몹시 심기가 상한 영주님은, 닷새 뒤에 다시 한 번 사냥을 할 테니 그때까지 매를 고쳐 놓아라, 그러지 못하면 모두의 목을 베겠다는 분부를 내리셨지」{00}「말도 안 돼…」{25}
「그날 밤. 어떻게든 비전의 약을 나눠 받을 수 없을까 하고, 매사냥꾼들이 모두 그 형제의 집에 모여들었다네. 마음씨 고운 동생도 함께 거들었지」{00}「그랬더니?」{25}
「형은 한사코 들어주지 않았다네. 이 마을 사람들 때문에 우리 조상은 모진 일을 당했다. 그 역경 속에서 고심 끝에 만들어 낸 것이 이 비약이다. 아버지께서는 마을 사람들에게만은 비전을 밝히지 말라 하시고 돌아가셨다. 이제 와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을 거역할 수는 없다, 하고 말이지」{25}
「그날 밤 동생은 잠을 이루지 못했지. 마음을 달래려고 뒤뜰 연못에 나가 보니, 연못 속으로 들어가려는 젊은 여자가 있는 게 아닌가.{00}『무얼 하는 거요!』{00}동생은 달려갔지.{00}『죽게 내버려 두세요! 부탁이에요』{00}『무슨 소리요!』{25}
「간신히 여자를 연못가로 끌어올리고, 동생은 사연을 물었지.{00}『실은 아버지께서 기르시는 매가 도저히 닷새 안에는 나을 것 같지 않아요. 아버지께서 목이 베이시면, 홀로 남은 저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어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먼저 저세상에 가서 아버지를 기다리려고…』{25}
「그 말을 들은 동생은 집으로 되돌아가 비전의 약을 가지고 나왔다네.{00}『자, 이걸 쓰시오. 이걸 바르면 매는 어떻게든 닷새면 날 수 있게 될 거요. 그리고 마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00}『정말 괜찮으시겠어요?』{25}
『절대로 죽을 생각 따윈 하지 마시오. 자, 어서 가 보시오』{00}『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어요』{00}처녀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갔다네. 동생은 이 일을 형에게 알리지 않았지. 그리고 닷새 뒤…」{25}
「들키는 거지?」{00}「그래, 근방의 매는 모두 날 수 있게 되었지. 영주님은 크게 만족했고, 마을 매사냥꾼들도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네」{25}「동생은 어떻게 됐어?」{00}「동생은 그날 사냥에 나가지 않았다네. 하얀 소복을 차려입고, 각오를 다진 채 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지. 그리고…」{25}
「형이 돌아와서…」{00}「돌아오자마자 형이 말했지.{00}『후회는 없겠지』{00}『예』{00}그리고, {39:18}{3B:2}{35:1}형은 그 자리에서 동생의 목을 베었다네」{00}「!!」{00}{25}
{32:6,1}{39:39}{2C:121}「그때 튄 피가 뜰에 자라던 풀잎에 묻었지. 그리고 그 핏자국은 끝내 지워지지 않고 검은 반점으로 남았다네. 그 뒤로 누가 붙였는지, 그 풀은 제절초라고 불리게 되었다네…」{25}
「그래서 그 꽃말은…{16} 어라, 꽃말이 있었는데…{16} 이상하다, 까맣게 잊어버렸어」{00}「첫사랑이라든가…」{00}「방금 얘기 어디에서 그런 게 나와!」{00}「하지만 여자랑 연못가에서…」{00}{25}
「그럴 리가 없잖아! 뭐였더라, 좀 더 불길한 말이야. 할복도 아니고…」{00}
#209880
「꽃말이 할복이라니, 그런 거 들어 본 적도 없어!」{00}나미가 웃었다.{25}
{19:4,4,5,@209929,@2098DB,@2098F6}
#2098DB
나도 함께 웃었다.{1C}{03:@2EDFDF}
#2098F6
「웃을 일은 아니잖아!」{00}나는 화를 냈다.{1C}{03:@25F663}
#209929
「없으란 법은 없지」{00}나는 침착하게 말했다.{1C}「이 넓은 세상에는 할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꽃도…」{00}
#20999B
「저기, 그보다 괜찮은 거야? 이쪽이 맞아? 올 때랑 경치가 꽤 다른 것 같은데」{00}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25}
{19:4,4,6,@209C91,@209A2A,@209B0D}
#209A2A
「아니, 그 말을 들으니까…. 이상하네, 분명히 빠지는 지름길일 텐데」{1C}「빠진 건 누구 머리 나사 아니고?」{00}나미가 비웃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00}「그런 농담 할 때가 아니야. 서둘러야 해」{00}나는 액셀을 밟았다.{25}
{03:@2EE189}
#209B0D
「내가 이 길을 만든 것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딴 걸!」{1C}「뭐야, 그 말투. 무책임하잖아!」{00}「뭐가 어째! 애초에 너, 나한테 운전시켜 놓고 자기는 잠만 퍼질러 자고 있었으면서」{00}「그럼 됐어! 내릴래! 내려 줘!」{00}「아, 그러셔! 그럼 빨리 내려!」{00}「내린다고!」{25}
{03:@25F87C}「괜찮잖아. 길을 잘못 들었어도 우리 둘뿐인데…」{1C}「둘뿐이니까 불안하다는 거잖아!」{00}「우후후…」{00}나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25}
{03:@32E5F6}
#209C91
「으음. 이 길이 맞는 것 같은데…」{1C}
#209CB9
나는 와이퍼 스위치를 켰다.{00}{39:54}바깥은 벌써 꽤 어두워져 있었다.{00}좁은 길에는 불빛 하나 없어서, 길이 어떻게 굽어 있는지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다.{25}
전조등을 켜자, 멀리 표지판 하나가 떠올랐다.{00}하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00}{40:1,39}{2C:139}나는 속도를 조금 올려 다가갔다.{00}「커브 있음, 속도를 줄이시오」{00}표지판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25}
앞을 보니 비탈을 내려간 곳에 오른쪽으로 꺾이는 급커브가 있었다.{00}나는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았다.{00}하지만 발에 평소 같은 저항이 느껴지지 않았고, 브레이크 페달은 맥이 빠질 만큼 쑥 바닥까지 내려가 버렸다.{25}
{43}「어…」{00}연달아 두세 번 밟아 보았지만, 페달은 헛되이 바닥을 칠 뿐이었다.{00}차는 점점 속도를 높이며 비탈을 내려갔다.{25}
{39:0}「브레이크가 안 들어!」{00}앞 유리에 미친 듯이 빗줄기가 들이쳤다.{00}표지판이 무서운 기세로 창 옆을 지나 뒤로 날아갔다.{25}
「앞에, 앞에!」{00}나미가 손가락을 내밀며 비명을 질렀다.{00}눈앞의 커브가 벌써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25}
나는 서둘러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내렸다.{00}앞으로 쏠린 몸에 안전벨트가 파고들었다.{25}
고개를 들자, 바로 눈앞에 산비탈이 닥쳐오고 있었다.{00}나는 왼손을 기어 레버에서 떼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크게 꺾었다.{00}「꺄악!」{00}나미의 날카로운 비명이 귀청을 찢었다.{25}
간신히 정면충돌만은 면했다.{00}그러나 이번에는 다음 모퉁이에서 맞은편 차가 튀어나왔다.{25}
{2C:126}「안 돼{13}! 이대로는 부딪쳐!!」{00}나는,{00}{3E:148}{3B:148}{45:94}{46:94}{1A:5,4,7,@20A276,@23B2A3,@25FA76,@20A231}
#20A231
{30:1,1}{2C:121}{03:@2EE3EF}이판사판으로 다시 한 번 브레이크를 밟아 보았다.{1C}
#20A276
핸드브레이크를 당겼다.{1C}차 뒤쪽이 크게 흔들렸다.{00}차는 길을 벗어나 미끄러지듯 오른쪽 풀숲으로 뛰어들었다{13}.{00}{2E:1}{2C:121}{39:94}{2C:142}{16}{3C:40,0}맞은편 차는 아슬아슬하게 왼쪽으로 비켜 가더니, 바람을 가르며 경적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00}{25}
{40:1,41}「후우」{00}온몸에서 힘이 빠져 시트에 기대 버렸다.{00}몸이 온통 땀범벅이었다.{00}조수석을 보니 나미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축 늘어져 있었다.{25}
「괜찮아?」{00}「죽는 줄 알았어…」{00}「나도」{00}나미의 이마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25}
{19:4,4,8,@20A58B,@20A475,@20A51A}
#20A475
나는 주변을 살펴보았다.{1C}풀숲 너머로 작은 불빛이 보였다.{00}「집인가?」{00}「저런 데에?」{00}우리는 차에서 나왔다.{3F:2,41}{25}
{36:1,89}{2C:118}「아…」{00}{03:@2EE77F}
#20A51A
「잠깐 차 좀 보고 올게」{00}나는 밖으로 나갔다.{1C}{36:1,89}{2C:118}{3F:2,41}세찬 비가 몸에 차갑게 닿았다.{00}{03:@25FE2D}
#20A58B
「다친 데 없어?」{00}나는 나미에게 물었다.{1C}「응. 다친 데는 없는데…{17:5} 아직 몸이 떨려…」{00}「나도…」{25}

#20A5F7
{22:9,0}{2C:129}{32:1,2}{2C:121}「꺄악!」{00}눈앞의 나무에 정통으로 벼락이 떨어졌다.{00}나무는 순식간에 두 쪽으로 쪼개지며 불타올랐다.{25}
「쓰러진다!」{00}우리는 차에서 뛰쳐나왔다.{25}
{39:150}{17:10}{36:1,89}{2C:118}「아아악! {20}의 차가!」{00}쓰러진 나무가 정면으로 차를 짓뭉갰다.{00}지붕은 찌그러지고 앞 유리는 깨져,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00}「…괜찮아. 둘 다 무사했으니까」{00}나는 분한 마음을 감추고 한껏 허세를 부렸다.{25}
「오픈카로 개조할 수 없을까?」{00}앗, 그런 방법이 있었군!{00}{39:162}{17:20}차가 불길에 휩싸였다.{00}「그것도 덧없는 꿈이 됐네…」{00}잠시나마 꿈을 품었던 내가 바보였다.{25}
「어차피 무리였어…. 평범한 차를 오픈카로 개조해 봤자 꼴사납기만 하고…」{00}내가 투덜거리고 있자 나미가 내 등을 두드렸다.{25}
「무슨 신 포도 타령이야! 그보다, 응? {20}, 어떡하지…. 차는 저렇게 돼 버렸고…. 비도 오고…」{00}나미가 불안한 목소리를 냈다.{00}{1A:4,0,10,@23B46F,@20AA73,@20A988}
#20A988
나는 멀리 불빛이 없는지 찾아보았다.{1C}풀숲 너머로 작은 불빛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00}「나미, 저기 가서 비 좀 피하게 해 달라고 하자」{00}나는 부서진 차에서 손전등과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을 꺼냈다.{25}
빗줄기가 거세졌다.{00}{03:@2EEC1D}
#20AA73
「일단 길을 찾아보자」{1C}「길을 찾자니…{17:5} 깜깜하잖아」{00}차에 붙었던 불도 꺼져 버렸다.{00}「이럴 때를 위해서…」{00}나는 부서진 차에서 손전등을 꺼냈다.{00}{30:1,36}스위치를 켜자, 노란 꽃 무리가 떠올랐다.{25}
「뭐야? 여기, 온통 제절초투성이야」{00}「저기 봐, 우편함이 있어」{00}나미가 조금 앞쪽의 숲을 가리켰다.{00}빨간 우편함이 비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고, 그 너머로 숲속을 향해 좁은 길이 이어져 있었다.{25}
「저 앞에 집이 있지 않을까?」{00}「좋아, 나미, 가방 꺼내 줘. 갈아입을 옷 들어 있지?」{00}「응」{00}내가 트렁크를 열자, 나미는 가방뿐만 아니라 자동차 시트까지 끌어냈다.{25}
「그런 건 뭐 하게?」{00}「비 가리개로 쓰면 되잖아. 어차피 이런 데 둬 봤자 소용없으니까 쓸 수 있는 건 써야지」{00}「걷기 불편하지 않아?」{00}「괜찮아! 뒤집어쓰고 싶단 말이야!」{25}
우는 아이와 나미한테는 당할 재간이 없다.{00}우리는 시트를 뒤집어쓰고 우편함 쪽으로 향했다.{00}{35:1}숲 안쪽으로 불빛을 비추자, {32:1,89}좁은 길가에는 마치 우리를 꾀어들이기라도 하듯 제절초의 노란 꽃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25}
{39:50}{17:10}「왠지 무섭다」{00}뒤에서 나미가 그렇게 말했다.{00}{1A:4,4,11,@20AF8C,@20AEBE,@20AF31}
#20AEBE
「그럼 여기서 아침까지 버틸래?」{1C}{40:5,50}「그런…. 비도 오는데…」{00}「그렇지? 달리 갈 데도 없고…」{00}{03:@23B99D}
#20AF31
떠나기 전에 나는 미련이 남아 부서진 차를 돌아보았다.{1C}{40:5,50}{36:1,36}{03:@268302}
#20AF8C
「응, 하지만 이제 갈 수밖에 없어」{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고 숲속으로 들어갔다.{1C}{40:5,50}나아갈수록 길가에 자란 나무들이 점점 더 무성해졌다.{00}옆에서 튀어나온 나뭇가지가 자동차 커버에 걸려 걷기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25}
「저기, 걷기 힘들지 않아? 이제 이 커버 놓고 가지 않을래?」{00}「안 돼{13}. {17:5}젖는단 말이야」{00}「하지만 아까부터 나뭇잎에서 떨어진 물방울 때문에 벌써 꽤 젖었잖아. 게다가 가방에 갈아입을 옷도 있고」{25}
「안 돼{13}. {17:5}젖으면 머리가 부스스해진단 말이야」{00}「짧게 잘랐으니까 괜찮아」{00}「안 돼{13}. {17:5}젖으면 곱슬기가 올라와. 게다가 비 맞으면 대머리 된대」{25}「아, 그러셔」{00}그런 건 미신이야, 하고 말할 뻔했지만 참았다.{00}나미는 한번 말을 꺼내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25}
할 수 없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질 듯 뒤로 넘어질 듯하면서, 어두운 길을 천천히 걸어갔다.{00}얼마쯤 가자 길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00}오른쪽 길은 조금씩 오르막이었고, 왼쪽 길은 내리막이었다.{00}폭은 거의 같았다.{25}
「어느 쪽일까?」{00}나미가 물었지만, 내가 알 리가 없었다.{25}
{19:5,0,12,@20B3B6,@20BD7D,@20BE73,@20C29D}
#20B3B6
{03:@20B3E1}하지만 나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00}
#20B3E1
「오른쪽이야!」{1C}「와아」{00}나미가 감탄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00}「왜?」{00}「아니…{17:6}{20}, 의외로 결단력이 있구나. 다시 봤어」{00}「아니, 사실은 아무렇게나 말한 거야…」{00}나는 쑥스러워하며 머리를 긁적였다.{25}
「아니야」{00}나미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다.{00}「그건 어쩔 수 없지, 이런 데는 처음이잖아. 하지만 어차피 어느 쪽으로든 가야 하니까, 그렇게 딱 정해 버리는 거…{17:8} 대단해. 나는 못 하는걸」{25}
「너무 띄우지 마」{00}나는 싱글벙글하며 오른쪽 길로 발을 들여놓았다.{00}「존경스러워~」{00}「뭐, 맡겨 두라고」{00}나는 자신만만하게 비탈을 올라갔다.{25}
하지만 길을 잘못 든 것이었다.{00}얼마 지나지 않아 길은 내리막이 되더니 점점 오른쪽으로 휘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00}「…{17:3}…{17:3}…{17:4}이런 일도 있는 법이지」{00}「그렇지…{17:5} 덕분에 맞는 길을 알게 됐으니까…」{25}
{19:4,0,13,@20B748,@20B851,@20B8B5}
#20B748
「그렇지」{00}나는 오른쪽 길로 나아갔다.{1C}「무슨 생각하는 거야! 이쪽이잖아」{00}나미는 자동차 커버를 홱홱 잡아당기더니, 왼쪽 길로 나를 끌고 갔다.{25}
「이제 알겠다. 결단력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구나」{00}「그렇게 잡아당기지 좀 마~」{25}
{03:@20BCBC}
#20B851
{03:@20B87E}「응」{00}나는 왼쪽 길로 나아갔다.{1C}
#20B87E
역시 왼쪽 길이 맞았던 모양이었다.{00}{03:@20BCE2}
#20B8B5
「어라, 아까 간 데가 어느 쪽이었더라…」{00}나는 갈림길에서 우뚝 멈춰 서 버렸다.{1C}「어떡해, 나도 까먹었어」{00}「뭐어!」{00}「어쩌지…」{00}「글쎄…」{25}
나는 말했다.{00}{1A:3,0,14,@20B95D,@20BC72}
#20B95D
「오른쪽으로 가 볼까?」{1C}「역시 결단력 있어!」{00}「그러니까 띄우지 말라니까」{00}하지만 또다시 원래 자리로 나오고 말았다.{25}「우리 참…」{00}「우리 참…」{00}「와하하하!」{00}어두운 밤에 웃음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25}
「이번엔 어느 쪽으로 가?」{00}나미가 또 물었다.{00}나는 말했다.{00}{1A:3,0,15,@20BA9B,@20BC8F}
#20BA9B
「오른쪽이 틀림없어!」{1C}「역시 결단력 있어!」{00}「그러니까 띄우지 말라니까」{00}하지만 또다시 원래 자리로 나오고 말았다.{00}「우리 참…」{00}「우리 참…」{00}「와하하하!」{00}빗속에 웃음소리가 허무하게 울려 퍼졌다.{25}
「저기, 이번엔 어느 쪽?」{00}나미가 또 물었다.{00}나는 말했다.{00}{1A:3,0,16,@20BBD5,@20BCAA}
#20BBD5
{22:17,2}「오른쪽이야!」{1C}「적당히 좀 해!」{00}나미는 왼쪽 길로 걷기 시작했다.{00}「와하하하… 하아」{00}실컷 헛걸음을 했지만, 결국 왼쪽 길이 맞았던 모양이었다.{25}
{03:@20BCE2}
#20BC72
「왼쪽으로 가 볼까?」{1C}{03:@20BCBC}
#20BC8F
「왼쪽이 틀림없어!」{1C}{03:@20BCBC}
#20BCAA
{22:17,0}「왼쪽!」{1C}
#20BCBC
결국 왼쪽 길이 맞았던 모양이다.{00}
#20BCE2
길은 한동안 내리막이었지만 어느새 다시 오르막이 되었다.{00}이윽고 그 경사도 완만해지고, 앞쪽으로 불빛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했다.{00}{03:@20C624}
#20BD7D
{03:@20BDA8}하지만 나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00}
#20BDA8
「왼쪽이다!」{1C}「정말?」{00}나미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00}나는 웃으면서 말했다.{00}「실은 나도 모르겠지만…」{00}「뭐야」{00}「하지만 어느 쪽이든 가긴 가야 하니까…」{00}「그렇네」{25}
{03:@20BC72}
#20BE73
{03:@20BE9E}그래서 나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00}
#20BE9E
「몰라!」{1C}「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마」{00}「그야 알 리가 없잖아」{00}「그것도 그렇지만…」{00}「따로따로 가 볼까?」{00}「뭐? 싫어, 그런 거!」{00}나미는 불안한 목소리를 냈다.{25}
「무서워?」{00}나는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00}「무섭진 않지만…」{00}「역시 무섭구나」{00}「아니거든! 그게 아니라… 길을 잃으면 서로 찾을 방법이 없잖아!」{25}
「그럼… 내가 중간까지 보고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릴래?」{00}「좋아… 대신 커버는 내 거야!」{00}「그래, 알았어」{00}나는 머리에 쓰고 있던 자동차 커버를 벗어 나미의 머리에 씌워 주었다.{00}「일단 이쪽이 편해 보이니까 갔다 올게」{25}
나는 내리막으로 된 왼쪽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00}열 걸음쯤 비탈을 내려가자,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00}「심술쟁이!」{00}돌아보니, 갈림길에서 홑이불을 뒤집어쓴 아이 같은 꼴로 나미가 소리치고 있다.{00}{25}
내가 손전등 불빛을 비추자, 나미는 커버를 질질 끌면서 달려왔다.{00}「뭐야! 깜깜해졌잖아! 손전등도 두고 가!」{00}「이거 없으면 못 걸어」{00}「그럼 나도 따라갈래!」{00}결국 다시 커버를 뒤집어쓰고 둘이서 가게 되었다.{25}
{03:@20C570}
#20C29D
{03:@20C2DA}그래서 나는 한참 고민한 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00}
#20C2DA
「나미, 네가 정해」{1C}「뭐? 내가?」{00}「응」{00}「난 그런 거 몰라」{00}「나도 모르겠어」{00}「뭐야! 남자라면 딱 부러지게 정해 줘야지!」{00}「하지만…」{25}
「한심한 사람…」{00}나미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00}「어쩔 수 없네. 그럼 여자의 육감으로… 오른쪽!」{00}「오른쪽인가요…」{00}우리는 오른쪽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25}
그러나 길을 잘못 들었다.{00}이윽고 길은 내리막이 되더니 점점 오른쪽으로 휘어지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원래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25}
「여자의 육감이라…」{00}나는 코웃음을 쳤다.{00}「뭐야! 덕분에 맞는 길을 알게 됐잖아」{00}「네, 네」{00}우리는 왼쪽 길로 들어섰다.{25}

#20C570
길은 한동안 내리막이었지만 얼마 후 다시 오르막이 되었다.{00}아무래도 제대로 고른 모양인지, 이윽고 경사는 완만해지고 앞쪽으로 불빛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했다.{00}
#20C624
우리는 안도하며 걸음을 조금 늦췄다.{25}

#20C652
「그런데 말이야…」{00}걸으면서 내가 말했다.{00}「뭔데?」{00}「이상하단 말이야. 브레이크가」{00}「차 얘기야?」{25}
「응… 올 때는 아무 이상도 없었거든.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면 돌아오는 길은 계속 오르막뿐이라서, 아까 브레이크를 밟은 게 처음이었어」{00}「그렇다는 건, 누가 장난을 쳤다든가…」{00}「응, 하지만 장난치고는 너무 심해」{25}
「그렇네,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00}{2C:133}「남한테 원한 살 만한 일을 한 기억도 없는데…{39:147} 있잖아, 어쩌면…」{00}「천둥…」{00}나미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00}「응?」{00}「천둥이 또…」{25}
{39:147}「정말이네…{17:8} 벼락 맞으면 큰일이야. 서두르자!」{00}{35:20}길은 이제 완전히 평탄해져 있었다.{00}우리는 뛰어서 숲을 빠져나왔다.{25}
{3B:41}{39:4}{17:27}{30:6,3}{17:50}갑자기 시야가 트이더니, 눈앞에 광대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00}우리는 벼락의 공포도 거센 빗줄기도 잊은 채, 한동안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00}비에 젖어 시커멓게 빛나는 거대한 철문.{00}그 쇠창살 틈으로 넓디넓은 정원이 내다보인다.{25}
{04:17,1,@23BC91}{04:17,2,@24E6F5}「굉장한 저택이네」{00}나미는 한숨을 내쉬듯 중얼거렸다.{00}확실히 굉장했다.{00}정문에서 저택까지는 50미터쯤 될까.{00}먼 데다 비 때문에 저택 자체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그 표면이 맥박이 뛰듯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여 섬뜩했다.{25}
「…들어갈까?」{00}「응. 좀 무섭긴 하지만…」{00}
#20CB5C
나는 문에 다가갔다.{00}자물쇠는 걸려 있지 않은 것 같다.{00}오른쪽 문기둥에 인터폰이 달려 있다.{25}
{19:4,0,18,@23C076,@20CBBF,@24E840}
#20CBBF
「눌러 볼래?」{00}나는 나미에게 말했다.{1C}「내가?」{00}「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00}「누를 수밖에 없잖아」{00}「그런데 뭐라고 하지?」{00}「정말, 남자답지 못하긴!」{00}나미는 냉큼 눌러 버렸다.{25}
「자, 이제부터는 {20}의 차례야」{00}나는 허둥지둥 인터폰에 입을 가져다 댔다.{00}머릿속에 온갖 말이 맴돈다.{25}
…저, 실은 길을 잃어서, 그, 수상한 사람은 아니고요,{16}아니, 묵게 해 주실 수 있을지는…{16} 그러니까 비라도 피할 수 있으면…{16} 아, 밥 같은 것도 있으면…{16} 그래도 제일 좋은 건…{16} 차를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25}
그러나 인터폰은 아무 대답도 없다.{00}「사람이 없나?」{00}「어쨌든 들어가서 부탁해 보자」{00}나미는 문을 열고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25}
「막상 닥치면 역시 여자가 배짱이 더 있는 건가?」{00}나는 중얼거리며 뒤를 따랐다.{25}

#20CEB3
{17:10}{3C:20,4}{3A:30,41}안은 황폐했다.{00}잡초가 허리 높이까지 무성하게 자라, 벽돌 길 양옆은 마치 풀로 된 벽처럼 되어 있다.{25}
「전혀 손질을 안 했구나」{00}「저기, 이거 제절초 아냐?」{00}나미가 발밑을 가리킨다.{00}「정말이네, 여기에도 피어 있구나」{00}「이것만이 아니야. 봐, 여기도, 저기도!… 저기, 잠깐 손전등 좀 빌려줘!」{00}나미는 정원 전체를 훑듯이 빛을 비추었다.{25}
{39:16}{36:1,36}「…!」{00}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00}한두 송이가 아니었다.{00}정원 전체가 빈틈없이 제절초로 뒤덮여 있다.{00}「왜 이렇게 많이…」{25}

#20D0FB
{39:87}그때, 지금까지 없던 강한 바람이 불어, 무수한 노란 꽃이 파도처럼 술렁였다.{00}파도는 정문에서 저택 쪽으로 옮겨 가더니, 마지막에는 저택 자체를 뒤흔들 듯 움직이고는 사라졌다.{00}나는 뭔가 불길한 것을 본 것처럼 가슴속에 검은 응어리를 느끼며 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25}
{43}「저기!」{00}나미가 귀에 손을 댔다.{00}「무슨 소리 안 들려? 뭔가 바스락바스락하는…」{00}「뭐? 바람에 풀이…」{00}「아니야! 그거 말고 다른…」{25}
{39:3}갑자기 풀숲에서 얼룩무늬 뱀이 튀어나왔다.{00}크게 벌린 입에서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번뜩이고 있다.{25}
「봐, 이거{13}! 이 소리!」{00}「무슨 소리야{13}! 뱀이야{13}! 뱀!」{00}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황급히 저택 쪽으로 달렸다.{25}
「저기, 방금 그거 방울뱀 아냐? 왜 저런 게 이런 데 있는 거야!」{00}달리면서 나미가 큰 소리를 지른다.{00}「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뱀한테 직접 물어봐!」{00}「맹독이라고! 묻는 사이에 물린단 말이야!」{00}우리는 고함을 질러 대며 전속력으로 도망쳤다.{25}
{2E:33}현관 앞 돌계단을 뛰어 올라가 뒤를 돌아보니, 뱀은 벽돌 길을 스르르 미끄러지며 계속 쫓아오고 있다.{00}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00}{39:107}그런데 잠겨 있어서 밀어도 당겨도 열리지 않는다.{25}
{3D:98}{39:98}「실례합니다! 문 좀 열어 주세요! 실례합니다!」{00}저택 안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다.{00}「{20}! 온다! 저기, 이쪽으로 오고 있어!」{00}나미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25}
{45:85}{46:85}{45:103}{46:103}나는…{00}{1A:3,0,19,@23C24F,@20D651}
#20D651
{03:@20D67A}현관문에 힘껏 몸을 부딪쳤다.{1C}
#20D67A
나는 오른쪽 어깨에 힘을 주고, 문을 향해 힘껏 몸을 부딪쳤다.{00}{39:103}문이 낡은 게 다행이었다.{00}두세 번 힘을 가하자{39:103} 자물쇠가 부서지면서, 나는 기세를 못 이겨 저택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25}
{34:1}{3D:143}{3B:41}{3C:30,3}{39:104}{17:10}{39:29}「이제 들어오지 못할 거야…{17:8} 앗, 피가 나잖아!」{00}
#20D7A4
나미는 내 손을 잡았다.{00}왼손등이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다.{00}「아… 괜찮아, 이 정도는」{00}나는 상처를 핥았다.{25}
「안 돼. 제대로 치료해야지」{00}나미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내 손에 감아 주었다.{00}희미하게 장미 향기가 난다.{00}「지금은 이것밖에 못 하지만, 나중에 제대로 해 줄게」{25}
「고, 고마워」{00}왠지 쑥스럽다.{00}「그보다… 부숴 버렸네」{00}「이 집 사람한테 들키면 혼나려나…」{00}「먼저 사과해 두자」{00}나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25}

#20D98C
{30:4,66}넓은 현관이다.{00}2층까지 트인 홀로 되어 있고, 천장에는 커다란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00}왼쪽에는 커다란 벽돌 벽난로가 있고, 그 앞에는 천을 씌운 소파가 디귿 자 모양으로 놓여 있다.{25}
「계십니까?」{00}나는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00}「실례하겠습니다」{00}나미도 소리를 냈지만, 대답은 없었다.{00}{25}
「아무도 없나?」{00}「응… 뭐, 됐어. 좀 앉자. 지쳤어」{00}{36:1,67}나는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00}벽난로 옆에 서양 갑옷이 놓여 있다.{25}
{36:1,6}텔레비전이나 사진으로는 본 적이 있지만, 실물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00}중세의 병사들은 이런 걸 입고 싸웠다는 거다.{00}무거웠겠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25}
「저기, 저게 뭘까?」{00}나미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00}「응?」{00}「봐, 저거」{00}나미는 현관 홀 오른쪽을 가리켰다.{25}
{36:1,60}그곳에는 거대한 수조가 벽에 딱 붙어 놓여 있었다.{00}모양은 별것 없다.{00}은색 테두리의, 어디에나 있을 법한 유리 수조다.{00}문제는 크기였다.{00}비정상적으로 크다.{00}{25}
「뭐가 들어 있을까?」{00}나는 수조에 다가갔다.{00}그러나 유리에 이끼가 잔뜩 끼어 있는 데다 물이 몹시 탁해서,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25}
{45:123}{46:123}{19:4,4,20,@20DDF7,@24EA15,@23C363}
#20DDF7
나는 기어 올라가 위에서 손을 넣어 보려 했다.{39:123}{1C}「하지 마!」{00}나는 황급히 손을 뺐다.{25}
「왜 그래?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00}「뭔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00}얼굴이 조금 창백해져 있다.{00}「…역시 뭔가 있는 것 같아. 봐, 뭔가가 튀었어」{00}나는 젖은 손을 보여 주었다.{25}
「저기, 이제 됐어. 그보다 여기, 정말 집에 사람이 없는 걸까?」{00}나미는 겁먹은 말투로 그렇게 말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00}{36:1,67}「사람이 있다면 아까부터 소란을 피웠으니까 듣고 나왔을 것 같은데… 좀 찾아볼까? 아니, 무서우면 나미는 여기서 기다려도 되고」{00}「아니, 나도 갈래」{25}

#20E03B
{39:93}그때…{00}{16}{2E:66}「2층이야!」{00}「역시 누가…」{00}「가 보자」{25}
{39:42}{36:1,14}우리는 현관 정면에 있는 계단을 올라갔다.{00}「저기」{00}「응?」{00}계단을 중간쯤 올라왔을 때, 나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00}{25}
「만약 집에 사람이 있으면 뭐라고 할 거야?」{00}「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지. 길을 잃었다고. 그거 말고는…{17:8} 어라?」{00}{40:5,42}{3B:29}「왜 그래?」{25}
「저기, 분명히 갑옷이 놓여 있었지?」{00}나는 벽난로 옆을 가리켰다.{00}「응… 어머?」{00}{39:16}갑옷은 사라지고 없었다.{00}「…{17:3}…{17:3}…{17:3} 뭐, 됐어. 어쨌든 소리가 난 쪽으로 가 보자」{25}

#20E263
{3C:50,29}{3C:50,23}{36:1,69}계단을 다 올라가니, 복도는 좌우로 갈라져 있었다.{00}「소리는 분명히 이쪽에서 났던 것 같은데…」{00}우리는 오른쪽 복도로 나아갔다.{00}「어느 방일까…」{00}「쉿! …{39:93}… 또 들린다」{25}
{36:1,29}「여기야…」{00}{3D:97}「대답이 없네…」{00}「없나?」{00}나는 큰마음 먹고 문을 열었다.{25}
{39:100}{36:1,23}안은 어둡고,{39:22} 인기척은 없었다.{00}왼쪽 구석에 나무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놓인 전기스탠드가 작고 붉은 빛을 내고 있다.{00}그리고 그 옆에 낮은 테이블이 하나 더 보인다.{00}체크무늬 천이 덮여 있고, 책이 한 권 놓여 있다.{00}우리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25}
{3D:104}「앗!」{00}뒤에서 갑자기 문이 닫혔다.{00}{1A:4,0,21,@23C6FA,@20E506,@24EC91}
#20E506
하지만 나는 문에 개의치 않고, 책을 보려고 테이블로 다가갔다.{1C}{3C:30,22}{39:160}{34:1}「앗!」{00}발에 코드가 걸려, 스탠드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00}붉은 빛이 바닥을 기어가, 낮은 쪽 테이블의 다리를 비추었다…{16}{25}
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00}{32:3,49}붉은 빛이 비춘 것은 은색 바퀴살이 달린 바퀴였다.{25}
「앗, 휠체어…」{00}테이블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의 무릎이었던 것이다.{00}바닥에 뒹구는 스탠드 불빛은 그 사람의 슬리퍼를 비추고 있다.{25}
「앗… 죄송합니다, 갑자기 들어와 버려서. 일단 노크는 했는데요…」{00}나는 횡설수설하며 바닥에서 스탠드를 주우려고 허리를 굽혔다.{25}
「사과할 필요 없어」{00}나미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00}나는 고개를 들었다.{25}
{2E:79}{39:19}{3D:15}그곳에 앉아 있는 것은 미라였다.{00}
#20E806
{38}{2C:133}{39:146}스탠드 불이 꺼지고, 방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39:72}.{00}휠체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나?{25}
{39:23}「으아아…」{00}나는 뒷걸음질 쳤다.{00}「꺄악!」{00}나미가 옷을 잡아당긴다.{00}{3F:1,72}바퀴가 삐걱대는 소리가 다가온다.{00}{39:107}손이 떨려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00}「빨리, 빨리 열어!」{00}{39:103}우리는 구르다시피 복도로 나왔다.{25}
하지만 여기도 캄캄하다.{00}오른쪽도 왼쪽도 분간이 안 된다.{25}
「나미{13}!{17:5} 내 손전등 어디 있어!」{00}「몰라{13}!{17:5} 기억 안 나!」{00}{1A:4,0,22,@23C879,@20E9FD,@24EF3A}
#20E9FD
어쨌든 손전등을 찾자.{1C}{32:1,69}{3B:72}{39:146}한순간{35:1}, 창으로 번갯불이 비쳤다.{25}
「이쪽이다!」{00}번갯불을 길잡이 삼아 계단으로 향한다.{00}계단을 내려가며, 나는 눈을 부릅뜨고 손전등을 찾았다.{25}
「찾았다!」{00}수조 앞에 굴러 있다.{00}계단을 굴러떨어지듯 뛰어 내려가서, 서둘러 손전등을 주워 들었다.{00}
#20EB37
스위치를 켜고 2층을 비춘다.{00}{3B:19}{3B:23}{39:29}{32:4,66}{17:8}흐릿하고 둥근 빛이 2층 통로에 퍼진다.{00}미라의 모습은 없다.{25}
「안 돼, 다리가…」{00}나미는 맥없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00}나도 그 옆에 엉덩방아를 찧었다.{00}그건 그렇고….{00}미라라니…{16} 지금 이 시대 일본에…{16} 뭔가 잘못 본 게…?{25}
{19:4,4,23,@20F17A,@20ECAC,@20EF1D}미라를 확인하려고 계단으로 향했다.{00}
#20ECAC
나는 무서워서 나미에게 확인하러 가 달라고 부탁했다.{1C}「나미」{00}「왜?」{00}「아까 그 쭈글쭈글한 거, 뭘로 보였어?」{00}「미…{17:5}라…{17:8} 같았어」{25}
「그렇구나… 실은 부탁이 있는데…」{00}「뭔데」{00}「확인하고 와 주지 않을래?」{00}「뭐? 내가? 싫어!」{00}「하지만 이대로는 무섭단 말이야」{00}「{20}, 네가 갔다 와」{25}
「나, 다리가 풀릴 것 같아서…」{00}「한심해…」{00}나미가 한숨을 쉬었다.{00}「그럼 내가 보고 올 테니까 기다려」{00}나미는 계단으로 향했다.{00}「앗, 나미, 기다려!」{25}
「뭐야?」{00}「역시 혼자는 무서워…」{00}「한심해…」{00}결국 나미에게 손을 이끌려 둘이서 2층으로 올라가게 되었다.{27:2}{03:@2F9A63}
#20EF1D
혼자서는 무서우니 나미와 둘이서 확인하러 가기로 했다.{1C}「나미」{00}「왜!」{00}「나, 나미가 좋아」{00}「뭐야, 갑자기…{17:5} 이런 때에…」{25}
나는 몸을 바짝 붙였다.{00}「언제나 떨어지기 싫어」{00}「그만해」{00}「그러니까…{17:8} 둘이서 확인하러 가지 않을래?」{00}「뭘? 뭘?」{25}
「아까 그 미라. 정말 있는지 없는지」{00}「아…{17:5}아…{17:5} 미라 말이지. 그, 그래, 좋아」{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25}
「나미, 왜 그렇게 새빨개졌어?」{00}「아, 아니, 별로… 자, 빨리 가자」{00}나미는 나에게서 도망치듯 계단을 올라갔다.{00}{3C:80,29}{36:1,69}「뭐지? 무서워해서 가기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이상한 녀석」{27:3}{03:@26B14C}
#20F17A
나는 나미를 무섭게 하지 않으려고, 혼자서 미라를 확인하러 계단으로 향했다.{1C}「어디 가?」{00}나미가 뒤에서 말을 건다.{00}「아까 그게 진짜 미라였는지 확인하고 올게」{00}「이제 됐잖아! 그만두자!」{00}나미는 잔뜩 겁에 질려 있다.{25}
「그래도 신경 쓰이잖아. 나미도 무섭잖아, 정체를 모르면. …잘못 본 걸지도 모르고」{00}「그건 그렇지만…」{00}「금방 돌아올게」{00}나는 계단에 발을 올렸다.{00}{40:5,42}「기다려! 혼자 {40:5,42}두지 마! …나{40:5,42}도 갈 테니까…」{27:3}{3B:29}{37:1,34}둘이 바짝 붙어서 아까 그 방 앞까지 돌아왔다.{00}문은 열린 채로 있다.{00}
#20F3C6
{35:1}{43}조심조심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전기스탠드와 책이 바닥에 뒹굴고 있을 뿐, 미라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25}
「이상한데…」{00}{2E:22}{35:1}{17:2}{2E:22}{35:1}{17:2}{2E:22}{35:1}{17:1}{2E:22}{3B:23}「앗, 켜졌다」{00}불이 다시 들어왔다.{00}스탠드에는 다시 작은 불이 켜지고, 복도의 샹들리에도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25}
{39:82}「앗, 고양이」{00}테이블 그늘에서 검은 새끼 고양이가 나왔다.{00}「이리 와…」{00}나미는 무릎을 꿇고 고양이를 안아 올렸다.{25}
「이상하네…」{00}나는 고개를 갸웃했다.{00}「환각이라도 본 걸까? 하지만 나미도 봤지?」{00}대답이 없다.{00}나미는 고양이를 어르느라 정신이 없다.{00}나는 떨어져 있는 책을 주웠다.{25}
{36:1,26}펼쳐 보니 아무래도 일기장인 것 같다.{00}날짜는 6년 전이다.{00}휘리릭 페이지를 넘기자, 갑자기 새빨간 페이지가 나타났다.{00}{25}
{39:19}{39:23}「피다…」{00}「뭐?」{00}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페이지에 제절초가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고, 그 위로 거무스름한 붉은 액체가 양쪽 페이지에 끈적하게 묻어 있다. 「게다가 아직 얼마 안 됐어…」{00}일기를 들여다본 나미는 새파랗게 질렸다.{25}
{19:2053,4,24,@20FAD0,@20F7DA,@20F81F,@20F96F}
#20F7DA
「남의 일기 같은 건 보는 게 아니야」{00}나는 곧바로 일기장을 덮었다.{1C}{03:@2F9CC0}
#20F81F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00}{03:@20F88A}「빨간 피에 파란 얼굴, 그리고 제절초의 노란 꽃. 이건 마치!」{1C}
#20F88A
「빨간 피에 파란 얼굴, 그리고 제절초의 노란 꽃. 이건 마치! 신호등…」{00}{39:104}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나미는 방을 뛰쳐나갔다.{25}
{39:103}{2E:69}「꺅!」{00}「왜 그래! 나미!」{00}나도 허둥지둥 뒤를 쫓았다.{00}{03:@26B60B}
#20F96F
나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00}「핥아 볼래?」{1C}농담이 되지 않았다.{00}나미의 파랗던 얼굴이 하얘지더니, 고개가 뒤로 툭 꺾이며 무너지듯 쓰러졌다{13}.{00}{39:143}{16}{25}
{39:82}{39:155}{36:1,22}「야, 나미!」{00}나는 황급히 나미의 몸을 붙잡았다.{00}「정신 차려!」{00}어깨를 흔들자, 눈을 떴다.{00}「일단 내려가자」{00}우리는 서둘러 홀로 돌아왔다.{25}
{03:@2AC88F}
#20FAD0
나는 중얼거렸다.{00}「설마, 미라의 피?」{1C}
#20FAFE
{39:69}「저기, 무슨 소리야?」{00}복도를 따라 뭔가가 다가온다.{00}「설마, 아까 사라진 갑옷이…」{00}「말도 안 돼!」{00}{3B:69}소리는 문 바로 앞에서 멈췄다.{25}
{39:82}{39:155}「앗, 고양이가!」{00}{36:1,34}새끼 고양이가 문틈을 빠져나가 복도로 뛰쳐나갔다.{00}우리는 마른침을 삼키며 문을 지켜보았다.{00}그러나 그 뒤로 아무 일도 일어날 기미가 없다.{00}{3C:20,19}{3C:20,23}문틈으로 살그머니 복도를 엿보았지만…{16}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25}
「…이상한데?」{00}「저기, 기분 나빠. 이제 이런 저택에서 나가자」{00}나미가 겁먹은 말투로 말한다.{25}
나는 대답했다.{00}{1A:4,0,25,@20FD33,@24F071,@23CADC}
#20FD33
「응. 그러는 게 현명하겠어」{1C}{3C:30,23}{35:3}우리는 주위를 살피며 살그머니 계단을 내려가{32:2,67} 현관 홀까지 왔다.{00}{39:29}그런데,{00}{16}「어라? 창문에 덧문이…」{00}현관에는 바깥쪽으로 난 창문이 두 개 있었는데, 둘 다 바깥에서 철 덧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25}
「어느새… 나미, 문 쪽을 봐!」{00}나는 창문의 덧문을 살폈다.{00}「안 돼, 완전히 잠겨 있어」{00}「이쪽도 안 열려!」{00}「갇혔다는 건가…?」{00}「설마!」{25}
「아니, 일부러 그런 건 아니더라도, 이 집 사람이 돌아와서…」{00}「어떡하지?」{00}「음…」{00}혼란스러워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25}
{19:4,0,26,@23CDA7,@20FFBF,@24F3F2}
#20FF8A
「어쨌든 누가 있는지만이라도 확인하자」{1C}{03:@20FFF7}
#20FFBF
「분명히 사람이 있을 거야… 안에 있는 사람을 찾자」{1C}
#20FFF7
「그런, 무서워…」{00}「분명 기분 나쁜 일투성이지만, 직접 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멋대로 들어온 건 우리니까, 만약 사람이 있다면 어쨌든 사정을 설명해야지」{25}
「그렇긴 하지만… 알았어…」{00}나미는 마지못해 동의했다.{25}

#2180CF
{3C:60,29}{36:1,69}나는 현관 안쪽으로 향했다.{00}좌우로 복도가 뻗어 있다.{00}「어느 쪽으로 갈 거야?」{00}나는 말했다.{00}{1A:3,0,27,@23D08D,@218153}
#218153
「문이 적은 왼쪽을 찾아보자」{1C}우리는 왼쪽 복도로 들어섰다.{00}「그래서, 어느 문부터 들어갈 거야?」{00}「안쪽 건 나중으로 미루자. 우선 앞쪽 것부터 조사하자」{00}{36:1,32}나는 왼쪽에 있는 나무 양문에 손을 댔다.{25}
{03:@21842A}
#218260
「어디 가는 거야! 무서운 거 아니었어?」{1C}나는 나미를 쫓아 왼쪽 복도로 들어섰다.{00}{3C:50,29}{36:1,69}나미는 모퉁이를 막 돈 자리에서 이쪽을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00}「뭘 웃는 거야!」{00}「후후… 저기, 여기에도 문이 있어. 들어가 볼래?」{25}
나미는 복도 왼쪽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00}「좋긴 한데… 너 정말 이상한 애구나」{00}「그렇지만 탐험하는 거잖아. 자, 열어 봐, 대장!」{00}나는 나미의 재촉에 문손잡이에 손을 댔다.{25}

#21842A
{39:100}{34:1}문을 연 순간,{39:22}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00}불은 켜져 있지 않다.{00}나는 더듬더듬 조명 스위치를 찾아냈다.{39:144}{25}
{2E:12}{17:5}불이 켜지자, 정면에 있는 커다란 나무 책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00}책상은 창을 등지고 이쪽을 향해 있고, 창문을 뺀 나머지 삼면의 벽은 모두 책장으로 채워져 있다.{25}
「서재 같네」{00}나는 창가로 다가가 열리는지 시험해 보았지만, 여기에도 덧문이 단단히 내려져 꿈쩍도 하지 않는다.{00}「안 되나…」{00}포기하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00}「왠지 오랫동안 안 쓴 방 같네. 곰팡내도 나고…」{25}
책상 위에는 수정 구슬이나 타로 카드 같은, 점을 칠 때 쓸 법한 도구가 흩어져 있다.{00}「저기! 저거…」{00}나미가 책장을 가리켰다.{00}{39:16}책 사이에 해골이 끼어 있다.{25}
「해, 해부학이나, 무, 무, 무슨 연구자인가?」{00}익살스럽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떨렸다.{00}「흠흠, 어디 보자, 무슨 책이 있나…」{00}나는 멋쩍음을 감추려고 꽂혀 있는 책의 등을 읽었다.{25}
「『흑마술, 그 기본과 응용』『그리스도와 물고기』『바포메트, 저주와 복수의 오의』… 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네」{00}「별로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타입이네」{00}「원래라면 아는 사이도 되고 싶지 않은 타입이지만…{17:8} 어쩔 수 없지, 사정이 사정이니까. 다른 데를 찾아볼까…」{00}우리는 서재를 나왔다.{00}{39:101}{3C:30,22}{25}

#21890E
{34:1}복도를 걸어 현관까지{32:3,67} 왔을 때 나미가 소리쳤다{39:29}.{00}「저기, 저거 전화 아냐? 봐, 저 수조 밑 선반에」{00}「정말이네…」{00}검은 다이얼식 전화다.{25}
{36:1,46}「이걸로 집에 연락할 수 있겠다」{00}나미는 얼굴이 환해졌다.{00}「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데까지 데리러 와 줄지…」{00}「어쨌든 전화해 보자」{00}「…응」{00}나는 수화기를 귀에 댔다.{25}
「그럼…{39:141}{17:7} 우왓!」{00}얼굴 앞을 쇠도끼가 스쳤다.{00}{2E:6}{17:5}올려다보니, 아까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갑옷이 어느새 수조 옆에 서 있다.{00}나는 조심조심 갑옷에 다가가 투구의 면갑을 올렸다.{00}속은 텅 비어 있다.{25}
「그, 그야 그렇겠지… 응, 그야 그렇지…」{00}「아아앗!{13}」{2E:46}{00}{16}나미가 큰 소리를 질렀다.{25}
「왜 그래?」{00}「끊어졌어! 방금 쓰러진 도끼에 전화선이 끊어졌어!」{00}「뭐라고!」{25}
나는 서둘러 수화기를 귀에 댔다.{00}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00}아무렇게나 다이얼을 돌려 보았지만, 전화기는 죽은 듯이 아무 반응도 없다.{25}
「안 돼. 아무 반응도 없어」{00}{32:1,67}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일어섰다.{00}「할 수 없지. 다른 방법을 찾자」{00}{3C:50,29}{39:74}{17:20}{2E:46}「…말도 안 돼」{00}{39:19}넓은 홀에 벨 소리가 울려 퍼진다.{00}「…어째서? 그럴 리가…」{25}
{45:116}{46:116}나는…{00}{1A:4,0,28,@23D872,@218DCB,@24F6F2}
#218DCB
그저 멍하니 전화기를 바라보고 있었다.{1C}전화는 한동안 계속 울리다가{3B:74} 멎었다. 나미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00}「어디서…{16} 누가…{16} 어떻게…」{00}나도 같은 심정이었다.{00}{39:110}{2E:66}{17:5}또 2층에서 소리가 난다.{25}
{19:4,0,29,@23DBC7,@218EBC,@24FA97}
#218EBC
나는 나미와 얼굴을 마주 보았다.{1C}
#218EDE
나미의 얼굴이 점점 울상이 되어 간다.{00}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00}「적당히 좀 해! 있는 거지! 거기 누구 있는 거지! 이제 됐으니까 나와!」{00}목소리는 그저 공허하게 홀에 울릴 뿐이다.{25}
「이쪽에서 찾아내 주지! 반드시 찾아내고 말 테니까! 기다려!」{00}「기다려, 혼자 두지 마. 부탁이야!」{00}{36:1,14}나미의 외침을 뒤로하고, 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25}
{3C:30,29}{36:1,29}{3D:98}「나와! 나오라고!」{00}위로 올라가자, 나는 가까이 있는 문을 힘껏 두드렸다.{00}그러나 대답은 없다.{00}「들어간다!」{00}{25}
{39:103}{39:21}{34:1}{30:3,43}그 순간, 안에서 형언할 수 없는 냉기가 흘러나와 내 온몸을 감쌌다.{00}분노는 사라지고, 대신 등줄기에 싸늘한 오한이 스친다.{00}「{20}!? 뭐야…{17:8} 이거…」{00}심상치 않은 기운에, 뒤따라온 나미도 입구에서 얼어붙었다.{25}
방 한가운데에 나무 관이 하나.{00}마치 드라큘라라도 들어 있을 것 같은 관이다.{00}그것을 둘러싸고 수많은 촛불이 켜져 있다.{00}나는 관에 빨려 들어가듯 손을 뻗었다.{25}
「그만해! 뭐 하는 거야!」{00}나미가 외친다.{00}해서는 안 될 짓을 하려 한다는 걸 나 자신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00}그러나 손이 멋대로 뚜껑을 열어 버린다.{00}{25}
안에는 노란 꽃이 핀 제절초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00}그리고 그 위에는 사람 모양으로 오린 종이가 한 장.{25}
그 종이에는 먹으로 시커멓게 『복수{13}』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00}{39:20}「복수…」{00}「복수…」{00}어느새 나미가 옆에 와 있었다.{25}
「그래! 생각났어…」{00}나는 나미의 얼굴을 보았다.{00}{2C:133}「제절초의 꽃말…{39:146} 복수…」{00}「복수, 제절초의 꽃말, 복수…」{00}나미는 종이 인형을 바라보며 헛소리처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25}

#2194E6
「나미…」{00}얼굴이 새파랗다.{00}
#21950E
「나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붙잡았다.{25}
「뭔가 굉장히 불길한 게 느껴져. 아무리 둔한 나라도 그 정도는 알아. 나가자!」{00}나는 나미를 끌다시피 해서 밖으로 나온 뒤, 꺼림칙한 것을 가둬 버리듯 두 손으로 문을 닫았다.{25}
{39:101}{3B:21}{3B:20}{34:1}「다음은 이 방이다{32:2,31}!」{00}나는 맞은편 문으로 다가갔다.{00}「아직도 찾을 거야?」{00}나미가 울 것 같은 목소리를 낸다.{00}「이대로는 마음이 안 놓이잖아!」{00}나는 큰 소리를 질렀다.{25}
「어쩌면 여기서 하룻밤을 지새워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냥 이상한 녀석이 사는 저택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건지, 적어도 누가 있는지 정도는 알아봐야지!」{00}빠르게 쏘아붙이자, 나미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25}
{39:103}{2E:63}{17:4}나는 밀쳐 내듯 문을 열었다.{00}정면에 창문, 왼쪽 구석에 작은 책상, 침대….{00}지극히 평범한 방이었다.{00}「아무것도 없네…」{00}나는 문을 닫았다.{39:101}{25}

#21987E
{36:1,69}「저쪽에 아직 안 본 방이 있어」{00}나는 일부러 사무적인 말투로 그렇게 말하고, 복도 안쪽으로 나아갔다.{00}나미는 말없이 뒤를 따라온다.{00}「여기는 아까 봤는데…」{25}
{39:100}{36:1,22}일단 아까 미라가 있던 방도 들여다보았다.{00}하지만 역시 미라의 모습은 없고, 일기장도 아까 떨어뜨린 그대로였다.{00}{39:101}{36:1,69}「이제 방 두 개 남았어」{00}나는 미라가 있던 방 맞은편에 있는 문을 열었다.{25}
{39:100}{37:1,34}「{3B:23}{3B:19}앗!」{00}「왜 그래?」{00}나미는 힐끗 안을 들여다보더니, 안도한 듯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았다.{00}「여자 방 같네」{25}
{36:1,24}커튼이며 침대, 벽지까지 전체가 흰색과 연분홍색으로 꾸며져 있고, 자질구레한 장식품과 꽃병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놓여 있다.{25}
「역시 사람이 있구나」{00}나는 왠지 안심이 되었다.{00}「누가 살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네. 들어가서 살펴볼래?」{00}「아니, 그건 좀…」{25}
지금까지의 방들은 생활감이 전혀 없어서 탐험하는 기분으로 대담한 짓도 할 수 있었지만, 이 방을 보고는 조금 기세가 꺾였다.{00}왠지 갑자기 내가 무례한 짓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 것이다.{25}
「없을 때 멋대로 들어가는 건… 여자 방이기도 하고…」{00}「그렇지…」{00}「그런데 있다면 왜 안 나오는 거지?」{00}설마,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를 놀래 주며 즐기고 있는 건….{16}{25}
「좋아{13}. 이렇게 된 이상, 인사도 해야 하고, 따질 것도 있으니, 본격적으로 이 집 사람을 찾자」{00}나는 문을 닫았다.{25}
{39:101}{36:1,69}「여기에는 없으려나?」{00}{36:1,30}나는 옆 문 앞에 섰다.{00}그런데 손잡이에 손을 뻗자, 나미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25}
「앗…!」{00}{39:19}「여기는 안 돼」{00}「왜 그래?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고」{00}{39:20}「저기, 이제 그만하자」{00}진지한 눈빛이다.{25}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00}「그만하자. 응? 부탁이야. 뭔가 굉장히 불길한 예감이 들어, 특히 이 방은. 저기, 이 방만은 그만둬」{00}「왜? 어째서 이 방만 안 된다는 거야」{00}「어쨌든 안 돼!」{25}
「이상한 소리를 하네. 여기 있을지도 모르잖아…」{00}「아니, 없을 거야. 분명히 없어. 응? 이제 가자. 아래로 내려가자」{00}내 손을 잡아끈다.{25}
「괜찮잖아, 이 방 하나만 더 보고 가도」{00}나는 나미의 손을 뿌리치고 문손잡이를 잡았다.{00}{3D:107}그러나 열리지 않는다.{25}
「어라! 잠겨 있나?」{00}「거봐, 그러니까 그만하자」{00}아, 알았다. 우리를 골탕 먹이려고 여기 숨어 있는 건….{00}「여보세요{13}!{3D:98} 누구 안 계세요{13}!{3D:98} 여보세요!{3D:98}」{25}
문 너머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다.{00}자세히 보니, 문의 네 귀퉁이에 못이 박혀 있었다.{25}
「열리지 않는 방인가…?!」{00}「저기, {20}{13}.{17:5} 나 배고파」{00}{3B:20}{3B:19}「!!?{17:5} …갑자기 무슨 소리야」{00}「응, 진짜야. 배가 너무 고파. 뭐 먹을 거라도 찾아보지 않을래? 아, 맞다{13}.{17:2} 부엌으로 가자. 뭔가 있을 거야」{00}「하지만…」{25}
{43}「{20}도 배고프지? 점심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00}「그건 그렇지만…」{00}「응? 아래로 가서 뭔가 찾아보자. 어쩌면 이 집 사람이 아래에 있을지도 모르고」{00}「응, 뭐…」{00}결국 나미에게 밀리고 말았다.{27:1}{30:1,69}나미는 계단을 내려가자 혼자서 성큼성큼 앞장서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바로 앞에 있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00}{36:1,29}「{20}, 빨리!」{25}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00}{1A:4,0,30,@21A451,@23E3AA,@258182}
#21A451
「나미, 여기가 부엌인 줄 어떻게 알았어?」{1C}「뭐? 그러고 보니…」{00}나미는 흠칫 내 얼굴을 보았다.{00}「…그냥{17:2}…{17:2}…{17:2}…{17:2} 발이 이쪽으로 향해서{17:2}…{17:2}…{17:2}…{17:5} 이상하네…」{00}「…{17:5}어쨌든 들어가 보자」{25}
{39:100}{34:1}「캄캄하다」{00}「그래도 뭔가 좋은 냄새가 나」{00}「식당인 건 틀림없는 것 같은데…」{00}나는 벽의 스위치를 켰다.{00}{39:144}{2E:11}{17:10}방 한가운데에는 폭이 넓고 긴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요리를 담은 접시들이 늘어서 있었다.{00}그런데….{16}{25}
「이게 뭐야…」{00}{39:23}그것들은 모두 엉망진창으로 헤집어져 있었다.{00}고기 요리의 소스가 사방에 튀어, 테이블 위의 냅킨은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00}뜯겨서 머리와 꼬리만 남은 생선에는 파리가 꼬여 있고, 엎질러진 수프가 테이블 끝에서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25}
「고양이라도 와서 헤집어 놨나…」{00}「그런 것 같네…」{00}과일만은 간신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시들고 거뭇거뭇해서 도저히 입에 댈 마음이 들지 않는다.{25}
「어떡하지, 나미. 냉장고라도…」{00}{3B:23}
#21A81B
어라?{00}「왜 그래? 무서운 얼굴을 하고…」{00}{39:19}「지금…」{00}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00}「방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
#21A89D
{25}
「무슨 소리…?」{00}「뭔가 여자 비명 같은…」{00}「난 딱히…{17:8} 기분 탓 아니야?」{00}「아니, 분명히 들렸어. 저쪽이야」{00}나는 창문으로 다가갔다.{00}어두워서 밖은 보이지 않지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25}
「잠깐…{17:8} 보고 올게!」{00}나는 창문에서 떨어져 출구로 향했다.{00}「기다려. 어쩌려고?」{00}「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라. 너무 신경 쓰여!」{00}「기다려, 나도 갈래!」{00}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21AA3D
{25}
{39:101}{36:1,69}「저기, 라이터 좀 빌려줘」{00}「뭐 하게?」{00}나미는 은촛대를 손에 들고 있었다.{00}테이블 위에 있던 것이다.{00}「나도 뭔가 불 밝힐 걸 가지고 있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서… 고마워, 돌려줄게」{25}
나미는 촛불을, 나는 손전등을 꼭 쥐고 복도를 천천히 나아갔다.{25}
「저기, 정말 무슨 소리가 났어?」{00}걸으면서 나미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본다.{00}「응. 히이이이이 하고, 원한에 찬 가늘고 긴 울음소리 같은…」{00}「기분 나빠…」{00}나미는 얼굴을 찡그렸다.{25}
「그런데 왜 비명 같은 게…」{00}「강도라도 든 거 아닐까…」{00}「강도?」{00}「있을 수 있잖아. 만약 그렇다면 왜 불은 켜져 있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지, 그것도 설명이 되고…」{25}
{36:1,7}복도는 막다른 곳에서 왼쪽으로 꺾여 저택 뒤쪽으로 이어져 있다.{00}다만, 이어져 있기는 했지만 폭이 좁고 천장도 낮아져 있다.{25}
게다가 묘하게 어둑어둑하다.{00}큰길에서 갑자기 뒷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같은 느낌이다.{00}손전등을 비추자, 안쪽에 작은 철문이 떠올랐다.{25}
「저 문 너머야」{00}「왠지 기분 나쁜 문이네. 비밀 실험실 같은 느낌이야」{25}
나미 말대로였다.{00}리벳이 그대로 드러난 투박한 구조에, 칠해져 있던 페인트는 거의 다 벗겨져서 전체가 검붉게 녹슬어 있었다.{25}
「열려 있으려나…」{00}나는 손잡이에 손을 댔다.{00}{41:120,130,109}{17:5}「방금 그 목소리야! 들었지? 아까랑 똑같은 목소리야」{00}나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가로저었다.{00}「간다」{00}나는 큰마음 먹고 문을 열었다.{25}
{3B:19}{3B:22}{3B:23}{39:103}{40:3,41}{34:1}{2C:118}갑자기 바람과 물보라가 얼굴에 들이쳤다.{00}「뒷문이었구나…」{00}「아무것도 안 보여」{00}손전등을 멀리 비추자, 오른쪽에 뭔가 빛을 반사하는 것이 있다.{25}
「온실이다…」{00}그렇다면 비명은 저 안에서?{25}
「앗!」{00}뒤에서 나미가 작게 외쳤다.{00}「왜 그래?」{00}「꺼져 버렸어…」{00}나미는 손에 든 양초를 원망스럽게 바라보고 있다.{25}
「그야 꺼지지. 비가 오는데」{00}「어쩌지?」{00}「밖에선 쓸모가 없으니까 여기 두고 가자」{00}나는 촛대를 발치에 내려놓고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25}
「자, 가자」{00}우리는 손을 맞잡고 진창 속을 걷기 시작했다.{00}마르기 시작했던 옷은 금세 흠뻑 젖었고, 신발도 진흙투성이가 되어 무거워졌다.{25}
「사람 있을까?」{00}나미가 작은 소리로 묻는다.{00}「없을 것 같아」{00}「뭐야, 그게. 그럼 온 의미가…」{00}「살아 있는 사람은 없을 거란 뜻이야」{00}{39:19}{3F:2,41}「그런…」{00}순식간에 나미의 표정이 변했다.{25}
「왜냐하면, 만약 누가 있었다면 아까부터 우리가 비추고 있는 손전등 불빛을 틀림없이 알아챘을 거야. 아무 반응도 없는 걸 보면 이미…」{00}「왜 자꾸 그런 무서운 소리만 하는 거야!」{00}나미는 울상이 되었다.{25}
눈앞에 유리가 있다.{00}안은 캄캄하다.{00}나는 손전등 불빛을 안으로 비췄다.{00}{36:1,40}「앗!{3B:19}{39:2}」{00}나와 나미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00}「또야…」{25}
제절초였다.{00}다른 관엽식물 사이에 섞여, 작은 노란 꽃들이 서로 기대듯 피어 있다.{00}{3C:10,2}「복수의 온실…」{00}나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00}「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마」{00}「뭐야, 자기도 그런 말 하면서!」{25}
{36:2,9}우리는 유리에 조심스럽게 불빛을 비추며 온실 주위를 걸었다.{00}하지만 그 밖에는 딱히 이상한 것도 없이, 결국 뒤편까지 와 버렸다.{25}
{19:3,0,31,@21B62B,@21B692}
#21B62B
「결국 아무도 없었네」{00}나는 저택으로 돌아가려고 했다.{1C}「정말 그러네」{00}맥이 빠진다.{00}{03:@21B6F8}
#21B692
「온실 안도 살펴볼까?」{00}나는 입구 쪽으로 발을 돌렸다.{1C}「이제 됐잖아」{00}「하지만…」{00}
#21B6F8
그때,{3D:109}{25}
「어?{13}」{00}「어?」{00}소리 나는 쪽으로 불빛을 돌리자, 온실 문이 바람에 덜컹거리고 있다.{00}「…」{00}힐끗 나미의 얼굴을 보니 입을 반쯤 벌린 채 곁눈질로 나를 보고 있다.{00}…{17:2}…{17:2}…{17:2}어색하다.{25}
「좋아{13}! 저 문까지 달리기 시합이다!」{00}나는 뛰기 시작했다.{00}「뭐야~ 문 소리였잖아~」{00}나미가 나무라는 듯한 말투로 소리쳤다.{25}
「시합이다{13}! 시합이야!」{00}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00}「기다려~ 꺅!」{00}돌아보니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있다.{00}「넘어졌잖아~ 최악이야!」{00}나는 웃으면서 문으로 향했다.{00}「기다리라니까~ 어두워서 안 보여~」{25}
입구에 도착했다.{00}나는 돌아서서 나미 쪽으로 불빛을 비춰 주었다.{00}불빛 한구석에 온실의 유리문이 떠올랐다.{00}그리고 그 문을 본 순간, 내 웃음은 얼어붙었다.{25}
「정말~ 먼저 가 버리면 어떡해~」{00}나미가 뒤쫓아 왔다.{00}그리고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00}「또 그런 무서운 얼굴 하고… 이젠 안 속을 거야」{00}나는 유리문을 턱으로 가리켰다.{00}「하여간 덜렁이라니까…」{25}
{39:24}{2C:123}{2C:118}유리문에는 크고 붉게 「나미{13}」라고 쓰여 있었다.{00}흔들리는 유리에 반사된 빛이 빗속의 우리를 쓰다듬듯 비추고 있다.{25}
{3C:20,24}「우, 우연이야」{00}내가 말했다.{00}하지만 목소리가 굳어 있다는 걸 나 자신도 알 수 있다.{00}설령 우연이라 해도 왜 이런 곳에 이름이….{16}{25}
나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빗속에 망연히 서 있다.{00}말을 잃은 채, 눈만 흔들리는 유리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00}{41:255,0,109}바람에 흔들린 문이 또 삐걱거렸다.{25}
「돌아가자」{00}나는 일부러 밝게 말을 걸었다.{00}하지만 나미는 아무 반응도 없다.{00}「돌아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세게 잡아끌었다.{00}하지만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00}「왜, 어째서…」{00}「너무 신경 쓰는 거야」{00}「하지만…」{25}
「우연이라니까. 우연. 우린 여기 처음 왔으니까 상관없어. 이 집 사람 중에 우연히 같은 이름인 사람이 있었던 거야. 저런 데 쓰여 있는 건 확실히 이상하지만, 이 집 사람한테 물어보면 아마 “뭐야, 그런 거였어요?” 할 만한 일일 거야. 분명 그래」{00}나는 공포를 떨쳐 내려는 듯 큰 소리로 단숨에 떠들어 댔다.{25}
「응…」{00}사라질 듯한 작은 목소리로 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00}「비를 너무 맞으면 몸에 안 좋아…{17:3} 돌아가자」{00}나는 나미를 끌다시피 하며 걷기 시작했다.{27:3}{17:20}{39:101}{3B:41}{36:1,7}{17:10}저택으로 돌아와서도 나미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이었다.{00}이대로는 나미가 너무 안쓰럽다.{00}게다가 그런 걸 보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내 책임이다.{00}뭔가 기운 나게 할 방법은{17:2}…{17:2}…{17:2}…{17:2} 그래!{16}{25}
「저기!」{00}나는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냈다.{00}「왜?」{00}「욕실 좀 빌려 쓸까?」{00}「뭐?!」{00}나미는 놀란 얼굴을 했다.{00}「진흙투성이가 됐잖아」{00}「하지만…」{25}
「괜찮아, 괜찮아. …아마 저기가 그런 것 같은데…」{00}나는 멋대로 앞장섰다.{00}{36:1,69}어둑한 복도를 오른쪽으로 돌자, 바로 앞에 불투명 유리문이 있었다.{00}「여기다」{00}나는 손잡이를 당겼다.{25}
{3B:23}{39:100}{35:1}안은 캄캄하다{39:66}.{00}손전등 불빛을 비추자…{32:2,55} 생각대로 세면실이었다.{00}커다란 거울이 달린 하얀 세면대가 왼쪽에 있고,{16} 그 앞쪽이 양변기, 안쪽은 불투명 유리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다.{00}아마 저쪽이 욕실일 것이다.{25}
{19:4,4,32,@21C3FE,@21C4BD,@21C347}
#21C347
「여기가 욕실인 것 같은데…」{00}나는 안쪽 미닫이문을 열었다.{1C}{39:105}{36:1,56}서늘한 공기가{40:7,66} 흘러나온다.{00}「우와, 넓다…」{00}나는 나미를 돌아보고 흠칫했다.{25}
{03:@26E2C7}
#21C3FE
「자, 우선 손부터 씻을까」{00}나는 세면대에 다가갔다.{1C}깊고 매끈한 도자기 세면대다.{00}패킹이 낡았는지 수도꼭지에서 쉴 새 없이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다.{00}나는 수도꼭지를 틀었다.{00}{03:@21C57B}
#21C4BD
「나미, 먼저 손 씻어」{00}나는 나미에게 양보했다.{1C}「응」{00}깊고 매끈한 도자기 세면대다.{00}패킹이 낡았는지 수도꼭지에서 쉴 새 없이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다.{00}나미는 수도꼭지를 틀었다.{00}
#21C57B
{3B:66}{39:59}{17:10}하얀 세면대가 새빨갛게 물들었다.{25}
{39:18}「피…!」{00}나미가 내 어깨에 매달렸다.{00}「아니야{13}! 녹이야, 녹!」{00}잠시 후 빨간 물은 투명해졌다.{00}「수도관이 낡아서 그래. 봐, 이제 괜찮아」{00}나는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갔다.{25}
나미는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00}어떻게든 원래의 밝은 나미로 돌아왔으면 좋겠다….{00}「앗, 비누가 없네. 나미도 비누 있었으면 좋겠지?」{00}「아, 나는 물로만 씻어도…」{00}왠지 이상하게 얌전하다.{00}평소의 나미라면 무조건 비누가 있어야 한다고 우겼을 텐데….{16}{25}
{19:3,0,33,@23EA55,@21C77D}
#21C77D
「나미는 필요 없어도 난 필요하단 말이야!」{00}장난스럽게 떼를 썼다.{1C}「어쩔 수 없네. 그럼 찾아 드리죠」{00}나미는 거울 옆에 있는 선반을 열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25}
조금 웃음이 돌아온 것 같다.{00}「아, 맞다. 깜빡했다」{00}나는 복도로 나갔다.{00}{36:1,69}「어디 가?」{00}「금방 올 테니까 비누 찾고 있어」{3C:80,59}{25}
{36:1,7}밖에 두고 온 촛대를 깜빡하고 있었다.{00}나는 어둑한 복도를 달려 지나 철문을 열었다.{00}{39:100}{40:2,41}{34:1}{2C:118}하지만 그곳에 촛대는 없었다.{00}「이상하네」{00}나는 손전등으로 주변을 꼼꼼히 비춰 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00}{39:101}{3B:41}{27:2}{30:1,55}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39:66} 세면실로 돌아왔다.{00}「뭐였어?」{00}「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 비누 찾았어?」{00}「그게 안 보여」{00}「여기는 봤어?」{00}나는 세면대 아래 여닫이문을 가리켰다.{00}「아, 거긴 아직…」{25}
「그럼 여기 있겠네」{00}나는 쪼그려 앉아 그 문을 열었다.{00}
#21CAF1
{39:21}{39:19}{36:1,47}「윽!」{00}안에서 진흙이 썩은 듯한 불쾌한 냄새가 풍겨 왔다.{00}나는 코로 숨을 들이쉬지 않도록 하며 안을 들여다보았다.{00}{25}
가운데로 S자형 배수관이 지나가고, 그것을 피하듯 오른쪽에는 욕실용 세제와 살충제, 샴푸, 비닐봉지 뭉치 등이 쓰레기처럼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00}배수관이 낡아 물이 새는지, 먼지와 여러 용기에서 스며 나온 약품이 뒤섞여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꼴이 되어 있다.{25}
「정말 이런 데 있어?」{00}「이거 아닐까」{00}나는 배수관 왼쪽에 있는 큼직한 하얀 플라스틱 상자를 꺼냈다.{00}안에는 십자 마크가 붙은 나무 상자가 들어 있다.{00}「이거, 약상자 아니야?」{00}「그 밑에도 뭔가 있어. 나미, 약상자 좀 들어 줘」{25}
나미는 약상자 손잡이를 잡고 위로 들어 올렸다.{00}그러자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날개를 가진 커다란 검은 벌레 여러 마리가 상자 바닥에서 우글우글 기어 나왔다.{25}
{3B:19}{3B:21}「꺄악, 바퀴벌레!」{00}나미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든 약상자를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00}{3D:160}그 바람에 상자 뚜껑이 열리고, 안에 있던 작은 병과 여러 포장의 약이 바닥에 흩어졌다.{00}바퀴벌레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방구석과 문틈으로 달아나 버렸다.{25}
「아이고, 다 쏟았네」{00}나는 웃으며 흩어진 약을 쫓아다녔다.{00}「미안해… 나 정말 왜 이러지…. 아, 내가 주울게」{00}나미는 무릎을 꿇고 약을 다시 상자에 넣기 시작했다.{25}
「저기, 이제 없지? 바퀴벌레」{00}「응…{17:5} 앗, 있다{13}. 비누」{00}나는 일어서서 수도꼭지를 틀었다.{25}
{3B:66}{39:59}{36:1,55}나미는 아직 흩어진 약을 줍고 있다.{00}「먼저 손 씻지 그래. 비누도 찾았으니까」{00}「응…」{00}건성으로 하는 대답이다.{00}「너무 더러운 손으로 약 만지는 것도 좀 그렇고…」{00}「그렇네」{25}
나미는 내 옆에 서서 손을 씻기 시작했다.{00}두 사람의 손과 팔에서 떨어진 진흙으로 시커멓게 흐려진 물이 소용돌이치며 배수구로 빨려 들어간다.{25}
「{20}!」{00}「왜?」{00}「아까 약 치우면서 생각한 건데…. 뭔가, 모르는 약이 많아」{00}「모르는 약이라니?」{00}「뭔가 본 적도 없는 약」{25}
{19:3,0,34,@21D2B0,@21D21D}
#21D21D
「뭐, 병의 종류만큼 약도 있는 거겠지」{00}그보다 나는 욕실을 쓸 수 있을지가 더 신경 쓰인다.{1C}{3F:5,59}{03:@31BB35}
#21D2B0
「보여 줘」{00}나는 조금 흥미가 생겼다.{1C}「잠깐만」{00}나미는 약상자에서 약 몇 개를 집어 왔다{3F:5,59}.{25}
{36:1,48}「봐, 이거」{00}나는 그중 하나, 튜브에 든 약을 집어 들고 라벨을 읽었다.{00}「클로로마이센 배합 섬유소 용해 효소제…. 뭐야, 이게?」{00}뚜껑을 열고 살짝 누르자 하얀 크림 같은 약이 쭉 나왔다.{25}
「가려움 멎는 약 같네」{00}하지만 그런 약 특유의, 코를 톡 쏘는 박하 냄새는 없다.{00}라벨에는 그 혀가 꼬일 것 같은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25}
나는 다른 튜브의 라벨을 읽었다.{00}「비타민E 배합… 설파제」{00}갑자기 나미가 놀란 얼굴을 했다.{00}「그거, 베트남 전쟁 때…」{00}「그건 고엽제잖아! 고엽제에 왜 비타민E를 배합하냐고!」{25}
라벨에 약효가 쓰여 있다.{00}「아무래도 화상 약인 것 같네…. 잠깐, 다른 것도 보여 줘」{00}호기심이 고개를 들었다.{00}「국소 응고 저지제… 헤파린… 송아지 혈액 추출 물질. 이거, 전부 켈로이드 약이야」{25}
내 지식이 아니다.{00}라벨에 쓰여 있는 것이다.{00}나미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약을 주워 뚜껑을 열었다.{00}「저기, 이것 좀 봐. 색깔이 특이해」{00}둥글고 납작한 작은 플라스틱 용기다.{00}안에는 보라색 젤리 같은 약이 들어 있었다.{25}
「이런 색 약은 처음 봐. …확실히 별로 못 보던 약들뿐이네」{00}「그렇지?」{00}나미는 의기양양한 얼굴을 했다.{25}
「그런데 왠지 바르는 약이 많네. 그것도 전부 화상 관련…」{00}「누가 화상이라도 입었나?」{00}「글쎄. 그래도 이렇게 종류가 많이 필요한 걸까…. 뭐, 됐어. 그보다 이제 정리하고 씻자」{00}「아, 잠깐만. 저기 아직 하나 떨어져 있어」{25}
{39:24}뚜껑이 열린 작은 갈색 유리병이 굴러다니고 있다.{00}「빈 거 아니야?」{00}「아니, 뭔가 옅은 노란색의…. 이것도 바르는 약인가?」{25}
이제 양은 별로 없었지만, 걸쭉한 연노란색 약이 조금 들어 있었다.{00}병 표면에는 손으로 쓴 라벨이 붙어 있는데, 꽤 오래된 것인지 종이가 누렇게 바래 너덜너덜해져 있다.{25}
「아크리…놀? 아연… 이거, 연고라고 읽는 건가? 글씨가 흐려서…」{00}「아연 연고 아니야?」{00}「알아?」{00}「그것도 화상 약이야」{00}「그런 걸 어떻게 알아?」{00}나미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해서 나는 조금 놀랐다.{25}
「어떻게라니, 옛날부터 있던 거잖아」{00}「정말일까? 아까 고엽제처럼 착각한 거 아니야?」{00}{3C:30,24}내가 짓궂게 웃자, 나미는 낚아채듯 병을 빼앗아 약상자에 넣어 버렸다.{25}
「뭐, 안 믿으면 말고」{00}「거짓말, 거짓말. 믿어, 믿어」{00}…그나저나 역시 화상 약인가.{00}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어나 안쪽 유리문을 열었다.{25}

#21DC06
{3B:24}{39:105}{36:1,56}연한 파란색 타일이 깔린 바닥에 {39:66}하얀 서양식 욕조가 놓여 있다.{00}벽에도 타일이 붙어 있었지만 줄눈에 검은 곰팡이가 피었고, 자세히 보니 타일 자체도 금투성이였다.{25}
큰 저택치고는 욕실이 좁아서, 욕조에서 나와도 기껏해야 서서 몸을 닦는 정도밖에 못 할 것 같다.{00}…서양식 욕실이란 게 원래 이런 건가.{00}{16}{25}
「이래선 둘이 같이 못 들어가겠네…」{00}「뭐? 방금 뭐라고 했어?」{00}「아니, 아무것도」{00}「혼자 들어가기엔 충분해」{00}「다 들었잖아」{00}나미도 욕실로 들어왔다.{00}「저기, 따뜻한 물 제대로 나올까?」{25}
{39:161}{3B:66}나는 샤워기 꼭지를 살짝 돌려 보았다.{00}아니나 다를까 붉은 물이 졸졸 흘러나왔다. 만져 보니 차갑다.{00}「이건 안 되려나?」{00}나는 반쯤 포기하면서 꼭지를 크게 돌렸다.{25}
{3B:66}{40:4,58}{3F:3,58}{17:5}그런데 잠시 기다리자 물이 맑아지기 시작하더니, 동시에 김도 피어올랐다.{00}나는 쏟아지는 물에 손을 대 보았다.{00}「아, 딱 좋은 온도다」{00}「어디 어디」{00}나미도 손을 내밀었다.{25}
{3F:5,58}나는 짓궂게 바로 꼭지를 돌려 물을 잠갔다.{00}{3E:58}나미는 나를 가볍게 흘겨보더니{39:66} 세면실로 들어가 버렸다.{00}「화났어?」{00}대답이 없다.{00}{36:1,55}세면실로 돌아가 보니, 나미는 세면대 옆에 걸린 목욕 수건을 집으려던 참이었다.{25}
「이 집 수건 쓰게?」{00}「괜찮잖아. 몸 씻고 물기만 닦는 건데. 마르면 똑같아」{00}퉁명스럽게 그렇게 말하더니, 내 옆을 빠져나가 욕실로 들어갔다.{00}「옷 안 벗어?」{00}「안에서 벗는 게 당연하잖아!」{00}「아, 그래」{25}
「그럼 먼저 들어갈게…」{00}나미는 미닫이문을 닫았다.{00}{3B:66}{39:105}{36:1,35}「어머, 이 문 뻑뻑하네. 제대로 안 닫혀」{00}{39:108}미닫이문이 잘 안 닫히는지 뭔가 덜컥덜컥하고 있다.{25}
「뭘 그렇게 화를 내. 그냥 그대로 둬도 되잖아」{00}{43}「그래도 이러면 못 잠그잖아…」{00}고개를 들더니 무서운 얼굴로 내게 말했다.{00}「엿보지 마」{00}「안 엿봐」{00}「꼭이야. 엿보면 절교야!」{00}「네, 네」{25}
결국 문을 잠그지 못한 채 샤워를 하게 되었다.{00}나미가 수건을 걸고 옷을 벗는 몸짓이 불투명 유리 너머로 어렴풋이 보인다.{00}…아아, 나미가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다.{00}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16}{25}
{45:105}{45:58}{46:58}{46:105}{19:4,0,35,@23EF30,@21E44B,@258815}
#21E44B
「같이 들어가도 돼?{13}」 하고 물어보았다.{1C}{45:105}갑자기 불투명 유리 너머 나미의 움직임이 멈췄다.{00}{22:36,0}아차, 화나게 했나….{00}나는 어깨를 움츠리고 나미의 다음 반응을 기다렸다.{00}그러자 잠시 후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00}「잠깐 기다려」{25}
으음, 뭐든 말해 보고 볼 일이네.{00}뜻밖의 대답에 나는 놀랐고, 심장이 마구 뛰는 걸 느꼈다.{00}나미의 그림자는 왼쪽으로 움직여 여기서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00}어라,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40:1,58} 샤워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25}
「조금만 더 기다려」{00}그렇구나, 일단 진흙을 씻어 내고, 흠흠… 그렇군.{00}얼굴 근육이 한없이 풀어졌다.{00}{3F:5,58}{3E:58}샤워기 소리가 멈췄다.{00}애타게 기다리고 있자 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00}「이제 됐어」{25}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싱글벙글한 얼굴로 미닫이문을 열었다.{00}{39:105}{46:105}{36:1,56}「아니, 설마…{13}」{00}{3D:124}{16}「들어올 리가 없잖아!」{00}얼굴에 뜨거운 물을 뒤집어썼다.{00}앞을 보니, 바가지를 든 나미가 김 속에 도깨비처럼 서 있다.{00}옷은 입은 채로….{16}{25}
「한 바가지 더 줄까?」{00}나미는 바가지에 물을 펐다.{00}「괜찮습니다」{00}{36:1,55}나는 고개를 푹 떨구고 세면실로 돌아왔다.{00}아아,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은가….{00}「갈아입을 옷 가져올게」{00}그렇게 말하고 세면실을 나왔다.{00}{3C:45,58}{27:3}
#21E8F9
{39:29}{30:1,67}나는 가방을 들고 후 하고 한숨을 쉬며 현관 홀을 둘러보았다.{00}조용했다.{00}괘종시계를 보니 바늘이 막 열 시를 가리키려 하고 있었다.{00}{3C:20,29}{3A:20,71}「이상한 일만 일어났지만, 어떻게든 무사히 아침이 되면…?!」{00}{17:20}{39:19}또 갑옷 소리가!{25}
아까 갑옷이 있었을 자리를 보니 없어져 있다.{00}소리는 세면실 쪽에서 난다.{00}나는 복도로 돌아갔다.{00}{36:1,69}{3C:20,71}갑옷은 막다른 곳에서 꺾어 돌았는지, 소리만 멀어져 간다.{00}나는 달렸다.{25}
{40:1,58}그런데 세면실 앞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안에서 나미의 비명이 들렸다.{00}{3B:19}{39:3}「꺄악!」{00}「무슨 일이야, 나미!」{00}나는 황급히 세면실 문을 열었다.{00}{39:103}{3F:3,58}{2E:55}{04:36,1,@23EFF7}목욕 수건으로 앞을 가린 채, 흠뻑 젖은 나미가 몸에서 김을 피워 올리며 서 있었다.{25}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고 울상이 되어 있었지만, 나를 보자마자,{00}{16}「꺄악{13}! 나가!」{00}나는 황급히 뛰쳐나왔다{13}.{00}{39:104}{3B:3}{3F:1,58}{2E:69}{16}{25}
「뭐야! 큰 소리를 내길래 걱정했잖아!」{00}나는 유리문 너머로 받아쳤다.{00}「잠깐 기다려. 지금 옷 입을 테니까」{00}「대체 무슨 일이야?」{00}「뜨거운 물.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왔어」{00}「뜨거운 물?」{25}

#21ED22
「갑자기 샤워 물이 뜨거워졌어. 그래서 잠그려고 했는데, 벌써 못 견딜 만큼 뜨거워져서… 거기 좁잖아. 피할 데가 없어서 뛰쳐나온 거야」{25}
역시 설비가 낡은 건가.{00}「몸은 괜찮아? 화상 같은 건 안 입었어?」{00}「괜찮아. 금방 나왔으니까」{00}「아, 갈아입을 옷 가방 여기 둘게」{00}나는 유리문 앞에 가방을 내려놓았다.{00}문이 살짝 열리고 나미의 손이 뻗어 나왔다.{25}
「이제 됐어」{00}잠시 후 나미의 목소리가 들렸다.{00}{3F:3,58}{36:1,55}안에 들어가자 수증기가 굉장했다.{00}미지근한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다.{00}나미는 벌써 옷을 다 갈아입고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00}목욕을 막 마친 뺨이 발그레하다.{25}
「아까는 미안해」{00}「아니{13}. 이제 됐어」{00}나는 욕실을 들여다보았다.{00}{36:1,56}수증기가 자욱이 피어오르고, 샤워기에서는 아직도 뜨거운 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00}나는 물에 손을 대 보았다.{25}
「앗, 뜨거! 이거 완전 끓는 물이잖아」{00}「그렇지?」{00}「조금만 늦었으면 큰 화상을 입을 뻔했네…{16}{39:14} 아, 그렇구나! 혹시 그래서 화상 약이 많은 걸까?」{00}머리 옆에서 꼬마전구가 깜빡였다.{25}
「아…. 그래도 그건 순서가 거꾸로잖아. 보통은 욕실을 고치지」{00}「…{17:2}…{17:2}…{17:2}뭐, 남의 집 일에 이러쿵저러쿵할 순 없지만…{16}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야」{00}「그런데 어쩌지. 이래선 뜨거워서 샤워를 못 잠그겠어. 이대로 계속 틀어 둘 수도 없고」{25}
「으음{17:2}…{17:2}…{17:2}…{17:2} 아, 그래!」{00}뒤편에 있던 커다란 기계가 생각났다.{00}위치로 봐서 보일러 같은 게 아닐까.{16}{25}
「잠깐 보일러실에 다녀올게」{00}「그런 게 있어?」{00}「아까 그런 것 같은 게 있었어. 잠깐 보고 올게」{00}「괜찮겠어?」{00}「괜찮아. 금방 돌아올게」{00}그렇게 말하고 나는 세면실을 나왔다.{00}{3C:45,58}{27:3}{30:1,7}어두운 복도를 내달린다.{00}뒷문 철문 앞까지 와서, 나는 아까 그 갑옷 소리를 떠올렸다.{00}설마 이 너머에….{00}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문손잡이를 잡았다.{00}{39:100}과감히 문을 당기고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25}
{39:41}{38}{2C:118}아무것도 없다….{00}「휴우!」{00}비는 이제 거의 그쳐 가고 있었다.{00}「가 볼까」{00}내가 발을 내디디려던 순간,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39:18}.{00}「히익!」{25}
나미였다.{00}「뭐야!」{00}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00}「그렇지만~ 혼자 있으면 무섭단 말이야」{00}응석 부리는 목소리를 낸다.{00}「저기 말이야, 제발 갑자기 말 거는 거 그만해 줄래! 수명이 10년은 줄어드니까」{00}「그렇지만~」{25}
「알았어. 알았다고요. 그럼 같이 갈래?」{00}「또 더러워지라고?」{00}「그럼 어쩌라고!」{00}「그렇게 화내지 마. …{17:2}…{17:2}…{17:2}보일러실이 어디 있는데?」{25}
「봐, 저기 욕실 창문 불빛 보이지? 그 앞쪽에 지하실 같은 게 있어」{00}「가깝네」{00}「뭐, 그렇지」{25}
「그럼 여기 있을게. 여기 있을 테니까 금방 돌아와」{00}「뭐야. 가깝다길래…{16} 같이 가는 거 아니었어?」{00}「더러워지잖아」{00}자세히 보니 나미는 맨발이었다.{25}
「아, 그래.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00}나는 콘크리트 계단을 내려갔다.{00}「위험해지면 소리 지를 테니까 돌아와야 해」{00}「위험해지긴 뭐가 위험해진다는 거야!」{25}
나는 왼손으로 벽을 짚으며 걷기 시작했다.{00}젖은 담쟁이 잎이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낸다.{00}이윽고 벽에 구멍이 뻥 뚫린 듯 입구가 나타났다.{00}{3C:30,41}{35:1}어두운 돌계단을 내려가,{32:3,17} 나는 손전등을 안쪽으로 비췄다.{25}
{3A:20,60}어둠 속에 은색의 밋밋하고 커다란 기계가 떠올랐다.{00}위로는 금속 파이프가 여러 개 나와 벽과 천장을 뚫고 지나가 있다.{00}「생각대로 보일러네」{00}나는 손전등으로 눈앞의 계기들을 비췄다.{25}
「뭐야, 이건…」{00}온도계 바늘은 이미 80도를 넘어서 있었다.{00}그리고 그 바늘은 지금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00}아까는 아직 온도가 오르기 시작할 때라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이런 끓는 물을 나미가 뒤집어썼다면….{00}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25}
이어서 온도 조절 손잡이를 찾아낸 나는 또 놀랐다.{00}세상에, 눈금이 100도로 맞춰져 있다.{00}「왜 이렇게 올려놓은 거야?!」{00}그러고 보니 소리가 이상하다.{00}저택과 마찬가지로 보일러도 낡은 건지도 모른다.{25}
나는 온도 조절 손잡이를 잡고 40도까지 내렸다.{00}일단은 이걸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3C:45,60}{27:3}{39:41}{2C:118}「어땠어?」{00}뒷문으로 돌아오자 나미가 물었다.{00}「저러니 끓는 물이 나올 수밖에. 보일러 온도 조절이 100도로 되어 있었어」{00}「뭐…!」{00}나미는 말을 잃었다.{25}
「뭐, 금방 나왔으니까 나미가 맞은 건 50도쯤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 눈금이 몇 도일 것 같아? 80이야, 80. 죽는다고, 정말」{00}나는 조금 흥분해서 떠들며 저택으로 들어갔다.{00}{3B:41}{39:101}{36:1,7}{25}
「그런데 왜 100도씩이나… 뜨거워서 들어가지도 못하는데」{00}{43}「글쎄…. 하지만 이제 괜찮아. 눈금을 40도로 바꿔 놓고 왔으니까. 곧 적당한 온도가 될 거야」{00}「난 이제 됐어. 무서워…. 게다가 진흙은 이미 씻어 냈고…」{00}「뭐, 억지로 권하진 않겠지만… 옷도 벌써 갈아입었으니까」{25}
{36:1,55}{40:1,58}우리는 세면실로 돌아왔다.{00}「자, 정말 내려갔으려나」{00}나는 욕실 미닫이문을 활짝 열었다.{00}{39:105}{3F:3,58}{36:1,56}「우왓」{25}그러자마자 뜨거운 증기가 얼굴로 확 덮쳐 왔다.{00}하얀 김이 떠다녀서 마치 구름 속 같다.{00}하지만 샤워기 물의 온도는 벌써 내려가 있었다.{00}나는{3F:5,58} 손을 뻗어 꼭지를 돌려 잠갔다.{25}
{39:66}「아무튼 멈췄어」{00}「한시름 놓았네」{00}나미는 쿡 하고 웃었다.{00}「저기, 지금 몇 시쯤일까?」{00}나는 아까 본 괘종시계를 떠올렸다.{00}「음, 아마 열 시 조금 넘었던 것 같은데…{16} 어라{13}? 나미, 손목시계 있지 않았어?」{25}
「그게 어디서 떨어뜨렸나 봐…{16} 식당에 갔을 때는 분명히 차고 있었는데」{00}「그렇구나…. 좋아, 나중에 찾는 거 도와줄게. 그런데 말이야…」{00}나는 일부러 난처한 얼굴을 지어 보였다.{25}
「미안한데 먼저 샤워해도 될까? 방금 김을 쐬니까 엄청 들어가고 싶어졌어. 5분 만에 나올게. …물도 받아져 있으니까. 응? 들어가 버리면 이제…」{00}「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부탁 안 해도 돼. …아, 맞다. 그 전에 잠깐만」{25}
나미는 욕실에 들어가더니, 젖은 폴로셔츠와 반바지를 짜면서 나왔다.{00}아까 나미가 들어갔을 때 벗은 것이다.{00}「저기, 여기 물 잘 안 빠지지 않아? 아까부터 물이 전혀 안 줄어」{00}나는 욕실 바닥을 보았다.{00}세면실보다 조금 낮게 되어 있었지만, 이쪽으로 넘칠 것 같을 만큼 물이 고여 있다.{25}
「막혔나?」{00}나는 안으로 들어가 배수구를 찾았다.{00}하지만 앞쪽 공간에는 배수구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00}나는 욕조와 안쪽 벽 사이에 있는 주먹 하나 정도 되는 틈을 위에서 들여다보았다.{00}「윽!」{25}
{39:19}{39:21}{3C:30,66}바닥에 고인 물속에 검고 긴 머리카락이, 깊은 바닷속에서 일렁이는 미역처럼 서로 휘감기고 뒤엉킨 채 흐늘흐늘 떠다니고 있었다.{00}길이로 보아 나미의 머리카락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것이 막고 있는 게 원인인 것 같다.{00}왠지 익사체가 떠올라 섬뜩하다.{25}
나는 잠시 망설인 끝에, 눈을 돌리고 틈새로 물속에 오른손을 쑥 집어넣었다.{00}가늘고 긴 머리카락이 내 손가락과 손바닥을 간질이듯 하늘하늘 나부낀다.{25}
나는 일부러 둔감해지려 애쓰며, 몇십 가닥인지 몇백 가닥인지 한 번에 쥘 수 있을 만큼 움켜쥐고 확 위로 잡아당겼다.{00}어떤 부분은 스르륵 손바닥을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고, 어떤 부분은 머리카락이 툭툭 끊어지는 소리가 팔을 타고 들려오는 것 같았다.{25}
한동안 도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힘을 뺐다가 다시 주었다가 하며 살살 달래 가며 계속 당기자,{16} 이윽고 머리카락이 스르르 두 갈래로 갈라지더니 철퍽 하는 소리와 함께 예상보다 훨씬 많은 머리카락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25}
힘이 넘쳐 치켜든 팔에, 젖은 긴 머리카락이 살아 있는 것처럼 휘감긴다.{00}나는 이를 악물고 욕실을 나왔다.{00}{3C:10,19}{3C:10,21}{36:1,55}나미는 내 손에 든 것을 보고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을 돌렸다.{00}무리도 아니다.{00}때와 진흙이 표면에 떠 있어 불결하기 짝이 없다.{25}
나는 세면대 밑에 놓인 휴지통에 그것을 던져 넣고, 왼쪽 벽의 휴지걸이에서 거칠게 휴지를 뜯어낸 뒤, 몸을 굽혀 팔에 붙은 머리카락을 훑어 냈다.{00}「이발이라도 했나…」{00}나는 기분 나쁜 걸 얼버무리려고 일부러 얼빠진 소리를 했다.{25}
하지만 아주 농담만도 아니었다.{00}그냥 빠진 머리카락만으로 이렇게까지 쌓일 리가 없다.{00}{3B:66}{39:59}나는 손을 닦은 휴지를 물에 흘려보내고, 세면대 앞에 서서 필요 이상으로 꼼꼼히 비누로 손을 씻었다.{25}
「어때, 아직 막혀 있어?」{00}「쑥쑥 빠지고 있어」{00}다행이다.{00}아직 머리카락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들어갈 수만 있으면 그걸로 됐다.{00}두 번 다시 만지고 싶지 않았다.{3F:5,59}{25}
「그럼 나 들어갈게… 금방 나올 생각이지만, 혹시 그 사이에 이 집 사람이 돌아오면 미안하지만…」{00}「알았어」{00}나미는 세면대로 가서 자기 옷을 빨기 시작했다.{00}{39:106}문은 조금 힘을 주자 딸깍 소리를 내며 닫혔다.{25}
{36:1,56}「뭐야, 닫히잖아」{00}물은 아직 조금 뜨거웠지만 못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00}나는 옷을 바닥에 벗어 던지고 찰랑찰랑하게{39:123} 물이 받아진 욕조에 발을 넣고, 천천히 욕조에{39:123} 몸을 뉘었다.{25}
「하아」{00}{39:123}두 손으로 물을 떠서 얼굴을 씻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00}{43}왠지 다시 살아난 것 같다.{00}차라리 이 집 사람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여기서 푹 쉬고 내일 낮에 돌아갈 수 있을 텐데….{00}기분이 좋아지니 간도 커진다.{00}나는 꽤 제멋대로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25}
「그럴 수는 없겠지…」{00}{40:4,58}{45:19}나는 샤워기 꼭지를 돌렸다.{00}이제 아까처럼 바보같이 뜨거운 물은 아니다.{00}기분 좋다.{00}깜빡하고 비누도 수건도 잊어버렸다.{00}나는 발에 묻은 진흙을 손으로 문질러 떨어냈다.{00}물은 점점 탁해진다.{25}
「서양식은 이게 문제라니까」{00}남의 집 욕실을 멋대로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00}나는 이런 내가 좋았다.{3F:5,58}{3E:58}{39:66}{25}
「자, 슬슬 나가 볼까」{00}나는 나미에게 들리도록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00}하지만 세면실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00}{39:108}나는 미닫이문을 두드렸다.{00}「나간다」{00}하지만 대답이 없다.{00}「이상하네. 어디 갔나?」{25}
아, 알았다.{00}숨어 있다가 또 놀래 주려는 속셈이구나.{00}그렇게 생각한 나는 미닫이문에 손을 걸고 말했다.{00}「있는 거 다 알거든…」{00}{39:108}{37:1,35}그런데 열리지 않는다.{00}손가락 굵기만큼은 열리지만, 도로 밀려나듯 금세 다시 닫혀 버린다.{25}
「저기, 다 안다니까. 열어 줘」{00}{39:108}나미가 붙잡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 나는, 안쪽에서 미닫이문을 덜컥덜컥 두드리기도 하고 당기기도 했다.{00}하지만 기척을 살펴보니 정말로 나미는 없어진 것 같았다.{25}
「아까 잘 안 맞는 문을 억지로 닫아서 그런가…」{00}나는 미닫이문을 조금 들었다 내렸다 하며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다.{00}{39:108}하지만 위아래로는 덜컹덜컹 움직이는데 열리지는 않는다.{00}{3B:66}{40:3,58}갑자기 잠갔을 터인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왔다.{25}
나는 급히 꼭지를 돌렸지만, 이미 끝까지 잠겨 있다.{00}「설마…」{00}{39:19}{46:19}불길한 예감이 든다.{00}{3D:108}「나미, 열어 줘! 나미!」{00}나는 목청껏 외쳤지만 대답이 없다.{25}
아래를 보니 문 레일에 껌만 한 크기의 금속판이 박혀 있었다.{00}「뭐야, 이건!」{00}그게 버팀목처럼 되어 문이 열리지 않게 된 것이다.{00}아까 잘 닫히지 않았던 것도 분명 이것 때문이었을 것이다.{25}
「으음」{00}떼어 내려고 엄지가 아플 정도로 힘을 줘 보았지만 소용없었다.{00}「어떡하면 좋지!」{00}나는 창문을 찾았다.{00}하지만 작아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25}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00}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00}하얀 수증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00}숨이 막혀 오기 시작했다.{00}더는 참을 수 없다.{25}
{39:85}{35:1}나는 유리를 깨고 밖으로 나왔다{32:1,55}.{00}…잠깐만.{00}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무서운 상상이 머리를 스쳤다{39:21}.{25}
이번엔 온도가 천천히 올라서 다행이었지만, 만약 아까 나미가 들어갔을 때 문이 완전히 닫혀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00}마침 나미의 힘이 약해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으니 다행이었지만….{00}아니면 내가 먼저 들어갔더라면…!{25}
나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00}{1A:4,4,37,@2298A5,@23F34A,@258B9C}
#2298A5
{22:38,0}{35:3}{3C:127,58}「혹시 시계를 찾으러…」{00}나는 식당으로 갔다.{1C}{39:100}{36:1,11}하지만 나미의 모습은 없다.{00}{36:1,10}혹시나 해서 안으로 들어가 안쪽 부엌까지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다.{00}「어디 간 거지?」{00}{2E:34}그때, 하얀 옷이 복도를 스쳐 지나갔다{39:16}.{25}
황급히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드레스 자락이 힐끗 눈에 들어왔을 뿐이었다.{00}「누구지…?」{00}나는 서둘러 뒤를 쫓았다.{00}{36:1,69}하지만 복도에는 이미 그림자도 형체도 없다.{00}「이상하네? 나미는 저런 옷을 입고 있을 리 없는데…」{25}
{39:29}{36:1,67}정처 없이 현관까지 와 버렸다.{00}「음!」{00}2층에서 뭔가 말소리가 들린다.{00}나는 귀를 기울였다.{00}갑자기 소리가 그쳤다.{00}「이상하네… 방금 분명히 들린 것 같았는데…」{00}{39:42}{36:1,14}나는 살며시 2층으로 올라갔다.{25}
{3C:20,29}{17:20}{3F:5,42}{36:1,69}계단을 다 올라가자 복도 저편에서 다시 말소리가 들렸다.{00}가까이 갈수록 목소리가 또렷해졌다.{00}아무래도 젊은 남녀의 대화인 것 같다.{25}
…이 집 사람이 돌아온 걸까?{00}목소리 분위기로 봐서는 밝은 느낌이다.{00}괴상한 일만 일어났지만, 그저 내 괜한 걱정이었던 걸까?{00}만약 그렇다면, 나는 멋대로 들어와서 이것저것 해 버린 셈이다.{00}뭐라고 변명하면 좋을까…. 나는 복잡한 심정으로 방 앞까지 왔다.{25}
{36:1,29}어쨌든 사과하고 인사부터 해야겠다.{00}나는 노크하려고 팔을 들었다.{00}그런데 그 순간 대화가 뚝 끊겼다.{00}{39:100}문이 살짝 열린다.{00}「앗」{25}
{37:1,34}들켰나?{00}나는 몸을 굳힌 채 안에서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00}틈새로 하얀 손이 보인다.{00}여자다.{25}
「저, 저기…」{00}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00}갑자기 안에 있던 사람이 몸을 움츠렸다.{00}저쪽도 숨을 삼키고 있다.{00}다음 순간, 안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과했다.{00}「죄, 죄송합니다. 저…」{00}「뭐?」{00}나미의 목소리다.{25}
{3C:30,21}{3C:30,19}「어?」{00}「나미?」{00}「{20}?」{00}문을 활짝 열자, 그곳에는 나미가 서 있었다.{00}「뭐야~」{00}「뭐야, 정말~」{00}온몸의 힘이 빠졌다.{25}
「뭐 하는 거야. 난 이 집 사람이 돌아온 줄 알고」{00}「나도야. 정말, 놀라게 하지 마」{00}「왜 이런 데 있어? 목욕하고 나왔더니 없어서 걱정했잖아…」{00}「그게 아니야. 들어 봐!」{00}나미는 뭔가 굉장한 모험담이라도 들려주듯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25}
「아까 시계를 찾고 있는데 위에서 말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틀림없이 이 집 사람이 돌아왔다고 생각해서…」{00}「나도야. 그래서 올라온 건데」{00}「그게 말이야. 아하하」{00}나미는 웃으면서 내 어깨를 두드렸다.{25}
「웃기다니까, 들어 봐!」{00}「듣고 있어」{00}「뭐였을 것 같아?」{00}「글쎄?」{00}「그게 말이야, 들어 봐!」{00}「그러니까 듣고 있다니까!」{00}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25}
「이 집 사람인 줄 알고 엄청 긴장해서 이 방에 노크했거든」{00}「응」{00}「그런데 대답이 없는 거야. 그런데도 말소리는 들려. 그래서…」{00}「그래서?」{00}「큰맘 먹고 열었어. 그랬더니…」{00}「그랬더니?」{25}
「그랬더니 말이야. 우후훗」{00}「웃지 말고 빨리 말해!」{00}「아무도 없었어. 자, 뭐였을까요!」{00}「적당히 좀 해! 사람이 걱정하고 있는데」{00}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25}
「아하하. 미안해, 그게 말이야」{00}나미는 거기서 일단 말을 끊더니, 중대 뉴스라도 발표하듯 뜸을 들였다.{00}「라디오였어」{00}「라디오?」{00}「봐, 저거」{00}나미는 방 안에 있는 검은 라디오를 가리켰다.{25}
「정말이네… 그럼 왜 바로 안 내려왔어? 나 엄청 걱정했다고…」{00}「응, 그렇긴 한데…」{25}
나미는 서랍장 위로 눈길을 돌렸다.{00}{36:1,45}서양풍 여자아이 인형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00}빨간 점퍼스커트를 입은 천 인형인데, 둘 다 완전히 똑같은 것이다.{25}
「이 인형 어디서 본 것 같아서…」{00}
#22A5AD
「이거?」{00}나는 인형을 들었다.{25}
「잠깐 만져 보게 해 줘」{00}나미는 뭔가 아주 소중한 물건이라도 되는 듯 두 손으로 살며시 인형을 받아 들더니, 두 인형을 뺨에 갖다 댔다.{00}{3B:19}{40:1,6}「우와…」{00}나미의 얼굴이 지금까지 본 적 없을 만큼 무척 편안한 표정이 되었다.{25}
「왜 그래?」{00}「뭔가 굉장히 그리워…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야」{00}「이런 인형, 다 똑같아 보이는데. 남자인 나로서는」{00}「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특별해」{00}「흐음」{25}
나미는 눈을 감고 황홀해하고 있다.{00}여자애의 마음은 잘 모르겠다.{00}{04:38,1,@23FD01}「아, 그보다 말이야, 아까 사람 그림자 같은 게 보였는데, 혹시 이 집 사람 아닐까?」{00}「응?」{00}「뭔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 같았는데…」{25}
나미는 눈을 떴다.{00}아직 꿈결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00}「좀 신경 쓰이니까 아래 내려가서 살펴보고 싶은데…」{00}나는 출구로 향했다.{00}「알았어」{25}
{3C:20,6}나미는 발돋움을 하더니 보물을 다루듯 살며시 인형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방을 나갈 때도 아쉬운 듯 인형에게 손을 흔들었다.{00}「바이바이…」{27:3}{3C:50,6}{3D:101}{36:1,66}「자, 탐험을 계속할까」{00}「응…」{00}아래로 내려와서도 나미는 아직 조금 멍하다.{00}「이 문 수상한데」{00}{36:1,32}현관 정면에 문이 있다.{00}어쩌면 아까 그 하얀 드레스가 여기로 들어갔는지도 모른다.{25}

#22AAAA
나는 문을 열었다.{00}{39:100}{39:23}{36:1,7}어둡고 좁고 긴 공간이 그저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다.{00}「터널 같네」{00}돌이 드러난 벽에 촛대가 늘어서 있다.{00}나는 손전등 스위치를 켰다.{00}안쪽에 문이 있다.{25}
「저 문을 열면 말이야…」{00}나미가 중얼거렸다.{00}「응」{00}「또 여기랑 똑같은 현관이 나와. 그리고 시간만 거꾸로 돌아가 있는 거야」{00}「…?」{00}「이 복도는 옛날로 돌아가는 터널이야」{00}진지한 얼굴로 말하고 있다.{25}
「무슨 알 수 없는 소리를…」{00}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안쪽으로 나아갔다.{00}문은 덧문으로 되어 있었다.{00}틈새로 바깥바람이 느껴지고, 문 바로 앞 바닥은 흠뻑 젖어 있다.{00}「열면 현관이라 이거지」{00}나는 문을 열었다.{25}
{3B:23}{3B:19}{39:100}{39:31}{38}「우왓!」{00}갑자기 뭔가 차가운 것이 축 늘어져 얼굴에 닿았다.{00}비에 젖은 담쟁이덩굴이다.{25}나는 덩굴 밑을 빠져나가듯 하며 밖으로 나왔다.{00}{40:5,42}{36:1,58}그곳은 뒷마당에 면한 발코니였다.{00}아래는 나무로 짠 발판으로 되어 있었지만, 벌써 몇 년이나 방치된 듯 너덜너덜해져 있다.{25}
가운데에는 썩어 가는 나무 테이블 하나와, 그 주위에 덱체어 세 개가 저마다 제멋대로인 방향으로 나뒹굴고 있다.{25}위는 등나무 시렁으로 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담쟁이가 휘감겨 늘어져 있어 귀신의 집 입구 같다.{00}비는 이제 완전히 그쳤고, 담쟁이에 맺힌 물방울이 뚝뚝 얼굴과 어깨에 차갑게 떨어진다.{00}{25}
「대단한 현관이네」{00}나는 비꼬았지만 나미에게는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00}갑자기 내 손을 잡아끌더니 등나무 시렁을 받치는 기둥 하나를 가리켰다.{00}「저기, 저거」{00}「응?」{00}「뭔가 빛나지 않아?」{25}
「정말이네…」{00}가늘고 긴 그림자가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기둥 아래쪽에, 노랗고 희미한 빛이 보인다.{00}불이 타고 있는 것도, 전기 불빛도 아니다.{00}뭔가 미끈한 느낌의 고요한 빛이다.{25}
「가구야 공주인가?」{00}「그 말 할 줄 알았어…」{00}{40:5,42}우리는 그 기둥 앞까지 다가갔다.{00}{3B:42}{40:5,42}「뭐야, 형광 도료잖아」{00}손가락 굵기만 한 가로줄이 약간 간격을 두고 위아래로 두 줄 그어져 있다.{00}{25}
「그런데 왜 이런 곳에…」{00}나는 허리를 굽혀 아래쪽 가로줄에 불빛을 비췄다.{00}나무 기둥에 원래 칠해져 있던 페인트는 바싹 말라 들떠서 딱지처럼 되어 있었다.{00}형광 도료는 그 위로 일자로 가로질러 칠해져 있다.{25}
그리고 자세히 보니, 기둥 나무 자체에 못 같은 것으로 긁은 듯한 상처가 나 있다.{00}가로로 일자로 깊게 파인 상처인데, 그 오른쪽에는 뭔가 글자 같은 것도 새겨져 있었다.{00}「뭐지, 뭔가 쓰여 있는데…」{00}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들여다보았다.{25}
하지만 오래된 쪽 도료가 울퉁불퉁해서 알아보기 어렵다.{00}「벗기면 알 수 있어」{00}나미는 그렇게 말하더니 손톱으로 들뜬 도료를 벗겨 내기 시작했다.{00}도료는 보기에 재미있을 만큼 바삭바삭 벗겨져, 순식간에 기둥의 나뭇결이 드러났다.{00}{25}
나미{00}{16}{3C:45,31}{3A:45,19}거기에는 그렇게 새겨져 있었다.{00}나는 배 속에 뭔가 검은 것이 고여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00}나미는 그것을 본 순간 잠깐 손가락을 멈췄지만, 곧 다시 도료를 벗겨 내기 시작했다.{00}{25}
「이, 이봐… 나미」{00}뒤에서 어깨를 두드렸지만, 나미는 그것을 무시하고 오로지 기둥의 도료만 벗겨 내고 있다.{00}결국 나미는 위쪽 형광 도료가 칠해진 곳까지, 위아래 10센티에 걸쳐 오래된 도료를 거의 다 벗겨 내고 말았다.{25}
일자로 긁힌 자국은 조금씩 간격을 두고 위아래로 두 줄씩, 모두 네 줄 나 있었다.{00}그리고 각각 그 옆에 나미, 나오미, 나오미, 나미라고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00}{39:24}천천히 나미가 돌아보았다.{00}표정이 굳어 있다.{25}
「키 잰 자국이네」{00}「어? 아, 아아. 그렇구나…」{00}「나오미는 누구일까」{00}「뭐?」{00}「나미는 나잖아. 그럼 나오미는…」{00}「이봐 이봐, 무슨 소리야!」{00}나는 일부러 과장되게 나미의 어깨를 두드렸다.{25}
「이 집 아이 이름이겠지. 뭐야, 너무 신경 쓰는 거야」{00}「그럴까…」{00}「그렇다니까. 우연의 일치야. 왜 그래. 나미답지 않게, 어두운 얼굴을 하고」{25}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저기, 혹시 아까 말한 하얀 드레스 입은 사람 말이야…」{00}「응?」{00}{39:16}{3B:24}「나랑 닮지 않았어?」{00}「…아, 아니. 얼굴까지는…」{00}「그래…」{25}
{3A:45,31}{3C:45,19}여러 가지 의문이 고개를 든다.{00}{1A:5,8,39,@22BE2B,@22BC9F,@22BE04,@22B9B6}
#22B9B6
아니면 그냥 피곤한 것뿐일까.{1C}「나미, 안에 들어가서 소파에서 쉬자」{00}「그보다… 돌아갈 방법 찾지 않을래?」{00}「돌아갈 방법?」{00}「응. 비도 그친 것 같고…」{00}나는 테라스에서 넓은 뒷마당을 둘러보았다.{25}
{36:1,8}가운데에는 커다란 연못이 있고, 그 주위는 깊은 숲이다.{00}새삼 이렇게 보니, 이 저택은 숲에 둘러싸인 연못가에 지어진 것 같았다.{00}연못에는 달이 비치고 있다.{00}「하지만 차도 없고…」{00}「그렇긴 하지만…」{25}
뒤쪽으로 그대로 나가 봤자 숲에서 길을 잃기 십상일 것이다.{00}앞쪽으로 나가면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는 있겠지만….{00}문득 저택 왼편으로 눈을 돌리자, 마당 한구석에 나무로 지은 오두막이 보였다.{25}
「저 오두막, 어쩌면…. 나미, 잠깐 가 보자」{00}우리는 테라스를 내려가 그 오두막으로 향했다.{00}{3C:45,31}{03:@2784C8}
#22BC9F
나오미라는 이름은 대체 뭘까.{16}{1C}「나미…」{00}말을 꺼내려다 그만두었다.{00}나미에게 물어봐도 소용없다.{00}「피곤하네. 돌아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00}「피곤하지 않아…」{00}나미는 키 잰 자국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25}
「나 지쳤어. 아~ 피곤해, 피곤해」{00}{36:1,7}나는 일부러 티 나게 그렇게 말하며 현관으로 향했다.{00}나미도 뒤따라온다.{00}{25}
{3C:45,31}{03:@248650}
#22BE04
나미의 그 말은 뭐였을까.{1C}{03:@22BE59}
#22BE2B
왜 나미의 이름이 이런 곳에 있는 걸까.{1C}
#22BE59
「나미…」{00}나미는 키 잰 자국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00}안색이 좋지 않다.{00}어쨌든 이 자리를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다.{00}「자자, 안에 들어가자. 모처럼 씻었는데 물방울 때문에 또 젖겠어」{25}
「하지만…」{00}나미의 표정은 아직 어둡다.{00}나는 나미의 귓가에 입을 가져갔다.{00}「아니면 이번엔 둘이 같이 들어갈까?」{00}「바보…」{00}겨우 조금 웃었다.{00}「자, 가자!」{00}「응…」{25}
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덧문 쪽으로 걸어갔다.{00}문을 빠져나가기 전에 돌아보니, 어두운 발코니 한구석에서 남은 형광 도료가 얼룩덜룩 빛나고 있었다.{27:3}{3C:45,19}{3C:45,31}{30:1,7}「저 방을 살펴볼까…」{00}저택 왼쪽에 아직 가 보지 않은 방이 있다.{00}나는 그쪽으로 발을 옮겼다.{00}
#22C10F
{36:1,31}「열려 있으려나?」{00}나는 문 앞에 서서 손잡이를 당겼다.{25}
{39:100}{34:1}「어둡네」{00}방 한구석에 촛불 하나가 보일 뿐이다.{00}바로 앞 벽에 스위치가 있다.{00}{39:144}{2E:59}{17:5}불이 켜졌다.{00}천장의 샹들리에가 눈부시다.{25}
「넓다…」{00}「저기, 저거 피아노 아니야?」{00}나미는 방 오른쪽 안을 가리켰다.{00}「정말이네… 피아노 홀이구나」{00}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25}
정면은 뒷마당 쪽으로 전면이 유리문으로 되어 있었다.{00}낮이라면 여기서 보는 경치가 멋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시커먼 유리가 거울처럼 방 안을 비추고 있을 뿐이다.{39:9}어느새 나미는 피아노 앞에 서서 건반을 두드리고 있었다.{25}
「나미, 피아노 칠 줄 알아?」{00}「칠 줄 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피아노 소리가 좋아」{00}「흐음…. 저기, 그거 무슨 곡이야?」{00}「몰라. 제목도, 누구 곡인지도 몰라」{25}
「누구한테 배웠어?」{00}「아니. 곡만 옛날부터 알고 있는데, 언제 들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 나도 신기하긴 한데」{00}「뭐, 그런 일은 흔히 있지」{00}{3B:9}갑자기 나미가 손을 멈췄다.{25}
「왜 그래? 벌써 끝?」{00}나미는 내 어깨 너머 뒤쪽을 보고 있다.{00}{3B:19}「저기, 저거…」{00}{36:1,72}돌아보니 그곳에는 인물화 한 점이 걸려 있었다.{25}기모노를 입은 서른 전후의 여성으로, 먼 산줄기를 배경으로 느슨하게 땋은 긴 머리를 왼쪽 어깨에서 가슴으로 늘어뜨리고, 두 손을 모아 들풀 같은 꽃을 가슴 앞에 들고 있다.{25}
「그림…이네」{00}「그건 보면 알아… 저기, 뭔가 눈치 못 챘어?」{00}나미는 도전적인 미소를 띠었다.{00}나는 초조해졌다.{00}누군가 유명한 사람의 그림인가?{00}그림은 전혀 모른다.{25}
「으음…」{00}{1A:4,0,40,@22C72C,@22C83A,@22C92C}
#22C72C
「초기 피카소랑 비슷하네」{00}{03:@22C779}나는 적당히 아무 말이나 해서 얼버무리려 했다.{1C}
#22C779
「흐음, 그래? 나는 그림은 잘 모르지만…」{00}어떻게든 얼버무린 모양이다.{00}「그래도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라…. 저기, 이 여자{39:16} 왠지 나랑 닮지 않았어?」{00}「어?」{25}
{03:@22C9B4}
#22C83A
「예쁜 사람이네」{00}{03:@22C87B}나는 화제를 슬쩍 돌렸다.{1C}
#22C87B
「그렇게 생각해?」{00}왠지 나미는 무척 기뻐하는 얼굴이었다.{00}「왜 그렇게 좋아해?」{00}「있잖아, 있잖아. 이 그림 속 사람, 어쩐지 나랑 닮지 않았어?」{00}{39:16}「뭐?」{25}
{03:@22C9B4}
#22C92C
「아, 이 꽃, 제절초잖아…」{1C}「아,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한데… 있잖아, 그거 말고 뭐 없어…」{00}「으음」{00}「나랑 안 닮았어?」{00}{39:16}「뭐!」{25}

#22C9B4
뜻밖의 말이었다.{00}나는 다시 한 번 그림 속 여자를 찬찬히 살펴보았다.{00}처음에는 어디가 닮았다는 건지, 나미의 말뜻을 잘 알 수 없었다.{00}화장한 모양새가 옛날식인 데다 그림 자체도 낡아서, 요즘 아이인 나미와 좀처럼 연결되지 않았다.{25}
하지만 한참 바라보는 사이에, 그러고 보니 눈이나 턱선 같은 게 닮았나 싶은 순간, 나는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00}나미는 고개를 갸웃하며 미소 지을 때 턱이 살짝 앞으로 나오는 버릇이 있다.{00}그때는 얼굴의 좌우 균형도 무너져서, 자칫하면 추해 보이기까지 할 법한 미묘한 표정이 된다.{25}
그것은 목을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기처럼 불안한 인상을 주었다.{00}나는 나미의 웃는 얼굴을 무척 좋아했지만, 나미가 미소 지을 때마다 어쩐지 가장 소중한 것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그런 두려움마저 늘 느끼고 있었다.{00}그리고 그림 속 여자의 미소가 그와 똑같은 위태로움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16}{25}
겉모습이 닮은 것보다 오히려 그런 몸짓과 표정이 똑같다는 점이 나를 더 놀라게 했다.{00}「전혀. 전혀 안 닮았어」{00}하지만 나는 거짓말을 했다.{00}기분이 섬뜩해졌기 때문이다.{00}「그래애?」{00}나미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25}
{39:15}…빼다 박았다!{00}나는 등골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00}「그야… 그야 나미… 넌 이렇게 예쁘지 않잖아」{00}나는 얼굴을 돌려 나미의 시선을 피했다.{00}{25}
{39:17}「…어차피, 어차피 난 못생겼다 이거지!」{00}나미는 피아노를 쾅 내리치며 일어섰다.{00}「못생겼다고는 안 했잖아…」{00}「했잖아. 방금!」{00}「안 했어」{00}「했어!」{25}
나미는 입을 삐죽 내밀고 화를 내고 있다.{00}지금 얼굴은 전혀 닮지 않았다.{00}「아니, 그러니까…」{00}나는 안심이 되어 저도 모르게 입가가 풀렸다.{00}「…했어」{00}「뭘 웃고 있어. …이제 피아노 안 쳐 줄 거야」{00}나미는 등을 돌렸다.{25}
{36:1,20}{39:86}그때 바람이 불었다.{00}{39:28}「앗, 안 돼」{00}커튼이 흔들리나 싶더니, 피아노 위 촛불이 옮겨 붙어 순식간에 얇은 커튼 전체로 번졌다.{00}「꺄악!」{00}불타는 커튼이 나미의 얼굴을 덮쳤다.{00}「나미!」{00}{25}
나는 서둘러 커튼을 잡아당겼다.{00}커튼 레일에 달린 고리들이 차례차례 튕겨 나갔다.{00}나는 불붙은 커튼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허겁지겁 발로 밟았다.{00}불길은 거셌지만, 커튼 천이 얇았던 것이 다행이었다.{00}{3C:45,28}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 않고 가까스로 불을 끌 수 있었다.{25}
「휴, 하마터면 불날 뻔했네. 나미, 괜찮아?」{00}대답이 없다.{00}등을 돌린 채 벽 앞에 서 있다.{00}「왜 그래? 어디 데기라도 했어?」{00}내가 묻자 나미는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25}
{43}「어디? 어딜 덴 거야?」{00}「얼굴을…」{00}{39:16}「뭐!」{00}내가 놀라서 다가가자, 나미는 말없이 그림 속 여자를 가리켰다.{00}{39:23}{36:1,72}커튼이 흔들렸을 때 열기에 물감이 녹았는지, 마치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얼굴 오른쪽 절반이 짓물러 있었다.{25}
「…아, 뭐야. 그런 뜻이었어. 아아, 깜짝 놀랐네. 난 또 정말…」{00}나는 안도하며 웃었지만, 나미는 갑자기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00}「…엄마? …언니?」{00}「언니?」{25}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00}나미는 외동딸일 텐데.{00}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자, {3B:23}{39:3}갑자기 나미가 움찔 몸을 떨더니 출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00}「어디 가!」{00}나는 황급히 나미의 팔을 붙잡았다.{25}
「놔! 그 미라를 찾아야 해…」{00}「미라? 미라라니, 그 휠체어에 있던?」{00}「그래, 그러니까 놔!」{00}나미는 내 팔에서 빠져나가려고 반쯤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25}
「진정해, 나미! 왜 그래?」{00}「놔!」{00}「못 놔! 아무튼 진정해!」{00}나는 나미의 두 어깨를 꽉 붙잡고 정면에서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00}「대체 무슨 일이야? 설명 좀 해 줘」{25}
「나, 나… 옛날에 이 집에 있었어. 여기 살았었어」{00}{3B:3}{39:19}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이었다.{00}「…{17:3}…{17:3}…{17:3}옛날이라니, 언제?」{00}「모르겠어… 그래도 아주 어렸을 때였던 건 확실해. 엄마랑 아빠, 그리고 언니도 같이…」{25}
「언니라니… 나미는 외동딸이잖아?」{00}「아니. 언니가 있었어」{00}나미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00}「왜 지금까지 숨겼어! 난 그런 얘기…」{00}{25}
「숨긴 거 아니야! {20}한테 그런 걸 숨길 리가 없잖아! 나도 지금 처음 알았어. 처음 생각났다고! …엄청난 충격이야, 엄마가 따로 있었다니… 그걸 지금 안 거야. 지금 생각난 거야」{00}입술이 떨리고 있다.{25}
「미안… 숨겼다느니 그런 식으로 말해서」{00}나는 사과했지만, 선뜻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00}우연히 들어온 저택에 나미가 예전에 살았다니.{16}{25}
「그래도 나미… 나, 나미 말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뭔가 착각한 거 아냐? 봐, 여기 온 뒤로 이상한 일만 일어났고, 게다가 지쳐서 착각을…」{00}「아니. 착각 아니야」{00}나미는 고개를 저었다.{25}

#22DAE8
「어렴풋하지만 점점 생각나기 시작했어. 그런데 만약 그게 정말이라면 나, 나… 있잖아, {20}!」{00}나미는 도움을 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00}「어떡하지? 그 미라, 엄마 아니면 언니 둘 중 하나인 것 같아. 있잖아, 나 어떡하면 좋아?」{25}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00}나미는 고개를 숙이고 떨기 시작했다.{00}{3C:30,1}「나{39:23}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는지도 몰라」{00}「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니, 뭘…」{25}
「그게 아직 생각이 안 나. 하지만 뭔가 했어. 뭔가, 언니한테 뭔가를 했어. 그런데, 그런데 그게 뭔지 아직 생각이 안 나. 그 미라가… 그 미라를 찾아야…」{00}나미는 비틀비틀 복도로 향했다.{25}
나는 말했다.{00}{1A:3,0,41,@22DD96,@22DDE5}
#22DD96
「알았어, 나미. 나도 도울게. 그 미라를 다시 한 번 찾으러 가자, 같이」{1C}{03:@24A3CA}
#22DDE5
「기다려, 나미. 일단 소파에라도 가서 좀 쉬자.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잖아?」{1C}
#22DE31
{36:1,67}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고 현관까지 데려와 소파에 앉혔다.{00}{39:29}「지쳐서 그래. 이런저런 이상한 일이 있었으니까, 잠깐 여기 누워서 쉬어」{25}
「{20}. 나, 무서워. 지금까지의 내가 내가 아니었던 것 같아. 있잖아, 어떡하지. 언니한테 뭐라고 사과하지? 나 어떻게 되는 거야?」{00}「언니 같은 건 없다니까. 괜찮아, 좀 쉬면 진정될 거야. 내가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잠깐 눈 좀 붙여」{25}
「그래도, 그래도…」{00}나미는 내 팔을 꽉 붙잡았다.{00}「괜찮아. 내가 곁에 있으니까」{00}나는 나미의 눈꺼풀 위에 손을 얹었다.{00}「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조용히 쉬어…」{25}
{3C:15,1}{3C:15,23}{3C:15,19}어쨌든 지금은 나미를 진정시키는 게 먼저였다.{00}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주문을 걸듯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00}「괜찮아. 아무 걱정 없어… 안심해…」{00}거칠던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더니, 이윽고 나미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 왔다.{25}
「잠들었어?」{00}대답이 없다.{00}귀를 기울이자 작은 숨소리가 들렸다.{00}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00}「괜찮아. 지쳐서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것뿐이야」{00}{25}
…이런저런 이상한 일이 있었지만, 아침이 되면 다 해결될 것이다.{00}나는 나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고, 나미의 머리에 뺨을 얹었다.{00}「잘 자, 나미」{00}{34:2}눈을 감자 고요한 세계가 펼쳐졌다.{00}나미의 숨소리만 들린다.{00}어느새 나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27:3}{17:7}{30:4,66}눈을 떠 보니 나미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다.{00}「나미…」{00}나는 소파에서 일어났다.{00}「응?」{00}2층에서 뭔가 움직인 것 같은데.{16}{25}
{19:4,0,42,@24A688,@22E447,@2598A6}
#22E408
「먼저 간 걸까?」{00}나는 2층 복도 안쪽을 보았다.{1C}{03:@22E46F}
#22E447
{3C:60,29}{36:1,69}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1C}
#22E46F
미라 소동이 있었던 방의 문이 조금 열려 있고,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00}나는 방으로 다가갔다.{00}{39:100}{37:1,34}문이 저절로 열렸다.{00}나미? 아니면 다른 누군가?{00}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25}
{3C:50,19}나미였다.{00}나는 안도하며 말을 걸었다.{00}「나미, 걱정하게 만들…」{00}{39:3}갑자기 나미가 팔을 치켜들더니, 내 머리를 겨냥해 은색으로 빛나는 물건을 내리쳤다{39:135}.{00}{25}
「우왓!」{00}아슬아슬하게 피하자, 나미는 기세를 못 이겨 휘청거리며 내 등 뒤로 돌아갔다.{00}나미가 손에 든 것은 렌치였다.{25}
「뭐 하는 거야! 나미!」{00}나는 소리쳤지만, 나미는 자세를 바로잡더니 또다시 내 머리를 겨냥해 렌치를 내리쳤다{39:135}.{00}악귀 같은 얼굴이었다.{25}
「그만해!」{00}나는 머리 위에서 그 손을 붙잡았다.{00}하지만 생각보다 힘이 세다.{00}한동안 우리는 두 손을 위로 든 채 서로 밀어붙였다.{25}
그래도 역시 여자의 힘이다.{00}내게 밀리자 나미는 갑자기 들고 있던 렌치를 내 머리에 던졌다.{00}{3B:3}{39:160}「앗!」{00}정통으로 머리에 맞았다.{00}내가 머리를 감싸 쥐고 웅크리자, 나미는 복도를 달려가 버렸다.{25}
「아야야…」{00}아픈 곳을 조심조심 만져 보았다.{00}조금 부은 것 같지만 다행히 피는 나지 않았다.{00}「대체 뭐야…」{00}바닥을 보니 렌치와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떨어져 있었다.{25}
몸싸움을 하다가 떨어뜨린 것인지도 모른다.{00}주워 보니 나와 나미가 둘이서 노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이었다.{00}「언제 이런 걸…」{00}나는 렌치도 주웠다.{00}손잡이에 청테이프가 감겨 있고, 거기에 {21}, 이렇게 적혀 있었다.{25}
「이건 내…」{00}차 공구함에 넣어 둔 것이 틀림없다.{00}{39:20}나는 자동차 사고를 떠올렸다.{00}이 렌치를 갖고 있다는 건 내 차에 접근했다는 뜻이다.{00}브레이크에 손을 쓴 것도 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25}
「설마 나미가?」{00}아니, 그럴 리는 없다.{00}나미도 사고의 피해자다.{00}함께 목숨을 잃을 뻔했다.{00}게다가 애초에 이 사진은 나미가 찍을 수 있을 리가 없다.{00}「그럼 왜 나미가 이런 걸…」{00}게다가 왜 갑자기 나를 덮친 걸까?{25}
{36:1,69}「아무튼 찾아야 해…」{00}나는 나미가 사라진 쪽으로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00}{39:110}{17:5}소리가 나는 방이 있다.{00}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문을 열었다.{00}{39:103}{36:1,25}「앗, 나미」{25}
나미는 방 왼쪽 구석의 책상 앞에 서서 뭔가 작은 수첩 같은 것을 읽고 있었다.{00}내가 방에 들어가자 나미는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았다.{25}
「{20}…」{00}「나미, 아까는 왜…」{00}「있잖아, 이것 좀 봐!」{00}나미는 읽고 있던 수첩을 내밀었다.{00}무척 절박한 표정이었다.{00}나는 아까 일을 물어볼 기회를 놓치고, 시키는 대로 그 수첩을 받아 들었다.{25}
{36:1,73}모자수첩이었다.{00}넘겨 보니 아이 이름이 「나미{13}」라고 적혀 있다.{00}「이것도…」{00}나미는 모자수첩을 한 권 더 내밀었다.{00}이쪽에는 「나오미{13}」라고 적혀 있다.{00}생년월일은 둘 다 같은 해 같은 날이었다.{00}{25}
「…쌍둥이!?」{00}「나 역시, 역시…」{00}나미는 일그러진 목소리로 그 말만 하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방에서 뛰쳐나갔다{39:104}{3B:6}{3B:20}.{25}

#22EFCD
{39:19}{36:1,25}너무나 뜻밖의 일에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00}역시 나미 말대로 예전에 여기 살았다는 것도, 언니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었던 걸까?{00}「그럼 아까 그건 나미가 아니라 언니인 나오미…?」{00}쌍둥이라면 똑같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25}
하지만 왜?{00}왜 나미의 언니가 차에 손을 쓰고 나를 덮치는 거지?{00}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00}「그러고 보니…」{00}욕실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00}그것도 나오미의 짓이라면.{16}{25}
왜 원한을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를 해치려 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00}나미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25}
「나미!」{00}{39:103}{39:24}{2E:69}{17:5}복도로 나가자, 안쪽 방의 문이 막 닫히는 참이었다.{00}아마 나오미의 방이겠지.{25}
나는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00}그런데 문득 바닥을 보니 젖은 발자국이 다른 방으로 이어져 있다.{00}그리고 아래층에서는 피아노 소리가….{00}나미는 대체….{16}{25}
{45:100}{46:100}{19:4,0,43,@22F34E,@24B04B,@25A519}
#22F34E
{35:1}나는 복도를 달려 {32:1,29}방금 닫힌 문 앞까지 갔다.{1C}{39:100}{3B:24}{3B:19}{36:1,24}이상하게도 {39:22}안에는 아무도 없었다.{00}「이상하네, 아까 분명히 누가 들어가는 걸 봤는데…」{00}옷장 안이나 침대, 책상 밑 등 사람이 숨을 만한 곳은 일단 들여다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25}
문득 나는 책상 위에 낡은 일기장이 놓여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00}{36:1,27}{3B:22}{39:6}표지에는 「1학년 3반」이라고 쓰여 있고, 펼쳐 보니 아이다운 서툰 글씨가 늘어서 있었다.{00}나오미가 초등학생 때 쓴 일기다.{00}나미도 걱정됐지만 호기심이 앞서서 나는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25}
4월 20일. 맑음.{00}오늘 엄마가 또 아연 연고를 만들어 주었습니다.{00}엄마는 여느 때처럼 기도를 드리고 나서 연고를 발라 주었습니다.{00}이번에야말로 낫게 해 주세요.{00}이번에야말로 이 화상 자국이 없어지게 해 주세요.{16}{25}
4월 21일. 맑음.{00}오늘도 약을 발랐다.{00}엄마는 그렇게 신경 쓸 만한 상처가 아니라고 합니다.{00}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00}나는 학교에서 친구가 생기지 않습니다.{00}화상이 징그럽다고 합니다.{00}그러니까 화상이 나으면 친구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16}{25}
「그렇게 심한 화상 자국 같은 게 있었나?」{00}나는 아까 나를 덮쳤을 때 나오미의 얼굴을 떠올리려 했다.{00}하지만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거기까지 볼 여유가 없었다.{00}나는 일기를 계속 읽어 나갔다.{25}
5월 20일. 흐림.{00}오늘 남자애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습니다.{00}내가 울면 다들 웃습니다.{00}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등에 뭘 붙이고 있니?」 해서 「떼 줘」 하고 떼어 달랬더니, 종이에 귀신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25}
6월 18일. 비.{00}약이 다 떨어졌습니다.{00}그래도 아직 흉터는 없어지지 않습니다.{00}엄마는 어른이 되면 없어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00}하지만 나는 친구가 갖고 싶습니다.{00}나는 언제나 외톨이입니다.{25}
{3C:20,6}어린 시절의 글은 이 무렵부터 띄엄띄엄 끊겨 있었다.{00}이따금 생각난 듯이 쓴 것 같은데, 하나같이 나쁜 기억이나 싫은 일을 당한 이야기뿐이었다.{00}그리고 그 원인을 전부 화상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25}
책상 위에는 노트가 한 권 더 놓여 있었다.{00}펼쳐 보니 이것도 일기였지만, 이쪽은 이미 어른의 글씨였다.{25}
{39:22}6월 3일.{00}그 약도 한 달 써 봤지만 역시 낫지 않는다. 이마의 화상 자국은 끈질기게 남아 있다. 언제쯤이면 나을까.{00}언제쯤이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있는 날이 올까.{00}{25}
왜 나만 이런 화상을 입은 걸까.{00}왜 나만 이렇게 불행한 운명인 걸까.{00}나는 또 머리를 잘랐다.{25}
7월 3일.{00}오늘 나는 처음 알았다.{00}나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는 것을.{16}{00}엄마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건 전부터 알았지만, 오늘 서랍 속에서 모자수첩을 찾아냈다.{00}왜 숨겼느냐고 물어도 엄마는 동생이 금방 죽어 버렸다고만 한다.{25}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00}엄마는 아직 뭔가 숨기고 있다. 오늘 나는 스무 살이 되었다.{00}{25}
9월 20일.{00}엄마의 일기를 읽었다. 화상의 원인을 알았다. 동생이 낸 불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았다.{39:19}엄마는 나미가 그때 불 때문에 죽었다고{16} 나미는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16}고 말하지만{16} 거짓말이 뻔하다. 거짓말{16} 거짓말이 뻔하다. 절대로 거짓말 아직 뭔가 숨기고 있다.{25}
9월 30일.{00}엄마는 아직 숨기고 있다{16} 아직 숨기고 있다{16} 아무리 물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16} 대답해 주지 않는다. 어제도 물었다{16} 그제도 물었다{16} 그끄저께도 계속 물었는데 대답해 주지 않는다.{00}내일도 물을 거야.{16}모레도 물을 거야.{16}글피에도 물을 거야.{16}{00}대답할 때까지 계속 물을 거야.{25}
10월 15일.{00}엄마는 말을 하지 않는다. 벌써 한참째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3A:20,21}눈도 뜨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입 다물고 있는 게 좋다면 계속 다물고 있으면 돼. 계속 계속 다물고 있으면 돼. 나는 나미를 찾겠어.{25}
11월 5일.{00}엄마, 왜 아무것도 안 먹어? 모처럼 수프를 만들었는데.{25}계속 아무것도 안 먹으니까 그렇게 말라 버린 거야.{16}{00}봐, 밧줄도 풀어 줬는데 엄마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00}오랫동안 가둬 둬서 화가 난 걸까.{16}{00}이제 나는 나미한테 원한도 없는데. 친구도 생겼는데.{16}{25}
12월 30일.{00}엄마가 방에서 누군가에게 갇혀 죽어 있었다.{00}{39:23}누가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한 거야?{00}나는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말았다.{00}엄마. 나 외로워. 나도 죽고 싶어.{16}{25}
2월 14일.{00}엄마의 49재도 지나 버렸다.{00}엄마, 나 계속 슬퍼하느라 잊고 있었어. 나한테는 나미가 있다는 걸.{16}{00}나미는 어딘가에서 분명히 살아 있어.{25}빨리 나미를 만나고 싶어.{00}만나면 친구들을 소개해 줄게.{00}그리고 다 같이 살자.{00}동생이니까 나처럼 행복하게 해 줄 거야. 나미….{16}{25}
일기는 거기서 끝나 있었다.{00}{3B:23}{3B:22}{3B:21}{3B:19}「이건… 자기 엄마를 죽인 거잖아!」{00}불길한 예감이 들었다.{00}「빨리 나미를 찾아야 해…」{00}{2E:34}{17:5}뒤돌아보니, {39:16}문틈으로 누군가가 이쪽을 엿보고 있었다.{25}
「누구야!」{00}얼굴은 곧바로 사라졌다.{00}{39:19}방금 그게 나오미!?{16}{00}나는 복도로 나갔다.{00}{39:103}{36:1,69}사람 그림자가 옆방으로 막 들어가는 참이었다.{00}줄곧 열리지 않던 그 방이다.{25}
{36:1,30}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00}{39:65}「으아아아아!」{00}온몸에 전기가 흘렀다!{00}손이 손잡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00}눈앞이 새하얘지며 의식이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3C:45,19}{3C:45,65}{2C:131}{27:3}{39:29}{17:10}「…나미, 예쁘구나, 나미」{00}누군가 중얼중얼하는 소리가 들린다.{00}나는 눈을 떴다.{00}{30:4,76}천장의 샹들리에가 눈부시다.{00}「윽!」{00}일어나려 했지만 밧줄 같은 것으로 묶여 있어서 손도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25}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노란 꽃이 눈에 들어왔다.{00}제절초다.{00}「이건, 관이잖아…!」{00}나는 뒤로 손이 묶인 채 제절초가 빽빽이 깔린 관 속에 눕혀져 있었다.{00}「머리는 이 정도면 됐고…」{00}또 목소리가 들렸다.{25}
나미의 목소리와 꼭 닮았지만….{00}살며시 고개를 들자 겨우 밖이 보인다.{00}나미가 이쪽을 향해 휠체어에 앉혀져 있고, 흰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나미의 머리를 빗으로 빗기고 있다.{00}이 여자가 나오미겠지.{00}나미는 잠재워진 건지 기절한 건지, 눈을 감은 채 의식이 없는 것 같다.{00}{25}
「다음은 립스틱…」{00}여자가 이쪽을 돌아보았다.{00}나는 황급히 고개를 움츠렸다.{00}섣불리 소란을 피워도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00}당분간은 아직 기절한 척하는 편이 낫다.{00}나는 숨을 죽이고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25}
「…나 왠지 기억이 났었어. 아주 어렸을 때 늘 같이 놀던 여자아이가 있었다는 걸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거든.{00}그런데 말이야, 엄마한테 그 얘기를 해도 그 애는 이사 갔다면서 계속 얼버무렸어.{00}동생이 있다는 게 들통나도 죽었다면서 만나게 해 주지 않았어.{00}나쁜 엄마지?」{25}
「하지만 언젠가는 꼭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00}그래서 만나게 되면 듬뿍 귀여워해 줘야지 하고 줄곧 생각했지.{00}이렇게 머리도 빗겨 주고 화장도 해 주고 말이야, 우후후…」{00}나오미는 정말 기쁜 듯이 웃고 있다.{00}그 일기에 쓰여 있던 화상의 원한은 풀린 걸까?{25}
「그나저나 정말 똑같네, 이 화상 자국만 빼면…. 있잖아, 나 말이야.{00}중학생 때쯤까지는 괴로웠어, 이 화상 때문에.{16}{00}친구들한테 놀림받고, 괴롭힘당하고… 그래서 점점 내 껍데기 속에 틀어박히고, 점점 더 외톨이가 되어 갔어….{16}{25}
그래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거의 밖에 나가지 않았어.{00}줄곧 이 저택에서 엄마랑 단둘이 살았지.{00}친구 같은 건 없었어.{3B:29}그것도 이 화상 때문이야!」{00}갑자기 나오미의 말투가 거칠어졌다.{00}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00}{39:23}나오미는 나미의 등 뒤에서 기절한 나미의 머리를 끌어안고 있었다.{25}
분노를 참으려는 듯 이를 악물고 허공을 노려보고 있다.{00}내가 보고 있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00}그건 그렇고….{00}나는 새삼 놀랐다.{00}{25}
똑같은 얼굴이 둘 나란히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00}나오미는 화상, 화상 하지만 여기서 보는 것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다.{00}화상보다도 마음의 병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16}{25}
나오미는 한동안 분노로 입술을 떨고 있었다.{00}이윽고 후 하고 어깨의 힘을 빼더니 부드러운 표정이 되었다.{00}{3A:20,24}「그래도 말이야, 사람 친구가 생기지 않은 대신 나한테는 다른 친구가 아주 많이 생겼어.{25}
「알겠어? 어떤 친구인지….{00}있잖아, 풀이나 꽃, 별이나 바람이랑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 믿기지 않지?{16}{00}그래도 정말이야. 언니를 믿어…. 멋지단다, 꽃밭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꽃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어.{16}{00}바람과 별은 보석 같은 시를 상쾌한 아침에, 고요한 밤에 전해 줘…」{25}
일기에 쓰여 있던 친구란 그런 뜻이었나.{16}{00}완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있다.{25}
「사람은 추하잖아. 슬프잖아.{00}믿었던 것이 금세 소리를 내며 무너져 가.{00}어제까지 믿었던 것이 오늘은 정체 모를 괴물이 되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고.{16}{00}나미… 네 탓에 내가 화상을 입었다는 건 알고 있어. 예전엔 나도 그걸 원망했어」{25}
「하지만 지금은 달라.{00}추한 인간이 아니라 별이나 바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나무와 꽃이 친구니까.{16}{00}나미, 난 행복해. 그리고 동생인 너도 이 행복을 맛보면 좋겠어」{00}{39:35}휠체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25}
{39:19}「자, 가자. 뜨거운 건 한순간뿐이니까」{00}나오미는 나미에게 자기와 똑같은 화상을 입힐 생각이다.{00}「기다려!」{00}나는 소리쳤다{3F:5,35}.{00}나오미가 이쪽을 돌아보았다.{25}
「그래그래, 관 뚜껑을 닫아야지…」{00}{39:21}천천히 다가온다.{00}하지만 나는 손을 쓸 수도, 일어설 수도 없다.{00}「나미! 정신 차려! 나미!」{00}큰 소리를 질렀지만 나미는 깨어나지 않는다.{25}
「너한테는 고마워하고 있어. 나한테 나미를 데려와 줬으니까. 편히 쉬어」{00}나오미는 억지로 내 몸을 눕히더니, 뚜껑을 닫기 직전에 불붙은 양초를 관 속에 던져 넣었다.{00}「이러면 어둡지 않겠지」{25}
{2C:134}{39:101}「앗 뜨거!」{00}나는 몸을 비틀어 불을 피했다.{00}양초는 관 속에서 계속 타고 있다.{00}「무슨 여자가 이래! 태워 죽일 셈이야!」{00}다행히 제절초는 갓 꺾어 온 것인지 바로 불이 옮겨 붙지는 않았다.{00}하지만 이대로라면 안쪽에 댄 천에 불이 붙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산소가 모자라게 된다.{00}{25}
「꺼야 해…」{00}나는 큰마음 먹고 몸을 굴려 불을 끄려 했다.{00}그러다 이걸로 밧줄을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뒤로 묶인 밧줄을 불꽃에 가져다 댔다.{00}「앗 뜨뜨… 크으윽!」{00}나는 좁은 관 속에서 이를 악물고 몸을 비틀었다.{25}
「빨리빨리, 끊…{17:5}어…{17:5}져라…{17:8} 끊어졌다!」{00}{3B:23}{3B:21}{3B:19}{3B:24}{39:3}나는 뚜껑을 밀쳐 올렸다.{00}{39:103}{2E:21}{3A:100,30}{2C:145}{17:5}문은 닫혀 있고, 두 사람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00}창 쪽을 보니 커튼이 불타고 있다.{00}이중으로 나를 태워 죽이려 한 거겠지.{00}나는 서둘러 발을 묶은 밧줄을 풀고 문으로 달려들었다.{16}{25}
「제발 열려 있어라!」{00}{39:107}{17:5}하지만 밖에서 잠가 놓아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00}방을 둘러봤지만 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00}커튼의 불길이 검은 연기를 내며 천장을 그을리기 시작했다.{00}빨리 나가지 않으면 연기에 휩싸인다.{25}
나는 관을 문 앞까지 끌고 가 조금 앞에 세운 다음, 힘껏 걷어차 쓰러뜨렸다.{00}{39:103}{3C:110,30}{2C:149}{2E:69}경첩이 튕겨 나가며 문이 열렸다.{00}「나미!」{00}복도에도 두 사람의 모습은 없다.{00}「어디로 간 거야!」{00}나는 눈앞에 있는 방의 문을 열었다.{25}
{39:100}{17:5}{39:140}{3B:3}{2C:122}문을 연 순간, {33:1,34}코끝을 아슬아슬하게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00}{43}아래를 보니 갑옷이 들고 있던 도끼가 굴러다니고 있다.{00}문을 열면 날아오는 장치였던 모양이다. 조금만 더 빨리 들어갔다면 죽었을 것이다.{25}
「조심해야겠어…」{00}방 안을 살펴보았지만 여기에는 아무도 없었다.{00}뭔가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서 나는 도끼를 주워 들었다.{00}함부로 문을 열지 않는 편이 좋겠다.{00}섣불리 열었다가 어떤 장치가 있을지 모른다.{25}
{36:1,69}하지만 나는 나미 일행이 어디로 갔는지 대강 짐작이 갔다.{00}아까 들어가려다 못 들어간 방.{00}처음 들어가려 했을 때 나미가 유난히 겁을 먹었던, 그 열리지 않는 방.{00}「거기가 틀림없어」{00}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판단했다.{25}
방에 가까워질수록 말소리가 들려왔다.{00}{36:1,30}역시 그 열리지 않는 방에서다.{00}나는 문 앞에 서서 열쇠 구멍으로 살며시 안을 들여다보았다.{25}
{45:3}{45:30}{45:49}{45:140}{39:4}정면에 나미가 앉혀져 있다.{00}어느새 나오미와 같은 흰 옷으로 갈아입혀졌고, 머리는 핀으로 고정해 뒤로 묶여 있었다.{00}지금은 정신이 든 것 같지만, 밧줄로 의자에 묶인 채 재갈이 물려 있다.{00}{25}
나미 옆에 누군가 한 명 더 앉아 있는 것 같은데, 나오미에게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00}나오미는 나무 책상 앞에 서서 무슨 약품을 조합하고 있다.{00}극약인 모양이다.{00}섞을 때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00}나는 손잡이를 살며시 잡고 돌려 보았지만, 안에서 잠겨 있다.{25}
「자, 이제 진짜 쌍둥이가 될 수 있어. 나미… 엄마도 잘 봐」{00}나오미가 조금 움직였다.{00}나미 옆에 앉아 있는 것은 그 미라였다.{00}역시 그 미라는 두 사람의 어머니였던 것이다.{00}나오미는 플라스크에 든 약품을 나미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25}
「으읍, 으읍」{00}나미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린다.{00}「한순간이야」{00}나오미가 플라스크를 기울였다.{00}나미는 고개를 저어 그것을 피했다.{00}플라스크에서 넘친 약품 방울이 의자 등받이에 닿았다.{00}그 순간 뭉게뭉게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25}
「그러면 안 되지! 너를 위해서야!」{00}나오미는 왼손으로 나미의 얼굴을 눌렀다.{00}나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다.{00}「울 필요 없어. 아픈 건 한순간이니까, 알았지…」{00}{3B:4}{39:103}{2E:16}{39:3}{46:3}{17:5}나는 손에 든 도끼를 치켜들어 문을 내리쳐 부쉈다.{25}
「그만둬!」{00}도끼를 나오미에게 던졌다.{00}{39:140}{46:140}「꺄악!」{00}도끼를 피하려다 균형을 잃은 나오미는 실수로 약품을 미라의 얼굴에 쏟아 버렸다{13}.{00}{39:49}{46:49}{16}순식간에 {3C:100,49}미라의 얼굴이 녹아 간다.{00}{25}
{3E:49}「아아, 엄마. 엄마 얼굴이…」 허둥대는 나오미를 뒤로하고, 나는 서둘러 나미를 묶은 밧줄을 풀었다.{00}「{20}!」{00}「나미!」{00}{39:133}{2C:136}{17:5}굉음과 함께 방이 크게 흔들렸다{13}.{00}{2C:138}{16}아까 그 불이 어딘가에 옮겨 붙은 건지도 모른다.{00}{25}
「감히 엄마를, 감히 우리 엄마를…」{00}나오미가 미친 듯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00}「도망치자!」{00}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복도로 나왔다.{00}{2E:69}{39:133}{46:133}{2C:136}{17:5}또 폭발음이 났다.{00}저택 전체가 크게 흔들린다{13}.{00}{2C:138}{25}
{36:1,67}{3B:133}우리는 계단을 구르다시피 내려와 현관 홀로 나왔다.{00}「여기로는 못 나가잖…」{00}「괜찮아!」{00}나는 도끼를 꽉 움켜쥐었다.{00}{39:30}{46:30}{2C:145}그때 현관 바닥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25}
「안 돼, 문에 다가갈 수가 없어!」{00}「나미, 물러서 있어!」{00}나는 수조에 도끼를 내리쳤다.{00}{39:85}{2E:62}하지만 수조에서 나온 것은 물이 아니었다.{00}언제 바꿔 넣었는지, 뭔가 커다랗고 시커먼 덩어리가 불쑥 나오는가 싶더니, 축 늘어지며 바닥 한가득 퍼졌다.{25}
「뱀이다! 뱀 떼야!」{00}뱀들은 불길을 피하듯 스르륵 다가와,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다.{00}「{20}!」{00}「안 돼! 이건 독사야! 나미, 그쪽 복도 뒷문으로 나가! 나는 여기 테라스 쪽으로 나갈 테니까, 뒷마당에서 만나!」{25}
{3F:2,30}{40:8,62}{3F:1,62}{2C:146}{2E:69}「꼭이야. 꼭 와야 해!」{00}그렇게 말하고 나미는 복도를 달려갔다.{00}나는 곧장 현관에서 뒷마당 테라스로 통하는 문을 열고 캄캄한 통로를 달려 나갔다.{00}{25}
{2E:58}「나미!」{00}뒷마당으로 나오자 테라스 계단을 뛰어 내려가 저택 뒷문 쪽을 바라보았다.{00}{2E:8}나미는 그쪽에서 나올 것이다.{00}하지만 그 앞쪽, 보일러가 있는 지하실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25}
「그렇구나, 아까 그 폭발은 보일러실에서!」{00}보일러실은 세면실 바로 근처다.{00}그리고 나미는 세면실 앞을 지나서 오게 되어 있다.{00}괜찮을까?{16}{00}나미는 아직 나오지 않는다.{00}나는 뒷문을 향해 달렸다.{25}
{3F:2,30}{3F:2,62}{2C:147}{2E:10}부엌 창문을 지나쳐 달렸다.{00}나미는 아직 나오지 않는다.{00}{2E:56}세면실 뒤를 지나쳐 달렸다.{00}나미가 나와야 할 문은 아직 열리지 않는다.{00}나미!{00}나미!{25}
{2E:17}시뻘겋게 타오르는 보일러실을 지나{16} 뒷문 앞 콘크리트 층계참에 왔을 때, 마침내 철문이 열렸다.{00}{22:44,1}
#23AE9E
{38}{39:100}{3B:3}나미가 문에 기대듯이 하며 나왔다.{25}
「나미!」{00}나는 층계참에 쓰러질 듯한 나미를 받아 안았다.{00}「나미, 정신 차려!」{00}저택은 이미 여기저기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25}
유리창이 터지듯이 깨져 나갔다.{00}나는 나미를 업고 온실 쪽으로 피했다.{3C:45,30}{3C:45,62}{27:3}{3E:62}{39:62}{2C:149}{36:1,9}온실에 도착해서도 나미는 축 늘어져 있었다.{00}나는 나미를 풀숲에 눕히고 귓가에 대고 계속 이름을 불렀다.{00}「나미, 이제 괜찮아. 살았어」{00}이윽고 나미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00}「나미. 다행이다!」{00}나는 나미를 꼭 끌어안았다.{25}
{39:133}{2C:150}{39:30}나는 뒤를 돌아보았다.{00}어두운 밤의 밑바닥에서 저택이 시뻘겋게 불타오르고 있다.{00}문득 나미가 일어나더니 저택 쪽으로 몸을 돌렸다.{00}「나미…」{25}
{39:159}{2C:151}{0C}그때, 활활 타오르던 저택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그 불길 속에서 분명히 귀에 익은 비명이 들려왔다{13}.{00}{17:25}{25}
「{20}!{13}」{00}{17:15}설마{13}!{00}{3E:159}{3B:62}{39:9}{17:15}나미는 천천히 돌아보며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13}.{00}{17:15}그{17:4}곳{17:4}에{17:4}는{17:4}…{17:5}…{17:5}…{00}{3C:40,9}{17:40}{3B:9}{3C:110,30}{3E:30}{2C:94}{1D}{16}
#23B29E
{03:@23B29E}
#23B2A3
길가의 나무에 부딪쳐서 차를 세우려 했다.{1C}{30:1,1}{2C:121}
#23B2E9
「나미, 이 꽉 물어!」{00}{3B:0}{39:94}{2C:142}{3E:94}{39:41}어떻게든 차가 멈췄다.{00}몸은 아프지 않다.{00}{25}
「무사해?」{00}「…최악이야」{00}나미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00}하지만 눈은 웃고 있다.{00}{1A:4,4,45,@23B3B2,@20A475,@20A51A}
#23B3B2
「괜찮은 것 같네」{00}나는 안심했다.{1C}「몸은 그럭저럭…」{00}「마음에 상처라도 입었어?」{00}「그런 게 아니라!」{00}나미는 웃었다.{00}「차는 괜찮아? 긁힌 것 같던데…」{25}
{03:@20A5F7}
#23B46F
나도 불안해져서 나미에게 다가갔다.{1C}「캄캄하네」{00}「그런 태평한 소리 할 때가 아니야. 어떡해. 비도 점점 거세지는데」{00}나미는 손에 든 가방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25}
「어라{13}? 나미, 가방 들고 나왔구나」{00}「지갑이랑 갈아입을 옷이 이 안에 들어 있는걸. …그래 봤자{17:3} 돈이 있어도 이래선 어쩔 도리가 없지만」{25}
「잘했어, 잘했어. 장하다{13}, 나미」{00}나는 가방을 열었다.{00}「봐, 여기 손전등 넣어 뒀거든」{00}{36:1,40}스위치를 켜자 제절초의 노란 꽃이 어둠 속에 떠올랐다.{25}
「이런 데도 피어 있네」{00}이상하게도 제절초 말고 다른 풀은 모두 말라 있었다.{00}{32:1,89}그리고 그 노란 꽃은 마치 우리를 이끌듯이 띄엄띄엄 숲속으로 이어져 있었다.{25}
「길잡이 같아」{00}「정말이네.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까」{00}「있잖아{13}! 불빛이 보여!」{00}나미가 숲 너머를 가리켰다.{00}「정말이네. …어, 이상하다, 아까까지 저런 게 있었나…?」{00}「그러고 보니…」{00}「차에 정신이 팔려서 그랬나?」{25}
「아니, 그것도 그럴지 모르지만… 왠지{39:16} 갑자기 나타난 것 같은 기분이…」{00}나미는 연신 눈을 깜빡였다.{25}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아마 아까까지는 불이 안 켜져 있었던 거야」{00}「그렇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지」{00}나미는 웃었다.{00}하지만 속으로는 무서운 모양이다.{00}어쩐지 그 웃음이 어색했다.{25}
「아무튼 살았다. 저 집에서 좀 쉬게 해 달라고 하자. 가자」{00}
#23B99D
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며 걷기 시작했다.{25}
나아갈수록 제절초가 점점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00}아무래도 정말로 저 집까지 길을 안내해 줄 모양이다.{25}
그렇게 생각하는데, 길이 세 갈래로 나뉜 곳이 나왔다.{00}가운데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같은 폭이지만, 왼쪽 길은 조금 좁고 땅이 질척거린다.{00}오른쪽 길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귀신이라도 나올 듯한 분위기다.{25}
{1A:4,0,46,@23BC15,@23BB22,@23BC3E}
#23BB22
나는 오른쪽 길을 골랐다.{1C}「있잖아, 나 왠지 여기 나무가 무서워…. 잡아먹힐 것 같아…」{00}「무슨 소리야. 나무가 사람을 잡아먹을 리가 없잖아. 괜찮아…」{00}「싫어! 무서워!」{00}나미는 달리기 시작했다.{00}「야, 위험해」{25}
{03:@2EEE73}
#23BC15
나는 가운데 길을 골랐다.{1C}{22:17,0}{03:@23BC60}
#23BC3E
나는 왼쪽 길을 골랐다.{1C}{22:17,1}
#23BC60
이윽고 길이 넓어져 걷기가 수월해졌다.{00}{03:@20C652}
#23BC91
「있잖아, 저 빛은 뭘까?」{00}나미가 겁먹은 목소리로 저택 쪽을 가리킨다.{00}「어느 거?」{00}「저기, 저 지붕 위」{00}희미하고 둥근 빛이 떠다니고 있다.{25}
「뭘까…」{00}「혹시… 도깨비불!」{00}나미가 내게 바싹 붙어 왔다.{00}「설마, 저렇게 높은 데에…」{00}나미가 계속 겁먹고 있는 게 안쓰러워서, 나는 안심시킬 쪽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 했다.{25}
「그러고 보니 세인트 엘모의 불이라는 걸 들어 본 적이 있는데, 그건가?」{00}「그게 뭔데? 도깨비불?」{00}「그게 아니라, 뇌우가 치는 날 같은 때 배나 비행기 끝부분에 나타나는 발광체라는데…{16} 세인트 엘모는 원래 배의 수호성인이라던데…」{00}「수호령! 그럼 역시 도깨비불이네!」{25}
「아니, 수호령이 아니라 수호성인. 배를 지켜 주는 신 같은…」{00}「도깨비불이구나」{00}「…{17:5}알았어. 도깨비불로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00}모처럼 겁먹지 않게 해 주려고 했더니만.{16}{25}
내가 짜증을 내고 있자, 나미는 조금 안심한 듯 말했다.{00}「그러니까, 착한 도깨비불이란 거지」{00}어쨌든 목적은 이룬 모양이다.{00}「들어갈까…」{25}
{03:@20CB5C}
#23C076
나는 망설임 없이 인터폰을 눌렀다.{1C}한참 기다려 보았지만 대답이 없다.{00}「아무도 없나?」{00}나는 다시 한 번 인터폰을 눌렀다.{00}…역시 대답은 없었다.{25}
「이상하네」{00}「그래도 불은 켜져 있잖아」{00}분명히 저택에는 불빛이 번져 나오는 창이 몇 개 보인다.{00}대문을 밀자 소리도 없이 열린다.{00}역시 잠겨 있지 않았다.{25}
「어떡하지?」{00}{2C:133}{39:146}「꺄악!」{00}「우왁!」{00}다음 순간, 우리는 벼락에 조건 반사라도 하듯 부지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00}{25}
{03:@20CEB3}
#23C24F
{03:@23C286}현관 오른쪽 창문을 깨기로 했다.{1C}
#23C286
나는 유리창을 주먹으로 힘껏 내리쳤다{13}.{00}{39:85}{3B:41}「자, 나미도!」{00}나는 깨진 유리창으로 안에 들어가 나미를 끌어당겼다.{25}
{34:1}{3C:30,3}{17:16}{39:29}
#23C32A
「휴우」{00}「한시름 놓았네…{17:8} 앗, 피 나잖아!」{00}{03:@20D7A4}
#23C363
예전에 둘이 수족관에 갔던 일이 떠올라 키스하려 했다.{1C}하지만 어깨에 팔을 두르려 하자 나미가 갑자기 돌아보았다.{00}「방금 수조 안에서 누가 나를 들여다봤어!」{00}{41:255,0,147}「…설마」{00}나는 나미가 가리킨 곳에 이마를 대 보았다.{00}{25}
하지만 걸쭉한 이끼가 떠다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00}「물고기 눈 같은 거 아니야?」{00}「아니야. 내가 본 건 사람, 사람의 눈이었어…」{00}나미는 무서운 말을 했다.{00}{39:93}{2E:66}{17:5}2층에서 소리가 난다.{25}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00}「역시 누가 있구나」{00}「어떡하지?」{00}「아무튼 인사는 해야지」{00}나는 2층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00}「실례합니다, 누구 안 계세요!」{00}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25}
「이상하네」{00}「안 들리는 걸까?」{00}「그럴 리는 없을 텐데」{00}「귀가 어둡다든가」{00}「말을 못 한다든가… 있을 수 있지. 아무튼 올라가 보자」{00}우리는 정면에 있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00}{25}
{40:5,42}{03:@269A30}
#23C6FA
나는 서둘러 문손잡이를 돌렸다.{1C}{3D:107}{2C:133}번갯불이 방을 비춘다{41:150,0,146}.{00}「뭐야!{17:5} 저거!」{00}나미가 내 팔에 매달렸다.{25}
{3C:30,22}{39:15}{2E:79}{3E:15}{39:19}그곳에는 휠체어에 앉은, 바싹 말라붙은 미라가 있었다.{00}무릎 위에 책을 올려놓은 채….{00}낮은 탁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미라의 무릎이었던 것이다.{25}
「뭐, 뭐, 뭐야 이게」{00}이가 딱딱 맞부딪친다.{00}{03:@20E806}
#23C879
달리 불을 밝힐 만한 건….{1C}{32:1,69}{41:150,0,146}창으로 번갯{35:2}빛이 비쳐 들어와 복도가 밝아졌다.{00}「저기 양초가」{00}「뭐!」{00}「방금 복도 저쪽 벽에 양초가…」{00}어둠 속에서 나미가 벽을 더듬더듬 만지는 것이 기척으로 느껴졌다.{25}
「아, 있다. 이거」{00}「어디?」{00}「여기」{00}「어디라고」{00}「여기」{00}「아, 이건가」{00}딱딱한 것이 손에 닿았다.{25}
{32:1,79}{3B:72}{41:150,0,146}미라의 팔{35:2}이었다.{00}「우와악!」{00}{32:1,69}{41:200,0,146}연거푸{35:2} 천둥이 치며 복도가 밝아졌다.{00}우리는 구르다시피 계단을 내려갔다.{25}
손전등이 수조 앞에 굴러다니고 있다.{00}나는 서둘러 주워 들었다.{00}{03:@20EB37}
#23CADC
「아니, 이렇게 기묘한 집은 처음이야. 굉장히 흥미로워」{1C}「진심이야?」{00}「조금은…」{00}「부탁이야! 나가자. 나, 싫어. 이런 데」{00}나미는 울상이 되었다.{00}「알았어. 그럼 일단 내려가자」{00}{3C:45,23}{39:101}{27:3}{30:1,33}우리는 아래로 내려가 현관문을 열었다.{00}{39:100}{34:1}{2C:118}{40:3,41}{39:31}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00}천둥과 함께 강풍이 휘몰아쳐 3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다.{25}
「안 되겠어. 이래서는 밖에 못 나가」{00}「그래도…」{00}「아무튼 좀 기다리자. 무리야. 꼭 태풍 같아」{25}
{3B:41}{3B:31}{39:101}{30:1,67}{39:29}「어떡해…. 이런 데서 밤을 새우는 거야?」{25}
{19:4,0,47,@20FF8A,@23CD64,@23CD2F}
#23CD2F
「어떡하지…」{00}한동안 고민에 빠져 버렸다.{1C}{03:@319D55}
#23CD64
「지금 당장은 움직일 수가 없어. 일단 여기서 가만히 있자」{1C}{03:@23CDE9}
#23CDA7
「너무 허둥대는 것도 좀 그렇고, 일단 여기서 가만히 있자」{1C}
#23CDE9
「말도 안 돼! 무슨 생각이야? 이렇게 무서운 데서 가만히 있자니」{00}「그럼 어떡해? 안을 탐험해 볼래?」{00}「그것도 싫어!」{00}「그럼 어쩌자는 거야!」{00}「돌아가고 싶어」{00}「그러니까 그건 무리라니까!」{25}
내가 버럭 소리치자, 나미는 고개를 푹 숙였다.{00}「제멋대로 굴지 좀 마… 앗, 어디 가!」{00}나미는 휙 돌아서더니 저택 안쪽으로 뛰어가 버렸다.{25}
{19:4,0,48,@23CF62,@23D229,@218260}
#23CF62
「미안! 소리 질러서 미안해」{1C}나는 나미를 쫓아갔다.{00}{3C:40,29}{36:1,69}나미는 오른쪽 복도 안쪽에 있는 문 앞에서 이쪽에 등을 돌린 채 서 있었다.{25}
「나미, 화났어?」{00}내가 웃으며 말을 걸자 나미가 이쪽으로 달려왔다.{00}{39:16}「있잖아, 이 방 안에서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39:19}」{00}「응?」{25}
{03:@24F4CD}{00}
#23D08D
「문이 많은 오른쪽을 찾아보자」{1C}우리는 오른쪽 복도로 들어섰다.{00}「있잖아, 문이 엄청 많아. 어떡하지?」{00}「안쪽 문은 나중에. 일단 바로 앞 둘 중 하나를 열어 보자」{00}「그럼 어느 쪽?」{25}
{19:3,0,49,@23D171,@23D1F8}
#23D171
「나미는 어느 쪽이 좋아?」{1C}「그럼… 이쪽」{00}{39:100}{36:1,11}「와아…」{00}나미가 감탄했다.{00}「왜 그래?」{00}「이 식기…」{25}
{03:@23D5A9}
#23D1F8
「이쪽이야. 좀 묘한 냄새가 나」{1C}{03:@24F4CD}
#23D229
「마음대로 해!」{1C}나미는 복도를 오른쪽으로 돌아가 버렸다.{00}「어차피 무서워져서 금방 돌아올 거야」{00}나는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00}하지만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00}「무서워하는 주제에 무리하기는…」{00}찾으러 가 줄까 하고 엉덩이를 들려던 참에,{16}{25}
{3C:40,29}{39:16}「꺄악!」{00}{39:19}나미의 비명이다!{00}「나미, 왜 그래!」{00}나는 복도를 향해 뛰어갔다.{00}{2E:69}{17:7}하지만 아무도 없다.{00}「어디로…」{00}{39:100}그때 갑자기 바로 앞의 문이 열렸다.{25}
{37:1,34}{3B:19}「왁!」{00}「으악! 깜짝이야」{00}나미가 웃고 있었다.{00}「메롱, 속았지?」{00}「뭐 하는 거야. 바보야!」{25}
「그게, 걱정돼서 와 줄 줄 알았는데 통 안 오잖아」{00}「그래서 비명을 지른 거야?」{00}「응. 걱정했어?」{00}「이, 녀, 석이」{25}
내가 머리를 붙잡으려 하자 나미는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00}「저기, 이것 좀 봐. 여기 굉장하지 않아?」{00}「뭐가?」{00}「봐, 이 식기」{25}
{36:1,21}
#23D5A9
{39:22}안은 손님방이었다.{00}가운데에 거의 정사각형인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은 접시와 스푼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00}「딱 세 사람 몫씩 있네」{00}「우리 먹으라고 식사를 준비해 둔 걸까?」{25}
「그럼 하나가 많잖아. 미…」{00}미라 몫인가, 하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00}또 나미가 겁을 먹을 테니까.{00}「미, 뭐?」{00}「미루어 보건대, 세 개씩 있다는 건 세 식구인가 봐」{00}간신히 얼버무렸다.{00}「그건 그렇고 정말 예쁘다. 나도 이런 식기 갖고 싶어」{25}
「사면 되잖아?」{00}「그럴 돈 없어. 응, {20}, 사 줘!」{00}나는 아무 말 없이 복도로 나왔다.{00}{3C:30,22}{39:101}{36:1,69}「잠깐, 기다려. 농담이야. 안 사 줘도 되니까 혼자 두지 마」{00}「그럼 빨리 와」{25}
{03:@21890E}
#23D872
주저하면서도 수화기를 들었다.{1C}{3B:74}{3D:116}「여보세요…」{00}{17:2}…{17:2}…{17:2}…{17:2}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00}「여보세요!」{00}{41:127,130,74}또 전화가 울렸다!{00}「다른 전화야!」{00}저택 어딘가에서 전화가 울리고 있었다.{25}
{41:100,120,74}「저쪽에서도!」{00}「대체 어떻게 된 거야!」{00}사방에 전화벨이 울려 퍼졌다.{00}「여보세요!」{00}나는 방금 든 수화기에 대고 외쳤다.{00}그러나 역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25}
「누구한테서 온 거야?」{00}「몰라. 아무 말도 안 해!」{00}{3C:50,20}{3B:74}{3B:74}「그쳤다…」{00}{39:110}{17:5}또 2층에서 소리가 났다.{25}
이상한 전화는 울리질 않나, 소리는 나질 않나….{16}{00}{1A:4,0,50,@23DAF1,@23DBC7,@23DB32}
#23DAF1
「이렇게 된 이상 누가 숨어 있는지 찾아내겠어」{1C}{03:@218EDE}
#23DB32
「폴터가이스트다…」{00}나는 오싹했다.{1C}「폴터가이스트가 뭐야?」{00}「폴터가 가이스트하는 거야!」{00}나는 일어섰다.{00}「가자!」{00}{25}
{03:@31AAD1}
#23DBC7
「나미, 내 볼 좀 꼬집어 봐」{00}꿈을 꾸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1C}「아야야!」{00}역시 꿈이 아니었다.{00}「어쩔 수 없지. 이게 현실이라면 확인하러 가는 수밖에. 가자」{00}우리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25}
{3C:60,29}{36:1,69}복도가 좌우로 갈라져 있었다.{00}「소리가 어느 쪽에서 났더라?」{00}「글쎄…」{00}「왼쪽부터 볼까…」{00}왼쪽 복도에는 양쪽에 문이 하나씩 있었다.{25}
「어느 쪽일까」{00}{36:1,29}{3D:97}일단 왼쪽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 대답이 없었다.{00}나는 문손잡이를 돌렸다.{00}잠겨 있지 않았다.{00}나는 천천히 문을 밀어 열었다.{25}
{39:100}{37:1,34}복도 불빛이 안으로 비쳐 들었다.{00}「있잖아, 뭔가 이상한 냄새 나지 않아?」{00}나미가 코를 막았다.{00}나는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00}「뭐야, 이 방은」{00}{39:21}{36:1,52}벽이란 벽, 가구란 가구마다 빈틈없이 짚 인형이 박혀 있었다.{00}그것도 대못으로.{16}{25}
「잘도 이렇게 많은 짚 인형을…」{00}전부 대체 몇백 개나 될까?{00}꺼림칙하면서도 나는 호기심에 발을 들여놓았다.{00}「저기, 이거 봐. 이거 제절초 아니야?」{00}나미가 짚 인형 하나를 가리켰다.{00}대못에 제절초가 휘감겨 있었다.{25}
하지만 자세히 보니 제절초가 감겨 있는 것은 그 하나만이 아니었다.{00}오래되어 한눈에는 알아보기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방 안의 모든 짚 인형에 똑같이 제절초가 감겨 있었다.{00}나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00}「이렇게나 많은 짚 인형… 얼마나 원한이 사무쳤던 걸까」{25}
「생각났다!」{00}내가 소리치자 나미는 흠칫 몸을 떨었다.{00}「왜 그래? 갑자기 큰 소리를 내고…」{00}「생각났어, 제절초의 꽃말이」{25}
「꽃말?」{00}나미는 의아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00}「그게 대체…」{00}「딱 들어맞아. 이 짚 인형하고, 이 기묘한 방하고」{00}「뭐?」{00}「복수. 제절초의 꽃말은 복수였어」{00}{25}
{2C:133}{41:150,0,146}창으로 비쳐 든 번갯불이 수백 개의 짚 인형을 으스스하게 비추었다.{00}어디서 불어 들어왔는지, 대못에 걸린 제절초가 일제히 바람에 흔들렸다.{00}「{20}… 나 소름 끼쳐」{00}「나가자. 나도 왠지 오한이 들어」{00}우리는 도망치듯 방을 나왔다.{00}{39:104}{3B:21}{25}
{36:1,69}「다른 방은…」{00}우리는 혹시나 해서 2층을 조사했지만{17:3}…{17:3}…{17:3}….{00}{03:@2FB995}
#23E3AA
「나미,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거 아니야?」{1C}「알고 있지」{00}「역시… 나미, 나미랑 이 집은…」{00}「{20}, 너 배고프다는 거 말이야」{00}나미는 웃으면서 문을 열었다.{25}
{39:100}{36:1,11}「앗, 요리가 제대로 준비돼 있어」{00}「정말이네…」{00}방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서 수프와 고기 요리가 김을 내고 있었다.{00}좋은 냄새다.{00}나는 갑자기 허기를 느껴, 나미에 대한 의문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져 버렸다.{25}
「아직 따뜻한 것 같아」{00}「응. 맛있겠다…」{00}나미는 앗 하고 입에 손을 갖다 댔다.{00}「어? 그렇다는 건 방금 전까지 여기서 요리하던 사람이…!」{00}「앗…!」{00}하지만 나는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25}
「뭐, 그건 그거고, 조금 집어 먹는 정도는 괜찮겠지. 잘 먹겠습니다아…{17:3} 응?」{00}수프 속에서 수염 같은 것이 삐죽 나와 있었다.{00}「뭐야 이거?」{00}「털게 같은 거 아니야?」{00}「보통 껍데기째 넣냐?」{25}
손가락으로 집어 올리자, 그것은 노란색과 검은색 얼룩무늬 거미였다{39:16}.{00}「우와악!」{00}바닥에 내던지자 그놈은 여덟 개의 다리를 파르르 떨었다.{00}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던 것이다.{25}
「거미를 산 채로 요리하다니…. 대체 무슨 취미야!」{00}「저기, 이것 좀 봐, 이 요리도. 이거, 이거 고양이 머리 아니야? 꺄악!」{00}「…침착하게 설명해 놓고 비명 지르지 마」{00}나는 비꼬았지만 나미는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00}「안 돼. 이런 거 못 먹어」{25}
「나미, 가리는 음식 없지 않았어?」{00}「오늘부터 생기기로 했어」{00}「그래? 나도 늘리기로 할게. 그나저나 어쩌지, 나미. 냉장고라도… 어?」{00}{39:19}방금, 뭔가….{16}{25}
「왜 그래? 무서운 얼굴을 하고…」{00}「저기 나미, 방금 뭔가 안 들렸어?」{00}「뭐? 이번엔 도롱뇽 구이야?」{00}「무슨 소리야. 이제 와서 사랑의 묘약을 누구한테 쓴다고. 그게 아니라」{00}나는 정색했다.{00}「정말 못 들었어?」{00}{03:@21A89D}
#23EA55
「욕실에 없을까?」{00}나는 안쪽 유리문에 눈을 돌렸다.{1C}「아, 내가 보고 올게」{00}나미는 욕실로 들어갔다.{00}{3D:105}「그럼 나는 이쪽을 찾아볼게」{00}{3F:5,59}{39:66}{17:5}나는 거울 옆에 있는 선반을 열었다.{00}오랫동안 쓰지 않았는지 어쩐지 먼지투성이였다.{25}
칫솔모가 누렇게 변한 칫솔.{00}뚜껑이 열린 채 납작해진 치약 튜브.{00}여성용 면도칼도 놓여 있었지만, 상당히 오래된 물건인지 날은 녹이 슬어 너덜너덜했고 머리카락이 엉겨 붙어 있었다.{00}나는 기분이 나빠져 선반을 닫았다.{25}
문득 거울을 보니 나미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00}나는 거울 너머로 나미에게 물었다.{00}「있어?」{00}「없어~」{00}나미의 목소리가 욕실에 울렸다.{00}「그래…」{00}{17:5}{39:18}!!{00}나는 놀라서 뒤돌아보았다.{25}
「왜 그래? 이상한 얼굴을 하고…」{00}나미가 욕실에서 나왔다.{00}「나미… 방금 거기 있었지?」{00}「그렇긴 한데…」{00}{39:19}욕실에 있었을 나미의 얼굴이 거울에 비칠 리가 없다.{25}
「무슨 일 있었어?」{00}나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00}「아니… 아무것도 아니야」{00}나는 말을 얼버무렸다.{00}더 이상 나미를 겁먹게 하고 싶지 않았다.{00}게다가 그냥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16}{25}
「그보다, 비누 있었어?」{00}나는 웃는 얼굴로 화제를 되돌렸다.{00}「없어」{00}「그럼 여기 있으려나?」{00}나는 쪼그려 앉아 세면대 아래 여닫이문을 열었다.{25}
{03:@21CAF1}
#23EF30
{22:36,1}약속한 이상, 보고도 못 본 척했다.{1C}아, 맞다.{00}갈아입을 옷을 잊고 있었다.{00}「잠깐 현관에 가서 가져올게」{00}나는 나미에게 말을 건네고 세면실을 나왔다.{00}{3C:45,66}{27:3}{03:@21E8F9}
#23EFF7
내가 세면실에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나미가 욕실에서 뛰쳐나왔다.{25}
나미의 젖은 하얀 피부가 내 눈에 꽂혔다.{00}알몸이다.{00}「앗, 앗, 앗」{00}눈이 마주쳤다.{00}나미는 웅크려 앉았다.{00}「나가{13}! 나가!」{00}등을 둥글게 웅크린 채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25}
「앗, 미안!」{00}{3C:30,3}{3F:2,58}{36:1,69}나는 복도로 뛰쳐나갔다.{00}「뒤돌아 있어!」{00}「아, 네, 네!」{00}{39:103}{3F:1,58}나미는 세면실 유리문을 거칠게 닫았다.{25}
「저기,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있었어? 저기,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걱정돼서…」{00}걱정한 건 사실이지만, 횡재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25}
「안 돼, 지금 절대 들어오지 마!」{00}아직 목소리가 날카로웠다.{00}나는 되도록 침착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00}「알았어, 나미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안 들어갈게. 그래서, 괜찮아? 뜨겁다고 했는데, 데지 않았어?」{25}
「괜찮아. 조금 튄 것뿐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00}「무슨 일 있었어?」{00}{03:@21ED22}
#23F34A
「소파에서 쉬고 있는지도…」{00}나는 현관으로 갔다.{1C}{3C:127,58}{34:3}{39:29}{30:1,67}하지만 나미의 모습은 없었다.{00}「어디 간 거지?」{25}
{39:72}{2E:66}{17:5}2층에서 휠체어 소리가 났다.{00}올려다보니 2층 복도에 미라의 휠체어를 미는 하얀 드레스가 보였다.{00}나는 재빨리 계단 뒤로 몸을 숨겼다.{00}{39:23}{36:1,14}하얀 드레스의 여자는 {3C:80,72}천천히 휠체어를 밀며 복도를 따라 저택 오른쪽으로 사라졌다.{00}{41:100,120,101}{25}
어느 방에 들어간 것 같은데… 이 집 사람일까?{00}{39:42}나는 살며시 계단을 올라갔다.{25}
{3C:30,29}{3F:5,42}{36:1,69}다 올라간 곳에서 오른쪽 복도를 보니, 단 하나, 틈새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문이 있었다.{00}{36:1,29}나는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00}나미가 멍한 눈으로 서 있었다.{25}
{39:100}{36:1,21}내가 들어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00}「나미!」{00}{3B:19}{3B:21}{3B:23}나미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00}「뭐 하는 거야! 이런 데서」{00}「어머, 나…」{25}
「한참 찾았잖아」{00}「미안해. 나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어느새 이런…」{00}「왜 2층에 올라왔어?」{00}「그게… 시계를 찾으려고 복도를 걷다가…{16} 맞아, 그랬더니 누가 날 불러서…」{00}{39:16}「불렀다고? 사람이 있었어?」{00}{39:19}혹시, 아까 그 하얀 드레스의?{16}{25}
「아니. 결국 찾지는 못했지만,{16}그때는 누가 부른 것 같아서…」{00}「뭐라고 불렀는데?」{00}「나미, 나미야, 하고…」{00}「이름을!?」{25}
왜 나미의 이름을?{00}뭐 좋다.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나미의 이야기부터다.{25}
「그래서, 그다음엔?」{00}「그다음엔… 부르는 게 2층이라고 생각해서{16}… 아니, 어디서 들렸는지는 확실히 몰랐지만,{16}그런 느낌이 들어서 올라왔는데…{16} 아무도 없고, 그래서, 이 방이 열려 있길래…」{25}
「들어간 거야?」{00}「…응」{00}「세상에{13}! 위험하잖아! 전혀 의심 안 했어? 이런 낯선 저택에서…{17:5} 누가 네 이름을 불렀잖아!」{25}
내가 화난 듯이 말하자, 나미는 이상하다는 얼굴이 되었다.{00}「…그래, 그렇지.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16} 왜일까, 전혀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17:5} 왜일까…」{25}
자신이 한 행동이 이해가 안 되는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00}여기 오고 나서부터 나미는 어딘가 이상하다.{00}뭐, 이상한 일만 일어나고 있으니 이상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00}그보다, 나미를 불렀다는 건….{16}{25}
「저기, 나미를 불렀다는 그 목소리, 혹시 여자…」{00}「아, 그래서 말인데!」{00}나미는 내 말을 가로막고 서랍장 위를 가리켰다.{00}「이 방에 들어와서 저 인형을 본 순간, 왠지 멍해져 버려서…」{25}
{36:1,45}그곳에는 서양풍 여자아이 인형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00}빨간 점퍼스커트를 입은 천 인형으로, 둘 다 완전히 똑같은 것이었다.{00}{22:38,1}{03:@22A5AD}
#23FD01
「아, 그보다 말이야, 아까 또 미라를 봤어. 하얀 드레스를 입은 사람이 밀고 있었는데…」{00}「응…」{00}아직 멍한 상태였다.{25}
「이 집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00}나미는 눈을 떴다.{00}아직 꿈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다.{00}「신경 쓰이니까 알아보고 올게」{00}나는 출구로 향했다.{00}「알았어」{25}
나미는 보물이라도 다루듯 살며시 인형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방을 나갈 때도 아쉬운 듯 인형에게 손을 흔들었다.{00}「바이바이…」{27:3}{3C:50,6}{3D:101}{30:1,69}「어느 방에 들어간 것 같아」{00}우리는 2층 방을 하나씩 둘러보았다.{00}그 열리지 않는 방을 빼고 모든 방을 돌았지만, 미라도 하얀 드레스의 여자도 찾을 수 없었다.{00}어쩔 수 없이 우리는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25}
{36:1,14}{39:29}「이상하네」{00}「또 착각한 거 아니야? 덜렁이잖아, {20}」{00}「아니, 분명히 봤어. 그래서 들키면 큰일이다 싶어서 여기에 휙 하고 몸을 숨기고…」{00}나는 액션 스타처럼 조금 과장된 동작으로 계단 뒤에 몸을 붙였다.{25}
「휙 하고 말이지」{00}나미도 웃으면서 내 흉내를 냈다.{00}「그래, 그리고 여기서 하얀 드레스의 여자를…」{00}
#248143
「저기!」{00}나미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00}「여기 봐…」{25}
계단 기둥 아래쪽에 무언가로 긁은 듯한 자국이 있었다.{00}나는 손전등을 가까이 댔다.{00}나{17:3}미.{00}거기에는 그렇게 새겨져 있었다.{00}{3C:30,29}{39:19}그리고 바로 아래에는 나오미라는 글자도 새겨져 있었다.{25}
그것도 하나만이 아니었다.{00}기둥 아래쪽에 나미, 나오미라는 이름이 몰려 새겨져 있었고, 그 옆에는 각각 가로로 한 줄씩 긁은 자국이 나 있었다.{25}
「뭘까?」{00}「키 잰 자국이야」{00}나미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00}「아, 아아. 그렇구나…」{00}그래, 그렇다면 이런 곳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00}「나미랑 나오미라는 아이가 있구나, 이 집에는」{25}
「저기, {20}」{00}「왜?」{00}「그 하얀 드레스 입은 사람, 나랑 닮지 않았어?{39:16}」{00}{39:23}「아, 아니. 얼굴까지는 확실히…」{00}「그래」{25}
「나미, 뭔가 이상한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야?」{00}「뭐? 이상한 생각이라니」{00}「아니, 잘 말은 못 하겠는데, 그… 닮았냐고 물으니까…」{25}
「별로…」{00}나미는 문득 눈을 가늘게 떴다.{00}「별생각 안 해. 그냥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00}「그럼 됐지만…. {3C:30,23}{3C:30,19}아아, 쪼그려 앉아 있었더니 다리가 저리네」{00}나는 일어섰다.{25}
{19:3,0,51,@24862A,@2485B1}
#2485B1
「얼른 저택 안을 조사해 버리자」{1C}{36:1,69}나는 복도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00}아직 조사하지 않은 방이 있다.{00}{03:@22C10F}
#24862A
「잠깐 소파에서 쉬자!」{1C}「응…」{00}
#248650
{39:29}{36:1,67}「아아, 피곤해」{00}나는 온몸의 힘을 빼고 소파에 기댔다.{00}「할아버지 같아~」{00}「어쩔 수 없잖아. 진짜 피곤하단 말이야…」{25}
멍하니 앞을 보니, 벽난로 위 벽에 커다란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었다.{00}세 사람이 들판에서 노니는 광경을 그린 것인데, 이국풍 차림인 데다 극도로 도안화되어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이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00}다만 즐거운 분위기만은 잘 전해져 왔다.{25}
눈앞의 테이블로 시선을 떨어뜨리니, 그 표면에도 세 사람이 뛰노는 모습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었다.{00}「왜 세 사람일까?」{00}「응? 뭐라고 했어?」{00}「아니, 그게 말이야…」{25}
{39:24}{17:10}피아노 소리가 들렸다.{00}「누가 치고 있는 걸까?」{00}「저쪽이야」{00}우리는 왼쪽 복도로 갔다.{00}{3B:29}{36:1,69}오른쪽 문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00}{3D:97}「연주를 멈추지 않아」{00}「어떡하지?」{00}우리는 문을 열었다.{39:100}{3F:12,24}{25}
{38}안은 캄캄했다.{00}나는 손전등 불빛을 이리저리 비추었다.{00}둥근 빛이 책장과 테이블을 비췄다.{00}이윽고 빛이 그랜드 피아노 한 대를 잡아냈다.{00}하지만 그 앞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25}
{39:19}「피아노가 저절로!」{00}나미가 내 팔에 매달렸다.{00}「설마…」{00}나는 바로 앞 벽에서 전등 스위치를 찾아냈다.{25}
{39:144}{2E:59}불이 켜지자 공포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00}나는 피아노에 다가갔다.{00}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건반이 바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00}바닥을 보니 피아노에서 전선이 뻗어 있었다.{00}{25}
{3C:30,19}「괜찮아. 그냥 자동 피아노야」{00}「뭐야…」{00}피아노 위에는 작은 촛대가 놓여 있었다.{00}나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00}「이러는 편이 분위기 나잖아」{00}「그러네…」{25}
{36:1,72}피아노 옆 벽에 그림이 걸려 있었다.{00}여기에도 세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00}어머니와 어린 여자아이 둘이 연못가에서 노는 모습이다.{00}「저기, 나미.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왜인지 세 사람…」{25}
나미의 눈은 그림에 못 박혀 있었다.{00}어쩐지 안색이 나쁘고, 이마에는 땀까지 맺혀 있었다.{00}「나미, 어디 아프…」{00}내가 어깨에 손을 얹자, 나미는 헛소리처럼 중얼거렸다.{00}「설마, 설마, 나…」{25}
{39:87}{2E:20}「우앗!」{00}{2C:145}{39:28}{17:5}갑자기 바람이 불어, 펄럭이는 커튼에 촛불이 옮겨붙었다.{00}{3B:24}{39:3}「꺄악!」{00}불붙은 커튼이 나미의 얼굴을 덮쳤다.{25}
「위험해!」{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고 구르다시피 피아노에서 멀어졌다.{00}불은 순식간에 커튼 전체로 번졌고, 치솟는 불길이 천장을 그을리기 시작했다.{25}
「큰일이다! 꺼야 해!」{00}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근처에는 불 끄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00}「그러니까…」{00}저택 안에서 물이 있던 곳이 어디였는지,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25}
{45:103}{46:103}「그러니까, 그러니까…」{00}{1A:4,0,52,@249025,@2492D8,@249662}
#249025
{03:@24903C}그래! 현관에…{1C}
#24903C
「그래! 현관에 수조가 있었어!」{00}저걸 쓰면 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00}「나미, 되도록 떨어져 있어」{00}나는 현관을 향해 달렸다.{00}{3C:45,28}{2C:149}{36:1,60}하지만 수조 앞에서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00}「어떻게 옮기라는 거야!」{25}
수조는 너무 컸다.{00}조금씩 나눠서 옮겼다가는 늦는다.{00}저택 안에 달리 물이 있는 곳은 없었는지, 나는 다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00}「그러니까, 그러니까…」{00}{1A:3,0,53,@2491FA,@249662}
#2491FA
{03:@249211}그래! 세면실에…{1C}
#249211
「그래! 세면실에 수도가 있었어!」{00}나는 세면실을 향해 달려갔다.{00}{3C:45,28}{36:1,69}하지만 곧 멈춰 서서 다시 머리를 감싸 쥐었다.{00}「호스가 없어!」{00}찾는 사이에 불이 번지고 말 것이다.{25}
{03:@2495FC}
#2492D8
{03:@2492EF}그래! 세면실에…{1C}
#2492EF
「그래! 세면실에 수도가 있었어!」{00}저기서 물을 끌어오면 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00}「나미, 되도록 떨어져 있어」{00}나는 세면실을 향해 달려갔다.{00}{2C:149}{36:1,69}하지만 곧 멈춰 서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00}「호스가 없어!」{25}
찾는 사이에 불이 번지고 말 것이다.{00}저택 안에 달리 물이 있던 곳이 어디였는지, 나는 다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00}「그러니까, 그러니까…」{00}{1A:3,0,54,@2494A9,@249662}
#2494A9
{03:@2494C0}그래! 현관에…{1C}
#2494C0
「그래! 현관에 수조가 있었어!」{00}저걸 쓰면 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00}「나미, 되도록 떨어져 있어」{00}나는 나미에게 다짐을 두고 현관으로 달렸다.{00}{36:1,60}하지만 수조 앞에서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00}「어떻게 옮기라는 거야!」{25}
수조는 너무 컸다.{00}조금씩 나눠서 옮겼다가는 늦는다.{00}
#2495FC
「조금은 생각하고 움직여! 이 바보 {21}!」{00}나는 생각했다.{00}{1A:2,0,55,@249647}
#249647
{03:@249679}아, 그래! 부엌…{1C}
#249662
{03:@249679}그래! 부엌에…{1C}
#249679
대부분의 집은 부엌에 소화기를 둔다.{00}{3C:45,28}나는 부리나케 복도를 달려 식당 문을 열었다.{00}{39:103}{2C:149}{36:1,10}의자를 걷어차고, 카운터 옆을 빠져나가, 조리대 아래를 보았다.{00}「있다」{00}나는 소화기를 끌어안고 허둥지둥 피아노 방으로 돌아왔다.{27:1}{2C:146}{2E:20}{40:1,62}이미 천장에는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떠돌고 있었다.{00}반쯤 타 버린 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며 불똥을 흩뿌리고 있었다.{00}그런데 나미는 그 불에서 멀어지려고도 하지 않고 피아노 바로 옆에 서 있었다.{25}
「뭐 하는 거야! 거기 있으면 위험하잖아!」{00}하지만 나미는 무언가에 홀린 듯한 기묘한 눈빛으로 가만히 불을 바라보고 있었다.{00}내 목소리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25}
「비키라니까!」{00}나는 나미를 밀쳐 내듯이 불길에서 떼어 놓고, 타오르는 불길에 소화기 호스를 겨누었다.{00}{2C:148}{39:49}하얀 연기가 맹렬하게 피어올랐다.{00}나는 연기에 콜록거리면서도, 연기 너머로 어른거리는{3C:60,62} 붉은 불을 찾아내서는 겨냥하고{3C:45,49} 소화액을 뿌려 나갔다.{00}{25}
{3C:30,3}이윽고 소화액이 다 떨어졌다.{00}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연기를 창밖으로 실어 갔다.{00}안개처럼 연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나는 양탄자 위에 붉은 혀처럼 날름거리며 남아 있는 불을 찾아내서는 구두로 밟아 끄며 돌아다녔다.{25}
{43}「하아, 어떻게든 막았나…」{00}벽은 새까맣게 그을리고 바닥은 흠뻑 젖어 버렸지만, 피아노는 간신히 타지 않고 무사했다.{00}나미는 조금 떨어진 곳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00}충격이었는지,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이다.{25}
「이제 괜찮아. 불은 껐으니까」{00}나미는 말이 없었다.{00}「걱정 안 해도 돼. 뒤처리는 내가 책임지고 어떻게든 할 테니까…」{25}
나미의 반쯤 벌어진 입에서 말이 새어 나왔다.{00}{39:1}「나미… 나오미…. 그래… 생각났어. 그래, 들어왔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어, 어디선가…」{00}나미는 천천히 일어서더니 피아노에 다가가 기묘한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00}{25}
{36:1,59}「그래, 이렇게 쪼그려 앉으면 알 수 있어. 여기서 늘 피아노를 보고 있었어. 이 위치야, 늘 나는 여기서 엄마를 보고 있었어. 그리고 나오미는 여기 있었어…. 그런데, 불이! 불이!」{00}나미는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25}
「나미!」{00}내가 큰 소리를 지르자, 나미는 그제야 내 존재를 알아차린 듯 퍼뜩 이쪽을 보았다.{00}「{20}…」{00}「대체 왜 그래?」{25}
「{20}, 나 이 집 아이였어. 옛날에 이 집에 살았었어」{00}「뭐?」{00}「알았어. 방금 그 불 때문에 생각났어. 나 이 집 아이였어」{00}「그런… 그런 얘기 지금까지 한 번도 들은 적 없어. 왜 말 안 하고…」{25}
「아니야. 나도 방금 생각났어. 전부 잊고 있었어. 어릴 적 기억이 없었거든. 그게 줄곧 이상했는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00}하지만 이제 알았어. 이제 생각났다고!」{00}「그럴 수가…」{00}나는 아연실색했다.{25}
「…아아, 그럼, 그 미라는!」{00}나미는 일어서더니 문을 향해 달려 나갔다.{00}「나미! 어디 가!」{00}나는 뒤를 쫓아가, 문을 나서기 직전에 팔을 붙잡았다.{25}
「놔! 놔!」{00}「못 놔!」{00}「그 미라는 우리 가족이야. 엄마 아니면 언니라고!」{00}「진정해! 진정하라니까」{00}나미는 팔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25}
하지만 내가 계속 꽉 끌어안고 있자, 나미는 스르르 힘을 뺐다.{00}「진정됐어?」{00}나미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가시고, 눈의 초점도 흐려져 있었다.{00}「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엄마랑 언니한테 무슨 일이…. 저기, {20}!」{25}
갑자기 절박한 표정으로 내 눈을 보았다.{00}「저기, 역시 찾아야 해, 그 미라. 찾지 않으면 나…」{25}
{19:1028,0,56,@24A382,@24A341,@24A2E4}
#24A2E4
이런 녀석과는 더 못 어울리겠다. 적당히 둘러대고 두고 가자.{1C}{03:@31DFE5}
#24A341
「그 전에 좀 더 진정하는 게 좋겠어」{1C}{39:101}{03:@22DE31}
#24A382
「알았어. 그래도 혼자 둘 순 없어. 나도 같이 갈게」{1C}
#24A3CA
{3C:30,1}{3C:30,23}{3C:30,19}나와 나미는 피아노 방을 나왔다.{25}
{39:101}{34:3}{39:29}{30:1,67}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00}「역시 2층부터 조사할까?」{00}나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25}
{39:42}{36:1,14}…나미는 저렇게 말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을 리 없다.{00}자기 이름을 발견하는 등 기분 나쁜 일만 계속 일어나니 조금 혼란스러운 것뿐이다.{00}저택을 한 바퀴 돌아보고 아무것도 없으면 소파에서라도 쉬자.{00}{3F:5,42}내일이 되면 다 웃어넘길 이야기가 되겠지.{25}
{3C:20,29}{36:1,69}「자, 어느 방부터 찾아볼까?」{00}2층 복도로 올라와서 나는 뒤돌아보았다.{00}「어?」{00}{39:16}나미가 없다.{00}「어디서 떨어진 거지? 방금까지 뒤에 있었을 텐데…」{25}
{19:3,0,57,@24A776,@22E408}
#24A688
「나미?」{00}{03:@24A6B1}나는 이름을 불렀다.{1C}
#24A6B1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00}{3C:60,29}나는 계단을 올라갔다.{00}{36:1,14}{40:5,42}아무도 보이지 않았다.{00}어느 방에 들어간 걸까?{00}「이상하네」{00}나는 다시 한 번 아래층 홀을 내려다보았다.{25}
{03:@24A796}
#24A776
나는 1층 홀을 내려다보았다.{1C}
#24A796
{39:3}{39:37}{17:15}갑작스러운 소리에 돌아보니, 뒤에서 빈 휠체어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고 있었다.{00}{2E:49}「우앗!」{00}간발의 차로 나는 휠체어를 피했다.{00}{3B:37}{3B:3}{39:94}{17:10}휠체어는 그대로 계단 난간에 부딪혔다.{00}만약 맞았더라면 휠체어째로 계단을 굴러떨어졌을지도 모른다.{25}
하지만 나는 다른 것이 마음에 걸렸다.{00}{39:20}돌아본 순간, 휠체어를 이쪽으로 떠민 사람이 언뜻 보였는데, 그게 나미와 꼭 닮았던 것이다.{00}「설마 나미가…」{00}그렇다면 장난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00}머리가 혼란스러워 이상해져 버린 걸까?{25}
문득 휠체어로 눈을 돌리니, 좌석에 무언가 은색으로 빛나는 것이 있었다.{00}렌치였다.{00}「앗, 이거, 내…」{00}렌치에는 청테이프가 감겨 있었고, 거기에 내 이름 {21}, 이렇게 적혀 있었다.{00}차 공구함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25}
「이런 걸, 누가…」{00}
#24AA92
{3B:20}{39:100}{37:1,34}그때 근처의 문이 열렸다.{00}「앗, 나미」{00}나미는 멍한 표정이었다.{00}「이 녀석, 걱정시키기는…」{00}나는 달려갔다.{00}그런데 나미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방으로 돌아가 문을 닫아 버렸다{13}.{00}{39:104}{2E:29}{16}{25}
「야!」{00}나는 달려가 문을 열었다.{00}{39:103}{36:1,25}나미는 {39:22}오른쪽 구석에 있는 침대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00}「왜 그래! 나미!」{00}나미는 고개도 들지 않고 책상을 가리켰다.{00}아무래도 울고 있는 것 같았다.{25}
책상 위에는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00}{3B:22}{40:1,6}{36:1,50}빛바랜 세피아색 옛날 사진으로, 똑같은 흰 블라우스를 입은 세 살쯤 된 여자아이 둘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00}두 아이는 입은 옷도 같았지만, 얼굴도 완전히 동일 인물이라 해도 될 만큼 똑같았다.{00}일란성 쌍둥이라는 걸까.{16}{25}
이걸 보고 나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는 모든 걸 짐작했다.{00}하지만 일부러 물었다.{00}「이게 왜?」{00}「그거… 그거, 나랑 닮았지?」{00}나미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시트 사이로 웅얼웅얼 들려왔다.{25}
「어디가? 하나도 안 닮았어」{00}「잘 봐」{00}「잘 봐도 마찬가지야. 이 애가 커도 나미처럼 귀여운 애는 안 될걸」{00}「됐어, 이제, 됐다고…」{00}「뭐가 됐다는 거야」{00}「가슴에… 이름표…」{25}
「이름표?」{00}사진 속 두 아이의 가슴에는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00}각각 나미, 나오미라고 적혀 있었다.{00}「그러니까 이건… 우연의…」{25}내가 말을 머뭇거리자, 나미는 고개를 들었다.{00}그리고 눈이 마주친 순간,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더니 방에서 뛰쳐나가 버렸다{3B:6}{39:104}.{25}
{03:@22EFCD}
#24B04B
{35:3}나는 피아노 홀로 서둘러 갔다.{1C}{3C:45,19}{39:100}{3F:12,24}{32:1,59}안에 들어가자 나미는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00}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지 전혀 반응이 없었다.{00}「나미」{00}다가가서 말을 걸었지만 대답도 하지 않았다.{25}
「나미, 걱정했잖아. 충격은 좀 가라앉았어?」{00}나는 웃어 보였다.{00}하지만 나미는 여전히 나를 무시한 채 피아노를 계속 쳤다.{00}{39:17}{3B:24}「나미!」{00}조금 욱한 나는 손바닥으로 피아노 건반을 내리쳤다.{25}
나미는 싸늘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00}「너무하네」{00}얼음 같은 목소리다.{00}「왜 그런 짓을 해?」{00}「아니, 그게, 나미…」{00}나는 기가 죽어 말문이 막혔다.{00}「그 손 치워」{00}「아, 응…」{25}
내가 건반에서 손을 떼자 나미는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00}{39:9}「{20}」{00}상냥한 목소리로 돌아왔다.{00}「응?」{00}「미안해」{00}「뭐가?」{25}
「이제 헤어져야겠네」{00}「뭐?」{00}「난 여기 남을 거야. 여기서 엄마랑 가족 셋이서 살 거야. 이번엔 내가 피아노를 쳐서 엄마한테 들려줄 차례야」{00}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25}
「이번엔 네 차례라니… 나미, 너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아? 제정신이야?」{00}「응」{00}「계속 이런 곳에 있을 셈이야?」{00}「물론이지. 난 그러려고 여기 온 거니까」{25}
「여기 왔다니…. 이 저택에 들어온 건 우연이잖아」{00}「그럼 이끌려 왔다고 바꿔 말해도 좋아」{00}나미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즐거운 듯이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00}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25}
「{20}, 나오미는 만났어?」{00}「뭐…」{00}「우리 언니. 나 아까 만났어. 그래서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 역시 우리는 쌍둥이였어. 그리고 옛날에 함께 이 집에 살았었어. 아빠랑 엄마랑 넷이서…」{25}
「그런데 어릴 때 내가 낸 불 때문에 아빠가 죽었어. 언니는 큰 화상을 입고, 엄마는 충격으로 몸져누웠어. 그래서 엄마 혼자서는 도저히 두 딸을 키울 수 없어서, 난 다른 집에 입양된 거야」{25}
「하지만 나도 겨우 돌아올 수 있었어. 이제야 가족 셋이서 살 수 있어」{00}나미는 진심으로 기쁜 얼굴이었다.{00}나는 굳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00}「그래도… 왜 그게 헤어지는 게 되는 거야? 진짜 가족을 찾았다고 해서…」{25}
나미는 목구멍 깊은 곳에서 크크큭 하고 웃음소리를 냈다.{00}「방해돼」{00}「뭐…」{00}{3B:9}「네가 방해된다고!」{00}나미는 날카롭게 이쪽을 노려보았다.{00}나는 높은 벼랑에서 떠밀려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다.{16}{25}
「그런… 나미」{00}「난 지금부터 엄마를 만나러 갈 거야」{00}나미는 일어서서 출구로 향했다.{00}「비도 그쳤으니, 이제 너는 이 집에서 당장 나가. 우리를 방해하면 어떻게 돼도 난 몰라」{25}
「나미!」{00}외쳤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00}문 앞에서 나미가 이쪽을 돌아보았다.{00}「안녕」{00}그리고 문이 닫혔다{39:101}.{00}{25}
방에 남겨진 나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00}지금까지 싸우기도 했지만 줄곧 사이좋게 지내 왔는데, 갑자기 헤어지자니….{00}설령 방금 한 이야기가, 엄마와 언니 이야기가 사실이라 해도, 나미가 나를 방해꾼 취급하다니….{00}「믿을 수 없어…」{25}
어쨌든 한 번 더 이야기를 해야 한다….{00}나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00}{39:100}{36:1,69}2층 복도를 걷는 나미의 발치가 언뜻 보였다.{00}「나미…」{00}나는 뒤쫓아 달려가려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25}
{39:16}{39:19}「설마…!」{00}방금 그건 나오미가 아닐까?{00}아까의 나미는 도저히 그 나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00}모습은 그대로였지만, 평소의 귀여운 나미와는 딴사람 같았다.{00}{25}
「틀림없어. 나미가 나한테 헤어지자고 할 리 없어. …그렇다면 나미는!」{00}{36:1,14}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00}{37:1,34}2층의 한 방 문이 열려 있었다.{00}「기다려!」{00}{39:101}{2E:30}{17:3}문이 닫혔다.{00}줄곧 열리지 않던 그 방이다.{25}
나는 문손잡이로 손을 뻗었다.{00}{39:51}{2C:131}{39:20}갑자기 문틈에서 가스가 뿜어져 나와 내 얼굴을 감쌌다{3B:51}.{00}「콜록! 콜록콜록!」{00}곧바로 얼굴을 돌렸지만 늦었다.{00}나는 그 가스를 정통으로 들이마시고 말았다.{00}마취 가스 같은 건지,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25}
「나미…」{00}나는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필사적으로 나미의 얼굴을 떠올렸다.{00}하지만 그것도 점점 흐릿해지고, 천장이 보인 것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끊어지고 말았다.{3C:20,19}{3C:20,20}{27:6}{39:23}{17:30}더웠다.{00}나는 사막을 걷고 있었다.{00}더워서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00}게다가 숨이 막혔다.{00}더는 서 있을 수 없어 모래 위에 쓰러졌다.{00}달아오른 모래가 뺨을 태웠다.{25}
{3B:23}{32:8,15}「앗 뜨거!」{00}잠에서 깼다.{00}{3A:40,21}눈앞에서 석유난로가 어렴풋이 일렁여 보였다.{00}머리가 멍하다.{00}눈을 뜨려 하자 머리 깊은 곳이 욱신욱신 아팠다.{25}
나는 돌아누웠다.{00}이쪽에도 조금 떨어진 곳에 난로가 놓여 있었다.{00}비정상적인 열기다.{00}숨쉬기조차 힘들다.{00}하지만 맹렬하게 졸음이 쏟아졌다.{00}무언가,{17:3}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17:3}생각이 나지 않는다.{25}
「안 돼…. 졸려…」{00}수마가 덮쳐 왔다.{00}뭔가 중요한 일이…{16} 그러니까, 잠들면 안 돼.{00}잠들면 안 돼….{00}잠들면….{00}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점점 달콤한 어둠의 밑바닥으로 끌려 들어갔다….{16}{25}
{3B:21}{43}{20}…!{00}나미의 목소리다!{00}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00}둘러보니, 좁고 어두운 창고 같은 방에서 여러 대의 난로가 붉은빛을 내뿜고 있었다.{00}공기가 몹시 희박해서 머리가 멍했다.{00}출구를 찾아보니 몇 미터 앞에 나무 문이 보였다.{00}틈새에는 천 조각이 채워져 있었다.{25}
「큰일이다. 이대로 있다간 질식하겠어!」{00}나는 일어나 출구로 향했다.{00}하지만 발이 휘청거려 난로에 발이 걸렸다.{00}난로는 옆으로 쓰러졌고, 나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25}
{45:30}{45:6}{39:162}{3A:80,30}{46:30}{2C:145}난로가 불길을 일으키며 타올랐다.{00}저 문만 열리면….{00}「나무 문이야. 몸으로 부딪치면 어떻게든…」{00}하지만 일어나려 해도 도무지 힘이 나지 않았다.{00}문까지 갈 수가 없다.{00}의식이 몽롱해져 왔다.{00}여기서 죽는 걸까?{25}
{39:6}{46:6}「나미…」{00}머릿속에 나미의 얼굴이 떠올랐다.{00}「미안… 안 되겠어. 움직일 수가 없어」{00}마지막으로 본 나미의 웃는 얼굴은 언제였더라?{00}테니스장, 차 안….{00}「그래. 제절초 얘기를 했었지…」{25}
맞아.{00}나미가 슬픈 듯이 대답했다.{00}「그런 얘기 하지 말걸」{00}난로는 자욱하게 검은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다.{00}나미의 얼굴이 빙글빙글 돌았다.{00}숨을 못 쉬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25}
이제 헤어져야겠네.{00}우리 가족 셋이서 살아갈 거야….{00}나미의 차가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00}「아니야! 그건 나미가 아니야. 나미가 그런 말을 할 리 없어. 그게 나오미야, 그게 나오미였던 거야…」{25}
동생을 베다….{00}「설마, 나미. 아니지? 셋이서 사는 데 방해가 된다고 나를 죽이려는 건 아니지?」{00}복수….{00}「그런 복수는 아니겠지…. 나미, 나 정말로, 정말로 좋아했어」{25}
난로의 불길이 주위에 떨어져 있던 나뭇조각에 옮겨붙기 시작했다.{00}이제 뜨거워서 숨을 쉴 수가 없다.{00}「나미… 정말로 헤어지는 거야?」{00}눈물이 났다.{00}「안녕…」{00}나는 눈을 감았다.{25}
{3B:6}{39:131}{17:10}{39:86}{3C:127,131}{3E:131}{3B:131}{39:1}갑자기 뺨에 시원한 바람이 닿았다.{00}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폐로 흘러 들어와, 의식이 또렷해졌다.{00}앞을 보니 문이 날아가 있었다.{00}나는 팔에 힘을 주었다.{00}일어설 수 있어!{00}나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25}
{2C:149}{2E:7}방 밖은 돌계단이었다.{00}아무래도 지하실에 갇혀 있었던 모양이다.{00}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온몸에 힘이 넘쳐 왔다.{00}「나미, 금방 갈게」{00}나는 돌계단을 뛰어 올라갔다.{3C:45,30}{25}
{39:103}{2E:13}{3B:28}나무 미닫이문을 열자 서재가 나왔다.{00}미닫이문 뒤쪽이 책장으로 되어 있었다.{00}「이런 곳에…!」{00}{3C:100,3}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렸다.{00}나미의 목소리다.{00}나는 서재를 나왔다.{27:1}{30:1,29}「엄마, 이제 안 먹어?」{00}식당 문의 열쇠 구멍으로 들여다보니, 테이블 끝에 그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00}한가운데에 휠체어에 앉은 미라.{00}그 양옆을 둘러싸듯, 같은 드레스를 입고 같은 얼굴을 한 젊은 여자 둘이 앉아 있었다.{25}
「그럼 와인은? 한 잔 더 어때?」{00}한쪽이 미라에게 와인을 권하고 있었다.{00}똑같은 모습이었지만,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00}정신을 잃은 채 의자에 묶여 있는 쪽이 나미.{00}그리고 기쁜 듯이 웃고 있는 쪽이 나오미다.{00}{25}
{39:103}{2E:11}「{20}…」{00}나오미가 놀라서 이쪽을 돌아보았다.{00}「어디 있었어? 나 한참 찾았…」{00}「나미를 돌려줘」{00}「뭐?」{00}「나미를 돌려줘!」{00}「무슨 소리야? 무슨 뜻인지…」{25}
「거기 묶여 있는 나미를 돌려달라고」{00}「나미는 나야」{00}「아니야. 나미는 이쪽이야」{00}나는 묶여 있는 나미를 가리켰다.{00}「{20}…」{00}나오미는 달려와서 내 손을 잡아끌어, 묶여 있는 나미 앞에 세웠다.{25}
「내가 나미야. 그리고 이쪽이 나오미, 우리 언니」{00}「거짓말」{00}「거짓말 아니야」{00}「거짓말이야」{00}「거짓말 아니라니까」{00}「거짓말이야!」{00}나는 목청껏 외쳤다.{25}
「{20}, 날 못 믿는 거야? 아무리 쌍둥이라 똑같이 생겼다고 해도…」{00}「아니야. 쌍둥이라도 난 알 수 있어. 넌 나미가 아니야. 나미는 자기 언니를 묶거나 하지 않아. 그런 심한 짓은 안 해」{00}「어쩔 수 없었단 말이야!」{00}나오미는 호소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25}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나미와 같은 얼굴이다.{00}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돌리고 말았다.{00}「계속 혼자 살아와서 외로웠던 거겠지. 너무 외로운 나머지 머리가 이상해졌던 건지도 몰라…. 나를 보자마자 놓치지 않으려고 칼을 들이댔어… 그래서 몸싸움을 하다가… 이럴 수밖에 없었어!」{25}
「거짓말! 넌 나미가 아니야!」{00}「{20}! 너무해」{00}나오미는 슬픈 얼굴로 외쳤다.{00}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00}「…그, 그럼,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지금 여기서!」{00}나는 미라 쪽을 힐끗 보았다.{25}
「너한테는 그냥 미라로밖에 안 보이겠지. 하지만 이건 우리 엄마야, 그리고 이건 언니야. 지금까지 계속 외롭게 해 왔는데… 지금의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이렇게 하고 있는 게 그렇게 이상해? 그렇게 이상한 일이야?」{00}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25}
어색한 침묵이 한동안 이어진 뒤, 나오미는 결심한 듯 말을 꺼냈다.{00}「아직도 날 의심하는구나. …좋아, 증거가 있어. 우리는 어릴 때 화재 때문에 헤어지게 됐어. 나오미한테는 그때 생긴 화상 자국이 이마에 남아 있어. 앞머리를 걷어 올려 보면 알 거야」{25}
나는 정신을 잃은 나미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00}「잠깐만!」{00}나오미는 테이블 위의 나이프를 집어 들고, 묶여 있는 나미의 밧줄을 끊었다.{00}밧줄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25}
「{20}, 그걸 확인한다는 건 날 못 믿는다는 거야. 만약 앉아 있는 쪽 이마에 화상 자국이 있으면… 우리, 이제 끝이야」{00}나이프를 자기 목에 들이댔다.{25}
「자, 봐. {20}한테 이해받지 못할 바에야 살아 있어 봤자 소용없어. 화상 자국이 있든 없든, 네가 나미라고 믿는 건 그쪽이잖아. 자, 보라고!」{00}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25}
나는….{00}{16}{1A:3,0,58,@24D82D,@24E2CE}
#24D82D
나는 정신을 잃은 나미의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1C}하지만 손이 떨렸다.{00}입안이 바싹 마르는 것을 느끼며, 오른손을 천천히 나미의 앞머리와 이마 사이로 밀어 넣었다.{00}그때 머릿속에 나미의 목소리가 울렸다.{25}
{3B:1}{43}{00}{00}{00}{20}, 위험해!{16}{25}
{39:3}{39:137}{2E:82}뒤를 돌아보니, 나오미가 거꾸로 쥔 나이프를 내게 내리찍으려 하고 있었다.{00}{39:143}나는 나미를 감싸며 바닥을 굴렀다.{00}나오미는 기세를 이기지 못해 의자에 나이프를 꽂았다.{25}
「나미{13}! 정신 차려! 일어나!」{00}나는 외쳤다.{00}나오미가 쓰러진 내 위에 올라타 목을 졸라 왔다.{00}「나미{13}! 일어나{13}! 나미!」{00}나는 필사적으로 나오미의 손을 뿌리쳤다.{00}나미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25}
「젠장!」{00}나오미를 밀쳐 내고, 나미를 안아 들고 출구를 향해 달렸다.{00}「거기 서!」{00}{39:133}{17:5}복도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25}
「어머… 나…」{00}나미가 깨어났다.{00}「나미!」{00}「뭐야? 나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이야?」{00}「이유는 나중에 말할 테니까 일단 달려!」{25}
{2E:69}{39:62}{2C:145}식당에서 나오자, 서재 앞 복도 바닥이 갈라지고 아래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00}「분명 지하실의 불이 어딘가로 옮겨붙은 거야…」{00}갑자기 머리 위에서 차가운 액체가 쏟아졌다.{00}올려다보니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있었다.{25}
「아니야! 이거 물이 아니야! 휘발유야!」{00}{40:1,30}{3F:1,62}{3F:8,62}{2C:146}서재 앞은 벽이고 천장이고 할 것 없이 온통 불길에 휩싸였다.{25}

#24DD77
「도망치자!」{00}우리는 현관 홀로 달렸다.{27:2}{17:10}{2E:67}하지만 현관문 앞도 바닥이 푹 꺼져, 그곳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00}「{20}!」{00}「나미, 잠깐 비켜 있어!」{00}나는 갑옷 옆에 세워져 있던 도끼를 꽉 쥐고 수조를 향해 내리쳤다.{25}
{39:85}{2E:62}{17:5}안에서 검은 액체가 넘쳐 나와 바닥 전체로 퍼졌다.{00}「안 돼! 이것도 물이 아니야!」{00}「나미, 도망쳐!」{00}나는 나미를 부엌 쪽으로 밀쳐 냈다.{00}석유에 옮겨붙은 불길이 벽처럼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25}
{2C:147}{2E:67}{3F:2,30}{3F:2,62}「안 돼, 나미! 너는 그쪽 복도로 도망쳐! 나는 이쪽으로 해서 뒤로 나갈 테니까!」{00}나는 현관 정면의 문을 향해 달렸다.{00}{2E:66}여기서 테라스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00}「{20}!」{00}나미가 불길 너머에서 외쳤다.{00}「왜!」{25}
{3B:3}「만약, 만약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를 잊지 마!」{00}{2E:69}나미는 복도를 달려 사라졌다.{00}무슨 뜻이지?{00}나는 문을 열었다.{25}
{2E:58}뒤뜰로 나와 저택을 돌아보니, 불길은 벌써 2층까지 번져 있었다.{00}여기저기 유리창이 터지듯 깨지고, 그 틈으로 불길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25}
「나미는…」{00}나미가 나와야 할 문은 아직 닫힌 채다.{00}나는 뒷문을 향해 달렸다.{25}
이상하다, 벌써 나왔어도 될 텐데….{00}부엌 창문에서도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00}{2E:10}설마, 연기에 휩싸여서…!{00}욕실 창문을 곁눈으로 보며 달려 지나가, {2E:56}뒷문 층계참 앞까지 왔다.{00}콘크리트 계단을 뛰어오르자…{16}{25}
{22:59,1}{03:@23AE9E}
#24E2CE
나는 눈물을 흘리는 나미의 손에서 나이프를 받아 들려고 손을 뻗었다.{1C}{3B:1}{43}「나미…」{00}「{20}!」{00}나이프를 받아 들자, 나미가 내게 안겨 왔다.{25}
「드디어 알아줬구나」{00}「미안. 잠깐이라도 의심해서…」{00}「괜찮아, 이제. 결국엔 제대로 알아줬으니까」{00}{39:3}{17:1}{45:62}{17:1}{45:30}{17:1}{39:133}{17:5}복도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00}「뭐지?」{00}나는 복도로 뛰쳐나갔다.{25}
{2E:69}{39:62}{46:62}{2C:145}서재 앞 복도 바닥이 갈라지고, 아래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00}「분명 지하실 불이 어딘가에 옮겨붙은 거야…」{00}나는 불길을 향해 달렸다.{00}「안 돼, 이건 이제 끌 방법이 없어」{00}「{20}!」{00}나미도 뒤따라 나왔다.{25}
「도망치자. 더는 이 집에 있을 수 없어」{00}「나 언니 데려올게」{00}나미는 식당으로 달려갔다.{00}그때 갑자기 머리 위에서 차가운 액체가 쏟아졌다.{00}「꺄악!」{00}올려다보니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있다.{25}
그런데 그것을 뒤집어쓴 나미의 모습이 순식간에 새까맣게 변해 간다.{00}「이게 뭐야?」{00}「나미, 가지 마! 이건 물이 아니야! 기름이야!」{00}{40:1,30}{46:30}{3F:1,62}{3F:8,62}{2C:146}식당 앞은 벽이고 천장이고 할 것 없이 모두 불길에 휩싸였다.{25}
{03:@24DD77}
#24E6F5
「있잖아, 저 집 울고 있어」{00}나미가 내게 바짝 다가붙었다.{00}「뭐?」{00}「울면서 떨고 있는 것 같아」{25}
이유는 모르겠지만, 멀리서 보는 저택은 확실히 이따금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00}그리고 귀를 기울이면, {39:86}그때마다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울음소리 같기도 한 구슬픈 소리가 들려온다.{25}
「괜찮아. 바람 때문이야」{00}{03:@20CB5C}
#24E840
「역시 돌아갈까?」{00}나는 나미에게 말했다.{1C}나미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방금 온 길을 돌아보았다.{00}뒤에는 어두운 숲이 도사리고 있다.{00}그리고 다시 천천히 내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00}무표정이라 무섭다.{25}
나는 얼굴이 굳은 채 인터폰을 눌렀다.{00}그러나 대답이 없다.{00}「아무도 없나…」{00}나는 나미의 얼굴을 보았다.{00}「어떡할까?」{00}나미는 또 천천히 방금 온 길을 돌아보았다.{25}
「알았어. 들어가, 들어간다고」{00}나는 대문을 열었다.{00}{03:@20CEB3}
#24EA15
{03:@24EA40}어떻게든 위에서 들여다보려고 했다.{1C}
#24EA40
나는 어떻게든 위에서 들여다보려고, 벽난로 앞에서 일인용 작은 소파를 가져왔다.{00}소파에 올라 위에서 들여다보니, 어두운 물 밑바닥에 유난히 시커먼 덩어리가 보인다.{00}하지만 생물인지, 바위 덩어리인지, 아니면 그냥 수초 같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25}
「있잖아, 뭐 좀 보여?」{00}「아니, 아무것도…」{00}그때 검은 덩어리가 조금 움직이더니, {39:123}탁구공만 한 거품이 올라왔다.{25}
「윽!」{00}나는 얼굴을 돌렸다.{00}진흙이 썩은 것 같기도 하고, 생선이 썩은 것 같기도 한, 토할 것 같은 냄새다.{00}숨을 참고 다시 한 번 수면을 보았지만, 아무 변화도 없다.{00}「뭐였을까…」{25}
{03:@20E03B}
#24EC91
「나미, 문 봐!」{00}나는 외쳤다.{1C}{37:1,34}「괜찮아. 열려 있어」{00}{39:37}방 안쪽에서 소리가 난다.{25}
「…누구 계세요?」{00}이상하다.{00}책을 올려놓은 테이블이 다가온다{3F:1,37}.{00}{36:1,49}…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휠체어였다.{00}무릎 위에 책이 놓여 있는 것을 테이블로 착각한 것이다.{00}스탠드 불빛을 등지고 있어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25}
{3B:37}「앗, 죄송합니다. 멋대로 들어와 버려서… 노크는 했는데요…」{00}고개를 숙이자 휠체어에 앉은 사람의 발목이 눈에 들어왔다.{00}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 것처럼 가늘다.{00}나는 고개를 들었다.{25}
{3B:22}{39:15}{2E:79}{3E:15}{39:19}거기 앉아 있던 것은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고, 눈 부분이 텅 빈 채 움푹 꺼진 미라였다.{25}
{03:@20E806}
#24EF3A
혹시 주머니에 라이터가….{1C}{32:4,14}{17:5}{35:1}조금 떨어진 곳에 계단이 드러났다.{00}「저쪽이다!」{00}{3C:40,72}{39:43}우리는 황급히 아래로 내려갔다.{25}
{3F:5,43}손전등은 수조 앞에 떨어져 있었다.{00}「앗 뜨거, 뜨거」{00}더는 들고 있을 수 없다.{00}{39:160}나는 라이터에서 손을 떼고, 손으로 더듬어 손전등을 주워 들었다.{25}
{03:@20EB37}
#24F071
「응. 나도 기분 나빠. 그런데 왠지 이제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1C}「왜 그런 말을 해?」{00}나미는 화난 듯이 말했다.{00}「아니, 어디까지나 예감일 뿐이야」{25}
「나 괴롭히는 게 그렇게 재밌어? 알았어. 혼자서 실컷 즐겨. 나 갈래」{00}나미는 방을 나가 버렸다.{00}「야, 기다려」{00}{3B:23}{39:101}{36:1,69}나도 허둥지둥 뛰쳐나갔지만, 나미는 혼자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25}
{39:29}{36:1,67}「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기다려」{00}「안녕. 천천히 즐겨!」{00}{39:100}나미는 현관문을 열었다.{00}「기다리라니까」{00}{39:101}그런데 밖을 보자마자 황급히 문을 닫았다.{00}「왜 그래?」{00}「뱀이. 밖에 뱀이 우글우글…」{25}
나는 열쇠 구멍으로 밖을 들여다보았다.{00}얼룩무늬 뱀 여러 마리가 몸을 꿈틀거리고 있다.{00}「예감이 맞았네」{00}「뭐야. 좋아하는 것 같네」{00}「좋을 리가 없잖아. 나도 싫다고. 이런 데 있는 거」{00}「어떡하지」{00}나미는 한숨을 쉬었다.{25}
{19:4,4,60,@20FFBF,@24F3F2,@26BCE4}
#24F3F2
「그래. 전화를 찾자」{1C}「전화 같은 건 없어」{00}「그러니까 찾는 거잖아!」{00}「왜 그렇게 화를 내!」{00}「화 안 냈어!」{00}「하지만 무서운 얼굴 하고…」{00}「이건 타고난 거야!」{25}
{03:@2180CF}
#24F4CD
나는 문을 열었다.{00}{39:100}{36:1,13}안은 서고였다{13}.{00}{39:22}{16}빈틈없이 빽빽하게 책이 꽂힌 책장이 여러 줄 늘어서 있다.{00}「책이 엄청 많네」{00}「이거 전부 읽었을까?」{00}나는 책등에 손전등 불빛을 비췄다.{00}대부분이 외국 책이다.{25}
「저거다…」{00}방구석에 등유통이 굴러다니고 있다.{00}「이게 냄새의 원인이었구나」{00}안에서 기름이 샜는지, 주변 양탄자 색이 변해 있었다.{25}
「위험하네…」{00}「있잖아, 이제 나가자.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00}나미가 팔을 잡아끌었다.{00}「그러자」{00}우리는 방에서 나왔다.{39:101}{3C:30,22}{3C:30,19}{25}
{03:@21890E}
#24F6F2
{03:@24F70D}나미의 눈을 보았다.{1C}
#24F70D
나는 나미의 눈을 보았다.{00}
#24F729
한동안 둘이서 굳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결국 나미가 견디지 못하고 수화기를 들었다{13}.{00}{3B:74}{3D:116}{16}{25}
「여보세요…」{00}나미의 안색이 변한다.{00}「여보세요!」{00}나미는 수화기를 귀에서 떼더니, 도움을 청하듯 내 얼굴을 보았다.{00}「미라가, 미라가 웃고 있어」{00}「뭐!」{00}나는 나미에게서 수화기를 받아 들었다.{25}
「아무 소리도 안 들려」{00}「거짓말! 그럴 리가…」{00}나미는 다시 수화기를 귀에 댔다.{00}「거 봐. 안 들리지?」{00}「하지만 아까는 들렸어. 끼기긱 하고 휠체어 소리가 나고, 그다음에 웃음소리가…」{00}{25}
{39:110}{2E:66}{17:5}또 2층에서 소리가 난다.{00}{1A:4,4,61,@24FA97,@218EBC,@24F99C}
#24F99C
「나미, 나 이제 질렸어」{00}나는 투덜거렸다.{1C}「하지만 이대로는 싫어! 조사하러 가자」{00}나는 마지못해 2층으로 올라갔다.{00}{36:1,69}「소리가 어느 쪽에서 났더라? 뭐, 됐어. 일단 왼쪽은 아직 안 가 봤으니까…」{00}{25}
{3B:29}{03:@26C871}
#24FA97
「끝까지 어울려 줄까」{00}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1C}「나도…{17:8} 왜 그래? 이상한 얼굴을 하고」{00}{39:19}「너… 그거 뭐야?」{00}「응?」{00}「머리에 붙어 있는 거」{25}
「뭐, 뭔데? 뭐 붙어 있어? 싫어! 떼 줘!」{00}나는 나미의 머리카락에 꽂혀 있는 제절초를 빼냈다.{00}「언제 꽂은 거야? 머리 장식이라도 할 셈이야?」{25}
나미는 고개를 저었다.{00}「몰라. 난 몰라」{00}「이상하네…. 앗, 생각났다!」{00}「뭐가?」{00}「제절초의 꽃말…」{00}「뭔데?」{25}
「아니, 별거 아니야」{00}「말해 줘」{00}「아니, 정말 별거 아니니까」{00}「궁금하잖아」{00}「나미 분명 무서워할 거야」{00}「아니, 안 무서워할 거야」{00}「무서워할 거라니까」{25}
「말 안 해 주면 이것저것 상상하게 돼서 더 무서워」{00}「그럼 말할게…. 제절초의 꽃말은 {17:5}복수야」{00}나미는 잠깐 생각에 잠겼지만, 곧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25}
「뭐야. 그런 거면 괜찮아. 안 무서워」{00}「왜?」{00}「난 남한테 복수당할 만한 짓을 한 기억이 없거든」{00}「나미는 없어도, 혹시 나한테 있다면?」{00}나미는 떨떠름한 얼굴이 되었다.{00}{25}
「{20}, 짚이는 거 있어?」{00}「아니, 없긴 하지만…. 사람의 원한이란 모르는 사이에 사는 법이잖아?」{00}「…」{00}나미가 입을 다물었다.{00}괜한 말을 한 것 같다.{00}「나미, 2층으로 가자. 아무튼 조사해 보자」{00}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25}
{3C:50,29}{36:1,69}「소리가 어느 쪽에서 났더라…. 뭐, 됐어. 왼쪽은 아직 안 봤으니까…」{00}2층 왼쪽 복도에는 좌우에 하나씩 문이 달려 있었다.{00}「나미, 왼쪽 좀 봐」{00}「응」{25}
나는 오른쪽 문을 열었다.{00}{39:100}{37:1,63}지극히 평범한 방이었다.{00}정면에 창문이 있고, 왼쪽 구석에 작은 책상, 오른쪽 벽에는 싱글 침대가 놓여 있다.{00}오랫동안 쓰지 않았는지, 가구 표면에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다.{25}
「여기가 아닌가…」{00}나는 문을 닫았다.{00}{39:101}{36:1,69}「나미, 그쪽은 어땠어?」{00}「아니. 여기도 별로…. 침대랑 책상만 있고… 손님방 같았어」{00}「그렇구나…」{00}오른쪽 방과 비슷한 곳이겠지.{25}
{03:@21987E}
#258182
「나미, 아까까지 그렇게 겁에 질려 있더니…」{1C}내가 의아한 듯 말하자 나미는 살짝 미소 지었다.{00}「응? 그게, 엄청 화내고 흥분한 {20}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왠지 오히려 침착해져서…」{00}{39:100}나미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간다.{25}
「그런 건가…」{00}나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00}{36:1,11}나미는 안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 옆을 지나, 안쪽 카운터 너머로 들어간다.{00}「야, 나미」{00}나미가 돌아보았다.{00}「냉장고 있어」{25}
{36:1,10}예전에 흔히 보던, 모서리가 둥근 하얀 냉장고다.{00}위아래가 나뉘어 위쪽이 냉동실로 되어 있다.{00}「먹을 거라도 있을까?」{25}「글쎄, 어떨까」{00}나미는 쪼그려 앉아 아래쪽 냉장실을 열었다.{00}「아무것도 없네. 깨끗하게 텅 비었어」{00}「여기 정말 사람이 사는 걸까?」{25}
「아이스크림이라도 괜찮은데」{00}나는 위쪽 냉동실을 열었다.{00}안에는 꽁꽁 얼어붙은 검은 고양이가 들어 있었다{39:15}.{00}나는 황급히 문을 닫았다.{00}「왜 그래? 허둥대고」{00}「아니, 별로. 여기도 아무것도 없었어」{25}
「거짓말. 뭔가 찾았지? 치사해. 나중에 혼자 차지하려는 속셈이지?」{00}나미는 일어섰다.{00}「아니.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니까」{00}나는 문을 못 열게 하려고 냉장고 앞을 가로막고 섰다.{00}「그럼 보여 줘」{25}
「아니, 그러니까…」{00}{39:16}그때 멀리서 비명이 들렸다.{00}「왜 그래? 갑자기 무서운 얼굴을 하고…」{00}「방금 {39:19}무슨 소리 안 들렸어?」{00}「무슨 소리?」{00}「뭔가 여자 비명 같은…」{00}「아니, 난 아무것도… 앗, 그렇게 얼버무릴 생각이지? 그런 수법에는…」{25}
「잠깐 보고 올게」{00}나는 출구로 향했다.{00}「잠깐, 진심이야? 나 혼자 다 먹어 버린다. 아이스크림」{00}「낚싯밥으로 쓰는 지렁이 아이스크림을?」{00}내가 그렇게 말하며 복도로 나가자, 나미도 곧장 쏜살같이 뛰어나왔다.{00}{03:@21AA3D}
#258815
약속한 건 내 입, 이 손은 남의 손, 하며 유리문에 손을 댔다.{1C}{22:36,0}그런데 내가 열기도 전에 문이 저절로 열리고, {39:105}새빨개진 나미의 얼굴이 나타났다.{25}
{3B:66}{40:3,58}{36:1,56}{17:10}{3D:119}「그럴 줄 알았어! 나가, 변태!」{00}나미는 엄청난 기세로 나를 복도로 쫓아내고는 세면실 문을 닫았다.{00}{39:106}{36:1,35}{3F:1,58}{3E:106}나미는 옷을 입은 채였다.{00}벗는 척만 하고 나를 시험한 거겠지.{16}{25}
「쳇. 비겁해, 벗는 척만 하다니… 사람을 좀 믿으라고!」{00}나는 얼얼한 뺨을 문지르며 안을 향해 투덜투덜 욕을 했다.{00}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안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다.{25}
「아아」{00}나는 복도 벽에 등을 기댔다.{00}「앗, 맞다. 깜빡했다」{00}나는 세면실 유리 너머로 큰 소리로 말했다.{25}「있잖아, 갈아입을 옷 가지러 현관에 갔다 올게」{00}샤워 소리 때문에 안 들리는지 대답이 없다.{00}나는 현관으로 향했다.{00}{3C:45,58}{27:3}{03:@21E8F9}
#258B9C
「설마, 나미한테 버림받은 건…?」{00}{3C:45,58}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1C}「뒷문으로 밖에 나갔다거나…」{00}{36:1,7}하지만 뒷문까지 와서야 나미가 맨발이었다는 게 생각났다.{00}나미가 밖으로 나갔을 리 없다.{00}나는 뒤를 돌아보았다.{25}
{3B:21}{3B:19}「앗, 나미」{00}복도 모퉁이에 나미가 서 있었다.{00}나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몸을 숨겼다.{00}「야! 왜 그래?」{00}나는 뛰어서 뒤쫓았다.{00}{36:1,69}복도 모퉁이를 돌자, 하얀 드레스 자락이 현관 홀 계단에서 펄럭이고 있었다.{25}
「왜 도망치는 거야?」{00}그때 나는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00}아까 나미가 갈아입은 건 저런 하얀 드레스가 아니었다.{00}「설마 멋대로 이 집 옷을?」{00}{36:1,14}나는 나미를 쫓아 2층으로 올라갔다.{00}{37:1,34}문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방이 있다.{25}
나는 살그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00}벌써 다시 갈아입었는지, 원래 옷을 입은 나미가 안에서 뭔가 부스럭거리고 있다.{00}나는 좀 놀래 주려고 큰 소리를 냈다.{25}
「이 도둑아!」{00}나미는 움찔하며 돌아보았다.{00}그 손에는 나이프가 쥐어져 있다.{00}「안 되지! 멋대로…」{00}내가 웃으며 다가가자, 나미는 갑자기 내 가슴에 나이프를 꽂았다.{25}
{39:137}{2E:82}「죽어!」{00}나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순간 판단하지 못했다.{00}「나미?」{00}{39:137}「죽어!」{00}「어째서…」{25}
「전부터 헤어지고 싶었어」{00}「그런… 너무해」{00}{39:137}「죽어!{39:137} 죽어!」{00}나미는 연달아 내 가슴과 배를 마구 찔러 댔다.{00}「으윽… 어라?」{00}아프지 않다.{00}「이제 알았어?」{25}
나미는 나이프 날을 손가락으로 눌러, 넣었다 뺐다 했다.{00}「뭐야. 장난감인가…」{00}「우후후. {20}도 참, 진짜인 줄 알고, 그 얼굴!」{00}나미는 배를 잡고 웃고 있다.{00}「시끄러! …뭐야, 사람이 걱정돼서 찾아다녔는데. 너무해」{25}
{36:1,45}「미안해. 시계 찾느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방에 들어왔는데, {16}그래서, 장난감이 잔뜩 있어서, 그만…{17:5} 미안해. 자, 이걸로 봐줘」{00}나미는 어린이용 장난감 방망이로 자기 머리를 콩콩 때렸다.{25}
「됐어. 이제」{00}「자, 줄게」{00}나미가 방망이를 건넸다.{00}「필요 없어, 그런 거! …그래도 정말 장난감이 많네」{25}
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00}나이프와 방망이 말고도 글러브랑 은구슬 총, 물안경 같은 것도 있다.{00}「남자아이라도 있나」{00}「하지만 전부 옛날 것들뿐이야」{00}「그러네. 요즘 이런 걸로 노는 애는 못 봤지. 그립다」{00}「정말…」{25}
「앗, 이렇게 훈훈하게 있을 때가 아니야. 아까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봤어. 어쩌면…」{00}「이 집 사람?」{00}「아래로 가서 찾아보자」{00}우리는 방에서 나왔다.{25}
{39:101}{36:1,69}2층 복도를 걸으며 나는 물었다.{00}「있잖아, 아까 그거 거짓말이지?」{00}「뭐가?」{00}「아니, 전부터 헤어지고 싶었다는 거」{00}{36:1,14}「그건 진심이야」{00}계단을 헛디딜 뻔했다.{25}
「거짓말이야. 거짓말, 거짓말」{00}「나미이」{00}「우후후…」{00}나미는 먼저 계단을 내려가더니, 휙 이쪽을 돌아보았다.{00}「어떡할까?」{00}손을 뒤로 모으고 나를 올려다본다.{25}
나는 말했다.{00}{1A:4,4,62,@2596D1,@259841,@259776}
#2596D1
「이 집 사람을 찾아보자」{1C}「어디 갈까?」{00}계단을 내려온 나는 현관 정면에 있는 문에 눈길을 주었다.{00}{36:1,32}「여긴 처음이지?」{00}「들어갈까?」{25}
{03:@22AAAA}
#259776
「아무튼 이 저택에서 나가지 않을래?」{1C}{36:1,67}「나가서…{17:8} 돌아갈 수 있을까?」{00}「아무튼 해 보자. {39:16}{39:23}어라?」{00}「왜?」{00}「이게 뭐지?」{00}벽난로 옆 벽에 이상한 흠집이 있다.{00}{03:@278135}
#259841
「좀 쉴까」{1C}「노인 같아」{00}「피곤하다고, 나」{00}나는 한숨을 쉬고 계단에 걸터앉았다.{00}{03:@248143}
#2598A6
뭔가 메모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00}나는 테이블 위를 보았다.{1C}하얀 종잇조각 한 장이 놓여 있고, 거기에는 간단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00}현관에서 복도를 왼쪽으로 가도록 길이 그려져 있고, 목적지에는 X 표시가 되어 있다.{00}{25}
글자는 적혀 있지 않아서 나미가 쓴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자기 전에는 이런 건 없었다.{00}「달리 단서도 없으니…」{00}나는 손전등을 들고 지도대로 왼쪽 복도로 향했다.{3C:45,29}{27:3}지도가 가리키는 문을 열자, 바닥이 콘크리트로 된, 묘하게 휑한 넓은 곳이 나왔다.{00}나는 손전등 스위치를 켰다.{00}{39:144}{2E:28}{17:5}{39:22}차고인 것 같다.{00}「여기에 뭐가 있다는 거지?」{00}불빛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구석 쪽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25}
「누구야? 나미야?」{00}{40:5,35}{39:19}{36:1,49}휠체어에 앉은 미라였다.{00}「?!」{00}순간 겁을 먹었지만, 나는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타일렀다.{00}「괜찮아. 그냥 물건일 뿐이야. 움직이지는 않아」{25}
나는 정체를 알아내려고 미라에게 다가갔다.{00}그러자 갑자기 미라가 일어섰다.{00}{39:15}{39:21}{2E:79}{17:5}「우와와…」{00}나는 놀라서 뒷걸음질 쳤지만, 뭔가에 걸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00}미라는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온다.{00}눈은 미라에게 못 박힌 채, 내 손은 바닥 위를 더듬었다.{25}
미라와 눈이 마주쳤다.{00}「어??」{00}그때 무언가가 손에 닿았다.{00}렌치다.{00}나는 그것을 꽉 쥐고 일어섰다.{00}이렇게 된 이상 죽기 살기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00}그렇게 생각하고 자세를 잡은 순간, 미라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25}
다음 순간, 미라는 거짓말처럼 재빠른 동작으로 휙 뒤돌아서더니 어둠 속으로 달려가 버렸다.{00}{3C:45,19}{3C:45,22}{3C:45,21}{36:1,28}「그 눈은…?」{00}저택에 들어왔을 때 본 미라에게는 눈이 없었다.{00}바싹 말라 움푹 꺼진 구멍 두 개가 뚫려 있을 뿐이었다.{25}
하지만 지금 미라에게는 분명히 눈이 있었다.{00}그것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눈이었다.{00}「누구였더라… 안 돼, 생각이 안 나」{00}그나저나 그 재빠른 움직임이며, 렌치를 들고 자세를 잡자마자 도망친 것이며, 사람이 미라로 변장하고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25}
「하지만 누가…?」{00}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손에 든 렌치를 무심코 바라보았다.{00}렌치에는 청테이프가 감겨 있고, 그 위에 내 이름 {21}, 이렇게 적혀 있다.{00}{39:16}「이건 차 공구함에 넣어 둔… 왜 이게 이런 곳에!」{25}
나는 차 사고를 떠올렸다.{00}이건 계획적인 범행이었을까?{16}{00}누군가 처음부터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차에 손을 써 둔 걸까?{00}「만약 그렇다면…」{00}나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00}어쩌면 이 지도도 꾸며진 것일지도 모른다.{27:3}{39:29}{30:1,67}현관까지 나미를 찾으며 왔지만, 보이지 않는다.{00}「2층인가…」{00}나는 계단에 발을 올렸다.{00}{40:5,42}{36:1,14}「앗, 생각났다!」{00}{39:20}미라의 눈은 나미의 눈과 꼭 닮았던 것이다.{25}
미라와 나미.{16}{00}너무나 다른 존재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00}하지만 틀림없다, 그 눈은 나미와 같은 눈이었다.{00}「그렇다면 그 미라는 나미가 변장한… 설마」{25}
나미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00}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렌치가 이 저택에 떨어져 있던 것도 앞뒤가 맞는다.{00}「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무튼 나미를 찾아야 해」{00}나는 그 생각을 떨쳐 내고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25}
{3C:45,29}{3C:45,20}{03:@24AA92}
#25A519
나는 젖은 발자국을 쫓았다.{1C}{36:1,29}발자국은 처음 미라를 발견한 방으로 이어져 있었다.{00}안에서 목소리가 들린다.{00}나는 숨을 죽이고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25}
{3B:24}{39:15}{39:23}나미가 둘이다!{00}한 명은 바닥에 쓰러져 있고, 다른 한 명은 흠뻑 젖은 하얀 드레스 차림으로 그 앞에 서 있다.{00}그런데 둘 다 완전히 똑같은 얼굴이다.{00}쓰러진 쪽은 아까까지 나미가 입고 있던 옷차림이었다.{00}그렇다면 하얀 드레스의 여자가 나오미?{25}
나미를 꼭 닮은 여자가 나미에게 나이프를 들이대며 외치고 있다.{00}「자, 나랑 같이 동생한테 가는 거야!」{00}동생? 그것도 모자라 동생까지 있다는 건가?{00}하지만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00}나오미가 나이프를 나미에게 점점 가까이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25}
{39:103}{2E:22}「그만둬!」{00}나는 방으로 굴러 들어가, 나이프를 쥔 손에 달려들었다.{00}「방해하지 마!」{00}「네가 나오미야? 왜 자기 동생을!」{00}「당신하고는 상관없어…」{00}나오미는 저항했지만, 내가 나이프를 빼앗자 {39:104}열린 문으로 해서 복도로 달아나 버렸다.{3C:45,19}{3C:45,23}{25}
「나미, 괜찮아?!」{00}「{20}…」{00}나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00}「방금 그게 나오미야? 그게 너희 언니야? 왜 나이프 같은 걸 들이대고 있었던 거야?{16} 동생은 또 뭐야? 동생이 있었어?」{25}
{43}흥분해서 몰아붙였지만, 나미는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다.{00}「다친 데는 없어?」{00}「괜찮아…. 고마워. {20}, 네가 안 왔으면 난 어떻게 됐을지…」{00}「그거야 당연하지. 그보다 방금 그게 나오미야?」{25}
「그렇게 말했어. 내가 네 언니라고…. 나, 충격받아서…」{00}「동생 얘기는 뭐야?」{00}「모르겠어… 나, 모르겠어…」{00}나미는 목이 메었다.{00}「괜찮아, 억지로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돼」{25}
바닥에 책이 떨어져 있다.{00}집어 들어 보니 일기장이었다.{00}{36:1,26}안에는 어머니가 죽은 뒤, 혼자서 병든 동생을 돌봐 온 나오미의 괴로움과 외로움이 절절하게 적혀 있다.{25}
{39:6}『잠드는 게 무섭다. 눈을 뜨면 나오키가 죽어 있지는 않을까? 만약 나오키가 죽는다면…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나는 정말로 외톨이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나오키의 그 고통, 그 비명….{16}{25}
낫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단번에 죽고 싶어.{00}살아 있어도 소용없어.{00}누나, 나를 죽여 줘.{00}부탁이야, 나를 편하게 해 줘.{00}죽여 줘!{16}{25}
아아, 나오키.{00}차라리 내가 병에 걸렸으면 좋았을 것을. 흉한 화상을 입은 이런 나야말로 살아 있어도 소용없는데.{00}어째서 나오키가 이런 병에, 어째서 나만 혼자 계속 살아가야 하지? 나오키…』{25}
나미가 눈물로 목이 메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00}「그 사람, 나오미… 씨. {20}, 네가 올 때까지 계속 이걸 나한테 읽어 줬어.{00}네가 없는 동안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그리고 동생이 죽을 때까지 얼마나 너를 보고 싶어 했는지 아냐면서….{16}{25}
하지만 난 몰라. 옛날에 남매 셋이 함께 살았다는데, 동생은 기억이 안 나…. 하지만 화상은 내 탓이야. 내가 낸 불이 원인이라서…」{00}「그렇게 자신을 탓할 필요 없어.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해도 어릴 때 얘기잖아」{00}「그래도, 그래도…」{25}
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00}『나의 바다에 가라앉혀 줘.{00}내가 죽으면 내 몸을 나의 바다에 가라앉혀 줘.{00}이것이 나오키의 유언이었다. 나는 나오키가 말한 대로 했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25}
{3C:45,6}일기는 거기서 끝나 있었다.{00}「나의 바다라니, 무슨 뜻이지…?」{00}{39:16}그때 나는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00}{3E:16}{39:1}「나미. 어쩌면 동생은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라」{00}「뭐?」{25}
「미라의 눈이… 나미를 닮았었어」{00}「나를? 미라가?」{00}「아까까지는 그게 나오미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어쩌면 동생이 미라로 변장한 건지도…」{00}「하지만 그 일기에는 죽었다고…」{25}
「나이프를 서로 빼앗으려 할 때 나오미와 눈이 마주쳤는데, 제정신인 눈빛이 아니었어. 죽었다고 믿고 있을 뿐, 어쩌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라. …나미, 분명 아직 안 들어가 본 방이 2층에 딱 하나 있었지?」{00}「아, 그 잠겨 있던 방…」{25}
「거기 가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몰라」{00}나는 출구로 향했다.{00}{36:1,22}「기다려. 나도 갈래」{00}「괜찮겠어? 나미는 여기 있으면서 안에서 문이라도 잠그고…」{25}
「아니, 갈래. 내 문제니까. 우리 가족 문제니까」{00}나미는 의연한 태도로 말했다.{00}이제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00}「알았어. 둘이 같이 가자」{27:1}{36:1,30}문제의 방문은 닫혀 있었다.{00}아직 잠겨 있을까?{00}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00}{3B:1}{39:143}「윽!」{00}갑자기 뒤통수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35:3}.{00}그리고{17:2}…{17:2}…{17:2}…{17:2} 나는 정신을 잃었다.{27:3}{3A:10,29}{17:10}{40:5,36}{17:20}{30:4,69}희미하게 눈을 뜨자, 복도의 빨간 양탄자가 눈에 들어왔다.{00}「으윽!」{00}아직 머리가 아프다.{00}오른손을 머리로 가져가려다가, 나는 내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00}휠체어에 묶여 있다!{16}{25}
「젠장!」{00}밧줄이 풀리지 않을까 싶어 나는 몸을 흔들었다.{00}{39:24}{3C:30,29}「깨어났구나」{00}등 뒤에서 목소리가 났다.{00}「나미야? 풀어 줘」{00}나는 뒤를 보려고 고개를 틀었지만, 상대의 얼굴까지는 볼 수 없었다.{00}「그럼, 가 볼까」{25}
{39:36}{39:19}등 뒤의 여자가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다.{00}「나미, 나미 아니야?」{00}목소리는 똑같은데… 나오미인가?{16}{25}
「외로웠어. 정말 외로웠어. 하지만 당신은 모르겠지. 우리 일 같은 건 잊고 있었으니까」{25}
나미가 아니다. 그럼 나미는 어디로?{16}{25}
「나오키는 정말 불쌍했어. 괴로워하고, 괴로워하고, 끝까지 괴로워하다가, 마지막엔 뼈만 앙상하게 말라서…{16} 그래도 마지막까지 당신이랑 셋이서 사는 걸 계속 꿈꿨어. 그런데 당신은 오지 않았지」{25}
무슨 소리지?{16}{00}게다가 어디로 데려갈 셈이지?{25}
「나오키가 죽은 뒤에도 당신은 오지 않았어. 나는 당신을 증오했어. 모든 건 당신이 일으킨 화재 때문이었으니까」{25}
아무래도 나를 나미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00}나는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더듬어 꺼냈다.{00}휠체어는 천천히 2층 복도를 나아간다.{25}
「당신이 어릴 때 일으킨 화재로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병이 들었어. 그리고 나에게는…{3F:5,36}{17:3} 내 이마에는…」{00}나오미는 순간 말을 머뭇거렸다.{00}{39:36}「…그래도 나오키가 건강할 때는 그나마 나았어. 나도 당신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는 건 몰랐으니까」{25}
라이터에 불이 붙었다.{00}나는 그 불로 밧줄을 그슬리기 시작했다.{25}
「어머니가 죽은 뒤 나는 어머니의 일기를 읽었어. 그래서 진상을 알게 된 거야. 나오키의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어…{3F:5,36}」{25}
{3B:19}{3B:24}{43}여자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하더니, 휠체어가 멈췄다.{00}계단 바로 앞이다.{00}{39:3}갑자기 여자가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25}「당신은 속죄해야 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그리고 나오키까지 원인 모를 병으로 죽었어! 마지막으로 남은 나에게는 화상 자국!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화상 자국이!」{25}
「나오키는 죽을 때까지 당신을 만나고 싶어 했어. 자, 이제야말로 속죄할 때야. 나오키를 만나러 가자.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그 얘기는 나오키와 함께 실컷 들려줄게. 자, 당신도 나와 함께 나오키의 바다로 가는 거야!」{25}
드디어 밧줄이 끊어졌다.{00}상반신은 자유로워졌지만, 다리를 묶은 밧줄은 아직 풀리지 않는다.{00}나는 뒤를 돌아보았다.{25}
「나미를 어디로 데려갔어!」{00}거기에는 나미와 똑같은 얼굴을 한 여자가 무서운 형상으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00}「얼마나 괴로운 일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얘기야. 지금의 나미에게는 죄가 없어!」{25}
「네{17:2}놈{17:2}은{17:2} 누구냐…」{00}「누구든 상관없어! 나미를 어디로 데려갔어!」{00}「너하고는 상관없어!」{00}{39:35}{17:5}여자가 휠체어를 확 밀었다.{00}「으악!」{00}{3B:35}{39:94}{2E:14}나는 휠체어째로 계단을 굴러떨어졌다.{25}
온몸을 세게 부딪쳤다.{00}위를 올려다보았지만, 여자의 모습은 이미 없다.{00}「빨리, 빨리 나미를 찾아야 해…」{00}나는 다리에 휘감긴 밧줄을 풀고, 통증을 참으며 일어섰다.{00}기다시피 위로 올라가자, 열쇠가 떨어져 있었다.{25}
「이건 혹시…」{00}나는 아까 들어가려다 맞고 정신을 잃었던 방으로 향했다.{00}나를 나미로 착각한 거라면, 나미는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00}「나미, 기다려. 꼭 구해 줄게!」{27:1}{30:1,30}{3C:30,3}나는 열리지 않는 방 앞에 섰다.{00}박혀 있던 못은 이미 뽑혀 있다.{00}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는다.{00}{17:5}열렸다!{00}나는 문을 열었다.{25}
{39:100}{32:20,79}처참한 방이었다.{00}이게 나오미가 말한 화재의 흔적일까?{00}모든 것이 다 타 버렸다.{00}사방의 벽은 새까맣게 그을렸고, 천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00}양탄자는 완전히 숯이 되어 있었다.{00}{40:8,86}깨진 유리창으로 바람이 들이친다.{25}
나미의 모습은 없다.{00}나오미가 옮겨 놓은 걸까, {16}방 한가운데에는 처음에 본 미라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00}이게 나미의 어머니….{16}{25}
{3E:86}{43}무릎 위에는 정신을 잃기 전에 읽은 일기가 펼쳐져 있었다.{00}{36:1,26}마지막 페이지에 뭔가 덧붙여 적혀 있다.{00}『어머니. 나미를 데리고 나오키가 있는 곳으로 갈게요』{00}나오키가 있는 곳? 어디지!{16}{25}
그때 내 머릿속에 유언의 말이 떠올랐다.{00}나의 바다에 가라앉혀 줘….{00}「수조다!」{00}{39:133}{36:1,16}{2C:136}그때, {39:63}엄청난 굉음과 함께 방이 크게 흔들렸다{13}.{00}{3C:100,63}{2C:138}{16}「뭐야! 무슨 일이야!」{00}나는 황급히 복도로 나갔다.{25}
{41:60,0,120}{2E:69}아래층에서 물소리가 난다.{00}달려가 계단에서 아래를 보니, 달아나는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00}나는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00}{39:133}{2C:136}{2E:14}{17:5}또 폭발음이 난다{13}.{00}{3C:127,133}{2C:138}{17:5}{43}{16}복도 저편이 환하다.{00}아무래도 지하 보일러실에서 불이 난 모양이다.{25}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00}나는 수조로 달려가 이마를 바싹 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00}{39:19}{2E:60}탁한 물속에 {39:123}나미의 얼굴이 흔들리고 있다.{25}「나미{39:123}!」{00}수조를 두 손으로 두드렸지만 {39:98}꿈쩍도 하지 않는다.{00}나는 벽에 장식되어 있던 도끼를 집어 들었다.{00}{39:85}{2E:62}{25}
수조 유리가 깨지고, 엄청난 양의 검은 물과 함께 나미와 백골이 굴러 나왔다.{00}나는 나미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댔다.{00}숨을 쉬지 않는다!{00}가슴에 손을 대 봐도 움직임이 없다.{00}「나미, 거짓말이지!」{00}나는 가슴을 세게 눌렀다.{00}입에서 탁하고 검은 물이 넘쳐 나온다.{25}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이 토해 내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펌프를 누르는 것처럼밖에 느껴지지 않는다.{00}「나미!」{00}나는 미친 듯이 가슴을 계속 눌렀다.{00}입에서 나오는 물의 양이 줄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마저 나오지 않게 되었다.{25}
「나미, 키스해 줄 테니까 눈 좀 떠 봐」{00}머리를 받쳐 안고 인공호흡을 시작했다.{00}입술이 차갑다.{00}숨을 한껏 들이마셔 나미의 폐로 불어 넣었다.{00}하지만 몸은 차가운 그대로,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25}
「나미, 죽은 거야… 그런 게 어디 있어! 너무해! 제발 눈 좀 떠 줘!」{00}나는 나미의 상반신을 일으켜 힘껏 어깨를 흔들었다.{00}나미의 몸은 인형처럼 아무 저항 없이 흔들린다.{25}
{3B:19}「하하아… 알았다」{00}나는 나미에게 웃어 보였다.{00}「사실은 눈만 감고 있는 거지?{00}나미는 늘 그렇게 날 놀렸잖아. 늘 날 속였잖아. 내가 울기 시작하면 짠 하고 눈을 뜰 거지? 속았지 하면서 웃을 거지? 그 수에는 안 넘어가. 자, 손 놓는다」{00}{25}
나는 어깨에서 손을 뗐다.{00}{39:160}무너지듯 쓰러지는 나미의 상반신은 마치 기계 같았다.{00}{39:1}「거짓말이지… 나미. 거짓말이지! 늘 날 속여 왔잖아! 제발 한 번만 더 속여 줘! 봐, 이렇게 울고 있잖아. 난 벌써 걸려들었다니까! 이제 웃어도 된다니까!」{25}
나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00}바닥에 흩어진 백골이 눈물로 일그러져 보인다.{00}「동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왜 나미가 죽어야 하냐고! 젠장!」{00}나는 일어서서 뼛조각 하나를 걷어찼다.{00}뼈는 벽에 맞고 튕겨 나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머리뼈에 맞았다.{00}{25}
{3A:30,30}「이거! 이 뼈…」{00}길쭉한 턱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늘어서 있다.{00}「…이거, 사람 뼈가 아니잖아!」{00}개나 뭔가의 뼈다.{00}「설마…」{25}
동생 같은 건 없었던 게 아닐까…?{00}모든 건 외로움에 미쳐 버린 나오미가 만들어 낸 공상의 세계였던 게 아닐까….{00}나는 차갑게 식은 나미의 얼굴을 보았다.{00}「왜, 왜 그런 공상 때문에 나미가 죽어야 하는 거야…. 젠장! 그 여자, 죽여 버리겠어!」{00}나는 일어나 복도로 달려갔다.{25}
{2C:145}{2E:69}{40:1,30}{3F:1,62}{3F:8,62}하지만 어느새 불길이 번져서, 세면실부터 저쪽으로는 한 발짝도 다가갈 수 없었다.{25}
나는 식당 문을 열었다.{00}{39:103}{2E:11}{17:8}아무도 없다.{00}서재 문을 열었다.{00}{39:103}{2E:12}{17:8}아무도 없다.{00}피아노 홀 문을 열었다.{00}{39:103}{2E:59}{17:8}아무도 없다.{25}
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00}{2C:146}{2E:14}하지만 여기에도 불길이 번져, 복도를 나아갈 수조차 없다.{25}
「이렇게 된 이상 나미를 안고…」{00}나는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00}{2E:67}{17:10}그리고 내 눈을 의심했다.{00}나미가 없다!{16}{25}
나미가 되살아났나?{00}나는 순간 기뻤다.{00}하지만 다음 순간,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00}그 여자가 나미의 시신을 가져간 게 아닐까?{25}
「아니, 그럴 리 없어. 분명 되살아난 거야. 그래서 불을 보고 도망친 거야」{00}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타이르며 계단을 내려갔다.{00}{2E:33}{39:107}현관문은 열리지 않았다.{25}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뒷문으로…」{00}{2E:66}{3F:2,30}{3F:2,62}하지만 불길은 이미 현관 홀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00}어디에도 도망칠 곳이 없다.{00}연기와 열풍이 몸을 덮친다.{00}여기서 타 죽고 마는 걸까?{25}
「아니, 나미가 되살아났어! 나도 죽을 수는 없어!」{00}{40:8,86}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쳤다.{00}나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00}{2E:67}벽난로 안쪽이 뻥 뚫려 있고, 거기서 바람이 불어 들어오고 있다.{00}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00}나는 벽난로 안으로 뛰어들었다.{3C:80,62}{3C:80,30}{25}
{2C:149}{38}안은 허리를 굽혀야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한 좁은 통로였다.{00}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샛길로 이어지는 것 같다.{00}나는 손으로 더듬어 벽을 짚으며 안쪽으로 나아갔다.{25}
「혹시 나미도 여기로…」{00}어릴 때 이 샛길에서 놀았다거나….{00}그걸 떠올렸다거나….{00}나는 눈앞에서 나처럼 허리를 굽히고 걸어가는 나미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둠을 향해 말을 걸었다.{25}
「나미…」{00}대답이 없다.{00}「아니, 분명 있을 거야. 분명 이 앞에 나미가 있어」{00}길은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다가, 한참 뒤 오르막이 시작되나 싶더니, 갑자기 눈앞에 노란 꽃이 보였다.{00}{25}
{3A:80,62}{30:1,9}온실 뒤편이다.{00}「이런 곳으로…」{00}저택을 보니, 불은 이미 2층까지 번져 깨진 창문으로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25}
{2C:150}「앗!」{00}방금 뒷문으로 저택 안에 들어가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25}
설마, 나미!{00}나는 허둥지둥 달리기 시작했다.{00}{2C:149}{2E:89}그런데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00}나미가 쓰러져 있다!{00}하지만 내 발이 닿았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00}이쪽이 나미다!{16}{25}
「야, 정신 차려!」{00}나는 가슴에 귀를 댔다.{00}…{17:2}…{17:2}…{17:2}움직임이 없다.{00}「아니{13}! 방금 뭔가 툭 하고 움직였어」{00}나는 귀를 기울였다.{00}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25}
「아니, 그럴 리 없어. 방금 움직였어. 나한테는 들렸다고」{00}나는 나미의 가슴에 두 손을 얹고 누르기 시작했다.{25}
「나미, 얼른 눈 떠. 이제 일어나…」{00}나는 다정하게 나미에게 말을 걸었다.{00}「나미.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일어나야지…」{00}나미는 대답하지 않는다.{25}
「나미, 뭐 하는 거야{13}! 빨리 안 하면 두고 간다!」{00}나는 가슴을 누르는 힘을 더했다.{00}「여기까지 도망쳐 왔잖아! 여기까지 도망쳐 와 놓고, 왜 다시 저쪽으로 가 버리는 거야. 빨리 일어나!」{25}
하지만 아무 반응도 없다.{00}나는 미친 듯이 가슴을 계속 눌렀다.{00}「나미! 나미!」{00}하지만 소용없었다.{00}…{17:3}…{17:3}…{17:3}.{00}{3C:50,1}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나미의 가슴을 그저 힘없이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25}
「나미…{16} 어쩌다 이렇게…{16} 어쩌다 이렇게…」{00}나는 나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00}{3B:62}{17:3}{39:25}{17:10}{3B:25}「어?」{00}나는 허둥지둥 귀를 댔다.{00}{17:3}{39:25}{17:10}{3B:25}{43}「나미…」{00}분명히 심장이 뛰고 있다.{25}
「나미!」{00}나는 다시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다.{00}{39:26}고동이 조금씩 강해지더니, 이윽고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25}
「나미!」{00}「으으…」{00}숨이 새어 나오나 싶더니, 천천히 속눈썹이 움직였다.{00}{3C:50,26}{3C:80,62}{39:8}{0C}「{20}{09}{17:2}…{17:2}…{17:2}…{17:2}?{17:2}」{00}「나미!」{00}나는 나미를 꼭 끌어안았다.{25}
「다행이다…. 나미…」{00}「나…{17:3} 대체…?」{00}「괜찮아…. 이제 괜찮아…」{00}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25}
「앗, 생각났어…{16} 나오미 씨는…{17:5} 언니는…」{00}나미는 타오르는 저택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00}「저택이 불타고 있어…. 설마…」{00}나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00}「어쩔 수 없었어. 나미를 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25}
「동생은…? 동생 나오키는?」{00}「아니야, 나미. 동생 같은 건 없었어. 그건 나오미의 망상이었어. 처음부터 동생 같은 건 없었던 거야」{00}「망상?」{25}
「그래, 외로움이 너무 커져서 만들어 낸 환상이었어. 나오미가 동생이라고 했던 뼈는 개 뼈였어…」{00}「그런…」{00}{39:62}{3B:8}{2C:150}그때 저택에서 미친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00}「나오키, 나오키!」{25}
「언니!」{00}「안 돼! 이제 늦었어」{00}나는 저택을 향해 달려가려는 나미를 붙잡아 말렸다.{00}{3F:2,62}{39:159}{2C:151}「나오키!」{00}다음 순간 저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나오미의 비명은 굉음에 묻혀 사라졌다.{25}
저택의 붕괴는 처참했다.{00}순식간에 지붕이 내려앉고, 돌벽이 무너져 간다.{00}마치 나오미의 원한만이 낡은 저택을 떠받치고 있었던 것 같았다.{00}{3C:20,62}{2C:148}그리고 이제 그 원한을 나오미와 함께 봉인하려는 듯이 저택은 무너져 간다{13}.{00}{16}{27:6}{40:1,5}{30:3,68}{0C}「언니{17:3}…{17:3}…{17:3}…{13}」{00}{17:15}나미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13}.{00}{17:15}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내린다{13}.{00}{17:25}{30:5,40}나미의 얼굴 옆에서, 타오르는 저택의 불길에 {17:2}붉게 물든 제절초 한 줄기가 {17:10}한들, {17:10}한들 흔들리고 있었다{13}.{00}{22:63,1}{2C:98}{1D}{16}
#25E69F
{03:@25E69F}
#25E6A4
{3A:20,39}{32:16,1}{22:0,7}{22:64,1}나미의 옆얼굴은 언제 봐도 예쁘다.{00}물놀이 뒤의 기분 좋은 피로 때문인지, 어렴풋이 어른스러운 애수마저 느껴진다.{00}「뭐야, {20}. 사람 얼굴을 힐끔힐끔 보고」{00}「아, 아니, 응」{00}{17:5}나는 허둥대며 말했다.{25}
{19:1093,1,65,@25E97F,@25E7A0,@25E89B,@25E92C}
#25E7A0
「나미가 술 취한 것처럼 얼굴이 빨개서」{1C}「어머, 싫어」{00}나미는 서둘러 작은 거울을 꺼냈다.{00}「…어디가 빨개?」{00}「아니다, 노을 때문이었어」{25}
「{20}, 그런 농담은 됐으니까 똑바로 앞 보고 운전해. 서두르지 않으면 비 맞는다. 노을은커녕 비구름이 끼었잖아」{25}
{03:@2084D9}
#25E89B
「그럼 힐끔힐끔은 그만두고, 뚫어지게 볼게」{1C}「바보야{13}.{17:5}위험하잖아!」{00}나미는 내 얼굴에 손을 대고 홱 앞을 보게 했다.{25}
{03:@29F72F}
#25E92C
「키스해 줄까 해서」{1C}「해 봐. 할 수 있으면」{00}「…」{00}{03:@32CE39}
#25E97F
「헤헤{13}. 그만 넋을 잃고 봤지 뭐야」{1C}「응{13}.{17:5}뭐, 그 마음은 알겠지만」{00}나미는 사랑스럽게 웃었다.{25}

#25E9EB
「그건 그렇고 쓸쓸한 길이네…{16} 나미, 뭘 보고 있어?」{00}나미는 연신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00}「응, 저 노란 꽃. 아까부터 저 꽃만 눈에 띄어」{00}{3B:39}{39:2}{36:1,40}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노란 꽃이 무리를 지어 띄엄띄엄 이어져 있다.{25}
「아, 제절초구나」{00}「제절초?」{00}「응. 동생을 베는 풀, 弟切草라고 써」{00}「흐음…」{00}나미는 손바닥에 글자를 써 보더니,{00}{16}「왠지 기분 나쁜 이름이네」{00}「그렇지? 그래도 꽤 쓸모 있는 풀이야」{00}「흐음, 어떻게?」{25}
「우리 엄마는 이맘때가 되면 일부러 야마가타 친정에서 이걸 보내 달라고 해서 만드는데, 제절초 다발을 소주에 담가 두면 만병통치약이 되거든」{00}「만병통치약?」{00}「응. 상처엔 바르면 되고, 배탈엔 마시면 돼. 모기나 벌에 쏘였을 때도 이게 잘 들어」{25}
「만능이네」{00}나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00}잘 들어 주는 나미를 상대로 이야기하는 건 기분이 좋다.{00}「얼마 전에 동생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을 때, 동생은 싫어했는데 엄마가 억지로 이걸 발랐거든」{00}「응, 그랬더니?」{25}
「금방 나아 버렸어. 사실 그걸 보기 전까진 나도 반신반의했지만」{00}「흐음, 대단하다. 그거 제절초를 소주에 담그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거야?」{00}「응. 꽃이 피어 있는 걸로 만드는 게 제일 잘 듣는대」{00}「그렇구나. 신비한 꽃이네」{00}나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25}
「…그런데 {20}, 뭐든지 잘 아는구나」{00}「하하, 그냥 잘생기기만 한 게 아니지?」{00}「응, 박식한 익살꾼이지」{00}기분이 좋아진 나는 내친김에 제절초의 전설도 들려주고 싶어졌다.{25}
그래서,{00}{1A:1093,2,66,@25EF6B,@25F03C,@25EF9C,@25EFF1}
#25EF6B
{03:@2086FF}이야기에 살을 붙여 겁을 주려고 했다.{1C}
#25EF9C
반쯤 잊어버렸으니 나머지는 대충 지어내기로 했다.{1C}{03:@29FAC7}
#25EFF1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나미를 꼬실 기회로 삼으려 했다.{1C}{03:@32D972}
#25F03C
나미가 싫어하는 호러풍으로 몰고 가려 했다.{1C}
#25F070
「이거, 헤이안 시대에 있었던 실화야」{00}하고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25}
「매사냥꾼 형제가 있었는데, {35:3}그 집안에는 대대로 매의 상처에 잘 듣는 비전의 {32:3,44}특효약이 전해 내려왔어.{00}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자기 애인한테 그 비전을 누설해 버린 거야. 그걸 안 형은 격분해서 커다란 도끼를 손에 들고…」{00}「잠깐. …도끼를?」{00}나미가 싫은 표정을 지었다.{25}
「그래, 시커멓게 변한 피가 말라붙은, 이상하게 큰 놈이야.{00}그걸 들고 동생한테 쳐들어간 거야」{00}「그다음은 이제 말 안 해도 돼」{00}나미는 귀를 막았다.{00}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했다.{25}
{39:41}「동생은 애인과 함께 있었어. 형은 먼저 도망치려는 동생의 머리채를 콱 움켜잡아 쓰러뜨리고, 그 둔탁하게 검은빛이 도는 거대한 도끼를 힘껏 내리쳤어!」{00}「싫어!」{00}「피가 확 튀고, 머리가 데구루루 굴렀지.{00}형은 이어서 비명을 지르며 허둥지둥 도망치는 여자의 가슴에 도끼를 푹 내리찍었어!」{25}
「{20}, 그만하라니까!」{00}「그때 피가 튄 꽃이라는 게 제절초라는 이름의 유래야」{00}{3B:2}{3A:20,39}나미는 후 하고 한숨을 쉬며 나를 노려보았다.{00}「정말…!{17:5} 취향 한번 고약하다니까」{00}{36:1,1}{2C:121}어느새 해가 지고 주위는 어두워져 있었다.{00}비도 점점 거세졌다.{25}
그때 나는 생각했다.{00}{1A:1093,1,67,@25F637,@25F55A,@25F59D,@25F5EC}
#25F55A
「이상한 얘기를 한 앙갚음으로 나미가 뭐라고 하겠지」{1C}{03:@20999B}
#25F59D
「지금은 비 따위 아무래도 좋아{13}. 아아, 이제 참는 것도 한계야」{1C}{03:@29FEFD}
#25F5EC
「비에 젖은 나미도 섹시하겠지」{1C}빗속의 드라이브. 단둘이.{00}{03:@32E24E}
#25F637
「이게 오픈카였으면 흠뻑 젖을 뻔했어」{1C}
#25F663
문득 나미가 이상하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00}「{20}, 이런 경치 본 기억이 없는데…」{00}듣고 보니 올 때의 풍경과는 꽤 달랐다.{25}
묘하게 괴기스러운 것이, 무슨 공포 영화의 첫 장면 같았다.{00}「저기, 길 잃은 거 아니야?」{00}나미가 불안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25}
{19:1093,1,68,@25F838,@25F785,@25F7B6,@25F7E7}
#25F785
「비 때문에 잘 안 보여서 그래」{1C}{03:@209CB9}
#25F7B6
「내 탓이 아니야{13}. 길이 틀린 거야」{1C}{25}
{03:@2A85AF}
#25F7E7
「그럼 모텔이라도 찾아볼까?」{1C}「어차피 맞은편에서 차가 올 거야」{25}
{03:@32E5F6}
#25F838
「괜찮아, 나만 믿어{13}. 어떻게든 할게」{1C}「정말, 태평하다니까」{25}

#25F87C
{3B:39}{3B:41}{39:148}{39:0}「위험해!」{00}순식간의 일이었다.{00}갑자기 앞쪽에서 마주 오는 차가 튀어나온 것이다.{00}산길은 좁아서 두 대가 엇갈려 지나갈 만한 폭이 없었다.{00}「꺅, {20}!」{25}
나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다.{00}발은 허무하게 허공을 밟았다.{00}아무런 반응도 없었다.{00}「젠장, 브레이크가 안 들어!」{00}「아앗!」{00}부딪친다!{16}{25}
{2C:126}{45:94}{46:94}나는…{00}{1A:69,3,69,@25FA76,@25F9EE,@23B2A3,@25FA27}
#25F9EE
풀숲으로 처박으려고 핸들을 꺾었다.{1C}{30:1,1}{2C:121}{03:@2894DC}
#25FA27
어차피 죽을 거라면, 하고 나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1C}{30:1,1}{2C:121}{03:@32EB71}
#25FA76
깜깜한 공간을 향해 핸들을 꺾었다.{1C}{30:1,1}{2C:121}{3B:0}「물고기!」{00}「뭐!?」{00}{39:94}{2C:142}{3E:94}{39:41}뭔가를 치어 버린 충격을 느끼며 차가 멈췄다.{25}
{39:25}심장이 마치 안에서 두들기는 것처럼 세차게 뛰고 있었다.{00}「괜찮아, 나미?」{00}「난 괜찮아…{16} 그보다 {20}, 방금 물고기라고 소리치지 않았어?」{00}「응{13}. {17:5}잠깐 보고 올게」{25}
{3C:127,25}{36:1,89}{2C:118}나는 차 밑을 들여다보았다.{00}이상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00}그런데도 범퍼에는 뭔가에 부딪힌 듯 움푹 팬 자국이 있었다.{00}나미도 차에서 내렸다.{00}「뭐였어…?」{00}「이만큼 커다란 물고기가 서 있었어. 그놈이랑 부딪쳤어」{25}
나미는 새파래졌다.{00}「정…{17:5}정말이야, {20}?」{00}나는 서둘러 밝은 목소리를 냈다.{00}「하하, 설마…. 산속에 물고기라니. 그보다 브레이크 상태 좀 봐야겠어」{25}
나는…{00}{1A:1028,1,70,@25FE2D,@25FDA1,@25FDCE}
#25FDA1
오싹 한기가 들어 발이 멈췄다.{1C}{03:@2EE829}
#25FDCE
걸어가려다 돌에 걸려 꽈당 넘어졌다.{1C}「아야야야」 하며 일어선 그때,{00}{17:8}{03:@2A8E95}
#25FE2D
차체를 살펴보려고 쭈그려 앉았다.{1C}
#25FE57
그때…{17:5}{25}
{2C:130}「위험해, {20}!」{00}나미가 소리치며 나를 밀쳐 냈다.{00}{39:150}벼락을 맞아 두 동강 난 큰 나무가 내 차를 종잇조각처럼 짓뭉갰다.{25}
{30:1,89}{2C:118}「살았다…{16} 나미, 다친 데는 없지?」{00}「괜찮아」{00}「나미가 밀쳐 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납작하게 깔렸을 거야」{00}그러고 나서 나는 뒤 트렁크에서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과 비상용 손전등을 꺼냈다.{25}
「차가 엉망이 돼 버렸네」{00}「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이지」{00}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00}「어쨌든 어디 비를 피할 데를 찾아야겠어」{00}나는 고철이 되어 버린 내 차를 두드렸다.{00}「그래도 왠지 불쌍해…」{00}「자, 어느 쪽으로 갈까?」{00}「봐, 저거 길 아니야?」{25}
손전등을 켜고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00}나미가 먼저 내 팔짱을 껴 왔다.{00}나는 바짝 붙어 오는 나미의 체온을 느꼈다.{00}꼭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구나 싶어, 나는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기를 빌었다.{25}
그리고 나는…{00}{1A:69,3,71,@2682E4,@268227,@268248,@26827F}
#268227
멈춰 서서 발밑을 보았다.{1C}{03:@2898A6}
#268248
실례가 되지 않게 나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1C}{03:@2EEBA1}
#26827F
비에 젖어 뚜렷이 드러난 나미의 몸매가 신경 쓰였다.{1C}그때 나미가 숨을 삼켰다.{00}{03:@32F0B6}
#2682E4
방금 온 쪽을 돌아보았다.{1C}
#268302
{39:147}「어?」{00}「왜 그래?」{00}「왠지 차가 가라앉고 있는 것 같아…」{00}「설마!」{00}나미의 표정이 굳어졌다.{00}「가라앉고 있어…!」{25}
{36:1,36}내 차는 무리 지어 자란 제절초 속으로 가라앉아 가는 것처럼 보였다.{00}「제절초가…{16} 차를 먹고 있어!」{00}「서두르자」{00}빨리 도망치지 않으면 우리까지 먹혀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00}나도 나미도 거의 종종걸음이었다.{25}
{39:147}{36:1,89}「불빛이다!」{00}나무들 사이로 희미한 빛이 보였다.{00}나미가 안심한 듯 웃었다.{00}우리는 단숨에 달리기 시작했다.{25}
그리고 나는…{00}{1A:69,3,72,@2685CF,@268532,@268561,@26858E}
#268532
주위를 경계하며 나미의 앞에서 달렸다.{1C}{03:@289ACB}
#268561
머리 모양이 흐트러질까 신경 쓰며 달렸다.{1C}{03:@3183EF}
#26858E
저게 호텔이라면… 예정대로의 코스를 기대하며 달렸다.{1C}{03:@32F4EE}
#2685CF
나미가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꼭 잡았다.{1C}
#2685FD
{35:10}숲을 빠져나오자 갑자기 시야가 트였다.{00}{25}
{3B:41}{39:4}{17:27}{30:6,3}{17:50}「어머…!」{00}「엄청 크다…!」{00}그것은 “양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크고 낡은 벽돌 저택이었다.{00}검게 번들거리는 철문이 황폐한 넓은 정원을 둘러싸고 있었다.{25}
「왠지 귀신 나오는 저택 같은 분위기인데…」{00}「그래도 불이 켜져 있잖아. 가 보자」{00}나미는 빨리 안전한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00}{39:147}「그래, 서두르는 게 좋겠어」{00}나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25}
그곳에는 땅이 안 보일 만큼 제절초가 빽빽이 우거져 있었다.{00}「꼭 제절초의 저택 같네」{00}{39:147}「저기!」{00}{17:5}나미가 갑자기 작게 외쳤다.{00}「제절초가 우리를 부르고 있어」{00}「뭐…」{25}
{39:146}「앗, 피!」{00}「응?」{00}「피가 보였어…{16} 난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00}「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아까 그 나무처럼 벼락 맞으면 어쩌려고」{00}「꼭 가야겠어?」{25}
{19:69,3,73,@26895B,@2689AC,@2689F5,@268A3C}
#26895B
{03:@268A8B}「가자! 난 왼발부터 걸으면 운이 좋거든」{00}나는 힘차게 말했다.{1C}
#2689AC
{03:@289E9B}나는 속마음의 동요를 감추며 말했다.{00}「내가 있잖아!」{1C}
#2689F5
{03:@3185E7}원래 짓궂은 나는 말했다.{00}「좋은 담력 시험이네, 가자!」{1C}
#268A3C
「안 가도 되지만 그 대신…」{00}음흉한 눈으로 나미를 보았다.{1C}{03:@32F7EA}
#268A8B
「가자! 난 왼발부터 걸으면 운이 좋거든」{00}「그럼 나도」{00}둘이 동시에 걷기 시작했다.{00}「아, 이런{13}. {17:5}이거 오른발이다」{00}「시작부터 맥 빠지게 하지 마!」{25}

#268B41
{36:1,36}{39:41}나와 나미는 제절초의 바다를 걷고 있었다.{00}「제절초 밭을 걷는 것 같아」{00}저택에 가까워질수록 벽돌 길이 울퉁불퉁해져서 걷기 힘들어졌다.{00}「뭔가 밟고 있어. 비춰 봐」{25}
나는 손전등으로 발밑을 비춰 보았다.{00}「꺄악!」{00}동물 뼈가 흩어져 있었다.{00}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고양이나 개나 쥐 같은 것의 뼈인 듯했다.{25}
나는 말했다.{00}{1A:1028,1,74,@268D4C,@268CD8,@268D25}
#268CD8
「묘지…는 아니겠지」{1C}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00}{03:@2EF7F7}
#268D25
「좋아,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1C}{03:@2A9C47}
#268D4C
{39:86}「역시 돌아가자{13}. 이 저택, 갈수록 기분 나쁜 느낌이 강해져」{1C}
#268DA4
{43}「쉿!{17:5} 조용히 해!」{00}우리는 귀를 기울였다.{00}등골이 서늘해지는 낮은 으르렁거림이 들렸다.{25}
「늑대?!」{00}나미가 새파래져서 외쳤다.{00}「일본 늑대는 멸종했을 텐데」{00}{39:3}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이 우리를 엿보고 있었다.{00}「봐!」{00}「뛰어! 현관까지 뛰는 거야!」{00}나는 나미의 팔을 잡고 달렸다.{25}
{36:1,33}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00}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00}{3D:98}「실례합니다!{39:98}{17:5} 문 좀 열어 주세요!」{00}안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00}늑대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다가온다!{16}{25}
{45:103}{45:85}{46:103}{46:85}{19:69,3,75,@268FDE,@269115,@26900D,@2690E0}
#268FDE
나는 몸으로 부딪쳐 문을 부수기로 했다.{1C}{03:@28A2CE}
#26900D
나는 그저 허둥대기만 했다.{1C}그러자 나미가 내 손에서 손전등을 빼앗아 유리창에 내리쳤다.{00}{3B:3}{39:85}「좋아, 들어갈 수 있겠어!」{00}나는 먼저 저택 안으로 들어가서 나미를 끌어당겨 들였다.{25}
{34:1}{39:29}{32:20,66}{17:16}{03:@23C32A}
#2690E0
나도 질세라 늑대가 되어 보기로 했다.{1C}{25}
{03:@338447}
#269115
나는 손전등으로 유리창을 깨기로 했다.{1C}{39:85}{3B:3}{3B:41}가방을 안으로 던져 넣고 먼저 창문으로 들어가, 곧바로 나미의 손을 잡아 끌어당겨 들였다.{25}
{34:1}{39:29}{32:10,66}{17:16}
#2691C3
그곳은 꽤 넓은 홀이었다.{00}천장이 높게 트여 있었지만, 조명이 약해서 어디도 그다지 밝지 않았다.{00}저택이란 원래 이런 것이겠지.{00}「누구 안 계세요!」{00}내 목소리가 메아리쳤다.{00}대답은 없었다.{25}
{36:1,67}전체적으로 휑한 인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정면 좌우의 계단과 벽난로 앞에 놓인 소파,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서양 갑옷.{00}옆에는 사람이라도 들어갈 수 있을 듯한 커다란 괘종시계가 놓여 있었다.{00}그중에서도 유독 기이한 것은 벽 쪽에 놓인 거대한 수조였다.{25}
「아무도 없는 걸까?」{00}나미가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00}「응…{17:5} 뭐」{00}「꺅, 저 갑옷이 나를 보고 있어!」{00}{2E:6}{17:5}나미가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00}「이상하네, 아까는 수조 쪽을 보고 있었을 텐데」{00}「싫어. 또 이상한 소리 한다…!」{00}우리는 갑옷을 보지 않으려 했다.{25}
{36:1,60}「저기, 저 수조 안에 뭔가 있을까?」{00}나미가 다가가서 나도 뒤따랐다.{00}유리에는 이끼가 끼어 있고, 물은 칙칙하게 탁해져 있었다.{00}「혹시 그 큰 물고기, 여기 사는 거 아니야?」{00}나미는 내 의견을 물었다.{25}
{45:123}{46:123}{19:69,3,76,@26967A,@2695BD,@269602,@269633}
#2695BD
「위에서 들여다보자{13}」{00}나는 수조 뒤쪽으로 돌아갔다.{1C}{03:@28A4A5}
#269602
나는 관심이 없어서 수조에서 떨어졌다.{1C}{03:@2F8253}
#269633
「그런 것보다 눈 좀 감아 봐{13}」{00}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338987}
#26967A
「휘저어 보면 알겠지{13}」{00}나는 적당한 물건이 없나 찾아보았다.{1C}
#2696CC
거대한 수조 뒤쪽에는 먹이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사다리가 있었다.{00}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지팡이를 주워 들고 그 사다리를 올랐다.{00}수조를 들여다보았다.{25}
탁한 수면은 고요했고, 생물이 있는 기척은 없었다.{00}「어때?」{00}「죽은 진흙탕이야」{00}나는 지팡이를 넣어 휘저었다.{00}{39:123}「우왓」{00}「왜 그래!」{25}
「뭐…{17:5}뭔가 걸렸어!」{00}나는 허둥지둥 지팡이를 끌어올렸다.{00}「없어…!」{00}「뭐?」{00}「지팡이가…{16} 반이나 뜯어먹혔어」{00}나는 절굿공이만 한 길이가 된 지팡이를 보여 주었다.{25}
「이거 이빨 자국이야!{39:16}」{00}「저기, 물!{39:123}」{00}물이 크게 일렁였다.{00}「…뭐가 있는 거야!」{00}우리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00}수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요해졌다.{00}{25}
{39:93}{2E:66}{17:5}나미와 나는 움찔했다.{00}「뭐야, 방금 그 소리!」{00}「2층이야」{00}「봐, 역시 누가 있는 거야」{00}「가 보자」{00}우리는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25}

#269A30
{36:1,14}「아」{00}{17:5}나는 입을 떡 벌렸다.{00}「갑옷이… 사라졌어」{00}「뭐…」{00}{3B:29}{39:16}우리가 수조를 건드리는 사이, 갑옷은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00}「아, 아무튼…{17:5}2층을 보러 가자」{00}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25}
{39:42}우리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00}「힉」{00}{40:5,42}나미가 내 팔을 붙잡았다.{00}「왜 그래?」{25}
「누가 보고 있어…」{00}{1A:4,2,77,@269BF8,@269C53,@269BC3}
#269BC3
겁 많은 나는 도망치듯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1C}{25}
{03:@20E263}
#269BF8
당황한 나는 서둘러 머리 모양을 다듬었다.{1C}2층 복도에 문이 몇 개 보였다.{00}{03:@2F89A3}
#269C53
이럴 때 좋아하는 여자를 겁먹게 하지 않는 게 남자라는 것이다.{1C}「그런가? 난 별로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00}「{20}, 넌 둔하다니까」{00}「그렇지 않아. 지금도 나미의 애정은 제대로 느끼고 있다고」{00}「우정이겠지」{00}「너무 매정하다」{25}

#269D43
{3C:30,29}{36:1,69}계단을 다 올라가니 복도가 좌우로 뻗어 있었다.{00}거기 보이는 문은 복도 길이에 비해 수가 적어서, 방 하나하나가 넓다는 걸 알 수 있었다.{00}「어느 쪽?」{00}「이쪽부터야」{00}우리는 살금살금 걷기 시작했다.{25}
어느 방이나 문이 닫혀 있었지만, 막다른 곳의 방만 살짝 열려 있었다.{00}나는 그 방을 들여다보았다.{00}{37:1,34}어두웠다.{00}「누구 계세요?」{00}대답은 없었다.{00}「아무도 없나 봐」{00}「응」{25}
{39:101}{38}{17:5}「나미, 안 닫아도 된다니까」{00}「내가 안 그랬어…!」{00}{39:23}나는 놀라서 손잡이를 잡았다.{00}{3D:107}밀어도 당겨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00}「갇혔어…?!」{00}「봐, 불빛이」{00}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방 안쪽에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25}
{32:6,23}나미가 내 손을 잡아 왔다.{00}우리는 천천히 안쪽으로 나아갔다.{00}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었다.{00}플로어 스탠드가 비추는 테이블 두 개 말고는 깜깜해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00}다가가 보니 둥근 테이블 위에 두꺼운 책이 있었다.{00}「일기장이야」{25}
내가 일기장에 손을 뻗으려던 순간,{16}{00}「잠깐!」{00}나미가 내 팔을 세게 잡아당겨 막았다.{00}「뭔가 있어…!」{25}
거기서 나는…{00}{1A:1093,3,78,@26A236,@26A18F,@26A1CE,@26A1F9}
#26A18F
진정하려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1C}{03:@28A83C}
#26A1CE
나미의 손을 꽉 마주 잡았다.{1C}{03:@2AB7CB}
#26A1F9
나미의 손을 잡고, 가장 중요한 곳을 감쌌다.{1C}{25}
{17:10}{03:@339AB5}
#26A236
어둠 속을 응시하며 귀를 기울였다.{1C}
#26A25C
{3C:50,22}{40:1,73}「뭔가 들리는데…」{00}복도에서 뭔가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기척이었다.{00}「발소리…?」{00}나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00}{3F:5,73}「아니야. 저런 발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어」{25}
{37:1,29}우리는 어둠 속에서 문을 응시했다.{00}그러자…{16}{3B:73}{3B:23}{39:100}{36:1,34} 문이 천천히 열렸다.{00}문간에서 무엇이 나타날까.{00}숨을 죽인 채 긴 시간이 흘렀다.{00}…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00}{39:16}「꺄아악!」{00}갑자기 나미가 비명을 질렀다.{25}
{36:1,22}복도 불빛으로 방 안이 보였다.{00}돌아보니 여자가 나미 옆에 있다{13}!{00}{17:10}{39:15}{2E:87}{3E:15}{39:19}온몸에서 핏기가 가셨다.{00}「미…{17:5}미라…!」{00}미라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25}{36:1,49}지금까지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00}천을 씌운 테이블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무릎 위에 일기장을 올려 둔 휠체어 위의 미라였다.{25}

#26A55C
{39:19}「도, 도망쳐!」{00}{39:104}{2E:69}마음만 급해서 발이 꼬였다.{00}그러자 발소리가…{39:33}{16}{17:5}{00}「나미, 뛰어!」{00}{3C:120,33}{36:1,14}계단은 거의 굴러떨어지다시피 내려갔다.{00}{39:34}{17:5}아직도 쫓아온다!{00}그때…{00}{3B:34}{3B:19}{38}{17:5}눈앞이 캄캄해졌다.{25}
「{20}!」{00}「정전이야…!」{00}이래서는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다.{00}「{20}, 빨리 불, 불 좀!」{25}
나는…{00}{1A:69,3,79,@26A7D5,@26A6D2,@26A709,@26A792}
#26A6D2
벽난로 위에 있던 양초를 가지러 가려고 했다.{1C}{03:@28AA0D}
#26A709
직접 가지러 가면 될 텐데, 하고 생각했다.{1C}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나미가 없었다.{00}불을 가지러 간 걸까?{16}{25}
{03:@31964A}
#26A792
어둠을 틈타 나미에게 착 달라붙으려고 했다.{1C}{03:@33A5F3}
#26A7D5
손전등을 가져왔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1C}
#26A807
「손전등 어디 뒀더라?」{00}「음, 소파 위야」{00}「가지러 가자」{00}「발밑 조심해」{00}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어둠 속을 이동했다.{3C:15,29}{25}
「불이 켜져 있으면 우리 분명 꼴이 우스울 거야」{00}「그렇겠지」{00}아무리 어둠 속에서 나미와 단둘이라고 해도, 이런 이상한 상황에서는 전혀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00}점점 화가 치밀었다.{00}「나미, 다음 달엔 바다에 가자! 비키니 입고, 하이레그 비키니!」{25}
「이런 때에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00}…흥, 남자 마음은 모를 거다.{00}「찾았다!」{00}나는 손전등을 주워 들고 스위치를 켰다.{00}{39:144}「…{17:5}젠장, 안 켜져」{00}이 저택 안에서는 이상한 일만 일어난다.{00}「건전지가 다 됐나?」{25}
나는 홧김에 손전등을 좌우로 세게 흔들어 보았다.{00}「안 돼{13}. {17:5}안 켜져」{00}{39:73}{17:5}「아, 또…!」{00}{39:19}{3F:1,73}「빨리!」{00}「그래도{39:144}, 아무리 해도{3B:144}{39:144}」{00}어떻게 해 봐도 손전등은 켜지지 않았다.{25}
어둠 속에서 그 섬뜩한 발소리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00}「저기, 온다! …아앗!」{00}{39:144}{3B:73}{3B:19}{3B:23}{2E:67}「켜졌다!」{00}「대체 뭐가 걷고 있었던 거지?」{00}빛을 사방으로 비춰 보았지만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25}

#26AC83
{3C:20,23}{3C:20,20}{39:29}「나미, 아까 그거. 정말 미라였을까?」{00}「뭐…{17:5} 왜?」{00}「미라, 사라진 갑옷, 이상한 소리나 기척…{16} 믿을 수 없는 일투성이라서」{00}나는 말했다.{25}
「혹시 누군가의 장난이 아닐까 해서…{16} 여기 길 잃고 들어온 사람을 놀래 주는 게 취미인 주인이 있다든가…」{00}「그러게. 좀 지나치게 이상하긴 해」{00}「나, 한 번 더 그 미라를 조사하고 올게」{00}「뭐?」{00}「아까는 제대로 못 봤잖아. 그게 진짜 미라였는지 아닌지」{25}
「그래…{17:5} 그렇지」{00}그때{41:80,0,155}, 작은 소리가 났다.{00}「어? …뭐지」{00}소리 나는 쪽으로 빛을 비춰 보았다.{00}{41:80,0,82}방울을 단 검은 고양이였다.{00}「이리 와, 이쪽이야」{00}{41:150,0,82}나미는 다가온 검은 고양이를 안아 들고 쓰다듬어 주었다.{25}
「그럼 나 다녀올게. 나미는 여기서 기다려도 돼」{00}「싫어, 이 애 데리고 갈래」{00}「아…」{00}불빛이 꺼져 가고 있었다.{00}희미한 빛에 의지해 우리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25}
{36:1,14}{45:82}{46:82}나미는 검은 고양이를 귀여워했지만,{00}{1A:1028,1,80,@26B114,@26B04A,@26B0AD}
#26B04A
나도 검은 고양이를 만지려고 했다.{1C}{39:82}그러자 검은 고양이는 얄밉게 도망가 버렸다.{00}{3C:20,29}{34:3}{03:@2F9A63}
#26B0AD
나는 나미를 만지려고 했다.{1C}{39:82}그러자 검은 고양이 녀석이 나를 할퀴고 달아났다.{00}{3C:20,29}{34:3}{03:@2AC53A}
#26B114
나는 검은 고양이 따위는 만지고 싶지 않았다.{1C}
#26B14C
{3C:100,29}{34:2}2층 복도는 깜깜했다.{00}「괴물이라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00}{39:144}{2E:69}불이 켜졌다.{00}「아, 다행이다…」{00}「누, 누가 켠 거지?」{00}뭐, 깜깜한 것보다는 낫나….{00}{36:1,29}「이 방이야. 들어간다」{25}
{35:1}{3D:100}
#26B23C
{39:144}{2E:22}{17:10}나미가 방의 불을 켰다.{00}「아…」{00}{43}우리는 멍하니 서 있었다.{00}「미라가… 없어」{00}미라는 휠체어째로 사라져 있었다.{00}미라의 무릎 위에 있던 일기장이 이번에는 둥근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00}「어떻게 된 거야? 역시 장난이야?」{25}
나는 펼쳐져 있는 일기장 페이지를 들여다보았다.{00}{36:1,26}「뭐라고 쓰여 있어?」{00}「아니…{17:5} 이 페이지엔 6년 전 날짜뿐이야」{00}나는 다른 페이지를 넘기려고 했다.{25}
{39:155}{17:3}{39:82}갑자기 검은 고양이가 테이블 위로 뛰어올라 일기장을 떨어뜨렸다.{00}「꺅!」{00}{41:30,0,155}검은 고양이는 달아나 버렸다.{00}나는 일기장을 주워 들었다.{00}「앗」{00}뒤표지에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39:16}.{00}{39:23}「나미, 나가자!」{25}
{45:101}{46:101}나는…{00}{1A:260,2,81,@26B53A,@26B587,@26B4F9}
#26B4F9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나미를 내버려 둔 채 뛰쳐나갔다.{1C}{03:@2F9CEC}
#26B53A
{39:101}{36:1,69}저런 데 피를 흘릴 바에는 헌혈이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1C}{03:@2AC88F}
#26B587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1C}
#26B5BB
{39:104}{2E:69}
#26B5C3
방을 뛰쳐나가 복도에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00}{36:1,14}「우왓!」{00}
#26B60B
{3B:23}{2C:128}{30:1,67}「깜짝 놀랐네…{17:5} 뭐야? 방금 그거, 박쥐야!?」{00}「그런가 봐…{16} 왠지 다 같이 환영해 주는 것 같네」{25}
{39:71}{17:5}「저게 뭐야!」{00}우리는 멈춰 서서 귀를 기울였다.{00}{3C:65,71}「갑옷인가…!?」{00}「이제 싫어!」{00}{17:5}나미가 말했다.{00}「장난이라고 해도 도가 지나쳐!」{25}
{39:100}{39:50}{39:55}{36:1,36}우리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00}비는 그치고 달이 떠 있었다.{25}
그리고 나는…{00}{1A:325,6,82,@26B7EE,@26B86C,@26B7A5,@26B833}
#26B7A5
「자, 도망치자{13}」 하고 나미의 손을 잡고 뛰어나갔다.{1C}{03:@28ACEC}
#26B7EE
갑자기 나미를 떠밀어 저택 안으로 되돌려 보냈다.{1C}{3B:50}{3B:55}{39:104}{03:@2CD652}
#26B833
눈앞의 제절초를 보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1C}{03:@33B418}
#26B86C
「자, 도망치자{13}」 하고 조심조심 살며시 한 걸음을 내디뎠다.{1C}「조심해」{00}「으…」{00}「왜?」{00}「뭔가…{17:5} 밟았어」{25}
무엇을 밟았나 싶어 발을 들어 보니, 혀를 축 늘어뜨린 고양이의 잘린 머리였다{3B:50}{3B:55}{39:15}.{00}「꺄아!」{00}물어뜯긴 피투성이 다리와 꼬리도 흩어져 있었다.{00}대체 누가 이런 짓을.{00}「무서워…! 저기, 이제 가지 말자」{00}「안 돼!」{25}
나미의 손을 잡고 억지로 가려 하자,{16}{00}「꺅!」{00}「왜, 왜 그래!」{00}「저, 저기에 뭔가…!」{00}「어디!」{00}보니 그늘진 곳에 뭔가 커다란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00}「꺄아악!」{25}
{39:104}{36:1,66}우리는 덜덜 떨면서 일단 안으로 돌아왔다{39:29}.{00}「아무튼 밖으로는 안 나가는 게 좋겠어」{00}「그…그래. 잘린 머리랑 팔다리랑 꼬리만 남고 싶지는 않으니까」{00}나미는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00}「그렇다면 이 안에서 안전을 지키는 수밖에 없어」{00}「응…」{25}
「문제는 그다음에 어떻게 하느냐야. 이대로 이렇게 무서워하고 있을지, 이런 짓을 한 범인을 찾아낼지」{00}「난 흐지부지한 건 싫어. 찾아내자」{00}「좋아!」{00}우리는 일어섰다.{00}「어디부터 볼까?」{00}「잠깐. 그 전에」{25}
나는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00}
#26BCE4
「무기가 될 만한 걸 찾아 두자」{1C}
#26BD12
「멋지다. 해치우려는 거구나」{00}「응, 네가 말이야. …자, 가자」{00}나는 벽난로 위의 양주병을 집어 들었다.{00}「그런 걸로 괜찮아?」{00}「괜찮아. 무서워지면 마실 거야」{25}
{3C:30,29}{36:1,69}우리는 홀 안쪽 끝에 있는 1층 복도로 나갔다.{00}긴 복도 좌우를 보며 나미가 물었다.{25}
「어느 쪽부터 갈까?」{00}{1A:2061,6,83,@26BF0C,@26BF31,@26BE54,@26BEAD}
#26BE54
「저쪽인가? 저쪽부터 볼까?{13}」{00}나는 조심조심 다음 문을 열었다.{1C}{03:@28B39F}
#26BEAD
「저쪽, 이쪽… 역시 어느 쪽도 싫다{13}」{1C}「그럼 내가 정해 줄게. 이쪽!」{00}{03:@2AD5C8}
#26BF0C
{36:1,14}「야한 쪽부터 가자」{1C}{03:@33BA74}
#26BF31
「이쪽이다!」{00}우리는 씩씩하게 첫 번째 문으로 걸어갔다.{1C}
#26BF7D
{3B:29}{3B:19}{36:1,29}그리고 첫 번째 문에 손을 댔다.{00}{39:100}{36:1,11}그곳은 넓은 식당이었다.{00}「와아…{17:5} 커다란 테이블! 서양 영화 보면 부자들이 이런 식당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곤 하잖아」{25}
{37:1,10}오른쪽은 카운터, 그 안쪽이 주방인 것 같았다.{00}「윽…」{00}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났다.{00}「왜 그래?」{00}「보…{17:5}보지 마」{00}도저히 나미에게는 보여 줄 수 없었다.{25}
머리 없는 두꺼비, 비둘기 머리, 박쥐 날개 같은 사체가 조리대에 흩뿌려져 있었다.{00}「나…{17:5}나가자」{00}돌아보니 나미가 없다{39:14}.{00}{39:19}「나미! …나미!」{25}
{3B:19}나미는 내 발치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00}아무래도 나미도 보고 만 모양이다.{00}「아무 말 안 해도 돼. 돌아가자」{00}홀로 돌아가서 나미를 소파에서 쉬게 하기로 했다.{27:3}
#26C239
{39:29}{30:1,67}나는 소파 뒤에 뭔가 있는 걸 알아챘다.{00}「전화다…!」{00}{36:1,46}가까이 끌어당겨 보고는 맥이 빠졌다.{00}「뭐야…{17:5} 코드가 끊어져 있잖아」{00}코드 끝은 마치 물어뜯긴 것처럼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 드러나 있었다.{25}
「쥐겠지, 분명」{00}나미가 겁먹은 듯 말했다.{00}「이거 참…」{00}갑자기 나미가 매달려 왔다.{00}「{20}, 뭔가 있어!」{00}{35:1}휙 하고 커다란{32:1,67} 검은 그림자가 시야를 스치고 사라졌다.{25}
「물고기…」{00}「뭐?」{00}{39:16}나미는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00}「정말이야, 보였단 말이야, 등지느러미가!」{00}「등지느러미!?」{00}「사람보다 큰 물고기였어」{00}「말도 안 돼…{16} 물고기가 서서 걸어 다닌다는 거야!」{25}
「진짜 봤다니까!」{00}그때…{00}{16}{3B:29}{39:74}{2E:46}{17:5}「설마…{39:19}!?」{00}「코드가 끊어져 있는데!」{00}{25}
{45:116}{46:116}{19:69,3,84,@26C5B8,@26C529,@26C550,@26C57B}
#26C529
나는 한동안 전화기를 노려보았다.{1C}{03:@28BBED}
#26C550
나는 어떻게 할까 하고 나미를 보았다.{1C}{03:@24F729}
#26C57B
나는 전화 응대를 잘하는 나미에게 맡기기로 했다.{1C}{03:@33C442}
#26C5B8
나는 조심조심 수화기에 손을 뻗었다.{1C}
#26C5E4
{3B:74}{3D:116}수화기를 들어 귀에 댔다.{00}「뭐가 들려?」{00}나는 고개를 끄덕였다.{00}「갑옷…」{00}「뭐?」{00}「갑옷이 걷고 있어…」{25}
{39:110}{2E:66}{17:5}「뭐…{17:5}뭐야!」{00}「2층이야. 갑옷일까!」{00}나미의 얼굴은 흙빛이었다.{00}「아니면 미라거나, 서서 걷는 괴물 물고기 녀석이겠지!」{00}나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일어섰다.{00}「가려고?」{00}「갑옷이든 물고기든 찾기만 하면 설교해 줄 테다!」{25}
{36:1,69}{3C:127,29}계단을 다 올라간 곳에서 나미가 물었다.{00}「어느 방일까?」{25}
{45:100}{46:100}{19:1093,3,85,@26C871,@26C7AE,@26C7F9,@26C83C}
#26C7AE
아니, 그건 함정일지 모른다며 그 옆 문을 열었다.{1C}{03:@28C076}
#26C7F9
어느 방인지 몰라서 “어…느…것…을…고…를…까…요” 하고 정했다.{1C}{03:@2AE1EB}
#26C83C
핑크색 네글리제가 틈새로 엿보이는 문을 열었다.{1C}{03:@33C78D}
#26C871
{36:1,29}나는 비릿한 냄새가 나는 수상한 문을 열었다.{1C}
#26C8AB
{39:100}{36:1,43}어둑한{39:22} 방에는 검은 천으로 덮인 받침대가 가운데 놓여 있고, 주술 도구로 보이는 것들이 늘어서 있었다.{00}「뭐야, 이건…?」{00}「무슨 의식 도구일까?」{00}「주술 같은데. 미라나 갑옷하고 관계가 있는 걸까」{25}
{3B:22}{39:85}{17:5}「누구야!」{00}유리 꽃병을 떨어뜨린 녀석이 있다…!{00}{39:155}「후후, 검은 고양이 군이었네. 이리 와」{00}{39:82}나미는 쭈그려 앉아 검은 고양이를 안아 들었다.{25}피 냄새가 났다.{00}나는 아무래도 이 고양이를 좋아할 수 없었다.{00}어째서 나미는 아무렇지 않게 안을 수 있는 걸까.{00}「아까 그 소리도 분명 이 애였을 거야」{25}
나미는 깨진 꽃병에서 흩어진 꽃을 주워 들었다.{00}「꺅, 이거 제절초잖아!」{00}나미는 제절초를 내던졌다.{00}「어떤 사람이야!{17:5} 이런 꽃을 꽂아 두다니」{00}「아…{17:5} 생각났다」{00}「뭐? 뭘?」{25}
「제절초의 꽃말. …“복{17:3}수”」{00}「복수…」{00}나미는 흠칫한 듯 나를 보았다.{00}「누군지 모르지만, 그 꽃말을 알고 이걸 꽂아 둔 걸까?」{00}「설마. 뭘 위해서…」{00}{41:30,0,155}검은 고양이가 달아났다.{00}「앗, 기다려!」{25}
{36:1,69}그리고 나는 나미에게 말했다.{00}{1A:1028,1,86,@26CD52,@26CCC8,@26CD01}
#26CCC8
「여기 있는 건 고양이랑 갑옷이랑 미라뿐인가」{1C}{03:@2FB969}
#26CD01
「그런데 검은 고양이의 꽃말 알아?」{1C}「그런 것보다 저 문 좀 봐」{00}{03:@2AE63A}
#26CD52
「저 고양이는 우리에게 뭔가 알려 주려는 건지도 몰라」{1C}우리는 고양이를 쫓아갔다.{00}
#26CDB6
{3B:19}{3B:20}{39:101}{36:1,69}복도로 나가서 우리는 방을 하나씩 살펴보며 돌아다녔다.{00}
#26CDFE
거기에 거무스름한 문이 있었다.{00}{36:1,30}「여기는 안 열리네…」{00}{39:107}그 문은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었다.{00}{39:19}「열리지 않는 방인가」{25}
「그만해…{17:5} 무서운 얘기 하기 없기야」{00}{39:20}「그래도, 봐」{00}그 문에는 못까지 박혀 있었다.{00}{41:40,0,82}{17:2}고양이 소리는 열리지 않는 방 안에서 들려왔다.{00}「안이야…!」{25}
「어, 어떻게 들어간 거지…!?」{00}「쉿! …또 뭔가!」{00}우리는 귀를 기울였다.{00}{3B:19}{39:96}{17:7}「미안{13}.{17:5}내 배야」{00}「태평한 소리 하고 있네!」{25}
그때,{16}{3B:19}{3B:20}{41:70,0,96}이번에는 나미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00}「미안. 역시 나도 배고파」{00}{43}「좋아!{17:5} 됐어, 뭐 먹을 거나 찾자」{00}「그래, 그게 좋겠어」{00}나미가 선선히 말했다.{00}「어, 정말?」{25}
이런 때에 먹을 게 문제냐는 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00}무서워서 그렇게 말한 걸까….{00}「그래도 말없이 먹으면 혼날 거야」{00}「그런 녀석이 나오면 호통을 쳐 주지!」{27:3}{17:10}{39:100}{30:1,11}아래층 식당까지 오긴 했지만,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00}이런 꼴이니 뭐가 나올지 모른다.{00}도저히 제대로 된 음식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00}「통조림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00}역시 사람이 있는 기척은 없었다.{00}우리는 주방 쪽으로 갔다.{00}「먹을 것보다 먼저 물을 마시고 싶어」{00}{25}
{36:1,10}거기서 나는…{00}{1A:69,3,87,@26D3BD,@26D2FC,@26D321,@26D37C}
#26D2FC
컵을 집으러 찬장으로 갔다.{1C}{03:@28C340}
#26D321
주전자에 손을 뻗었다.{1C}그때, 안쪽의 냉장고가 눈에 들어왔다.{00}살며시 열어 보았다.{00}{03:@31AEEB}
#26D37C
물보다 기운 나는 게 없을까 하고 냉장고를 열었다.{1C}{03:@33D161}
#26D3BD
물이 나오려나 하고 안쪽 개수대로 걸어갔다.{1C}어라?{17:5} 뭔가 퍼덕퍼덕 소리가 난다.{00}개수대 안을 들여다본 나는 나도 모르게 몸을 젖혔다.{00}{39:16}머리를 물어뜯긴 뱀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25}
「나, 나미…」{00}「응…」{00}「누, 누가 여기서 배, 뱀을 먹은 것 같은데, 나미도 먹을래?」{00}「…{17:2}…{17:2}…{17:2}날것은 싫어」{00}{25}
거기서 나는…{00}{1A:260,2,88,@26D56F,@26D5A4,@26D54C}
#26D54C
왠지 뱀 여자가 떠올랐다.{1C}{03:@2FC47B}
#26D56F
「알았어{13}」 그렇게 말하고 굽기 시작했다.{1C}{03:@2AED3C}
#26D5A4
이런 걸 먹다니 어떤 놈일까 싶어 오싹했다.{1C}
#26D5D2
{3B:7}{41:40,0,109}{17:5}우리는 흠칫하며 그 소리를 들었다.{00}{39:19}「나미, 방금 거 들었어!」{00}「여자 비명이야!」{00}「위…{17:5}위험한데, 습격당하고 있는 거라면」{00}「{20}, 빨리!」{25}
「아, 응, 미…{17:5}미인일까」{00}「뭐 하는 거야!」{00}우리는 비명이 들려온 쪽으로 향했다.{00}{39:101}{36:1,69}「어느 방일까?」{25}
{19:69,3,89,@26D70A,@26D7ED,@26D75B,@26D7A2}
#26D70A
나는 비명을 지른 여자를 구하기 위해 복도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1C}{03:@28C8CA}
#26D75B
나는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도망쳤다.{1C}「여기서 도망치자」{00}{03:@2FC70F}
#26D7A2
그런 비명을 지르다니 어떤 꼴을 하고 있을까, 엿보고 싶어졌다.{1C}{03:@33D8CB}
#26D7ED
나는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복도 왼쪽에 있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1C}{36:1,29}「간다!{13}」{17:5} 힘차게 문을 밀어 열었다.{00}{39:103}{37:1,34}「으악{39:16}!」{00}거대한 곰이 기다리고 있었다!{00}나는 도망칠까 기절할까 허둥댔다.{25}
「아쉽네. 싸웠으면 분명 {20}의 승리였을 텐데」{00}그 녀석은 곰 박제였다.{00}내가 허둥대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이때 나미의 냉정한 태도는 의외였다.{00}어쩐지 문을 열기 전부터 그걸 알고 있었던 듯한 말투이기까지 했다….{16}{25}
{36:1,65}하지만 그런 건 곧 잊어버렸다.{00}거기에는 그 밖에도 올빼미, 꿩, 원숭이, 여우, 너구리, 날다람쥐 등 제작 중인 박제가 아무렇게나 늘어서 있었다.{25}「징그러워…!」{00}「책에서 읽은 적 있어. 이런 걸 하는 녀석 중에는 성격 이상자가 많대. 미국에서 소녀를 18명이나 토막 낸 범인의 취미도 이거였어」{25}
「이상한 얘기 하지 마…!」{00}나미가 나에게 매달렸다.{00}「떨어지지 마」{00}「응」{00}이렇게 되니 이제 평소의 나미다.{00}{39:109}{17:5}「꺄, 또!」{25}
「알았다. 저기 봐」{00}그것은 저쪽에 보이는 커다란 약품 선반의 유리문 소리였다.{00}활짝 열어 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때문인지,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었다.{00}{3C:20,19}{39:109}「뭐야…{17:5} 문 소리잖아」{00}나는 안도하면서도 맥이 빠졌다.{25}
{39:143}{39:85}그때, 느닷없이 작업대가 쓰러졌다.{00}위에 놓여 있던, 내장이 든 양동이가 굴러떨어졌다.{00}「꺄!」{00}나미의 몸에 그 내장이 흠뻑 쏟아지고 말았다.{00}내 바지도 피투성이다.{25}
「징그러워…」{00}나미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00}{45:101}{46:101}{1A:260,2,90,@26DDEB,@26DE12,@26DD88}
#26DD88
{39:101}{36:1,69}나미의 걸음걸이는 오줌 싼 아이 같아서 우습지만, 물론 그런 말은 할 수 없다.{1C}{03:@2FCD9E}
#26DDEB
{39:101}{36:1,69}나도 덩달아 울었다.{1C}{03:@2AF38A}
#26DE12
예쁜 나미를 이렇게 더럽히다니, 누구 짓인지 모르겠지만 용서 못 한다.{1C}
#26DE66
{39:101}
#26DE6A
{36:1,69}우리는 세면실을 찾았다.{00}더러운 몸으로 걷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00}「저기, 아직이야?」{00}나미는 훌쩍훌쩍 울고 있다.{00}이런 나미를 보는 건 처음이다.{00}얼른 어떻게든 해 주고 싶다.{25}
{36:1,29}「여기다…!」{00}{3B:19}{39:100}{36:1,55}문을 여니 세면실이다.{00}나는 수도꼭지를 틀었다.{00}{39:59}{17:10}다행이다. 물은 나온다.{00}「꺄, 피!」{00}새빨간 물이다.{25}
「아니야, 녹이야」{00}처음에 붉게 탁했던 물은 이윽고 깨끗한 물로 바뀌었다.{00}「다행이다」{00}나는 안전을 확인하려고 먼저 손을 씻고, 눈앞의 거울을 보았다.{25}
그리고 거울 속의 나미에게 말을 걸었다.{00}{1A:1093,3,91,@26E17F,@26E0CA,@26E103,@26E166}
#26E0CA
「봐 줘, 왕년의 미남이 이게 무슨 꼴이야」{1C}{03:@28CD0C}
#26E103
「오래 기다렸지? 됐어, 나미 씻어. 히히, 어디부터든」{1C}그때, 거울이 옆으로 밀리며 창문처럼 열렸다.{00}{03:@2D8050}
#26E166
「나미… 나미!?」{1C}{03:@33DEA2}
#26E17F
「나미도 먼저 손 씻을 거지?」{1C}나는 나미와 자리를 바꿨다.{00}
#26E1BF
「이거, 아끼는 셔츠였는데」{00}거울에 울상인 나미가 비치고 있다.{00}「기다려. 샤워기 좀 볼게」{00}{3F:5,59}나는 욕실 미닫이문을 열었다.{25}
{39:105}{36:1,56}서늘한 공기가{40:7,66} 흘러나온다.{00}「우와, 넓다…」{00}나는 나미를 돌아보다 흠칫했다.{00}
#26E2C7
거울은 새빨갛게 피로 칠해져 있었다.{00}「나미, 그거…!」{00}「응?」{00}{39:16}피투성이 거울 속에서 붉게 비친 나미가 얼굴을 들었다.{25}
나는 눈을 깜빡이고 다시 보았다.{00}…{17:2}…{17:2}…{17:2}거울은 평범한 거울이었다.{00}「샤워, 쓸 수 있겠어?」{00}「아…{17:5} 응」{00}나는 허둥지둥 샤워기를 틀었다.{00}{3B:66}{40:4,58}{3F:3,58}「뜨거운 물도 나와. 됐어」{25}
{19:1093,3,92,@26E4B4,@26E42D,@26E466,@26E497}
#26E42D
물론 나는 나미를 먼저 들여보낼 생각이다.{1C}{03:@28D020}
#26E466
가능하다면 나미와 함께 들어가고 싶다.{1C}{03:@2D858C}
#26E497
그때는 어디부터 씻겨 줄까.{1C}{03:@33E1EB}
#26E4B4
어쨌든 얼른 깨끗이 씻고 이 저택을 나가자.{1C}나는 말없이 셔츠를 벗었다.{00}
#26E50A
「…뭐 하는 거야?」{00}「어, 목욕. 들어갈 거잖아?」{00}「들어가긴 하는데」{00}「그러니까」{25}
「내가 들어가는데 왜 {20}까지 옷을 벗어?」{00}「응. 등이라도 밀어 줄까 해서」{00}「…농담이지?」{00}「…네」{39:106}{3C:65,58}{3B:66}{27:3}
#26E606
나미의 부탁으로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을 홀에서{32:2,55} 욕실까지 날랐다.{00}「고마워. 깨끗이 씻고 나올게」{00}「더러운 채로 기다리겠습니다」{00}{39:106}{36:1,35}나는 하는 수 없이 미닫이문 밖으로 나왔다.{00}{40:1,58}나미가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25}

#26E70A
아, 알몸이겠구나, 하고 나는 생각했다.{00}{39:16}「꺄악!」{00}나미의 비명이다.{00}「{20}!」{00}「나미!」{25}
{39:105}{2E:56}{3F:3,58}나는 뛰어들었다.{00}엄청난 수증기 속에 나미가 있었다.{00}중요한 곳은 목욕 수건으로 가리고 있다.{00}「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왔어! 크게 델 뻔했어!」{00}「수건 들고 들어갔구나…」{00}「그게 문제가 아니잖아!」{00}진짜로 혼났다.{25}
「알았어, 알았어. 봐 볼게」{00}나는 신발을 신은 채 자욱한 수증기 속으로 들어갔다.{00}{39:161}꼭지를 돌려 보았지만 뜨거운 물은 멈추지 않는다.{00}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25}
「위험할 것 같으면 그만둬」{00}「보일러실 보고 올게. 거기가 아니면 못 고칠 것 같아」{00}「…{20}, 어딜 보면서 말하는 거야!」{3C:45,58}{3C:45,66}{27:3}
#26E9CE
{30:1,14}{43}보일러실은 금방 찾았다.{00}홀 계단 뒤에 있는 문을 열고 지하 계단을 내려간다.{00}막다른 곳이 보일러실이었다.{00}{39:100}{3A:30,60}{36:3,17}꽤 후텁지근해서 땀이 솟아난다.{25}
계기들을 보고 기가 막혔다.{00}온도 조절 다이얼이 100도에 맞춰져 있다.{00}42도까지 다이얼을 되돌렸다.{00}압력계를 보니 보일러 내압이 꽤 올라가 있다.{00}안전밸브가 망가져 있었다.{00}아니, 망가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망가뜨린 거라면….{16}{25}
{3C:75,60}{39:19}갑자기 나미가 걱정되었다.{00}「기다려, 나미!」{25}
{19:1093,3,93,@26EBDC,@26EC9F,@26EC6A,@26EC29}
#26EBDC
{3C:60,60}{36:1,69}「나미는 무사해{13}」 하고 스스로 타이르며 나는 달렸다.{1C}{03:@26ECD7}
#26EC29
{3C:60,60}{36:1,69}「아아, 나미!{13}」 나는 벨트를 풀면서 달렸다.{1C}{03:@33ED62}
#26EC6A
{3C:60,60}{36:1,69}나는 메로스보다 빨리 달렸다.{1C}{03:@2D8F67}
#26EC9F
{3C:60,60}{36:1,69}쓰러질 것 같은 나 자신을 다독이며 달렸다.{1C}
#26ECD7
「나미…」{00}
#26ECE3
{39:100}{39:66}{36:1,55}나미는 없었다.{00}「나미!」{00}{39:20}나는 초조해졌다.{00}「나미!{17:5} …나미!」{25}
{3B:19}{3B:20}「왜 그래? 큰 소리를 내고」{00}다행이다{13}.{17:5}나미는 있었다.{00}「머리 말리고 있었어. 미안」{00}「당장 도망치자. 갑옷은 걸어 다니고, 미라는 사라지고, 보일러는 위험하고, 이런 데 있다간 죽겠어」{00}「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00}하지만 몸에 언제까지고 더러운 걸 묻히고 있는 건 정말 찝찝했다.{25}
가능하다면 목욕을 하고 싶다.{00}{1A:3,3,94,@26EEC9,@28D133}
#26EEC9
하지만 나미를 혼자 두는 건 위험하니까 들어가지 않는다.{1C}「난 괜찮으니까. 얼른 씻고 와」{25}
{3B:66}{39:105}{36:1,56}{3E:105}{40:4,58}{3F:3,58}이번에는 샤워 물을 잘 조절할 수 있었다.{00}나는 서둘러 몸을 씻었다.{00}샤워 물이 더러움과 함께 피로와 공포까지 씻어 내려 주는 것 같다.{00}그건 그렇고, 하고 나는 생각했다.{00}이 집 사람들은 어디로 가 버린 걸까?{16}{00}대체 어떤 사람들일까.{16}{25}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00}가끔 나미가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00}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00}아니, 뭐, 이건 내 착각이겠지만.{16}{25}
{3F:5,58}문득 나는 이상한 냄새{39:66}를 느꼈다.{00}…욕조에서다.{00}나는 살며시 들여다보았다.{00}「으…」{25}{39:21}{39:20}거기엔 뜨거운 물 같은 건 없고, 뼈가 드러난 고깃덩어리가 여러 개 굴러다니고 있었다.{00}마치 짐승이 먹이를 뜯어먹고 흩뜨려 놓은 자리 같았다.{00}조금 전까지는 아무것도 없었는데….{16}{25}
{45:120}{46:120}나는…{00}{1A:1093,3,95,@26F2EE,@26F255,@26F290,@26F2BF}
#26F255
마음을 진정시키고 무슨 일인지 생각하려고 했다.{1C}{03:@28D6FB}
#26F290
이대로 기절해 버릴까 생각했다.{1C}그때{03:@2B8C42}
#26F2BF
갑자기 나미의 요염한 숨소리가 들렸다.{1C}{03:@33F44B}
#26F2EE
어쨌든 나가자, 하고 미닫이문에 손을 걸었다.{1C}{39:108}{37:1,35}열리지 않는다.{00}밖에서 잠긴 건가?{25}
「나미… 이봐, 나미!」{00}{39:108}힘껏 잡아당기자 손잡이만 빠져 버렸다.{00}
#26F3A0
{3B:66}{40:3,58}{2E:56}갑자기 욕실에 있는 모든 수도꼭지와 샤워기에서 일제히 물이 엄청난 기세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00}{40:1,46}물은 배수구에서도 넘쳐 나와 욕실에 점점 차올랐다.{25}
「나미! 나미!」{00}아무리 외쳐도 나미는 오지 않는다.{00}순식간에 물이 발목에서 정강이, 정강이에서 무릎까지 차올라 간다.{00}「우와, {3C:100,46}빠져 죽겠어!」{00}말하는 걸 깜빡했는데, 나는 맥주병이었다.{25}

#26F52A
{3B:46}{3B:19}{3B:21}{3B:20}{39:98}나는 쾅쾅 벽을 두드렸다.{00}{3C:80,58}{39:63}{2C:136}{17:10}큰일이다{13}.{17:5}내가 지진을 일으켜 버렸다.{00}집 전체가 흔들흔들 흔들리고, 천장과 벽 타일에 쩍쩍 금이 간다.{00}{39:85}미닫이문 유리가 깨졌다.{00}벽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렸다.{00}{39:120}물이 일제히 흘러나간다.{00}나는 구멍을 통해 세면실로 탈출했다.{25}
{3B:58}{3B:59}{3B:46}{3B:63}{3B:66}{2C:138}{36:1,55}그러자 신기하게도 지진이 뚝 멎었다.{00}지금까지의 일이 전부 거짓말 같다.{00}나는 서둘러 갈아입을 옷을 입고 세면실을 뛰쳐나왔다.{25}
{39:103}{2E:69}{17:5}나미가 없다.{00}또 나미의 알 수 없는 행동…{17:8} 아니, 그럴 리 없다.{00}만약 누군가에게 끌려간 거라면!{00}「나미! …나미!」{25}
나는 외쳤다.{00}{1A:69,3,96,@26F7C0,@26F7E7,@26F870,@26F89B}
#26F7C0
「나 여기 있어! 대답해 줘!」{1C}{03:@26F8C4}
#26F7E7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면 소리를 내, 바로 갈게!」{1C}2층에서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아 나는 달려 나갔다.{25}
{03:@28D9F6}
#26F870
「소리도 못 낸다면… 어쩌지」{1C}{03:@2FE7D0}
#26F89B
「안 나오면 바람피울 거야!」{1C}{03:@33FA95}
#26F8C4
{39:29}{36:1,67}결국 다시 홀로 돌아왔다.{00}그러자{2E:14}, 계단을 올라가는 나미가 보였다.{00}「나미!」{00}불렀지만 나미는 돌아보지도 않는다.{00}손에는 무언가를 늘어뜨려 들고 있다.{25}
{3B:29}{39:18}그것은 죽은 박쥐였다.{00}「나미…!?」{00}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00}{36:1,69}「나…」{00}복도에는 이미 나미가 없었다.{00}{39:19}「어떻게 된 거지…」{25}
거기서…{00}{1A:69,3,97,@26FA2E,@26FAF9,@26FA5B,@26FA92}
#26FA2E
나는 그 자리에서 귀를 기울였다.{1C}{03:@28DDB7}
#26FA5B
나는 믿을 수 없는 내 감에 의지했다.{1C}{03:@31C86E}
#26FA92
저게 나미가 유혹하는 방식인가 하고 생각했다.{1C}{3B:19}있다! 「나미!」 {00}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00}{03:@33FFEC}
#26FAF9
{36:1,29}나는 불빛이 새어 나오는 방으로 향했다.{1C}
#26FB2F
{3B:21}{3B:19}{39:100}{36:1,70}그 방에는 {39:4}천장까지 닿을 듯한 커다란 그림이 걸려 있었다.{00}그려져 있는 건 악마인가.{16}{00}보자마자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굳어 버리는 그림이다.{00}등 뒤에서 험악한 기척이 움직였다.{25}
{3B:4}{39:3}{39:137}{2E:82}「앗!」{00}날카로운 나이프가 찔러 들어오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00}두 번!{39:137}{17:5} 세 번!{39:137}{17:5} 하고 나이프가 찔러 온다.{00}{39:137}「나미, 그만둬!」{00}믿을 수 없는 일이다.{00}나이프로 나를 덮치고{39:137} 있는 건 나미였다.{25}
나는 나미의 손목을 붙잡았다.{00}「나미!」{00}{3B:3}나는 나이프를 쳐서 떨어뜨렸다{39:160}.{00}나미는 줄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멍하니 서 있다.{00}「나미…{17:5} 대체 왜 그래!」{00}「어…」{00}나미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25}
「{20}…{16}나, 이런 데서 뭐 하고 있는 거야?」{00}나미는 이상하다는 듯 나를 보았다.{00}
#26FE33
「…아무것도 기억 안 나?」{00}「…」{00}「이 나이프, 어떻게 된 거야?」{00}「아, 그거? 침대 위에 놓여 있었어」{25}
「응, 그래서?」{00}「왜 이런 데 있나 싶어서 들어 봤는데, 그러고 나서 음, 아, 저 그림을 보고 있었더니 갑자기 몸이 안 움직이게 됐어…」{00}{2E:70}나는 그 기분 나쁜 그림을 돌아보았다.{00}「그다음엔?」{00}「그다음엔…{17:8} 그다음엔, 생각이 안 나」{25}
그 그림인가.{16}{00}그 악마 같은 그림에 뭔가 이상한 힘이 있어서, 나미가 최면술에라도 걸린 걸까.{16}{00}「저기, 나 뭘 했어? 이 나이프로 뭔가 하려고 했어?」{00}{3C:30,4}「나미, 어쨌든 이 저택을 나가자. 마을까지도 그렇게 멀지는 않을 거야」{00}「응{13}.{17:5}나도 돌아가고 싶어」{25}
{39:101}
#2780E1
{36:1,67}{39:23}「어?」{00}그 벽에 이상한 흠집이 있다.{00}「이런 거, 전부터 있었나?」{00}
#278135
「저기, 이거 키 재기 한 자국이야!」{00}「정말이네. 이름이 쓰여 있어」{25}
나미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00}{39:19}「내 이름!…」{00}벽에는 어머니의 글씨일까, 여자 글씨로{00}“나미” “나오미”라고 쓰여 있다.{00}「하하, 우연의 일치겠지. 옛날에 나미랑 나오미라는 여자애가 살았던 거야」{00}나미는 가만히 벽을 바라보고 있다.{00}모습이 이상하다.{25}
「왜 그래, 나미?」{00}「아니, 아무것도 아니야」{00}아무것도 아닌 얼굴이 아니다.{00}「아무것도 아니라니까!」{25}
{3B:29}{39:100}{36:1,7}나는…{00}{1A:69,3,98,@2783FE,@278341,@27839A,@2783CD}
#278341
그보다 나가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1C}우리는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00}{03:@28EA1D}
#27839A
아무것도 아니라면 뭐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다.{1C}{03:@31D515}
#2783CD
나미가 야한 상상을 했나 생각했다.{1C}{03:@348E34}
#2783FE
나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여 견딜 수 없었다.{1C}우리는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00}
#278466
{39:100}{36:1,58}{3C:25,23}{3C:25,19}「잠깐. 저런 곳에 차고가 있어」{00}「어쩌면…」{00}우리는 그쪽으로 향했다.{00}
#2784C8
{39:100}{36:1,28}「차가 있어!」{00}「이걸로 도망치자!」{00}「어, 훔치게?」{25}
「아니{13}.{17:5}빌리는 거야. 택배로 돌려보낼 거야」{00}「움직이기는 할까?」{00}「해 보자」{00}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00}클래식카든 뭐든 달리기만 하면 된다.{00}「문도 열려. 봐, 키도 꽂혀 있어. 휘발유도 조금 남아 있어!」{25}
나는 곰팡내 나는 운전석에 털썩 앉았다.{00}{3D:149}「걸려라, 젠장, {39:149}걸려 줘!」{00}나는 빌었다.{00}{39:56}{17:20}「됐다! 나미, 타!」{00}나미가 올라탄다.{00}「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보자. 밟는다, 나미!」{25}
「OK, 출발!{13}」{17:5} 하는 평소의 밝은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 나미는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가 버렸다{39:104}.{00}「나미? …왜 그래?」{00}나는 허둥지둥 나미를 쫓아갔다.{39:103}{3C:15,19}{3C:65,56}{25}
{36:1,58}테라스 가까운 창문 밖에 나미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00}「나미…」{00}「나{17:5} 저 차에 타기 싫어!」{00}「왜?」{00}「안 돼!{17:5} 그때 같은 사고가 날 거야!」{00}이런 나미는 본 적이 없다.{25}
「잠깐, 나미. 그때라니, 대체 언제 얘기야?」{00}{3A:30,20}「기억났어. 내가 아직 서너 살 때였어.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16} 그랬더니 갑자기 엄청난 소리가 나고, 우리는 벼랑 아래로 내동댕이쳐져 있었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00}『아파, 나미야, 아파{13}』 하고. 어린아이 목소리였어…」{25}
「그런 얘기, 처음 듣는데…{16} 이상하잖아. 애초에 나미네 엄마는 운전 못 하시잖아」{00}{3B:20}「아…」{00}나미는 멍해졌다.{25}
{43}「그래{13}.{17:5}그렇지…{16} 우리 엄마, 면허 같은 거 없어…{16} 그럼 이 기억은 뭐야? 나, 분명히 엄마가 운전하는 차에서…{16} 그리고 언니랑 남동생이 있었고…」{00}「정신 차려, 나미. 나미는 외동딸이잖아!」{25}
「아…{17:5} 그럼 그 아이들은 누구야? 엄마는…{16} 아아, 나, 모르겠어…!」{00}나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00}「어쨌든 차에 타자. 꾸물거리다간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00}나미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00}{3C:15,50}「알았어…{17:5} 갈게」{25}
문득 창문을 보니, 몹시 초췌한 나미가 유리에 비치고 있다.{00}「끔찍해…{17:5} 나, 이런 모습이야?」{00}그러자 유리 속의 나미가 스윽 사라졌다{39:16}.{00}{39:19}「싫어!{17:5} 방금 누구야!」{00}「나미, 그만둬. 방금 그 여자가 누구든 이제 상관없어. 빨리 그 차로 도망치자!」{25}
{39:21}나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00}「아앗…{17:5} 나, 기억났어! 역시 사고를 낸 건 방금 그 차야! 엄마가 운전하고 있었어!」{00}「나미!{17:5} 진정해{17:3} 나미!」{25}

#278D8C
{39:21}「나, 역시 이 집 사람이었어!」{00}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나미의 얼굴을 보았다.{00}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00}「나{17:3} 여기서 태어났어. 언니가 있었고…{16} 맞아, 언니 이름은 나오미였어!」{00}「나미, 그만둬! 뭔가가 나미한테 그런 있지도 않은 기억을 심고 있는 거야. 그런 생각은 버려. 점점 더 홀리게 될 거야!」{25}
「아니야! …아니라고, {20}! 여기는 내 집이야! 나는 여기서 태어나서 자랐어. 그러니까 저런 키 재기 자국까지」{25}
{19:525,12,99,@279014,@278FD7,@27903F,@278F7C}
#278F7C
「그런 얘기보다 도망치는 게 먼저야!」{1C}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숲으로 달렸다.{00}{03:@28F622}
#278FD7
「나도 기억났다! 나미, 저번에 빌려 간 천 원 갚아!」{1C}{03:@2BBB48}
#279014
「키 재기라… 병원 놀이는 안 했냐!」{1C}{03:@349D10}
#27903F
「알았어! 나미, 말할 수 있는 만큼 말해 봐」{1C}나는 나미를 진정시키려 했다.{00}{3B:19}{3B:21}{2C:133}「앗」{00}「나미, 위험해!」{00}차고 안에서 강한 빛이 비쳤다.{00}클래식카가 차고 셔터를 부수고 돌진해 온다!{16}{25}
{40:8,40}나는 나미의 팔을 붙잡고 피했다.{00}{3F:1,40}{2C:125}{30:1,58}바람이 스쳐 지나갔다.{00}차는 그대로 별채 벽에 처박혔다.{00}{39:19}차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00}무인 차는 후진해서 이쪽으로 방향을 바꾼다.{00}「도망쳐!」{00}다시 굉음을 내며 달려들었다!{16}{25}
{3B:19}{3E:40}{40:8,40}{36:1,8}뒤뜰 안쪽 숲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차가 앞질러 막아선다.{00}{3F:1,40}차는 마치 우리를 저택 안으로 도로 몰아넣으려는 것 같다.{00}「나미!」{00}「{20}!」{00}{3F:1,40}나는 테라스에서 홀로 굴러 들어갔다.{25}
{39:19}{36:1,67}무인 차는 옆쪽 벽에 정면으로 부딪혀 고철이 되었다.{00}「후우…」{00}나는 한숨 돌리고 일어났다.{00}따라왔어야 할 나미가 없다!{00}어디지? 무사한 건가?{00}이럴 때 나미가 스스로 사라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25}
{19:69,3,100,@2794B8,@2793F9,@27942E,@27946F}
#2793F9
분명 곧 따라올 것이다{13}. 기다리자.{1C}{03:@28FA65}
#27942E
아니, 어쩌면 나를 두고 먼저 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는지도 모른다.{1C}{03:@31E32E}
#27946F
아니, 분명 다른 괜찮은 남자를 찾아서 어디론가 숨어든 게 틀림없다.{1C}{03:@34A35A}
#2794B8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13}. 얼른 찾자.{1C}
#2794E0
{39:73}{17:5}2층이다. 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3C:65,73}{27:1}{37:1,69}문이 열려 있다.{00}그 방으로 뛰어든다.{00}{39:143}{37:1,34}「아야야야야!」{00}아무도 없다.{00}내가 걸려 넘어진 건 산산조각 난 나무 의자였다.{00}의자에는 커다란 잇자국이 있었다.{00}「이봐, 농담이지…」{25}
마치 거대한 상어한테라도 뜯어먹힌 뒤 같다.{00}「괴어…?」{00}나는 철벅철벅 걷는 커다란 물고기를 상상하고 소름이 쫙 돋았다.{00}벽에 달력이 걸려 있다.{00}오늘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00}그 아래에 뭔가 적혀 있었다.{25}
가까이 가서 본다.{00}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00}                  {00}     6:45{00}      환영합니다{00}{16}    나미{17:8}  {21}{39:18}                  {00}{16}나미와 나의 이름!?{25}
6:45는 우리가 마침 벼락을 만나 저택에 잘못 들어온 시간이다.{00}나는 현기증을 느꼈다.{00}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00}우리는 누군가에게 꾀여 들어온 건가.{00}지금까지의 기괴한 현상은 전부 계획된 것이었을까…?{00}{3B:19}그때, 나미의 목소리가 들렸다.{00}「{20}!{17:5} 어디야!」{25}
달력을 보고 있던 나는…{00}{1A:2053,3,101,@2799DB,@279908,@27994D,@27999C}
#279908
섬뜩한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1C}{03:@28FEC8}
#27994D
오늘이 불멸일이라는 걸 알고 더욱 무서워져서 뛰쳐나왔다.{1C}{36:1,69}{03:@308FD9}
#27999C
적구… 빨간 입이 뭘까 생각하며 달려 나갔다.{1C}{03:@2BC499}
#2799DB
나미가 보지 못하게 찢어 버리고 뛰쳐나갔다.{1C}
#279A0D
나는 복도로 나갔다.{00}{3B:19}{39:101}{36:1,69}나미가 세 번째 문 앞에서 부르고 있다.{00}나는 달렸다.{00}{37:1,34}「뭐야. 걱정했잖아」{00}「봐. 이 방에 이게…!」{00}나미는 굳은 얼굴로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 주었다.{25}
{36:1,50}그것은{40:1,6} 쌍둥이 사진이었다.{00}똑같은 얼굴을 한 여자아이 둘이 어머니와 함께 찍혀 있다.{00}「…{20}, 이거 나야!」{00}「뭐!?」{00}그러고 보니 사진 속 쌍둥이에게는 확실히 나미의 모습이 남아 있다.{25}
「똑똑히 기억났어. 이게 나. 옆이 언니 나오미야」{00}나미의 얼굴은 새파랬다.{00}「{20}도 봤잖아. 아까 그 여자…{16} 그게 언니 나오미야!」{00}「나미…{17:5} 불확실한 증거로 그렇게 단정하지 않는 게 좋아」{25}
「불확실해? 이게!」{00}{3B:6}나미는 울면서 사진 뒷면을 뒤집어 들이밀었다.{00}{39:18}                 {00} 나미 3살{00} 나오미 3살{00}                 {00}{39:19}거기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25}
「뒤에 있는 사람이 엄마야!」{00}「뒤라니…?」{00}쌍둥이 말고는 아무도 찍혀 있지 않은데….{16}{00}「…저기, 이 사람, 뭔가 닮지 않았어? 저기, 이 사람 그 미라랑 닮지 않았어!?」{25}「나미…」{00}「어떻게 된 거야? 나, 입양된 아이였어? 지금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었던 거야!?」{25}
나는 나미의 어깨를 붙잡았다.{00}「만지지 마!」{00}{36:1,25}나미는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00}「나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지금까지 무서운 일을 당한 건 내 탓이야!」{00}「나미,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25}
「아니야! 제절초는 복수의 꽃이야!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있는 거야! 나, {20}까지 끌어들이고 말 거야!」{00}「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나미!」{00}「싫어!{17:5} 혼자 도망쳐!」{00}나미는 방을 뛰쳐나갔다{3B:6}{39:103}.{25}
{36:1,69}「나미…!」{00}{1A:1028,3,102,@27A0FE,@27A088,@27A0C7}
#27A088
말려드는 건 사양이지만, 내버려 둘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1C}{03:@2984EF}
#27A0C7
어떤 식으로 말려들게 될까 가슴이 두근두근했다.{1C}{03:@2DD3C0}
#27A0FE
설령 말려들더라도 반드시 나미를 구하겠다고 생각했다.{1C}
#27A134
{3C:30,6}{34:3}{32:3,60}나는 수조 앞에 왔다.{00}고여 있던 수조의 물이{39:123} 갑자기 일렁였다.{00}한순간, 유리 너머 흙탕물 속을 거대한 비늘이 스윽 스쳐 지나갔다.{25}
{39:20}「괴어…!」{00}사람 몸만큼 크다.{00}이 녀석은 사람이라도 먹고 있는 걸까.{16}{00}보니 바닥에는 물이 튄 자국이 있었다.{00}{39:19}설마 나미가 이 괴어에게…!{00}{3C:20,20}{36:1,66}나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25}
그때, 식당 안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00}저 뒷모습은 나미다.{00}「나미…」{00}{39:100}{36:1,11}나는 말을 삼켰다.{00}{39:21}등을 돌린 나미는 나이프를 들이대고 있었다.{00}{25}
발밑에 있는 누군가를 찌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00}「용서해 줘. 동생을 위해서야…!」{00}나미는 이상한 말을 했다.{00}목소리가 울고 있다.{00}나이프를 쥔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00}「못 하겠어…{16} 역시 못 하겠어!」{00}희미한, 피를 토하는 듯한 목소리였다.{25}
「그만둬, 나미!」{00}바닥에서 또 한 사람이 일어났다.{00}「{20}! 도망쳐!」{00}{39:16}나미였다.{00}나미가 둘!?{16}{00}아니, 그게 아니다.{00}나이프를 든 여자는 나오미인 것이다!{16}{25}
「그만둬!」{00}나는 달려들어 나오미를 뒤에서 붙잡았다.{00}{39:115}뒤에 뭔가가 왔다.{00}내가 앗 하고 생각한 순간{39:143}{00}{35:6}뒤통수에 일격을 맞고 나는 뻗어 버렸다{40:1,33}.{00}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나는 그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3C:30,19}{3C:30,21}{3C:50,33}{27:3}{17:10}{32:6,11}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 보니 주위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00}{43}아무도 없다.{00}바닥에는 물에 흠뻑 젖은 묘한 발자국이 있었다.{00}그것은 마치 꼬리지느러미 같은…{16} 괴어다{39:16}.{00}{39:19}그 수조의 괴어가 일어서서 걸어와 나를 때리고 나오미와 나미를 끌고 간 걸까.{16}{25}
{2E:34}나는 흠칫하며 식당 문간 그늘에 숨었다.{00}주방 안에 나미가 있다.{00}모습이 이상하다.{00}나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00}나미는 식칼로 자기 손목에 상처를 내고 있는 것이다.{39:21}{25}
손목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진다.{00}그 피를 아래에 놓인 작은 병에 받고 있었다.{00}대체 뭘 하는 거야?!{16}{00}「나미!」{00}나미는 흠칫하며 돌아보았다.{00}그때…{00}{3C:45,19}{3C:45,21}{16}「{20}!」{00}복도 저편에서 나미의 비명이 들렸다.{25}
나미의 목소리는 피아노 홀에서 들렸다.{00}그렇다면 눈앞의 나미는 나미가 아니라 쌍둥이 언니 나오미였던 건가.{16}{00}「{20}!」{00}또 나미의 비명이다.{00}「지금 갈게!」{00}나는 고함치며 달려 나갔다.{39:104}{27:3}{17:10}{39:100}{30:1,59}피아노 홀에 달려가 보니, 너무나 기이한 광경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00}{39:1}나미가 2미터가 넘는 괴어에게 습격당하고 있다!{00}{39:17}괴어는 양 지느러미로 나미를 피아노에 밀어붙이고, 카멜레온처럼 긴 혀를 나미의 목에 휘감고 있다.{25}
꼬리지느러미를 발처럼 써서 서 있는 것이다.{00}얼굴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입에서는 피라냐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 있다{39:115}.{00}그 숨소리다.{00}나를 친 건 이 녀석이었던 것이다.{00}「{20}! 살려 줘!」{00}「나미!」{25}
두려움 따위는 날아가 버렸다.{00}나는 가까이 있던 의자를 치켜들고 돌진했다.{00}이쪽을 돌아본 괴어의 눈이 번뜩 붉은 빛을 발했다.{00}내 몸은 허공에 떠올랐다가 내동댕이쳐졌다.{00}{39:85}{25}
나는 괴어에게 필사의 반격을 할 궁리를 했다.{00}기절한 척하며, 다치지 않도록 적당한 유리 조각을 살며시 움켜쥐었다.{00}괴어는 다시 나미에게 덤벼들려 하고 있었다.{00}나는 벌떡 튀어 일어나 돌진했다.{00}{39:114}빗나갔다.{00}괴어의 입이 눈앞에 다가왔다.{25}
{2E:75}「에잇!」{00}나는 힘껏 유리를 그 입속에 꽂아 넣었다{39:114}.{00}괴어 녀석은 와작와작 유리를 씹어 부쉈다.{00}안 되겠다.{00}이 녀석에게는 유리도 그저 먹이일 뿐이다.{00}{39:114}나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했다.{00}「나미, 도망치자!」{25}
{39:103}{2E:69}나와 나미는 정신없이 달렸다.{00}어디를 어떻게 달렸는지. 조금만 더 가면 출구다.{00}{36:1,67}「저기, 그 사람은 어디 있어!」{00}나미가 갑자기 멈춰 서서 외쳤다.{25}「언니란 말이야. 나오미는 우리 언니란 말이야!」{00}나는 더 이상 부정할 생각이 없다.{00}사정이야 어떻든 두 사람이 저렇게 꼭 닮았으니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25}
「나미, 어쨌든 나가자. 역시 여기 있는 건 좋지 않아」{00}「싫어. …난 남을래」{00}{3B:1}나는 10초 동안 입을 벌린 채였다.{00}「나미…{17:5} 무슨 소리야. 둘이 같이 도망친다{13}.{17:5}그건 변함없잖아」{25}
「싫어! …그렇지만 언니란 말이야!」{00}{40:1,6}나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외쳤다.{00}신경이 꽤 곤두서 있다.{00}무리도 아니다. 바로 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던 좋은 집안의 아가씨가, 갑자기 미라와 갑옷과 괴어의 소굴이 자기가 태어난 집이라는 걸 알게 되어 버렸으니.{25}
「나, 여기서 태어났어…{16} 키 재기를 할 무렵까지 여기서 자랐어…{16} 그런데 그걸 하나도 기억 못 했어…{16} 저기, 왜? 나는 왜 지금의 나인 거야? 우리 아빠랑 엄마는 누구야!」{00}나미는 울부짖었다.{25}
나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00}나미는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들었다.{00}「나, 언니한테 물어보고 올게!」{00}나미는 홀을 뛰쳐나갔다.{3B:6}{25}
{36:1,69}나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00}나는 초조해졌다.{00}「나미…{17:5} 나미!」{00}큰 소리로 부르고는 귀를 기울인다.{00}{39:147}아니, 부르는 건 그만두자.{00}나와 나미가 떨어져 있다는 걸 일부러 알리는 꼴이다.{25}
{39:93}{17:5}{39:23}2층이다.{00}{36:1,14}나는 계단을 올라갔다.{00}{36:1,69}나미의 기척이 느껴진다.{25}

#27B534
{3B:23}{39:100}{37:1,34}나미는 우리가 “미라의 방”이라고 이름 붙인 그 방에 있었다.{00}{40:1,6}처음에 휠체어의 미라를 발견한 그 방이다.{00}{36:1,22}「나미…」{00}나미는 일기장을 읽고 있었다.{00}본 기억이 있다.{00}미라의 무릎에 놓여 있던 그 일기장이다.{25}
{36:1,26}「엄마 일기장이었어」{00}나미는 휘리릭 펼쳐 보였다.{00}「13년 전 사고에 대해 쓰여 있어」{00}「13년 전 사고…?」{00}「엄마가 운전했고, 타고 있던 건 그때 일곱 살이던 나랑 나오미 언니, 그리고 남동생 나오키」{00}「남동생?!」{25}
「우리한테는 두 살 아래 남동생이 있었어」{00}나미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있다.{00}「동생은 그 사고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대」{00}나는 나미가 내민 일기장을 받아 들었다.{00}「사고 직후에 나는 양녀로 보내졌고…{16} 그 뒤로 많이 힘들었나 봐」{25}
나는 재빨리 훑어보았는데, 거기에는 몸이 불편해진 남동생을 계속 돌봐 온 나오미의 고생과, 타고난 병약함 탓에 나오미에게 모든 걸 떠맡겨 버린 어머니의 괴로움이 절절히 담겨 있었다.{00}{3F:1,6}『나오미에게 미안하다』{00}『나오키에게는 죽어도 사죄할 길이 없다』{00}일기는 그런 말들로만 채워져 있다.{00}{25}
「열두 살이 됐을 때, 동생이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했대」{00}「물고기가…?」{00}「몸도 못 움직이는 휠체어 생활 같은 건 이제 싫다. 나는 물고기가 되어서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고 싶다…고」{00}나미는 울고 있었다.{25}
「분명 그 휠체어가 동생이 쓰던 거였구나…」{00}「죽었다고 쓰여 있어?」{00}나미는 고개를 저었다.{00}「일기는 동생이 열두 살이 된 데서 뚝 끊겨 있어」{00}나미와 두 살 차이라면 6년 전이 된다.{00}그 뒤로 이 저택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16}{00}{25}
{36:1,22}「우리…{17:5} 엄마라면 벌써 봤는지도 몰라」{00}내가 생각하던 걸 나미가 말했다.{00}그렇다{13}.{17:5}그 미라는 나미의 어머니일지도 모른다.{00}「동생도 분명 죽었을 거야…{16} 제일 고생한 언니만 남고」{25}
일기를 보는 한, 나오미는 마음씨 고운 여자인 것 같다.{00}「나, 언니를 만나고 싶어」{00}나미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00}「{20}도 도와줘. 왜 우리한테서 숨는지, 그것도 알고 싶어」{00}「별로 찬성할 수 없는데」{00}나는 말했다.{25}
「언니가 나미한테 한 짓을 잊었어? 우리 몇 번이나 죽을 뻔했다고」{00}「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 언니는 좋은 사람이야!」{00}나는 그래도 반대했다.{00}이 저택에 사는 사람이 만약 나오미 혼자라면,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은 나오미가 한 짓이라는 얘기가 된다.{25}
우리가 몇 번이나 죽을 뻔한 이상, 나오미에게 마음을 놓지 못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00}「알았어. {20}, 무서우면 됐어. 나 혼자 찾을게」{00}{39:103}{3B:6}나미는 화를 내며 가 버렸다.{00}나도 왠지 울컥 화가 치밀었다.{00}마음대로 해라. 일란성 쌍둥이끼리 서로 죽이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하라지!{27:3}{39:101}{36:1,14}내가 1층으로 내려가자 그 소리가 났다{39:93}.{00}{3A:20,19}서재다.{00}나는 망설였다.{00}도망칠 것인가, 갈 것인가.{16}{00}몸의 안전을 위해서는 도망치는 게 낫다.{00}하지만 가면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든다.{00}「에잇, 이 겁쟁이!」{00}나는 나미에게 도움이 되는 쪽을 골랐다.{25}
{39:100}{36:1,13}{39:23}나는 서재로 들어갔다.{00}빈 휠체어가 있었다.{00}미라는 없다.{00}책상 위에 책이 쌓여 있다.{00}바람도 없는데 그 책이 넘어갔다.{00}『악마의 서{13}』였다.{25}
물론 라틴어인지 산스크리트어인지 알 수 없는 문자로 쓰인 원서였지만, 이 책의 표지는 예전에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00}나는 『악마의 서{13}』를 집어 들어 펼쳤다.{00}{39:20}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00}거기에 “괴어”의 그림이 있었다.{25}
괴어에서 인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고, 거기에 필요한 도구와 약품을 만드는 재료가 나와 있는 것이다.{00}도마뱀, 박쥐, 쥐, 뱀, 개구리, 고양이의 잘린 머리, 그리고…{16} 제절초…!{00}「이럴 수가」{00}나는 나도 모르게 신음했다.{25}
그림의 느낌으로 보아 이것은 “괴어”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흑마술이었다.{00}「그렇다면 그 괴어는 인간이었다는 건가…!」{00}다른 페이지에는 반대로 “인간”이 “괴어”로 변신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00}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00}내 마음에 슬픔의 충격이 퍼진다.{25}
어머니가 사고를 냈다.{16}{00}아이는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었다.{00}그리고 물고기가 되기를 빌어, 변했다.{00}누나는 그 동생을 원래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3B:20}{3B:23}{3B:19}{39:113}.{00}{41:120,0,120}{17:2}수조다.{25}
{39:104}{2E:69}그때…{16}{00}{1A:3,3,103,@27C57A,@27C881}
#27C57A
생각하기도 전에 나는 달려 나가고 있었다.{1C}{36:1,67}뛰어 들어간 순간, 수조의 이상을 바로 알 수 있었다.{00}{36:1,62}수조가 텅 비어 있다.{25}그리고 괴어는 사라져 있었다.{00}{39:16}{39:19}방금 물소리가 들리고 나서 채 10초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 많은 흙탕물과 그 거대한 몸뚱이는 대체 어디로 가 버린 걸까?{25}
{40:1,46}텅 빈 수조 바닥 쪽에서 이번에는 깨끗한 물이 샘물처럼 솟아 나온다.{00}수조는 금세 가득 차오른다.{00}{36:1,61}「어떻게 된 거지?」{00}나는 사다리에 달라붙어 수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3C:55,46}{25}
그때, 뛰어 들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00}「{20}, 위험하니까 내려와!」{00}「나미! {17:3}어디 있었어?」{00}「언니를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들어서. 저기, 빨리 내려와」{00}「난 괜찮아. 나미가 훨씬 더 걱정이야」{25}
{03:@27CD13}
#27C881
정신이 아찔해 휘청거리는 발을 한 발짝씩 천천히 옮겼다.{1C}{36:1,60}수조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00}탁한 흙탕물이 출렁이고 있다.{00}괴어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다.{00}그때{40:1,46}, 수조 속의 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00}어떤 장치인지 알 수가 없다.{25}
{36:1,62}{3C:100,46}이윽고 물이 다 빠져 수조 바닥이 보였지만, 구멍 같은 건 없다.{00}괴어도 사라졌다.{00}다만 웬일인지 철도 모형 하나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00}나는 뒤쪽 사다리를 기어올라 수조 안으로 뛰어내렸다.{00}그리고 철도 모형을 주워 들고 살펴보았다.{25}
{3D:98}소리에 돌아보니 나미가 밖에서 수조를 두드리고 있다.{00}「{20}, 빨리 거기서 나와!」{00}「나미, 어디 갔었어!」{00}「됐으니까 빨리!」{00}모형을 버리고, 시키는 대로 수조를 기어오르려던 그때, 수조 바닥에서 깨끗한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다{40:1,46}.{25}
나는 점프해서 수조 가장자리를 붙잡았다.{00}{39:49}{17:10}{39:19}응?{17:5} 무슨 소리지?{16}{00}점점 수위가 올라온다.{00}{3C:100,46}{3F:1,49}「대체 어떻게 된 거야?」{00}「빨리, 빨리 올라와!」{25}
{36:1,61}나미가 사다리를 올라와 나를 끌어 올렸다.{00}「왠지 몹시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 수조가 위험하다고…」{25}

#27CD13
그래서…{00}{1A:3,3,104,@27CF0A,@27CD2B}
#27CD2B
나는 그 물에 손을 넣으려 했다.{1C}「하지 마!」{00}나미가 소리쳤다.{00}나는 뻗었던 손을 거둬들였다.{00}그 바람에 수조 가장자리에 놓여 있던 빈 깡통이 떨어졌다{39:134}.{00}녹아 버렸다…!{25}
한순간의 일이었다.{00}「분명 황산이야!」{00}「나오미는 역시 우리를 죽일 셈이야」{00}「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언니를 만나 보면 알 거야」{00}「아직도 그런 소리야?」{25}
위에서 뭔가가 떨어졌다.{00}{39:134}「제절초다!」{00}제절초는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25}
{03:@27CFFE}
#27CF0A
나는 새삼 그 물을 바라보았다.{1C}그러자 {39:134}연기를 내며 녹아 가는 철도 모형이 떠 있었다.{00}「…이건 물이 아니야. 황산!?」{00}「그럴 수가…」{00}「이제 알겠지. 나오미가 우리를 죽이려 하는 게 틀림없어」{00}「하지만 언니가…」{25}

#27CFFE
「도망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잠깐만」{00}{39:73}{2E:66}{39:23}{17:5}괴어가 있다.{00}「저쪽이야! 분명 언니도 있을 거야!」{00}「그런 건 상관없어. 도망가자!」{3C:55,73}{25}
나미는 내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00}「가고 싶으면 가! 난 가족을 버리고 갈 수 없어!」{00}「…」{25}나는 어떤 사태와도 맞서 싸울 각오를 다졌다.{00}그것이 사랑하는 남자의 올바른 태도다.{00}「가자」{00}「고마워」{00}나미는 눈물을 글썽였다.{25}
{36:1,69}「난 언니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를 나이프로 덮치려 한 데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00}나미는 정신없이 말했다.{00}「됐어…{17:5} 나미, 이제 됐어」{00}「그렇지만 그때 언니, 울고 있었단 말이야」{00}「울고 있었다고…?」{00}그건 몰랐다.{25}
「울고 있었어…{16} 나한테 겨눈 나이프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고, 입속으로 뭔가 사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00}그럴지도 모른다.{00}만약 그때 나오미가 정말로 나미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진작 죽였을 것이다.{25}
「그럼 피를 뽑은 건 뭐야?」{00}「분명 먹이야!」{00}{39:16}「먹이?!」{00}나미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00}「그 괴어는 젊은 여자의 피를 원해. 그래서 내 피를 뽑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해서, 언니가 자기 피를 뽑아 먹인 거야!」{25}
{3B:23}{3B:19}{41:40,0,85}「꺄악!{17:5} 그만해!」{00}식당 쪽에서 몸싸움하는 소리와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00}{39:113}「그만해! 제발, 나오키!{41:120,0,143}」{00}「언니가!」{00}우리는 달려갔다.{25}
{39:103}{2E:11}{17:5}식당은 마치 조스가 날뛰고 간 자리 같았다.{00}찬장과 의자가 부서지고, 산산조각 난 식기들이 흩어져 있다.{00}그 속에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나오미가 쓰러져 있었다.{00}{39:6}「언니…!」{00}「이봐, 정신 차려!」{25}
우리가 안아 일으키자 나오미는 희미하게 눈을 떴다.{00}「나오미 씨…{16} 당신, 나오미 씨 맞죠?」{00}고개를 끄덕인 나오미는 나미를 발견하자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었다.{00}「{21} 씨」{00}나오미는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25}
「나미를 데리고 지금 당장 여기서 도망치세요」{00}「언니…!?」{00}「그 애는 이제 틀렸어요」{00}나오미는 괴어가 된 남동생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00}「몇 번이나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보려고 했는데…」{00}「언니가?」{25}
「『악마의 서{13}』를 읽었어요. 처음엔 뭐가 쓰여 있는지 전혀 몰랐지만, 동생이 할 수 있었던 걸 제가 못 할 리 없다고 생각해서…{16} 몇 년이나 걸려서 겨우 그 책을 읽을 수 있게 됐어요」{00}「그래서요?」{25}
「동생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약을 만들려면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했어요.{00}정말 꺼림칙한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모았죠…{16} 하지만 끝의 끝까지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게 있었어요」{00}나미는 흠칫 고개를 들었다.{00}「언니, 설마 그건…!」{00}「그래, 나미…{16} 그건 네 피야」{25}
「그 애를 원래 몸으로 되돌리는 데 꼭 필요한 것.{00}그건 “두 자매의 피를 합친 것”.{00}너와 나의 피였어」{00}나는 할 말을 잃었다.{00}「그래서 여러 가지 수를 써서 너를 이리로 불러들였어」{00}「…그, 그래서, 당신은 나미의 피를?」{25}
「아뇨, 못 했어요…{16}13년 동안 누구보다도 보고 싶어 했던 동생인걸요」{00}나오미는 소리 없이 울었다.{00}「그래서 어떻게든 제 피만으로 해결해 보려고 했어요.{00}그랬더니…{17:5} 역효과였어요」{25}
「역효과?」{00}「제 피만으로는 약이 되지 않았어요. …저는 잊고 있었어요.{00}한 사람의 “젊은 여자의 피”는 그 애를 더 흉포하게 만들 뿐이었어요」{00}{3D:113}「왔어!」{00}나오미는 몸을 떨며 일어섰다.{25}
「뒷일은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나미, {21} 씨랑 둘이서 도망가.{00}그리고 다시는 여기 돌아오지 마!」{00}「언니, 난 그렇게 못 해!」{00}나미는 머리를 흩날리며 소리쳤다.{00}「가, 나미. 엄마도 그걸 바라고 계셔」{00}나미는 숨을 멈췄다.{25}
{3B:6}{39:16}「엄마…{16} 엄마는 어디 있어?」{00}「이미 알고 있잖아…{16} 그 미라야」{00}{43}나오미가 말했다.{00}「사고를 낸 책임을 느끼고,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하다가…{16} 아무것도 먹지 않게 되고, 머리가 새하얗게 세고…{16} 그러다 결국 미라가 되어 버린 거야」{25}
{3A:20,1}그것도 어머니의 사랑이었으리라.{00}나는 엄숙한 슬픔에 사로잡혔다.{00}누구의 잘못도 아니다.{00}사고를 내고 그것을 뉘우친 어머니.{25}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물고기가 되기를 바란 남동생.{00}그리고 동생을 구하려고 자신의 피를 내준 누나….{00}「나만 아무것도 안 했어…!」{00}나미가 비통하게 외쳤다.{25}
「나만…{17:5} 있잖아, 나만 아무것도 안 했다고!」{00}「나미! 진정해!」{00}「이거 놔!」{00}나미는 나를 밀쳐 내고 뛰쳐나갔다{39:104}.{00}「아아! 안 돼, 나미!」{00}「나미! 멈춰!」{00}나미의 발소리가 안쪽으로 사라져 간다.{25}
「붙잡아 주세요, {21} 씨!」{00}나오미는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00}「나미가 괴어한테 잡아먹혀요!」{00}「네?」{00}「한 번 피 맛을 알면 점점 더 젊은 여자를 먹고 싶어 해요! 젊은 여자를 먹으면 점점 더 힘이 세진대요!」{25}
{3B:1}{41:30,0,85}「꺄아악!」{00}나미의 목소리다!{00}「{21} 씨, 나미를 구해 주세요!」{25}
{45:103}{46:103}{19:3,3,105,@27E27C,@27E4A7}
#27E27C
{39:103}{2E:69}말할 것도 없이 나는 이미 달려 나가고 있었다.{1C}「나미! …나미!」{00}{39:113}「꺄아악!」{00}딱 한 번, 나미의 비명이 들렸다.{00}「나미이!」{00}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더는 대답이 없었다.{25}
정신을 차려 보니 나오미와도 떨어져 버렸다.{00}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00}「나미이!!」{00}다시 한 번, 목이 터져라 외쳐 보았지만, 거대한 저택은 숨을 죽인 듯 고요하기만 하다.{25}
어디 있는 거야? …나미는 대체 어디에!{00}나는 방에서 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어디에도 기척조차 없다.{00}알았다.{00}열리지 않는 방이다!{25}
{03:@27E6B9}
#27E4A7
{39:103}{36:1,69}나는 나오미를 부축하며 서둘렀다.{1C}여기까지 알게 된 이상, 나오미를 두고 갈 수는 없었다.{00}적어도 홀의 소파에 눕혀 두려고 했다.{00}「저 혼자 걸을 수 있어요. {21} 씨는 어서 나미한테…」{00}나오미는 그렇게 말하고 정신을 잃었다.{25}
「나오미 씨!」{00}그러자 나오미의 몸이 떠올랐다.{00}의식은 잃은 채다.{00}그대로 스르륵 안쪽으로 사라진다.{00}「나오미!」{00}하지만 나오미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25}
어디야? 나미…! 나오미…!{00}두 사람은 어디로 사라진 거지….{16}{00}「그렇군」{00}나는 짐작이 갔다.{25}

#27E6B9
{36:1,30}나는 열리지 않는 방 앞에 섰다.{00}{3D:98}「열어! 이봐{39:98}, 열란 말이야!」{00}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00}나는 최대한 뒤로 물러섰다.{00}이렇게 된 이상 온몸으로 부딪칠 수밖에.{00}{39:103}{38}{17:5}열리지 않는 방의 문은 허무하게 부서졌다.{25}
{32:5,41}방 안을 본 순간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00}{40:1,6}그곳은 슬픔의 방이었다.{00}바닥에도, 벽에도, 천장에도, 창가에도…{16} 방 안 가득 제절초다.{00}모두 드라이플라워가 되어 있다.{00}여기는 제절초의 무덤이다….{16}{25}
{36:1,16}그뿐만이 아니었다.{00}방금 전까지 놀고 있었던 것처럼, 낡은 남자아이 장난감이 어질러져 있었다.{00}우리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그리운 장난감들이다.{00}레이싱카며 철도 모형, 미니카, 그 시절의 갖가지 캐릭터 상품….{16}{25}
그리고 딸랑이며 공갈 젖꼭지 같은 갓난아기 때의 낡은 장난감도 있다.{00}나는 깨달았다.{00}이 방의 모든 의미를 이제야 알았다.{00}여기는 저 동생 “괴어”의 놀이터였던 것이다.{25}
{3F:1,6}나는 동생 괴어가…{17:5} 그런 모습이 된 나오키가, 그래도 어린 마음을 잊지 못하고,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에 잠겨, 이 옛 아이 방에 틀어박혀 자물쇠를 걸고, 이 장난감들을 가지고 혼자 노는 모습을 떠올렸다.{00}어느새 내 눈에서는 눈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25}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00}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무언가가 어긋나 버린 것이다.{00}나미는 없다. 나오미의 모습도 없다.{00}나는 두 사람을 구해야 한다.{00}그래도 나는 괴어가 된 동생과 싸워야만{39:86} 한다.{00}{39:104}{3B:6}{2F:30}{17:5}부수고 들어온 문이 닫혔다.{00}녀석은 나를 내보내지 않을 셈이다.{25}
{3A:120,63}{2C:136}{17:10}{39:85}{17:5}{39:85}{17:5}{3C:35,63}{17:10}{2C:138}「좋았어!」{00}{1A:3,3,106,@27EF64,@27ECAD}
#27ECAD
나는 창문으로 탈출하기로 했다.{1C}{36:1,21}벽 쪽의 사이드 테이블을 번쩍 들어 창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00}{39:85}{38}{17:10}창밖은 담쟁이덩굴이 얽힌{39:87} 벽돌 벽이다.{00}나는 그 벽에 바짝 달라붙어 조금씩 내려갔다.{25}
얼마 안 되는 담쟁이덩굴에 의지하는 것 말고는 손 둘 곳도 발 디딜 곳도 없다.{00}자칫하면 발이 미끄러질 것 같고, 손이 저려 온다.{00}발이…{17:5}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00}아래쪽에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이 보인다.{00}조금만 더…{16} 조금만 더!{25}
나는 창문을 밖에서 살며시 밀어 열었다.{00}{39:100}소리가 나지 않도록 숨을 죽이고 안으로 들어간다.{00}{36:1,12}{39:113}들린다!{00}나는 발소리를 죽이며 홀로 서둘러 갔다.{25}
{3D:101}{03:@27F126}
#27EF64
나는 문을 부수고 나가기로 했다.{1C}그곳에 있던 금속 배트를 움켜쥐고{39:135}, 문에 몇 번이고 내리쳤다{13}.{00}{3B:135}{39:135}{16}{39:103}{2E:69}{17:5}겨우 부순 문으로 복도에 나와 달린다.{00}그런데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다!{00}{3B:1}「으아악!」{25}
{35:3}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39:130}.{00}달려오던 기세를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졌다.{00}{27:3}…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던 걸까.{00}나는 몽롱한 채로 주위를 둘러보았다.{25}

#27F126
{43}{32:6,43}나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00}『악마의 의식{13}』{17:3}이 거행되고 있다.{00}{39:1}황산으로 가득 찬 수조 앞에 제단이 있었다.{00}그 위에 나미가 있었다.{00}제절초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지만, 거의 알몸이다.{00}죽은 듯이 누워 있다.{25}
{39:112}물론 주인공은 괴어다.{00}{39:115}그때 머리부터 흰 두건을 푹 뒤집어쓴 여자가 왔다.{00}옷자락이 긴 흰 망토를 두르고 있다.{00}나오미다…{16} 분명히 최면술에 걸려 있는 모습이었다.{00}{39:112}괴어가 나오미에게 무언가 명령했다.{25}
나오미는 괴어에게 녹색 액체가 든 그릇을 내밀었다.{00}{39:112}드디어 의식이 시작되려나 보다.{00}괴어는 나오미에게 검을 들라고 명령했다.{00}나오미는 제단에 있던 검을 집어 들고 칼집에서 뽑았다.{00}{36:1,77}{39:112}나오미는 검을 치켜들었다.{00}그 아래에는 나미의 몸이 있다.{25}
{19:3,3,107,@27F434,@27F77D}
#27F434
「그만둬, 나오미 씨!{13}」{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1C}{39:135}내 목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나오미가 검을 내리쳤다!{00}{39:114}{16}하지만 그것은 괴어를 향한 것이었다.{00}{39:135}나오미는 울고 있었다.{00}{39:135}울면서 괴어를 베고 있었다.{3D:136}{39:136}{25}
{39:114}{2E:75}{17:5}괴어는 베이면서 울부짖었다.{00}아니, 오히려 {39:112}당혹과 놀라움의 외침이었다.{00}{39:135}나오미는 괴어를 베면서{39:136} 외쳤다.{00}「{21} 씨, 지금 이 틈에 나미를!」{25}
괴어는 나오미 쪽으로 돌아섰다.{00}{39:112}그 소리는, 누나, 왜 내가 누나한테 베여야 해, 왜 누나랑 싸워야 하는 거야, 하고 묻는 듯한 비통한 외침이었다.{25}
{39:114}{17:10}{39:135}{17:5}{39:136}{17:5}{39:112}{17:10}{39:135}{17:5}{39:136}{17:3}{39:136}울면서 베는 나오미에게 갈기갈기 찢기면서, 괴어는 울며 용서를 빌려 하고 있다.{00}「{21} 씨, 나미를! 빨리!」{00}나오미의 목소리는 더욱 비통하다.{25}
{03:@27F919}
#27F77D
「기다려!{13}」{00}나는 뛰쳐나갔다.{1C}나오미는 치켜들고 있던 검을 내 쪽으로 던졌다.{00}「{21} 씨, 부탁해요, 이걸로…!」{00}나는 깨달았다.{00}검을 주워 들고 괴어를 향해 돌진했다.{25}
{39:136}{2E:75}{17:5}손에 확실한 감촉이 왔다{39:114}! 괴어의 배에 검을 찔러 넣었다.{00}「나오키…!」{00}나오미는 울고 있었다.{00}동생을 찌른다는, 피를 토하는 듯한 나오미의 필사적인 결단이었던 것이다.{00}나는 곧장 나미에게 달려갔다.{25}

#27F919
{36:1,43}나는 제단으로 달려들었다.{00}나미의 몸을 안아 일으켰다.{00}「나미, 정신 차려!」{00}가까이서 보니, 나미는 선녀의 날개옷 같은 얇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00}「{20}…」{00}나미가 눈을 떴다.{25}
{3B:1}{39:114}{39:63}{2C:136}{3E:114}{17:10}{2C:138}{2E:75}{39:3}마침내 괴어가 분노했다.{00}{39:114}붉어진 눈이 찢어지며 창백한 불꽃을 피워 올렸다.{00}「나미, 이거 입어!」{00}나는 벗은 셔츠를 던져 주었다.{00}「{20}! …언니!」{00}「도망가! 난 괜찮으니까, 빨리!」{25}
{40:2,57}{17:3}{39:114}나미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00}「아앗, {20}!」{00}「붙잡아, 나미!」{00}뒤이어 내 몸이, 그리고 나오미의 몸이 공중에 뜬다.{00}우리의 몸은 한데 묶인 채 괴어의 머리 위를 흔들흔들 떠다니다가 수조 바로 위까지 온다.{25}
{2E:61}{17:5}「아앗!」{00}{39:134}우리 몸에 붙어 있던 벽 조각이 황산 속에 떨어져 녹는다.{00}{39:114}우리의 몸이 천천히 내려간다.{00}나미의 늘어진 얇은 옷자락이 황산 수면에 닿는다{39:134}.{00}「아아…앗!」{25}
「그만둬, 나오키! 이 두 사람은 살려 줘! 죽일 거면 누나만 죽여!」{00}{39:114}우리는 공중에서 서로 손을 맞잡았다.{00}몸은 이제 황산에 닿을락 말락 한 곳까지 내려와 있다.{00}「아아…{17:5} 이제 틀렸어!」{25}
{2E:75}{17:5}{3B:3}「나오키 씨, 살려 줘!」{00}나미가 소리쳤다.{00}「우린 누나란 말이야!」{00}「그래!{17:5} 우린 네 누나야!」{00}{40:1,6}괴어는 문득 움직임을 멈췄다.{00}고개를 살짝 갸웃했다.{00}생각하는 듯했다.{25}
그동안 우리의 몸도 공중에 핀으로 꽂힌 듯 붙박여 있다.{00}「옛날에 셋이서 자주 놀았잖아!」{00}나오미는 필사적으로 외친다.{00}「기억해 봐, 나오키! …달리기는 나오키가 제일 빨랐어. 그림도 네가 제일 잘 그렸고!」{25}
「생각났어, 나오키!{13}」{00}{17:5}나미가 소리쳤다.{00}{40:1,6}「여름 방학엔 셋이서 냇가에서 놀았지. 우리가 뱀한테 습격당했을 때 구해 준 건, 제일 꼬맹이였던 너였어!」{00}「기억해 줬어…{16} 나오키, 나미 누나가 기억해 줬어. 하나도 잊지 않았던 거야!」{25}
「나오키, 응? 이제부터는 우리 삼 남매 사이좋게 살자!」{00}괴어의 눈에 한순간, 눈물이 맺힌 것처럼 보였다.{25}
{3B:6}{39:114}하지만 소용없었다.{00}전보다 더 흉포해졌다.{00}{3C:100,63}{3A:100,64}{3F:8,64}{3F:3,57}괴어는 우리를 붙잡아 눈보다 높이 쳐드는 자세를 취했다.{00}우리의 몸은 일단 천장까지 들어 올려졌다.{00}{39:114}괴어는 내던지는 몸짓을 했다.{25}
우리 셋은 거꾸로, 하지만 풍선이 떨어지는 정도의 속도로 황산 수조를 향해 떨어진다.{00}「아앗!」{00}「나미!」{00}나미와 나오미는 서로 소리쳐 불렀다.{00}나도 이번에야말로 체념했다.{27:1}{3B:3}{39:35}{17:30}{3B:35}{39:85}{17:10}{3B:85}{3D:120}{39:49}{17:10}{3C:35,57}{3C:35,64}{32:6,49}미라였다.{00}갑자기 달려 나온 미라의 휠체어가 전속력으로 수조에 부딪쳤다.{00}수조는 산산이 깨져 부서졌다.{00}황산이 흘러넘쳤다.{00}그 황산을 정통으로 뒤집어쓴 미라는 휠체어와 함께 녹아 간다.{3F:1,49}{25}
순식간이었다.{00}아주 잠깐 미라는 백발만을 남겼지만, 그것도 사라져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00}{3C:127,49}{39:130}{17:5}{39:130}{17:5}{3D:130}{43}우리는 동시에 마른 바닥으로 내던져졌다.{00}어머니의 사랑이다.{00}미라가 된 어머니의 사랑이 마지막에 우리를 구한 것이다.{25}
{39:6}{39:112}{2E:75}{17:10}홀 한가운데에, 바닥까지 녹여 버렸는지 황산이 작은 연못을 이루고 있다.{00}괴어는 그 황산 연못 속에 있었다.{00}{39:112}몸부림치며 뒹굴고 있다.{00}{3A:60,49}한 번 몸부림칠 때마다 괴어의 몸은 흐물흐물 녹아 간다.{00}산성의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3F:1,49}{25}
괴어의 외침이 울음소리로 바뀌었다.{00}괴어는 울고 있었다.{00}「아…」{00}나는 소리쳤다.{00}「방금 그 소리, 누나라고 들렸어…!」{00}「나도!」{00}나미가 대답했을 때, 나오미는 이미 뛰쳐나가고 있었다.{25}
「언니, 안 돼!」{00}{39:47}{17:20}나오미는 황산 연못으로 들어갔다.{00}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00}신기하게도 황산은 그냥 물로 변해 있었다.{00}{3C:120,47}「나오키…나오키…!」{00}나오미는 소리 내어 울었다.{25}
울면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괴어의 사체를 연못 속에서 끌어올렸다.{00}「앗…!」{00}나와 나미는 동시에 외쳤다.{00}새까맣게 탄 괴어의 덩어리가 갈라지며, 그 속에서 아름다운 소년이 나타난 것이다.{00}「나오키…{17:5} 아아, 나오키…!」{00}나오미는 소년을 끌어안았다.{25}
안데르센이나 그림 동화의 세계라면, 여기서 소년은 아름답게 웃으며 마법을 풀어 주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일어서겠지.{00}하지만 나오키는 일어서지 않았다.{00}아름다운 소년은 아름다운 소년의 시체 그대로였다.{00}{3B:6}{3A:100,57}{3F:2,57}{17:10}「저건 뭐야!」{00}나미가 소리쳤다.{25}
{2E:67}{2C:135}{17:5}그렇다{13}.{17:5}잊고 있었다.{00}분명 저 보일러가 허용치 이상으로 내압을 높여 버린 것이리라.{00}{39:3}「도망쳐! 보일러가 폭발한다!」{00}{3C:100,57}{39:30}{2C:145}「꺄악, 불이!」{00}보일러에서 불이 붙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바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00}불길은 순식간에 방 안을 집어삼켜 간다.{25}
{3A:100,62}{3F:8,62}{3F:1,30}「나오미 씨, 도망쳐요!」{00}「언니, 빨리!」{00}하지만 죽은 동생 나오키를 끌어안은 나오미는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00}불길은 천장까지 번져 우리를 에워싼다.{00}「{20}! 언니를 구해 줘!」{25}
{2E:69}{3F:1,62}{3F:2,30}{2C:146}{17:5}나는 나미를 끌어당겼다.{00}「안 돼. 이제 살릴 수 없어!」{00}꾸물거리다간 우리가 위험하다.{00}「싫어! 언니가 죽는단 말이야」{00}「바보야, 이리 와!」{25}
나는 나미의 뺨을 후려치고 끌어냈다.{00}「뛰어! 뛰라고!」{3C:45,30}{3C:45,62}{2C:148}{27:3}{3E:30}{17:50}{2C:138}{2C:150}무너져 간다….{16}{00}나미와 나오미가 태어나고 자란 저택이 불타 무너져 간다….{00}나와 나미는 말없이 멍하니 서 있었다.{00}{39:159}{3C:50,3}{2C:151}{3E:159}{2C:148}「도망치자. 보일러가 폭발할 거야」{00}「기다려! …{20}, 저기 봐!」{25}
{36:1,8}{39:6}나오미였다.{00}동생 나오키의 시체를 꼭 끌어안은 나오미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다가온다.{00}「언니…!」{00}「나오미 씨!」{00}우리는 달려갔다.{00}나오미는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25}
「언니, 정신 차려!」{00}나오미는 힘없이 눈을 떴다.{00}「난…{17:5} 이제 틀렸어」{00}「그런 말 하지 마! 언니는 우리가…!」{00}「들어 봐, 나미…」{00}나오미는 힘없이 나미의 손을 잡았다.{00}「{21} 씨도 들어 주세요…」{25}
나는 보일러가 마음에 걸렸지만, 나오미의 말에는 박력이 있었다.{00}「알겠습니다. 들을게요」{00}「다행이에요…{17:5} 고마워요」{00}나오미는 꺼져 가는 의식과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00}「13년 전 엄마의 사고 말이야…{16} 그 사고를 일으킨 건, 사실은 나였어」{00}「어…」{25}
「오른쪽과 왼쪽, 어느 쪽으로 갈지를 두고 너랑 말다툼이 됐었지. 엄마가 네 말을 들어 주려고 해서, 『안 돼, 이쪽!{13}』{17:6}하고…{16} 엄마가 잡은 핸들을 내가 힘껏 꺾었어. 그랬더니 눈앞이 캄캄해지고, 큰 소리가 나고…{16} 우리는 벼랑 아래에 있었어」{25}
나오미는 동생의 죽은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00}「이 아이를 이런 꼴로 만든 건 나야…{16} 하지만 나미, 이건 잘 기억해 둬. 우리 엄마는 그 일로 나를 한마디도 탓하지 않았어. 엄마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25}
나오미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00}「언니…」{00}나미는 울었다.{00}{3C:30,6}하지만 지금은 슬퍼할 여유가 없다.{00}{3F:2,57}「나미, 가자. 어서!」{00}나는 나미의 손을 움켜잡고 끌다시피 하며 달렸다.{3C:25,57}{27:6}{17:15}{30:1,36}우리는 차를 버려두고 온 곳까지 왔다.{00}낙뢰의 흔적이 있다.{00}이 낙뢰를 맞은 지 겨우 몇 시간밖에 안 됐는데, 우리는 얼마나 긴 시간을 보낸 것일까.{00}저택의 지하가 붉게 빛났다.{25}
{39:131}{3E:131}{40:1,5}{0C}나와 나미는 손을 맞잡고{17:2} 그 폭발을 바라보았다{13}.{17:15}{00}나오미와 나오키와 어머니의 사랑과 {17:2}슬픔을 삼킨 폭발….{13}{17:15}{00}나는 나미의 어깨를 {17:2}꼭 끌어안았다{13}.{17:15}{00}「아…{13}」{17:15}{00}나미가 작게 소리쳤다{13}.{17:15}{00}「별{17:3}…{17:3}…{17:3}…{17:3}{13}」{17:15}{00}{2C:152}{00}{22:108,1}{2C:99}{1D}{16}
#2894D7
{03:@2894D7}
#2894DC
눈앞에 한순간, 여자가 보였다.{00}{3B:39}{3B:0}{2C:141}{39:15}사람을 치고 말았다!{00}차는 그대로 멈춘다.{00}나는 허둥지둥 밖으로 뛰쳐나가 차 앞으로 돌아갔다.{25}
{36:1,36}{2C:118}{39:41}자세히 둘러보았지만, 주위에는 제절초 군락이 눈에 띌 뿐, 사람 같은 건 없다.{00}「어떻게 된 거지…!?」{00}「뭐였어?」{00}나미도 차에서 내렸다.{00}「여자가 서 있었어. 나미도 봤지?」{00}「아니, 난 아무것도…{16} 착각 아니야?」{25}
「그럴 리 없어. 분명히 있었어. 이렇게, 하얀 옷을 입고 멍하니 서 있었어…{16} 왠지 나미랑 닮은 느낌이었고」{00}「싫다…{17:5}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마」{00}나미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00}「그보다, 왜 브레이크가 안 들었던 거야?」{00}「응…」{25}
나는…{00}{1A:260,2,109,@289867,@2897B5,@28982E}
#2897B5
아무래도 방금 그 여자가 신경 쓰여서 차에서 내렸다.{1C}그리고 차 앞을 확인하려고 쪼그려 앉았다.{00}{03:@25FE57}
#28982E
방금 그 여자는 유령이었을까 하고 생각했다.{1C}{03:@2EE829}
#289867
다음에 만나면 전화번호를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A8E95}
#2898A6
「왜 그래?」{00}「아까부터 뭔가가 내 발을 붙잡아{39:16}」{00}나미가 손전등을 비춰 주었다.{00}{36:1,36}「제절초야…!」{00}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25}
걷고 있었을 뿐인데, 발목에 칭칭 감겨 있다.{00}어떻게 이렇게 되는 걸까?{16}{00}「마치 뱀 같아…」{00}나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25}
{19:1093,3,110,@289A9B,@2899D6,@289A17,@289A58}
#2899D6
「이런 건 아무렇지도 않아{13}」{00}나미의 손을 잡고 달렸다.{1C}{03:@2685FD}
#289A17
나미와 이인삼각을 하는 기분으로 달렸다.{1C}그러자…{03:@2A937B}
#289A58
나미를 먼저 보내고, 모양 좋은 엉덩이를 감상하며 달렸다.{1C}{03:@32F4EE}
#289A9B
「서두르자!{13}」{00}제절초를 짓밟으며 달렸다.{1C}
#289ACB
「저것 봐!」{00}{35:6}숲을 빠져나오자, 손전등 불빛에 갑자기 거대한 철문이 떠올랐다.{00}문 안쪽 넓은 정원 저편에 낡고 커다란 서양식 저택이 보인다.{25}
{3B:41}{39:4}{17:27}{30:6,3}{17:50}「있잖아, {20}. 저 창문, 커튼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와!」{00}「정말이네. 사람이 있나 봐」{00}「다행이다…」{00}나는 저택을 바라보았다.{00}「어떻게 할 거야?」{00}「물론 들어가야지」{25}
나는 철문을 힘껏 밀었다.{00}…꿈쩍도 하지 않는다.{00}「안 되겠네. 담이라도 넘을까」{00}「내가 밀어 볼게!」{00}나미가 민다고 어떻게 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해 보게 했다.{00}그러자 문은 거짓말처럼 어이없이 열렸다.{25}
「뭐야, 가볍잖아. {20}, 의외로 힘이 없구나」{00}「미남이니까. 앞으로 힘쓰는 일은 나미한테 맡길게」{00}「아, 안 돼{13}」{00}{17:5}나미가 갑자기 무서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00}「응?」{25}
「저 저택에 들어가면 뭔가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야」{00}나미에게는 가끔 예지 능력 같은 힘이 있다.{00}하지만 여기서 겁을 먹으면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니다.{00}「꼭 가야 해?」{25}

#289E9B
「내가 있잖아」{00}나는 나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00}
#289ED5
{39:143}그 순간 내 몸은 나미에게서 떨어져 한 바퀴 돌더니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25}
「아야야야…!」{00}「미안, 괜찮아? 배운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깨끗하게 들어갈 줄은 몰랐어」{00}나미가 호신술을 배우고 있는 줄은 몰랐다.{25}
그리고 나는…{00}{1A:1093,3,111,@28A084,@289FCF,@28A006,@28A03B}
#289FCF
쑥스러움을 감추려고 머리를 긁적이며 문 안으로 들어갔다.{1C}{03:@268B41}
#28A006
울상을 지으며 문을 지나갔다.{1C}{36:1,36}{03:@2CB0D4}
#28A03B
질리지도 않고 나미의 허리를 쓰다듬으며 문을 지나갔다{13}.{1C}{39:143}{16}{03:@32F991}
#28A084
아픈 엉덩이를 문지르며 문 안으로 들어갔다.{1C}
#28A0B6
{39:31}{39:87}{36:1,36}문 안으로 들어서자 바람이 거세졌다.{00}손전등으로 주위를 빙 둘러 비춰 본다.{00}{39:87}주위 일대의 풀이 모두 우리 쪽을 향해 나부끼고 있다.{25}
나미가 멈춰 섰다.{00}「여기 있는 풀도 전부 제절초야…!」{00}「응…」{00}그 말대로였다.{00}{3C:20,31}{3A:20,41}눈길이 닿는 데까지 온통 제절초가 노란 꽃을 흔들고 있다.{25}
겁먹은 나미를 보며 나는…{00}{1A:1028,1,112,@28A260,@28A223,@28A29F}
#28A223
여기서 제절초의 전설을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1C}{03:@2EF7F7}
#28A260
딱히 제절초가 뭘 어쩌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1C}{03:@268D4C}
#28A29F
「정말 예쁘다{13}」 하고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1C}{03:@2A9C47}
#28A2CE
{39:103}두 번…{39:103}{17:3} 세 번{17:5} 문에 몸을 부딪치자,{39:103} 네 번째에 겨우 열렸다.{00}{3B:3}{39:143}{38}기세를 못 이겨 나는 안으로 굴러 들어가고 말았다.{00}{39:16}{3B:41}{3B:3}눈앞을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32:1,66}.{00}「뭐…{17:5}뭐야?!」{25}
{39:29}일어나서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없다.{00}「나미, 뭐 봤어?」{00}「응? 뭘?」{00}「방금 눈앞을 뭔가가 휙 지나간 것 같았는데」{00}「분명 이 집 사람일 거야. 제대로 인사해야지」{25}
{03:@2691C3}
#28A4A5
{37:1,60}수조 뒤쪽에는 붙박이 사다리가 있다.{00}「분명 먹이를 주기 위한 걸 거야. 올라가 볼게」{00}「저기, 이제 됐어」{00}나미가 나를 말렸다.{25}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00}사실은 나도 그런 기분이 든다.{00}하지만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00}「괜찮아{13}.{17:5}기다려」{25}나는 사다리를 올라갔다.{00}「응?」{00}{39:123}탁한 수면이 천천히{39:123}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시계 방향으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25}
「아…{17:5}아…」{00}「저기, 빨리 내려와!」{00}소용돌이의 회전은 점점 빨라진다.{00}이윽고 뭔가가 떠올랐다.{00}「으앗!」{00}동물의 사체였다{39:16}.{00}「왜 그래, 응, 뭔데?」{00}갑자기 현기증이 났다.{25}
나는 사다리를 내려왔다.{00}「개인지 고양인지가 헤엄치고 있었어」{00}「거짓말」{00}「진짜야{13}.{17:5}머리가 없긴 했지만」{00}나미는 흠칫한 얼굴을 했다.{00}{39:93}{2E:66}{17:5}「뭐야, 이 소리?」{00}「2층이야」{00}「뭐야, 사람 있잖아」{00}「응. 가 보자」{25}
{03:@269A30}
#28A83C
{3B:23}{3B:22}{39:16}갑자기 쾅 하고 천장 일부가 열렸다.{00}천창이었던 것이다.{00}「어머…!」{00}「달이다…!」{00}천창으로 보름달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00}「아까까지만 해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는데」{25}
{39:15}{2E:87}{3E:15}갑자기 나미가 비명을 질렀다.{00}{39:19}나미 옆에 백발의 미라가 앉아 있었다.{00}달빛 덕분에 겨우 알게 된 것이지만, 천을 씌운 네모난 테이블인 줄로만 알았던 것은, 무릎 위에 일기장을 올려놓은 휠체어의 미라였던 것이다.{25}
{03:@26A55C}
#28AA0D
「벽난로 위에 촛대가 있었지. 가져올게」{00}「나도 갈래. 기다려, 아무것도 안 보인단 말이야. 잡게 해 줘」{00}「…어딜 잡는 거야」{00}「어머, 어떡해」{00}「아, 괜찮아, 엄지손가락이야」{25}
{39:29}우리는 어둠 속을 나아갔다.{00}「찾았다」{00}손으로 더듬어 확인한다.{00}긴 초 세 자루가 촛대에 꽂혀 있다.{00}나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00}{39:162}{30:1,42}「으앗!{13}」{00}{2C:131}나는 깜짝 놀라 몸을 뒤로 젖혔다.{25}
초가 마치 버너처럼 불을 뿜은 것이다.{00}「뭐야, 이 초는!」{00}나는 그 초를 내동댕이쳤다.{00}{38}「어떡해, 아직 두 자루 남았는데?」{00}{32:1,42}두 번째 초에는 제대로 불이 붙었다.{00}{3C:15,23}{3C:15,22}{38}나{32:4,67}미의 불안한 얼굴이 떠올랐다.{25}
「아, 여기 손전등이 있어」{00}「그럼 그걸로 하자」{00}{03:@26AC83}
#28ACEC
{3B:50}{3B:55}{2C:136}{40:2,57}{17:5}「지진이다!」{00}서 있을 수가 없다.{00}나는 나미를 감싸며 엎드렸다.{00}이렇게 큰 지진은 처음이다. 살아도 산 것 같지가 않다.{25}
「{20}…」{00}「나미…」{00}{3C:127,57}{2C:138}나미와 함께라면 죽어도 좋다고 나는 생각했다.{25}아아, 나는 이토록 나미를 사랑하고 있구나…!{00}「…저기, 언제까지 올라타 있을 거야?」{00}「…」{00}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는 거짓말처럼 조용해져 있다.{25}
우리는 일어섰다.{00}정원 여기저기 땅이 크게 갈라져 있었다.{00}어두워서 깊이는 알 수 없다.{00}「안 되겠어. 어둠 속을 가는 건 너무 위험해. 돌아가자」{00}「응. 그래도 방금 그 지진이면 집 안은 분명 엉망진창일 거야」{00}우리는 저택으로 돌아갔다.{25}
{39:101}{39:29}{36:1,66}「아…」{00}「이게 어떻게 된 거야…!?」{00}저택 안은 멀쩡했다.{00}마치 지진 따위 없었다는 듯이, 샹들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벽난로 위의 양주병 하나 쓰러져 있지 않다.{00}「믿을 수 없어…」{00}「이래서는 마치…」{25}
국지 지진은커녕, 현관 앞 한 곳만 심하게 흔들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00}「젠장」{00}나는 괜히 화가 치밀었다.{25}
{45:7}{46:7}{19:1093,3,113,@28B1FB,@28B14C,@28B1B3,@28B1D8}
#28B14C
하지만 위험한 일을 당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고 생각했다.{1C}「만일을 대비해서 무기를 찾자」{00}{03:@26BD12}
#28B1B3
화내면 손해라고 생각했다.{1C}{03:@2AD08F}
#28B1D8
연애는 끈기라고 생각했다.{1C}{03:@33B66B}
#28B1FB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이 저택의 수수께끼를 파헤쳐 주겠다고 생각했다.{1C}
#28B24B
귀를 기울이자{39:72}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00}「휠체어…!?」{00}「설마, 미라가…?!」{00}「누가 밀고 있는 거야. 가 보자」{27:1}{3C:50,29}{36:1,69}{3C:100,72}우리는 조심스럽게 복도를 나아갔다.{00}「아무도 없어」{00}「없네. 분명 이쪽에서 들린 것 같았는데」{00}「방 안으로 들어갔나」{00}나는 가까운 문부터 열어 보았다.{25}

#28B39F
{39:100}{36:1,13}벽 한 면을 채운 책장과 {39:22}크고 훌륭한 책상이 놓여 있다.{00}「서재네. 우와, 머리 좋아 보여!」{00}「책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니까」{00}나는 책상에 쌓여 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25}
「『이상심리학 연구』『유아기의 정신병리』『무의식과 광기』『이중인격자의 정신구조』…어려운 심리학 관련 책뿐이야」{00}그때 나는 책장 넘기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00}「나미, 뭐 읽고 있어?」{00}「응?{17:5} 나 아무것도 안 읽는데?」{25}
분명히 나미가 아니다.{00}그런데…{17:5} 또 책장 넘기는 소리가 난다.{00}{39:18}「누가 있어…!」{00}「누가 있다니, 아무도 없잖아」{00}우리는 살며시 책장 너머를 들여다보았다.{00}그곳의 작은 책상에 놓인 책이 저절로 팔랑팔랑 넘어가고 있었다.{25}
「바, 바람 때문에 넘어가는 걸까」{00}「바, 바람 같은 건 안 불어」{00}「그…{17:5}그렇구나. 아무튼 독서에 방해되니까 갈까」{00}「그, 그래…」{00}우리는 도망치듯 그 방을 나왔다.{25}
{3B:22}{39:101}{36:1,69}그리고 나는 말했다.{00}{1A:69,3,114,@28B892,@28B7B7,@28B812,@28B835}
#28B7B7
「수상한 방이 있으면 철저하게 찾아보자」{1C}둘이서 홀부터 시작하기로 했다.{00}{03:@26C239}
#28B812
「잠깐 쉬면서 생각하자!」{1C}{03:@31A49A}
#28B835
「둘이 누워서 마음 좀 가라앉히자」{1C}그렇게 말하는 사이에 나미는 먼저 가 버렸다.{00}{03:@33BF2B}
#28B892
「신경이 지쳐서 이것저것 헛것이 보이는 거야」{1C}나는 나미와 함께 홀로 돌아갔다.{00}
#28B8EC
{36:1,67}{3B:23}{3B:19}{39:29}{39:74}{17:5}갑자기 전화가 울렸다.{00}「꺄악!」{00}「어…{17:5}어디지?」{00}벽난로 근처에서 들려온다.{00}「여기 있다」{00}전화는 화분 뒤에 가려져 있었다.{25}
{36:1,46}「…받아도 될까?」{00}「괜찮잖아. 누가 받으면 살려 줘요!{17:5} 하고 말해 주면 되지{3B:74}」{00}「…」{00}「왜 그래?」{00}「싹둑 잘려 있어…」{00}전화 코드는 깨끗하게 절단되어 있었다.{25}
{39:74}{17:5}「어…」{00}「끊어져 있는데 울리고 있어…!?」{00}{39:19}말도 안 된다.{00}우리는 망연히 전화를 바라보았다.{25}
{45:116}{46:116}나는…{00}{1A:525,12,115,@28BB7C,@28BB47,@28BBBD,@28BB00}
#28BB00
나미의 무언의 압력에 져서 전화를 받기로 했다.{1C}{03:@26C5E4}
#28BB47
신기한 무선 전화기도 다 있다고 감탄했다.{1C}{03:@2CE8C8}
#28BB7C
밤에 긴 통화를 좋아하는 나미에게 받게 했다.{1C}{03:@33C442}
#28BBBD
어떤 장치가 되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1C}
#28BBED
{3B:74}{3D:116}나미가 받아 버렸다.{00}「앗, 하지 마!」{00}「여보세요…」{00}그러자 나미는 움찔하며 귀를 떼고, 나에게 수화기를 들이밀었다.{00}「들어 봐!」{25}
…비명이다!{00}「여보세요!」{00}하지만 더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00}「여자 비명 아니었어? 어떡해!」{00}「어떡하냐고 해도,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르는데…」{25}
게다가 지금 우리는 남을 도우러 갈 처지가 아니다.{00}오히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살려 줘{13}」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00}{39:110}{2E:66}{17:5}「뭐야!」{00}나미가 겁에 질린 눈길을 보낸다.{00}「2층이야」{25}
「설마 방금 전화…{16} 내선이었다든가」{00}「위에서 누가 도움을 청하고 있다는 거야…?」{00}「가 보자!」{00}「잘 다녀와」{00}「…아직도 그런 소리 해?」{00}{36:1,14}나와 나미는 계단을 올라갔다.{00}{3C:30,29}{39:42}{3F:5,42}{36:1,69}그리고…{16}{25}
{19:69,3,116,@28C02A,@28BF19,@28BF6E,@28BFCD}
#28BF19
「안쪽에서 두 번째 저 방이 수상해{13}」{00}나는 나미를 앞세워 나아갔다.{1C}{36:1,29}{03:@26C8AB}
#28BF6E
「빨리빨리, 여기부터 보자{13}」{00}{36:1,29}나는 성급하게 가까운 문을 열었다.{1C}{03:@2FB633}
#28BFCD
「어디부터 조사할지 나미가 정해 줘{13}」{00}나는 그 방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1C}{03:@33C78D}
#28C02A
「좋아{13}. 저 안쪽 방이다!」{00}{36:1,29}위험에 맞서듯 앞으로 나아갔다.{1C}
#28C076
{39:100}{36:1,63}아무래도 객실인 것 같다.{00}휑한 방에는 침대와 책상 정도밖에 없다.{00}「어머, 저 꽃…」{00}나미가 알아차렸다.{00}창가에 제절초가 장식되어 있다.{25}
「아…」{00}「왜?」{00}나는 생각났다.{00}「제절초의 꽃말…{16}“복수”{17:3}였어」{00}「복수…」{00}나미는 가만히 그 “복수의 꽃”을 바라보았다.{25}
나는…{00}{1A:260,2,117,@28C26C,@28C2FF,@28C1D3}
#28C1D3
꺼림칙함을 떨쳐 내려고 그 제절초를 내 머리에 꽂고 익살을 떨어 보였다.{1C}나미가 웃어서 안심하고 데리고 나왔다.{00}{03:@2FB95F}
#28C26C
밖으로 나갈 때, 꽃말은 “복습”이라고 거짓말을 할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1C}하지만 그래서는 무슨 소린지 모르려나.{00}{03:@2AE63A}
#28C2FF
그런 건 신경 쓰지 말라며 나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1C}{03:@26CDB6}
#28C340
안은 조리 기구로 가득했다.{00}다만 먼지를 꽤 뒤집어쓰고 있어서, 잘 씻지 않으면 도저히 쓸 수 없을 것 같다.{00}하지만 식칼만은 반짝반짝 닦인, 잘 들 것 같은 것뿐이다.{00}「아쉽다. 요리 솜씨를 보여 주고 싶었는데」{25}
나미가 그 식칼을 손에 들었다.{00}「냉장고를 볼까」{00}{39:3}등 뒤에서 뭔가 기척이 느껴졌다.{00}「싫어!」{00}돌아보니 나미가 나에게 칼을 휘두르며 덤벼든다!{00}{3D:137}「으앗!」{25}
간발의 차로 피했다.{00}{3D:137}「살려 줘!」{00}나미는 외치면서 칼을 휘두른다.{00}{39:137}「살려 줘!」{00}{39:137}말과 행동이 정반대다.{00}「그만둬!{39:137} 그만둬, 나미!」{00}「아니야! 내가 아니야, 식칼이 멋대로 움직여!」{25}
{39:137}내가 아슬아슬하게 피하자 식칼은 도마에 박혔다{39:138}.{00}나는 나미의 손목을 붙잡았다.{00}{3C:15,3}「나미!」{00}「살려 줘, 손이 안 떨어져!」{00}나는 나미의 손가락을 하나씩 펴서 식칼에서 떼어 냈다.{00}나도 나미도 숨이 거칠다.{00}「어떻게 된 거야…」{25}
「믿어 줘, 정말 내가 아니야!」{00}「알아. 아직 나미한테 죽을 이유 같은 건 없으니까」{00}「나, 하마터면 {20}의 목숨을 빼앗을 뻔했어…」{00}나미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25}
그래서 나는…{00}{1A:260,2,118,@28C88F,@28C7CD,@28C838}
#28C7CD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그보다 방금 같은 저택의 이상한 힘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1C}{03:@26D5D2}
#28C838
또 칼을 휘둘러 대면 곤란하니까, 나미가 눈치채지 못하게 식칼을 등 뒤로 감춰 들었다.{1C}{03:@2FC47B}
#28C88F
도움을 청할까 하고, 나도 모르게 갑옷을 찾았다.{1C}{03:@2AED3C}
#28C8CA
{39:100}{37:1,34}그 방에 들어가자 서늘한 공기가 감돈다.{00}{3D:109}나는 흠칫 자세를 잡았다.{00}{3C:15,19}{3C:15,21}「뭐야…」{00}왼쪽 벽을 따라 놓인 커다란 진열장의 유리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다.{25}
「문 삐걱거리는 소리였다니…사람 놀라게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00}왠지 거창한 진열장이다.{00}안에는 커튼까지 쳐져 있다.{00}「뭐가 들어 있는 걸까」{00}나는 그 커튼을 젖혔다.{25}
{2E:65}{17:5}「으악…!」{00}커다란 유리병 속에 포르말린에 담긴 채, 원망스러운 듯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은 검은 고양이의 머리다.{00}줄줄이 늘어선 유리병 표본은 모두 검은 고양이였다.{25}
{39:85}「꺄아악!{39:124}」{00}갑자기 유리병에 금이 가더니 일제히 깨졌다.{00}우리는 포르말린을 그대로 뒤집어썼다.{00}검은 고양이가 데굴데굴 발치로 굴러온다.{00}「{20}…{16}살려 줘」{00}나미는 털썩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25}
{45:101}{46:101}그래서 나는…{00}{1A:260,2,119,@28CCC9,@28CC39,@28CC84}
#28CC39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고양이를 걷어차고, 나미를 데리고 방을 나왔다.{1C}{03:@26DE66}
#28CC84
{39:101}{36:1,69}포르말린 냄새에 취해 비틀거리며 복도로 나왔다.{1C}{03:@2FCD9E}
#28CCC9
뒷정리를 시작했다.{1C}{39:101}{36:1,69}「자, 다음은 나미 차례야」{00}{03:@2AF38A}
#28CD0C
「나도 빨리 씻고 싶어」{00}내 뒤로 다가오는 나미를 보고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00}
#28CD66
{39:20}거울에 비친 건 나미가 아니라 여자 귀신이었다.{25}
여자는 무시무시한 반야 탈 같은 얼굴이었다.{00}나는 홱 뒤돌아보았다.{00}{3B:19}{3B:23}{3B:20}나미는 평소의 귀여운 나미 그대로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00}「왜 그래? 그런 얼굴을 하고」{00}분명 피곤해서 생긴 착시였을 것이다.{25}
「아, 욕실도 살펴봐야지」{00}{3F:5,59}나는 도망치듯 욕실 미닫이문을 열었다.{00}{39:105}{39:66}{36:1,56}꽤 넓지만 꾸밈이 없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00}「의외로 깨끗하네. 쓸 만하겠어」{25}
{19:1093,3,120,@28CF62,@28CF8B,@28CFCC,@28D007}
#28CF62
나는 나미에게 순서를 양보했다.{1C}{03:@28D020}
#28CF8B
나미 혼자 목욕하게 하는 위험한 짓은 할 수 없다.{1C}{03:@26E4B4}
#28CFCC
“혼욕 금지”라고는 어디에도 쓰여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1C}{03:@2AFBCC}
#28D007
좋았어, 말해야지!{1C}{03:@33E1EB}
#28D020
「나미가 먼저 들어가」{00}「괜찮아?」{00}「그럼, 괜찮고말고」{00}「그런데…{17:5} 왜 옷을 벗고 있어?」{00}「하하, 신경 쓰지 마, 신경 쓰지 마」{25}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00}나미가 화를 냈다.{00}「알았어, 그럼 절충해서 나미가 옷 벗을 때까지만 지켜볼게」{00}「나가!」{00}「넵!{13}」{39:106}{3C:65,58}{3C:65,66}{25}
{03:@26E606}
#28D133
하지만 혼자 있기는 무서우니까 대충 씻어 버리자.{1C}「그럼 들어갔다 올게」{00}「혼자는 무서우니까 되도록 빨리 나와」{25}
「위험하니까 어디 가지 마. 문 앞에 있어」{00}「다정하네」{00}나미는 생긋 웃고 나갔다{39:101}.{25}
{36:1,56}{3B:66}{40:4,58}{3F:3,58}샤워 꼭지를 돌리자 처음엔 역시 뜨거운 물이 나왔지만, 곧 적당한 온도로 바뀌었다.{00}보일러는 저대로 두면 언젠가 위험하겠지만, 지금으로선 물 온도 조절만큼은 잘된 것 같다.{00}그런데 이 집은 대체 어떤 집일까?{16}{00}아무도 살지 않는 걸까, 아니면 정말 괴물 소굴인 걸까?{16}{25}
서둘러 도망치는 게 좋을 것 같다.{00}{3F:5,58}{39:66}몸을 닦고 나가려는데 욕조에 물이 가득 받아져 있는 게 눈에 띄었다.{00}센스 있네. 나미가 받아 놔 준 거구나.{16}{25}
「으악…!」{00}욕조에는 검은 고양이 시체가 떠 있었다{39:21}.{00}설마, 나미가…?!{00}그러고 보니 저택에 들어온 뒤로 나미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싸늘한 표정을 지은 적이 몇 번 있었다.{25}
아니, 그럴 리가 없다.{00}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00}나는 내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00}하지만 이 검은 고양이를 죽인 놈은 분명히 있다.{00}그것도 내가 보일러실에 가 있는 동안에.{00}그놈이 만약 나미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16}{25}
{45:46}{46:46}{19:1093,3,121,@28D6BA,@28D60D,@28D640,@28D68B}
#28D60D
나는 끔찍한 상상을 하고 몸서리쳤다.{1C}{03:@26F2EE}
#28D640
나는 등 뒤에 기척을 느끼고 황급히 앞을 가렸다.{1C}{3B:66}{03:@2D930E}
#28D68B
여자의 달콤한 향기에 나는 기립했다.{1C}{03:@33F44B}
#28D6BA
나는 참다못해 나미를 불러 보았다.{1C}「나…으악!」{00}{03:@28D70F}
#28D6FB
{3B:20}「으악{39:16}!」{00}
#28D70F
{2F:35}{17:5}{39:23}미닫이문 아래에 뱀이 있다.{00}「사, 살무사다…!」{00}환기구에서 또 한 마리…{17:5} 또 한 마리, 살무사가 꿈틀꿈틀 들어온다.{00}이래서는 나갈 수가 없다.{25}
「나미! 이봐, 나미!」{00}큰 소리로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00}나는 살금살금 문 쪽으로 향했다.{00}살무사들이 쳐든 머리가 내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00}「…」{00}겨드랑이로 식은땀이 흐른다.{00}살며시 손잡이로 손을 뻗었다.{25}
그때 살무사가 뛰어올랐다.{00}내가 손을 움츠렸기 때문에 살무사는 손잡이에 휘감기는 꼴이 되었다{3B:23}{39:153}.{00}파란 불꽃이 튀었다.{00}살무사는 순식간에 새까맣게 타 버렸다.{00}문에 전류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00}{39:19}나는 알몸인 데다 주위는 온통 물바다다.{00}살무사에 둘러싸여 꼼짝도 할 수 없다.{00}{25}
{03:@26F52A}
#28D9F6
{36:1,14}계단을 반쯤 올라갔을 때{39:141}, 도끼가 떨어졌다.{00}낯익다 싶었더니 {39:16}갑옷이 들고 있던 도끼다.{00}올려다보니 2층 복도로 휙 숨는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00}{39:21}나미…!?{25}
방금 그건 분명 나미였다.{00}흰 드레스가 강하게 인상에 남았다.{00}흰 드레스…? 나는 혼란스러웠다.{00}나미는 드레스 같은 건 갖고 있지 않다.{00}「나미…!」{00}나는 계단을 뛰어올라갔다.{00}{36:1,69}…하지만 아무도 없다.{25}
{45:100}{46:100}나는,{00}{1A:525,12,122,@28DD16,@28DC43,@28DBCA,@28DD8B}
#28DBCA
왜 나미가 도끼를 떨어뜨렸는지 의문이 들었다.{1C}그때 아직 살펴보지 않은 방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25}
{03:@26FB2F}
#28DC43
도끼 쪽으로 뛰어 내려가 외쳤다{13}.{00}{3B:21}{36:1,14}{17:5}{39:18}「도끼로 이마 깔 뻔!」{1C}테라스 쪽으로 가 보았다.{00}{39:100}{36:1,58}나미가 있었다!{00}나는 달려갔다.{25}
{03:@2B97D1}
#28DD16
흰 드레스를 벗겨 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1C}{39:100}그때 가까이 있는 문이 열리고 나미가 모습을 드러냈다.{00}{03:@33FFEC}
#28DD8B
방금 그건 절대로 나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1C}
#28DDB7
{39:89}{2E:6}{39:15}{17:5}예고도 없이 불쑥 갑옷이 나타났다.{00}「으악!」{00}나는 털썩 엉덩방아를 찧었다.{00}그러자 갑옷이 검을 뽑았다.{00}당한다!{25}
그때{3A:127,63} 발밑이 출렁였다{13}.{00}{2C:135}균형을 잃은 갑옷이 빈틈을 보였다.{00}「으랴앗!」{00}{39:143}{38}나는 필살의 태클을 먹였다.{00}갑옷은 어이없을 만큼 쉽게 쓰러졌다.{00}그리고 검을 내던진 채 벌렁 뻗어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13}.{00}{3C:127,63}{2C:138}{16}지진도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멎었다.{25}

#28DF7F
{36:1,6}나는 갑옷에 다가갔다.{00}그리고 과감히 투구의 얼굴 가리개를 열어 보았다.{00}{39:16}{3B:21}{3B:19}「나…{17:5}나미!?」{00}놀랍게도 나타난 건 정신을 잃은 나미였다.{00}어째서?!{00}둘러봤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다….{00}이 나미는 진짜 나미일까?{25}
{39:29}「나미…{16} 나미!」{00}나는 갑옷을 흔들었다.{00}안에 있던 나미가 겨우 눈을 떴다.{00}「{20}…{17:5}나, 어떻게 된 거야?」{00}상황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00}「이게 뭐야, 움직일 수가 없어. 도와줘」{00}「어떻게 입은 거야, 이런 걸」{25}
다리 쪽부터 애써 갑옷을 벗겨 주었다.{00}왠지 옷을 벗기는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다.{00}「갑옷 같은 걸 입고, 나 뭘 하고 있었던 거야?」{00}「…기억 안 나?」{25}
「복도에서 {20}의 목욕이 끝나길 기다리는데, 엄청 좋은 향기가 났어. 그랬더니 갑자기 졸려서…{16} 그다음은 기억이 안 나」{00}「정신 차려 보니 갑옷 안이었다고?」{00}「응」{00}누군가 나미를 조종해서 나를 죽이려 한 것이다.{25}
나는 말했다.{00}{1A:525,12,123,@28E447,@28E3E8,@28E496,@28E327}
#28E327
「이 갑옷에는 뭔가 장치가 있어{13}. 조사해 보자」{1C}조사해 봤지만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다.{00}「저기, 아까 사라진 갑옷이 이거 아냐?」{00}「홀에 확인하러 가 보자」{25}
{03:@2780E1}
#28E3E8
「이 갑옷, 나한테도 어울릴까?」{1C}「그러고 놀 때가 아니잖아!」{00}{03:@2DA645}
#28E447
「둘이서 갑옷에 들어가 보자」{1C}「응, 도쿄까지 무사히 돌아가면」{00}{03:@3487C3}
#28E496
「이 저택에는 뭔가 악마적인 힘이 있어{13}. 당장 나가자」{1C}{3C:30,29}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서둘렀다.{00}{34:2}홀 막다른 곳의 문을 열자{39:100}{32:1,7}, 별채로 이어지는 연결 복도가 나왔다.{00}기둥에 작은 흠집이 있었다.{00}「어머…{17:5} 이거, 키 잰 자국이야」{25}
딱 내 허리쯤이다.{00}선이 그어져 있고, 그 옆에 이름인 듯한 글자가 쓰여 있다.{00}「앗…」{00}때를 닦아 내고 그 글자를 읽은 나미가 멍하니 입을 벌렸다.{00}{39:23}「내 이름…!」{25}
거기에는 “나미”{17:3}“나오미”라고 쓰여 있다.{00}「우연의 일치야. 나미라는 이름이 그렇게 드문 것도 아니잖아」{00}「응…{17:5} 그런데 이상해. 이 두 사람, 키가 거의 똑같아」{00}나미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와 같은 그 이름을 손가락으로 쓸었다.{25}
{39:20}「어…!?」{00}그러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00}기둥 안쪽에서 액체가 스멀스멀 배어 나와 키 잰 자국을 적셔 간다.{00}「마치 울고 있는 것 같아…」{00}그런 느낌이었다.{25}
「꺄악!」{00}그 액체에 “나미”라는 글자가 닦여 나가듯 스르르 녹아내린다.{25}
{3C:30,20}{3C:30,23}나는 나미를 진정시키려고 말했다.{00}{1A:1093,3,124,@28E9DF,@28E8B0,@28E91F,@28E980}
#28E8B0
「산성비라도 스며든 거야」{1C}「…지금은 그런 걸로 해 둘게」{00}우리는 걸음을 서둘렀다.{00}{03:@278466}
#28E91F
「잘됐네{13}. 나미 글자가 지워져서」{1C}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고 출구로 향했다.{00}{03:@2BA7EE}
#28E980
「나미가 젖었어…」{1C}「…아니, 난 아무렇지도 않아」{00}나미는 침착함을 되찾았다.{00}{03:@348D7E}
#28E9DF
「빗물이 새서 그래」{1C}「그, 그렇네. 빨리 가자」{00}
#28EA1D
{3C:15,23}{39:100}{36:1,58}테라스 건너편에 차고가 있다.{00}「어?」{00}그 앞에 누군가 멍하니 서 있다.{00}「누…{17:5}누가 있는 것 같아」{00}나미에게도 역시 보이는 모양이다.{00}「나미…{17:5} 저, 저 사람, 아까 그 미라랑 닮지 않았어…?」{25}
「부, 분명 미라가 저 사람을 닮은 거야」{00}여자는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는가…{16} 싶더니 사라졌다{39:16}.{00}{3B:19}「나, 나미…」{00}「…기분 탓이야. 우린 아무것도 못 봤어」{00}우리는 손을 맞잡고 대문을 향해 갔다.{25}
{39:50}{36:1,8}우리는 차고 앞을 지나, 방금 그 여자가 보였던 곳으로 다가가는 꼴이 되었다.{00}「힉!」{00}「뭐, 뭐야?」{00}「저기, 그…{17:5}그거, 무덤 아냐?」{00}그곳은 묘지였다.{25}
서양식 묘비는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다.{00}「설마 방금 그 여자, 여기서 나온 건 아니겠지」{00}돌아보니 나미의 상태가 이상하다.{00}「이봐, 왜 그래 나미?」{25}
나미는 그 묘비들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다.{00}「{20}!」{00}나미가 내 두 손을 꽉 붙잡았다.{00}「놓지 마」{00}몹시 겁에 질려 있다.{25}
{3C:70,50}{3A:30,20}「나, 여기 있었던 적이 있어…」{00}나미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00}「내가 아직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때. 누군가 억지로 우리를 갈라놓았어」{00}이런 나미는 본 적이 없다.{00}「자, 잠깐만 나미…{16} 우리라니, 누구 말이야?」{25}
「여기서 같이 살던 가족…{16} 엄마랑 언니. 셋이서 정말 즐거웠어…{16} 그걸 어느 날 누군가 갈라놓은 거야…」{00}나미는 눈물을 글썽였다.{00}「아무리 울부짖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나 혼자만 여기서 끌려갔단 말이야!」{25}
「이봐, 정신 차려 나미. 그럼 지금 너희 엄마 아빠는 누군데? 넌 외동딸로 행복하게 자랐다고 늘 말했잖아」{00}{3B:20}「…」{00}나미는 멍하니 나를 보았다.{00}「그렇지…{16} 나, 무슨 말을 하는 걸까」{25}
{43}곤란하다. 나미를 좀 쉬게 하는 게 좋겠다.{00}하지만 쉬게 하려고 저택에 들어가면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00}「나미, 괜찮으면 이제 가자」{00}「점점 생각나…」{00}나미는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다.{00}「역시 나, 이 저택을 알아」{00}「나미…」{25}
「그럼 봐. 저 차고 안에 빨갛고 네모난 클래식 카가 있을 거야」{00}우리는 차고로 돌아갔다.{00}{39:100}{36:1,28}거기에는 {39:16}나미가 말한 그대로의 차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00}「거봐…{16} 나, 이거 타 본 적 있어」{00}{39:19}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게 느껴졌다.{25}
「분…{17:5}분명 놀러 온 적이라도 있는 거겠지」{00}나는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00}「그럴지도 몰라…{16} 조그만 아이가 있었어. 남자애였는지 여자애였는지…{16} 그리고 엄마」{00}나미는 깜짝 놀란 듯 나를 보았다.{00}「역시 우리 엄마야…!」{00}「뭐?」{25}
나미는 머리를 감싸 쥐고 웅크렸다.{00}「아파」{00}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저택에 돌아가 쉬게 하는 수밖에 없다.{00}「돌아가서 약을 찾아보자」{00}「싫어. 이제 안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아. 괜찮으니까 데리고 도망쳐 줘」{25}
나미의 모습은 애처로울 정도다.{00}「알았어. 그렇게 하자」{00}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걷기 시작했다.{00}{39:101}{36:1,8}「그런데 왜 이렇게 갑자기 여러 가지가 생각나는 걸까…{16} 지금까지 없던 기억인데」{00}「됐으니까 지금은 아무 생각 하지 마」{25}
{03:@278D8C}
#28F622
{3B:50}{3B:21}{39:57}{2C:135}{3C:20,1}{36:1,8}「저게 뭐야!」{00}「응?」{00}솟아오른 땅이 밀려온다!{00}「으악, 도망쳐 나미!」{00}마치 땅의 해일이다.{00}휩쓸리면 죽는다.{25}
우리는 정신없이 달렸다.{00}그러다 보니 저택으로 도로 도망쳐 오게 되었다.{00}{36:1,58}{3C:127,57}{2C:138}이변은 가라앉았다.{00}마치 속은 것 같다.{00}「어떡하지?」{25}
상황을 살폈지만 땅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00}「두통은?」{00}「괜찮아」{00}「좋아{13}.{17:5}한 번 더 해 보자…{16}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빠져나가겠어!」{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그때,{16}{25}
{39:57}{2C:135}{3B:19}{17:5}다시 땅이 해일을 일으켰다.{00}「안 되겠어! 도망쳐!」{00}{39:143}{36:1,7}우리는 저택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13}.{00}{3C:127,57}{2C:138}{16}「젠장, 어떻게든 우리를 돌려보내지 않을 셈이군」{00}돌아보니…{16} 나미가 없었다{39:16}{39:19}.{25}
{19:525,12,125,@28F9DA,@28F99F,@28F968,@28FA23}
#28F968
나는 정신없이 나미의 이름을 외쳤다.{1C}{03:@2794E0}
#28F99F
왜 이렇게 몇 번씩이나 없어지는 거냐며 울고 싶어졌다.{1C}{03:@2DC7E7}
#28F9DA
{36:1,14}툭하면 내 눈을 속이고 바람을 피우는 건가 싶었다.{1C}{03:@34A35A}
#28FA23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고 싶지만, 나도 이제 조심성이 생겼다.{1C}
#28FA65
{36:1,7}{41:50,0,102}그때 2층에서 소리가 났다.{00}나미인가…?!{00}{36:1,14}나는 뛰어올라갔다.{25}

#28FAC1
{36:1,69}막다른 곳에 있는 방의 문이 저절로 열렸다.{00}{39:100}{37:1,34}저기다.{00}나는 달렸다.{00}방 안은 캄캄해서 보이지 않는다.{00}「나미…」{00}나는 한 걸음 들어섰다.{25}
{34:1}어둠 속에서 뭔가가 번쩍 빛났다.{00}{39:3}{39:137}나이프다{39:138}!{00}뺨을 스친 걸 알 수 있었다.{00}또 번쩍 빛났다.{00}{39:137}{17:5}{3D:138}나는 스위치로 달려들었다.{00}{39:144}{3B:3}{39:19}{2E:19}{17:5}방에는 아무도 없었다.{00}거기서 나는 께름칙한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25}
내 도로 지도였다.{00}차가 길을 잃기 전에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물건이다.{00}나미와 드라이브할 때 적어 둔 메모가 있으니 틀림없다.{00}그때 비명이 들렸다.{00}나미의 목소리다.{25}
나는,{00}{1A:525,12,126,@28FE31,@28FDA2,@28FE86,@28FD4D}
#28FD4D
방금 비명은 위험이 닥쳐서 지른 게 아니라고 느끼고 걸어갔다.{1C}{03:@279A0D}
#28FDA2
이걸로 대체 몇 번째 나미의 비명을 듣는 건지 세기 시작했다.{1C}「한 번, 두 번, 세 번…」{00}{39:101}{36:1,69}「빨리 와!」{00}「이걸로 네 번…」{25}
{03:@2DCA02}
#28FE31
{39:101}{36:1,69}내 가방에 몰래 넣어 둔 그걸 발견하고 소리를 지른 건가 싶었다.{1C}{03:@34A705}
#28FE86
허둥지둥 여기저기 몸을 부딪치며 소리가 난 방으로 향했다.{1C}
#28FEC8
{39:103}{36:1,69}「나미, 어디야!」{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여기야. 와 줘!」{00}{2E:29}비스듬히 맞은편 방에서다.{00}나는 뛰어들었다.{3C:20,19}{25}
{39:103}{38}「이거 봐!」{00}{36:1,73}{40:1,6}그것은 모자수첩이었다.{00}「내 거야!…내 모자수첩이었어!」{00}분명히 “나미”라고 적혀 있다.{00}하지만 성이 다르다.{00}「아니야. 나미라는 아이가 여기서 태어났다는 것뿐이야」{25}
「생년월일이 같은데도? 혈액형이 같은데도!」{00}「그러니까 우연의 일치라니까」{00}「아니야…」{00}나미는 창백한 얼굴로 눈물을 보였다.{00}「그럼 {20}…{17:5}이래도!」{00}나미가 수첩을 펼쳐 보였다.{25}
거기에는 아기의 손바닥 도장이 찍혀 있었다.{00}나미는 거기에 자기 손바닥을 나란히 대어 보였다.{00}{3C:50,6}…지문까지 똑같았다.{00}「나, 이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거야! 나한테는 나오미라는 쌍둥이 언니가 있었어!」{25}
나미는 또 한 권의 모자수첩을 보여 주었다.{00}거기에는 “나오미”라고 적혀 있었다.{00}“나미”와 같은 생년월일이었다…{39:19}.{00}나미는 떨고 있다.{00}「나…{17:5}나는 대체 누구야?」{00}「나미…」{25}
{36:1,25}나미는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00}「나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지금까지 무서운 일을 겪은 건 나 때문이야!」{00}「나미,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아무도 그런 생각 안 해!」{25}
「아니야! 제절초는 복수의 꽃이란 말이야! 누군가가 날 노리고 있어! 나 때문에 {20}까지 말려들게 돼!」{00}「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나미!」{00}「싫어!{17:5} 혼자 도망쳐!」{00}나미는 방을 뛰쳐나갔다{3B:6}{39:103}.{25}
{36:1,69}「나미…!」{00}{1A:1028,3,127,@2984C9,@29846B,@29849E}
#29846B
나미가 대체 어떤 원한을 산 건지 불안해졌다.{1C}{03:@27A134}
#29849E
어떤 복수일지 가슴이 두근거렸다.{1C}{03:@2BCA76}
#2984C9
나미가 복수 따위를 당할 리가 없다.{1C}
#2984EF
「나미!」{00}나는 집 안을 샅샅이 찾아다녔다.{00}{36:1,14}{39:21}어디선가 차가운 공기가 감돌아 온다.{00}등줄기에 오싹 오한이 스쳤다.{00}몸이 뭔가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25}
{36:1,67}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17:3}들린다.{00}…나미다!{00}위가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00}「나미…!」{00}나는 낮게 부르며 그 소리를 따라갔다.{25}

#298635
{39:100}{36:1,59}피아노 홀에 웅크리고 있는 나미의 모습이 있었다.{00}「나미…」{00}
#298675
나미가 스윽 일어섰다.{00}나미의 얼굴이 여자 귀신처럼 보였다.{25}
{39:85}뒤쪽 창문이 갑자기 깨졌다.{00}나미의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왔다.{00}{39:85}나미가 비명을 질렀다.{00}{39:85}도망치는 나미를 쫓듯이{39:85}, 창문이 차례차례 깨져 간다{39:85}.{00}「{20}!」{00}「나미, 이쪽이야!」{25}
{39:85}우리를 쫓아오듯이 {39:85}유리 찬장과 거울까지 깨져 간다.{00}우리는 {39:85}방을 뛰쳐나왔다.{00}「문 닫아, 나미!」{00}{39:104}{3B:19}{3B:21}{2E:31}{17:5}방 안이 조용해졌다.{00}{43}「저기, {20}」{00}나미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내 손을 잡았다.{25}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나는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해?」{00}나미는 그렇게 말하고 훌쩍훌쩍 울었다.{00}「일기를 보자」{00}내가 말했다.{00}「그 일기 말이야. 모든 열쇠는 그 안에 있는 것 같아」{27:3}{30:1,26}일기는 {39:22}우리가 “미라의 방”이라고 이름 붙인 그 방에 있었다.{00}「역시 엄마의 일기야」{00}나미는 그리운 냄새라도 맡듯 그 가죽 표지 일기장에 뺨을 비볐다.{25}
「아빠랑 두 살 아래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죽어서, 엄마는 언니 나오미랑 나 중 하나를 다른 집에 보내야 했어…{16} 그 사정이 적혀 있어」{00}페이지를 넘기며 나미는 눈물을 흘렸다.{25}
「엄마, 많이 괴로웠나 봐…」{00}나도 일기를 들여다보았다.{00}{3C:20,22}나미의 어머니는 나미를 양녀로 보낸 뒤의 괴로움과 쓸쓸함을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25}
『7월 3일{00}{16}{40:1,6}나미는 이제 없다.{00}오늘은 만 일곱 살 생일이라 즐거워야 할 텐데, 나오미는 자꾸 그 얘기만 한다.{00}나오미의 쓸쓸함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00}{25}
『7월 5일{00}{16}나오미가 방에 틀어박혀 버렸다.{00}살짝 들여다보니, 나오미는 나미의 인형을 모두 꺼내 자기 주위에 늘어놓고 마치 나미가 아직 거기 있는 것처럼 놀고 있다.{00}그렇게 사이좋던 쌍둥이 자매를 바로 내가 갈라놓고 만 것이다』{25}
『7월 7일{00}{16}칠석 장식을 했는데도 나오미는 방에서 나오려고도 하지 않는다.{00}문득 소원을 적은 종이를 보았다.{00}“나미를 만나고 싶어”{00}“나미랑 같이 살게 해 주세요”{00}“나미가 돌아오게 해 주세요”{00}그런 말밖에 쓰여 있지 않다.{25}
다른 집에 간 나미도 분명 똑같이 쓸쓸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25}
『7월 10일{00}{16}나오미는 아직도 나와 말을 하지 않는다.{00}거의 방에 틀어박혀 지낸다.{00}한밤중에 살짝 자는 얼굴을 보러 가니 나오미가 까르르 웃었다.{00}동생과 노는 꿈이라도 꾸는 걸까, 몇 번이고 나미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25}
『7월 12일{00}{16}{3C:25,6}{3A:15,19}나오미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00}아무도 없는데 물건이 쓰러진다. 무언가가 깨진다….{00}{16}심할 때는 작은 병 같은 것이 움직이기까지 한다』{25}
나와 나미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00}{3B:6}{3A:30,20}「폴터가이스트가 시작된 거야」{00}「나오미의 마음에 그런 힘이 생겨 버린 걸까?」{00}이 무렵부터 저택에는 초자연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 듯했다.{00}이듬해가 되자 상황은 더 심해졌다.{25}
『7월 3일{00}{16}나오미의 여덟 번째 생일이다.{00}칼을 넣으려 하자 생일 케이크가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00}나오미는 나미가 화가 나서 그런 거라고 한다.{00}오늘 생일을 나미는 어디에서 맞이하고 있을까』{25}
『7월 18일{00}{16}나오미의 그림일기를 보았다.{00}온통 동생 얘기뿐이다.{00}“나미야 미안해. 나미야 미안해. 나미야 미안해”{00}그 말만 쓰여 있는 페이지가 있었다.{00}나오미는 자기가 나미를 쫓아냈다고 생각하는 걸까』{25}
『7월 21일{00}{16}또 나오미의 그림일기를 들여다보려 하자 갑자기 일기장이 불을 뿜으며 타 버렸다.{00}나오미는 나미가 무섭다고 말하기 시작했다.{00}초자연 현상이 심해질수록 나오미가 마음을 닫는 증세도 점점 심해진다』{25}
「나오미한테 초능력이 생겨 버린 거구나」{00}「하지만 본인은 모르고 있어. 오히려 나미가 화가 나서 하는 짓이라고 믿고 있지…」{00}저택의 폴터가이스트는 해마다 더 심해졌다.{25}
유리가 깨지고, 물건이 부서지고, 심할 때는 접시 수십 장이 한꺼번에 공중에 떴다가 떨어져 깨졌다.{00}발화 현상도 일어났다.{00}갑자기 벽이 불타거나, 침대에 불이 붙거나, 입고 있던 옷이 타오르기도 했다.{00}해마다 나오미의 생일 전후가 가장 심했다.{25}
한번은 어머니의 손이 한동안 움직이지 않게 된 적도 있었다. 몸이 벽에 반쯤 삼켜질 뻔한 일도 있었다.{00}나오미는 「나미가 무서워{13}」{17:5}라고 하며, 돌처럼 몸을 굳히고 한 점을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25}
나오미의 얼굴은 거무스름해지고, 피부는 흙처럼 메말라 갔다.{00}그리고 마침내 6년 전,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00}「됐지? 읽는다」{00}나는 그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다.{25}
『7월 3일{00}{16}나오미의 열네 번째 생일이다.{00}나미는 오늘 생일을 어디서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16}{00}오늘 나오미가 좀처럼 방에서 나오지 않아 보러 갔더니,{16}{39:18}미라가 되어 있었다』{00}{3B:18}{39:23}「언니가 미라가 됐어…!」{00}우리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25}
{36:1,22}믿을 수 없는 일이다.{00}나오미는 수많은 초자연 현상을 일으킨 끝에 자신의 힘에 져서 미라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00}「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00}「어쩌면 {3A:30,20}“쉐도우”라는 건지도 몰라」{00}나는 예전에 읽은 심리학 책이 떠올랐다.{00}{25}
「쉐도우?」{00}「본인도 모르는 의식…{16} 잠재의식의 더 깊은 밑바닥에 있는 “자아”야. 평소에는 겉으로 나오지 않지만, 이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엄청난 해를 끼쳐. 다중 인격이 되거나, 초자연 현상을 일으키거나. 어쩌면 나오미는 이 쉐도우에게 지배당해 버렸는지도 몰라」{25}
「좀 알아듣게 설명해 줘」{00}「좋아…{17:5} 이건 내 상상인데」{00}나는 내가 생각한 것을 이야기했다.{00}「나오미는 사이좋던 나미와 생이별하게 돼서 쓸쓸했어. 견딜 수 없을 만큼 쓸쓸했지. …하지만 그건 겉의 의식이야. 의식의 밑바닥,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는 나미와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했던 거야」{25}
「왜…?」{00}「이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만든 건 나미를 다른 집에 보낸 엄마, 그리고 자기를 버리고 떠난 나미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 아닐까」{00}「그런 게 아닌데!」{00}나미가 소리쳤다.{25}
「내가 훨씬 더 쓸쓸했어…{16} 그래{13}.{17:5}이제 확실히 생각났어. 나, 쓸쓸해서 며칠이고 울며 밤을 새웠어. 나를 버린 엄마랑 언니가 밉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25}
{3C:15,20}{3C:15,19}{3C:15,23}「그럼 나오미의 쉐도우 마음도 알겠지…{16} 사람의 원한이나 증오가 쉐도우를 만들어 내. 나오미의 강한 원한이 결국 원념의 쉐도우를 만들어 내고 만 거야」{00}{3B:20}{3B:19}{3B:23}{43}「…그런데 이상해」{00}나미가 말했다.{00}「그렇다면 왜 자기까지 미라로 만들어 버린 거야?」{25}
「그러게…」{00}나에게도 그건 수수께끼였다.{00}「쉐도우가 한번 나와 버리면, 이제 본인 힘 정도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거 아닐까. …그래서 동생이 없어진 정도로 훌쩍거리는 자기 자신부터 용서할 수 없었던 거야」{00}있을 법한 이야기다.{25}
「엄마는!?」{00}갑자기 나미가 외쳤다.{00}「엄마는 왜 없는 거야? 일기는 왜 6년 전에서 끝나 있어? 나오미의 쉐도우가 엄마한테까지 무슨 짓을 했어!?」{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나미의 목소리에 대답하듯 저택이 흔들렸다.{00}{25}
「뭐야. 대답한 것 같았는데」{00}「설마…」{00}「한 번 더 말해 봐」{00}나미는 숨을 가다듬었다.{00}「…쉐도우가 엄마한테까지 무슨 짓을 했어?{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봐!」{25}
「누…{17:5}누가 대답하는 거야?」{00}저택은 침묵했다.{00}「엄마 얘기를 해 봐」{00}「엄마…{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또 흔들렸다.{00}「엄마?{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또 흔들렸다.{00}「저기, 이게 어떻게 된 거야!」{25}
{19:3,3,128,@29A20D,@29A25A}
#29A20D
나는 소리쳤다{13}.{00}「알았다{13}. 어머니는 집이 되어 버린 거야!{13}」{1C}{03:@29A2A5}
#29A25A
나는 말했다{13}.{00}「조심해{13}. 저택에 쉐도우가 씌어 있어!{13}」{1C}{03:@29A890}
#29A2A5
{3A:127,63}{2C:135}{17:15}{2C:138}{3C:127,63}저택이 흔들렸다.{00}지금까지 없던 큰 흔들림이었다.{00}「예스야. 저택이 예스라고 하고 있어!{13}」{00}{3A:127,63}{2C:135}{17:25}{2C:138}{3C:127,63}「…」{25}
우리는 말없이 저택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았다.{00}「엄마…{17:5} 지금 {20}의 말이 사실이야? 엄마는…{17:5} 집이 되어 버린 거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 역시 그랬던 거야…!」{25}
「엄마는 언니의 쉐도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13}」{00}{17:20}{3A:127,64}{2C:136}{17:15}{2C:138}{3C:127,64}「어?…」{00}「왜 그러지?」{00}「지금까지와 다르게 흔들려」{00}「게다가 한 번 잠잠했지? 한동안 가만있다가 그다음에 덜컹덜컹…」{00}「무슨 뜻이지…?」{25}
「엄마가 저택이 된 건 틀림없어. 그 밖에 뭔가가 있어…{16} 우리가 아직 모르는 뭔가를 알려 주려는 거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 {17:5}그렇다고 하고 있어…」{00}나미는 다시 정색하고 물었다.{00}「엄마는 저택이 된 거지?{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의 흔들림이었다.{25}
「그런데 나오미의 쉐도우 때문은 아닌 거야?」{00}저택이 대답하려던 그때…{16}{25}
{39:28}{2E:26}{17:10}일기가 불을 뿜으며 타올랐다.{00}「꺄악!」{00}「으…{17:5} 꺼! 불을 꺼!」{00}나와 나미는 주변의 물건으로 불을 두드려 끄려 했지만, 일기는 순식간에 재가 되어 버렸다{13}.{00}{3C:80,28}{34:1}{16}「누군가가 대답을 방해했어…」{25}
{36:1,22}「다시 한 번 물을게…{16} 엄마, 대답해 줄 거지?{13}」{00}{17:20}집은 흔들리지 않았다.{00}「엄마, 나한테 대답해 줄 거지?{13}」{00}{17:20}저택은 그대로 침묵했다.{00}「마치 쉐도우가 무서워서 입을 다문 것 같아…」{00}{39:19}우리는 저도 모르게 오싹했다.{25}
{03:@29B18F}
#29A890
{3A:127,64}{2C:136}{17:25}{2C:138}{3C:127,64}집이 흔들렸다.{00}「…이상하네」{00}「응, 이상해. 왠지 흔들리는 게 지금까지와 달라」{25}
「{20}의 입에서 저택에 쉐도우가 씌어 있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지금처럼 흔들렸어」{00}「한 번 더 말해 볼까…{16} 이 저택에는 쉐도우가 씌어 있어!{13}」{00}{3A:127,64}{2C:136}{17:25}{2C:138}{3C:127,64}우리는 흔들리는 저택을 바라보았다.{00}「왠지 아니라고 하는 것 같아…」{25}
「알았다. 이건 노야. 저택에 씐 건 쉐도우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저택은 아까처럼 흔들렸다.{00}「이게 예스고…{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저택은 예스라고 대답했다.{00}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25}
「그럼 저택이랑 대화할 수 있어! …나미, 한 번 더 처음부터 물어봐」{00}우리는 흥분했다.{00}「됐지? 그럼 물어볼게」{00}나미가 입술을 핥았다.{00}「엄마…{17:5} 정말 엄마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25}
「엄마는 저택이 되어 버린 거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00}「쉐도우가 그렇게 만든 거지?{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 좋아, 그렇게 계속해!」{00}「나오미를…{17:5} 우리 언니를 미라로 만든 것도{17:5} 쉐도우야?{13}」{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예스야…{16} 조금만 더!」{25}
「엄마를 저택에 가둔 것도, 언니를 미라로 만든 것도, 전부 언니의 쉐도우지?{13}」{00}{17:20}저택은 흔들리지 않았다.{00}「어머…?」{00}「이상한데」{00}{3A:127,64}{2C:136}{17:25}{2C:138}{3C:127,64}저택이 머뭇거린 끝에 흔들렸다.{25}
「노야!」{00}「무슨 뜻이지…?」{00}「한 번 더 물어봐」{00}「엄마…{17:5} 엄마를 그렇게 저택으로 만들고 언니를 미라로 만든 건 언니의 쉐도우잖아?{13}」{00}{3A:127,64}{2C:136}{17:25}{2C:138}{3C:127,64}「노야!」{25}
저택은 분명하게 노라고 대답했다.{00}「무슨 뜻이야, 엄마?」{00}「좋아, 시간을 들여서 자세히 알아내자. 뭔가 더 엄청난 일이 숨겨져 있어」{00}내 말이 끝날까 말까 한 그때였다.{25}
{39:28}{2E:26}{17:10}갑자기 일기가 불을 뿜으며 타올랐다.{00}「앗!」{00}「꺼! 빨리!」{00}나미와 나는 필사적으로 불을 끄려 했지만, 순식간에 일기는 재가 되었다{13}.{00}{3C:80,28}{34:1}{16}「엄마…」{00}나미가 저택에 물었다.{00}「이게 쉐도우의 힘이지?{13}」{00}{17:20}저택은 대답하지 않았다.{25}
{36:1,22}「엄마, 방금 그게 쉐도우의 힘이야?」{00}저택은 그대로 침묵했다.{00}「대답을 안 해 주네」{00}「응…{17:5} 마치 쉐도우를 무서워하는 것 같아」{00}{39:19}등줄기에 오싹 한기가 스쳤다.{25}
{03:@29B18F}
#29B18F
「나가자」{00}나미가 말했다.{00}「그게 좋겠어」{00}우리는 복도로 나왔다.{00}{3B:19}{39:135}{2E:83}갑자기 검이 나를 덮쳤다.{00}{39:3}「우왁!」{00}{39:89}{2E:6}{17:5}갑옷이었다.{25}
「도망쳐, 나미!」{00}하지만 갑옷의 표적은 완전히 나로 좁혀져 있었다.{00}{39:135}갑옷은 나를 죽일 셈이다{39:89}.{00}가까스로 칼끝을 피하고는 있지만, 맨손인 나는 싸울 방법이 없다.{25}
거기서,{00}{1A:3,3,129,@29B348,@29B303}
#29B303
「젠장!{13}」{00}나는 검을 든 갑옷의 오른팔에 매달렸다{39:89}.{1C}{03:@29B395}
#29B348
「나미, 지금이야!{13}」{00}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계단 쪽으로 달렸다.{1C}{03:@29B5BA}
#29B395
갑옷은 나를{39:89} 떨쳐 내려고 날뛰었다{39:89}.{00}「질 줄 알고{39:89}, 이 빈 깡통아!{39:89}」{00}갑옷이 나오미의 쉐도우에게 조종당해 움직인다는 건 알고 있다.{00}그러니 속이 빈 갑옷이다{13}. 무게감이 부족하다.{00}나는 그 점에 착안했다.{25}
「에잇!」{00}팔에 매달린 채 두 발로 갑옷의 몸통을{39:89} 힘껏 걷어찼다.{00}{3B:3}「위험해, {20}!」{25}나미의 목소리를 머릿속 한구석으로 들었다.{00}{39:130}갑옷은 버팀목을 잃은 듯 무너졌고, 내동댕이쳐진 나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쳤는지 쾅 하는 충격과 함께 암흑의 세계로 떨어지고 말았다.{27:3}{03:@29B720}
#29B5BA
{36:1,69}「{20}!」{00}「나미, 손 놓지 마!」{00}{39:112}{2E:75}{17:5}느닷없이 눈앞에 괴어가 나타났다.{00}{39:112}「꺄악!」{00}「젠장, 무서워하지 마 나미. 이 녀석도 나오미의 쉐도우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뿐이야!」{25}
나는 머리부터 괴어에게 돌진했다.{00}{39:112}끈적한 감촉에 짓눌렸다.{00}{3B:3}「{20}!」{00}「으악!」{00}내 몸이 튕겨 날아갔다.{00}{39:130}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27:3}
#29B720
{43}{30:4,11}나는 멍하니 의식을 되찾았다.{00}움직이려 했지만 꼼짝할 수 없다.{00}여기는 식당이다.{00}내 몸은 테이블 위에 묶여 있다.{00}{39:68}괴어와 갑옷이 돌아다니고{39:33} 있다.{00}이윽고 향 냄새가 났다.{00}내 머리맡에 제절초 다발이 놓였다.{25}
{3F:5,33}{3F:5,68}아무래도 나는 여기서 죽임을 당하는 모양이다.{00}{39:89}{2E:6}{17:5}갑옷이 들여다보았다.{00}아무렇지 않게 검이 치켜 올려졌다.{00}「사람 목숨이란 게 이렇게 허무한 건가{13}」{00}{17:8}싶을 만큼 무심한 동작이다.{00}저 검이 내리쳐지면 내 일생은 끝난다.{00}{39:135}그때…{16}{25}
{3A:127,64}{2E:11}{2C:136}{17:20}저택이 크게 흔들렸다.{00}서 있을 수 없을 만큼 격렬한 흔들림이다.{00}흔들림은 점점 거세지고, 갑옷과 괴어는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00}「그렇구나…」{00}나는 알 수 있었다.{25}
이건 어머니다.{00}나미의 어머니가 나를 구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00}{39:28}{2C:145}{17:10}갑자기 벽이 불을 뿜었다.{00}바닥과 커튼에 불이 붙어 타기 시작했다.{00}쉐도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00}어머니인 저택의 움직임을 봉하려 하고 있다.{00}{3C:127,64}{2C:148}{3C:35,28}저택은 신음하듯 잠잠해졌다{13}.{00}{2C:138}{16}{25}
그러자 {39:19}타오르던 벽과 바닥과 커튼의 불도 꺼졌다.{00}갑옷과 괴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00}{39:68}의식이 다시 시작{39:33}되려는 모양이다.{00}{39:35}{39:23}드디어 나오미의 등장이다.{00}휠체어가 바로 옆에서 멈췄다{3F:5,35}.{3F:5,68}{3F:5,33}{25}
묶인 몸을 겨우 움직여 살펴보니, 나오미의 미라가 가만히 나를 보고 있다.{00}갑옷이 검을 치켜들었다{39:89}.{00}동시에 휠체어가 갑옷을 들이받았다{13}.{00}{39:94}{16}갑옷은 산산이 흩어지고, 나를 묶고 있던 밧줄이 끊어져 {39:130}{38}나는 바닥에 호되게 내동댕이쳐졌다.{25}
「도망쳐요」{00}분명히 나오미의 미라가 그렇게 말한 것처럼 느껴졌다.{00}{39:16}어째서…!?{00}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00}「도망쳐요!」{00}이번에야말로 미라는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똑똑히 말했다.{25}
{19:3,3,130,@29BE46,@29BE91}
#29BE46
「어떻게 된 거야!?{13}」{00}나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쳤다.{1C}{03:@29BEE4}
#29BE91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는 미라를 밀쳐 내고 도망쳤다.{1C}{03:@29C012}
#29BEE4
「날 믿어요. 아무튼 도망쳐요!」{00}나오미의 미라가 한 번 더 말했다.{00}{40:5,34}{17:20}괴어가 이쪽으로 다가온다.{25}
{39:89}{17:2}{39:89}흩어졌던 갑옷이 원래대로 돌아와{39:89} 일어서려 하고 있다.{00}「알겠어요. 도망칠게요」{00}나는 나오미의 미라에게 짧게 고맙다고 말하고 식당을 뛰쳐나왔다.{25}
{3C:120,34}
#29C012
{39:103}{36:1,69}그러자 나미의 목소리가 들렸다.{00}「{20}!」{00}나는 흠칫 걸음을 멈췄다.{00}「{20}! 대답해{13}.{17:5}어디야!」{00}어째서인지 나는 대답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25}
{39:100}{37:1,34}갑자기 눈앞의 문이 저절로 열렸다.{00}저택이 나에게 들어오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00}나는 들어갔다.{00}{39:101}{34:1}문이 부드럽게 닫혔다.{00}이상하게도 갇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00}오히려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다.{25}
「{20}…{16}{20}, 어디 있어?」{00}나미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가까워진다.{00}나는 숨을 죽였다.{00}「{20}!…」{00}나미의 기척이 문밖을 지나간다.{25}
{39:20}나는 갑자기 죄책감이 들었다.{00}나미가 저렇게 찾고 있는데.{16}{00}나미는 나를 원하고 있는데.{16}{00}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16}{25}
「나미, 여기야!」{00}{1A:3,3,131,@29C331,@29C310}
#29C310
나는 큰 소리로 그렇게 외쳤다.{1C}{03:@29C53E}
#29C331
큰 소리로 그렇게 외치고 싶은 것을 나는 꾹 참았다.{1C}{3C:30,20}나미의 발소리가 멀어졌다.{00}하지만 이걸로 괜찮았던 걸까.{00}{3B:23}{3B:19}{3B:20}“괜찮았어”{00}{17:5}하고 무언가가 말을 걸어온다.{00}「누구지…?」{00}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25}
{39:100}{30:1,34}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열었다.{00}{43}「어머, {20}, 이런 데 있었어?」{00}나미였다.{00}「왜 대답 안 했어?」{00}왠지 순순히 대답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25}
「그보다,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00}「어머{13}」{00}{17:5}나미가 웃었다.{00}「바보. 난 알 수 있어」{25}
{03:@29C64A}
#29C53E
{3C:30,20}{3C:30,23}{3C:30,19}「{20}!」{00}복도에서 나미가 소리쳤다.{00}「여기야, 지금 갈게!」{00}{39:107}{3A:30,20}{3A:30,23}{3A:30,19}열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00}「{20}!」{00}「여기 있어. 문이 안 열려!」{00}{39:100}{30:1,34}{3E:100}{43}바깥에서 나미가 간단히 열었다.{00}「뭐야, 쉽게 열리잖아」{25}

#29C64A
{36:1,24}나미에게는 예전부터 영능력 같은 힘이 있었다.{00}나는 어렴풋이 떠올렸다.{00}「뭐 해, {20}. 자, 가자」{00}나미가 내 손을 잡았다.{00}{3A:127,63}{2C:135}{17:15}{2C:138}{3C:127,63}가지 말라는 듯이 저택이 흔들렸다.{00}「아…」{00}「나미, 잠깐 여기 있자」{25}
「안 돼. 나가자!{13}」{00}{3A:127,64}{2C:136}{17:25}{2C:138}{3C:127,64}나미는 억지로 내 손을 잡아끌었다.{00}{39:35}{17:20}나가려는 우리 눈앞에 휠체어를 탄 미라가 나타났다{13}.{00}{3A:127,64}{2C:136}{17:25}{2C:138}{3C:127,64}{3B:35}저택과 미라는 내가 나미와 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것 같았다.{25}
「싫어! 엄마도 언니도 왜 방해하는 거야!」{00}나미가 소리치자마자 사방의 벽에서 불이 났다.{00}{45:19}{3D:162}{39:19}{46:19}{2C:145}「꺄악!」{00}주위가 불길에 휩싸였다.{00}그리고 나오미의 미라는 휠체어를 탄 채 천장까지 둥실둥실 떠올라 갔다.{25}
{39:85}우리 옆에서 {39:85}찬장 유리가{39:85} 차례차례 깨졌다.{00}「언니! 제발, 이제 그만해!」{00}나미가 울면서 온몸으로 외친다.{00}방의 거울에 나미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00}그것을 본 나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00}{39:23}거울 속의 나미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17:5}여자 귀신이었다.{25}
「그만해! 언니, 그만해!」{00}나미 본인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00}거울 속 여자 귀신의 눈이 붉게 빛났다.{00}그러자 공중에 떠 있던 휠체어가 바닥에 떨어졌다.{00}{39:130}미라 나오미는 바닥에 내던져졌다.{25}
여자 귀신의 눈이 다시 빛났다.{00}{40:1,30}{2C:146}나오미의 미라는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순식간에 백골이 되더니 불타올랐다.{25}
「으악!」{00}나는 불길에 휩싸인 그 방을 뛰쳐나왔다.{00}{3C:45,23}{3C:45,30}{27:3}{39:104}{2C:149}{17:10}{39:103}{30:1,22}나는 “어머니의 방”으로 도망쳐 들어갔다.{00}처음에 미라가 있던 방, 어머니의 일기가 재가 된 방이다.{00}{3D:101}내가 들어가자 문이 저절로 닫혔다.{00}{39:22}나는 어머니의 상념을 느꼈다.{00}「어머니…{16} 여기 계시군요」{00}{39:19}“네”{00}{16}저택의 상념이 내 의식에 대답했다.{25}
「쉐도우의 주인은 나미였군요」{00}“네”{00}{16}어머니의 상념이 대답했다.{00}“저도 줄곧 그런 짓을 하는 게 나오미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오미가 미라가 되고서야 비로소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모든 건{17:5}…모든 건 나미의 마음이{17:3} 저지른 일이었던 거예요”{00}{16}{25}
어머니의 상념은 슬픈 사연을 이야기했다.{00}“일곱 살에 이 저택에서 내보내져, 무척 좋아하던 나오미, 그리고 저와 떨어지게 된 나미의 마음은 그만큼 쓸쓸했던 거겠지요…{16} 나미는 그 쓸쓸함의 밑바닥에서 우리를 원망하기 시작했어요. 그 원망이 쉐도우를 낳은 거예요”{16}{25}
나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나미가 가여웠다.{00}「나미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00}어머니의 상념은 슬프게 대답했다.{00}“쉐도우는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커집니다…{16} 그리고 결국에는 본인을 지배하고 맙니다”{16}{25}
「나미가 쉐도우에게 지배당하다니…!」{00}내 몸이 떨렸다.{00}그 나미가…{16} 나는 나미와의 셀 수 없이 많은 즐거운 추억을 떠올렸다.{00}「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습니까?」{25}
{3B:22}{3B:19}{3B:23}“본인이 죽는 것입니다”{00}{16}어머니의 상념이 단호하게 말했다.{00}“쉐도우에게 빼앗기기 전에 본인이 죽는 것.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본인을 죽이는 것입니다”{00}{16}{3A:20,1}나는 정신을 잃을 뻔했다.{25}
「둘 다 할 수 없다면요?」{00}“육체는 계속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미의 정신은 쉐도우에게 먹혀서 사멸하지요”{00}{16}그렇다면 어느 쪽이든 나미는 죽는다는 말이 아닌가.{00}너무나도 무서운 사실이다.{00}「…아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야!!」{00}그 나미가….{16}{25}
그 나미가. 그 나미가. 그 나미가.{00}그 나미가. 그 나미가….{00}{3B:1}갑자기 어머니의 상념이 겁에 질린 듯 사라졌다.{00}{39:100}{2E:34}문이 열렸다.{00}나미가 서 있었다.{00}「나…{17:5}나미…」{00}나미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00}나는 사실을 말해야 할까.{25}
{19:3,3,132,@29D47B,@29D432}
#29D432
나는 무서운 얘기지만, 나미를 위해 말하지 않기로 했다.{1C}{03:@29D4C0}
#29D47B
나는 괴로운 얘기지만, 나미를 위해 큰맘 먹고 말하기로 했다.{1C}{03:@29D5F5}
#29D4C0
「나미, 여기서 나가자」{00}나는 말했다.{00}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어쨌든 둘이서 이 저택을 나가자고 생각했다.{25}
쉐도우든 뭐든 될 테면 되라지.{00}나는 죽을 때까지 사랑해 줄 테니까!{17:5}하고 나는 생각했다.{00}「그 전에, 와 줘」{00}나미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25}
{03:@29D80D}
#29D5F5
「나미…」{00}나는 필사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00}「나미…{17:5} 할 얘기가 있어」{00}나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25}
「오늘은 여기 와서 말도 안 되는 일만 있었어…{16} 그러니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별로 놀라지 않겠지만, 나미한테 꼭 해 둬야 할 얘기가 있어」{00}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25}
「그 전에 두 가지만 말해 둘게…{16} 하나는, 지금까지 나미를 정말 좋아했다는 거야.{00}두 번째는…{16} 앞으로의 나미도 정말 좋아한다는 거야」{00}나는 눈물을 흘렸다.{00}「나도 얘기 듣기 전에 {20}한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16} 와 줘」{25}

#29D80D
{39:100}{36:1,12}나미는 나를 2층의 한 방으로 안내했다.{00}「여기는 돌아가신 아빠 방이야」{00}나미는 등을 돌리고 뭔가를 부스럭거리고 있다.{00}아아, 예전 그대로의 뒷모습이다, 하고 나는 생각한다.{00}갑자기 휙 돌아보며 「메롱{13}」 하고 혀라도 내밀고 웃을 것 같은 나미다.{00}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25}
나미가 돌아보았다.{00}{39:135}{2E:83}그 손에는 검이 쥐어져 있었다.{00}{39:6}「나미…」{00}이 검으로 나미가 나를 찌를 생각이라면, 나는 이 자리에서 죽어 주자고 생각했다.{00}하지만 아니었다.{00}나미는 울고 있었다.{25}
「{20}, 이건 아빠의 검…{16} 이걸로 나를 죽여 줘」{00}「나, 나미…!?」{00}「들어 버렸어. {20}하고 엄마가 마음으로 나눈 대화를」{00}나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00}「사정은 다 알았어. 나도 쉐도우가 되고 싶지 않아. 단번에 나를 찔러 줘」{25}
「바…{17:5}바보. 내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아?」{00}「{20}, 부탁이야…{16} 나를 쉐도우한테 넘겨주고 싶어? 쉐도우가 나를 지배하면 지금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무슨 짓을 할 거야!」{00}나미의 절실함이 아플 만큼 느껴진다.{25}
「내 몸을 이용해서 쉐도우는 살인이나 더 나쁜 짓을 저지를 거야!…지금이라면 나와 함께 쉐도우를 퇴치할 수 있어. 빨리! 나를 죽여!」{00}나미는 내 손에 검을 쥐여 주었다.{00}「자!」{25}
{45:85}{46:85}{19:3,3,133,@29DCBF,@29DCEE}
#29DCBF
「바보!{13}」{00}나는 검을 내던졌다.{1C}{03:@29DD21}
#29DCEE
「좋아{13}」{00}나는 검을 받아 들고 힘껏 찔렀다.{1C}{03:@29E02A}
#29DD21
{39:85}{34:1}검은 창밖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
#29DD4F
{30:1,12}「아앗…」{00}나미는 뒷걸음질 쳤다.{00}「{20}, 마음은 고마워…{16} 하지만 안 돼. 내 몸은 쉐도우한테 빼앗길 거야!」{25}
그때 갑자기 나미의 몸이 굳었다.{00}{3B:6}{41:200,0,126}{3F:8,126}그리고 느닷없이 나미의 입에서 섬뜩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00}{39:23}「쉐도우다…!」{00}나미의 손이 뱀처럼 움직였다.{00}그렇게 느낀 다음 순간, 나미의 두 손이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25}
「나, 나미…!」{00}「아앗!」{00}나미도 자기 두 손과 싸우고 있다.{00}「나미, 포기하지 마!」{00}나는 겨우 나미의 두 손을 내 목에서 떼어 냈다.{25}
「잘 들어, 나미…{16} 나미가 나쁜 게 아니야. 이 손이야. 쉐도우가 이 손을 조종하고 있는 거야」{00}「{20}, 이젠 안 돼…!」{00}나미는 나를 뿌리쳤다.{00}「앗, 나미!」{00}나미가 발코니에서 몸을 던졌다.{27:1}{03:@29E09B}
#29E02A
{3B:6}{39:85}내가 찌른 것은 유리창이었다.{00}나는 발코니로 뛰어나가 그 검을 밤의 어둠 속으로 내던졌다.{25}
{34:1}{03:@29DD4F}
#29E09B
「나미!」{00}나는 발코니 끝으로 뛰어나갔다.{00}{3B:23}{39:87}「우왓!」{00}내 몸은 돌풍에 휘말려 날아올랐다.{00}{30:1,36}내던져진 땅 위, 바로 가까이에 나미가 쓰러져 있었다.{00}분명 저택이 된 어머니의 의지다.{25}
아니, 어머니의 사랑이다.{00}여기까지 와서도 나미를 차마 죽게 할 수는 없었던 게 틀림없다.{00}나미의 어머니가 그렇다면, 나는 더욱더 나미를 죽게 하고 싶지 않다.{00}{43}나미가 멍하니 눈을 떴다.{00}「나미!」{00}「{20}…」{25}
「살아 있어, 나미…{16} 어머니가 나미를 구해 주신 거야」{00}「{20}…」{00}「함께 저택을 나가자, 나미…{16}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나도 모르겠지만, 둘이서 생각하면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25}
「고마워, {20}…{16}하지만 이젠 안 돼. 나 스스로 알아…{16} 나는 이제 거의 쉐도우인걸」{00}{39:147}{3A:20,23}그렇게 말하는 나미의 얼굴이 점점 여자 귀신으로 변해 간다.{00}「{20}…」{00}이마에 땀이 맺혔다.{00}이를 악물고,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다.{25}
나미는 안에 있는 쉐도우와 싸우며 격통을 견디고 있는 것 같다.{00}「나를 죽이지 못하겠으면, 도망가…{16} 나, 이제 틀렸으니까. {20}, 나를 두고 도망가」{00}「나미,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00}「제발 부탁이야, {20}…」{00}나미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렀다.{25}
「나, 쉐도우가 되면 여기에 머물도록 할게…{16} 어떻게든 이 집에 머물러서, 다른 사람들한테는 폐를 끼치지 않도록 애쓸 테니까…{16} 그러니까 {20}만이라도 도망가」{00}「나미…」{25}
나미의 얼굴은 점점 흉하게 일그러져 반야 탈처럼 변해 간다.{00}「이제 시간이 없어. {20}, 도망가…!」{00}말끝은 이미 굵고 탁한 여자 귀신의 목소리가 되어 울부짖었다.{25}
{19:3,3,134,@29E67A,@29E63B}
#29E63B
「바보! 난 네 곁을 안 떠나!{13}」{00}나는 소리쳤다.{1C}{03:@29E6C7}
#29E67A
「알았어{13}. 그렇게 할게{13}」{00}나는 나미를 안심시키려고 말했다.{1C}{03:@29E81E}
#29E6C7
「아앗!」{00}그러자 나미의 온몸이 불을 뿜었다.{00}{3B:23}{39:28}{2C:145}「나미…!」{00}내 절규가 불길에 삼켜졌다.{25}
「{20}, 도망가!」{00}나미는 마지막 외침을 지르며 두 배의 화염이 되었다.{00}{3F:1,28}화염 속에서 웃음소리가 일었다{13}.{00}{41:200,0,126}{3F:8,126}{16}「나미!!」{00}화염과 웃음소리는 빨려 들어가듯 저택 안으로 사라졌다.{27:3}{3C:100,28}{2C:149}{03:@29E978}
#29E81E
「잘 가, 나미」{00}{35:3}나는 등을 돌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00}40미터쯤 온 곳에서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돌아보았다.{25}
{3B:23}{39:28}{2C:145}나미의 몸이 불을 뿜는 것이 보였다.{00}{41:200,0,126}{3F:8,126}여자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일더니, 나미의 화염은 열 배쯤 부풀어 올라 하늘을 가로질러 저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3C:70,28}{27:3}{2C:149}
#29E978
{30:1,3}저택은 불길이 된 쉐도우를 삼킨 채 침묵했다.{00}{39:147}{36:1,36}나는 조금씩 살금살금 다가갔다.{00}저택의 창문이 붉게 밝다.{00}나는 그 창문을 들여다보았다.{00}{39:147}{2E:66}{40:1,62}{2C:146}불바다였다.{00}홀이 온통 불길로 가득 차 있었다.{25}
나미가 있었다….{16}{00}나미의 몸은 불길로 가득 찬 홀 한가운데 공중에 떠 있었다.{00}의식을 잃은 것인지, 고개를 떨구고 눈도 감고 있다.{00}두 팔을 좌우로 벌린 모습은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의 모습이다.{25}
홀을 채운 불길은 나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00}하지만 어디에도 불이 옮겨붙지 않은 것을 보면, 이건 진짜 불이 아니다. 쉐도우의 숨결 같은 차가운 불길인 것이리라.{00}{39:146}나는 나미를 구하고 싶었다.{00}「하지만, 할 수 있을까?」{00}나에게는 아무런 승산도 없다.{25}
그러자 소리도 없이 눈앞의 창문이 열렸다.{00}저택의 어머니가 열어 준 것이다.{00}{3A:10,1}하얗게 빛나는 것이 내 발치로 왔다.{00}반짝반짝 맑은 빛을 내는 하얀 발광체다.{00}나오미의 영혼이다, 하고 나는 직감했다.{00}어머니와 나오미가 내 편이 되어 주고 있다.{00}내 마음에 용기가 솟았다.{25}
{2E:67}{40:1,30}{3F:8,62}나는 창문으로 숨어 들어갔다.{00}차가운 불길이 나를 감쌌다.{00}「나미!…구하러 왔어, 나미!」{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공중의 나미는 눈을 뜨지 않았다.{00}대신 주위의 불길이 뜨거워졌다.{00}{3F:2,30}「우왓!」{25}
{41:250,0,126}{3F:8,126}{17:5}『어리석은 놈!』{00}광녀 쉐도우의 상념이 내게 말을 걸었다.{00}『내 불길에 타 죽어라!』{00}{3F:2,62}{2C:147}「해 봐라! 난 나미를 되찾을 때까지 죽지 않아!」{00}나는 불에 타는 것 말고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25}
{39:63}{2C:136}저택이 내 편을 들듯 흔들렸다.{00}불길은 배로 커져 저택을 공격했다.{00}저택에 불이 옮겨붙었다.{00}{39:64}{2C:137}저택이 가장 크게 흔들리며 바람을 일으켰다.{00}{3B:63}{3B:64}{40:8,87}불길과 저택의 공방이다.{00}화염은 사방에서 바람에 밀려 한 덩어리가 되었다.{25}
그때, 그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 내 발치에 있던 나오미의 발광체가 일직선으로 화염의 중심을 향해 날아갔다.{00}「아앗…」{00}화염이 하얗게 터지며 나미의 몸에서 사방으로 흩어졌다.{00}쉐도우가 나미의 육체를 떠난 순간이었다.{00}{25}
나미의 몸이 내 품 안으로 떨어졌다.{00}“지금이야!”{00}{16}“자, 도망가!”{00}{16}어머니와 나오미의 상념이 동시에 말했다.{00}“우리가 목숨을 걸고 쉐도우와 맞서는 동안, 어서!”{16}{25}
우리 머리 위에서, 검붉게 타오르는 쉐도우의 화염과, 반짝반짝 빛나는 나오미의 하얀 발광체와, 저택에서 빠져나온 어머니의 아름다운 보랏빛 빛구름이 엄청난 기세로 싸움을 시작했다.{25}
{40:2,57}발밑에서는 보일러 폭발의 전조 같은 진동도 전해져 온다.{00}더 이상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00}나는 나미를 안고 탈출했다.{27:3}{2C:148}{3C:30,1}{3C:20,62}{3C:60,30}{3C:60,57}{3E:30}{2C:138}{17:30}{2C:150}{3A:50,62}{17:10}언덕 위까지 와서 저택을 돌아보니, 검붉은 화염과 하얀 발광체와 보랏빛 빛구름의 싸움은 아직 계속되고 있었다.{00}그것은 눈이 어지러운 수천수만 불꽃의 카오스다.{00}거기에 보일러 폭발이 더해져 빅뱅이 일어났다.{25}
{39:131}{3B:62}{2C:131}{2C:149}{3E:131}{0C}{34:1}중저음의 울림과 {17:2}충격파가 {17:2}우리를 덮쳤다{13}.{17:15}{00}{40:1,5}「{20}…{17:2}…{17:2}…{13}」{17:15}{00}{32:3,36}나미가 멍하니 눈을 떴다{13}.{17:15}{00}「{20}, 나…{17:10}나는, 나야{13}?{17:10}…나는, 정말로 나야?{13}」{17:25}{25}
「나미, 봐{13}.…어머니와 나오미가 네 쉐도우를 {17:2}해치워 준 거야{13}」{17:15}{00}나미는 몸을 일으켜 흩날리는 불꽃을 바라보았다{13}.{17:15}{00}「예쁘다…{13}」{17:15}{25}
사방으로 흩어진 불꽃이 {17:2}공중에서 우리 주위로 쏟아져 내리자, 주변 일대의 제절초는 아름다운 들꽃으로 변했다{13}.{00}{36:10,38}{00}{00}{22:135,1}{2C:100}{1D}{16}
#29F72A
{03:@29F72A}
#29F72F
{3B:39}「저기…{17:5} 저거 무슨 꽃이야?」{00}{39:2}갑자기 나미가 물었다.{00}{36:1,40}「응, 저기 {17:3}납작하게 주저앉은 꽃{13}」{00}나는 조금 발끈했다.{00}{3B:2}{39:39}{2E:1}{16}「…야, 남의 약점을 말하는 건 그만둬」{25}
「아니야. 봐 봐」{00}나미는 창밖을 가리켰다.{00}{3B:39}{39:2}{36:1,40}나는 겨우 기분을 풀었다.{00}거기에는 정말로 납작하게 주저앉은 것처럼 무리 지어 핀 들꽃이 있었다.{00}「아, 제절초구나」{00}「제절초…?」{00}「응. 弟切草…아우를 베는 풀이라고 쓰는 거야」{25}
「흐음…{17:5} 왠지 섬뜩한 이름. 그런데 {20}, 잘 아네」{00}「헤헤, 뭐, 그 정도는 아니고」{00}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싶어졌다.{25}
그리고 이왕이면 이 이야기로…{16}{00}{1A:1093,1,136,@29FA6B,@29FA9E,@29FA3E,@29FA0B}
#29FA0B
나미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1C}{03:@32D8FC}
#29FA3E
나미를 웃겨 주자고 생각했다.{1C}{03:@29FAC7}
#29FA6B
나미를 겁주자고 생각했다.{1C}{03:@25F070}
#29FA9E
나미를 울려 주자고 생각했다.{1C}{03:@2EDBF9}
#29FAC7
「그럼, 이야기해 드리리다」{00}나미에게서 은은한 여자의 향기가 풍긴다.{00}「옛날 옛적 헤이안 시대. {35:1}어느 매사냥꾼 형제가 있었지{32:1,44}.…그 집에는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비약이 있었어.{00}매의 상처가 {17:5}당장에 낫는다는 비약이야. 그런데 이럴 수가, 동생이 장사 경쟁자에게 매수당해서 그 비전을 팔아 버린 거야」{25}
「어머」{00}「형은 화가 나서 동생을 베었어. 피가 촤악 하고 튀었지{13}」{17:5}{3B:2}{39:39}{39:41}{36:1,1}{2C:120}{00}「꺄, 어딜 만지는 거야!」{00}나미의 목소리에 나는 펄쩍 뛰었다.{00}「자, 잠깐. 내 손은 여기, 여기」{00}「어…」{00}나미는 어리둥절해서 나를 보았다.{25}
「싫어. 그렇지만 방금, 누가 내 여기를!」{00}나미는 내가 만져 보고 싶은 곳을 가리켰다.{00}「나…난 아니야」{00}나는 꿀꺽 마른침을 삼키고 나서 말했다.{00}「그렇지. 아무리 {20}도 거기까지는 안 하겠지…{16} 그런데 이상하네, 그럼 누가?」{25}
나는 나도 모르게 뜨끔했지만…{16}{00}{1A:325,4,137,@29FEAB,@29FE4B,@29FE7C,@29FECC}
#29FE4B
아무리 그래도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1C}{03:@2EDFDF}
#29FE7C
그런 짓을 하면 실례라고 생각했다.{1C}{03:@25F663}
#29FEAB
사실은 만져 보고 싶었다.{1C}{03:@29FEFD}
#29FECC
기분 좋았는지 물어보자고 생각했다.{1C}{03:@32E24E}
#29FEFD
내 머릿속에는 사실 아까부터 한 가지 생각밖에 없다.{00}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기도 뭣하지만, 옆에는 나미의 나긋나긋한 몸이 있다.{00}게다가 {17:3}이 깊은 산길을 질주하는 차 안에 단둘이다.{00}「아아…!」{25}
…나는 숨이 막힐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00}아아{17:1}…{17:1}…{17:1}…{17:2} 먹고 싶다.{00}…실컷, 기름지고 {17:3}두툼한 스테이크를.{16}{00}{41:255,0,96}「{20}, 왜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내고 그래?」{00}내 배 속 거지가 내는 소리를 들켜 버렸다.{25}
{3F:5,39}{2C:140}「아…」{00}「왜 그래?」{00}「엔진이 꺼졌어…」{00}{3D:149}「…안 움직여?」{00}{3D:149}「차도 {17:3}배가 고픈가 봐」{00}「저기, {20}…」{00}나미가 불쑥 내 팔을 붙잡았다.{00}「뭔가 일어날 거야…」{25}
거의 동시에 엄청난 새 떼의 날갯짓이 덮쳐 왔다.{00}「우왓!」{00}「꺄앗!」{00}하늘은 순식간에 새까매졌다.{00}꿈틀거리는 검정. …난무하는 검은 하늘이다.{00}「뭐…{17:3}뭐야!?」{00}「까마귀야!{17:5}…까마귀가 저렇게나」{25}
주위가 갑자기 조용해졌다.{00}우리는 조심조심 주위를 둘러보았다.{00}「이상한데…?」{00}「응, 뭐가?」{00}「경치 말이야…{17:5} 아까랑 {17:3}뭔가 다른 것 같지 않아?」{00}「정말이네…」{00}나미는 흠칫한 듯 말했다.{25}
{2C:139}「저기, 차가…{17:3} 움직이고 있어!」{00}「어…{17:5}어라?」{00}우리는 겨우 알아차렸다.{00}{3A:80,39}어느새 우리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25}
「미…믿을 수 없어」{00}나도 모르는 사이에 운전하고 있었다.{00}왠지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이야기다.{00}
#2A845B
나미가 굳은 얼굴을 돌렸다.{00}「저기, {17:5}길 잃은 거 아냐?」{25}
이때…{16}{00}{1A:325,2,138,@2A8537,@2A84C7,@2A8506,@2A8576}
#2A84C7
나는 사랑에 길을 잃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1C}{03:@25F87C}
#2A8506
나는 나미에게 사죄해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EE189}
#2A8537
{03:@2A85AF}나는 그보다 굶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1C}
#2A8576
나는 방법을 몰라서 헤매면 어쩌나 생각했다.{1C}{25}
{03:@32E5F6}
#2A85AF
{3B:39}{3B:41}{2C:126}「우와앗, 닭꼬치!{13}」{17:5} 나는 외쳤다.{00}{39:39}{39:41}{30:1,1}{2C:121}간신히 마주 오던 차가 지나갔다.{00}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00}「휴우…」{25}
「저기, 방금 닭꼬치라고 하지 않았어?」{00}「죽는 줄 알았는데 눈앞에 보이더라」{00}「이상해」{00}「나미…좀 신경 쓰이는 게 있는데」{00}「응, 뭔데?」{00}「방금 그 헤드라이트…. 그냥 헤드라이트만 있었던 것 같지 않아?」{25}
{3B:39}{3B:41}{2C:126}「와앗!」{00}「꺄, 또!」{25}
{39:39}{39:41}{30:1,1}{2C:121}「보…봤어?」{00}「보, 봤어…. 역시 차체가 없었어…」{00}「비, 빛하고 소리뿐이었지…」{00}「설마…{17:5} 차 유령…」{00}{3B:39}{3B:41}{2C:125}{39:39}{39:41}{30:1,1}{2C:121}우리는 이번에야말로 보았다.{00}헤드라이트가 아니라 그것은…{16}{00}나란히 늘어선 두 개의 도깨비불이었다.{25}
「방금 그게 도깨비불이었다면, 엄청 사이좋은 커플…」{00}「엄청 밝히는 커플일지도 몰라」{00}이상한 일이지만, 우리는 묘하게 흥분해 있다.{00}「나, 목말라…」{00}「세, 세울까」{25}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00}「어엇? 나미, 브레이크가 안 들어!」{00}「뭐!?」{00}{3B:41}{3B:39}{39:0}{2C:139}「우와아아!」{00}「사이드 브레이크 당겨!」{00}「바보, 거기 아니야!」{00}「꺄아악!」{25}
거기서 나는…{16}{00}{1A:837,4,139,@2A8ACA,@2A8A60,@2A8A29,@2A8A8F}
#2A8A29
안전운전에 신경 쓰자!{17:3}하고 이를 악물었다.{1C}{03:@2894DC}
#2A8A60
아, 배고파!{17:5}하고 느닷없이 생각했다.{1C}{03:@2CA1C2}
#2A8A8F
아아 나미 한 번 더!{17:5}하고 엉겁결에 끌어안았다.{1C}{03:@32EB71}
#2A8ACA
아, 이제 죽는다!{17:5}하고 간단히 생각했다.{1C}
#2A8AF8
{3B:0}{2C:144}차가 멈췄다.{00}{39:86}{39:147}{39:41}「어…어떻게 한 거야?」{00}「염력이지. 얍 하고 기합을 넣었더니 딱 멈췄어」{00}내가 아무것도 안 했다는 건 나미도 잘 알고 있다.{25}
{39:86}{2C:143}「어머?」{00}나미가 멍하니 나를 보았다.{00}「저기, 차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아?」{00}차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00}시곗바늘처럼 방향을 바꾸는 움직임이다.{00}차는 삼나무 거목을 정면에 두고 멈췄다.{00}{2C:144}{3C:25,32}{25}
거기서 나는…{16}{00}{1A:325,2,140,@2A8D97,@2A8D05,@2A8D5C,@2A8CC0}
#2A8CC0
{03:@32EC8F}이 회전을 우리 둘을 위해 유용하게 쓰자고 생각했다.{1C}
#2A8D05
주차장 같은 장치가 있나 생각했다.{1C}우리는 밖으로 나왔다.{00}{03:@2EE671}
#2A8D5C
이 차에는 이런 기능도 있나 생각했다.{1C}{03:@20A5F7}
#2A8D97
{03:@2A8DDE}어쩌면 다음에는 위로 움직이지 않을까 하고 기다렸다.{1C}
#2A8DDE
{2C:129}{30:1,2}{2C:121}「우왓, 나미, 도망쳐!」{00}{39:150}{36:1,89}{2C:118}{3A:50,41}정확히 두 동강 난 거목의 반쪽이 보기 좋게 내 차를 짓뭉갰다.{00}아아…아직 {17:3}계약금밖에 안 냈는데….{16}{25}
{03:@2A8F3B}
#2A8E95
{2C:130}「우왓, 나미, 도망쳐!」{00}{39:150}정확히 두 동강 난 거목의 반쪽이 보기 좋게 내 차를 짓뭉갰다.{00}아아…아직 {17:3}계약금밖에 안 냈는데….{16}{25}
{30:1,89}{2C:118}{3A:50,41}
#2A8F3B
한동안 둘 다 말을 하지 못한다.{00}살며시 나미의 옆얼굴을 본다.{00}예쁘다….{16}{00}이때 나는 충동적으로 배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망을 느꼈다.{00}아아, 마음껏…{17:5} 나미와 {16}스테이크가 먹고 싶다.{25}
{19:837,0,141,@2A9068,@2A90E0,@2A909D,@2A902B}
#2A902B
딱 나누어떨어지지 않을 때는 호텔비로 메우자고 생각했다.{1C}{03:@32F0B6}
#2A9068
그때는 물론 시원하게 한턱낼 생각이다.{1C}{03:@2A911B}
#2A909D
둘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1C}{03:@2EEB83}
#2A90E0
아니, 각자 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1C}{03:@2CA5D4}
#2A911B
{39:146}그때 나미가 외쳤다.{00}「봐, 제절초…!」{25}
{36:1,36}나는 그제야 차가 온통 제절초를 짓밟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00}「와, 정말이네…」{00}그 제절초는 전부 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00}「마치 우리한테 이쪽으로 가라고 말하는 것 같아」{00}{39:147}순간 나는 의욕이 넘쳤다.{25}
{19:837,4,142,@2A9243,@2A9294,@2A92D3,@2A9328}
#2A9243
「무섭지 않아{13}. {17:3}간다!{13}」{00}나는 나미를 방패 삼아 나아갔다.{1C}{03:@2A9367}
#2A9294
「쾅 하고 올 거야!{13}」{00}나는 신이 나서 깡충깡충 뛰었다.{1C}{03:@2CA9E0}
#2A92D3
「저 숲 너머야!{13}」{00}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안내해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685FD}
#2A9328
「빨리 쉬고 싶어{13}」{00}나는 나미를 껴안을 뻔했다.{1C}{03:@32F4EE}
#2A9367
우리는 달렸다.{00}
#2A937B
{35:4}{25}
{3B:41}{39:4}{17:27}{32:6,3}{17:50}갑자기 눈앞이 탁 트였다.{00}중세 유럽에서 통째로 옮겨 와 다시 지은 듯한 건물이다.{00}그곳에는 섬뜩한 요기가 감돌고 있다.{00}「가기 싫어」{00}나미가 갑자기 주춤했다.{00}「가면 분명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야…!」{00}마치 미래를 예지한 듯한 말투다.{25}
{45:28}{46:28}그래서…{16}{00}{1A:837,4,143,@2A94D5,@2A9508,@2A9549,@2A9586}
#2A94D5
나는 남자답게 말했다{13}.{00}「좋아, 돌아가자!」{1C}{03:@2A95D5}
#2A9508
「좋아, 바퀴벌레라면 퇴치해 주지!{13}」{00}나는 불타올랐다.{1C}{03:@2CAD9E}
#2A9549
「잠자코 날 따라와!{13}」{00}나는 나미에게 매달렸다.{1C}{03:@289ED5}
#2A9586
「그럼, 여기서라도 좋아{13}」{00}나미를 촉촉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1C}{03:@32F7F8}
#2A95D5
우리는 되돌아가기 시작했다.{00}
#2A95F5
{36:1,89}「아…저, 저건 뭐지!?」{00}「예쁘다…」{00}「…부, 불새!」{00}그것은 불타면서 날아오는 불새였다.{25}
「{20}, 불…!」{00}나미는 내 엉덩이를 가리켰다.{00}{39:28}「우왓, 아뜨뜨뜨뜨…!」{00}불새는 내 엉덩이에 불을 붙이고 사라졌다.{00}「아뜨뜨뜨, 아뜨뜨뜨!」{00}「벗어! {20}, 바지, 벗어!」{00}기쁘지만 부끄럽다.{25}
「아뜨뜨뜨뜨…!」{00}나는 겨우 물웅덩이를 찾아 엉덩방아를 찧었다.{00}{39:134}{3C:127,28}내 엉덩이의 불은 물속에서 치익! 하고 소리를 내며 꺼졌다.{00}「휴우…그건 그렇고, 불새라니」{00}「{20}, …아까부터 {17:5}불새, 불새 하는데」나미는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25}
「방금 그건 그냥 {17:3}커다란 불덩이야」{00}「뭐…?」{00}「창백한 여자 얼굴을 한 {17:3}도깨비불이었어」{25}
그 말을 듣고 나는…{16}{00}{1A:837,0,144,@2A98DB,@2A9916,@2A994B,@2A9990}
#2A98DB
그럴 줄 알았으면 키스라도 해 줄걸 하고 생각했다.{1C}{03:@2A99C3}
#2A9916
몸이 안 좋아서 창백했던 걸까 하고 생각했다.{1C}{03:@2CB08A}
#2A994B
다음에 오면 공양해 주자고 생각했다.{1C}{36:1,3}문득 보니…{16}{00}{03:@2EF54F}
#2A9990
몸도 있는 나미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1C}{03:@32F963}
#2A99C3
방금 소동으로 우리는 유럽풍의 철 대문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25}

#2A9A07
{36:1,36}{3C:20,4}{3A:80,41}「와아…」{00}「제절초…」{00}눈길 닿는 데까지 온통 제절초였다.{25}
「꽃이 가득…{17:5} 마치 메밀밭 같아」{00}「누가 투구꽃인 줄 잘못 알고 키우는 거 아냐?」{00}「저기, 빨리 집에 들어가자{13}」{00}나미가 무서운 듯 말했다.{00}좋아. 여기가 담력을 보여 줄 때다.{25}
나는 말했다.{00}{1A:837,0,145,@2A9B53,@2A9B76,@2A9BE6,@2A9BBF}
#2A9B53
「경주다{13}. {17:5}준비, 땅!」{1C}{03:@2A9C47}
#2A9B76
「다, 다음 주 토요일에 다시 오자」{1C}「농담은 다음에 해」{00}{03:@2A9C47}
#2A9BBF
「빠, 빨리 가서 자자, 자자」{1C}{03:@32FF5E}
#2A9BE6
「잘못 알고 키우는 거라면, 가르쳐 주자」{1C}나는 성큼성큼 현관으로 향했다.{00}{03:@2EF7F7}
#2A9C47
{2C:133}{39:146}{17:10}꽤 끈질긴 천둥이다.{00}{3A:127,57}{3F:2,57}{2C:135}「꺄, 지진!」{00}「지진에, 천둥이라…」{00}{2C:138}「이제 불이랑 아버지만 있으면 무서운 것 넷이 다 모이네{3C:127,57}」{25}
그때 여기저기서 기분 나쁜 으르렁 소리가 들려왔다.{00}개?…아니,{16}{00}「늑대다!?」{00}이 일본에 아직 늑대가 있다니.{16}{00}「분명 아버지 늑대일 거야」{00}「도망쳐!」{00}우리는 쏜살같이 도망쳤다.{25}
{36:1,33}{43}현관에는 나미가 먼저 도착했다.{00}「실례합니다!」{00}불러 봤지만 대답이 없다.{00}이번에는 내가 큰 소리로 외쳤다.{00}「계세요오!」{00}등 뒤에서 또 늑대들이 짖었다.{00}{39:86}「대답해 주는 건 늑대님들뿐인가 봐」{25}
「그냥 들어가 버리자」{00}{3D:107}분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00}「안 되겠다, 안 열려」{25}
그러나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00}{1A:837,0,146,@2AA002,@2A9F55,@2A9F9C,@2A9FCD}
#2A9F55
「이럴 때는 선인들의 지혜에서 배우자」{1C}「어떻게 할 건데?」{00}{03:@2CB47C}
#2A9F9C
「이럴 때는 예의 바르게 하자」{1C}{03:@318C61}
#2A9FCD
「빨리 들어가서 둘이서 샤워를 빌리자」{1C}{03:@3382A3}
#2AA002
「이럴 때는 비장의 수가 있지」{1C}「역시 {20}. 어떻게 할 건데?」{00}「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00}{3D:98}{39:100}{35:1}그러자 문이 정말로 열렸다.{00}「와, 모세인가 알리바바인가!」{00}나도 깜짝 놀랐다.{00}
#2AA0DA
「대체 어떻게 된 거야?」{25}
{3C:20,4}{3B:41}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도 없다.{00}「자동문인가」{00}「그 근처에 계산대라도 있어서 지배인이랑 보이라도 나오는 거 아냐?」{00}안심했는지 나미가 농담도 한다.{00}「어쨌든 들어가 보자」{25}
{39:29}{36:1,66}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00}「우와, 외국 같아!」{00}중세 유럽풍이라고나 할까.{16}{00}이걸 보면 분위기에 약한 여자는 오늘 밤은 어떻게 돼도 좋다고 생각하겠지.{25}
그래서 나는…{16}{00}{1A:837,4,147,@2AA2CE,@2AA315,@2AA35E,@2AA3A7}
#2AA2CE
「있잖아, 나미…{13}」{17:5} 하고 나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1C}{03:@2AA3E2}
#2AA315
「저 소파에 앉을까{13}」{17:5} 하고 나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1C}{03:@2CB7C8}
#2AA35E
「잠깐만{13}」{17:5} 하고 소파의 먼지를 정성껏 털었다.{1C}{03:@2691C3}
#2AA3A7
{36:1,67}「자, 여기에{13}」{17:5} 하고 나미를 눕혔다.{1C}{03:@338770}
#2AA3E2
{36:1,67}그곳은 놀랄 만큼 넓은, 천장이 높이 트인 홀이었다.{00}영화에서 보는 듯한 샹들리에가 있다.{00}좌우에는 2층으로 가는 계단, 중세 유럽풍의 유화, 서양 갑옷, 앤티크한 커다란 괘종시계가 장식되어 있다.{25}
{36:1,60}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면에 있는 거대한 수조다.{00}가까이 가 보니 탁한 물속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00}「인어라도 키우고 있을 것 같아」{00}「그렇다면 좀 지저분한 인어겠다」{25}
{36:1,67}나미가 다시 한번 큰 소리를 냈다.{00}「실례합니다…!」{00}소리는 고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00}「소름 끼칠 만큼 조용해…. 집에 계신 분, 어디 외출하셨나」{00}「그래도 불이 켜져 있으니까. …어쨌든 쉬게 해 달라고 하자. 나중에 설명하면 이해해 줄 거야」{25}
「나, 이 젖은 몸을 어떻게 좀 하고 싶어」{00}「샤워라…응, 그, 그렇지{13}」{00}{17:3}나는 저도 모르게 허둥댔다.{00}{2E:6}{17:5}「아앗!」{00}갑자기 나미가 매달렸다.{00}「저 갑옷…{17:5} 방금, {39:16}이쪽을 봤어!」{25}
「…아하하, 거짓말이지」{00}이럴 때 나는 일단 웃고 보는 편이다.{00}「신경 쓰지 마. 나미라면 누구든 넋을 잃고 볼 거야」{00}「아하하」{00}나미도 웃었다.{00}「그렇지. 기분 탓이겠지」{00}{36:1,67}우리는 갑옷을 보지 않기로 했다.{25}
그래서 나는…{00}{1A:837,4,148,@2AA91B,@2AA886,@2AA8BB,@2AA8F2}
#2AA886
나미 눈에 비친 갑옷을 간접적으로 보기로 했다.{1C}{03:@2CBBC6}
#2AA8BB
수조에 뭐가 있는지 관찰하기로 했다.{1C}{36:1,60}{03:@2696CC}
#2AA8F2
나미의 눈을 감기고 끌어안았다.{1C}{03:@338993}
#2AA91B
아름다운 나미를 더러운 수조 앞에 세워 놓고 바라보았다.{1C}「아앗…!」{00}{2E:6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
#2AA985
{2E:67}「{20}, 왜, 왜 그래?」{00}「인어…!?」{00}목소리가 뒤집혔다.{25}
「뭐?」{00}나는 수조로 달려갔다.{00}{2E:60}「인어…?」{00}「응, 봤어」{00}하지만 탁한 물은 고요하기만 하다.{00}나미는 웃었다.{00}「인어가 아니라 잉어겠지?」{25}
{2E:67}「인어였어…{17:8} 방금 그게 만약 인어가 아니었다면, 괴어와 미녀의 {17:5}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다」{00}「뭔가 좀 야릇한 세계네」{00}「그래도, 역시 {17:3}착각이었을까…」{2E:60}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인어로 보였던 여자의 얼굴이 나미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00}인어는 물론 알몸이었다….{16}{25}
{39:93}{2E:66}{17:5}「꺄!」{00}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00}「2층이야」{00}「다행이다…」{00}나미는 오히려 안심한 것 같다.{25}
「역시 사람이 있나 봐…. 우리, 인사하러 가야겠네」{00}{39:93}또 2층이다.{00}「이걸로 이(2)층에서 두 번」{00}「어머, 잘하네…{17:5} 가자」{25}
{19:837,0,149,@2AACB5,@2AACE6,@2AAD1D,@2AAD4E}
#2AACB5
「자, 잠깐. 세 번째도 들어 보자」{1C}{03:@2AADB5}
#2AACE6
「가, 가지 마. 2층은 사(4)방이 캄캄해」{1C}{03:@2AADB5}
#2AAD1D
「아, 아니야. 오(5)해야, 방금 건 말장난이 아니었어」{1C}{03:@2F8513}
#2AAD4E
「머, 멈춰. 맞은편 방으로 빨리 가 보는 게 어때{13}」 하고 십(10)분 진지하게 털어놓았다.{1C}{03:@338F3C}
#2AADB5
{36:1,14}우리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00}{39:42}계단은 한 칸씩 크게 삐걱거린다.{00}「시끄러운 계단이네」{00}「수다쟁이인 거야. 분명 우리를 환영해 주는 걸 거야」{00}이런 나미의 센스가 좋다{3F:5,42}.{25}
「{20}!」{00}나미가 흠칫하며 외쳤다.{00}「갑옷이…! 저기, 갑옷이 사라졌어!{39:16}」{00}나미가 가리킨 곳을 보니, 방금까지 있던 갑옷이 사라져 있었다.{00}나는 웃었다.{00}「마술이야. 솜씨 좋지?」{00}「고마워. 그런데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25}
{3B:29}{39:83}{17:5}「으아악」{00}하마터면 굴러떨어질 뻔했다.{00}갑자기 괘종시계가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00}{39:83}「마치 호통치는 것 같아…」{00}「수다쟁이 계단에, 호통쟁이 괘종시계라」{00}{39:83}「명랑해서 좋잖아」{00}「너무 명랑해」{00}{3E:83}「멈췄어…」{25}
「세 번으로 끝인가」{00}「시간은 맞는데. 지쳤나」{00}{39:83}{17:5}{39:83}{17:5}{39:83}「자포자기했네…」{00}{39:83}「변덕쟁이인 거야」{00}「어쨌든 위층 아저씨를 만나자」{00}「왜 아줌마가 아니야?」{00}「아줌마라면 진작에 참견하러 튀어나왔을걸」{00}{25}
나미가 흠칫 귀를 기울였다.{00}「{20}…{17:3}들어 봐」{00}{17:5}{39:73}「뭔가가 걷고 있어…!」{00}방향은 확실하지 않다.{00}「저기…. 갑옷은 아니겠지?」{00}「응, 갑옷이라기보다는 어느 쪽이냐 하면 인어야」{00}{3C:80,73}「2층이지…」{00}이번에야말로 내 용기를 보여 줄 때다.{25}
그래서 나는…{00}{1A:837,0,150,@2AB2CB,@2AB336,@2AB365,@2AB3A0}
#2AB2CB
「이(2)층 말고. 산(3)회하자!{13}」{1C}나미는 산회의 뜻을 몰랐는지 먼저 올라가 버렸다.{00}{03:@2AB3E7}
#2AB336
「사(4)신을 두려워 말고 오(5)기 있게 가자!」{1C}{03:@2CC0C7}
#2AB365
「육(6)…칠(7)이었던가?」{3B:29}{1C}{03:@2F89A3}
#2AB3A0
「팔(8)푼이라도 버리지 마!{13}」{00}나미의 손을 꽉 잡았다.{1C}{03:@339602}
#2AB3E7
「좋아, 가 보자!」{00}하고 뒤로 돌아 출구로 향했다.{00}{36:1,67}하지만 곧 나미에게 붙잡혀 버렸다.{00}또 그 소리다…!{00}{39:73}{3C:50,73}그 소리는 2층 안쪽으로 사라져 간다….{00}{3C:120,29}{16}{25}
{36:1,69}2층에 올라가 보니, 복도 맨 안쪽 문만 조금 열려 있었다.{00}{37:1,34}「저기다!」{00}우리는 조마조마하며 그 문까지 나아갔다.{00}「계세요?」{00}안은 어둡다.{00}쥐 죽은 듯 고요하다.{25}
「실례합니다」{00}그렇게 말하며 나미가 스르륵 들어갔다.{00}「아, 나미…」{00}나도 허둥지둥 뒤쫓아 들어간다.{00}「야…{17:3} 실례잖아」{00}「그래도 봐, 불빛이」{25}
{36:1,23}안쪽에 {39:22}희미한 불빛이 있었다.{00}불빛 아래의 천을 씌운 작은 테이블 위에 낡은 책이 놓여 있다.{00}「일기 같아…」{00}들여다보았다.{00}「…어두워서 못 읽겠네」{00}「역시 아무도 없는 걸까…?」{25}
어둠에 아직 눈이 익숙해지지 않는다.{00}그래서 나는…{00}{1A:2309,6,151,@2AB750,@2AB71F,@2AB76F,@2AB79A}
#2AB71F
자세를 바로 하고 온 신경을 귀에 모았다.{1C}{03:@26A25C}
#2AB750
힘껏 눈을 크게 떴다.{1C}{03:@2AB7CB}
#2AB76F
입을 벌려 보았지만, 이건 소용없었다.{1C}{03:@28A83C}
#2AB79A
콧구멍을 벌려 보려 했지만, 이건 무리였다.{1C}{03:@2CC85B}
#2AB7CB
나는 벽의 스위치를 찾았다.{1C}그때…{17:3}{2C:133}{3B:23}{3B:22}{41:160,0,146} 번갯불에 실내의 모습이 떠올랐다.{25}
「뭐야…{17:3} 나미, 할머니가 계셔」{00}나는 안도하며 말했다.{00}의자에 앉아 침대 너머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백발의 노파가 있었던 것이다.{00}「분명 주무시고 계신 걸 거야」{00}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모습이 이상하다.{00}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00}나는 무서웠다.{25}
「불 켜자」{00}나는 벽의 스위치를 켰다.{00}{39:144}{2E:22}「어머?」{00}노파는 사라져 있었다.{00}그곳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을 뿐이었다.{00}「저기에 비쳤던 건가…?」{00}우리는 실내를 둘러보았다.{25}
{39:15}{2F:87}{3E:15}{39:19}「으아악!」{00}나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00}「미…미라다!」{00}노파는 미라였다.{00}{39:37}{17:10}휠체어를 탄 미라가 다가온다.{25}
{45:104}{46:104}그때…{00}{1A:837,0,152,@2ABADD,@2ABB14,@2ABB45,@2ABB80}
#2ABADD
나는 미라가 비명을 지른 것처럼 느꼈다.{1C}{3B:37}{03:@2ABBCD}
#2ABB14
내게는 미라가 운 것처럼 여겨졌다.{1C}{3B:37}{03:@2CCB3D}
#2ABB45
나는 미라가 인사하러 온 건가 하고 생각했다{3B:37}.{1C}{39:104}{03:@2F8F81}
#2ABB80
적어도 조금 더 젊은 미라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3B:37}.{1C}{03:@33A0C2}
#2ABBCD
{3B:19}{3B:23}{39:104}{2E:69}{17:5}우리는 복도로 뛰쳐나왔다.{00}{39:87}갑자기 강풍이 휘몰아쳤다.{00}「꺄아!!」{00}{3A:127,63}{39:87}「지, 집 안인데!」{00}「날아가겠어! {20}, 붙잡아 줘!」{25}
{39:87}나는 떠오른 나미의 몸에 달려들었다.{00}…이런 때지만 기분이 좋다.{00}{39:87}「나미, 떨어지지 마!」{00}우리는 빙글빙글 돌며 날려 갔다.{00}{3C:127,87}{3C:127,63}{35:2}「우와아아아앗!{13}」{00}{17:3}{39:130}{17:3}{3D:130}{39:29}{32:4,60}정신을 차려 보니 우리는 수조 앞에 있었다.{25}
「휴…」{00}「저기…」{00}「응…?」{00}「좋긴 한데…이제 좀 떨어져 줄래?」{00}나는 허둥지둥 나미에게서 떨어졌다.{00}「쉿…!」{00}「응?」{00}{3B:29}{39:71}「저기, 무슨 소리야!」{25}
{3F:1,71}「갑옷!?」{00}나미가 다시 매달려 왔다.{00}좋지만 무섭다.{00}「저기, 저거, 갑옷이야?」{00}「아, 아니야」{00}「그럼 뭔데!」{00}「저건…RP23G」{00}「그게 뭐야?」{25}
「로봇 이름」{00}「이럴 때 시시한 농담 하지 마」{00}{3B:71}{38}{17:5}「꺄악!」{00}「우와!」{00}소리와 불빛이 동시에 꺼졌다.{00}{39:23}「정전이다…!」{00}「분명 RP23G 짓이야…」{00}나미는 어둠 속에서 떨면서 말했다.{25}
물론 전보다 더 꽉 매달려 있다.{00}{1A:837,4,153,@2AC08A,@2ABFD9,@2AC016,@2AC057}
#2ABFD9
「크, 큰일이다…{13}」{00}나는 어둠 속에서는 신중하다.{1C}{03:@2CD22A}
#2AC016
「그, 그만두게나{13}」{00}이렇게 되면 나는 냉정해진다.{1C}{03:@26A807}
#2AC057
「이, 이리 와…{13}」{00}나는 나미를 맞아들였다.{1C}{03:@33A5F3}
#2AC08A
「해, 행복해…」{00}나는 RP23G에게 감사했다.{1C}
#2AC0C0
「차단기를 찾으러 가자」{00}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다.{00}{3C:30,29}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안쪽으로 향했다.{00}「잠깐만. 여기 스위치가 있어」{00}나미가 더듬어 찾아낸 스위치를 켰다.{00}{39:144}{3B:23}{2E:67}{17:5}{39:29}실내에 불이 들어왔다.{25}

#2AC1C2
「{20}…그거, 뭐야!」{00}갑자기 나미가 외쳤다.{00}「응? 뭐가?」{00}「그거. 키스 마크」{00}뺨에 립스틱이 묻어 있었다.{00}나는 허둥지둥 셔츠 소매로 닦았다.{25}
「저기, 어떻게 된 거야!?」{00}「고…고양이인가?」{00}나는 되는대로 변명을 했다.{00}{3B:20}「나, 알아볼 거야!」{00}나미는 씩씩대며 말했다.{00}「어이!…그, 그만둬, 나미!」{25}
「안 그만둬. 누군지 몰라도 남의 남자 친구한테 {17:5}어둠 속에서 이런 걸 묻히다니, 절대로 용서 못 해!{16} 따지고 올 거야!」{00}나미는 아까 그 미라 할머니가 수상하다고 보는 것 같다.{00}「기{17:3}…기다려, 나미. 나도 갈게!」{00}나는 계단으로 향하는 나미를 쫓아갔다.{3C:100,29}{25}
{45:100}{46:100}{36:1,14}사실을 말하자면 나는…{00}{1A:325,4,154,@2AC47A,@2AC4A5,@2AC509,@2AC4DA}
#2AC47A
립스틱을 바른 미라라면 무섭다.{1C}{03:@2AC53A}
#2AC4A5
또 다른 미라가 나올 것 같아서 무섭다.{1C}{03:@2F9A63}
#2AC4DA
미라가 나한테 반해 버린 것 같아서 무섭다.{1C}{03:@33AD35}
#2AC509
미라보다 나미의 질투가 더 무섭다.{1C}{03:@26B14C}
#2AC53A
{3C:100,29}{39:100}{37:1,34}{3E:100}우리는 아까 그 {39:22}“미라의 방”으로 왔다.{00}여전히 안은 어둡다.{00}「들어간다」{00}「응」{00}
#2AC5BA
{39:144}{3B:22}{2E:22}{17:5}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실내는 대낮처럼 밝아졌다.{00}{43}미라는 휠체어째 사라져 있었다.{25}
테이블에는 아까 그 일기장이 펼쳐져 있다.{00}손에 들어 보았다.{00}{36:1,26}「…6년 전 날짜로 끝나 있어」{00}「저기, 거기…{17:5} 립스틱!」{00}뒤표지에 붉은 것이 묻어 있었다.{25}
「립스틱이 아니야…피야」{00}{39:19}「레{17:3}…레어 스테이크라도 먹었나 봐」{00}나미가 안간힘을 다해 농담을 했다.{00}「나가자!」{25}
{3B:22}{39:101}{36:1,69}이때 내 마음은…{00}{1A:1349,2,155,@2AC851,@2AC7DF,@2AC81A,@2AC79E}
#2AC79E
「묵고 싶다{13}」와 「자고 싶다{13}」로 가득했다.{1C}{03:@33B2E0}
#2AC7DF
「무섭다{13}」와 「끔찍하다{13}」로 뒤죽박죽이었다.{1C}{03:@2AC88F}
#2AC81A
「공포심{13}」과 「호기심{13}」으로 가득했다.{1C}{03:@2AC88F}
#2AC851
「도망치고 싶다{13}」와 「묵고 싶다{13}」가 싸우고 있었다.{1C}
#2AC88F
{3C:20,19}{3C:20,23}{39:29}{36:1,14}저택은 거짓말처럼 고요하다.{00}「저기, 어떻게 할 거야?」{00}「어…어쨌든 오늘은 여기서 묵을 수밖에 없어」{00}「무섭지 않아?」{00}「나미랑 둘이라면」{00}그건 진심이다.{25}
{36:1,67}공포심보다 나미와 단둘이 밤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00}「저런 거, 누군가의 장난이지?」{00}「그럼. 어딘가에 저런 짓을 하고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 거야」{00}어떻게든 장난으로 끝내고 싶다.{25}
「아침까지만 참으면 돼. 안전한 방을 찾아서 문을 잠그고, {16}두, 둘이서…자고 있으면 괜찮아…」{00}마지막은 아무래도 쉰 목소리가 된다.{00}{3B:29}{17:10}{39:71}「꺄악, 이래도?」{00}「괘, 괜찮아…{17:3} 우리 로봇 RP23G 군이야」{00}{3F:1,71}「웃기지도 않는 농담 그만해」{25}
{2E:66}{3C:60,71}{17:10}「아…」{00}복도 저편에 보인 것은 쿵쿵 걸어가 버리는 갑옷이었다.{00}{39:19}나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00}「정말이네, RP23G 군…{17:5} 도망가자!」{25}
나미의 의견에 찬성이다.{00}{1A:837,0,156,@2ACCD8,@2ACC33,@2ACC5E,@2ACCA1}
#2ACC33
나는 나미를 앞질러 도망쳤다.{1C}{03:@2CD5AE}
#2ACC5E
나는 만일을 위해 「이의 없음!{13}」이라고 말하고 나서 달렸다.{1C}{03:@2F9EC2}
#2ACCA1
우리는 눈을 감고 서로 끌어안다시피 하며 달렸다.{1C}{03:@33B366}
#2ACCD8
나는 진작에 도망치고 있었다.{1C}현관에서 뛰쳐나가려 하자 {2C:128}{30:1,67}무언가가 덮쳐 왔다.{00}「꺄악, 박쥐!」{00}발밑에 떨어진 것을 보니 모두…{3C:40,19}{17:3} 박쥐우산이었다.{00}「정말! 장난이 심한 저택이야」{25}
나는 문을 열었다.{00}{3B:29}{39:100}{38}{39:41}{39:31}{2C:153}새까만 밤하늘에 도깨비불이 무리 지어 춤추고 있다.{00}「우와…{13}」{00}{2C:157}{39:104}{3B:31}{3B:41}{30:1,66}나는 황급히 문을 닫았다.{00}「역시 나가는 건 그만두자…」{00}{3A:127,63}{2C:135}{17:5}그러자 저택 전체가 흔들렸다{13}.{00}{3C:127,63}{2C:138}{16}「왠지 기뻐하는 것 같아」{00}「빨리 안전한 방과 침대를 찾자」{25}
{45:7}{46:7}그 전에, 하고 생각했다.{00}{16}{1A:837,0,157,@2AD00B,@2ACF3C,@2ACF6D,@2ACFD6}
#2ACF3C
이 집 주인한테 사과를 받아 낼 필요가 있다.{1C}{03:@2CD862}
#2ACF6D
이 집 주인에게 도깨비불이 있다는 걸 알려 둘 필요가 있다.{1C}나는 나미에게 그렇게 말했다.{00}{03:@20FFF7}
#2ACFD6
나는 싱글 침대보다 더블 침대가 좋다.{1C}{03:@33B66B}
#2AD00B
이 집 주인에게 항의해 둘 필요가 있다.{1C}하지만 지금은 나미의 안전을 지키는 게 먼저다.{00}침대를 찾으러 가려고 하자,{16}
#2AD08F
{3B:29}{39:19}{39:73}또 그 소리다.{00}「좋아, 알았어!」{00}나는 말했다.{00}「반드시 붙잡고 말 테다!」{25}
저게 누구든 모습도 보이지 않고 이런 식으로 겁을 주는 녀석은 용서할 수 없다.{00}「기다려. 나도 갈래」{00}{39:44}{17:5}흠칫했다.{00}전화다.{00}「어디야!」{00}「잠깐. 다가오고 있어!」{00}{3F:1,73}{3F:1,44}「설마…!」{00}「무서워…!」{25}
{39:23}{36:1,14}「부…{17:3}분명 여우나 너구리일 거야」{00}우리는 숨을 죽이고 그 전화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00}나타났다.{00}{3B:19}{3B:23}「너구리야…!?」{00}그것은 너구리 장난감이었다.{25}
아장아장 몸을 흔들흔들하며 전화 소리와 그 묘한 발소리를 내면서 다가온다.{00}「까불고 있어」{00}나는 그것을 내동댕이쳤다.{25}{3B:44}{3B:73}{39:160}{39:117}{17:10}「하지만 {20}…{16}그거, 움직인 사람이 있다는 거잖아!{39:19}{39:23}」{00}그 말대로다.{00}누군가가 이 너구리의 스위치를 켜서 우리 쪽으로 걸어오게 한 것이다.{25}
「젠장, 자, 덤벼!」{00}나는 흥분했다.{00}적이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놀릴 생각이라면 이쪽도 철저하게 싸워 주겠다.{00}「이거!」{00}{17:3}나미가 벽난로 부지깽이를 내 손에 쥐여 주었다.{00}「조, 좋아!」{25}
{19:837,4,158,@2AD590,@2AD4E1,@2AD516,@2AD571}
#2AD4E1
부지깽이를 탁 쓰러뜨리고, 쓰러진 방향으로 걸어갔다.{1C}{03:@2CDF1E}
#2AD516
{3C:30,19}{3C:30,23}나는 벽난로 안을 쑤시기 시작했다.{1C}「뭐 하는 거야. 이쪽이야」{00}{03:@28B39F}
#2AD571
나미의 몸을 쿡쿡 찔러 댔다.{1C}{03:@33BA46}
#2AD590
나는 그 부지깽이를 꼭 쥐여 나미에게 돌려주었다.{1C}
#2AD5C8
우리는 1층의 방 몇 곳을 들여다보았다.{00}{3C:50,23}{3C:50,19}{39:100}{37:1,34}그리고 다음 방…{16} 그곳은 그저 텅 빈 {17:5}아무것도 없는 방이었다.{25}
{34:1}「아무것도 {17:3}없는 방{17:3}…」{00}나미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00}「잠깐…{17:5} 저쪽 어두운 곳에 뭔가가」{00}{2E:86}{38}{39:84}「꺄악!」{00}우리는 뛰쳐나왔다.{25}
{39:104}{36:1,69}{39:21}{2C:154}「도깨비불이다!」{00}나는 나미를 감싸며 엎드렸다.{00}{2C:158}{3C:50,21}불덩이는 사라졌다.{00}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00}「여자 눈이었지…?」{00}「하마터면 부딪힐 뻔했어…」{00}「저기, 어떡할 거야?」{25}
우리는…{00}{1A:2309,4,159,@2AD8EB,@2AD822,@2AD86F,@2AD8A6}
#2AD822
「실례니까 일단 밖으로 나가서 생각하자{13}」{17:3}라고 정했다.{1C}{03:@21890E}
#2AD86F
「일단 홀로 돌아가자{13}」{17:3} 하기로 했다.{1C}{03:@28B8EC}
#2AD8A6
이렇다 할 결론도 내지 못하고 그저 복도를 서성거렸다.{1C}{03:@2CE427}
#2AD8EB
「배가 고프면 싸움을 못 한다{13}」{17:3}라는 결론에 도달했다.{1C}
#2AD92D
{39:44}「전화!{13}」{00}나미가 외쳤다.{00}주방 쪽에서다.{00}「전화가 있었어!」{00}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00}이만한 저택에 전화가 한 대도 없다는 게 더 이상하다.{25}
{37:1,10}「어디야?」{00}「모르겠어…」{00}오른쪽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니다.{00}왼쪽에서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00}「냉장고야…!?」{25}
확실히 소리는 냉장고 안에서 들린다.{00}나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00}{3B:44}{39:74}{36:1,46}있었다.{00}전화는 냉장고 안에서 음식 대신 차갑게 식혀지고 있었다.{00}「어떡하지?」{00}「어쨌든 받아 봐」{25}
「만약 누가 받으면 뭐라고 해?」{00}「여보세요, 하면 되잖아」{00}나는 수화기를 들었다.{00}{3B:74}{3D:116}「여보세요」{00}그러자 전화는 예의 그 기계적인 음성으로 대답했다.{00}「이 전화는 현재 {17:3}드실 수 없습니다」{00}「장난치지 마!」{39:117}{25}
「그런데 이상하네. 코드가 어디서 나와 있는 걸까?」{00}우리는 코드를 따라 더듬어 갔다.{00}{39:16}「잘려 있어!」{00}{39:19}코드는 싹둑 잘려 있었다.{00}{37:1,10}나는 전화를 냉장고에 던져 넣고 문을 닫았다.{00}{2E:46}{39:74}{39:20}그러자 냉장고는 화난 듯이 다시 열렸다.{25}
{45:116}{46:116}이렇게 된 이상…{00}{1A:837,0,160,@2ADE4C,@2ADD9F,@2ADDDA,@2ADE11}
#2ADD9F
나는 본격적으로 전화와 대결해 보자고 생각했다.{1C}{03:@2CE8C8}
#2ADDDA
나는 전화 회사에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3D872}
#2ADE11
나는 나미의 요염한 응대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1C}{03:@33C442}
#2ADE4C
나는 전화를 차갑게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1C}
#2ADE8C
{3B:74}{3D:116}{3B:19}{3B:20}「여보세요!」{00}나는 수화기에 대고 고함쳤다.{00}「당신, 누구야!」{00}전화는 달콤하게 속삭였다.{00}「나…{17:2}야…{17:2}아…」{00}「나라니, 누구야!」{25}
「으응, 나{17:2}라{17:2}니{17:2}까아…」{00}전화는 어리광을 부렸다.{00}「그러니까, 누구냐고!」{00}「그러니까…전, 화」{00}「전화?…어디 전화냐고!」{00}「싫다 얘…전…{17:5}화…{17:5}라{17:3}니까앙, 당신이 지금 안고 있는 전, 화…」{00}분명히 전화가 말하고 있다.{25}
「나, 지금 아주 차갑게 잘 식었어. 드셔 줘」{00}나는 전화에 덥석 달려들어 와작와작 먹었다.{00}전화는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이었다.{00}{39:110}「뭐야, 저거!{13}」{00}나미가 외쳤다.{00}「2층이다…{17:5} 조사하자!」{3B:29}{25}
「괜찮아?」{00}{1A:837,0,161,@2AE1C7,@2AE132,@2AE15F,@2AE19A}
#2AE132
「태산명동에 서일필」{1C}{03:@2CEE28}
#2AE15F
「일일일선」{1C}그렇게 말하고 2층으로 향했다.{00}{03:@2FB5F3}
#2AE19A
「가을 가지는 며느리에게 먹이지 마라」{1C}{03:@33C761}
#2AE1C7
「유령의 정체를 보니 마른 억새로다」{1C}
#2AE1EB
{3C:20,29}{36:1,69}그 방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00}
#2AE21D
{37:1,34}열린 문으로 번갯불이 복도까지 새어 나오고 있다{13}.{00}{39:147}{16}들어가 보니 실내는 섬뜩한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00}「어머…!」{25}
{36:1,41}그것은 제절초 드라이플라워였다.{00}{39:20}「제절초…!」{00}「누군지 몰라도 어지간히 한가한 녀석이군」{00}나미가 화가 나서 제절초 더미를 쓸어 떨어뜨렸다.{00}갑자기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났다.{00}「우왁, 뭐, 뭐야!?」{00}「제절초 속이야!」{25}
드라이플라워를 헤치자 그곳에서 웃음 주머니가 나왔다.{00}한때 크게 유행했던, 깔깔 웃는 그 빨간 주머니다.{00}나는 퍼뜩 떠올렸다.{00}「복수…!」{00}「응?」{25}
「꽃말 말이야. …제절초의 꽃말,{00}“복수”였어」{00}「복수…!」{00}나미는 오싹한 듯 실내의 제절초를 둘러보았다.{00}「누가 누구에게 복수한다는 거야…!?」{00}{3B:20}{39:110}{17:5}「꺄악!」{00}「어디야, 가까워!」{00}「옆방이야!」{25}
{39:104}{36:1,69}우리는 복도로 뛰쳐나왔다. 그리고{00}{1A:2053,2,162,@2AE57B,@2AE5B0,@2AE5E5,@2AE612}
#2AE57B
셜록 홈즈처럼 문 하나에 눈독을 들였다.{1C}{03:@2AE63A}
#2AE5B0
알프레드 히치콕처럼 무서워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1C}{03:@2AE63A}
#2AE5E5
제임스 본드처럼 프로답게 조사했다.{1C}{03:@2AE63A}
#2AE612
아르센 뤼팽처럼 주의 깊어졌다.{1C}
#2AE63A
{36:1,30}{43}그 방의 문은 다른 방과 달랐다.{00}바깥쪽에서 못이 박혀 있다.{00}「열리지 않는 방…?」{00}{3D:98}「어이!!」{00}나는 큰 소리로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있을 리 없다.{25}
{3B:19}{3B:20}{39:7}「좋아. 이제 알았어」{00}나는 결론을 내렸다.{00}「사람은 없어. 있는 건 사라진 미라와 사라진 갑옷과 사라진 물고기뿐이야」{00}그리고 선언했다{13}.{00}{17:5}「따라서 우리는 이곳을 무인 저택으로 간주하고, 먹을 것을 찾는 탐험을 시작한다!」{25}
{3F:1,7}「찬성!」{00}동지 한 명이 든든하다.{00}「자, 출발!」{25}
{45:100}{46:100}{36:1,69}먹을 것이라면 내 육감은 날카롭게 빛난다.{00}그래서…{00}{1A:837,0,163,@2AE953,@2AE8A4,@2AE8DD,@2AE924}
#2AE8A4
배 속 벌레가 가르쳐 주는 방향으로 나아갔다.{1C}{03:@2CF27A}
#2AE8DD
이런 때라도 「잘 먹겠습니다{13}」는 잊지 말자고 생각했다.{1C}{03:@31AE91}
#2AE924
마음껏 핥고 깨물자고 생각했다.{1C}{03:@33D131}
#2AE953
맛있는 냄새를 개처럼 따라갔다.{1C}
#2AE97F
{39:100}{36:1,10}우리는 식당의 대형 냉장고에서 찾아낸 음식을 차례차례 먹어 치웠다.{25}
「아아, 맛있었다…」{00}「본 적도 없는 스페셜 메뉴뿐이었어」{00}「사람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만 있는 걸까?」{00}「뒤에서 남의 행복을 빌어 주는 사람들인 거지」{25}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같아」{00}「뭐야, 그게?」{00}「우리한테 맛있는 걸 잔뜩 먹여서 살찌우는 거야」{00}「아아, 통통하고 맛있게 살찐 걸 소금이랑 후추 쳐서 덥석, 식인 도깨비 말이구나」{25}
천장에서 무언가가 후드득 떨어졌다.{00}「에취!」{00}나는 크게 재채기를 했다.{00}「후추다!?」{00}「…이쪽은 소금이야!」{25}
「우리, 완전히 놀림당하고 있어!」{00}「악취미인 자동 장치야…!」{25}
{45:146}{46:146}소금과 후추를 뒤집어쓴 채 나는 말했다.{00}{1A:837,4,164,@2AED20,@2AEC9F,@2AECEF,@2AECC8}
#2AEC9F
「굽기는 미디엄 레어로 해 줘!」{1C}{03:@2AED3C}
#2AECC8
「벌꿀이라면 내가 발라 주지!」{1C}{03:@33D3F0}
#2AECEF
「여, 염분은 적게 부탁드립니다!」{1C}{03:@26D5D2}
#2AED20
「더 팍팍 먹어 주마!」{1C}
#2AED3C
{3B:7}{3B:19}{41:40,0,109}{17:5}그 비명은 갑자기 우리를 덮쳤다.{00}「방금 그거, 뭐야!」{00}「여자다!」{00}나는 나미를 닮은 미녀를 상상했다.{25}
「{20}, 눈빛이 달라졌어」{00}「바보. 그런 소리 할 때냐!」{00}내 상상 속 미녀는 철창 안에서 채찍질을 당하고 있었다.{00}「가자!」{25}
{39:101}{36:1,69}복도 좌우에 문이 있었다.{00}「이쪽이야」{00}나는 오른쪽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00}「아니, 이쪽이야」{00}나미는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00}「좋아」{25}
{19:837,4,165,@2AEFC3,@2AEF1A,@2AEF53,@2AEF90}
#2AEF1A
조사한 방에는 표시를 해 둘걸 그랬다고 생각했다.{1C}{03:@2CFB72}
#2AEF53
이걸로 문을 몇 번째 여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1C}{03:@28C8CA}
#2AEF90
주지육림이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다.{1C}{03:@33D8CB}
#2AEFC3
방을 볼 때 일일이 닫지 말걸 그랬다고 생각했다.{1C}
#2AF003
{39:100}{36:1,18}그곳은 실험실이었다.{00}어스름 속에 기분 나쁜 해골 표본이 있다.{00}「스위치는 어디 있지?」{25}
「잠깐만」{00}나미가 스위치를 찾는 동안 나는 한 발 들어섰다.{00}{41:200,0,109}{3E:109}{3C:20,21}「아…」{00}「뭐야…」{00}별것 아니었다.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비명처럼 들렸을 뿐이었다.{00}「후우…」{00}「저기, 한 잔 줘」{25}
나미는 내가 무기 대신 들고 온 양주병을 받아 들더니 마개를 땄다.{00}{39:85}「꺄악!」{00}병이 깨졌다.{00}둘 다 뿜어져 나온 위스키를 머리부터 뒤집어쓰고 말았다.{25}
「좋은 각성제가 됐네」{00}「응. 온몸이 취해 버렸어」{00}「…저기, 샤워하고 싶어」{00}나미의 갑작스러운 반가운 말이다.{00}「좋아, 가, 가자!」{25}
{39:101}{36:1,69}{45:100}{46:100}나는 조급한 마음에…{00}{1A:325,4,166,@2AF370,@2AF32A,@2AF34D,@2AF2FF}
#2AF2FF
그 자리에서 옷을 벗을 뻔했다.{1C}{03:@33DC9C}
#2AF32A
나미를 업고 달렸다.{1C}{3C:20,19}{03:@2FCD9E}
#2AF34D
땀에 젖은 손을 숨겼다.{1C}{03:@2AF38A}
#2AF370
우선 유연 체조를 했다.{1C}
#2AF38A
{3C:20,19}{39:100}{36:1,55}세면실은 금방 찾았다.{00}{39:66}「와아…」{00}실내는 일곱 빛깔 꽃다발로 꾸며져 있었다.{00}「꼭 신혼여행 같아…!」{00}나미의 말에 대답하듯 수도꼭지가 멜로디를 울렸다{13}.{3B:66}{3D:11}{25}
「농담이 심하군…」{00}{39:12}그 순간 곡이 바뀌었다.{00}「어머…벗고 춤추라는 걸까?」{00}「젠장!」{00}{3B:12}{39:59}나는 수도꼭지를 돌렸다.{00}「꺄아악!」{00}그러자 이번에는 수도꼭지에서 기다란 것이 스르르 나와 꿈틀거렸다.{25}
「뱀이다!」{00}그것은 작은 검은 뱀이었다.{00}「응, 그래서 수도꼭지를 “뱀 입”이라고 쓰는 거야」{00}나는 꼭지를 끝까지 돌렸다.{00}뜨거운 물도 제대로 나온다.{00}검은 뱀은 배수구로 도망쳐 사라졌다.{00}{25}
이제 멜로디도 뱀도 없는 그냥 평범한 물이 되었다.{00}「좋아, 이걸로 괜찮아」{25}
나는 일단 손만 씻고…{00}{1A:837,4,167,@2AF739,@2AF6AA,@2AF6CF,@2AF6FA}
#2AF6AA
남자답게 나미를 돌아보았다.{1C}{03:@2CFFB2}
#2AF6CF
조심스럽게 나미와 자리를 바꿨다.{1C}{03:@26E1BF}
#2AF6FA
나미와 이제부터라고 기대하며 얼굴을 들었다.{1C}{03:@33DE6A}
#2AF739
상냥하게 나미에게 자리를 양보했다.{1C}거울에 나미가 비치고 있다.{00}나는 나미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00}갑자기 샥! 하고 이상한 소리가 났다.{25}
{2B}{39:15}{2E:79}{3E:15}{2A}거울에 둥근 구멍이 뚫리고 미라가 들여다본 것이다.{00}「헉!」{00}{36:1,55}내가 숨을 삼키는 사이에 거울의 구멍은 스윽 사라졌다.{00}「미, 미라…!」{00}「응?…{17:5} 뭐라고 했어?」{00}나미가 거울 너머로 나를 보았다.{25}
나미가 방금 그걸 못 봐서 다행이다.{00}봤다면 나미는 분명 자기가 미라가 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다.{00}「저기, 뭐였어?」{00}「아니{13}」{00}{17:5}나는 말했다.{00}「나미 모습에 넋을 잃고 미라처럼 굳어 있었을 뿐이야{3F:5,59}」{25}
{3E:59}{39:105}{36:1,56}안쪽 문을 열자 대리석 욕실이었다.{00}{39:66}「와아, 호화로워…!」{00}나는 샤워기를 살펴보았다.{00}{3B:66}{40:4,58}{3F:3,58}{17:10}「좋아, 여기도 뜨거운 물이 나와」{00}여기서 샤워하는 나미를 상상하기만 해도 사이코다. …아, 잘못 말했다, 최고다.{25}
{19:837,4,168,@2AFB98,@2AFACB,@2AFB0A,@2AFB57}
#2AFACB
「비눗방울 놀이는 하지 마{13}」{00}하고 나미를 불렀다.{1C}{03:@2D858C}
#2AFB0A
「먼저 하시죠{13}」{00}샴푸와 린스와 트리트먼트를 챙기며 말했다.{1C}{03:@26E50A}
#2AFB57
「특이한 의자가 있네{13}」{00}그렇게 말하려고 했다.{1C}{03:@33E1EB}
#2AFB98
「샴푸 캡은 두고 와!{13}」{00}하고 나미를 불렀다.{1C}
#2AFBCC
「서두르자.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00}
#2AFBFC
「꺄, 뭐 하는 거야?」{00}「응,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00}나는 척척 나미의 옷을 벗겼다.{00}
#2AFC58
{3D:119}…찰싹 얻어맞고 말았다.{25}
「나가! 밖에서 기다려」{00}「알았어…{17:5} 갈아입을 옷 준비해 둘게」{3C:50,58}{3B:66}{27:3}{3E:58}나는 홀에서 가방을 가져와서 {40:1,58}{32:2,55}나미가 갈아입을 옷을 챙긴다.{00}갓 빨아 놓은 나미의 옷에서는 깨끗한 냄새가 났다.{25}
그래서 나는…{00}{1A:837,4,169,@2AFE15,@2AFD78,@2AFDAF,@2AFDDA}
#2AFD78
양쪽 옷을 다 숨기고 싶어졌지만 그건 그만뒀다.{1C}{03:@2D8999}
#2AFDAF
역시 흰색이 최고라고 생각했다.{1C}{03:@26E70A}
#2AFDDA
차라리 그걸 직접 입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1C}{03:@33E50F}
#2AFE15
갓 벗은 옷에 흥미가 생겼다.{1C}
#2AFE39
그 후의 나는 마치 허세로 가득 찬… 수염컷의 허새만이다.{00}나미를 덮치는 녀석은 누구든 용서하지 않는다.{25}
{39:16}「꺄아! {20}, 와 줘!」{00}나미의 비명이다.{00}「나미, 왜 그래!」{00}{39:105}{3F:3,58}{2E:56}{17:5}욕실은 수증기로 새하얬다.{00}「샤워에서 갑자기 끓는 물이 나와!」{00}「알았어. 멈춰 줄게!」{25}
{39:161}「으악, 앗뜨뜨뜨…!」{00}꼭지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00}「안 되겠어」{00}나미를 세면실까지 데리고 나왔다.{3F:1,58}{25}
{36:1,55}「원인이 따로 있어. 보일러실을 보고 올게!」{00}「응. 하지만 괜찮겠어?」{00}「나미야말로 여기서 나오면 안 돼! 안에서 꼭 잠가 둬!」{00}나갈 때 힐끗 봤지만, 나미는 수증기로 교묘하게 몸을 가리고 있었다.{3C:70,58}{25}
{36:1,69}{45:100}{46:100}왠지 아쉬워서 나는 분한 김에…{00}{1A:1093,1,170,@2B8137,@2B81D3,@2B822E,@2B8182}
#2B8137
현자타임에 대해 생각하면서 달렸다.{1C}물론 결론은 나지 않았다.{00}{03:@2B827A}
#2B8182
내 안의 끓어오르는 욕망에 대해 생각하면서 달렸다.{1C}물론 결론은 나지 않았다.{00}{03:@33E922}
#2B81D3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가 생길지 생각하면서 달렸다.{1C}물론 결론은 나지 않았다.{00}{03:@2B827A}
#2B822E
이번 생엔 틀린 건지 고민하면서 달렸다.{1C}물론 결론은 나지 않았다.{00}
#2B827A
{39:100}{36:1,17}{3E:100}{43}지하 계단을 내려간 막다른 곳이 {17:3}보일러실이다.{00}{3A:60,60}둥근 보일러가 몸을 떨며 화를 내고 있다.{00}「으…뜨거워!」{00}마치 사우나나 사하라 사막 같다.{25}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다.{00}온도도 이상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00}{39:51}당장이라도 내달릴 듯한 증기를 헤치고 나는 버너를 조절했다.{00}{17:7}{42:50,0,51}「후우…」{00}물 온도만은 겨우 적정 온도로 되돌릴 수 있었다.{25}
하지만 압력은 여전히 상승 중이다.{00}누군가 안전밸브를 망가뜨린 것 같다.{00}보일러는 잘 모르지만, 이대로라면 몇 시간 안에 대폭발을 일으킬 것이다.{00}{3C:55,60}{3C:55,51}{39:19}「도망치자!」{00}나는 결심했다.{25}
{39:104}{36:1,7}갑자기 나미가 걱정되었다.{00}나미를 혼자 둔 것은 실수였다.{00}보일러를 일부러 고장 내고, 샤워를 끓는 물로 만들어 나를 지하까지 꾀어낸 녀석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다.{00}「나미!」{00}나는 지하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25}
{36:1,69}그리고 달리면서 기도했다.{00}{1A:837,4,171,@2B8687,@2B860A,@2B862F,@2B8662}
#2B860A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1C}{03:@2D8F67}
#2B862F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1C}{03:@26ECE3}
#2B8662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멘…」{1C}{03:@33ED62}
#2B8687
「빵상! 깨랑까랑!」{1C}머리부터 문에 몸통 박치기다.{00}
#2B86BF
{39:103}{2E:55}{17:5}「나미!」{00}세면실로 뛰어들었지만 나미는 없다.{00}{39:123}욕실 안에서 물소리가 났다{39:123}.{00}{3C:50,19}다행이다, 무사해….{16}{00}이제 참는 것도 한계다.{00}나는 허겁지겁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25}
{39:105}{39:66}{36:1,56}하지만…{00}나미는 없다.{00}큰 욕조에는 사자 입에서 흘러나온 물이 넘칠 듯이 차 있는데, 방금 전까지 물소리를 내고 있었을 나미의 모습은 없다.{00}「나미…」{00}어쨌든 나도 탕에 들어가 본다.{25}
{3B:66}{39:47}이렇게 넓으니 마치 호텔 대욕장이다{3C:127,47}.{00}어쩌면 나미는 저쪽 바위 뒤에라도 숨어서 나를 놀래 줄 생각인지도 모른다.{00}{39:47}{17:20}{3C:127,47}하지만 나미는 없었다.{00}{39:105}{17:5}갑자기 문이 열렸다.{25}
누군가가 우르르 뛰어 들어와 {39:47}탕에 들어갔다.{00}한 명이 아닌 것 같지만, 수증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3C:127,47}.{00}「나미…?」{00}나는 수증기 너머를 뚫어지게 보았다.{25}
그곳에 미라가 있었다{13}.{17:5}갑옷과 괴어도 있었다.{00}모두 나를 보고 히죽 웃었다.{00}{39:46}그리고 물속으로 사라졌다.{00}「으아악!」{00}{2F:35}{17:5}나는 문에 달려들었다.{00}이런 환각을 보게 되면 끝장이다.{00}{25}
{3D:108}문은 열리지 않는다.{00}누군가 밖에서 잠근 것 같다.{00}누가!…나미가!?{3A:20,21} 설마!{00}「어이, 나미! 열어 줘!」{00}{39:108}나는 쾅쾅 문을 두드렸다.{25}
{45:120}{46:120}이럴 때…{00}{1A:773,8,172,@2B8C20,@2B8BFD,@2B8BAB,@2B8BD2}
#2B8BAB
나는 훌쩍훌쩍 울거나 하지 않는다.{1C}{03:@2FE31F}
#2B8BD2
이 와중에 코딱지를 파고 싶어졌다.{1C}{03:@26F2EE}
#2B8BFD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1C}{03:@2D930E}
#2B8C20
나는 묵직하게 버티는 편이다.{1C}
#2B8C42
「으와?!」{00}
#2B8C50
갑자기 내 몸이 어떤 힘에 의해 공중으로 끌어올려졌다.{00}{3B:66}{39:120}{2E:56}큰 욕조의 물속으로 힘껏 내던져진다.{00}「우왑, 우왑…!」{00}나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00}검고 커다란 것이 떠오른다.{25}
다시마였다…!?{00}「앗 뜨, 앗 뜨거…!」{00}나는 뛰쳐나왔다.{00}그러자 수면에 변화가 일어났다.{00}{40:1,46}순식간에 욕조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00}나는 그제야 알았다.{25}
{39:19}이건 냄비다.{00}거대한 냄비에 육수를 우려서, 누군가가 나로 수프를 만들려는 것이다…!{00}먹힐 줄 알고!{16}{00}나는 문에 달려들었다.{3C:127,46}{25}
{3E:46}{39:108}{2F:35}역시 열리지 않는다.{00}「나미! 어디 있는 거야, {39:108}도와줘!」{00}구하러 왔는데 오히려 도움을 청하고 있다.{00}내가 생각해도 한심했다.{25}
{03:@2B8F09}
#2B8F09
{39:85}{39:19}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천장이 무너졌다.{00}쇠막대 두 개가 뚫고 들어온다.{00}「우와!{17:5}…와!{17:5}…와!」{00}나는 정신없이 도망쳤다.{00}두 막대는 나를 집어 올리려고 악어 입처럼 철컥거리며 다가온다.{25}
「젓가락…!?」{00}가까스로 몸을 피하며 나는 생각했다.{00}이건 거대한 젓가락이다.{00}나는 아슬아슬할 때까지 젓가락을 끌어들였다가 피했다.{00}{39:85}거대한 젓가락이 자기가 부순 욕실 문 틈새로 굴러 나갔다.{00}{39:143}{2E:55}{17:5}「대…대체 어떻게 된 거야!?」{00}뭐가 뭔지 모르겠다.{25}
{39:104}{3B:19}{3B:21}{3B:20}{36:1,69}서둘러 갈아입을 옷을 움켜쥐고 세면실을 뛰쳐나왔다.{00}안에서 나던 소리가 멎었다.{00}나는 재빨리 옷을 입고 달렸다.{00}「나미! …어디 있어!」{25}
달리면서 방금 그 젓가락을 떠올리고는…{00}{1A:1861,0,173,@2B928E,@2B91DB,@2B9214,@2B9251}
#2B91DB
나이프와 포크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1C}{03:@2D9842}
#2B9214
인도 요리였다면 손이 나왔으려나 하고 생각했다.{1C}{03:@2B92C2}
#2B9251
나미와 함께라면 무절임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1C}{03:@33FA95}
#2B928E
나는 하마터면 일본 요리가 될 뻔했던 걸까 하고 생각했다.{1C}
#2B92C2
{36:1,67}홀로 돌아갔지만, 여기에도 나미의 모습은 없다.{00}{3A:100,31}바람 소리다.{00}정원 쪽이 열려 있다.{00}나는 식당을 지나 테라스로 나갔다.{25}
{39:100}{42:255,0,31}{36:1,58}나미가 있었다.{00}무언가를 보며 웃고 있다.{00}「나미…」{00}나는 달려갔다.{00}「어떻게 된 거야, 나미. 그렇게 떨어지지 말라고 했는데…!」{00}나미는 놀랄 만큼 요염한 눈으로 나를 돌아보더니, 큭큭… 하고 웃었다.{25}
「나미…?!」{00}「멋져…」{00}속삭이듯 말한다.{00}「뭐…뭐가!?」{00}「저기. 지금{17:2} 재미있는 걸 보고 있는 중이야」{00}나미가 가리키는 정원 앞쪽을 보고, 나는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25}
{36:1,8}{39:139}달빛이 가득한 정원에서 여자가{17:3} 갑옷과 칼싸움을{39:139} 하고 있다.{00}그것은 나미였다{39:139}.{00}「나미…!?」{00}나는 엉겁결에 뛰쳐나갔다{39:87}.{25}
바람이 불고, 정신을 차려 보니 {17:3}갑옷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00}나미는 달빛 속에서 검을 축 늘어뜨린 채 우두커니 서 있다.{25}
「나미, 그런 건 버려!」{00}나는 그 검을 낚아채 내던졌다.{00}「어라? 나… 뭐 하고 있었지?」{00}나미가 멍하니 나에게 물었다.{00}테라스를 돌아보니, 방금 전의 어른스러운 또 한 명의 나미도 사라지고 없었다.{3C:25,31}{25}
그래서 나는 나미에게 말했다.{00}{1A:837,4,174,@2B97AF,@2B9734,@2B975B,@2B9788}
#2B9734
「검도의 기본은 휘두르기부터야」{1C}{03:@2D9E43}
#2B975B
「연습 시작! 머리! 머리! 머리!…」{1C}{03:@28DDB7}
#2B9788
「굳히기 기술은 내가 가르쳐 줄게」{1C}{03:@33FF96}
#2B97AF
「검도 하면 바람의 검심이지」{1C}
#2B97D1
{3A:100,31}나미가 나를 보았다.{00}눈이 웃고 있다.{00}오른손에 뭔가를 들고 있네… 하고 생각한 순간,{00}{3C:45,31}{16}{39:137}{2E:82}「윽…」{00}나이프가 내 배에 꽂혔다.{25}
나미가 웃었다.{00}아아, 나는 죽는구나…{17:5} 나는, 사랑하는 여자의 칼날을 받고,{17:5} 죽는다….{00}「나…{17:5}나미…」{00}이상하게도 아프지 않다.{00}내 배에서는 울컥{17:1}울컥{17:3} 붉은 피가{3B:21}…{17:5} 어라? …흐르지 않는다.{25}
「아하하」{00}나미가 나이프를 뽑았다.{00}손잡이 속에서 칼날이 튀어나왔다.{00}장난감 칼이었다.{00}「갑옷 씨한테 받았어」{00}「갑…갑옷 씨!?」{25}
「정말 좋은 사람이야{17:5}… 장난감 칼로 칼싸움을 했어」{00}「그러고는 춤추자고 하더니 너한테 작업을 걸려고 했겠지」{00}「바보, 질투하는 거야?」{00}「생각 얕은 여자가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다 그런 거야」{25}
{45:89}{46:89}나는 단번에 기분이 나빠졌다.{00}{1A:837,4,175,@2B9BBA,@2B9B0D,@2B9B36,@2B9B65}
#2B9B0D
「이런 여자는 천벌을 받아야 해」{1C}{03:@2DA1A0}
#2B9B36
「그래서 그 사람이 거기 누워 있는 건가요?」{1C}{03:@28DF7F}
#2B9B65
「그럼 나도 여자 유령이랑 키스할 거야!」{1C}나는 정처 없이 복도로 달렸다.{00}{03:@348066}
#2B9BBA
「갑옷 따위 양동이랑 똑같지 뭐!」{1C}
#2B9BE2
{3B:29}{39:89}나는 무언가를 걷어찼다.{00}{2E:6}{17:5}「우와, 갑옷…!」{00}불쑥 갑옷이 일어섰다{39:19}.{00}미, 믿을 수 없는 일이다.{00}「나미, 도망쳐!」{00}…하지만 왠지 상태가 이상하다.{25}
나는 도망치기를 그만두었다.{00}돌아가서 갑옷에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았다.{00}「뭐 하는 거야, {20}!」{00}나미가 뒤에서 걱정스럽게 소리쳤다.{00}「와 봐. …이거, 속이 비었어{39:20}」{00}「뭐?」{00}두드리자 텅 빈 소리가 났다.{00}「대체 어떻게 된 거지…?」{25}
{36:1,67}나는 나미를 홀 소파에 앉히고, 그 뒤로 나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00}「나…{17:5} 샤워한 것까지는 기억나는데」{00}나미는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00}「갑자기 달콤한 향기가 나더니…. 샤워 물이 몸에 휘감기네 싶었는데,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25}
그 뒤의 기억은 흐릿하다고 한다.{00}「도망치자, 나미」{00}나는 말했다.{00}「보일러도 곧 폭발할 거야! 아니면 갑옷이나 미라한테 죽을 거야!」{00}「응.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00}「좋아, 가자!」{25}
{3C:120,20}{3C:120,19}{45:74}{46:74}{41:127,130,73}{17:10}「아…」{00}{41:127,125,72}「이쪽에서도!」{25}
{39:71}「저쪽에서도 갑옷이!」{00}우리는 세 개의 소리에 둘러싸이고 말았다.{00}「상대하지 마. 가자!」{00}{40:8,74}{17:5}「우와!」{00}게다가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00}「어디야!」{00}「받지 마. 받으면 잡혀!」{00}「{20}, 무서워!」{00}「젠장! 뛰어!」{3C:125,71}{3C:125,73}{3C:125,72}{3C:125,74}{3C:125,29}{25}
{3E:71}{39:87}{36:1,69}어디서랄 것도 없이 불어오는 바람 속을 우리는 필사적으로 달렸다.{00}뒤라도 돌아봤다가는 그야말로 소금이나 돌이 되어 버릴 것 같은 저택이다.{00}「이쪽이야!」{00}나미가 소리쳤다.{00}「아니, 이쪽이야!」{00}「왜!」{25}
나는 그 이유를 말했다.{00}{1A:837,0,176,@2BA25F,@2BA204,@2BA221,@2BA23C}
#2BA204
「아버지 유언이야」{1C}{03:@2DA645}
#2BA221
「제 방침입니다」{1C}{03:@31D0A4}
#2BA23C
「BED…IS…BEST」{1C}{03:@3487C3}
#2BA25F
「내가 룰북이다」{1C}
#2BA27D
「잠깐」{00}나미가 갑자기 멈춰 섰다.{00}「이런 곳에 이런 나무가 있었어?」{00}수령 십 년은 넘어 보이는 관엽식물이다.{00}「아무렴 어때, 이런 나무 따위」{00}「아니, 그게 아니야」{25}
나미는 조금 창백해져 있다.{00}「이 나무, 본 기억이 있어…{39:16}」{00}「뭐…? 무슨 소리야, 나미?」{00}「있어, 기억이. …저기, 내가 왜 이런 나무를 본 기억이 있는 거야!?」{00}「바보같이. 그런 건 기분 탓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25}
「아니야. 나, 이 나무에서 누군가랑 키재기를 한 것 같아」{00}나미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00}「그만해, 나미…{17:5} 가자」{00}「봐! 여기!」{00}나미가 가리킨 것은 키 잰 자국이었다.{25}
꽤 오래된 것이지만, 키를 새긴 자국이 있었다.{00}거기에,{00}{17:5}{39:18} “나미” {17:5} “나오미”{00}라고 새겨져 있다{39:19}.{00}나미는 완전히 평정을 잃고 말았다.{00}「봐! 나, 역시 이 집에 온 적이 있는 거야…!」{25}
「나미…」{00}「이건 내 이름이잖아! 내가 나오미라는 애랑 키재기를 한 거야!」{00}「진정해, 나미. 나미라는 이름은 어디에나 있잖아」{00}「아니야! 여긴 우리 집이야!」{00}나미는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25}
나는 말했다.{00}{1A:837,4,177,@2BA7D4,@2BA6FD,@2BA72C,@2BA76B}
#2BA6FD
「3486 더하기 8639는 얼마야?」{1C}{03:@2DAA76}
#2BA72C
「나미가 하고자 하는 말을 30자 이내로 요약하시오」{1C}{03:@278466}
#2BA76B
「눈을 감으면, 어떤 술이 보여?」{1C}「…」{00}나미는 눈을 감았다.{00}나는 입술로 대답해 주었다.{25}
{03:@348D7E}
#2BA7D4
「1 더하기 1은 얼마야?」{1C}
#2BA7EE
{3B:29}{39:24}어디선가 전쟁 소리가 난다.{00}「저건 뭐야!」{00}「뭐든 상관없어. 여기서 나가자!」{00}나미가 갑자기 멈춰 섰다.{00}「미안하지만 나, 조사해 볼래」{00}「이봐, 나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25}
「싫으면 {20} 혼자 가. 나는 내 기억을 확실히 하고 싶어!」{00}「나미…!」{00}나미는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00}「나미, 가지 마!」{00}나는 나미의 뒤를 쫓았다.{00}{3C:30,29}{36:1,14}전쟁 소리는 2층에서 난다.{25}
{36:1,69}복도 왼쪽에 불빛이 새어 나오는 문이 있었다.{00}{36:1,29}소리는 거기서 들려오고 있다.{00}「알았어, 나미. 둘이 같이 가자」{00}나는 나미 앞으로 나섰다.{00}「열 테니까 물러서 있어」{00}{39:103}{2F:20}단숨에 문을 잡아당겨 열었다.{00}「어머…」{25}
안은 장난감 전쟁터였다.{00}철 지난 장난감 전차가, 전투기가, 고사포가, 기관총이, 미사일이… 달리고, 날아다니고, 마구 쏘아 대고 있다.{00}사람은 없었다.{00}「옛날 장난감뿐이야. …여긴 남자아이 방이었나?」{25}
{3B:23}{3B:24}{3B:19}우리가 들어서자, 장난감 전쟁이 뚝 멈췄다.{00}「어머…」{00}「하하, 우리 꼭 평화의 사절 같네」{00}그다지 기분 좋은 고요함은 아니다.{00}나미는 장난감들을 둘러보고 있었는데,{00}「{20}…!」{00}「왜, 왜 그래?」{25}
나미는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00}「나, 여기서 논 적이 있어!…」{00}「뭐!?」{00}「나, 이 장난감들이랑 여기서 논 적이 있다고!」{00}「나미,{3A:20,21}… 그럴 리 없어. 기분 탓이야. 뭔가에 암시가 걸려서 그런 기분이 든 것뿐이야!」{25}
「꺄악, 저거 봐!」{00}「우와…!」{00}양탄자 위에 커다란 발자국이 질척하게 찍혀 있었다.{00}「발자국… 아니, 이건 물고기 꼬리지느러미 자국인가…!{39:16}」{00}「저기, 여기 피가!」{00}침대 그늘에는{17:5} 먹다 흩뜨린 음식 찌꺼기가 있었다.{25}
생고기, 생선, 생채소{17:3}… 그 어느 것에나 커다란 이빨 자국이 나 있다.{00}{39:19}「도망치자, 나미!」{00}우리는 복도로 나왔다.{25}
{39:104}{36:1,69}{45:50}{46:50}나는 말했다.{00}{1A:837,4,178,@2BAF77,@2BAEA8,@2BAEDD,@2BAF4A}
#2BAEA8
「부모가 식사 예절은 가르치는 걸까」{1C}{03:@2DAEB7}
#2BAEDD
「그래도 영양 균형은 잘 생각하고 있군」{1C}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고 테라스로 향했다.{25}
{3C:15,19}{3C:15,21}{03:@28EA1D}
#2BAF4A
「간, 자라, 장어, 마늘, 부추, 참마…」{1C}{03:@349029}
#2BAF77
「저래서는 분명 소화불량에 걸릴 거야」{1C}{39:73}{17:10}그 소리다.{00}나와 나미는{3C:100,73} 숨을 죽였다.{00}발소리가 사라졌다….{00}「지금이야!」{00}우리가 뛰쳐나가려고 하자,{00}{3B:19}{3B:21}{39:114}{2E:75}{17:10}「으아악!」{00}{39:143}{36:1,14}우리는 계단을 굴러떨어졌다.{25}

#2BB071
「뭐, 뭐야, 방금 그건!?」{00}「괴어…{17:5} 눈알이 움직였어」{00}「꾸에엑~! 하고 울부짖더라」{00}내게는 그렇게 들렸다.{25}
{43}「짖었다기보다는 울었다는 느낌이야」{00}「나미… 왠지 동정하는 것 같네」{00}「응…{17:5} 이상해」{00}「이상해?」{00}「방금 그 괴어…{17:5}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들었어」{00}「야, 그만해…. 저런 게 나미 친척이라도 된다는 거야?」{25}
{45:74}{46:74}그래서 말해 주었다.{00}{1A:837,0,179,@2BB2AC,@2BB1F5,@2BB234,@2BB277}
#2BB1F5
「그럼 저 녀석들한테 세뱃돈이라도 받아 본 적 있어?!」{1C}{03:@2DB464}
#2BB234
「괴어 괴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1C}「뭐야, 그게」{00}모르면 그만이다.{25}
{03:@31D88F}
#2BB277
「그럼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1C}{03:@3492C8}
#2BB2AC
「그럼 우리 결혼식에 초대라도 하겠다는 거야!」{1C}
#2BB2DA
{39:44}{17:5}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한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다{39:19}.{00}힉 하고 나미가 숨을 삼켰다.{00}「어디야!」{00}{3B:44}{39:45}「쉿! 온다…!」{25}
{3B:45}{39:74}{36:1,46}아장아장 걸어온 것은 전화벨 소리를 내며 태엽 장치로 걷는 장난감 전화기였다.{00}{3B:74}「여보세요, 네, 나 메리야… 여보세요, 네, 나 메리야…」{00}친절하게도 스스로 대답까지 하고 있다.{00}「메리는 무슨 메리야, 장난치지 마!{3B:19}{39:117}」{00}{2E:67}내가 그것을 내동댕이친 순간, 나미의 안색이 변했다.{25}
「아앗…」{00}「왜 그래, 나미!」{00}나미가 덜덜 떨고 있다.{25}
나는 놀라서…{00}{1A:837,0,180,@2BB5AD,@2BB504,@2BB52D,@2BB558}
#2BB504
같이 사이좋게 떨어 주었다.{1C}{03:@2DB735}
#2BB52D
다리 떨지 말라고 나무랐다.{1C}{03:@3080D5}
#2BB558
이럴 땐 얼른 재우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이불을 찾아 주었다.{1C}{36:1,69}{03:@3496E5}
#2BB5AD
이마를 맞대고 열을 쟀다.{1C}
#2BB5DD
{3C:20,19}{3A:30,1}{36:1,67}「나, 기억났어…」{00}나미가 외쳤다.{00}「역시 나 여기서 놀았던 거야!」{00}「나미, 적당히 해」{00}「언니가 있었어. 나오미라는 이름의…{17:8} 나, 언니랑 여기서 전화 놀이를 했어!」{25}
「나미…」{00}「나는 여기서 나고 자랐어. 엄마도 있었어. 그리고… 아아, 그 미라!」{00}나미가 갑자기 굳어 버렸다.{00}「그 미라…{17:5} 어쩌면, 그 미라는…!」{25}
나미가 외쳤다.{00}「아아, 남동생…!」{00}「남동생…?!」{00}「나한테는 남동생도 있었어…{17:5} 하지만, 죽어 버렸어!」{00}「나미! …나미!」{00}나는 나미를 흔들었다.{25}
「스스로 그런 기억을 만들어 내면 안 돼. 너는 우연히 너랑 같은 이름을 발견한 거야. 그 충격으로 혼란스러워진 것뿐이야」{00}「아니야!」{00}나미는 온몸으로 외쳤다.{00}「여긴 우리 집이란 말이야!」{25}
「나미, 그럼 묻겠는데. 지금의 아빠 엄마는 뭐란 말이야!」{00}나는 고함쳤다.{00}「너는 나라 태생이야. 언니 같은 건 없어. 태어날 때부터 나라 미인이라서 나미라고 지은 거잖아. 난 그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고!」{25}
「그쪽이 지어낸 이야기였던 거야!」{00}나미는 울었다.{00}「나는 여기서 태어났어! 나오미 언니랑 키재기를 했어! 전화 놀이랑 소꿉놀이도 했어! …여긴 우리 집이었다고!」{25}
나미가 나에게 매달렸다.{00}「{20}, 나를 싫어하지 마!」{00}「정신 차려」{25}
{45:85}{46:85}나는 말했다.{00}{1A:837,0,181,@2BBB14,@2BBAEB,@2BBA61,@2BBAB2}{00}
#2BBA61
「너를 싫어하면 실어증이라도 걸리려나?」{1C}나는 회심의 개그를 쳤다.{00}{03:@30838E}
#2BBAB2
「싫다는 강한 부정은 긍정의 표시라 하던데…」{1C}{03:@349D10}
#2BBAEB
「아니, 어뢰도 실어 올 거야!」{1C}{03:@2DBF29}
#2BBB14
「알았어, 너의 하인이 되어 실어서 날라 줄게!」{1C}
#2BBB48
「아빠도 있었어!」{00}나미는 몸서리치며 기억해 냈다.{00}「당연하지. 나도 몇 번이나 만났는걸」{00}「아니야! 그 아빠가 아니야!」{25}
나미는 외쳤다.{00}「이 집에서! 나랑, 나오미 언니랑, 엄마랑! 남동생…」{00}흠칫 입을 다물고 나를 본다.{00}「남동생은… 사고로 죽었어! 그래서 그 휠체어가…{17:5} 아니, 남동생은 누군가한테 살해당한 거야…!」{00}나미는 점점 이상해지기만 한다.{25}
「아빠는 늘 뭔가를 먹고 있었어…. 맞아. 젓가락이랑 밥공기, 접시까지!」{00}「나미, 정신 차려!」{00}「테이블이랑 의자까지, 아빠는 맛있게 먹었어!」{00}「나미, 머릿속을 텅 비워!」{00}「그럼 와 봐. 증거를 보여 줄게!」{25}
나미는 그곳의 기둥을 가리켰다.{00}「아빠가 먹다 남긴 거야!」{00}기둥 일부가 갉아먹혀 있었다.{00}거기에는 뚜렷한{17:3} 이빨 자국이 있었다.{00}「나미!」{25}
나는 일단…{00}{1A:837,0,182,@2BBF33,@2BBE88,@2BBEAB,@2BBEDE}
#2BBE88
나미를 힘껏 후려쳤다.{1C}{3D:119}{03:@2DC264}
#2BBEAB
나미만큼은 그런 걸 먹게 두지 않겠다고 생각했다.{1C}{03:@31DFE5}
#2BBEDE
나미에게라면 내가 잇자국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1C}나는 나미를 꼭 끌어안았다.{00}{03:@34A08F}
#2BBF33
여기선 나를 봐서 참아 달라며 붙들었다.{1C}
#2BBF5F
갑자기 내 등에 뾰족한 것이 닿았다.{00}{3B:1}{3B:19}{3B:21}{39:18}{2E:82}나이프다…{39:23}.{00}달콤한 숨결이 느껴진다.{00}누군지는 알고 있다.{00}분명 여자 유령이다.{25}
하지만….{00}나미를 안은 채 나는 몸을 굳혔다.{00}지금 등을 찔리면 나미까지 꼬치 신세다.{00}나는 나미를 밀쳐 내고 뒤돌아보았다.{25}
{3B:23}{39:114}{2E:75}{17:10}「꾸에엑~!{13}」 하고 우는 괴어였다.{00}나이프인 줄 알았던 것은 가슴지느러미였다.{00}내 키만 한 괴어가 꼬리지느러미로 서 있었던 것이다.{25}
{2E:69}「꺄악!」{00}「도망쳐, 나미!」{00}우리는 달렸다.{00}{36:1,7}얼마나 달렸을까.{00}정신을 차려 보니 나미와 떨어져 버렸다.{00}「나미!」{25}
나는…{00}{1A:837,4,183,@2BC2CC,@2BC1EB,@2BC22C,@2BC257}
#2BC1EB
갈 때 가더라도 나미와 끝장을 보고 가자고 생각했다.{1C}{03:@2DC7E7}
#2BC22C
아직 묘지기 신세는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1C}{03:@28FA65}
#2BC257
나미와 사랑의 메모리를 만들고 싶다고 에로스 신에게 빌었다.{1C}{36:1,14}하얀 것이 보였다.{00}나는 달렸다.{25}
{03:@34A35A}
#2BC2CC
갑자기 분노 조절 장애가 오는 것 같았다.{1C}
#2BC2FA
{2C:128}{30:1,7}뭔가가 나에게 부딪쳐 왔다.{00}「우왓!」{00}박쥐였다.{00}눈앞을 스치고 사라졌는데,{16} 그것은 초록색 고양이처럼 보이기도 했다.{25}
{39:16}{3B:19}「{20}…!」{00}그때, 나미의 비명이 들렸다.{00}「나미!」{00}나는 뛰쳐나갔다.{25}
하지만 어느 쪽이지?{00}{16}{1A:837,4,184,@2BC47B,@2BC427,@2BC452,@2BC406}
#2BC406
굶주린 늑대처럼 달렸다.{1C}{03:@34A705}
#2BC427
꽁치를 노리는 고양이처럼 달렸다.{1C}{03:@2DCA02}
#2BC452
미미짱을 본 오덕후처럼 달렸다.{1C}{03:@28FEC8}
#2BC47B
배고픈 개처럼 달렸다.{1C}
#2BC499
{3B:19}{39:103}{36:1,13}{3E:103}{43}2층의 그 방으로 뛰어들자, 나미가 새파랗게 질린 채 우두커니 서 있다.{00}「이것 봐!」{00}책장에서 찾아낸 듯한 것을 내밀었다.{00}{36:1,73}그것은{39:19} 모자수첩이었다.{25}
「나랑 나오미의 모자수첩…{17:5} 우리, 쌍둥이였어!」{00}「바보 같기는」{00}나는 웃었다.{00}「잘 봐. 성이 다르잖아. 이 집에 쌍둥이가 있었고, 둘의 이름이 나미와 나오미였다…{17:5} 그것뿐이야」{00}「아니야!」{00}나미가 소리쳤다.{25}
「나, 드디어 모든 걸 기억해 냈어!」{00}수첩의 다른 페이지를 펼치자, 압화가 된 제절초가 팔랑 떨어졌다.{00}「우리가 남동생을 죽인 거야!」{00}{2C:133}{41:100,0,146}{39:23}{36:1,13}나미가 터무니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00}「나미, 오늘은 네가 지쳐서 그래」{00}「아니야! 우리는 저주받은 일가야! 우리한테 죽은 남동생이 복수하려는 거야!」{41:100,0,146}{25}
「정신 차려, 나미! 이상한 생각에 홀리지 마!」{00}「맞아! 난 홀린 거야!!」{00}나미는 울부짖으며 뛰쳐나가 버렸다{3B:23}{39:103}.{00}「나미!!」{25}
{39:104}{36:1,69}여기서 나는 생각했다.{00}{1A:837,0,185,@2BC8F2,@2BC889,@2BC8A4,@2BC8D1}
#2BC889
한잔하고 싶다….{1C}{03:@2DCF6B}
#2BC8A4
아니, 아니,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1C}{03:@30928B}
#2BC8D1
그래도 역시 하고 싶은 것이다.{1C}{03:@34AC00}
#2BC8F2
아아, 지쳤다….{1C}
#2BC902
「나미, 기다려!」{00}{3B:19}{3B:6}{39:112}{2E:75}{17:10}괴어가 나타났다.{00}통통한 거구를 세우고 꼬리지느러미로 걷고 있다.{00}울음소리가 「꾸에엑~{13}」 하고 들린다.{00}괴어는 나미에게 다가갔다.{25}
{36:1,69}나미는 복도 모퉁이를 돌아 달아났다.{00}{39:67}{3C:35,67}괴어가 바로 그 뒤를 쫓았다.{00}「나미!」{00}{36:1,7}나도 그 뒤를 쫓아 모퉁이를 돌았지만, 이미 둘 다 보이지 않는다.{25}

#2BCA76
{39:100}{36:1,11}나미는 식당에 있었다.{00}「나미!」{00}뭔가를 먹고 있다.{00}그것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39:18}생고기였다.{00}{39:21}아니다, 이건 나미가 아니다.{00}{2E:34}나는 허둥지둥 도망치려 했다.{25}
{2C:133}{41:100,0,146}「앗…!?」{00}번갯불이 비춘 복도 안쪽으로, 하얗고 얇은 옷을 걸친 나오미와 괴어가 가는 것이 보였다.{00}{39:16}「저쪽이 나오미야!?」{00}그럼, 생고기를 먹고 있는 이쪽의 나미는?{00}{2E:11}돌아보니 나미가 붉은 입으로 나를 보았다.{25}
「어머, {20}…. 안 먹을래? 맛있어」{00}「나…나미!」{00}{3B:21}{3B:19}{41:100,0,146}나미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00}「꺄악! 내가 왜 이런 짓을!?」{00}「나미!」{00}「왜! 아아, 나…!」{00}나미는 반쯤 실성했다.{25}
{45:1}{46:1}나미를 진정시킨 뒤에 나는 말했다.{00}{1A:1365,0,186,@2BCDB9,@2BCD4A,@2BCD6B,@2BCD8E}
#2BCD4A
「사랑해. 나를 믿어!」{1C}{03:@2DD759}
#2BCD6B
「안심해. 내가 지킬게!」{1C}{03:@2BCDDB}
#2BCD8E
「좋을 대로 해. 난 네가 좋아!」{1C}{03:@34B0C5}
#2BCDB9
「무섭지 않아. 이제 괜찮아!」{1C}
#2BCDDB
「{20}! …나를 구해 줘」{00}나미가 몸을 기대 왔다.{00}{39:112}또 그 이상한 것이 나타났다.{00}{40:1,33}{17:10}{40:1,68}{17:10}{40:1,35}맙소사.{16}{00}괴어와 갑옷과 미라가 나란히 벽 속으로 사라져 간다.{25}
「{20}」{00}나미가 내 손을 꼭 쥐었다.{00}「방금 그게 우리 가족이야…{17:5} 있지, 그래도 나를 좋아해?」{00}나미는 흐느끼고 있다.{00}「나, {20}한테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어」{00}「바보」{25}
나는 말했다.{00}{1A:1365,0,187,@2BD022,@2BCFF5,@2BCF93,@2BCFC2}
#2BCF93
「나미가 설령 살인자라도 좋아」{1C}{03:@2BD080}
#2BCFC2
「나미를 싫어하게 될 바엔 차라리 죽을 거야」{1C}{03:@34B4FF}
#2BCFF5
「나미네 가족이 귀신이라도 괜찮아」{1C}{03:@298675}
#2BD022
「나미한테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변하지 않아」{1C}{3C:30,19}나는 나미의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홀까지 데려왔다.{00}
#2BD080
{39:29}{36:1,67}나는 똑똑히 말했다.{00}「이제 도망치는 건 그만이야!」{00}「뭐…」{00}「아무리 도망쳐도 사실에서는 도망칠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이쪽에서 쳐들어간다. 나미의 진실은 내가 밝혀내겠어!」{25}
「용감하네」{00}나는 당연히 칭찬받은 줄 알았다.{00}나미가 스윽 다가붙어 얼굴을 가까이 댔다.{00}나는 달콤한 키스를 기다렸다.{00}{3B:29}{39:18}그 입이 갑자기 송곳니를 드러냈다.{00}{39:19}「위험해! {20}!」{00}나는 가까스로 몸을 피했다.{25}
{2C:128}{30:1,67}나미는 박쥐가 되어 날아가 사라졌다….{00}그 뒤에는{17:3} 나와 나미만 남았다.{00}「뭐…뭐, 뭐였던 거야?! 대체 어떻게 된 거야!?」{00}「모르겠어…」{00}나미가 둘 있었고,{3C:50,19}{39:86}{17:5} 하나가 사라졌다.{25}
「…그 말은, 방금 그게 나오미였다는 거야?」{00}「그렇다면, 우리 언니가 박쥐였다는 거야?!」{00}나도 나미도 여우에게 홀린 것 같았다.{00}「이 저택에는 어쩌면 마약 같은 환각 작용이 있는지도 몰라」{25}
{43}뭔가가 떨어졌다.{00}나미가 주웠다.{00}그것은 사진이었다.{00}「합성사진인가? …내 얼굴을 한 흡혈박쥐가 날고 있어」{00}「그딴 거 버려 버려!」{25}
{45:28}{46:28}나는 그것을,{00}{1A:1365,0,188,@2BD4B3,@2BD44A,@2BD46F,@2BD492}
#2BD44A
꼬깃꼬깃 뭉쳐서 삼켜 버렸다.{1C}{03:@2DE379}
#2BD46F
갈기갈기 찢어 짓밟아 버렸다.{1C}{03:@2BD4DB}
#2BD492
산산조각 내서 키스해 주었다.{1C}{03:@34BC54}
#2BD4B3
박박 찢어 벽난로에 던져 넣었다.{1C}
#2BD4DB
{39:28}{36:1,67}벽난로가 기세 좋게 타올랐다.{00}불길 속에서 중년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00}{39:23}「아앗…!」{00}나미가 얼굴을 감쌌다.{00}「아빠! …아빠 목소리야!」{00}나미는 새파랗게 질려 있다.{25}
「아빠는 식도락가였어. 남동생도 있었어…{17:5} 엄마는 몸이 약했고, 나오미 언니는 상냥하고 부지런했고…{17:5} 아, 맞아. 남동생은 죽어 버렸어…!」{00}「나미, 정신 차려!…」{00}「아니…{17:5} 이제 괜찮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어」{00}나미는 떨리는 자기 손을 누르며 나를 보았다.{25}
「기억이 거의 다 돌아오고 있어. 나, 이 기억과 싸워 보일 거야…!」{00}「둘이서야, 나미!」{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둘이서! 알겠지, 상대가 뭐든 간에 말이야, 나미!」{25}
나미는 내 손 위로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00}「기쁘지만…{17:5}{20}의 마음, 기쁘지만…. 이건 내 문제니까. 더 이상{17:3}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00}「바보, 섭섭한 소리 하지 마」{00}「하지만{17:3} 내 탓인걸!」{00}나미는 소리 없이 울었다.{25}
「나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위험한 일을 겪어 왔잖아. 나, 더 이상 {20}까지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00}「나미, 들어 봐…」{00}「{20}, 부탁이야」{00}나미는 눈물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00}「나 혼자 가게 해 줘…{17:5} 너는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도망쳐!」{25}
나미는 몸을 홱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3C:100,23}「나미!」{00}{3F:1,28}뒤쫓으려 하자, 벽난로가 다시 타올라 나를 가로막았다.{25}
{3C:127,28}그때 또 그 소리가 들렸다.{00}{41:127,130,71}{17:5}{39:19}「갑옷이다…!」{00}{3E:28}{41:127,125,73}{17:5}괴어의 발소리는 반대쪽에서 난다.{00}그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는 방향에서 비명이 들렸다.{00}나미다!{00}「하지만, 어느 쪽이지!?」{25}
망설임을 떨쳐 내고,{00}{1A:998,0,189,@2BDB9A,@2BDAB2,@2BDAE1,@2BDB12,@2BDB61}
#2BDAB2
나는 갑옷 소리가 난 쪽으로 나아갔다.{1C}{3B:28}{03:@2BDBCD}
#2BDAE1
나는 괴어의 발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1C}{3B:28}{03:@2DEAE0}
#2BDB12
{36:1,14}나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걸었다.{1C}{3C:45,73}{3C:45,71}{3C:45,28}{3C:45,19}{36:1,69}{03:@22E46F}
#2BDB61
나는 나미를 찾아내 키스했다.{1C}{3C:45,73}{3C:45,71}{3C:45,28}{03:@34C693}
#2BDB9A
나는 나미에게 가장 도움이 될 쪽을 골랐다.{1C}{3B:28}{03:@2BDBCD}
#2BDBCD
{3B:73}{3B:71}{3A:70,68}{36:1,69}나는 그 소리에 다가간다.{00}보였다….{00}저쪽으로 갑옷이 걸어간다.{00}손에 뭔가를 늘어뜨리고 있다.{00}뱀이다….{00}살아 있는 뱀 여러 마리를 움켜쥐고 있다.{25}
{3C:50,68}갑옷은 안쪽 문으로 들어간다.{00}{37:1,34}또 소리가 났다. …식당이다.{00}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00}가려고 하자,{39:16}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00}「가면 안 돼…」{00}나미의 목소리다.{00}{2E:69}돌아보니 얇은 옷을 걸친 나미가 서 있다.{00}아니, …나미가 아니다.{25}
「나오미 씨…{17:5} 당신, 나오미 씨 맞죠?」{00}나오미는 무척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00}「{21} 씨…{17:5} 가면 모두가 불행해져요. 나미를 정말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돌아가 주세요」{00}나는 나오미의 팔을 붙잡았다.{00}「가르쳐 줘요. 나미는 지금 어디 있어요!」{25}
나오미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00}「제발 돌아가요…{17:5} 지금이라면 늦지 않아요. 안 그러면 당신의 피가 탐나게 될 거예요…」{00}촉촉한 입술이 스윽 다가온다.{00}싶더니,{3C:50,19}{40:8,86}{2C:128}{30:1,69} 바람과 함께 나오미는 사라졌다.{25}
가면 모두가 불행해진다….{00}나오미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다.{00}그녀의 눈에는 진실이 있었다.{00}이게 함정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00}나는 나오미를 믿어야 할까.{00}가지 말아야 하는 걸까.{00}{39:71}{39:72}{17:10}식당이다.{25}
나는 결정했다.{00}{1A:771,0,190,@2BE06C,@2BE039}
#2BE039
나오미의 충고를 무시하고 식당으로 가자.{1C}{03:@2BE09B}
#2BE06C
나오미의 충고를 듣고 여기서 나가자.{1C}{03:@2BE54F}
#2BE09B
{3F:1,71}{3F:1,72}나는 식당의 불빛을 향해 나아갔다.{00}{37:1,34}누군가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00}나는 숨을 죽이고 엿보았다.{00}{36:1,11}{39:4}그것은 세상에 다시없을 기괴한 광경이었다.{00}방 안 가득 무수한 촛불이 일렁이고 있다.{25}
피 냄새와 생물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00}접시 위에는 살아 있는 뱀, 머리 없는 쥐, 검은 고양이의 잘린 머리, 날개를 뜯어낸 박쥐 등이 담겨 있다.{00}갑옷과 미라와 나오미가 일하고 있었다.{00}한가운데에는 주인을 기다리듯 커다란 의자가 떡하니 놓여 있다.{25}
하지만 나미의 모습은 없다.{00}그때 나오미가 나를 발견했다.{00}그 표정이 공포로 일그러졌다.{00}「도망쳐요」{00}나오미의 눈이 그렇게 외치고 있다.{00}몸을 빼려던 내 손이 무언가에 닿았다.{00}{3D:130}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00}{3B:71}{3B:72}{3B:4}{39:18}갑옷과 미라가 이쪽을 보았다!{00}나는 뛰쳐나갔다.{25}
{39:103}{2E:69}{17:5}하지만 어디로 도망치지?{00}나미는 어디 있는 거야!{00}{3A:127,63}{2C:136}갑자기 집이 흔들렸다.{00}나는 발이 걸려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3C:127,63}{39:130}{2C:138}{25}
{45:100}{46:100}나는 그때,{00}{1A:4470,0,191,@2BE448,@2BE479,@2BE4C4,@2BE4FF,@2BE528}
#2BE448
사랑하는 사람의 직감으로 나미가 있는 곳을 알았다.{1C}{03:@2BE7F7}
#2BE479
무언가에 조종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며, 마음속으로 나미가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1C}{03:@2DED8B}
#2BE4C4
나미가 갈 만한 곳을 생각해 보았다.{1C}{25}
{03:@27B534}
#2BE4FF
나미가 한층 더 사랑스러워졌다.{1C}{03:@34CEE3}
#2BE528
나미가 보내는 사랑의 파장을 느꼈다.{1C}{03:@2BE7F7}
#2BE54F
{3C:127,71}{3C:127,72}나는 살금살금 출구로 향했다.{00}{39:73}괴어의 발소리가 들렸나…?{00}아니. 다른 누군가가 벽 속을 걷고 있다!?{00}그 벽이 희미하게 빛났다.{25}
{3B:73}{2C:153}불덩이가 빠져나와 나를 덮쳤다.{00}간발의 차로 피하자,{2C:158} 불덩이는 계단을 날아올라 2층으로 사라졌다.{00}{2E:14}{17:5}2층인가…{17:5} 2층에 뭔가 있다!{16}{25}
{2E:69}나는 식당을 돌아보았다.{00}저기서는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00}{2E:14}나는 다시 한번 2층을 올려다보았다.{00}위에서도 뭔가가 시작되고 있다…!{00}나미는 어느 쪽에 있지?{00}나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 거지!?{25}
{19:1365,0,192,@2BE74F,@2BE774,@2BE7A7,@2BE7D2}
#2BE74F
나는 계단을 올라가기로 했다.{1C}{03:@2BE7F7}
#2BE774
나는 머릿속에 번뜩인 직감을 따르기로 했다.{1C}{03:@2DED8B}
#2BE7A7
나는 역시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1C}{03:@2BE09B}
#2BE7D2
나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1C}{03:@298635}
#2BE7F7
{37:1,34}2층으로 올라가자, 우리가 “미라의 방”이라고 이름 붙인 방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00}{36:1,22}가 보니,{39:22} 나미가 있었다.{00}「나미…」{00}나미의 눈은 울어서 퉁퉁 부어 있었다.{00}「엄마의 일기장이었어」{25}
{3C:50,22}{3C:50,19}{39:6}{36:1,26}나미가 펼쳐 보고 있는 것은 그 미라의 무릎 위에 있던 일기장이었다.{00}「진짜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적혀 있어」{00}「진짜 아버지?」{00}「아버지는{17:5} 전쟁 중에 태어났대. …물건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는 시대에 태어나서, 굶주리며 자랐대」{25}
먼 옛날이야기다.{00}그 시절 일본 사람들은 모두 죽을 만큼 배고픈 나날을 보냈다고, 나도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25}
「아직 다섯 살이던 아버지는 폭탄에 부모 형제를 잃고, 도쿄의 잿더미 속에서 살아가야 했대」{00}「겨우 다섯 살에{17:5}… 혼자서?」{00}비참한 이야기다.{00}「그 밖에도 혼자가 된 아이들이 많았대」{25}
불탄 자리 여기저기에서 아이들끼리만 살아가는 무리가 생겼다.{00}아이들은 “부랑아”라고 불렸다.{00}많은 아이들이 살기 위해 도둑질과 갈취를 배웠고, 담배를 피웠다.{00}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었다.{00}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25}
「…그래서?」{00}「아버지는 아직 어려서 도둑질도 못 하고, 늘 굶어 죽을 지경이었대…. 신발이며 풀이며 진흙이며,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건 전부 입에 넣었대. 비가 안 오는 날이 계속될 때는 장구벌레가 들끓는 흙탕물까지 마셨대…」{25}
고작 다섯 살 아이의 삶이라기엔 너무나 참혹했다.{00}「심한 병에 걸려서…{17:5} 정신을 차려 보니 고아원이었대」{25}
나미의 아버지는 그 고아원에서 나미의 어머니를 만났다.{00}두 사람은 어른이 되어 결혼했고, 원장의 눈에 들어 부부 양자가 되어 이 저택을 받았다.{00}그리고 나오미와 나미가 태어나고, 남동생 나오키가 태어났다….{25}
「남동생 나오키는 몸이 아주 약했어」{00}「응」{00}일기장에는 동생이 늘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고 적혀 있었다.{00}「“난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죽어” 하고. …동생은 아직 다섯 살인데, 그런 말만 했대」{25}
겨우 다섯 살인데…. 마치 잿더미가 된 거리에서 아버지가 걸었던 길 그대로였다.{00}「엄마는 늘 동생을 위해 영양식을 고민했어{17:5}…하지만 동생은 다섯 살에 죽고 말았어」{00}「어째서?」{00}「먹보 아빠가 동생 먹을 것까지 전부 먹어 버렸대」{25}
「뭐라고…?」{00}슬픈 식욕 이야기였다.{00}「아빠는 마치 다섯 살 때 먹지 못한 원한을 이제 와서 풀려는 것처럼, 늘 먹기만 했대」{00}「…그래서 다섯 살짜리 자기 자식의 영양식까지 가로채 버린 건가」{25}
일기장에는 어머니의 슬픔이 적혀 있었다.{00}“먹고 싶어. 나 영양가 있는 거 먹고 싶어”{16}…그것이 동생 나오키의 마지막 말이었다.{00}「그 옆에서 아빠는 양배추를 통째로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었대」{25}
남동생 나오키는 굶어 죽었다.{00}{3C:20,6}하지만… 그것이 그 갑옷이나{17:5} 괴어나{17:5} 미라와{17:5} 어떻게 이어지는 걸까.{00}{3B:6}「물론 그걸로 끝나지 않았어」{00}{39:21}{2C:153}도깨비불이 벽에서 빠져나와 나미의 몸을 휘감듯이 날았다.{25}
「도, 도깨비불이야, 나미! 도깨비불!」{00}나는 나자빠졌지만, 나미는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았다.{00}나미는 창문을 열었다.{00}{39:86}{39:147}{3C:50,21}도깨비불은 밤하늘로 날아가 버렸다{13}.{00}{2C:158}{16}{25}
「이 저택에는 원래 요력이 있었던 것 같아」{00}「역시…」{00}「동생은{17:3} 식욕에 대한 집념을 남기고 죽었어. …그랬더니 그 집념이 실체가 되어 되살아났대」{00}「그게{16}…그 괴어인가」{00}「잘 아네」{00}「몇 번이나 먹힐 뻔했거든」{25}
{2C:133}{41:100,0,146}{39:19}저택의 요력으로, 죽은 동생의 음식에 대한 집념이 그 탐욕스러운 괴어의 모습이 되었다.{00}「그래서?」{00}뒷이야기를 듣기가 무서웠다.{00}「괴어가 된 동생은 먼저 아빠를 먹었어」{00}「아, 아버지를?!」{00}「살아 있을 때의 배고픔이 원한으로 바뀌어 있었던 거야」{25}
「비…{17:3}비슷하니까{13}.{17:3} 배고픔이랑 원한은」{00}나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00}「동생은 그다음에 엄마를 먹고, 언니를 먹었어」{00}「너, 너는?」{00}「난 그 전에 양녀로 보내졌으니까. …동생은 지금 날 먹다 남긴 걸 초조해하는 것 같아」{00}「그…{17:3}그런 건 이제 동생이 아니야!」{25}
「동생에게 먹힌 아빠와 다른 가족들도 저택의 요력으로 되살아났어」{00}{2C:133}{39:147}나는{17:3} 나미가 하려는 말을{17:2} 알 수 있었다.{00}「갑옷이나 미라가 되어서 말이지」{25}
「그래. …그게 동생의 뜻이었던 것 같아. 먹기만 하던 아빠를 속이 텅 빈 갑옷으로. 제대로 먹을 것을{17:1} 주지 않았던 엄마를 바싹 말라비틀어진{17:2} 미라로 만드는 게」{00}「그럼 언니인 나오미는 어떻게 된 거야? …그 사람만은 예쁜 모습 그대로잖아」{25}
「동생은 분명 언니를 좋아했던 거야. …그래서 그렇게 아름다운 유령으로 바꾼 거야」{00}「뭐? …그 사람, 유령이었어?!」{00}「동생은 지금 갑옷이 된 아빠와 미라가 된 엄마, 유령이 된 언니를 부하로 거느리고 있어」{25}
{3B:19}{43}나미는 조용히 일기장을 덮었다.{00}{34:3}{30:1,22}그리고 스윽 일어섰다.{00}{39:7}「자, 가자」{00}{36:1,69}「어…{17:5}어디로?!」{00}「아래층에서 파티가 시작돼. 우리 초대받았어」{00}「가…가지 마!」{00}「자, 너도 정장으로 갈아입어」{25}
난,{00}{1A:771,0,193,@2BF94E,@2BF927}
#2BF927
사랑하는 나미를 따르기로 했다.{1C}{03:@2BF971}
#2BF94E
「싫어!{13}」 하고 단호하게 반대했다.{1C}{03:@2BF9C8}
#2BF971
나와 나미는 정장으로 갈아입었다.{00}{39:101}{36:1,14}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있었다.{00}바로 그 식당이었다.{25}
{39:100}{03:@2BFCB0}
#2BF9C8
「진정해, 나미. 네가 어디서 태어났고 어떤 가족이 있든, 네 인생은{17:3} 네가 정하는 거야」{00}나는 나미의 두 손을 잡았다.{00}「난 나미가 좋아. 어떤 과거가 있든 중요한 건 지금이야. 우리 미래는 우리가 정하는 거야!」{25}
{36:1,14}나는 나미를 끌다시피 하며 출구로 향했다.{00}{36:1,67}「그만해, {20}!」{00}「시끄러워! 그딴 과거에 끌려다니지 마!」{00}「{20}! 나더러{17:2} 가족을 버리라는 거야?!」{25}
「골라야 한다면 어느 쪽이야! 가족이야! 나야!」{00}「아아, 괴롭히지 마…!」{00}{3A:100,31}저택 안에 바람이 일었다.{00}무언가가 우리를 돌려보내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00}나미는 내 손을 뿌리치려 했다.{00}나는 나미를 놓지 않았다.{25}
{3C:127,31}{39:87}{39:63}「으아아악!!{3C:35,87}{3C:35,63}」{00}우리는 맥없이 날아가 버렸다.{00}{39:143}{38}허둥지둥 일어나 보니 그곳은 식당이었다.{00}{25}

#2BFCB0
{3F:1,7}{36:1,11}식당에서는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00}주인 자리에 괴어가, 그 좌우에 나오미와 갑옷과 미라가 있었고, 손님 자리가 두 개 비어 있었다.{00}「어서 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00}나오미가 아까와는 다른 말투로 말했다.{25}
나오미도,{17:3} 괴어도,{17:3} 갑옷도,{17:3} 미라도 무표정하게 우리를 보고 있었다.{00}전채는 이미 거의 다 먹어 치운 뒤였다.{00}{2E:75}{39:112}괴어는 고개를 들고 물고기 특유의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며 「꾸에엑~!{13}」{17:3} 하고 울부짖었다.{00}「불쌍해」{00}나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25}
「동생은 식욕의 화신이 되어 버렸어」{00}{39:112}「아아, 그래서 꾸에엑~! 하고 우는 거구나」{00}「나오키는 날 먹다 남긴 것만이 슬픈 거야」{00}{36:1,11}말도 안 되는 동생이었다.{00}갑옷과 나오미가 일어나서 다다미 한 장만 한 큰 접시를 놓았다.{00}「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25}
그 옆에 거대한 나이프와 포크가 놓였다.{00}나미는 나를 향해 돌아섰다.{00}「자, 안아 줘」{00}「뭐…」{00}「날, 지금」{00}두 손을 내게 내밀고 있었다.{00}「지, 지금, 여…{17:5}여기서?!」{25}
혹시 이건 가족 앞에서 올리는 결혼 의식인 걸까.{00}나오미도 갑옷도 미라도 괴어도 모두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00}나오미의 눈에 눈물이 넘쳐흘렀다.{00}「{20}」{00}나미의 손이 내 등에 감겼다.{25}
{19:771,0,194,@2C8135,@2C8108}
#2C8108
「이상해{13}」{00}나는 나미를 밀쳐 냈다.{1C}{03:@2C8274}
#2C8135
「나미…{13}」{00}나도 나미를 꼭 껴안았다.{1C}
#2C815F
「미안해, {20}{13}」{00}나미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00}「뭐?」{00}되물었을 때는 이미 우리 몸이 공중에 둥실 떠 있었다.{00}「으악?!」{25}
{3B:7}{39:130}{2E:75}{17:5}{3E:130}{43}괴어 앞에 놓인 큰 접시 위였다.{00}우리는 서로 껴안은 채 내던져졌다.{00}「떨어지지 마…」{00}나미의 팔이 나를 꼭 끌어안았다.{25}
{03:@2C83F4}
#2C8274
{3B:7}「도망쳐, 나미!」{00}{39:3}나와 나미는 도망쳤다.{00}「{20}!」{00}「손 놓지 마!」{25}
{3B:3}{39:87}엄청난 바람이 불어 우리의 옷이 날아갔다.{00}{39:87}「아앗!」{00}「{20}!」{00}우리는 서로 껴안은 채 날아갔다.{3C:127,87}{25}
{39:130}{2E:75}{17:5}{3E:130}{43}「으악!」{00}내던져진 곳은 괴어 앞의 큰 접시 위였다.{00}{39:19}눈앞에서 괴어가 거대한 나이프와 포크를 서로 비벼 댔다.{00}「나미!」{00}나는 온몸으로 나미를 감쌌다.{25}

#2C83F4
{2E:11}{3B:7}{39:19}{39:21}뭔가 걸쭉하고 달콤한 냄새가 나는 액체가 끼얹어졌다.{00}벌꿀이었다.{00}이어서 시럽, 설탕, 미림이 듬뿍.{00}이 괴어는 꽤나 단것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00}{25}
끈적한 침이 우리 몸 위로 떨어졌다.{00}「으갸…」{00}「참아」{00}나미가 내게 살며시 속삭였다.{00}「동생한테 먹혀 줘」{00}「으엑」{25}
「동생은 날 먹고 싶어 해」{00}왜 갑자기 이렇게 되는 거야?!{00}「그, 그렇다고…」{00}나는 목이라도 졸린 듯한 소리를 냈다.{00}「왜 나까지 먹혀야 하는 건데?!」{00}「동생은 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날 먹으려는 거야」{00}{2E:75}{39:112}또 침이 떨어졌다.{25}
{2E:11}「너, 너도 그러길 바라는 거야?!」{00}「…난 네가 도망쳤으면 좋겠어」{00}「그, 그럼,{16} 사려 둬어…!」{00}「하지만 도망치면 죽게 될 거야」{00}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는 것 같았다.{00}「난 동생이 너무 불쌍해」{00}「나,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25}
「동생{2E:75}만이 아니야{17:5}…아빠{2E:6}도, 엄마{2E:79}도,{2E:11} 언니도 모두 불쌍해. 아무도 잘못한 게 없었는걸」{00}나미는 자신을 탓하는 것 같았다.{00}「아무것도 모르고 나만 잘 살아왔어」{00}「나,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00}「동생이나 아빠, 엄마, 언니 탓도 아니야」{00}나는 먼 전쟁의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25}
「나,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00}나미는 슬퍼 보였다.{00}갑옷도 미라도 슬퍼 보였다.{00}괴어는{17:5} 그저 침만 흘리고 있었다.{00}나오미는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00}{39:112}{2E:75}괴어가 조스 같은 커다란 입을 벌렸다.{00}마침내 나는 한입에 삼켜진다…!{16}{25}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봐도 돼?」{00}「그, 그래…」{00}{3C:20,19}{3C:20,20}{3C:20,21}「동생은 나와{17:3} 날 좋아하는 사람을 함께 먹고 싶어 해. 그러니까…{17:3}{20}한테서 날 싫어한다는 대답을 들으면 먹히지 않을 거야. 지금 물어볼게…」{00}나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00}{3B:19}{3B:21}「{20}…{17:8}나 좋아해?」{25}
{2E:11}{39:1}「좋아해!{13}」{00}{17:5}나는 힘껏 외쳤다.{00}「좋아해, 좋아해!…{17:5} 나는{17:2} 나미가{17:1} 정말 좋아!」{00}「고마워, {20}…」{25}
눈물을 글썽이는 나미 너머로 나오미가 보였다.{00}갑옷과{17:2} 미라는{17:3} 손을 맞잡고 울고 있었다.{00}괴어는 기쁜 듯이 커다란 입을 벌렸다.{00}{2E:75}{39:114}나는 녀석에게 지지 않을 만큼 있는 힘껏 큰 소리로 외쳤다.{00}「몇 번이든 말해 주겠어! 나는, 나미를, 사랑해!!」{25}
{36:1,11}스윽 나오미가 일어섰다.{00}「행복해야 해, 나미!」{00}나와 나미에게 그렇게 외쳤다.{00}그러자 그 몸이 빛을 냈다.{00}{2C:133}나오미의 몸은 발광체가 되어 호를 그리며 공중을 달려 미라의 입속으로 들어갔다.{25}
{2E:79}{17:5}그러자 미라가 빛을 냈다{13}.{00}{2C:131}{16}미라의 몸은 발광체가 되어 호를 그리며 공중을 날아 갑옷 속으로 들어갔다.{00}{2E:6}{17:5}그러자 갑옷이 빛을 냈다{13}.{00}{2C:131}{16}갑옷의 몸은 발광체가 되어 호를 그리며 공중을 돌아 괴어 속으로 뛰어들었다.{00}{2E:75}{17:5}이변이 일어났다.{00}{39:114}{17:10}{2C:133}{39:146}{17:5}{3A:127,64}{3A:127,57}{2C:131}괴어의 온몸이 빛을 냈다.{25}
「아앗…동생이!」{00}나미가 외쳤다.{00}「나오키…!」{00}나미의 절규가 길게 이어졌다.{00}괴어는 발광체가 되었다.{00}{2C:133}{3F:1,57}발광체는 떨리며, 네 생명이 하나로 녹아 빛나더니 사방으로 흩어졌다….{00}{40:2,57}「나미, 위험해!」{25}
{39:131}{3B:57}{3B:64}{3E:131}{36:1,11}{2C:145}{40:1,62}{19:1300,0,195,@2C8ED7,@2C8F02,@2C8F21}
#2C8ED7
난 나미의 손을 잡고 뛰쳐나갔다.{1C}{03:@2C8F46}
#2C8F02
난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2ECDD0}
#2C8F21
우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1C}{03:@2C8F46}
#2C8F46
{40:2,30}{3F:8,62}{2C:146}{2E:69}그 불이 부른 건지, 폭발 한계가 온 건지, 지하 보일러실의 이상 진동이 전해져 왔다.{25}
{40:1,57}「보일러가 폭발한다! 손 놓지 마!」{00}나는 달렸다.{00}나미도 달렸다.{3C:20,62}{3C:45,30}{3C:45,57}{2C:148}{27:6}{3E:30}{39:62}{17:30}{2C:150}{17:10}저택은 거대한 불길을 내뿜으며 타올라 무너져 내렸다.{00}우리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00}나미는 울고 있었다.{00}나도{17:3}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25}
저택이 사라져 갔다.{00}나미가 태어난 집,{17:2} 일곱 살까지의 추억이 깃든 집…{17:5} 저주받은 저택….{00}그리고 사랑과{17:3} 슬픔의 집….{16}{25}
{3C:30,1}{39:159}{2C:151}{3C:80,62}{40:2,57}{3E:159}불타 무너진 잿더미의 대지가 흔들리며 보일러 폭발이 일어났다.{00}{3C:100,57}{39:131}{17:10}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00}나미는 내 손을 잡았고, 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25}
{3E:131}{3E:57}{39:8}{2C:152}{0C}{17:27}올려다보니… 숨이 막힐 듯 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13}.{00}{17:15}우리는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17:2}…{17:2}…{17:2}…{17:2}{13}.{00}{17:25}{04:196,1,@2C92AC}{22:196,1}{2C:95}{1D}{16}
#2C92A7
{03:@2C92A7}
#2C92AC
{09}{16}{25}
{19:1796,0,197,@2C92C3,@2C9315,@2C92E8}
#2C92C3
나는 큰맘 먹고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2C9336}
#2C92E8
난 나미에게 그만 돌아가자고 했다.{1C}{03:@2ED276}
#2C9315
난 나미를 빤히 보았다.{1C}{03:@2C9336}
#2C9336
나미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넘쳐흘렀다.{00}
#2C935E
{3B:8}{3B:5}{2C:133}갑자기 스포트라이트가 우리를 비췄다.{00}{39:61}{17:15}박수 소리가 났다.{00}「뭐…뭐야?! 뭐냐고?!」{00}{3C:127,61}{3A:127,57}{38}{32:6,68}대지가 울리고 눈앞의 땅이 솟아올라 커다란 입을 벌렸다{3C:127,57}.{00}나는 펄쩍 뛰어올랐다.{25}
{39:61}{17:3}{39:61}뻥 뚫린 커다란 입 같은 지하 계단에서{00}{17:5}대머리 할아버지를 선두로 갑옷, 미라, 괴어, 나오미가 박수를 치며 올라왔다{3C:127,61}{3C:127,61}.{00}{40:1,7}「여어, 수고했네, 수고했어!」{00}대머리 할아버지는 벗겨진 정수리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냈다.{00}「{21} 군, 자네는 잘 해냈네. 합격일세」{00}「하…{17:5}합격?」{25}
「우리 할아버지는 과학자셔…」{00}「그렇다네, 나는 이래 봬도 아인슈타인 박사라고 불린다네」{00}할아버지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악수를 청했다.{25}「아, 반…{17:3}반갑습니다」{00}{36:1,6}「와하하, 놀랐나?」{00}{36:1,68}갑옷은 투구를 벗고 햇볕에 그을린 아버지의 야성적인 맨얼굴을 드러내며 웃었다.{25}
{36:1,79}「우리가 좀 지나쳤나요?」{00}{36:1,68}미라가 가면을 벗자 아름다운 어머니의 맨얼굴이 드러났다.{00}「아~ 재미있었다. {21} 씨…멋졌어요」{00}나오미가 나미와 꼭 닮은 아름다운 얼굴로 웃었다.{25}
「아하하하…{13}」{00}나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00}{2E:75}{3D:114}{17:10}갑자기 괴어가 울부짖더니 인형 탈을 벗었다.{00}{36:1,68}그 정체는 개그 로봇이었다.{00}{39:82}개그 로봇은 익살꾼이라,{39:109} 여러 가지 소리를 내며 장난을 쳤다.{25}
「이거, 할아버지의 발명품이에요」{00}나오미가 그렇게 말하며 개그 로봇의 목을 뽑았다.{00}「으갸악!」{25}그러자 생글생글 웃는 얼굴의 소년이 나왔다.{00}「앗…」{00}「하하, 또 놀라게 했네요. 저는 동생 나오키예요」{00}모두가 웃으며 나를 보았다.{25}
「뭐, 아무튼 잘됐네. 자네는 훌륭하게 우리 테스트를 통과했으니 말일세」{00}「테{17:3}…테스트?」{00}「그렇다네. 나미의 신랑감으로서의 자격 테스트일세」{00}노박사는 이 없는 입을 벌리며 웃었다.{25}
「미안해」{00}나미가 사과했다.{00}「난 반대했는데…{17:5} 보다시피 우리 가족은 장난을 비정상적으로 좋아해서」{00}이렇게 돈을 들여서 이렇게 대규모 장난을 치다니, 확실히 정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25}
{3C:50,7}{0C}「그래도…{17:5} 난 {20}의 말이 여러 가지로{17:3} 기뻤어{13}」{00}{17:15}나미는 살며시 내 팔을 잡았다{13}.{00}{39:8}{17:15}눈물이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13}.{00}{17:15}{39:61}{17:2}{39:61}모두가 우리를 축복해 주었다{13}.{00}{3C:100,61}{3C:100,61}{17:25}{04:198,1,@2C9B6C}{22:198,1}{17:25}{2C:95}{1D}{16}
#2C9B67
{03:@2C9B67}
#2C9B6C
{09}{16}{25}
난 이 순간,{00}{1A:771,0,199,@2C9B90,@2C9BBB}
#2C9B90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13}.{1C}{17:50}{2C:96}{1D}{16}
#2C9BB6
{03:@2C9BB6}
#2C9BBB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1C}{03:@2C9BDE}
#2C9BDE
{3C:50,7}{3C:50,8}{40:8,86}{17:10}{39:19}{39:21}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불길한 바람이 불었다.{00}누군가 오고 있었다.{00}뒤돌아본 나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00}그것은{17:5}{39:15} 진짜 프랑켄슈타인이었다.{00}이…{17:3}이 녀석은 첫 등장이다.{25}
{3C:70,19}{3C:70,21}「여어, 사무장. 하하, 무슨 일인가?」{00}노박사가 물었다.{00}「프랑켄은 우리 집 사무장이야{13}」{00}{17:5}나미가 내 귀에 속삭였다.{00}「사무장?!」{25}
프랑켄슈타인 사무장은 무슨 서류를 들고 있었다.{00}가족들에게도 그것을 보여 주며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었다.{00}모두의 시선이 이따금 나를 향했다.{00}「음…{17:5} 그렇군…{17:5} 채점법이…{17:5} 구식으로…」{00}띄엄띄엄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00}불길한 예감이 적중할 것 같았다.{25}
「곤란하게 된 것 같아」{00}나미가 내 손을 꼭 잡았다.{00}「여어, 미안하네, 미안해」{00}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노박사가 돌아보았다.{00}「사무장 말로는 이쪽에 착오가 있어서 말이야…{16} 자네 테스트를 구식 채점법으로 해 버렸다지 뭔가」{00}「하아…{17:5} 그래서요?」{25}
내 목소리에는 전혀 힘이 없었다.{00}「음. 그래서 다시 채점해 봤더니,{00}69점. …미안하지만 아슬아슬하게 합격점에 못 미친다네」{00}아인슈타인 박사와 나미의 가족은 일제히 안됐다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25}
「그래서,{16} 자네에게 추가 시험을 치르게 해야겠네」{00}「추{17:3}…추가 시험?!」{00}내가 그리마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설마 이런 곳에서.{00}「그, 그럼 어…어떤 식으로요?」{25}
「아아, 음. 그렇지. 자네가 나미와 함께 차를 타고 여기 오는 장면부터 시작해 볼까. …괜찮겠지?」{00}아인슈타인 박사가 나무 사이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자,{00}{16}{39:4}{39:57}{2C:135}대지가 흔들리며 낯익은 건물이 땅속에서 천천히 솟아올랐다…{13}.{00}{3F:1,57}{36:3,3}{3C:20,57}{17:30}{2C:138}{17:20}{2C:96}{1D}{16}
#2CA1B8
{03:@2CA1B8}
#2CA1BD
{03:@2CA1BD}
#2CA1C2
{3C:50,0}{39:39}앞길을 바람처럼 무언가가 가로질렀다.{00}「아앗, 돼지…!」{00}「하마…!」{00}둘 다 공중에 둥실둥실 떠 있었다.{00}뒤이어 커다란 물고기도 지나간 것 같았다….{00}「뭐, 뭐야?!」{00}「방금 그거, 뭐야?!」{25}
{3F:5,39}{2C:140}설명할 수 없었다.{00}…묘한 침묵이 흘렀다.{00}「어라?!」{00}우리는 그제야 알아차렸다.{00}「차가 어느새{17:5} 멈춰 있어?!」{00}「정말이네…?!」{25}
생각해 보면 얼빠진 이야기였다.{00}돼지…하마 소동에{17:2}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었다.{00}우리는 차에서 내렸다.{25}{39:41}{39:147}{36:1,89}{2C:118}눈앞에는 우뚝 솟은 삼나무 거목이 있었다.{00}「아…이번엔 코뿔소?!」{00}삼나무 꼭대기에 코뿔소 여러 마리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우리 눈이 어떻게 된 모양이었다.{25}
나는 그만 말해 버렸다.{00}{1A:325,0,200,@2CA523,@2CA5AB,@2CA55A,@2CA4AC}
#2CA4AC
「나, 나미가 마리야 너무 좋삼나무」{1C}나는 나미와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차 안으로 들어갔다.{25}
{03:@32EC8F}
#2CA523
{03:@2A8E95}「마리 안 나올 정도로 사이키델릭하삼나무…」{1C}
#2CA55A
{03:@20A5F7}「마니 지나침은 미치쥐 못함과 같다…아, 쥐가 아니지. 미안하삼나무」{1C}
#2CA5AB
{03:@2EE829}「너무나 마리야 걱정되삼나무…」{1C}
#2CA5D4
{39:86}「앗」{00}「왜 그래?」{00}「제, 제절초가…!」{00}나미는 내가 가리키는 쪽을 보았다.{00}{36:1,36}「와아, 정말이네…{17:3} 제절초가 저렇게나 많이…」{25}
「아니, 그게 아니야. 바, 방금 저기서 제절초 귀신이 춤을 췄어」{00}「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13}.{17:5} 바람에 흔들린 거겠지」{00}「아니야. …{17:3}이만큼 커다란 제절초 덩어리가」{00}「아하하하…」{25}
나미는 웃었지만, 나는 정말로 봤다.{00}제절초가 한 덩어리로 뭉쳐 일어서서 흔들흔들, 정말로 훌라 춤을 추고 있는 것을.{00}「비…결국 심해졌네」{00}나미는 처음부터 전혀 믿지 않았다.{00}나도 눈의 착각이었다고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25}
「어두워지기도 했고, 어딘가 비를 피할 곳을 찾는 게 좋겠어」{25}
{39:147}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실 나는,{00}{1A:837,4,201,@2CA8AA,@2CA8D3,@2CA93C,@2CA979}
#2CA8AA
비를 맞으며 수행할 생각이었다.{1C}{03:@2CA9BE}
#2CA8D3
비를 맞으면 버섯 인간이 되는 것이다.{1C}나는 변신 포즈를 취해 봤지만 나미에게는 먹히지 않았다.{00}{03:@2A9367}
#2CA93C
비를 맞아도 절대 기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1C}{03:@2685FD}
#2CA979
비를 맞으며 걷는 나미가 촉촉한 콩과자 같다고 생각했다.{1C}{03:@32F4EE}
#2CA9BE
{39:147}우리는 빗속을 걷기 시작했다.{00}
#2CA9E0
그때 땅거미 속에서 무언가가 확 붉게 빛났다.{00}「아…」{00}「여우불인가…?!」{00}「아니야. 불이야!」{00}나미가 외쳤다.{00}「저기 봐! …큰 저택이 불타고 있어」{27:3}{3B:41}{39:4}{17:27}{30:6,5}{17:50}눈앞의 숲이 마치 커튼을 걷듯이 열리며{17:3} 오래된 저택이 나타났다.{00}물론 불 같은 건 나지 않았고, 연기조차 오르지 않았다.{00}「아아…{16} 저택이 불타…!」{00}「무슨 소리야, 나미?」{25}
「불이야! …그렇게 될 거야. 저기서 많은 사람이 죽어!」{00}「나미…!」{00}「{20}도야! {20}하고 내가 불길에 휩싸여 죽는 게 보여!」{00}이것은 나미의 예지 능력일까.{25}
나미는 멈춰 섰다.{00}「나, 가고 싶지 않아」{25}
나는 어떻게 할지 생각했지만,{00}{1A:837,0,202,@2CAC88,@2CACCD,@2CAD20,@2CAD4D}
#2CAC88
「불타고 있는 건 내 하트야!」 나는 가슴을 풀어 헤쳐 보였다.{1C}{03:@2CAD9E}
#2CACCD
「화재와 싸움은 에도의 꽃!」 나는 오에도 808정의 하늘을 날았다.{1C}{03:@2A95F5}
#2CAD20
「파이어맨!」 나는 외치며 달렸다.{1C}{03:@31860D}
#2CAD4D
「아,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1C}{03:@32F7EA}
#2CAD9E
{39:28}{17:5}불탄 것은{17:5} 뒤에 있던 내 차였다.{00}「꺄, 어째서?! 뭐 불에 타는 거라도 실었어?」{00}「응, 있었지. 바닥난 예금 통장」{00}「뭐?」{00}「살림이 불타는 차, 화차야. …아하하」{00}「바보」{25}
{3F:2,28}불타는 내 차, 화차가 덮쳐 왔다.{00}「으악! …으악, 으악, 으악!」{00}우리는{17:3} 화차에 쫓겨 이리저리 도망쳤다.{00}{3C:80,28}{25}
큰일이다.{00}{1A:837,4,203,@2CAF06,@2CAF75,@2CAFEC,@2CB04D}
#2CAF06
저놈한테 붙잡히면 가난해진다.{1C}뒤돌아보니 내 화차는 구덩이에 빠져 연기를 뿜고 있었다.{25}
{03:@2CB08A}
#2CAF75
이제 화차와 경주하는 수밖에 없다.{1C}뒤돌아보니 내 화차는 대문 기둥에 부딪쳐 대파되어 있었다.{00}{03:@2A99C3}
#2CAFEC
대문 뒤에 숨어 보험을 생각했다.{1C}기세가 넘친 화차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00}{03:@28A0B6}
#2CB04D
이럴 줄 알았으면 나미와 차 안에서 불타오를 걸 그랬다.{1C}{03:@32F963}
#2CB08A
{36:1,36}{3C:20,4}{3A:80,41}{39:87}우리는 어느새 대문을 올려다보는 곳에 와 있었다.{00}
#2CB0D4
철 대문에는 지옥의 모습을 새긴 부조가 있었다.{00}「지옥문인가. …우리, 지옥에 발을 들여 버린 셈이네」{00}「무서운 소리 하지 마」{25}
저택의 정원은 눈 닿는 데까지 풀이 무성했다.{00}{39:87}「저기, 이거 전부 제절초야!」{00}「정말이네…!」{00}「마치 밭 같아…{16} 누가 기르고 있는 걸까」{00}「제절초 저택{17:3}…인가」{25}
{39:86}「앗」{00}「응?」{00}「뭔가가…!」{00}제절초 속에 뭔가가 있었다.{00}「뭐?」{00}「물고기!」{00}반짝, 은빛 비늘의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00}{25}
나는 간신히 공포를 얼버무렸다.{00}「…농담이 심하네, 정말」{00}「저기, 방금 그 물고기…{17:5} 사람만 한 크기 아니었어?」{00}{39:87}나는 왠지 돌아가고 싶어졌다.{00}「저기…{17:5} 어떻게 할래?」{25}
{1A:325,4,204,@2CB414,@2CB455,@2CB388,@2CB3AF}
#2CB388
「생포해서 학회에 보고하자!」{1C}{03:@268DA4}
#2CB3AF
「널 복어 사랑에 빠졌다랑어라 말하고…싶돔」{1C}그리고 우리는 저택의 현관으로 향했다.{00}{03:@32FF5E}
#2CB414
「먹어야지! …삶아도 좋고, 구워도 좋고, 말려도 좋고」{1C}{03:@2A9C47}
#2CB455
「낚시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1C}{03:@2EF7F7}
#2CB47C
「속담에 이르기를, 밀어서 안 되면 당겨 봐라」{00}
#2CB4B2
{39:105}{3B:4}{34:1}「아앗?!」{00}놀랍게도, 그토록 꿈쩍도 하지 않던 무거운 문이 옆으로 당겨 보니 정말로 드르륵 열렸다.{00}「하하, 여기 주인은 농담을 좀 아는군」{25}
{3B:41}{39:29}{36:1,66}우리는 아주 조금 조심스러워하며 안으로 들어갔다.{00}저택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00}「아무도 없는 걸까?」{00}「이렇게 엄청나게 큰 저택이야. 아무도 없을 리는 없지」{00}「응」{00}「이쪽이야」{25}
우리는 조금 염치를 잊고 안으로 나아갔다.{00}「와아…!」{00}안은 훌륭하게 꾸며져 있었다.{25}
나는 나도 모르게,{00}{1A:837,0,205,@2CB6CA,@2CB705,@2CB73E,@2CB787}
#2CB6CA
「고저스…!{13}」{00}{17:5}나미와 둘이서 눈을 크게 떴다.{1C}{03:@2CB7C8}
#2CB705
「어서 오이소{13}」{17:5} 나미에게 손짓을 했다.{1C}{03:@2AA3E2}
#2CB73E
「미스터리어스…{13}」{17:5} 나미와 둘이서 조사해 보고 싶어졌다.{1C}{03:@20D98C}
#2CB787
「나미는 비너스…!{13}」{00}{17:5}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3386D8}
#2CB7C8
{36:1,67}그곳은 천장이 높이 트인 홀이었다.{00}천장에는 커다란 샹들리에, 정면에는 무엇을 기르는지 거대한 수조에 탁하게 흐린 물이 가득 차 있었다.{25}
{36:1,60}「뭐야, 저 수조?」{00}「수영장 대신 쓰는 거 아닐까?」{00}나미가 가벼운 농담을 했다.{00}설마 그렇게까지 클 리는 없었다.{25}
수조 양옆에는 2층으로 가는 계단.{00}{36:1,6}왼쪽 계단 아래에는 커다란 도끼를 든 서양 갑옷, 오른쪽 계단 아래에는 사람 키만 한 커다란 괘종시계가 놓여 있었고, 커다란 추가 느릿느릿 시간을 새기고 있었다.{00}「한 번 더 소리쳐 볼까?」{00}「응, 큰 소리로 부르면 들릴 거야」{25}
{45:123}{46:123}{19:837,4,206,@2CBA1E,@2CBA79,@2CBAEC,@2CBB69}
#2CBA1E
「신문 구독하지 않으시겠어요!」{1C}그 순간 나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고 말았다.{00}{03:@2CBBC6}
#2CBA79
「회람판입니다!」{1C}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39:123}{2E:60}그 순간 나는 무언가가 헤엄치는 소리를 들었다.{00}{03:@2AA985}
#2CBAEC
「물 한 잔 주세요…」{1C}가냘픈 목소리로 말해 봤지만 역시 대답이 없어서 안쪽까지 살펴보러 갔다.{25}
{03:@28A4A5}
#2CBB69
「사모님, 좀 재워 주실 수 있나요!」{1C}대답이 없어서 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00}{03:@338987}
#2CBBC6
{2E:6}{17:5}「앗…」{00}「보, 봤어? 나미도!」{00}나미는 겁에 질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25}
「갑옷이…{17:5} 우, 움직였지?」{00}「으, 응」{00}「움직였어. …저 갑옷, 여자야」{00}「어, 어째서?」{25}
「그야 몸짓이 여자 같았는걸. …게다가」{00}「게다가?」{00}「갑옷 속에서 여자 눈이 내다봤어」{00}「거, 거짓말이지?」{00}「…확인해 봐」{25}
이럴 때 여자는 얼마나 잔인한가.{00}남자에게{17:3} 두려움이나{17:2} 겁을 보일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이다.{00}「좋아」{00}나는 단호하게 말했다.{00}「확인하자,{17:3} 둘이서!」{25}
우리는 살금살금 갑옷에 다가갔다.{00}「어때?」{00}나는 갑옷의 투구 안을 들여다보았다.{00}「누가 있어」{00}「거짓말!」{00}「응, 거짓말」{00}「바보…」{25}
나미가 나를 때렸다.{00}데헤헤.{00}이렇게 티격태격 장난치는 건 좋다.{00}{39:123}「꺄, 뭐야!」{00}「수조에서…물이 튀었어」{25}
{2E:60}{17:5}하지만 돌아보니 수조의 고인 물은 고요한 그대로였다.{00}수조 뒤쪽도 들여다봤지만 먹이를 주는 사다리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00}「아하하…」{00}「무슨 농담이라도{17:5} 나와?」{00}「…{17:2}안 나와」{25}
{39:93}{2E:66}{17:5}「뭐, 뭐야?!」{00}「2층이야…」{00}나미는 오히려 안심한 것 같았다.{00}「다행이다…. 집에 사람이 있잖아. 가 보자」{00}「…」{00}내 다리는 얼어붙은 채였다.{25}
「{20}, 안 가?」{00}{39:93}{17:5}「그…그래, 가자. 말없이 들어와서 쉬고 있으면 곤란하니까」{25}
{03:@2AADB5}
#2CC0C7
{3B:29}{36:1,69}계단을 오르자 안쪽으로 뻗은 복도가 있었다.{00}좌우에 문이 몇 개 있었지만 모두 굳게 닫혀 있었다.{00}막다른 곳의 방문에서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25}
{36:1,29}「거봐. 역시 누가 있잖아」{00}나미의 목소리가 밝아졌다.{00}{3D:97}「안녕하세요!」{00}{39:100}{37:1,34}나미는 문틈으로 몸을 비집어 넣었다.{00}{3D:136}단두대 칼날이 떨어지고 피가 튀었다.{00}{39:15}나미의 상반신이 잘려 나가 굴렀다.{00}「으아악!!{17:3} 나미!!」{00}나는 울부짖었다.{25}
「뭐야, 왜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소리를 내는 거야?」{00}작은 소리로 꾸짖는 듯한 나미의 목소리였다.{00}「잠깐 안을 들여다본 것뿐이잖아」{00}몸은 멀쩡히 붙어 있었다.{00}「나, 나미…?!」{00}나는 정말로 와락 껴안고 싶은 심정이었다.{00}{25}
지금 그건 도대체 뭐였을까?{00}이 저택에는 사람에게 환각을 보여 주는 마력이라도 있는 걸까.{00}「저기, 들어가 보자」{00}나미에게 손을 이끌려{17:3} 나도 안으로 들어갔다.{00}{25}
{36:1,23}어두{39:22}웠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00}안쪽의 작은 불빛은 전기스탠드였다.{00}불빛 아래에 천을 덮은 작은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낡은 책이 놓여 있었다.{00}「일기장 같아…」{00}「응, 어두침침해서 잘 모르겠지만」{00}{25}
「아무도 없는 것 같네…」{00}「응, 더블 침대만 있어」{00}나는 달빛에 떠오른{17:3} 커다란 침대를 보면서 말했다.{00}{3B:22}{39:16}「달빛?!」{00}{39:19}내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25}
「그래! …비가 오고 있는데?!」{00}분명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00}그렇다면 이 비쳐 드는 빛은 뭐지?{00}실내가 갑자기 어두워졌다.{27:1}「무서워!」{00}나미의 목소리가 엉뚱한 곳에서 들렸다.{00}「어디야, 나미?」{00}「꺄악」{00}나미가 비명을 질렀다.{00}「방금 그거, {20} 아니었어?!」{00}「뭐, 뭐라고! 누, 누가 껴안은 거야?!」{25}
「누구야! …저기, 방금 그거 누구야!」{00}그건 내가 묻고 싶었다.{00}내 몸속을 질투와 공포가 내달렸다.{00}「나가자!」{00}나는 고함쳤다.{25}
{45:12}{46:12}그리고 나는 생각했다.{00}{1A:772,0,207,@2CC7C6,@2CC81C,@2CC7E9}
#2CC7C6
다음엔 내가 껴안아 주겠다.{1C}{03:@2CC85B}
#2CC7E9
다음에 만나면 바람총으로 혼내 주겠다.{1C}{03:@319101}
#2CC81C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수수께끼.{1C}{03:@2AB7CB}
#2CC85B
{3B:19}{3B:22}{3B:23}{2C:133}{39:12}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00}아무도 없는데 말이다.{00}「무…무슨 장치야?」{00}「스트립 쇼라도 시작되나 보지」{00}그러자 스포트라이트가 수상하게 움직였다.{25}
{32:3,49}{39:35}{17:5}그 빛의 고리 안으로 휠체어가 나왔다{3F:5,35}.{00}휠체어에는 누군가 앉아 있었다.{00}{2B}{3B:12}{39:15}{2F:87}{3E:15}{2A}그것은 백발의 미라였다.{00}{39:19}나도 나미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00}{39:35}{17:5}그러자 미라가 휠체어째 이쪽으로 돌아섰다{3F:5,35}.{00}「우와아!!」{00}{39:143}나는 벌렁 나자빠졌다.{25}
{19:837,0,208,@2CCA82,@2CCA4D,@2CCAB9,@2CCAEE}
#2CCA4D
미라의 스트립 쇼 따위 보고 싶지 않았다.{1C}{03:@2ABBCD}
#2CCA82
저건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했다고 생각했다.{1C}{03:@2CCB3D}
#2CCAB9
옷이 더러워질 것 같아서 바로 일어났다.{1C}{03:@2F8F81}
#2CCAEE
절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나미의 치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1C}{03:@33A0C2}
#2CCB3D
{39:104}{36:1,69}우리는 허둥지둥 도망쳤다.{00}{3B:19}{41:60,0,82}「아…」{00}「응?」{00}「고양이」{00}우리는 멈춰 서서 귀를 기울였다.{25}
{41:60,0,155}「정말이네…」{00}{39:73}{17:10}하지만 고양이 울음소리와 그 발소리가 함께 들렸다.{00}「별로{3C:25,73} 만나고 싶지 않은 고양이 같은데」{00}우리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00}{39:42}{36:1,14}{40:5,42}「앗!」{00}「고양이!」{25}
계단 중간에 마네키네코가 놓여 있었다.{00}「마네키네코…」{00}「아까까지는 없었는데…」{00}「어서 오라는 농담이겠지」{00}{39:85}나는 그것을 깨부숴 버렸다.{00}「왜 깨는 거야?」{00}「저금통인가 싶어서」{00}물론 기대했던 푼돈은 들어 있지 않았다.{00}{25}
{39:29}{36:1,67}「처음으로 돌아와 버렸네」{00}「그래도 누군가 있기는 하지…?」{00}「그야 있지. 아니면 갑옷이 사라지거나, 미라가 웃거나,{17:3} 고양이 저금통이 텅 비어 있거나 하지 않겠지」{00}「뭐…? 방금 그 미라, 웃었어?」{00}「내 희망 사항을 말해 본 것뿐이야」{25}
「그래도 경찰에는 신고해야겠지」{00}가정교육을 잘 받은 나미는 상식적인 말을 했다.{00}「미라 시체를 저렇게 놔두면{17:2} 안 되는 거야」{00}{39:144}{38}그때 마치 저택이 화를 낸 것처럼 전기가 나갔다.{00}「아…」{00}「정전…!」{25}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00}{41:127,130,73}{17:10}{41:120,0,82}{3A:50,19}「요괴 고양이일까」{00}「이상할 때 이상한 소리 하지 마!」{00}{41:127,120,73}{17:10}「그럼 고무 샌들을 신은 고양이인가…」{00}「그런데 저쪽이랑 이쪽에서 들려!」{00}「그럼 고무 샌들을 안 신은 고양이랑, 고양이를 안 신은 고무 샌들이다」{25}
{3B:73}{3B:73}{3B:19}두 소리가 동시에 사라졌다.{00}{39:83}「우와아!!」{00}나는 나미에게 매달렸다.{25}
{39:29}왜냐하면,{00}{1A:837,4,209,@2CD204,@2CD149,@2CD18C,@2CD1C5}
#2CD149
나는 어스름은 좋아하지만, 캄캄한 어둠은 무섭다.{1C}{03:@2AC0C0}
#2CD18C
나는 내 의문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1C}{3B:29}{03:@26A807}
#2CD1C5
이러면 자연스럽게 마구 만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1C}{03:@33A5F3}
#2CD204
나는 옛날부터 괘종시계가 무섭다.{1C}
#2CD22A
{3C:30,23}{3C:30,19}한동안 손으로 더듬으며 어둠 속을 걸었다.{00}{41:100,0,82}「저기!」{00}어둠 속에서 나미가 불렀다.{00}「이리 와 봐. …뭔가가 닿아」{00}「알았어. 어디야?」{00}나는 목소리에 의지해 나미에게 다가갔다.{25}
뺨에 차가운 것이 철썩 달라붙듯 닿았다.{00}「그렇지?」{00}「응」{00}「뭔가가 공중을 헤엄치고 있는 것 같아」{00}「물고기다」{00}「물고기?!」{25}
「응, 물고기가 공중을 헤엄치고 있어」{00}어둠 속에서 나는 일부러 밝게 말했다.{00}「잡아서 회로 먹자!」{00}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00}물고기 뒤를 따라{17:2} 지나간 것은 여자였다.{00}분명히…알몸의 여자{3B:29}{17:3}였다.{25}
{2E:67}{17:2}{38}{17:2}{2E:67}전기가 들어왔다.{00}「{20}…」{00}「으흠」{00}나는 익살을 떨었다.{25}
그때 나는,{00}{1A:325,2,210,@2CD568,@2CD4E0,@2CD58D,@2CD53F}
#2CD4E0
「꿀피부녀 먹으면 질투가 무서워」{1C}그 순간 또 변덕스럽게 정전이 되었다.{00}{03:@26AC83}
#2CD53F
「역시 나미의 달콤한 입술」{1C}{03:@33A8E8}
#2CD568
「놓친 물고기가 더 크지」{1C}{03:@2AC1C2}
#2CD58D
「먹어 봤자 신 포도야」{1C}{03:@2F95D3}
#2CD5AE
{2F:33}현관까지 온 우리는, {16}그 무거운 문을 힘껏 잡아당겨 열었다.{00}{3C:40,19}{3C:40,29}{3C:40,3}{39:100}{38}{39:41}{2C:118}「우왓!」{00}{3B:41}{39:104}{2F:33}하지만 나는 곧바로 문을 닫았다.{00}
#2CD652
「무슨 일이야!」{25}
{36:1,67}「누, 눈알…」{00}「뭐?」{00}「밖에, 커다란{17:3}{39:16} 눈알이 있었어…」{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저 정도면 입은 더 크겠지. 먹히면 죽어. …아무튼{17:3} 아침이 될 때까진 안에 있자」{25}
「그래」{00}나미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00}「좋아. 침대를 찾자!」{25}
{45:7}{46:7}나는 희망에 차서 생각했다.{00}{1A:837,4,211,@2CD7AA,@2CD7ED,@2CD81E,@2CD83F}
#2CD7AA
나는 옛날부터 무서운 일이 있으면 곧장 잠들어 버리는 주의다.{1C}{03:@2CD862}
#2CD7ED
이제부터다{13}. 무지 무섭지만 이제부터다.{1C}{03:@2AD08F}
#2CD81E
자기 전에 이를 닦자.{1C}{03:@28B24B}
#2CD83F
우리 딱 달라붙어서 자자.{1C}{03:@33B66B}
#2CD862
{36:1,69}하지만 어쨌든 내부를 다시 잘 조사해 둘 필요가 있다.{00}{36:1,29}「여긴 뭐지?」{00}나는 수상쩍은 문을 발견했다.{00}「조심해, {20}…」{00}{39:100}{34:1}「뭐야. 안은 깜깜하네」{25}
{2E:84}{39:19}{39:20}「왁!… 요괴 고양이다!」{00}{39:68}{17:5}{39:33}{39:35}{17:5}「꺄아, {20}!」{00}「뭐, 뭐, 뭐야 이건…!」{00}나미는 갑자기 침착해지더니, 더듬어 찾아낸 스위치를 켰다.{00}{39:144}{2F:19}{3B:19}{3B:20}{17:10}불이 켜졌다.{00}우리는 어이가 없었다.{25}
그곳은 잡동사니 방이었다.{00}정면에는 요괴 고양이 모형, 좌우 선반에는 묘한 모양의 양철 상자가 있었는데, 그것들이 꼬마전구를 깜빡이며 갖가지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00}「뭐야. 이거, 깜짝 장난감 방이야?」{00}「맞아, 분명 문을 열면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치일 거야」{25}
나미가 시험 삼아 문을 닫아 보았다.{00}{39:104}{3B:68}{3B:33}{3B:35}「그렇군…{17:5} 훌륭하신 유머 정신이야」{00}「그래도 다행이잖아. 이걸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전부 장난이었다는 걸 알았어」{00}우리는 웃으며 복도로 나왔다.{25}
{39:101}{36:1,69}「물론 그 미라도 가짜였다는 거겠지」{00}나미는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있다.{00}「그건 그렇다 쳐도 장난이 심한 집주인이야」{00}「우리를 이렇게 겁줘 놓고, 그 사람 어디서 보고 있는 걸까?」{00}찾아보았지만 비디오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25}
「어이, 나와!」{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41:127,120,72}{17:10}「아」{00}{41:127,130,71}{17:10}{39:19}휠체어 소리와 갑옷 소리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서 들려왔다.{25}
「저기! 역시 장난감이 아니야!」{00}「하하, 스테레오 방송이란 건가」{00}{39:73}{17:10}「이번엔 위…」{00}「이거 좋네, 서라운드야」{00}「{20}, 떨고 있잖아」{25}
{41:150,0,146}{3B:73}{3B:71}{3B:72}{19:837,0,212,@2CDE34,@2CDE71,@2CDEAE,@2CDEE1}
#2CDE34
기운 낼 겸 한잔 걸치고 싶은 참이다.{1C}{03:@2CDF1E}
#2CDE71
안주로는 마른오징어와 감씨 과자라도 있었으면 싶다.{1C}{03:@2AD5C8}
#2CDEAE
그보다 블루치즈라도 찾으러 가자.{1C}{3B:19}{03:@21842A}
#2CDEE1
{36:1,14}모처럼이니 조용한 방에서 오붓하게 지내자.{1C}{03:@33BA74}
#2CDF1E
「이쪽이야」{00}{3B:19}{3B:23}{3B:29}{39:100}{36:1,11}나는 식당 안쪽에서{17:3} 산장풍의 홈 바를 발견했다.{00}「어머, 로맨틱해…!」{00}「마시자, 마시자, 마시자!」{00}나는 언제든 술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성격인 모양이다.{25}
「피곤할 때는 이게 최고지」{00}재작년 여름 아르바이트가 도움이 되었다.{00}「자, 받으시죠, 마드모아젤!」{00}「어머, 왠지 어른스러운 분위기…」{00}나미가 좋은 말을 했다.{00}「그래도 괜찮을까? 허락도 없이 모르는 사람 집에서」{00}…나미가{17:3} 재미없는 말을 했다.{25}
「괜찮아. 이 정도론 모자랄 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17:3} 스테이크 3인분 이상은 험한 꼴을 당했다고」{00}「그것도 그렇네」{00}나미는 순순히 동의했다.{00}「우린 마실 자격이 있어!{13}」{00}{17:3}…그래서 나미가 좋은 거다.{25}
「건배!」{00}「건배!」{00}나는{17:2} 나미의 입가를 바라보며 기다렸다.{00}「…{17:1}안 마시는 게 좋을 것 같아」{00}「응?… 어, 어째서?」{25}
나미는 입도 대지 않고, 말없이 내 칵테일을 바닥에 쏟았다.{00}{39:134}산 냄새가 나며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00}{39:16}「황산이다…!」{25}
{45:74}{46:74}순간적으로 나는,{00}{1A:837,0,213,@2CE3F7,@2CE34A,@2CE385,@2CE3B8}
#2CE34A
「더는 못 참아!{13}」 하고 길길이 화를 냈다.{1C}{03:@2AD92D}
#2CE385
「나무아미타불!{13}」 소름이 끼쳐 염불을 외웠다.{1C}{03:@2FAD7C}
#2CE3B8
「나미 씨{13}」 무서워서 나미에게 매달리려 했다.{1C}{3B:19}{03:@33BF2B}
#2CE3F7
「하하, 항복, 항복{13}」{17:3} 하고 얼버무렸다.{1C}
#2CE427
나미가 거기서 묘한 것을 발견했다.{00}{3B:19}{3B:23}바닥에 가위가 꽂혀 있다.{00}「누가?… 무엇 때문에!?」{00}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일까, 아니면…?{25}
「저기, 전화가 있어!」{00}나미가 외쳤다.{00}{36:1,46}전화는 테이블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00}{3D:116}나미가 수화기를 들어 귀에 댄다.{00}「연결돼?」{00}나미는 복잡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00}「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00}내가 대신 받았다.{25}
늘 듣던 그 기계 음성이 말하고 있다.{00}「삐, 그 전화는 현재{17:3} 사용되지 않습니다. 삐」{00}「봤지?… 이상하잖아. 전화국 안내 메시지라면 “이 전화”라고 하지… “그 전화”라니. 마치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25}
나는 전화선을 집어 들었다.{00}「꺄, 끊어져 있어!」{00}아까 그 가위는 이걸 자른 것이었다.{00}나는 급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00}{39:117}{17:4}{39:19}「저기, 어떻게 된 거야? 끊어졌는데 소리가 들렸다니!」{00}{39:74}{17:10}그 전화가 울렸다.{25}
「{20}…!」{00}「나, 난 안 받아!」{00}{25}
{45:116}{46:116}나는 그 전화를 노려보며 생각했다.{00}{1A:837,0,214,@2CE878,@2CE7E7,@2CE822,@2CE84F}
#2CE7E7
텔레폰도 전혀 안 받아.{1C}나미의 시선이 차갑다.{00}{03:@2ADE8C}
#2CE822
마치 성질 고약한 중년 여자 같다.{1C}{03:@31A7EC}
#2CE84F
이 전화는 묘하게 요염하다.{1C}{03:@33C442}
#2CE878
전화는 전혀 안 받아.{1C}하지만 사람이란 너무 무서우면 의지가 약해진다.{00}
#2CE8C8
{3B:74}{39:116}나는 수화기를 들었다.{00}「여보세요!?」{00}남자 목소리가 바로 대답했다{13}.{00}{3B:19}{3B:20}「네, 여기는 112번입니다」{00}「젠장, 장난치지 마!」{00}나는 화가 나서 수화기를 내동댕이쳤다.{25}
{3D:117}{39:74}{17:20}{3B:74}{3D:116}「여보세요…{13}」{00}이번엔 나미가 받았다.{00}귀를 기울이니{17:5} 여자 목소리다.{00}「여기는 114번, 번호 안내의 {21}입니다」{00}{39:117}나미는 놀라서 전화를 끊었다.{25}
{39:74}{17:20}{3B:74}{3D:116}「여보세요!{13}」{00}내가 받는다.{00}「삐, 삐, 삐, 삐이!{17:3} 지금 시각 3시 33분 33초입니다{13}.{17:3} 삐, 삐…」{00}{3D:117}{39:74}{17:20}{3B:74}{3D:116}「여보세요!{13}」{00}「…동북동풍, 흐림, 곳에 따라 지진, 천둥, 화재, 아버지가 있겠습니다」{25}
{39:117}「어떻게 된 거야…!?」{00}「{20}{17:5}… 이 전화, 연결도 안 돼 있잖아…!」{00}나미는 울먹이며 끊어진 전화선을 보여 주었다.{00}{39:74}{17:20}나는 수화기로 전화기 본체를 후려갈기고 내던졌다.{00}{3B:74}{39:160}{39:117}{17:10}그제야 더는 울리지 않았다.{25}
{39:110}{17:5}커다란 소리가 났다.{00}「꺄악!」{00}나미가 펄쩍 뛰었다.{00}「2층이다」{00}「나 이제 화났어! 가서 혼내 줄 거야!」{00}나미는 언젠가 오토바이 교통경찰과 싸웠을 때의 기세로{17:3} 계단으로 향했다.{00}「혼자 가면 안 돼, 나미!」{3C:20,29}{25}
{36:1,14}나는 나미를 쫓아가면서 생각했다.{00}{1A:837,0,215,@2CED74,@2CED9D,@2CEDCA,@2CEDF7}
#2CED74
방금 그건 분명 2층에서 건 내선 전화다.{1C}{03:@2CEE28}
#2CED9D
이 집 주인이 얻어맞으면 곤란하다.{1C}{03:@2AE21D}
#2CEDCA
그때 그 교통경찰은 어떻게 지내려나.{1C}{03:@2FB649}
#2CEDF7
화내기 전에 키스해 둘 걸 그랬다.{1C}{03:@33C761}
#2CEE28
{36:1,69}2층에 가 보니, 왼쪽 세 번째 문이 열려 있다.{00}「저기야」{00}우리는 그 방으로 들어갔다.{00}{39:100}{37:1,34}「아…」{25}
{36:1,40}벽 가득 커다란 제절초가 비춰지고 있었다.{00}「이거, 옛날 환등기다…」{00}「흐음…{17:5} 이런 낡은 기계가 아직 있었구나」{00}「누군지 몰라도{17:3} 공들인 짓을 하는군」{00}「{20}!」{00}그때 나미가 숨을 삼켰다.{25}
반대편 벽에 피로 쓴 글씨로{00}{16} 『복수』{00}라고 쓰여 있었다.{00}「그래…!」{00}나는 떠올렸다.{00}「제절초의 꽃말이 복수였어…!」{39:20}{25}
「누가…{17:5} 누구에게 복수한다는 거야?…」{00}{41:70,0,126}「꺄, {20}!」{00}갑자기 어디선가 여자 웃음소리가 들렸다.{00}「이쪽에서 들렸어!」{00}우리는 복도로 뛰쳐나갔다.{25}
{3B:20}{3B:19}{39:101}{36:1,69}「저기, 수상한 방은 어느 거야!?」{00}나는 나미에게 대답했다.{00}{1A:325,4,216,@2CF132,@2CF167,@2CF1F5,@2CF1D2}
#2CF132
「수상한 방은 저 수상해 보이는 방이야」{1C}{03:@2AE63A}
#2CF167
「수상한 방은 저 수상해 보이지 않는 방이야」{1C}그렇게 말하고 나는 차례차례 문을 열어 갔다.{00}{03:@2AE63A}
#2CF1D2
「저 야해 보이는 방」{1C}{03:@33CCDC}
#2CF1F5
「수상하지 않다고 할 수 없지도 않은 방을 뺀 안 수상한 방{13}」{1C}무서워서 그렇게 말해 두었다.{00}{03:@26CDFE}
#2CF27A
{39:100}{36:1,10}우리는 식당에서 냉장고를 발견하고, 순식간에 속을 텅 비웠다.{00}「아아, 맛있었어…」{00}「응. 이제 차가운 맥주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00}「그런 건 없네. 어쩌면 금주법 시대에 지어진 저택인가 봐」{25}
「그럼 알 카포네의 밀주가{17:5} 있을카포네?」{00}「아하하…{17:5} 그런 건 엘리없네스야」{00}여기까지는 평소 같은 말장난이었지만, 점점 이상해졌다.{00}{3C:30,7}{3A:10,21}뭔가 야릇한 것이 몸속에서 치밀어 오른다.{25}
「아아, …나미가 평소보다 예뻐 보여」{00}「{20}…{17:5} 너도야」{00}나미도 촉촉한 눈으로 나를 본다.{00}지금 먹은 것에 이상한 약이라도 들어 있었던 걸까?{00}「나미의 피부는 고와…」{00}아, 내가 무슨 말을 꺼내는 거지…!?{25}
「{20}도야. …평소보다 남자다워서 멋져」{00}이상하다{13}.{17:5} 나미도 이상하다.{00}나는 나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00}뭐야 이건!{00}아무리 나라도 이런 짓까지는 안 해!{00}「우후…{13}」{00}{17:5}나미가 나른하게 몸을 기대 온다.{25}
역시 이상하다.{00}이런 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이다.{00}「아아, 나 왜 이러지!… {20}, 말려 줘!」{00}「나도야… 손이 멋대로 움직여!」{00}「이런 거 싫어!」{25}
우리는 서로 밀어내려 버티면서도 끌어안는다.{00}기쁘면서도 무섭다.{00}나와 나미는 그대로 스르르 수렁에 빠지듯 잠들어 버렸다.{27:5}{3C:40,21}얼마나 지났을까.{00}퍼뜩 잠에서 깼다.{00}{2E:10}{17:10}눈앞에 나미의 얼굴이 있다.{00}{39:25}「나미…」{00}나미는 살며시 입술을 가까이 대더니, 내 이마에 키스했다.{00}아아, 나미가…!{16}{25}
{3C:30,25}허둥대며 일어나려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나미는 어디론가 가 버렸다.{00}「나미… {17:5}나미!」{00}나는 나미의 하이힐 발소리를 쫓았다.{00}{39:16}{39:19}하이힐…!?{00}나미는 하이힐 같은 건 신지 않는다.{00}「{20}, 일어났어?」{00}뒤에서 나미의 목소리가 들렸다.{00}「우왓, 나미…!?」{25}
「어머, 왜 그래?」{00}「나, 나미야말로…」{00}「눈을 떴더니 목이 너무 말라서…{16} 그래서 {20}도 마시고 싶을 것 같아서. 자, 이거」{00}나미는 얼음물을 담은 유리잔을 내밀었다.{00}평소의{17:3} 청순하고 다정한 나미다.{25}
그럼, 방금{17:3} 내 이마에 키스해 준 나미는…!?{25}
나는 아직 술에 취한 듯 몽롱한 머리로 생각했다.{00}{1A:837,4,217,@2CFAE7,@2CFB45,@2CFB14,@2CFAC0}
#2CFAC0
두, 두 아내라니… 우히히히.{1C}{03:@33D3F0}
#2CFAE7
나미도 좋지만, 방금 그 나미도 좋다.{1C}{03:@2AED3C}
#2CFB14
나는 두 나미에게 사랑받는 걸까요.{1C}{03:@26D5D2}
#2CFB45
나미는 많을수록 좋다.{1C}{03:@2AED3C}
#2CFB72
{39:100}{37:1,34}안은 어둡다…{00}어슴푸레하게, 기분 나쁜 정체불명의 표본이 늘어서 있다…{00}{41:200,0,109}{3E:109}「꺄, 뭐야!」{00}「움직이지 마!」{00}{39:144}{2E:65}{17:5}나는 불을 켰다.{25}
{3C:30,21}{3C:30,19}「뭐야…」{00}그건 안쪽의 유리문이었다.{00}그 문이 바람에 흔들려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00}「이게 비명으로 들린 거야」{00}「어머, 이거…」{00}나미가 선반 위에서 야광 도료 통을 발견했다.{00}「앗」{25}
{3D:124}나미의 손이 미끄러져서, 둘 다 머리부터 야광 도료를 뒤집어쓰고 말았다.{00}우리 온몸이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었다.{00}「왠지 야한 느낌이네」{00}「스트립이라도 할까?」{00}{39:12}어딘가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25}
「협조해 주는 것 같아」{00}「장난이 심한 저택이야」{00}내심 나는 나미의 스트립 댄스를 상상하고 있었다.{00}「끈적끈적해서 기분 나빠」{00}「그, 그러네… 샤, 샤워하러 가자!」{00}나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상상을 했다.{00}{25}
{3B:12}{39:101}{36:1,69}조급해진 나는,{00}{1A:837,0,218,@2CFF2D,@2CFF54,@2CFEF8,@2CFF87}
#2CFEF8
우선 지도와 나침반부터 찾았다.{1C}{03:@2FCD9E}
#2CFF2D
샤워실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1C}{03:@2AF38A}
#2CFF54
나미를 놓치지 않도록 앞장서서 달렸다.{1C}{03:@2AF38A}
#2CFF87
어떻게 벗길지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다.{1C}{03:@33DC9C}
#2CFFB2
「나미, 손이랑 얼굴만이라도 먼저 여기서 씻어」{00}「응」{00}눈앞의 거울에 나와 나미가 비치고 있다.{00}그 거울이 옆으로 밀리며 창문처럼 열렸다.{00}
#2D8050
안에서 불쑥 뭔가가 들여다보았다.{00}{39:15}{2E:75}{17:5}「우왁!」{25}
{36:1,55}「응…?」{00}나미가 얼굴을 들었을 때 거울은 이미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00}「왜 그래, {20}…?」{00}「물고기…」{00}「응?」{00}「아니, 무… 물고기처럼 예쁘다고 한 거야」{00}「이상한 표현…」{25}
나는 거울을 똑똑 두드려 보았지만, 아무 장치도 보이지 않는다.{00}「저기, 누구한테 인사하는 거야?」{00}「응, 거울 나라의 앨리스」{00}「난 샤워 나라의 앨리스가 좋아」{00}「알았어, 보고 올게」{3F:5,59}{25}
{39:105}{39:66}{36:1,56}나는 욕실 문을 당겨 열었다.{00}「와아, 넓다…!」{00}나미가 뒤에서 탄성을 질렀다.{00}대리석으로 된 널찍한 욕실이다.{00}욕조는 비어 있지만, 물을 받으면 나미와 둘이서 충분히 장난칠 수 있는 넓이다.{25}
「샤워기 쓸 수 있을 것 같아?」{00}「응, 지금 볼게」{00}나는 샤워기를 틀어 보았다.{00}{3B:66}{40:4,58}{3F:3,58}「윽!」{00}「생선 비린내…!」{00}시궁창 진흙 같은 물이었지만, 이윽고 깨끗한 물로 바뀌었다.{25}
「따뜻한 물도 제대로 나와」{00}나는 나미의 피부에 알맞은 온도로 맞췄다.{00}「됐다… 나미, 같이 들어가 줄까?」{00}「노… 땡큐!{13}」{00}「아, 그래」{00}나는 신사답게 옷 바구니를 나미에게 건넸다.{25}
하지만 사실은,{00}{1A:837,4,219,@2D84DC,@2D850B,@2D8536,@2D855B}
#2D84DC
내 야심은 그리 얌전하지 않다.{1C}{03:@2D858C}
#2D850B
최소한 슬쩍이라도 봐 두고 싶다.{1C}{03:@2AFBCC}
#2D8536
마음의 준비는 이미 끝났다.{1C}{03:@28D020}
#2D855B
구실을 만들어서 껴안고 싶은 기분이다.{1C}{03:@33E1EB}
#2D858C
「고마워. 이제 나가도 돼」{00}「사양하지 마. 여기 있어 줄게」{00}「나 옷 벗을 거야」{00}「응. 그러니까 있어 줄게」{00}여기서 나는 마키아벨리처럼 열변을 토했다.{25}
「잘 들어, 난 야한 마음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은 알몸일 때가 가장 무방비해. 적도 그걸 알고 있어. 그러니까 위험해. 그러니까 내가 있어 주겠다는 거야」{00}「…그렇지만 사실은 알몸이 보고 싶은 거지?」{00}「네」{00}나는 쫓겨났다.{25}
{39:106}{3F:1,58}{39:66}{36:1,35}{17:5}「갈아입을 옷 가방, 가져다 놔 줘」{00}「네」{00}내가 생각해도 쥐여 사는 타입이다.{00}{3C:127,58}{3B:66}{3E:58}{43}{36:1,67}나는 혼자서 홀에 놓아 둔 가방을 가지러 돌아갔다.{00}딱히 별다른 일은 없다.{25}
{40:1,58}{36:1,55}욕실로 되돌아와서는, 마치 살림에 익숙한 남편처럼 나미가 갈아입을 옷을 챙겨 준다.{00}안 되겠다.{00}새하얀 속옷이 너무 야릇하다.{00}허둥지둥 원래대로 가방에 다시 넣었다.{25}
그 순간 나는,{00}{1A:837,4,220,@2D895D,@2D88CE,@2D88F3,@2D8928}
#2D88CE
투명 인간이 부러워졌다.{1C}{03:@2AFE39}
#2D88F3
지금 나미는 무엇을 입고 있을까 생각했다.{1C}{03:@26E70A}
#2D8928
눈앞에 나미의 누드가 선명하게 떠올랐다.{1C}{03:@33E50F}
#2D895D
왠지 속옷 도둑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1C}
#2D8999
「갈아입을 옷 가져다 놨어!」{00}나는 소리쳤다.{00}「고마워. 거기 놔둬」{00}욕실에서 샤워 소리와 나미의 목소리.{00}나는 꾹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25}
머릿속에 알몸의 나미가 어른거린다.{00}「와오우!!」{00}나는 큰 소리를 질러 망상을 떨쳐 냈다.{00}「{20}?」{00}「네…?」{25}「방금 그 소리 뭐야? …무슨 일 있어!」{00}「아무것도 아냐. 라디오 체조」{00}정말로 하고 있었다.{00}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25}
{39:16}「꺄악! {20}!」{00}갑자기 나미의 비명이다.{00}{39:105}{2E:56}{3F:3,58}{17:10}「왜 그래, 나미!」{00}나는 뛰어들었다.{00}「이것 봐…!」{00}자욱한 수증기 속에서 나미가 말했다.{00}「갑자기 펄펄 끓는 물이 나와! 뜨거워서 가까이 갈 수도 없을 정도야!」{25}
「좋아」{00}{39:161}기어가서 샤워기 밸브를 돌려 보았지만, 어떻게 해도 소용없다.{00}「나미, 일단 이쪽으로」{00}{36:1,55}{3F:1,58}나는 나미에게 목욕 타월을 던져 주고, 세면실까지 데리고 나왔다.{00}「여기서 기다려. 보일러실 살펴보고 올게」{25}
「아, 나도 갈래」{00}「안 돼. 금방 돌아올게. 게다가 몸을 제대로 씻기 전까진 찝찝하잖아. 안에서 문 잠그고 아무 데도 나가지 마」{00}나는 걱정하는 나미를 뿌리치고 보일러실로 향했다.{00}{39:101}{3C:45,58}{25}
{45:100}{46:100}{36:1,69}내가,{00}{1A:837,0,221,@2D8E8C,@2D8F1E,@2D8E47,@2D8ED7}
#2D8E47
빨리 고치고 싶은 건, 보일러에 흥미가 있기 때문이다.{1C}{34:1}{03:@2FD981}
#2D8E8C
빨리 고치면, 나미에게 심부름 값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1C}{03:@2B827A}
#2D8ED7
빨리 고쳐서 빨리 돌아가면 나미와… 우히히히 하고 싶어서다.{1C}{03:@33E922}
#2D8F1E
빨리 고치지 않으면 나미한테서 냄새가 나서 싫다고 생각했다.{1C}{34:1}{03:@2B827A}
#2D8F67
나는 세면실로 뛰어들었다.{00}{39:103}{2E:55}{17:5}「나미!{3B:19}」{00}{39:66}나는 안심했다.{00}나미는 등을 돌리고 머리를 말리고 있다.{00}「뭐야, …벌써 나와 버렸어?」{00}실망했지만, 방긋 웃어 보였다.{25}
「잘 말려야 해」{00}나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보았다.{00}{2B}{39:15}{2E:79}{3E:15}{39:19}{2A}그건 미라였다.{00}「마, 말려도 너무 말렸잖아!」{00}{39:106}{25}
{37:1,35}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욕실로 도망쳐 들어가 문을 잠갔다.{00}{40:1,35}{17:10}미라는 나간 것 같다.{00}나는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00}하지만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25}
{39:108}「뭐… 뭐지!?」{00}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는다.{00}말도 안 돼.{00}{3B:66}{39:20}욕실 문은 안에서만 잠글 수 있을 텐데.{00}{3D:108}열리지 않는다.{00}「살려 줘!」{25}
{45:120}{46:120}그때 나는,{00}{1A:837,4,222,@2D92D8,@2D9235,@2D9280,@2D92A5}
#2D9235
나미와 함께였다면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이었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1C}{03:@2B8C42}
#2D9280
뭔가 부드러운 것을 밟았다.{1C}{03:@28D6FB}
#2D92A5
나미가 누드로 구하러 와 주기를 빌었다.{1C}{03:@33F44B}
#2D92D8
먼저 몸에 묻은 것을 씻어 내고 나서 생각하기로 했다.{1C}
#2D930E
{3B:58}뒤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솟아올랐다{13}.{00}{39:46}{16}「우왁!」{00}그것은 물이었다.{00}물은 해일처럼 솟아올라, 나를{17:5} 등 뒤에서 한입에 삼키고는 욕조 속으로 떨어뜨렸다{13}.{00}{39:120}{16}{25}
{3E:120}욕조의 물이 부드럽게 출렁이며 나를 감싼다.{00}「아…」{00}{39:21}{39:123}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젖혔다.{00}{39:123}이 무슨 쾌감인가…{00}{39:123}물이, 따뜻한 물이, 내 온몸을 애무하고, 깨물고, 남김없이 핥는다…{00}{39:123}「아아… 이건…!」{00}{39:123}나는 나미를 잊어버릴 것만 같다.{25}
{39:123}안 돼.{00}{39:47}「질까 보냐! 난 나미가 좋아{3C:127,47}. 이런 것한테 질까 보냐!」{00}문득 내 손을 본 나는 흠칫 놀랐다.{00}{39:16}마치 미라 같다.{00}내가 쾌락을 느낄 때마다, 욕조의 물이 기쁜 듯이 출렁이며 내 피부에서 생기를 빨아들여 간다.{25}
「젠장!」{00}나는 일어섰다.{00}「난 나미만 좋아한다고!」{00}나는 휘감겨 오는 물을{17:5} 죽을힘을 다해 뿌리치고, 문으로 달려들었다.{00}{3D:120}물이 다시 해일이 되어 덮쳐 왔다.{00}{39:120}나는 서핑하듯 그 해일을 탔다.{00}{3B:19}{3B:20}{3B:21}{3E:120}{39:85}{17:5}「해냈다!」{25}
{36:1,55}{45:82}{46:82}나는 세면실까지 굴러 나왔다.{00}그리고,{00}{1A:837,4,223,@2D97D4,@2D97FB,@2D9766,@2D9797}
#2D9766
멈추지 못하고 계속 굴러갔다.{1C}{03:@26F8C4}
#2D9797
나미를 끌어안았다…고 생각했더니 안마 의자였다.{1C}{03:@33FAD5}
#2D97D4
나미를 찾아 홀로 향했다.{1C}{03:@2D9842}
#2D97FB
한 번 더 쾌감을 맛보려고 방금 그 욕조로 돌아갔다.{1C}{36:1,56}{03:@2B8F09}
#2D9842
{39:29}{36:1,67}홀로 돌아와 보았지만, 나미의 모습은 없다.{00}거대한 수조와{17:2} 큰 시계에도{17:3} 별다른 점은 없다.{00}나는 온 신경을 귀에 모아, {3C:45,29}나미의 기척을 찾았다.{25}
{39:73}{17:10}그 소리다…{00}{3C:127,73}{3E:73}하지만 사라졌다.{00}{39:72}{17:10}그 소리다…{00}{3C:127,72}{3E:72}하지만 사라졌다.{00}{39:71}{17:10}이 소리는 갑옷이다…. 이건 사라지지 않는다.{00}「뭐야, 이 리듬은?」{00}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소리를 따라갔다.{3C:45,71}{25}
{39:100}{30:1,58}{39:31}나미가{17:3} 테라스에 있었다.{00}얇은 옷을 걸치고, 머리를 바람에{17:3} 나부끼고 있다.{00}「나미…」{00}나미는 돌아서서 나를 보았다.{00}나미가 아니다!{16}{25}
나는 직감했다.{00}분명 나미지만, 나미가 아니다…{00}여자는{17:2} 요염한 미소를 띠며 손짓했다.{00}나는 도망쳤다.{00}{3C:5,31}그러자 그 소리와 정면으로 마주쳤다.{00}{39:68}{36:1,8}{17:10}나는 어안이 벙벙해져 그것을 바라보았다.{00}여기에도{17:2} 나미가 있었다.{00}갑옷이 나미와 춤추고 있다!?{25}
왈츠인지, 탱고인지, 지르박이라도 추는 셈인지.{00}나미는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00}그 얼굴은 마치 몽유병자 같았다.{00}「나미!」{00}나는 나미의 팔을 잡아 떼어 놓았다.{40:5,68}{25}
「{20}…!」{00}나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를 보았다.{00}「도망쳐, 나미!」{00}갑옷이 쫓아온다.{00}{40:1,71}나는{17:3} 나미의 손을 잡고 달렸다.{3C:15,71}{25}
{45:101}{46:101}나는 정신이 없었다.{00}달리면서 나는 말했다.{00}{1A:837,4,224,@2D9E1B,@2D9D6E,@2D9DA7,@2D9DEA}
#2D9D6E
「포크 댄스라면 내가 가르쳐 줄 텐데」{1C}{03:@2B97D1}
#2D9DA7
{39:101}{36:1,7}「춤을 춘다면 사교댄스가 아니면 안 됩니다」{1C}{03:@26FB2F}
#2D9DEA
「역시 둘이서 아와오도리를 추자」{1C}{03:@33FF96}
#2D9E1B
「나미, 방금 스텝은 틀렸어」{1C}
#2D9E43
{3C:75,31}{3C:75,71}{39:29}{36:1,67}우리는 다시 한번 홀까지 돌아왔다.{00}「{20}…」{00}갑자기 나미가 매달려 왔다.{00}「왜 그래」{00}「나, 기억났어!…{17:3} 방금 그 갑옷 속에, 남자가 있었다는 걸!{3B:29}{39:16}」{25}
남자!?… 나는 묘한 질투에 사로잡혔다.{00}「그 사람, 미라랑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어」{00}「이봐, 잠깐만 나미. 미라한테 눈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아」{00}「그러고 보니…{17:5} 그렇네」{00}나미는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00}「그럼 나…{16} 왜 미라의 눈이라고 느낀 걸까?」{25}
{39:100}{36:1,10}나는 나미를 진정시키려고 식당에 데려가 차가운 물을 마시게 했다.{16}{25}
{3C:15,21}{45:89}{46:89}그리고 나는,{00}{1A:837,4,225,@2DA176,@2DA0AF,@2DA0E0,@2DA12D}
#2DA0AF
발을 식혀 주려고 양동이를 찾았다.{1C}{03:@2B9BE2}
#2DA0E0
방금 물이 적당히 시원했는지 물었다.{1C}나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00}{03:@26FE33}
#2DA12D
이번엔 달아오른 내 몸을 뭔가로 식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1C}{03:@348066}
#2DA176
브랜디를 찾아내서 내가 마셔 버렸다.{1C}
#2DA1A0
「꺄악!」{00}{39:3}나미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00}{39:89}{2E:6}{17:5}거기에 갑옷이 서 있었다.{00}「크윽… 덤빌 테냐!」{00}나는 순간적으로 가라테 자세를 잡았다.{25}
조금이라도 성룡처럼 보였으면 했지만, 상대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소룡으로 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00}하지만…,{00}{39:143}{3B:3}{38}「앗, 갑옷이!」{00}나미의 외침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25}
우뚝 서 있던 갑옷이 실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무너졌다.{00}{39:82}안에서 검은 고양이가{39:155} 뛰쳐나갔다.{00}{39:19}「어… 어떻게 된 거야!?」{00}나미도 겁먹은 얼굴로 나를 보았다.{00}「나 왜 이랬지?… 샤워한 뒤의 일이 흐릿해서 잘 기억이 안 나…」{25}
「도망치자, 나미!… 이런 곳에 있다간 죽어. 보일러도 곧 폭발할 거야!」{00}{39:104}{36:1,69}나는 이제 나미가 뭐라고 하든 들을 생각이 없었다.{00}눈앞을 또 아까 그 검은 고양이가 가로질렀다{39:82}.{25}
그래서 나는 말했다.{00}{1A:837,0,226,@2DA60B,@2DA52A,@2DA54B,@2DA5C0}
#2DA52A
「정신 나간 고양이군…」{1C}{03:@2BA27D}
#2DA54B
「고양이 발톱은 제대로 깎아 둬야 합니다」{1C}나미가 지금까지 몰랐던 수상한 방을 발견했다.{25}
{03:@22AAAA}
#2DA5C0
「나미한테라면 할퀴어도 좋아」{1C}나는 나미에게 등을 내밀었다.{00}{03:@3487C3}
#2DA60B
「다음은 캥거루냐, 펠리컨이냐, 아니면 파발꾼이냐…」{1C}
#2DA645
{36:1,66}현관까지 오자, 우리는 묘한 것을 발견했다.{00}그것은{17:3} 오래된 키 잰 자국이었다.{00}두 사람은 거의 같은 키였던 모양이다.{00}창틀 기둥에 “나미” “나오미”라고 쓰인 표시가 있다.{25}
「앗,{17:5}{39:16} 나와 같은 이름…!?」{00}{3C:50,29}{39:23}나미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00}「하하, 우연의 일치야. 나미란 이름이 그렇게 드문 것도 아니잖아」{00}나는 속마음의 동요를 감추고 밝게 말했다.{00}「아니야…」{00}나미는 창백해져 있다.{25}
「나, 기억이 나」{00}「뭐?」{00}「나 어렸을 때, 여기서 다른 여자아이랑 키를 재 본 적이 있어…!」{00}「나미, 무슨 소릴 하는 거야…!?」{25}
「나는 이 저택에 온 적이 있어!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건 우연이 아니야. 나는 뭔가 운명적인 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온 거야. 나는 분명 여기서 뭔가를 해야만 하는 거야…!」{00}「바보, 정신 차려!」{00}{3B:23}{3B:19}{41:50,0,119}나는 나미의 따귀를 때렸다.{25}
{45:143}{46:143}그리고,{00}{1A:837,0,227,@2DAA4E,@2DA9CB,@2DAA00,@2DAA1D}
#2DA9CB
{41:250,0,119}{17:1}{39:143}나는 곧바로 따귀를 되받았다.{1C}{03:@2BA7EE}
#2DAA00
나는 바로 사과했다.{1C}{03:@31D515}
#2DAA1D
나는 나미를 쓰러뜨렸다.{1C}「무서워…!」{00}{03:@348E34}
#2DAA4E
나는 반대편 뺨도 내밀라고 말했다.{1C}
#2DAA76
「싫어!」{00}나미는 나를 뿌리치고 뒷문 근처의 창고로 뛰어들었다{13}.{00}{39:103}{16}{36:1,69}「나미, 혼자 가지 마!」{00}나는 쫓아갔다.{25}
{39:100}{36:1,70}안으로 들어가니 나미는{39:24} 수수께끼 같은 커다란 유화를 앞에 두고 멍하니 서 있었다.{00}그것은 기괴한 다섯 명의 만찬회 그림이었다.{00}미라와 미녀 둘, 갑옷, 괴어가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25}
「이 그림,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져…」{00}나미는 마치 뭔가에 홀린 것 같았다.{00}「그런 그림은 됐어. 가자!」{00}나는 등골이 오싹오싹했다.{00}「응… 그렇지만」{00}나미의 표정이 굳어 있다.{00}「왜 그래?」{25}
「으응…」{00}나미는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00}「나, 조금만 더 이 그림을 보고 싶어」{00}「…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뭔가에 홀리기 시작했다는 증거야」{25}
{45:114}{46:114}그리고 나는 말했다.{00}{1A:837,0,228,@2DAE8D,@2DADDF,@2DAD96,@2DAE54}
#2DAD96
「색조 밸런스가 별로네. 흰색을 더 쓰면 좋을 텐데」{1C}{03:@2FFC6F}
#2DADDF
「알았어, 그대로 보고 있어」{1C}{3B:23}{3B:24}{39:114}{2E:75}{17:10}「꺄아!」{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고 달렸다.{00}{36:1,67}{03:@2BB071}
#2DAE54
「누드라면 내가 그려 주지! 조명은 어디 있어!」{1C}{03:@349029}
#2DAE8D
「유해한 유화! 그렇게 다가오지 마!」{1C}
#2DAEB7
{3B:21}{3B:23}{3B:24}{3B:19}{3A:127,63}{2C:135}출구로 향하려는데, 집이 흔들렸다.{00}「집한테 잡아먹히겠어! 서둘러!」{00}{2C:138}{3B:63}{41:150,0,146}{36:1,69}「아…{2C:132} 꺼질 것 같아」{00}천둥소리가 울려 퍼지자, 전압이 떨어졌는지 저택의 불빛이 흐려져 거의 어둠에 잠겼다.{25}
내 왼편으로 문득 누군가가 바짝 다가온다.{00}촉촉한 맨살이 내 손에 닿는다.{00}{3A:45,21}나미가 아니다…{00}나미는 내 오른쪽에서 걷고 있다.{00}애달픈 숨결이 내 왼쪽 귀에 닿는다.{00}오른쪽에서 나미가 내게 말한다.{00}「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저택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아」{25}
「그… 그런가」{00}왼쪽 여자가 팔짱을 껴 온다.{00}「그렇지 않으면 이 기억을 설명할 수가 없는걸」{00}「그… 그렇네」{00}왼쪽 여자를 확인하고 싶다.{00}하지만{17:5} 무서워서 볼 수가 없다.{25}
「우연으로 치부할 순 없어. 그 키 잰 자국도 그렇고, 우리가 여기로 헤매 들어온 것도 그렇고」{00}「아아, 그런 건…」{00}여자의 손이 나를 더듬는다.{00}알몸이다…!?{25}
{3B:21}{43}「{20},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00}나미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00}「아하하, 아무하고도 얘기 안 했다니까」{25}
{2E:69}저택이 다시 밝아졌다.{00}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00}내 몸 깊숙한 곳에 기묘한 흥분만이 남았다.{00}「아하하, …아하하하하」{00}나는 그저 웃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25}
{45:74}{46:74}그래서 나는,{00}{1A:837,0,229,@2DB43C,@2DB3A1,@2DB3CE,@2DB403}
#2DB3A1
허둥지둥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1C}{03:@2BB2DA}
#2DB3CE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인수분해를 시작했다.{1C}{03:@2FFEB5}
#2DB403
음, 이 뒷수습은 나미가 해 줘야겠다.{1C}{03:@3492C8}
#2DB43C
아아, 나미가 알지 못해서 다행이다.{1C}
#2DB464
{41:100,0,82}그때, 주위의 바람이 움직였다.{00}
#2DB490
{39:10}{17:10}그리고 어디선가 피아노 선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16}{25}
소리는 가까웠다.{00}「저기, 누가…!」{00}「여기다…」{00}나는 피아노 홀의 문을 힘껏 당겨 열었다!{16}{25}
{39:103}{3F:14,10}{2E:59}{17:10}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00}「피아노가 저절로…」{00}「나미, 가지 마!」{00}나미가 뭔가를 밟았다{39:82}.{00}{3B:10}「꺄, 고양이…」{00}{41:200,0,13}그러자 피아노가 놀리듯이 곡을 바꿨다.{00}「앗…!」{00}나미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나를 보았다.{25}
{45:101}{46:101}나는 곧바로,{00}{1A:837,0,230,@2DB701,@2DB6BC,@2DB68B,@2DB660}
#2DB660
침을 발라 핥아 주었다.{1C}{39:101}{36:1,69}{03:@3496E5}
#2DB68B
수혈하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1C}{03:@3080D5}
#2DB6BC
「아픈 거 아픈 거 날아가라!{13}」{17:5} 하고 주문을 외워 주었다.{1C}{03:@2BB5DD}
#2DB701
「왜 그래, 할퀴었어?!{13}」{17:5} 하고 외쳤다.{1C}
#2DB735
「나, 정말로 기억났어!」{00}나미는 부들부들 떨었다.{00}「나는 여기서 태어났어. 나오미라는 이름의 언니가 있었어…{17:3} 우리, 엄마랑 셋이서 살았단 말이야!」{25}
「나미」{00}나는 나미를 나무랐다.{00}「정신 차려. 자기랑 같은 이름을 발견했다고 이렇게 흔들리면 안 돼」{00}「무서워…{20}, 나 무서워…!」{00}「여기에는 나미라는 아이와 나오미라는 아이가 있었어. 그것뿐이야. …나미와 이름이 같았다는 것 말고는 아무 관계도 없어!」{25}
「그렇지만 나, 이 집에서 놀았던 기억이 있는걸!」{00}「“데자…뷰”라는 거야. 우리말로는 “기시감”이라고 하지. 왜, 처음 보는 경치인데도 전에 여기 와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거 있잖아…이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야. 나미는 기억과 그 기시감을 혼동하고 있는 거야」{25}
{39:1}「아니야…!」{00}나미는 목소리를 쥐어짰다.{00}「나는 여기서 태어났어! 나에게는 엄마도 언니도 있었어…{17:5} 그래, 그 밖에도 누군가가 있었어…{17:3} 저 수조에는 물고기가 가득 헤엄치고 있었어. 정원은 알록달록한 꽃으로 가득했고! …나는 나오미 언니랑 늘 함께 놀았어. 저 키 잰 자국이 그 증거야!」{25}
「들어 봐, 나미」{00}나는 나미의 어깨를 흔들었다.{00}「그럼 지금 네 부모님은 뭐야? …네가 늘 엄마한테서 들어 온 이야기를 떠올려 봐. 너는 7월 3일 아침, 엄마가 나라의 대불 꿈을 꾼 날에 태어났어…그래서 7(나나)…3(미)…에서 {17:3}나{17:3}미{17:3}라는 이름을 붙였잖아…!」{25}
「그 이야기가 거짓말이었던 거야! …나는 여기서 다른 집으로 입양된 거야!」{00}{39:113}{17:4}어디선가 갑자기 「꾸에엑~!{13}」 하고 울부짖었다.{00}「아아! 나, 왠지 저 소리마저 그립게 느껴져…!」{00}나미는 지옥에라도 떨어질 것 같은 얼굴이다.{00}「저기! …부탁이야, 나를 혼자 두지 마!」{25}
나는 나미를 끌어안고,{00}{1A:837,0,231,@2DBDFD,@2DBE46,@2DBE93,@2DBEE4}
#2DBDFD
「안 두고말고! {17:5}약속이야{13}」{00}나는 엄지를 내밀었다.{1C}{03:@2DBF29}
#2DBE46
「착하지, 진정해라{13}」{00}여기서는 아버지 노릇을 해 주자고 생각했다.{1C}{03:@2BBB48}
#2DBE93
「나미, 떨어지지 마!{13}」{00}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끌어당겼다.{1C}{25}
{03:@22DAE8}
#2DBEE4
「나미, 알고 있어{13}」{00}온몸을 구석구석 쓰다듬어 주었다.{1C}{03:@349D10}
#2DBF29
「나, 더 확실하게 기억났어!!」{00}나미는 어린아이 같은 비명을 질렀다.{00}「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갑옷, 미라, 커다란 물고기! …모두 옛날부터 있었어! 모두 우리 가족! …나는 보름달이 뜨면 변신해…!」{25}
뭔가 영문 모를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00}「나미, 그건 누군가가 나미 머릿속에 몰래 집어넣은 가짜 기억이야. 그런 것한테 머리를 빼앗기지 마!」{00}{39:113}그때 벽이 「꾸에엑~!{13}」{17:5} 하고 울었다.{25}
「무서워!」{00}나미는 추운 듯이 절규했다.{00}「미칠 것 같아! …{20}, 나를 꽉 눌러 줘!」{25}
그래서 나는,{00}{1A:837,0,232,@2DC22A,@2DC159,@2DC19E,@2DC1E1}
#2DC159
「누르고말고!{13}」{00}그렇게 말하고는 누군가에게 눌렸다.{1C}{03:@2BBF5F}
#2DC19E
「어디를 누르면 돼!{13}」{00}시험 삼아 배를 눌러 보았다.{1C}{03:@3087A5}
#2DC1E1
「이렇게?{13}」{00}나미의 입을 내 입으로 막았다.{1C}{03:@34A08F}
#2DC22A
「누르고말고!{13}」{00}나미를 머리부터 꽉 눌렀다.{1C}
#2DC264
나미는 소녀처럼 흐느껴 울고 있다.{00}{3C:20,21}{3C:20,19}「무섭지 않아. …나미,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00}「응, …고마워」{00}「조금 쉬어. 계속 이렇게 있어 줄게」{00}{25}
「아아…{17:5} 왠지 이상해」{00}「어디가? …어떻게?」{00}「왠지 나, 입 언저리가」{00}「입이…?」{00}「{20}, 너를 깨물고 싶어져서」{00}「뭐야, 그런 거야?」{25}
이 얼마나 귀여운 여자인가.{00}키스하고 싶다는 표현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00}「좋아. 마음껏 해 줘」{00}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00}{3B:1}{39:15}{39:19}「아야!」{00}격통이 밀려왔다.{00}나미가 내 목덜미에 이를 박고 있다.{00}「나, 나미…{17:8} 기쁘지만, 아파!」{25}
나미는 흠칫하며 입을 뗐다.{00}진심으로 아연실색한 모양이다.{00}멍하니 벌린 입이 떨리고 있다.{00}「어째서?! …아아, 나 무슨 짓을 한 거지!」{00}「더는 꾸물거릴 수 없어. 도망치자!」{25}
「아니야!!」{00}나미의 외침은 비통했다.{00}「우리 집은 몬스터 일가야! 나도 그중 하나라고!」{00}이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건가.{00}「저택의 힘이야! 그게 나미한테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뿐이야!」{00}「아니야! 나를 혼자 내버려 둬!!」{25}
{36:1,69}나미는 울면서 도망쳤다.{00}「나미! 안 돼!」{00}나는 필사적으로 뒤를 쫓았다.{25}
나는 외쳤다. 나미를 위해서라면,{00}{1A:837,0,233,@2DC7B9,@2DC782,@2DC745,@2DC706}
#2DC706
{36:1,14}「다른 여자랑 5박 6일 여행을 가도 참겠어」{1C}{03:@34A35A}
#2DC745
「사흘 밤낮 아침밥을 걸러도 절대 끄떡없어」{1C}{03:@22E46F}
#2DC782
「냉동실 안에서 빙수를 쉬지 않고 먹어 보이겠어」{1C}{03:@2BC2FA}
#2DC7B9
「달군 철판 위라도 달려서 건너갈 수 있어」{1C}
#2DC7E7
{36:1,14}「나미!」{00}나는 귀를 기울였다.{00}{36:1,7}발소리다…{00}벽 속을 누군가가 걷고 있다…{17:5}{39:16}{39:21} 설마, 벽 속을?!{00}발소리는 나와 나란히 걸었다.{00}벽 속이 희미하게 빛나며 따라온다.{25}
벽 속의 도깨비불이다…{00}{3B:21}{3B:19}{39:18}도깨비불이 벽 속에서 내 곁을 나란히 걷고 있는 것이다…?!{00}「{20}! 와 줘!」{00}나미의 비명이다.{00}「나미! 어디야!」{25}
{19:837,0,234,@2DC9E0,@2DC94B,@2DC97A,@2DC9B5}
#2DC94B
나는 인공위성처럼 빙빙 돌며 찾았다.{1C}{03:@2BC499}
#2DC97A
나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달렸다.{1C}{03:@31E671}
#2DC9B5
나는 도킹할 곳을 찾아 유영했다.{1C}{03:@34A705}
#2DC9E0
나는 우주왕복선처럼 튀어나갔다.{1C}
#2DCA02
{3B:19}{3B:21}{39:103}{36:1,25}{3E:103}{43}「나미! 무슨 일이야?」{00}나미는 그 방에서 얼굴이 굳어 있었다.{00}「{20}…놀라지 마」{00}억지로 웃으며 나미는 작은 노트 같은 것을 꺼냈다.{25}
{36:1,73}낡은{40:1,6} 모자수첩 두 권이었다.{00}「이거, 내 거였어」{00}「뭐? 뭐라고?!」{00}「나랑 나오미 언니 거. …생년월일을 보면 우리{17:5} 쌍둥이였나 봐…」{00}이럴 수가…{00}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나미가 애처롭다.{25}
손에 들고 보니 나미 말대로였다.{00}하지만 왜 나미의 모자수첩이 이런 곳에?!{16}{00}{36:1,25}나는 밝게 말했다.{00}「하하, 우연의 일치네. 이름부터 생년월일까지 같다니 말이야」{00}「그럼, 이건!」{00}나미는 갑자기 히스테릭해져서 사진 한 장을 들이밀었다.{25}
거기에는 어른이 된 두 사람의 나미가 찍혀 있었다.{00}「이건 나야! 나랑, 쌍둥이 언니 나오미! …하지만 나, 이런 사진 몰라. 여기에는 내가 모르는 내가 있는 거야!!」{00}나미는 이미 감정의 균형을 잃었다.{25}
「나미, 잘 들어. 알겠어? 이건 함정이야. 누군가가 나미 머릿속에 그런 엉터리 기억을 심으려 하는 거야!」{00}「그 누군가가 내 가족이라고 말하는 거잖아!!」{00}나미는 비통하게 외치며 도망쳤다{39:103}.{00}「나미…!」{25}
{39:104}{36:1,69}이번에야말로 나미를 막지 못한다면 남자가 아니다.{00}{1A:1861,0,235,@2DCF3F,@2DCECC,@2DCEF9,@2DCF1C}
#2DCECC
그렇다면 가족을 소개받고 싶다.{1C}{03:@2BC902}
#2DCEF9
이참에 결혼하고 싶다.{1C}{03:@2DCF6B}
#2DCF1C
신혼여행은 유쾌하게 가 볼까?{1C}{03:@34AC00}
#2DCF3F
나는 나미가 요괴라도 좋다고 생각했다.{1C}
#2DCF6B
「나미!」{00}나는 나미를 따라잡았다.{00}「싫어! 오지 마아…!」{00}나미는 온몸으로 울부짖었다.{00}「바보!」{00}나는 나미의 어깨를 붙잡았다.{25}
「난 나미가 좋아, 모르겠어?!」{00}「{20}…!」{00}나미가 내 품으로 뛰어들었다.{00}나는 힘껏 끌어안았다.{00}{3B:6}나미는 갑자기{39:18} 이를 박았다.{00}「아야!」{00}{39:19}내 어깨에 격렬한 통증이 일었다.{25}
「나미…!」{00}밀쳐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00}방금 빨아들인 내 피가 나미의 입에서 실처럼 늘어져 떨어졌다.{00}「어, 어떻게 된 거야, 나미…」{00}「나…{17:5} 나…?!」{00}나미는 허둥지둥 나를 보았다.{25}
나는 급히 말했다.{00}「피가 필요하면 한 양동이라도 줄게. 그러니까{17:5} 나를 믿고, 나한테 맡겨!」{00}「싫어어!」{00}나미는 얼굴을 감싸고 도망쳤다.{00}「기다려, 나미!!」{00}나는 뒤쫓았다.{25}
그리고 나는,{00}{1A:1861,0,236,@2DD31E,@2DD283,@2DD2B8,@2DD2E9}
#2DD283
두 양동이면 되려나 하고 생각했다.{1C}{03:@2BCA76}
#2DD2B8
혈액형은 맞으려나 하고 생각했다.{1C}{03:@2DD3C0}
#2DD2E9
자라 피라면 둘이서 마시자고 생각했다.{1C}{03:@34AF4F}
#2DD31E
피가 모자라면 토마토 주스로 양을 불려 주자고 생각했다.{1C}뜻밖의 방향에서 물소리가 들린다.{00}나는 그 소리를 따라갔다.{00}
#2DD3C0
{39:100}{37:1,57}나미가 있었다.{00}{39:120}그곳은 실내 수영장이었다.{00}알몸의 나미가 헤엄치고 있다.{00}{39:47}나미 옆에{17:3} 무언가가 있었다{3C:110,47}.{25}
거대한 비늘이 번쩍였다.{00}2미터나 되는 커다란 물고기…{17:5} 철벅철벅 걷는 괴어였다.{00}나미와 괴어는 헤엄치며 서로 장난치다가는{17:5}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고 있다.{00}「나미…!」{00}다가가려던 내 팔을{17:5} 누군가가 뒤에서 붙잡았다.{25}
돌아보니{39:16} 나미였다.{00}「나미…?!」{00}나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다.{00}괴어와 헤엄치고 있던 것은 {17:3}나오미였던 것이다.{00}나는 서둘러 나미를 데리고 나왔다.{00}{3B:19}{39:104}{36:1,69}「당장 도망치자!」{25}
그리고 말했다.{00}{1A:1365,0,237,@2DD73B,@2DD66A,@2DD697,@2DD6E4}
#2DD66A
「지금 당장 돌아가자! 이리 와!」{1C}{03:@2BCDDB}
#2DD697
「이건 꿈이야, 나미!」{1C}나미가 돌아보지 않아서 한 번 더 불렀다.{00}{03:@2DD759}
#2DD6E4
「사랑해{13}. 데리고 나갈 거야!」{1C}나미의 눈에 굵은 눈물방울이 맺혔다.{00}{03:@34B0C5}
#2DD73B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가겠어!」{1C}
#2DD759
{39:29}{36:1,67}홀까지 오자 나미가 멈춰 섰다.{00}「왜 그래?」{00}「목이 말라」{00}「물?」{00}「아니…」{25}
나미는 들러붙는 듯한 시선으로 내 목 언저리를 훑었다.{00}「다른 게{17:5} 마시고 싶어…」{00}나는 그때 나미가 허리에 달고 있는 비파 열매만 한 장식품을 알아차렸다.{00}「뭐야, 그거?」{00}그것은{39:16} 잘린 머리 미니어처였다.{25}
「저기서 주웠어. 부적으로 삼으려고」{00}「그만둬. 악취미야」{00}나는 그것을 낚아챘다.{00}「이게 마력의 근원일지도 몰라. 이런 걸 달고 있으니까 조종당하는 거야」{25}
나는 그 미니 잘린 머리를,{00}{1A:1494,0,238,@2DDAAC,@2DD9B0,@2DDA8F,@2DDA28,@2DD9D9}
#2DD9B0
미련 없이 고양이 먹이로 줘 버렸다.{1C}{03:@2BD080}
#2DD9D9
나중에 정력제로 쓰려고 주머니에 넣었다.{1C}살며시 나미를 안아 주었다.{00}{03:@34B4FF}
#2DDA28
벽난로에 던져 넣었더니 고약한 냄새가 났다.{1C}「싫어!」{00}나미는 어느 방에 틀어박혀 버렸다.{1C}{03:@31F006}
#2DDA8F
힘껏 걷어차 주었다.{1C}{03:@2DDACC}
#2DDAAC
온 힘을 다해 내동댕이쳤다.{1C}
#2DDACC
{39:163}그것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울었다.{00}「뭐, 뭐야, 이 잘린 머리는…?!」{00}나는 힘껏 걷어찼다.{00}{3C:100,29}{39:163}{17:5}나미는{17:3}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25}
{43}「나미…!」{00}「아무 말도 하지 마…나, 모든 걸 확실히 기억해 낼 수 있을 것 같아」{00}{41:200,0,126}{3F:8,126}{17:5}「누…누구냐! 나와!」{00}나는 보이지 않는 적에게 고함쳤다.{00}「할 거면 덤벼! 그늘에 숨어서 몰래몰래 굴지 마! 사내답지 못하잖아!」{00}고함치고 나서야, 아, 방금 그 웃음소리는 여자였던가, 하고 생각했다.{25}
{39:87}{2C:133}{41:100,0,146}실내에 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자 저택 전체가 살아 있는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3A:127,63}.{00}{2C:135}「이상해!」{00}나는 겨우 깨달았다.{00}{3C:127,63}{2C:138}「잠깐 기다려 봐, 나미!」{00}「어, 뭐? …왜 그래?」{25}
{36:1,7}「방금 분명히 기계 장치 같은 소리가 났어. …바람도{17:3} 밖이 아니라 저 환기구 안에서 불어온 것 같아. 번갯불도{17:3} 천둥소리도 그랬던 것 같고」{00}나는 접사다리에 올라가 안을 들여다보았다.{25}
{39:87}{17:10}{2E:67}{3D:143}갑작스러운 바람에 날아가 나동그라졌다.{00}「{20}!」{00}「괜찮아」{00}나는 일어났다.{00}「그보다, {39:7}봤어」{00}「응? 뭘?」{25}
「그 환기구 안에 강력한 팬이 설치돼 있었어. 괴기 현상이고 뭐고 아니야. 집 안에서 분 바람은 누군가가 전기 장치로 일으킨 거야」{00}「그럼, 천둥도…?」{00}「그래. 아마 저기일 거야!」{25}
나는 천장의 통풍구를 조사했다.{00}천둥소리를 내는 중저음 스피커와 번갯불을 내는 아크등이{17:3} 설치되어 있었다.{00}「어때. 이걸로 확실해졌어」{00}나는 나미에게 말했다.{00}「나미, 이제 무서워할 것 없어. 이 장난을 친 범인은 내가 붙잡아 주겠어!」{00}{25}
「으악!」{00}{3B:7}{39:21}{2C:153}불덩이가 날았다.{00}나미의 얼굴이 창백하게 비쳤다.{00}「하지만, 아니야…」{00}나미는 표정도 바꾸지 않고 툭 내뱉었다.{00}「아니야, {20}」{00}「대체 뭐가 아니라는 거야?」{25}
나미는 미친 여자처럼 깔깔 웃었다.{00}「나미… 야, 뭐가 우스워!」{00}{2C:154}불덩이는 놀리듯이 둥실둥실 날아다녔다.{00}{3C:50,21}「젠장, 이런 애들 속임수에 넘어갈까 보냐!」{25}
{45:28}{46:28}나는 그 도깨비불이 가짜라고 보았기에,{00}{1A:998,0,239,@2DE357,@2DE328,@2DE2A9,@2DE2F9,@2DE2CE}
#2DE2A9
“에잇!” 하고 쫓아 버렸다.{1C}{2C:158}{03:@2BD4DB}
#2DE2CE
“에잇!” 하고 화형에 처해 주었다.{1C}{2C:158}{03:@34BC54}
#2DE2F9
“에잇!” 하고 불씨로 써 주었다.{1C}{2C:158}{03:@309B6A}
#2DE328
“에잇!” 하고 비틀어 짓눌러 버렸다.{1C}{2C:158}{03:@2DE379}
#2DE357
“에잇!” 하고 덤벼들었다.{1C}{2C:158}
#2DE379
{36:1,67}{39:28}갑자기 벽난로가 확 타올랐다.{00}「앗 뜨거!」{00}하마터면 불에 탈 뻔했다.{00}뒤에서 잡아당겨 준 건 나미였다.{00}{3C:15,28}{25}
「고마워, 나미」{00}「…나미라면 저쪽에 있어요」{00}차가운 목소리로 스윽 입술을 가져다 대더니 나오미는 내 목덜미에 이를 대고는 {2C:128}{30:1,67}박쥐가 되어 사라졌다.{00}나미도 정말로 사라지고 없다.{25}
「나미, 어디 있어!」{00}나는 나오미가 알려 준 정원 쪽으로 달려갔다.{00}{39:4}{36:1,89}{39:86}「나미…!」{00}{39:147}정원에는 온통 피어 있는 제절초를 쓰러뜨릴 듯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00}바람 속에 나미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00}「나미…」{25}
「나, 기억났어」{00}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17:5}나미는 말했다.{00}「우리 엄마는 미라였어…{17:8} 아빠는 갑옷이었고」{00}「나미…? 그게 무슨 얘기야?」{00}「남동생은 괴어였어. …언니 나오미는 박쥐로 변신해서 피를 빠는 뱀파이어…그러니까 흡혈귀였던 거야」{25}
나는 사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00}「내 말 모르겠어?」{00}「아니,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고 있어. …엄마는 미라가 됐고, 아빠는 그 갑옷의 주인이었는데…」{00}「아니야. 전혀 아니야…{17:5} 잘 들어, {20}」{00}나미는 말했다.{25}
「아빠는 갑옷이야. 엄마는 미라고, 남동생은 괴어. 언니는 박쥐로 변신하는 뱀파이어. 모두 태어날 때부터 그런 거야. …알겠어? 우리 가족은 그런 일가였던 거야」{00}{3C:50,4}{39:86}{17:5}바람이 불었고, 내 머릿속은 새하얘졌다.{25}
{34:3}「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00}나는 눈을 감고 엉터리 주문을 세 번 외웠다.{00}좋아.{00}내 마음은 정해졌다.{00}「나는 나미를 사랑해」{25}
{30:3,67}눈을 떴다.{00}나미는 없었다.{00}{41:127,130,71}오른쪽과 왼쪽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들렸다{41:127,125,73}.{00}갑옷과 그 괴어의 발소리다…{00}그리고 갑옷은 멀어져 간다.{25}
나미는 어느 쪽이지…!{00}{16}{1A:1300,0,240,@2DEAA8,@2DE9EC,@2DEA37}
#2DE9EC
먼저 아버지께 인사하는 게 도리라며 갑옷 소리를 쫓았다.{1C}{03:@2BDBCD}
#2DEA37
나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행동을 했다.{1C}그늘에 숨어 있자 그 녀석이 다가온다…!{00}{03:@2DEAFE}
#2DEAA8
나는 당연히 괴어 남동생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1C}
#2DEAE0
그늘에 숨어 숨을 죽였다.{00}
#2DEAFE
{36:1,14}{3C:45,71}{3F:1,73}{3F:2,73}발소리는 사라져 버렸다…{00}나미는 어디 있지?{16}{00}나는 나미를 생각했다.{00}나미는 지금{17:3} 착란 상태다.{25}
수많은 환각과 누군가가 억지로 믿게 만든 거짓 기억이 뒤섞여, 그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려 하고 있다.{00}내가 지금 나미를 구하지 않으면 대체 누가 구한단 말인가.{16}{00}{40:5,42}나미는 2층이다…!{3C:120,73}{16}{25}
{45:100}{46:100}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16}{00}{1A:85,0,241,@2DED65,@2DECF5,@2DECBA,@2DED30}
#2DECBA
나는 나미의 잘못된 망상을 깨부숴 주자고 생각했다.{1C}{03:@2DED8B}
#2DECF5
나는 나미의 잘못된 망상에 휘말릴 것만 같았다.{1C}{03:@2BE7F7}
#2DED30
나는 더 행복한 진실이 있으리라고 믿었다.{1C}{03:@34CEE3}
#2DED65
나는 나미의 진실을 믿기로 했다.{1C}
#2DED8B
{39:100}{36:1,22}“미라의 방”에 있던 나미가 나를 돌아보았다.{00}「나미…」{00}{39:22}「{20}…{17:6}모든 게 확실해졌어」{00}나미는 그 낡은 일기장을 손에 들고 있었다.{25}
{3C:50,22}{3C:50,19}{36:1,26}{39:7}{3F:1,7}「이거, 엄마의 일기장이었어. 미라가 된{17:3} 엄마의 일기장」{00}「뭐라고 쓰여 있었어?」{00}「전부 다. 모든 것이…{16} 거의 내 예상대로였어」{25}
「우리 가족에게는 영국의 드라큘라 백작과{17:3} 프랑켄슈타인 남작, 그리고 유럽의 마녀와{17:3} 이집트 미라의 피가 흐르고 있대」{00}어쩐지 복잡한 가계인 모양이다.{00}「…{17:3}그래서?」{25}
「말하자면 우리는 요괴 일가야. …아빠는 갑옷, 엄마는 미라, 남동생은 괴어로 태어났지만, 저래 봬도 실은 {17:3}보름달 빛을 받으면 변신하는 늑대 인간이야」{00}잘은 모르겠지만 거스르지 않기로 한다.{00}「그 예쁜 언니 얘기는 안 쓰여 있어?」{25}
「언니 나오미는 뱀파이어야. …박쥐로 변신해서 사람 피를 빨아」{00}나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00}「밤이 되면 특히 마음에 드는 남자의 피가 갖고 싶어지나 봐. 그렇게 되면 변신도 하지 않고 물어 버린대」{25}
「하지만」{00}나는 말했다.{00}「아무리 그래도 아빠가 갑옷이라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25}「벗으면 공기가 되어 버리나 봐. 그러니까 희박한 영체인 거지…」{00}「희박한 영체…?」{00}「분명 공기에 녹아 버리는 걸 거야. 그래서 저런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거고」{25}
「나미에 대해서는 뭐래?」{00}「나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대. 그래서 양녀로 보내기로 했대」{00}「흐음…」{00}나미는 천천히 어깨의 힘을 뺐다.{00}「그래도 안심했어…」{00}「뭐{17:3}…뭐가?」{25}
「일기장 속 말투가 밝아. 아빠도, 엄마도, 언니도, 남동생도, …모두 명랑하고 좋은 사람들 같아」{00}「그거 다행이네…」{25}
「{20}도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00}나미는 내 목 언저리에 눈길을 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00}어라? …나미한테 언제부터 덧니가 있었지?{16}{25}
{3B:7}{39:100}{2E:34}{17:5}「어서 오세요」{00}{39:22}갑자기 등 뒤에서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렸다.{00}「히익!」{00}나는 세 걸음이나 뒤로 물러났다.{00}야회복 차림의 나오미가 서 있다.{00}「인사가 늦었네요」{00}나오미는 새삼 격식을 차려 내 손을 잡았다.{25}
「언니 나오미예요」{00}「네, 네…」{00}나는 나도 모르게 차렷 자세가 되었다.{00}「늘 신세 지고 있습니다…」{00}나오미는 웃었다.{00}「어머. 듬직해 보이는, 어깨…」{00}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 언저리를 바라보았다.{00}내 목에 달콤한 숨결이 닿았다.{25}
「안 돼, 언니」{00}나미가 부드럽게 나무란다.{00}「이 사람은 내 거야」{00}아아. 나미는 좋은 말을 해 준다.{00}「그래」{00}나오미는 순순히 물러났다.{00}「나중에 봐」{00}{2C:128}어쩐지 역시 박쥐가 된 것처럼 보였다.{25}
{3B:22}{39:101}{30:1,69}우리는 다시 둘만 남았다.{00}{43}나미는 눈을 내리깔았다.{00}「나 싫어지면 말해 줘」{00}「하하. 무슨 소리야, 나미… 내가 왜 널 싫어하겠어?」{00}「기뻐…」{00}나미는 다시 예쁜 덧니를 보이며 내 목 언저리로 눈길을 보냈다.{00}{39:74}갑자기 있지도 않은 전화가 울렸다.{25}
{36:1,46}{3B:74}{39:116}「네, 여보세요…」{00}나미는 가까운 벽에서 마술처럼 전화기를 꺼냈다.{00}「네…{17:3} 네…{17:3} 알겠어요. 지금 곧」{00}{39:117}그때 나는 보기 싫은 것을 보고 말았다.{00}{39:19}벽의 숨겨진 선반 안에 잘린 머리 미니어처가 줄줄이 장식되어 있었던 것이다.{25}
「자, 가자… 아래층에 준비가 됐대」{00}「준비…?」{00}「너를 가족에게 소개할 거야. 분명{17:3} 모두 기뻐할 거야」{00}「이, 이런 차림이라도 괜찮을까…?」{00}「괜찮아」{00}나미는 웃었다.{25}
「다들 관심 있는 건 주로 목 위쪽뿐인걸」{00}어쩐지 수수께끼 같은 웃음을 짓는다.{00}「얼굴이 잘생겼는지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거야?」{00}「그런 뜻이 아니야. 사람의 본질이나 인생 같은 건 모두 그 사람의 “목”에 드러난대…{16} 이건 여자 귀신이었던 할머니가 한 말이야」{00}어쩐지 엄청난 대가족인 모양이다.{25}
「아, 그 선반의 미니어처도 그거야?」{00}「뭐야, 봐 버렸어?」{00}{3B:19}{39:101}{36:1,69}나미는 그 숨겨진 선반을 닫았다.{00}「이건 내 몫이야. …적어서 부끄럽지만」{00}「적어서 부끄럽다…?」{25}
「다 같이 수집하고 있거든. 아빠는 아흔아홉 개나 모았어」{00}「그런 거, 어디서 파는데?」{00}「어머」{00}나미는 웃었다.{00}「얘도 참, 누구나 갖고 있잖아」{00}「헤에」{00}분명 이 근방에만 있는 풍습일 것이다.{25}
「미니카나 우표 같은 걸 모으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 바라보고만 있어도 문학책이나 철학책이라도 음미하는 기분이 들어」{00}…내가 아는 나미가 아닌 것 같다.{00}언제부터 나미는 이랬던 걸까.{25}
「미니 잘린 머리에는 말이야, 재미있는 습성이 있어」{00}나미는 다시 좌우의 하얀 덧니를 드러내며 웃었다.{00}「아흔아홉 개를 모으잖아? 그러면 말이야, 그 아흔아홉 개의 미니 잘린 머리는 백 개째 잘린 머리를 맞이할 때 일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대」{25}
「자…잘린 머리가?」{00}「응.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그 노래를 세 번이나 들었대」{00}「그러니까 300개를 모았다는 거야?」{00}어쩐지 엉덩이 언저리가 근질근질해진다.{25}
「이제 가야 해」{00}나미는 나를 재촉했다.{00}「아빠가 너한테 미니 잘린 머리를 보여 준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나 봐. …어쩔 수 없으니까 나, 양보하기로 했어」{00}「양보한다니…뭘?」{00}「저기, 정말로 빨리 가야 해」{25}
이런 터무니없는 이야기, 전부 나미의 농담인 것 같은 기분도 든다.{25}
{19:869,0,242,@2E81D2,@2E80B5,@2E80E6,@2E8115}
#2E80B5
「그런 가족은 버려{13}」{00}나는 말했다.{1C}{03:@2E85A4}
#2E80E6
「농담이지, 나미{13}」{00}나는 웃었다.{1C}{03:@2BF9C8}
#2E8115
「다른 곳으로 가자{13}」{00}나는 포기하지 않았다.{1C}{36:1,14}{39:21}{2C:156}계단을 내려가자 도깨비불이 덮쳐 왔다.{00}나미가 겁먹지 않도록 나는 그 입을 막았다.{25}
{2C:158}{03:@34E0F5}
#2E81D2
「알았어{13}」{00}나는 사랑하는 여자의 가족을 만나기로 했다.{1C}「기뻐」{00}나미가 내 품에 뛰어들었다.{00}그때 목덜미가 따끔했다.{00}「아야…」{00}「아, 미안. 나도 참{17:3} 덜렁이라니까… 벌써부터 이렇게 물어 버리다니」{25}
나미는 내 목에 대고 있던 덧니를 뗐다.{00}나미에게 이런 버릇이 있는 줄은 몰랐다.{00}게다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00}아무튼 나미의 가족을 만나자.{00}갑옷이든 양동이든, 미라든 건어물이든 상관없다.{00}나미의 가족이라면 나의 가족이다.{25}
나미는 검은 서류 가방 같은 것을 손에 들었다.{00}{39:7}「자, 가자」{25}
{45:89}{46:89}{36:1,14}이때 나는,{00}{1A:1365,0,243,@2E8446,@2E8471,@2E84BA,@2E850F}
#2E8446
역시 나미의 덧니가 신경 쓰였다.{1C}{03:@2E8D99}
#2E8471
왠지 갑자기 말다툼할 기력을 잃었다.{1C}나는 나미를 따라갔다.{00}{03:@2BFCB0}
#2E84BA
사랑하는 나미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1C}「나미, 너는 너무 착해」{00}{03:@2E8814}
#2E850F
「전부 엉터리야! 너를 사랑하는 나만 믿어!{13}」{00}나도 모르게 외쳤다.{1C}{39:89}{2E:6}갑자기 갑옷이 나타나 우리를 옆구리에 끼었다.{25}
{03:@34E81B}
#2E85A4
{39:7}「전부 거짓말이야. 이런 일기장도, 그 미라나 갑옷도. …전부 누군가가 만든 가짜 기억이야. 어린애라도 알 만한 그런 엉터리 이야기를 믿는 건 그만둬」{00}{25}
나는 계속했다.{00}「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지는 몰라. 하지만 어쨌든 거짓말이야. …전부 잊어버려. 이 저택에 오기 전의 나미로 돌아가는 거야」{00}「…우리 가족은 만나 주지 않을 거야?」{00}「안 만나」{00}나는 딱 잘라 말했다.{25}
「왜냐하면 그런 건 가족이고 뭐고 아니니까. 대체{17:3} 어디의 누가 미라나 갑옷이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믿겠어? 더 이상 이런 바보 같은 이야기에 어울려 줄 필요 없어」{00}
#2E8814
나미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00}「걱정해 주는 건 기쁘지만」{00}목이 메어 울었다.{25}
「나미…」{00}「난 사랑받을 자격 없어. 내가 만약 지금의 너라면 나를 버릴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20}. 나라면 그렇게 할 거니까!」{00}나미는 나를 보았다.{25}
「어느 쪽인지 정해. 지금 여기서 나를 버릴지. 아니면 우리 가족을 만나 줄지」{00}이야기가 거꾸로 되었다.{00}「…알았어, 나미. 만날게… 난 나미가 좋으니까」{00}「고마워, {20}…」{00}{25}
{2C:153}도깨비불이 나왔지만 나는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00}{36:1,14}「도깨비불은 퇴치해도 퇴치해도 계속 나온단 말이야」{00}「너희도 도깨비불을 싫어했구나…」{00}이런 때에 태평한 대화다.{25}
「도깨비불 한 마리를 보면 그 뒤에 스무 마리는 있다고들 해」{00}「역시 “도깨비불 끈끈이” 같은 걸 쓰는 거야?」{00}「요즘은 고주파나 페로몬을 이용한 쪽이 인기 있나 봐」{00}그렇게 말하고 나서 {2C:158}나미는 기쁜 듯이 웃었다.{25}
「믿어 주는구나, {20}…{17:3}기뻐」{00}굵은 눈물방울을 뚝 떨어뜨렸다.{00}「괜찮아. 집안이나 혈통 같은 건 문제가 아니야. …나, 가족분들하고도 사이좋게 지내도록 할게」{00}「그렇게 해 주면 정말 고마워…」{25}
나미는 안심한 것 같았다.{00}「아빠도 합창을 한 번 들으면 기뻐할 거고, 당사자도 협조하는 편이 덜 아프다고 하니까」{00}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뻐하는 나미를 보고 있으니 나도 만족스럽다.{25}
{03:@2E8D99}
#2E8D99
{39:100}{36:1,11}{3F:1,7}자, 식당이다.{00}나와 나미는 팔짱을 끼고 들어갔다.{00}어디선가 꽃보라가 흩날렸다.{00}식당에는 모두가 모여 있다.{00}갑옷, 미라, 괴어, 나오미…{16} 모두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로 정장을 했다.{00}{25}
{36:1,6}「여어, 어서 오게」{00}갑옷이 뜻밖에 밝은 목소리로 나를 맞았다.{00}{36:1,11}「다시 소개할게」{00}나미가 나를 돌아보았다.{00}{36:1,6}{17:5}「갑옷인 아빠,{36:1,79}{17:5} 미라인 엄마,{36:1,75}{17:5} 늑대 인간이자{17:3} 괴어인 남동생,{17:5} …그리고,{36:1,54} 뱀파이어인 언니{17:3} 나오미」{25}
{36:1,11}「아…아, 그러셨어요. …처음 뵙겠습니다{13}. 아하하」{00}나는 바보 같은 대답밖에 하지 못했다.{00}뭔가{17:1} 커다란 힘이 작용해서 무서운 사실이 확정되려 하고 있다.{00}「잘 부탁해요」{00}모두가 예의 바르게 악수를 청해 왔다.{25}
「저, 저…{17:6}접니다」{00}나는 나도 모르게 바보 같은 인사를 했다.{00}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악수로 답했다.{25}{36:1,6}「여어, 만나서 반갑네」{00}갑옷 아버지는{17:2} 단단하고 야무진 손이었다.{00}{36:1,79}「나미가 신세를 많이 졌어요」{00}미라 어머니의 손에는{17:2} 오랜 고생이 새겨져 있다.{25}
{36:1,75}「꾸에엑~!」{00}괴어 남동생의 손은{17:2} 끈적끈적해서 징그럽다.{00}{36:1,54}마지막은{17:3} 언니 나오미의{17:2} 나긋나긋하고 아름다운 손이다.{00}「이걸로 이제 당신도 우리 가족. …좋아해요」{00}{25}
나오미가 웃자{17:3} 입가 좌우로 뾰족한 덧니가 엿보였다.{00}그대로 스윽 얼굴을 가까이 대더니 내 어깨에 묻는다.{00}「으아악!」{00}나는 비명을 질렀다.{00}「피, 피는{17:3} 빨지 말아 주세요!」{00}완벽하게 어깨를 물렸다.{25}
{36:1,6}「이런 이런, 그렇게 서두르면 안 되지」{00}갑옷 아버지가 껄껄 웃었다.{00}「모처럼 오신 손님이{17:2} 기분 상하시겠다」{00}{36:1,79}「그래요, 나오미. 식사를 맛있게 못 하게 되잖니」{00}미라 어머니가 말하자 모두 와 하고 웃었다.{00}{36:1,54}「어머, 죄송해요. 그렇지만 너무 맛있어 보였는걸요」{25}
나오미가 웃자 좌우의 송곳니에서{17:3} 내 피가 뚝 떨어졌다.{00}그랬구나.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이건 송곳니였던 것이다.{00}덧니치고는 너무 뾰족하다 싶었다.{00}{36:1,11}「언니도 참…{17:5} 일란성 쌍둥이 동생으로서 부끄러워. 나중에 실컷 먹을 수 있는데」{25}
웃으니 나미에게도 나오미와 같은 덧니가…{17:5} 역시 이상하다.{00}덧니가 갑자기 나다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00}언니 나오미는 드라큘라의 피를 이어받은 뱀파이어니까 뭐 당연하다 쳐도, 나미는 전혀…{3B:7}{17:5} 나는 여기서 꿀꺽 숨을 삼키고 나미를 보았다.{25}
일란성 쌍둥이?!{00}그, 그러니까…{17:5} 두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똑같다는 것이다.{00}그렇다는 건…{16}{25}
{39:19}{36:1,6}「하하하. 자, 자」{00}갑옷 아버지가 금속성의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00}「이쯤에서 손님께 우리 컬렉션을 보여 드릴까 하는데 말이야」{00}{36:1,79}「찬성이에요」{00}미라 어머니가 우아하게 미소 지으며{17:3} 자신의 검은 서류 가방을 꺼냈다.{00}「자, 너희도」{25}
{36:1,11}갑옷도, 나오미도, 나미까지도{17:3} 검은 서류 가방을 꺼냈다.{00}괴어는 그저 침을 흘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00}「자, 준비됐나, {21} 군」{00}모두가 싱글벙글 나를 본다.{00}「뭐…{17:3}뭐가 시작되는 거죠?」{25}
「괜찮아. 그냥 편하게 있으면 돼」{00}나미가 내게 살짝 말하고 검은 서류 가방을 열었다.{00}「그럼, 제일 적은 나부터」{00}「앗」{00}안에는 마치 탁구공이라도 늘어놓은 것처럼 잘린 머리 미니어처가 줄줄이 장식되어 있다.{25}
「서른여덟 개」{00}부끄러운 듯이 나미가 말했다.{00}괴어가 우헤헤 하고 웃었다.{00}{36:1,54}「다음은 나」{00}나오미가 자신의 서류 가방을 열었다.{00}「마흔여덟 개」{00}「와하하, 적다 적어」{00}갑옷이 정말 유쾌하다는 듯이 웃었다.{25}
{36:1,79}「그래도 둘 다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나도 힘껏 모았지만」{00}미라 어머니도 자신의 가방을 열었다.{00}「여든세 개」{00}괴어가 주르륵{17:2} 침을 흘렸다.{00}{36:1,6}「와하하…{17:3} 그럼{21} 군, 내 차례일세」{25}
갑옷은 자랑스럽게 한층 더 큰 서류 가방을 열었다.{00}「아흔아홉 개」{00}이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00}줄줄이 늘어선 아흔아홉 개의 미니 잘린 머리가 {17:5}나를 보면서{39:20} 일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25}
「우햐…」{00}남은 서른여덟 개와 마흔여덟 개와 여든세 개의 미니 잘린 머리는 노래에 맞춰 허밍을 시작했다.{00}괴어가 깔깔 웃으며 손뼉으로 박자를 맞췄다.{00}참으로 기이한 광경이다…{16}{25}
{36:1,54}「기뻐하고 있는 거예요, 미니 잘린 머리들이」{00}나오미가 내 어깻죽지에 마음이 있는 듯한 눈으로 말한다.{00}「뭐…뭘요?」{25}「어머, 나미한테 못 들었어요?」{00}나오미는 아름다운 송곳니를 보이며 웃었다.{00}「당신은 이제 나미의 신랑이에요」{00}「히익…?!」{25}
「그렇게 기뻐하지 마세요. 우리 집 사위들은 모두 아버지께 바쳐지게 되어 있으니까」{00}「사위들…?!」{00}「네」{00}「바쳐진다고요…?」{00}「그래요. 그러니까 미니 잘린 머리들이 저렇게 기뻐하고 있는 거예요」{00}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25}
나오미는 말했다.{00}「저것들에겐 신기한 습성이 있어서요, 아흔아홉 개가 모인 미니 잘린 머리는 백 개째 동료를 맞이할 때, 기뻐하며 축하 합창을 부르는 거예요」{00}온몸에서 핏기가 가셨다.{00}「동료…내가, 미니 잘린 머리의?!」{25}
「아…안 돼요, 안 돼. 그렇게 핏기가 가시게 하면」{00}나오미가 주의를 주었다.{00}「당신의 목 위쪽은 아버지 거니까요. …살은 남동생이 기쁘게 먹을 거고, 뼈는 어머니가 가루로 만들어서 칼슘 대신 쓸 거예요」{00}{39:21}갑옷과 미라가 사이좋게 웃고, 괴어가 주르륵 침을 흘렸다.{25}
{36:1,11}「와, 와, 와아…!!」{00}나는 외쳤다.{00}더 이상 이 파티에 어울릴 필요는 없다.{25}
나는 말했다.{00}{1A:1365,0,244,@2EA2FC,@2EA279,@2EA2A0,@2EA2D1}
#2EA279
「나미, 이런 녀석들은 버려!」{1C}{03:@2C815F}
#2EA2A0
「나미, 내 손을 잡아!」{1C}나는 말했다.{00}{03:@2EACB7}
#2EA2D1
「나미, 우리의 사랑을 보여 주자!」{1C}{03:@34F0D0}
#2EA2FC
「나미, 마지막 한마디만 하게 해 줘」{1C}그리고 말했다.{00}{3B:19}{3B:20}{3B:23}{3B:21}{39:3}「도망쳐!」{00}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00}{39:103}{3E:103}{3B:3}
#2EA394
{39:19}{36:1,69}갑자기 몸이 무거워졌다.{00}「와…나미, 그만둬」{00}나미가 내 등에 업혀 있다.{25}
「{20}, 좋아해」{00}그렇게 말하며 나미는 키스했다.{00}내 목덜미에 날카로운 송곳니를 박고 있다.{00}「으악, 나미, 아파! 너 드라큘라냐!」{00}「맞아. 나도 이제야 알았어」{00}나미의 목소리는 냉정했다.{00}「나, 드라큘라였던 거야」{00}「뭐…뭐라고?!」{25}
{36:1,67}나는 홀 안으로 도망쳤다.{00}나미가 물론 달라붙은 채 따라온다.{00}{39:85}{17:1}창문이 깨졌다.{00}언제 떠올랐는지, 보름달 빛이 소리를 내듯 쏟아져 들어왔다.{00}{39:20}「으아아!!」{00}내 목덜미에 이를 박은 나미가 변신했다.{00}나미는 반야 탈 같은 얼굴이 되었다.{25}
「맛있어…!」{00}하지만 내 목에서 입을 뗀 나미는 {3C:50,20}벌써 원래 얼굴로 돌아와 있다.{00}「있잖아, 한 번 더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25}
아아, 어떻게 하면 좋지.{16}{00}{1A:771,0,245,@2EA72B,@2EA6D4}
#2EA6D4
「싫어{13}. 돌아갈 거면 두고 갈 거야!{13}」{00}나는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말했다.{1C}{03:@2EACB7}
#2EA72B
나는 그런 나미에게 질 것 같은 나 자신을 느꼈다.{1C}그래도 나는 필사적으로 말했다.{00}{3C:30,19}「나미, 너는 최면술에 걸린 거야…{16} 그 녀석들이 누군지는 몰라. 하지만 절대로 네 가족 따위가 아니야」{25}
{43}「잘 들어, 나미. 이 세상에 미라나 갑옷이 가족이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어」{00}나는 어느새 울고 있었다.{00}「나미, 난 네가 좋아. 부탁이니까 머리를 식히고 냉정해져 줘!」{00}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25}
「아아, {20}…」{00}나미는 내 머리를 끌어안았다.{00}「믿고 싶어…{16}{20}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싶어」{00}「그럼 믿어. 모든 건 저 괴물들의 함정이야. 속으면 안 돼. 우리는 둘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서로 믿으며 가는 거야!」{25}
나미는 울면서 나를 보았다.{00}「{20}, 그럼 내 손을 잡아 줘」{00}나는 나미의 손을 꽉 잡았다.{00}{39:87}바람이 일어{35:2} 내 몸이 날아갔다{39:130}.{00}우리는 딱딱한 판자 위에 내던져졌다.{00}{32:1,11}얼굴을 들어 보니 {39:7}{3F:1,7}아까 그 식탁 위였다.{25}
「돌아왔네요. 어서 와요」{00}나오미가 나를 들여다보며 말했다.{00}「장난치지 마!」{00}외치며 일어나려 하자 나미의 손이 살며시 눌렀다.{00}「움직이지 마」{25}
나는,{00}{1A:869,0,246,@2EABC3,@2EAC0C,@2EAC4F,@2EAC82}
#2EABC3
각오는 했지만 신경이 쓰였다{13}.{00}「나를 어떻게 할 거야?」{1C}{03:@2EB530}
#2EAC0C
소녀처럼 나미를 바라보았다{13}.{00}「아프게 하지 마」{1C}{03:@2EB22D}
#2EAC4F
조용히 눈을 감았다{13}.{00}{3C:127,7}「알았어」{1C}{03:@2C83F4}
#2EAC82
나도 지지 않고 마주 꼭 쥐었다{13}.{00}「나미도 같이 가는 거야」{1C}{03:@34FBEA}
#2EACB7
이제 되돌아갈 생각은 없다.{00}{3C:30,19}{3C:30,23}{3C:30,21}{3C:30,20}「따라와!」{00}나는 나미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달렸다.{00}{36:1,69}「잠깐만」{00}나미는 움직이지 않았다.{25}
{43}「난 못 가. 갈 거면 제발 혼자 가」{00}「나미!」{00}「그렇지만…」{00}나미는 울고 있었다.{00}「가족인걸. 네가 뭐라고 하든 저건 내 가족이란 말이야」{25}
「가족이면 살인도 용납하겠다는 거야?」{00}「아아… 날 괴롭히지 마. 난 도저히 못 가!」{25}
{41:150,0,146}{2C:132}{2C:135}{39:63}{17:10}주위가 어두워지며 저택이 흔들렸다{13}.{00}{3C:120,63}{17:1}{2C:138}{16}흔들림이 멎은 뒤에도 나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00}나는 고민 끝에 말했다.{00}「알았어. …나미, 나 이제 결심했어. 나미랑 함께 갈게」{00}「{20}…」{25}
나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00}이윽고 눈물에 젖은 눈으로 나미가 말했다.{00}「고마워…」{00}나는 말없이 나미의 손을 잡고 식당에서 기다리는 가족 앞으로 돌아갔다.{27:1}{39:61}{17:10}{30:1,11}모두가 박수로 맞아 주었다{3B:61}.{00}{39:7}「잘 돌아왔어요」{00}나오미가 말했다.{00}「모두 앞에 있는 그 테이블 위 도마에 누워요」{25}
나는 시킨 대로 했다. 그리고…{00}{1A:869,0,247,@2EB0FB,@2EB150,@2EB193,@2EB1E6}
#2EB0FB
「나미, 다음엔 언제 만날 수 있어?{13}」{00}나는 다음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1C}{03:@2EB530}
#2EB150
「도마 위의 시체{13}」{00}나는 마지막까지 웃기려고 했다.{1C}{03:@2EB22D}
#2EB193
「좋지{13}. 너도 올래?{13}」{00}{3C:127,7}나는 나오미도 길동무로 삼으려 했다.{1C}{03:@2C83F4}
#2EB1E6
「나미랑 둘이서{13}」{00}나는 나미에게 매달렸다.{1C}{03:@34FBEA}
#2EB22D
「얌전히 있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00}나미가 내 귓가에 살며시 말했다.{00}「당신이 좋아요, {21} 씨」{00}나오미도 질세라 속삭였다.{00}아니, 이쪽이 나미인가?{16}{00}완전히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라 구별이 안 된다.{25}
「나도 정말 좋아했어, 나미…」{00}「나는 이쪽이야」{00}또 한 명의 나미가 말했다.{00}역시 착각했다.{00}「아, 미안 나미…」{25}
「바보, 틀린 거 아니야」{00}진짜 나미가 다정하게 말했다.{00}「방금 건 언니가 장난친 거야. 네가 나를 착각할 리 없잖아」{00}나미는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25}
나는…{00}{1A:804,0,248,@2EB4F2,@2EB4AB,@2EB45A}
#2EB45A
나미를 억지로 옆에 눕혔다{13}.{00}「너도 이리 와{13}. 누워 보니 편하다」{1C}{03:@34FBEA}
#2EB4AB
나미에게 웃어 보였다{13}.{00}「이게 나미를 보는 마지막이려나」{1C}{03:@2EB530}
#2EB4F2
나미에게 속삭였다{13}.{00}「난 아직 포기 안 했어」{1C}
#2EB530
{3F:1,7}「미안해, {20}」{00}나미가 내게 말했다.{00}「딱히 사과할 필요 없어{13}」{00}나오미가 말했다.{25}
「이 사람은 전부 우리한테 쓸모가 있어… 잘린 머리는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아빠 컬렉션. 콸콸 흘러나오는 피는 나와 나미의 멋진 음료. 고기는 레어로 전부 남동생 차지인걸{13}」{00}{36:1,75}{39:112}{17:5}괴어 남동생이 「꾸에엑!{13}」 하고 울부짖으며 기뻐했다.{25}
{36:1,79}{17:5}「남은 뼈는 말차로 만들어서 제가 마시겠어요{13}」{00}미라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고상하게 웃었다.{00}그렇군. 내 용도는 잘 알았다.{00}{36:1,6}{17:5}「자자, 슬슬 시작해 볼까{13}」{00}갑옷 아버지가 커다란 검을 신이 나서 뽑았다.{25}
「저기…{17:5} 아픈가요?」{00}「뭘, 조금 따끔할 뿐이야. 그다음엔 싹둑 잘린 목에서 피가 콸 뿜어져 나오니까 오히려 기분이 좋다더군. …아니, 이건 나와 친한 미니 잘린 머리한테 들은 얘기다만」{00}갑옷 아버지는 자기 일이 아니라서 밝은 말투다.{25}
{36:1,54}「그 피가 또 아찔할 만큼 써서 취한단 말이지」{00}나오미도 왠지 들떠 있다.{00}{39:112}괴어도 덩달아 신이 나서 떠들고 있다.{00}나미만 아까부터 왠지 말이 없었다.{25}
{36:1,11}나는 질문했다.{00}「잘라 낸 머리는 어떻게 그렇게 작게 만드는 거예요?」{25}
{36:1,6}「아, 그건 원래 비밀인데 말이지{13}」{00}갑옷 아버지는 기분이 좋은지 한 아름이나 되는 커다란 약병을 꺼내 와서는 영차 하고 내려놓았다.{00}「자네는 예의 바른 청년이니 가르쳐 주지…{17:5} 이건 우리 집안에 대대로 전해지는 비약인데 말이야」{00}{25}
뚜껑을 열어 안을 보여 주었다.{00}왠지 끈적끈적한 초록색 액체다.{00}「싹둑 자른 머리를 이 안에 담그는 거야. 그러면 눈 깜짝할 새에 완성이지. 잘린 머리는 순식간에 이렇게 한입 돈가스만 한 미니 잘린 머리가 되지」{00}자랑하는 잘린 머리 컬렉션을 또 보여 주었다.{00}{25}
「와… 그런 약, 팔면 돈 좀 벌겠네요{13}」{00}나는 비위를 맞추며 시간을 벌었다.{00}「팔 생각은 없네{13}」{00}갑옷 아버지가 껄껄 웃었다.{00}「어쨌거나 대대로 내려온 비전의 비약이야. 바깥에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이쪽 목이 댕강이지. 이 검이 저절로 움직이게 되어 있거든{13}. 와하하…」{25}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와 비슷하다.{00}「약 원료는 뭔가요?」{00}「음. 여러 가지 있지만…{17:5} 주성분은 의외의 것이지{13}」{00}「제절초인가요?」{00}{3B:7}{43}「으…{17:5}으음」{00}갑옷 아버지와 미라 어머니, 나오미와 괴어도 깜짝 놀라 나를 보았다.{25}
「그냥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을 뿐이에요{13}」{00}이제{17:3}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00}{36:1,11}나는 나미를 보았다.{00}나미는 줄곧 나를 보고 있다.{00}「슬슬 해 주시겠어요? 이제 기다리는 게 힘들어서요」{00}{36:1,6}「아, 미안 미안」{00}갑옷 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었다.{25}
「아, 그런데 자르기 전에 뭔가 바라는 게 있나?」{00}「할 수만 있다면」{00}나는 말했다.{00}{39:6}「나미 손에 잘리고 싶습니다{13}」{00}「아, 그래그래{13}」{00}갑옷 아버지는 흔쾌히 들어주었다.{00}「나미, 이리 와서 검을 잡으렴」{25}
{36:1,11}나미는 그 검을 잡았다.{00}나는 도마 위에서 검을 겨누는 나미를 올려다보았다.{00}「{20}…{16}괜찮겠어?」{00}「응.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면 나미 손에{13}」{00}「…」{00}나미는 눈물을 글썽이는 것 같았다.{25}
「나미{13}」{00}나는 말했다.{00}「미니 잘린 머리가 되면 가끔은 꺼내서 바라봐 줘…」{00}「그런 말 하지 마, {20}」{00}나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00}「내가 바보였어…{16} 피 같은 거 이제 필요 없어. 자르고 싶지 않아」{25}
뒤에서 갑옷이 깨진 종 같은 목소리로 재촉했다.{00}「어이 나미, 뭘 꾸물거리고 있냐. 얼른 하지 않으면 내가 하겠다」{00}나미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25}「한 번 더, 약의 주성분이 제절초냐고 물어봐!」{00}{3B:6}「뭐…?」{00}「모두한테 다짐을 받아 두는 거야…. 빨리!」{25}
나는 시킨 대로 했다.{00}「그런데 아버님…{17:5} 비약의 주성분은 제절초죠?」{00}「그래, 맞아{13}」{00}갑옷과 미라와 괴어와 나오미는 일제히 밝게 고개를 끄덕였다.{00}{39:1}그 순간 검이 빛을 냈다.{25}
{36:1,77}{2C:131}나미는 검을 놓았다.{00}{39:135}그 검이 떠올랐다.{00}「아앗!」{00}{39:135}검이 허공을 갈랐다.{00}{2E:83}{39:136}{17:5}{39:136}{17:6}{39:136}{17:3}{39:136}{17:4}네 개의 목이 날아갔다{13}.{00}{17:5}갑옷, 미라, 괴어, 나오미의 잘린 머리는 사이좋게 비약 속으로 떨어졌다.{25}
{39:123}{17:3}{39:123}{17:3}{39:123}{17:3}{39:123}{17:3}「앗{17:5}… 머리가!?{39:49}」{00}흰 연기가 피어올랐다.{00}네 개의 머리는 미니 잘린 머리가 되어 굴러 나왔다{3C:45,49}.{00}{25}
「어… 어떻게 된 거야!?」{00}「비약의 주성분을 누설했으니까. 이 검은 일족을 지키는 칼이었어」{00}{2C:131}검이 더욱 밝게 빛났다.{00}「{20}, 도망쳐!」{00}나미가 소리쳤다.{00}「일족을 벤 검은 열을 내서 저택을 불태우고 폭발하게 되어 있어!!」{25}
{36:1,10}「빨리! 도망쳐!」{00}「알았어. 가자!」{00}「난 안 돼…{17:5} 남을래」{00}나미는 내 손을 살며시 놓았다.{00}「뭐…{17:5}뭐라고!?」{00}「난 못 가…{17:5} 왜냐면 난 흡혈귀. 드라큘라 일족이거든」{25}
「그런 건 상관없어. 가자, 나미!」{00}나미는 울고 있었다.{00}「난 피를 원해. {20}의 피만이 아니야. 누구 것이든, 사람의 피를 빠는 여자라고!」{00}「나미, 내가 고쳐 줄게!」{00}「무리야, {20}…」{00}나미는 슬프게 고개를 저었다.{25}
{2E:11}{39:62}{2C:145}뒤돌아보니 식당에 떠 있던 검이 불을 뿜으며 화염에 휩싸였다.{00}「난 아빠, 엄마, 언니, 동생이랑 여기 남을래… 가, {20}!」{00}「바보야, 같이 가자니까!」{00}불은 여기저기로 옮겨붙어 저택 전체가 타오르기 시작했다.{00}「검이 폭발할 거야! 도망쳐!」{25}
나는 화를 내며 말했다.{00}{1A:771,0,249,@2EC918,@2EC973}
#2EC918
「나미! {17:5}날 바보 취급하지 마!」{1C}나는 나미를 억지로 어깨에 둘러멨다.{00}{03:@2EC9BC}
#2EC973
「나미가 안 도망치면 나도 여기서 불타 죽겠어!」{1C}{03:@2ECB62}
#2EC9BC
{3F:1,62}불은 순식간에 번졌다.{00}뜨겁다.{00}불이 살아 있는 것처럼 우리를 덮쳤다.{00}나는 기절한 나미를 둘러메고 뒷문으로 달렸다.{00}{25}
{39:150}{2C:147}「{20}, 더는 못 가!」{00}정신이 든 나미가 소리쳤다.{25}
{45:30}{46:30}그래서 나는 외쳤다.{00}{1A:1365,0,250,@2ECACC,@2ECAF5,@2ECB20,@2ECB3D}
#2ECACC
「괜찮아, 이 불을 뚫고 간다!」{1C}{03:@2ECDD0}
#2ECAF5
「어느 쪽이야? 말하는 대로 할게!」{1C}{03:@2C8F46}
#2ECB20
「날 믿어, 나한테 맡겨!」{1C}{03:@2ECDD0}
#2ECB3D
「꽉 붙잡아. 달린다!」{1C}{03:@358210}
#2ECB62
{3F:1,62}주변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00}「{20}!」{00}「나미!」{00}나는 나미를 꼭 껴안았다.{00}「죽는다면 함께야!」{25}
뜨겁다.{00}나미와 함께라면 죽어도 좋지만… 하다못해 화상 약 정도는{17:2} 있었으면 좋겠다.{00}「{20}, 죽지 마! 도망쳐!」{00}「그럼 나미도 같이 가!」{00}「바보!」{00}나미는 울면서 내 손을 잡았다.{00}그 손을 고쳐 잡은 나는…{16}{25}
{19:1365,0,251,@2ECCD2,@2ECD09,@2ECD34,@2ECD73}
#2ECCD2
「이쪽이야, 가!」{00}나는 나미를 먼저 보냈다.{1C}{03:@2ECDD0}
#2ECD09
「좋아, 달려!」{00}나는 고함쳤다.{1C}{03:@2C8F46}
#2ECD34
「좋아해, 따라와!」{00}나는 나미를 잡아끌고 달렸다.{1C}{03:@2ECDD0}
#2ECD73
「괜찮아, 나미… 나미와 함께라면 죽어도 좋아{13}」{00}나는 다정하게 나미를 안았다.{1C}{03:@358210}
#2ECDD0
{40:2,30}{3F:8,62}{2C:146}{2E:69}달려 나오자 저택은 하늘까지 태울 듯한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25}
보일러가 곧 폭발하려는지{40:1,57} 지진 같은 땅울림까지 전해져 온다.{00}「휩쓸린다! 달려!」{3C:20,62}{3C:45,30}{3C:45,57}{2C:148}{27:6}{3E:30}{39:62}{17:30}얼마나 달렸을까.{00}나와 나미는 뒤돌아보았다.{00}{2C:150}{17:10}{39:131}붕괴와 폭발이 동시에 일어났다.{00}{39:131}저택은 몇 번이나 {39:131}폭발했다{13}.{00}{3C:50,1}{39:159}{2C:151}{3C:80,62}{3E:159}{16}{25}
「엄마…」{00}나미의 입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00}뺨이 젖어 있었다.{00}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25}
{40:1,5}{2C:152}{17:27}{0C}「아아…!{13}」{00}{17:15}나미가 소리쳤다.{00}{17:15}「엄마랑 모두가…{13}」{00}{17:15}화염 속에서 흩날린 발광체는 수백, 수천 개의 빛점이 되어{17:2} 밤하늘로 흩어지더니, 캄캄한 하늘에{17:2} 무수한 별이 되어 빛났다{13}.{00}{17:15}「별이 되어{17:3}…{17:3}…{17:3}…{17:3}!{17:3}{13}」{00}{17:25}{25}
나미의 어머니와 가족들은{17:5} 별이 되었다…{13}.{00}{17:15}우리 머리 위로는{17:5} 크나큰 슬픔과{17:5} 사랑이 펼쳐져 있었다…{13}.{00}{17:25}{04:252,1,@2ED168}{22:252,1}{2C:101}{1D}{16}
#2ED163
{03:@2ED163}
#2ED168
{09}{16}{25}
그리고,{00}{1A:1796,0,253,@2ED189,@2ED1D0,@2ED21B}
#2ED189
「나는 나미가 좋아{13}」{00}나는 다시 한번 확실하게 고백했다.{1C}{03:@2C9336}
#2ED1D0
「나미… 들어 줘{13}」{00}나는 나미에게 청혼하려고 했다.{1C}{03:@2ED276}
#2ED21B
{3C:50,5}「헤헤… 이제야 겨우 단둘이다{13}」{00}나는 갑자기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1C}{03:@2ED276}
#2ED276
나는 살며시 나미를 끌어안았다.{00}「{20}…」{00}나미의 부드러운 입술이{17:3} 내 눈앞에서 벌어지더니…{16}{3B:8}{3B:5}{40:1,7} 입가에서 뻗어 나온 하얗고 아름다운 송곳니가 내 목에 천천히 닿았다.{25}
아아!{17:5} …나미가 드라큘라였다니!!{00}몸속의 피가 조용히 역류하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00}{0C}내 의식이 천천히 멀어져 간다{13}.{00}{17:15}아아…{17:5} 나는…{17:3} 행복하다{17:2} 나{17:1}미…{13}.{00}{17:15}나미…{17:6} 나미{17:1}…{17:1}…{17:1}…{17:6} 나{17:2}…{17:2}…{17:2}…{17:2}미{17:3}…{17:3}…{17:3}…{00}{17:25}{04:254,1,@2ED450}{22:254,1}{17:30}{2C:97}{1D}{16}
#2ED44B
{03:@2ED44B}
#2ED450
{09}{16}{25}
아직 끝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00}그리고,{00}{1A:771,0,255,@2ED49C,@2ED50D}
#2ED49C
「아아, 이걸로 나도 드라큘라가 되는구나」{00}나는 몽롱한 머릿속으로 거꾸로 나미의 피를 빨 생각만 했다.{1C}{03:@2C935E}
#2ED50D
「아아, 나미는 어쩌다 드라큘라 같은 게 되어 버렸을까」{00}나는 점점 뜨거워지는 머릿속으로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1C}{03:@2ED576}
#2ED576
{3B:7}나미는 입을 떼었다.{00}「바보…{17:5} 농담이야{13}」{00}그렇게 말하며 웃었다.{00}아아, 나미의 송곳니는 아름답다.{25}
{39:8}{0C}나와 나미는 함께 박쥐로 변해 밤하늘로 날아올랐다{13}.{00}{17:15}아아{17:1}…{17:1}…{17:1}…{17:1} 별이 참 아름답다{13}.{00}{17:15}우리는 행복하다{17:2}…{17:2}…{17:2}…{17:2}{13}.{00}{17:50}{2C:95}{1D}{16}
#2ED6A4
{03:@2ED6A4}
#2ED6A9
{3A:20,39}{32:16,1}{22:0,7}{22:256,1}산길은 좁고 구불구불하다.{00}산그늘로 들어선 탓인지 풍경이 묘하게 음침해진 느낌이 든다.{00}늘어선 나무들이 죽은 사람들의 행렬처럼 보인다.{00}바위가 요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00}…나는 기분 나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25}
조수석에서는 나미가 새근새근 자고 있다.{00}조금 전까지 깨어 있었는데 강낚시로 피곤했던 걸까.{00}잠든 얼굴이 예쁘다….{00}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그만 넋을 놓고 바라보고 말았다.{00}「꺄악, {20}, 차!」{00}나미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25}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을 뻔했다.{00}하지만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리 없다.{00}「나미…」{00}「…아, 꿈이구나」{00}「요 녀석」 나는 쥐어박는 시늉을 했다.{25}
그 순간 나는…{00}{1A:1093,0,257,@2ED925,@2ED94E,@2ED977,@2ED9A8}
#2ED925
그런 나미가 귀엽다고 생각했다.{1C}{03:@2ED9D5}
#2ED94E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오싹했다.{1C}{03:@2084D9}
#2ED977
어쩐지 재밌는 일이 시작될 것 같았다.{1C}{03:@29F72F}
#2ED9A8
나미의 미니스커트를 보고 말았다.{1C}{03:@32CE39}
#2ED9D5
「저런 꽃도 있구나」{00}{3B:39}{39:2}{36:1,40}경치를 보며 나미가 말했다.{00}길 양옆으로 노란 꽃이 줄지어 피어 있다.{00}「아, 저거? 제절초라고 해」{00}「…제절초?」{25}
「동생을 베는 풀이라고 쓰거든」{00}「흐응… 왠지 으스스한 이름이네…」{00}「작은 전설이 하나 있어」{00}「와, 듣고 싶어!」{25}
그 순간 나는…{00}{1A:1093,0,258,@2EDB1D,@2EDB4A,@2EDB83,@2EDBBA}
#2EDB1D
나미를 조금 겁줘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EDBF9}
#2EDB4A
{03:@2086FF}이왕이니 이야기에 살을 붙여 찬찬히 들려주기로 했다.{1C}
#2EDB83
나미를 즐겁게 해 주면서 겁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1C}{03:@29FAC7}
#2EDBBA
우리 둘의 행복을 위해 이 이야기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1C}{03:@32D92C}
#2EDBF9
「저 타원형 잎을 빛에 비춰 보면 검은 점이 여러 개 보여. 그건… 동생의 원한 서린 피야」{00}「동생의 피…」{25}
「옛날 헤이안 시대에 어느 매사냥꾼 형제가 있었어. {35:1}그 집안에는 대대로 {32:1,44}매의 상처를 고치는 비약이 전해지고 있었지. 그런데 그 비법이 세상에 퍼지고 말았어. 동생이 자기 연인에게 가르쳐 준 탓이었지. …격노한 형은」{00}나미가 숨을 삼키는 게 느껴졌다.{00}「칼로 동생의 목을 싹둑{3B:2}」{00}…나미는 작게 목을 움츠렸다.{25}
{3A:20,39}{3A:10,41}{3F:3,41}{36:1,1}「그 핏방울이 {2C:120}잎에 튀었어…. 그때부터 저 꽃은 제절초라고 불리게 됐지」{00}「그런 일이…」{00}내리기 시작한 비를 맞아 주위의 제절초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처럼 보였다.{25}
「슬픈 이야기네. 형제끼리 서로 죽이다니」{00}눈물까지 살짝 글썽이고 있다.{00}외동인 나미를 감상에 젖게 만들고 말았다.{00}{25}
{19:325,0,259,@2EDF95,@2EDF37,@2EDF60,@2EDFB8}
#2EDF37
나는 조금 지나쳤나 싶었다.{1C}{03:@2EDFDF}
#2EDF60
나는 화제를 바꾸려고 말했다{13}.{00}「나미, 배고프다」{1C}{03:@20999B}
#2EDF95
감상에 젖은 나미를 감상했다.{1C}{03:@29FEFD}
#2EDFB8
나는 나미의 어깨에 손을 두를 타이밍을 쟀다.{1C}{03:@32E24E}
#2EDFDF
문득 나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00}「저기, {20}, 길 잃은 거 아니야?」{00}…확실히 아까부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든다.{25}
불안해진 나는{00}{1A:1093,0,260,@2EE083,@2EE0BC,@2EE0FD,@2EE144}
#2EE083
{03:@2EE189}「아니, 전혀 안 헤맸어」{00}그렇게 믿고 싶어서 말했다.{1C}
#2EE0BC
「뭐, 돌아가는 것도 운치 있잖아」{00}하고 허세를 부렸다.{1C}{03:@209CB9}
#2EE0FD
{03:@2A85AF}「역시 나미! 잘 알아챘어」{00}하고 과장되게 말했다.{1C}
#2EE144
{03:@32E5F6}「그럼 차 세울까?」{00}조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1C}
#2EE189
{3B:41}{3B:39}{2C:126}「우와앗!」{00}나는 급히 핸들을 꺾었다{13}.{00}{40:3,41}{39:39}{30:1,1}{2C:121}{16}간신히 마주 오던 차는 피했지만, 차는 비탈길을 내달리고 있다.{00}이상하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00}{43}{2C:139}차는 점점 속도를 높인다.{25}
{39:0}「{20}, 브레이크!」{00}「밟고 있어! 안 돼」{00}「어떻게 좀 해 봐!」{00}왼쪽은 큰 나무, 오른쪽은 강이다.{25}
{45:94}{46:94}{19:69,0,261,@2EE2E7,@2EE32E,@2EE375,@2EE3B8}
#2EE2E7
「괜찮아!」{00}나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겼다.{1C}…{17:2}소용없다.{00}{03:@2EE3EF}
#2EE32E
「저 큰 나무에 건다!」{00}나는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다.{1C}{03:@23B2E9}
#2EE375
「저 강으로 뛰어든다!」{00}나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1C}{03:@30FC8F}
#2EE3B8
「엎드려!」{00}어수선한 틈을 타 나미를 만졌다.{1C}{03:@32EAB7}
#2EE3EF
「죽을까 보냐!」{00}소리치며 다시 브레이크를 밟는다. 소용없다.{00}「꺄악」{00}나미가 얼굴을 숙였다.{00}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지만{35:1}, 정신없이 무언가를{2C:119} 계속 외쳤다.{25}
{3C:127,0}{3A:15,41}{3F:3,41}{17:10}「…{20}」{00}「어…」{00}{32:3,2}{2C:121}눈을 뜨자 차는 멈춰 있었다.{00}나미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살짝 붉히고 있다.{00}아슬아슬한 순간에 내가 뭔가 부끄러운 소리라도 외쳐 버린 걸까?{16}{00}설마 “사랑해{13}”라든가…?{16}{25}
나는 쑥스러움을 감추려고 말했다.{00}{1A:2053,4,262,@2EE5DB,@2EE5FE,@2EE625,@2EE6A4}
#2EE5DB
「괜찮아, 나미?」{1C}「응…」{00}{03:@2EE6C3}
#2EE5FE
{03:@20A5F7}「이래서 산길은 무섭다니까」{1C}
#2EE625
「이 차, 어떻게 된 거지?」{1C}나는 나미를 데리고 재빨리 내렸다.{00}
#2EE671
{36:1,89}{2C:118}차체를 살펴보려고 쭈그려 앉았다.{00}{03:@25FE57}
#2EE6A4
{03:@2A8DDE}「꽤 스릴 있었어{13}」{1C}
#2EE6C3
우리는 차에서 나왔다.{00}{36:1,89}{2C:118}풀숲 너머로 작은 불빛이 보였다.{00}「집일지도 몰라」{00}「저런 곳에?」{00}하긴 방향으로 보면 이상한 것 같기도 하다.{25}
「아…」{00}
#2EE77F
「응?」{00}「저 불빛, 움직인 것 같아」{00}「그만해… 저건 창문이잖아」{00}「그렇지만 방금…{17:5} 스윽 하고 옆으로」{00}우리는 숲속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25}

#2EE829
{2C:130}{40:3,41}나미가 귀를 막고 주저앉았다.{00}나는 숨을 삼키고 거목이 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00}삼나무 거목은 두 동강으로 갈라져 그을린 자리에서 검은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00}그 밑에서 우리 차가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었다.{25}
「…이게 뭐야」{00}「…납작해졌네」{00}「뭐, 목숨은 건졌잖아」{00}「그럼 이제 가자. 거기 언제까지고 서 있지 말고」{25}
{30:1,89}{2C:118}우리는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과 손전등을 챙겨 인가로 보이는 불빛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00}「저기, 혹시 집이 아니면?」{00}벼락이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나미는 꽤 겁에 질려 있다.{25}
그래서{00}{1A:69,4,263,@2EEA83,@2EEAC2,@2EEB13,@2EEB4A}
#2EEA83
나는 우선 나미를 안심시키려고 나미의 손을 잡았다.{1C}{03:@2EEBA1}
#2EEAC2
빨리 불빛을 확인하고 싶어서 걸음을 재촉했다.{1C}「자, 날 따라와」{00}{03:@30FF2D}
#2EEB13
나도 겁이 나서 다리가 얼어붙었다.{1C}「응, 응…?」{00}{03:@2898A6}
#2EEB4A
요염한 분위기에 군침을 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1C}{03:@32F0B6}
#2EEB83
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
#2EEBA1
「꺄악, 싫어!」{00}완전히 치한 취급이다.{00}「야, 나미…」{25}
「아… 미안. {20}의 얼굴이 바싹 마른 미라처럼 보였어」{00}「뭐, 미라?…」{00}
#2EEC1D
{2C:133}{39:146}「꺄악」{00}나미가 내게 매달렸다.{00}「비가 거세질 거야. 서두르자」{25}
{39:146}「아…!」{00}나와 나미는 동시에 소리를 냈다.{00}주위 일대에 무성하던 풀꽃은 모두 제절초였던 것이다….{00}{35:1}「제절초…{32:1,36}」{00}「그래」{00}그것은 길잡이처럼 불빛 쪽으로 이어져 있다.{25}
나는 말했다.{00}{1A:1093,0,264,@2EED7D,@2EEDC2,@2EEE19,@2EEE3C}
#2EED7D
「나미, 일단 가 보자」{1C}「…{17:3}응」{00}우리는 계속 걸었다.{00}{03:@2EEE73}
#2EEDC2
「가지 않는 게 나으려나…」{1C}「그렇지만 달리 갈 데도 없고…」{00}「…{17:3}응」{00}{03:@3183CF}
#2EEE19
「저 불빛까지 뛰어가자, 자!」{1C}{03:@2A9367}
#2EEE3C
「제절초를 침대 삼아… 라든가, 어… 어때?」{1C}{03:@32F4EE}
#2EEE73
{35:10}문득 나미가 걸음을 멈췄다.{00}「나미…」{00}나미는 말없이 한쪽을 가리켰다.{25}
{3B:41}{39:4}{17:27}{30:3,4}{17:50}그것은 낡은 서양식 저택이었다.{00}불이 켜진 창문과는 별개로, 윤곽을 둘러싼 기이한 빛 때문에 저택 전체가 푸르스름하게 보인다.{25}
「저 저택…」{00}나미는 숨을 삼켰다.{00}「마치 스스로 빛나는 것 같아…」{00}「그… 그러게」{00}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게 느껴진다.{00}「{20}… 그래도 갈 거야?」{25}
나미가 묻자 나는{00}{1A:69,4,265,@2EF04F,@2EF070,@2EF095,@2EF0C4}
#2EF04F
순순히 돌아가기로 했다.{1C}{03:@2EF0EB}
#2EF070
큰맘 먹고 가기로 했다.{1C}{03:@3185E7}
#2EF095
남자의 자존심으로 큰소리치기로 했다.{1C}{03:@289E9B}
#2EF0C4
반짝반짝 빛나는 건물은 좋아….{1C}{03:@32F7EA}
#2EF0EB
「되돌아가자」{00}나미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는 흠칫했다.{00}이쪽으로 온다…!?{00}저택이 조금씩 우리에게 다가온다…!?{25}
「{20}, 어디 가는 거야?」{00}나미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00}「어…?」{00}발이 뭔가에 휘감겨 있다.{00}…{17:3}제절초다.{00}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걸까?{16}{25}
덩굴풀도 아닌 제절초 무리가 내 발을 휘감아 내 몸을 저택 쪽으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00}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16}{25}
나미에게는 내가 제 발로 걸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모양이다.{00}아니면 정말로 내가 걷고 있었던 걸까!{00}나 스스로는 조금도 의식하지 못한 채….{00}「기다려. 나도 갈래」{25}
저택의 대문은 벌써 눈앞에 있었다.{00}나미가 따라잡으려고 뛰어온다.{00}「어떻게 할 거야, {20}?」{25}
{19:1093,0,266,@2EF3C1,@2EF414,@2EF479,@2EF4E6}
#2EF3C1
「여기까지 왔잖아{13}. 들어가자」{00}나는 겁먹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1C}{03:@2EF54F}
#2EF414
「어떡하지…?」{00}나미에게 정하게 하기로 했다.{1C}「큰맘 먹고 들어가자」{00}「…{17:3}조, 좋아!」{00}{03:@31888D}
#2EF479
「따라잡힐 순 없지{13}」 하고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1C}…대문에 먼저 들어간 건 나미였다.{25}
{03:@2A9A07}
#2EF4E6
리듬감 있게 흔들리는 나미의 가슴을 곁눈질하며 달렸다.{1C}우리는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00}{36:1,36}{03:@32F991}
#2EF54F
비에 젖어 검게 번들거리는 대문이다.{00}「잠겨 있을까?」{00}「이렇게 하면 알 수 있지」{00}나미가 창살에 손을 대자 육중해 보이는 대문은 싱겁게 열려 버렸다.{00}{25}
{3A:30,41}{3F:2,41}{36:1,36}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정원 가득 흐드러지게 핀 노란 꽃…{00}제절초였다.{00}우리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00}「{20}…」{25}
뇌우와 제절초 속에서{00}{1A:2053,4,267,@2EF6CD,@2EF710,@2EF769,@2EF7B6}
#2EF6CD
「어쨌든 가 보자」{00}나미의 손을 잡고 현관으로 향했다.{1C}{03:@2EF7F7}
#2EF710
「대체 몇천 송이나 피어 있는 거야!{13}」{00}{03:@20D0FB}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질렀다.{1C}
#2EF769
「이대로 서 있다간 감기 걸려!」{00}나는 걱정이 되어 소리쳤다.{1C}{03:@268DA4}
#2EF7B6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13}」{00}나는 포복 전진했다.{1C}{03:@2A9C47}
#2EF7F7
「잠깐」{00}현관까지 몇 미터 남은 곳에서 나미가 나를 멈춰 세웠다.{00}{35:1}「저 나무 뒤에…{32:1,89}{16} 누가 있어」{00}「…어디?」{00}손전등을 비췄다.{25}
긴 팔 같은 빛줄기가 멀찍이 떨어진 나무 그늘을 비춘다.{00}{3A:70,31}「아무도 없어」{00}나는 무심코 불빛을 위로 올렸다{3C:2,31}.{00}「꺄악!」{00}나뭇가지 사이에 일그러진 갈색 잘린 머리가 있었다.{00}주름투성이 얼굴…. 연갈색의 거친 살갗에는 어지러운 줄무늬가 있다.{25}
「뭐야」{00}나는 웃었다.{00}「왜?」{00}「봐, 말벌집이야. 독성이 강한 벌이지. 이놈한테 쏘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00}「싫어, 가자!」{25}
{43}그 순간 벌집이 흔들렸다.{00}{39:3}갑자기 말벌 떼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00}「꺄악!」{00}「도망쳐, 나미!」{00}이렇게 된 이상 저택 안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다.{00}{45:98}{46:98}{25}
{19:1093,0,268,@2EFADF,@2EFB14,@2EFB47,@2EFBF2}
#2EFADF
나는 나미의 손을 붙잡고 죽기 살기로 달렸다.{1C}{03:@2EFC8D}
#2EFB14
나는 나미를 감싸면서 정신없이 달렸다.{1C}{03:@318C61}
#2EFB47
기합으로 쫓아낼 수 없을까 싶어 나는 고함치며 달렸다.{1C}{3C:15,3}{36:1,33}현관에 도착했다. 그러자…{00}{16}{39:100}{34:1}밀지도 당기지도 않았는데 문이 저절로 열렸다.{00}{03:@2AA0DA}
#2EFBF2
만약 나미가 엉덩이를 쏘이면 꼭 내가 치료해 주겠다고 생각하며 달렸다.{1C}{36:1,33}먼저 현관에 도착한 나미가 문을 붙잡았다.{00}{39:107}{17:5}{03:@3382A3}
#2EFC8D
{36:1,33}{39:98}현관문을 쾅쾅 두드렸다.{00}「살려 주세요!」{00}{39:98}「문 좀 열어 주세요!」{00}그 순간 문이 열렸다.{25}
{3B:3}{3B:41}{39:100}{34:1}{3E:100}{39:143}{30:1,66}우리는 빨려 들어가듯 굴러 들어갔다.{00}{3D:104}동시에 문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00}나는 일어나서 문을 살펴보았다.{00}대체 어떤 장치였을까…?{00}{39:29}현관은 넓은 홀로 이어져 있다.{25}

#2EFDE7
{36:1,67}「저기요, 실례합니다!」{00}우리는 몇 번이나 큰 소리로 불렀다.{00}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울릴 뿐이었다.{00}「불은 켜져 있는데」{00}「불 끄는 걸 깜빡하고 나갔나?」{00}가운데에 커다란 유리 상자가 있다.{00}더러운 물이 가득 차 있었다.{25}
{36:1,60}그것은 거대한 수조였다.{00}들러붙은 이끼가 하늘거리는 게 섬뜩하지만 물은 잠잠하다.{00}커다란 괘종시계가 있다.{00}{17:5}가죽을 씌운 커다란 소파가 있다.{00}「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방이야…」{00}나미는 나보다 앞장서서 나아갔다.{25}
{36:1,6}벽난로 옆에는 갑옷이 있다.{00}둔탁한 은빛 광택이다.{00}만져 보려고 다가간 순간, 수조를 보고 있던 나미가 소리를 질렀다.{00}{39:123}「물이!」{25}
{2E:60}{17:5}고여 있던 물이 굽이치며 물결이 일더니, 그 속에서 이끼도 진흙도 아닌 것이 언뜻 보였다{39:123}.{00}「우왓!」{00}「저기!{17:3}방금 보인 거 뭐야?」{25}
{19:69,4,269,@2F814D,@2F8188,@2F81C9,@2F8206}
#2F814D
「뭐지!?」{00}호기심에 나는 유리에 다가갔다.{1C}{03:@2F8253}
#2F8188
「떨어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끌고 뒷걸음질 쳤다.{1C}{03:@318E4C}
#2F81C9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나는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1C}{03:@28A4A5}
#2F8206
「설령 인어라 해도 나미가 더 좋아{13}」{00}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338993}
#2F8253
탁한 물이 굽이치는 가운데, 유리면으로 하얀 것이 느릿하게 스쳐 지나갔다.{00}{39:123}「앗, 뭔가 빛났어…!」{00}「비늘이다…!?」{00}「그럼…{17:3} 물고기? 설마, 저렇게 큰…!?」{25}
우리는 유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00}무언가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튀어 올랐다{39:123}.{00}{39:137}「위험해{39:137}, {39:137}{20}!」{00}「앗!」{39:138} {39:138} {39:138}{00}{16}나이프였다.{00}수조의 탁한 물속에서 튀어나온 나이프가 연달아 우리 발치에 아슬아슬하게 꽂혔다.{25}
피하지 않았다면 둘 다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00}우리는 말을 잃었다.{00}「무…{17:5}무슨 장치야?」{00}나미도 역시 얼굴이 새파래졌다.{25}{39:93}{2E:66}{17:5}어디선가 소리가 났다.{00}「뭐지…?」{00}「2층」{00}나미의 직감은 위급할수록 날카로워지는 모양이다.{25}

#2F8513
「역시 사람이 있는 거야」{00}나미가 말했다.{00}「글쎄. 그렇게 불렀는데 대답이 없었잖아」{00}나미는 2층으로 가는 계단을 보고 있다.{00}{36:1,14}「이 집에 있는 게 우리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25}
「왜?」{00}「시선」{00}「응?」{00}「느껴져」{00}오싹했지만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00}「갑옷 때문이겠지. 그래서 누가 보는 것 같은 기분이…」{00}나는 말문이 막혔다.{25}
「갑옷이…」{00}나미도 입을 떡 벌렸다.{00}방금 전까지 있던 갑옷이 사라졌다{39:16}.{00}우리가 수조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누가 옮겨 간 걸까…{39:93}.{00}「또야!」{00}「역시 2층이야」{25}
「…가 보자」{00}{39:42}{3A:15,23}우리는 계단을 올라갔다.{00}굵은 나무 난간이 묘하게 차갑게 식어 있다.{00}「조심해…」{00}나미가 살며시 내 팔을 붙잡는다.{00}{25}
계단을 오르며 나는{00}{1A:4,4,270,@2F88CC,@2F8842,@2F888D}
#2F8842
아까 그 갑옷은 분명 잘못 본 거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1C}{40:5,42}{25}
{03:@20E263}
#2F888D
이 계단이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다.{1C}{40:5,42}{25}
{03:@269D43}
#2F88CC
분명 이 위에 갑옷을 움직인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1C}{3C:15,29}{40:5,42}{36:2,69}계단을 다 올라가자 좌우로 긴 복도가 뻗어 있었다.{00}문이 여러 개 늘어서 있다.{00}우리는 주의 깊게 동정을 살폈다.{25}
{03:@2F89A3}
#2F89A3
{37:1,34}조금 열려 있는 문이 있다.{00}복도 끝에 있는 방이다.{00}우리는 그 방까지 갔다.{00}{3D:97}「저, 실례합니다!」{00}…{17:3}대답이 없다.{00}나는 으스스해졌다.{25}
「돌아가자」{00}「그래도 문이 열려 있잖아」{00}나미는 방 안에 대고 말을 걸었다.{00}「저기, 실례합니다」{00}우리는 조심스럽게 들어갔다.{25}
{39:23}{36:1,23}방 안쪽에 스탠드의 희미한 불빛이 있다.{00}겨우 눈에 띄는 것은 천을 씌운 작고 둥근 테이블.{00}그 위에 두꺼운 노트가 놓여 있다.{00}표지로 보아 일기장인 것 같다.{00}집어 보려고 다가가자…{00}{16}{3D:101}「앗…문 닫지 마, 나미」{00}「엇, 나 아니야!」{00}「뭐…?」{25}
설마 나미가 그랬을 리가 없다.{00}그렇다면 문이 저절로 닫혔단 말인가…?{25}
{45:146}{46:146}그때 나는{00}{1A:325,0,271,@2F8D8B,@2F8C85,@2F8D22,@2F8DC6}
#2F8C85
문을 확인하려고 했다.{1C}그때 나미가 내 손을 붙잡았다.{00}「저기, 저거 잘 봐. 테이블이 아닌 것 같은데」{00}어둠 속에서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았다.{25}
{03:@2F8E13}
#2F8D22
「누구 계세요!」{00}문 쪽에 대고 소리쳤다.{1C}…{17:2}…{17:2}…{17:2}대답이 없다.{00}「{20}…」{00}{03:@319101}
#2F8D8B
「큰일 났다, 닫혔다!」{00}나도 모르게 낡은 말장난을 했다.{1C}{03:@2AB7CB}
#2F8DC6
이 어둠 속에서 나미가 안겨 와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잔뜩 굳혔다.{1C}{03:@339A0B}
#2F8E13
{3B:23}{39:15}{2E:87}{3E:15}「꺄악!」{00}천을 씌운 테이블이 아니었다.{00}그것은 미라였다.{00}낡은 일기장이 미라의 무릎 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00}그 미라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25}
{39:23}「윽…」{00}나도 나미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39:93}.{00}누군가가 웃었다.{00}아니, 녹슨 휠체어 소리다.{00}{39:19}{39:37}미라의 휠체어가 조금씩 움직이며 다가온다.{00}「아…」{00}「나미, 도망쳐!」{3C:45,37}{27:1}
#2F8F81
{32:1,69}나도 나미도 뛰었다.{00}복도가 길다.{00}「으악!」{00}「{20}!」{00}나는 계단에서 발을 헛디뎠다.{39:130}{2E:67}{00}부딪친 몸에 통증이 밀려왔다.{00}그 순간{38}{3B:19}{3B:23} 시야가 캄캄해졌다.{25}
정전이다.{00}주위는 새까맣다. 이른바 칠흑 같은 어둠이다.{00}하필 이럴 때 정전이라니.{00}「나미…{16} 나미?」{00}대답이 없다{3A:20,19}.{00}「나미!」{00}나는 초조해졌다.{25}
나미가 사라져 버렸다…{3A:20,23}.{00}어둠 속에서 방금 본 미라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39:73}.{00}「으아…」{00}저 소리는 뭐지…{3C:10,73}!?{25}
어둠 속에서 나는{00}{1A:1093,0,272,@2F91A9,@2F91E0,@2F922F,@2F9270}
#2F91A9
소리가 신경 쓰여 그쪽에 주의를 기울였다.{1C}{03:@2F92AD}
#2F91E0
나미가 어둠에 삼켜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질렀다.{1C}{03:@31964A}
#2F922F
나미는 혼자서 뭘 먹고 있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1C}{03:@2CD22A}
#2F9270
나미를 찾으려고 음흉한 손길로 주변을 더듬거렸다.{1C}{03:@33A5F3}
#2F92AD
{39:89}다른 소리다.{00}나는 숨을 죽였다.{00}상대가 이쪽을 살피고 있다….{00}섣불리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좋다{39:89}.{00}도대체 정체가 뭘까….{16}{25}
{3B:19}{3B:23}{2C:131}강한 빛이 나를 비췄다.{00}손전등이다.{00}「뭐야…거기 있었구나, 나미」{00}{39:29}맥이 탁 풀렸다.{00}그러자 그 빛의 고리가 나에게서 벗어나 빙 돌았다.{00}{30:1,67}복도 모퉁이에서 눈부신 듯한 표정의 나미가 나왔다.{00}{25}
「{20}…다행이다. 한참 찾았잖아」{00}가방에서 꺼내 온 듯한 손전등으로 이쪽을 비춘다.{00}그러자 나미를 비추고 있던 빛이 툭 떨어졌다{39:160}.{00}나미는 소리가 난 쪽을 비췄다.{00}낡은 손전등이 굴러다니고 있었다.{25}
「이, 이거…누가 들고 있었던 거야? 그보다 이런 손전등 어디에 있었어{39:16}?!」{00}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00}「으, 응, 떨어져 있길래 주웠는데 손이 미끄러져서 떨어뜨렸어」{00}나는 영문 모를 변명을 했다.{25}
{2E:84}
#2F95D3
「으악!」{00}「…어머」{00}나미가 비춘 내 발밑에 방울을 단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다.{00}{39:82}{17:2}{41:180,0,155}「이리 온」{00}나미가 손을 내밀자 어리광 부리듯 다가왔다.{25}
「귀여워」{00}나미는 고양이를 안아 올렸다.{00}「깜짝 놀라게 하고 말이야」{00}내가 손을 뻗자 고양이는 나미의 팔에서 잽싸게 달아났다.{00}{39:82}{17:2}{41:180,0,155}{36:1,67}「앗…」{00}고양이는 한순간 초록색으로 빛나 보였다.{00}「초록 고양이…!?」{00}{41:100,190,155}「미라한테라도 간 걸까{41:10,140,155}?」{25}
미라…{00}그렇다. 우리는 미라를 봤던 것이다.{00}하지만 지금 이 시대의 일본에 미라 따위가 존재할까.{00}우리는 정말로 본 걸까.{00}「저기, 한 번 더 확인해 볼래?」{00}나미가 말했다.{00}「조…{17:5}좋아, 그러자」{00}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27:1}{3C:70,29}{30:1,29}우리는 아까 그 “미라의 방” 앞까지 왔다.{00}「연다」{00}「응」{00}「나미…{17:5} 정말 연다」{00}「빨리, {20}」{25}
{45:100}{46:100}나는{00}{1A:2053,4,273,@2F9933,@2F9956,@2F997B,@2F9A20}
#2F9933
무서워서 살짝 열어보았다.{1C}{03:@2F9A63}
#2F9956
재빨리 손잡이를 돌렸다.{1C}{39:100}{03:@20F3C6}
#2F997B
만일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을 끌기로 했다.{1C}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00}{39:100}{37:1,34}「앗!」{00}기다리다 못한 나미가 열어 버렸다.{00}안은 어둡다.{25}
{03:@26B23C}
#2F9A20
이때다 싶어 나미의 손을 잡으며 손잡이를 돌렸다.{1C}{3D:100}{03:@2AC5BA}
#2F9A63
{39:100}{17:1}{36:1,22}문을 열자 방 안의 불이 켜졌다.{00}{43}휠체어와 미라는 사라지고 없다.{00}「앗」{00}나미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일기장을 발견했다.{00}{25}
{36:1,26}낡은 가죽 표지의 일기장은 손에 들자 묵직했다.{00}서둘러 넘겨 보니 마지막 페이지는 6년 전 날짜로 끝나 있다.{00}거기에…{17:5} 피가 묻어 있었다{39:14}.{00}{39:23}6년 전 페이지에 새빨간 핏방울.{00}「피만 새로 묻은 거야…」{25}
「어, 어떻게 된 거지…?」{00}피에 약한 나는 현기증을 참으며 말했다.{00}{1A:4,4,274,@2F9CC0,@2F9C5A,@2F9C8B}
#2F9C5A
「분명 고양이가 쥐라도 잡아먹었겠지」{1C}{03:@20FAFE}
#2F9C8B
「그, 그러니까, 이, 이건…{17:5} 도, 도망치자, 나미!」{1C}{03:@26B5BB}
#2F9CC0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가자」{1C}
#2F9CEC
우리는 복도로 나왔다.{00}{3B:23}{39:89}{2E:6}「가, 갑옷…」{00}그곳에 아까 사라졌던 갑옷이 앞을 가로막고 선 것이다.{00}{39:3}{25}
{45:143}{46:143}{19:1093,0,275,@2F9D84,@2F9DBF,@2F9E0A,@2F9E5D}
#2F9D84
{36:1,69}「도망쳐!」{00}나는 그렇게 외치며 뛰었다.{1C}{03:@2F9EC2}
#2F9DBF
{36:1,69}「떨어지지 마!」{00}나는 나미의 초조함을 느끼면서 뛰었다.{1C}{03:@3199BB}
#2F9E0A
「나미, 넘어지지 마!」{00}{39:143}{2E:14}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계단을 굴러떨어졌다.{1C}{03:@2CD5AE}
#2F9E5D
{36:1,69}「으악! 뭐야!?」{00}분홍색 연기에 휩싸여 정신이 아득해졌다.{1C}…{17:5}정신을 차려 보니,{00}{03:@33B366}
#2F9EC2
「{20}」{00}「나미…!?」{00}우리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00}「뭐, 뭐야 이건!」{25}
무언가에 걸린 것도 아니고, 앞에 벽이 있는 것도 아니다.{00}그런데 아무리 발을 움직여도 제자리걸음이 되고 만다.{00}「우리, 조금씩 뒤로 가고 있어!」{00}「마, 말도 안 돼!」{25}
복도에 대체 무슨 장치가 되어 있었던 걸까.{00}우리 몸이 날아갔다.{00}{3C:20,3}{3C:20,19}{39:130}{2E:60}「으악」{25}뒤돌아보려던 순간, 우리 몸은 수조 유리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00}우리는 도로 끌려온 것이다.{00}{39:29}우리를 여기서 내보내지 않으려는 누군가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00}「괜찮아, 나미?」{25}
나미는 혼자 힘으로 일어났다.{00}이 섬뜩한 수조 곁에서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00}다시 한 번 현관까지 가 볼까, 아니면 다른 탈출 방법을 생각할까.{00}「해 봐야 해!」{00}나미가 말했다.{25}
{45:7}{46:7}나는{00}{1A:69,4,276,@2FA1F4,@2FA233,@2FA270,@2FA2C1}
#2FA1F4
어떻게 해서든 이 저택에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1C}{03:@2FA302}
#2FA233
무리해서 도망칠 것까진 없다며 배짱을 부렸다.{1C}{03:@319D55}
#2FA270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단단히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1C}{03:@28B24B}
#2FA2C1
무서운 일을 당하더라도 나미와 둘이서 여기서 묵고 싶었다.{1C}{03:@33B66B}
#2FA302
우리는 작전을 짰다.{00}{36:1,66}「잘 들어. 현관 쪽으로 가는 척하다가 오른쪽 복도로 돌진하는 거야. 그쪽 창문을 깨고 탈출하자」{00}「조금 더 생각해 보자」{00}「너무 단순했나…?」{00}나는 홀을 둘러보았다.{25}

#2FA3E4
「{20}!」{00}나미가 낮게 외쳤다.{00}「응, 왜…?」{00}「누가, 있어…」{00}「…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나미」{00}「아니, 누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00}나미는 걷기 시작했다.{25}
「어…어디 가?」{00}「보고 올게!」{00}「기, 기다려!」{00}나는 엉겁결에 말렸다.{00}「그렇지만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잖아. 우리 실례하고 있다고 인사하러 가야지」{00}…{17:3}가정교육을 잘 받은 나미는 예의가 바르다.{25}
{2E:86}{39:15}「으악!」{00}나는 기절할 뻔했다.{00}복도 어둠 속에 눈알이 번뜩이며 흐느껴 우는 여자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던 것이다.{00}여자는 천천히 이쪽을 보더니 사라졌다.{00}{3B:29}{39:19}{36:1,69}「봐…{17:3}봤어?」{00}「봐…{17:3}봤어…」{25}
나는{00}{1A:69,4,277,@2FA688,@2FA6CB,@2FA772,@2FA7B7}
#2FA688
「위험해! 아무튼 나가자!」{00}하며 나미를 돌아보았다.{1C}{03:@2FA7FC}
#2FA6CB
「부, 분명히 뭔가 잘못 본 거야」{00}일단 그렇게 말했다.{1C}「그러면 좋겠지만…」{00}「나미, 무서워할 것 없어」{00}{36:1,29}나는 허세를 부리며 가까이 있는 문을 열었다.{25}
{03:@31A185}
#2FA772
「유령이 정말 있는 걸까?」{00}침착하게 방을 조사하기로 했다.{1C}{03:@26BF7D}
#2FA7B7
「둘이서 마음 편히 있을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00}하고 외쳤다.{1C}{03:@33BA46}
#2FA7FC
「도망치기 전에 할 일이 있어」{00}나미가 말했다.{00}「아무튼 저택 안을 샅샅이 찾아보자」{00}나미가 그런 말을 꺼내다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체를 확실히 밝히고 싶은 마음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25}
「…{17:5}좋아, 알았어. 그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놀라지 마」{00}「{20}도야」{00}우리는 아래층부터 살피기 시작했다.{00}가까이 있는 문을 열었다.{25}
{39:100}{36:1,15}{39:23}「뭐지, 이 방?」{00}창고인 모양이다.{00}온갖 물건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어수선하게 놓여 있다.{25}
「조심해, 나미」{00}우리는 조심조심 들어갔다.{00}「{20}…」{00}「왜 그래?」{00}나는 나미의 시선을 따라가 방금 들어온 문을 보았다.{25}
그곳에…{16} 대못으로 짚 인형 두 개가 박혀 있었다.{00}{36:1,53}「못은 새것이야…!」{00}요즘 세상에 짚 인형. 그것도 두 개.{00}「왜 두 개일까?」{00}「짚, 짚 인형도 혼자서는 외로운 거야」{00}「…나가는 게 좋겠어」{25}
{39:101}{36:1,69}나미는 서둘러 나갔다.{00}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00}두 개의 짚 인형은 나와 나미를 뜻하는 게 아닐까 하는….{00}「기, 기다려. 혼자 가지 마」{00}나는 허둥지둥 나미를 쫓았다.{25}
{45:74}{46:74}나미를 쫓아가면서 나는{00}{1A:69,4,278,@2FAC3C,@2FAC8D,@2FACDA,@2FAD27}
#2FAC3C
이 저택에 누군가의 격렬한 증오가 서려 있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1C}{03:@2FAD7C}
#2FAC8D
물론 남에게 원한을 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1C}{03:@31A49A}
#2FACDA
아름다운 여자가 저주의 못을 박는 모습을 공들여 떠올리고 말았다.{1C}{03:@28B8EC}
#2FAD27
절세 미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짓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1C}{03:@33BF2B}
#2FAD7C
{3B:23}{3B:19}{39:29}{36:1,67}우리는 홀로 돌아왔다.{00}「밤은 아직 길 것 같네」{00}「어쩌지…{17:5} 분명 누군가 있어. 누군가 뭔가 꾸미고 있어」{00}「어떻게 된 걸까…」{00}나미는 가죽 소파에 몸을 묻었다.{25}
「앗. 저런 곳에?」{00}나미는 벽난로 안쪽을 들여다보며 말했다.{00}{36:1,46}재를 뒤집어쓴 다이얼식 검은 전화기가 보인다.{00}「어지간히 장작이 모자랐나 봐」{00}「타지는 않았어」{00}이걸로 바깥에 연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25}
「그래도 먹통이야」{00}나미가 끊어진 코드를 보여 주었다.{00}{39:74}「으악!」{00}선이 끊어진 전화가{39:19} 울리고 있다.{00}{3C:50,29}「{20}, 받아」{25}
{45:116}{46:116}{19:69,4,279,@2FAFF0,@2FB023,@2FB0CA,@2FB101}
#2FAFF0
내버려 둘 수 없어서 나는 수화기를 낚아챘다.{1C}{03:@2FB152}
#2FB023
위험을 느낀 나는 절대 받지 않겠다며 꾹 참았다.{1C}「{20}, 받아 줘. 부탁이야」{00}나미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00}「…{17:3}좋아」{00}나는 수화기를 들었다.{25}
{03:@31A7EC}
#2FB0CA
다른 세계에서 걸려 온 전화 같아서 나는 수화기를 들지 않기로 했다.{1C}{03:@28BBED}
#2FB101
나는 전화로는 무뚝뚝하니까 천사 같은 목소리의 나미 씨에게 받아 달라고 하기로 했다.{1C}{03:@33C442}
#2FB152
{3B:74}{3D:116}…연결은 된 것 같은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00}「여보세요…{17:6} 여보세요!{3A:120,51}」{00}갑자기 하얀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00}「으악」{00}귀가 뜯겨 나갔나!?{25}
나도 모르게 떨어뜨린 수화기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기체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00}「내, 내 귀, 붙어 있어?」{00}「붙어 있어」{00}「어떻게 됐어?」{00}「보라색」{00}{3C:80,51}기체 분출이 멎었다.{00}카펫 일부가 얼어붙어 버렸다.{25}
무시무시한 냉기다.{00}「만지지 않는 게 좋겠어. 하마터면 동상에 걸릴 뻔했으니까」{00}「안 만져. 똑 부러지기라도 하면 안경을 못 쓰니까」{00}나미는 손수건으로 응급처치를 해 주었다.{25}
「거참, 터무니없는 장치군」{00}나는 공연히 화가 치밀었다.{00}「도둑 막으려는 건가?」{00}「설녀용 전화겠지」{00}「설마」{00}{39:110}{2E:66}{17:3}「뭐야!」{00}신경이 과민해져 있다.{00}「2층이야」{25}
{19:1093,0,280,@2FB5B9,@2FB484,@2FB4BF,@2FB542}
#2FB484
「나미, 같이 가 줘{13}」{00}나는 솔직하게 부탁했다.{1C}{03:@31AAD1}
#2FB4BF
가기 싫어서 「아야야{13}」 하고 배가 아픈 척했다.{1C}하지만 나미가 노려보는 바람에 마지못해 일어섰다.{00}{03:@2AE1EB}
#2FB542
「나미, 배는 괜찮아?」 하고 나미의 아랫배에 손을 뻗었다.{1C}{3D:119}…{17:2}…{17:2}…{17:2}우리는 2층으로 향했다.{00}{03:@33C761}
#2FB5B9
「좋아, 보러 가자」{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1C}
#2FB5F3
{3B:29}{36:3,29}「여기야」{00}
#2FB60B
2층 복도 왼쪽의 세 번째 문이다.{00}
#2FB633
「연다」{00}「응」{25}

#2FB649
{39:100}{37:1,34}{3E:100}{3B:100}문을 열고 들어가니{39:22} 그곳은 평범한 손님방이었는데, 테이블 위에 빛나는 것이 있었다.{00}{36:1,78}「나이프다」{00}나이프에 풀 몇 줄기가 휘감겨 있다.{00}「제절초…」{00}나는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다.{00}「왜 그래?」{25}
「싫은 게 생각났어」{00}「뭔데?」{00}「제절초의 꽃말…{16}“복수”」{00}{3B:22}{39:20}{17:5}「여기는…{17:5} 복수의 저택이라는 거야?」{00}나이프의 칼끝이 번쩍 빛났다.{00}「그 나이프, 버려!」{00}나미가 외쳤다.{00}나는 창문을 열고 밤의 어둠 속으로 힘껏 던져 버렸다.{25}
{34:1}{3C:30,20}{45:101}{46:101}나이프를 버렸을 때 나는{00}{1A:261,8,281,@2FB90A,@2FB86D,@2FB8B6,@2FB8DF}
#2FB86D
뭔지는 몰라도 복수에 휘말리는 건 사양이라고 생각했다.{1C}{03:@2FB95F}
#2FB8B6
걱정이 돼서 나미를 돌아보았다.{1C}{03:@2194E6}
#2FB8DF
이 저택에서 서글픈 무언가를 느꼈다.{1C}{03:@26CDB6}
#2FB90A
버린 나이프가 아까워졌다.{1C}{39:101}{36:1,69}그리고 우리는 2층을 살펴보았다.{00}{03:@2AE63A}
#2FB95F
{39:101}{36:1,69}
#2FB969
우리는 만일을 대비해 2층을 조사했다.{00}
#2FB995
{3C:30,19}{3C:30,20}의미심장하게 못이 박힌 “열리지 않는 방”을 빼면, 아까 그 “미라의 방”을 포함해 사람의 기척은 없다.{00}「2층에는 이제 아무도 없다는 얘기군」{25}
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00}「적어도 사람이나 미라나 갑옷의 모습은 없었어」{00}불길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00}{36:1,30}「좋아. 이 “열리지 않는 방”, 어떻게든 열어 보자」{00}나는 그 문을 살피기 시작했다.{25}
{43}「저기, 아래로 내려가자」{00}나미가 갑자기 말했다.{00}「어…?」{00}「나 배고파졌어. {20}도 배고프지? 우선 배부터 채워야지」{00}나는 나도 모르게 나미의 얼굴을 보았다.{25}
평소라면 이런 말을 할 나미가 아니다. 남의 집에 와서 멋대로 남의 음식을 먹자니….{00}나미는 무서워서 이러는 걸까.{00}아니면….{16}{25}
「이봐, 나미…」{00}「거 봐」{00}나미가 웃었다.{00}「역시 배고픈 얼굴이야」{00}「아니, 그런 건…{39:96}」{00}하지만 암시에 잘 걸리는 내 배가 반응해 버렸다.{25}
「먼저 간다」{00}나미는 휙 등을 돌렸다.{00}{2E:69}「기다려, 야, 혼자 앞서가지 마…」{00}일단 나미에게 맞춰 주자.{00}{25}
{45:100}{46:100}나미와 식당으로 가면서 나는{00}{1A:2061,0,282,@2FBE6E,@2FBD9F,@2FBDD2,@2FBE1B}
#2FBD9F
분명히 맛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1C}{03:@2FBEB7}
#2FBDD2
맛있는 게 있다면 좋겠다며 억지로라도 그렇게 믿으려고 했다.{1C}{03:@31AE91}
#2FBE1B
그러고 보니 요 일주일 동안 변변한 걸 먹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1C}{25}
{03:@2CF27A}
#2FBE6E
술이 있으면…우히히, 나미를 취하게 만들어 버리자고 생각했다.{1C}{03:@33D131}
#2FBEB7
{39:100}{36:1,10}우리는 식당 안쪽에 있는 주방으로 들어갔다.{00}커다란 구식 냉장고가 있다.{00}「사람 다섯 명은 들어가겠네」{00}열어 보니 냉장고 안에는 가지와 양파 등 채소가 조금 있었다.{00}독이 든 것 같지는 않지만 맛있어 보이지도 않는다.{25}
「먹자! 아무튼 먹자!」{00}하지만 이 채소를 어떻게 요리하지?{00}「나한테 맡겨」{00}「오, 나미가 직접 만든 요리? 감격이야!」{00}물도 가스도 쓸 수 있는 것 같다.{25}
나미는 커다란 무쇠 냄비에 물을 가득 채워 가스레인지에 올렸다.{00}「이걸로 OK」{00}「나미…{16} 혹시 그거, 삶기만 하는 거야…?」{00}「어, 아니야?」{00}태연한 얼굴이다.{00}「아니, 뭐…그것도 어엿한 손수 만든 요리지」{25}
{39:28}「꺄악!」{00}나미가 레인지에서 펄쩍 물러났다.{00}갑자기 가스레인지에 불이 붙은 것이다.{00}「누, 누가 켰어!?」{00}「나, 난 아니야…」{00}「나도 아니야…」{00}우리는 뻔한 사실을 서로 확인하고 있다.{25}
가스 불꽃이 비정상적으로 크다.{00}금세 냄비가 펄펄 끓어올랐다.{00}{39:59}「꺄악!」{00}이번에는 수돗물이 저절로 나왔다.{00}「어, 어떻게 된 거야…!?」{00}{3B:28}{3B:59}가스와 수도는 대답이라도 하듯 뚝 멈췄다.{00}「{20}…」{00}나미는 억지로 웃으며 나를 보았다.{25}
「내 요리, 미뤄야 할 것 같아…」{00}중얼거리는 나미에게 나는 말했다.{00}{1A:2053,4,283,@2FC36D,@2FC3CA,@2FC40D,@2FC438}
#2FC36D
「괜찮아. 좀 더 실력 늘면 만들어 줘」{1C}「…응, 공부해 둘게」{00}{03:@2FC47B}
#2FC3CA
「그런 소리 말고 만들어 줘」{1C}「좀 참아 줘…」{00}{03:@21A81B}
#2FC40D
「다행이다, 이걸로 오래 살 수 있겠어」{1C}{03:@26D5D2}
#2FC438
「신혼여행 끝나면 내가 만들게{13}」{1C}「…고마워」{00}{03:@2AED3C}
#2FC47B
{41:40,0,109}그 비명은 갑자기 터져 나왔다.{00}「뭐야…!」{00}「뭐로 들렸어?」{25}
「여자의…{39:19} 비명」{00}「화…{17:5}확인해 봐야겠지」{00}나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다.{00}「가자」{00}우리는 소리가 난 쪽으로 향했다.{25}
{39:21}{36:3,69}문이 세 개 늘어서 있다.{00}「저쪽」{00}나미가 말했다.{00}「아니, 이쪽이야」{00}나는 다른 문을 가리켰다.{00}「알았어. 나는 저쪽부터 볼게」{00}「잠깐 기다려」{25}
{45:100}{46:100}나는{00}{1A:69,4,284,@2FC647,@2FC66A,@2FC68B,@2FC6C0}
#2FC647
나미가 말한 문을 열어 주었다.{1C}{03:@2FC70F}
#2FC66A
내가 고른 문을 열었다.{1C}{03:@31B30F}
#2FC68B
내가 고른 문을 나미에게 열라고 시켰다.{1C}{03:@28C8CA}
#2FC6C0
혹시 한창 좋을 때 방해하게 되면…하고 기대하며 문을 열었다.{1C}{03:@33D8CB}
#2FC70F
{39:100}{36:1,7}그곳은 묘한 구조의 방이다.{00}안은 그저 복도처럼 되어 있고, 그 끝에 출구가 있다.{00}유리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00}{3C:20,21}{3C:20,19}{3D:109}「뭐야…{16} 비명이 아니었네」{00}「저 문 소리였구나」{25}
「나미, 저기로 나가자!」{00}내가 말했다.{00}「밤에 산길을 가는 게 쉽진 않겠지만, 이런 영문 모를 저택에 있는 것보단 나아」{00}나는 출구의 유리문을 열었다.{00}{39:100}{34:1}{2C:118}{40:3,41}{39:31}{17:20}생각보다 비도 바람도 거세다.{00}「안 돼, 깜깜해」{00}「조금은 보여, 봐」{25}
눈앞에 기이한 색이 있다.{00}정글에나 피어 있을 법한, 사람 키만 한 현란한 식충화가 출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00}「꺅」{00}빠져나가려 하자 그 기괴한 꽃이 무언가를 내뿜었다.{00}「으악!」{25}
둘 다 꽃이 내뿜은 끈적한 액체를 얼굴과 손에 뒤집어쓰고 말았다.{00}「뭐야, 이거…!」{00}「부, 분명 꽃의 꿀일 거야…」{00}「이렇게 고약한 냄새가 나는 꽃꿀이 있어?」{00}나미는 울상을 짓고 있다.{00}확실히 끈적끈적하고 역겨운 냄새다.{25}
「저기, 설마 얼굴이 썩거나 하진 않겠지?」{00}「하하, 설마, 그럴 리가」{00}「그렇지만 얼굴이 따끔따끔해!」{00}그러고 보니 나도 그렇다.{00}「기, 기분 탓이겠지…」{00}「싫어! 빨리 깨끗하게 씻고 싶어!」{00}우리는 허둥지둥 세면실로 향했다.{25}
{39:101}{3B:41}{3B:31}{36:1,7}{45:100}{46:100}그리고 나는{00}{1A:2053,4,285,@2FCD70,@2FCC07,@2FCCFA,@2FCD1F}
#2FCC07
느긋하게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싶다고 생각했다.{1C}
#2FCC33
{39:100}{36:1,55}「여기다…」{00}우리는 세면실에 들어갔다.{00}「이 안쪽이 욕실이야」{00}「그렇지만 따뜻한 물이 나올까?」{00}「잠깐 기다려」{00}나는 불투명 유리 미닫이문을 열어 보았다.{00}{25}
{03:@21DC06}
#2FCCFA
나미보다 먼저 씻고 싶었다.{1C}{03:@26DE66}
#2FCD1F
「내가 깨끗하게 씻겨 줄게!」{00}그렇게 말하고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1C}{03:@2AF38A}
#2FCD70
빨리 나미를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1C}
#2FCD9E
{34:1}{3E:41}{3B:19}{39:23}{39:66}{39:100}{36:1,55}세면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연기가 자욱했다.{00}「잠깐 기다려, 나미!」{00}「괜찮아!」{00}나미는 성큼성큼 들어가 버렸다.{25}
{3B:66}{39:59}나미가 얼굴을 씻기 시작하자, 자욱하던 김 같은 하얀 것이 스윽 거울 속 나미에게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00}「…!?」{00}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00}하지만 나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00}거울 속에서 생긋 웃어 보인다.{00}나미에게는 방금 그게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25}
「{20}도 씻는 게 좋아. 내버려 두면 얼굴이 썩을지도 몰라」{00}「고, 고마워. 그럼 우선 손이랑 얼굴만이라도」{00}허둥대던 나는 나미와 자리를 바꿔 얼굴을 씻기 시작했다.{00}{39:19}이상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드니, 거울 속 나미가 나를 보고 있다.{00}그 눈에 왠지 기이한 빛이 있다.{25}
나는{00}{1A:69,4,286,@2FD0A6,@2FD0DD,@2FD108,@2FD155}
#2FD0A6
예삿일이 아니라고 느끼고 황급히 뒤돌아보았다.{1C}{03:@2FD17A}
#2FD0DD
뭘까 싶어 나미의 모습을 살폈다.{1C}「나미…」{00}{03:@31B855}
#2FD108
그대로 거울 속 나미를 빈틈없이 응시했다.{1C}등골이 오싹해졌다.{00}{03:@28CD66}
#2FD155
나미에게 다정하게 윙크해 주었다.{1C}{03:@33DE6A}
#2FD17A
「왜 그래? 그런 얼굴을 하고{13}」{00}나미는 평소의 상냥한 얼굴로 웃었다.{00}「아니, 저, 그게…」{00}설마 방금 나미의 얼굴이 남자에 굶주린 여자 귀신 같았다고 말할 수도 없다.{25}
나는 다시 거울로 눈을 돌렸다.{00}거울 속에는 아직도 나를 노려보는 나미가 있다.{00}그리고 평소처럼 웃는 얼굴의 나미도 있다.{00}{3E:15}「나미!」{00}나는 뒤돌아보았다.{00}「왜 그래, 큰 소리를 내고?」{00}나미는 웃고 있다.{25}
{3B:59}{39:66}「나미, 거, 거울!」{00}「거울이 왜?」{00}{3B:19}{3B:23}…거울에는 나미와 내가 비치고 있을 뿐이다.{00}「아니, 웬 미인이 있나 해서 말이야{13}」{00}「아하하」{00}안쪽에 불투명 유리 미닫이문이 있었다.{00}「나미, 여기로 밖에 나가자{13}」{00}나는 미닫이문을 열었다.{25}
{39:105}{36:1,56}그곳은 세련되고 넓은 욕실이었다.{00}{25}
{19:1093,0,287,@2FD486,@2FD4C9,@2FD50E,@2FD54D}
#2FD486
「뭐야, 욕실이잖아. 나가자」{00}나는 나미를 돌아보았다.{1C}{03:@2FD586}
#2FD4C9
「나미, 이참에 샤워하고 가자」{00}나는 샤워기를 보며 말했다.{1C}{03:@31BD41}
#2FD50E
「좋아, 같이 들어가자」{00}나는 나미에게 다가갔다.{1C}{03:@2AFBFC}
#2FD54D
「나미…」{00}나는 충혈된 눈으로 나미에게 다가들었다.{1C}{03:@33E1EB}
#2FD586
「{20}, 이런 때 좀 그렇지만{13}」{00}「응?」{00}「샤워하지 않을래?」{00}「…」{25}
「금방 나올게. 밖에서 잘 지켜 줘{13}」{00}「…밖{13}」{00}뭐, 이런 거겠지.{00}「알았어. 갈아입을 옷 가져다 놓을게」{00}{27:3}{3B:66}{03:@2FD66B}
#2FD66B
나는 서둘러 홀에서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을 가지고 돌아왔다.{00}{40:1,58}{32:1,35}미닫이문 너머로 말을 걸어 본다.{00}「나미, 별일 없어?」{00}「걱정 마세요」{00}아아, 걱정 없는 나미의 몸이란 어떤 몸일까.{25}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미의 모습을 나는 상상하고 만다.{00}{39:16}「꺄아악!」{00}나는 흠칫했다.{00}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미의 비명이다!{00}「무슨 일이야!」{25}
{39:105}{36:1,56}{3F:3,58}뛰어들려다가 뛰쳐나온 나미와 부딪혀 튕겨 나가고 말았다.{00}「갑자기 뜨거워졌어!」{00}목욕 수건을 완벽하게 두르고 있다.{00}샤워기가 고장 났다는 것이다.{00}{25}
자욱한 김 속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00}마치 샤워기가 미쳐 날뛰는 것 같았다.{00}「앗 뜨뜨뜨…!」{00}조절하려 해도 손잡이에 다가갈 수조차 없다.{00}「지하에 보일러실이 있을 거야{13}. 보고 올게」{3C:45,58}{27:3}{3E:58}
#2FD981
{43}{32:3,17}지하 계단을 내려가자 보일러실이 있었다.{00}{3A:30,60}원형 보일러가 당장이라도 불을 뿜을 것만 같다.{00}여기저기 밸브를 돌렸더니 어떻게든 진정되었다.{00}이제 괜찮다.{25}
…설정 눈금이 100도에 맞춰져 있었다.{00}누군가가 이렇게 해 놓은 것이다.{00}나는 갑자기 나미가 걱정되었다.{00}나미는.{00}나미는 혼자서 무사할{39:19}까.{3C:30,60}{25}
초조해진 나는,{00}{1A:1093,0,288,@2FDBB8,@2FDAFB,@2FDB34,@2FDB77}
#2FDAFB
{35:3}불길한 예감을 뿌리치고 전속력으로 달렸다.{1C}{03:@31BE8E}
#2FDB34
{35:3}언젠간 보일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생각하며 달렸다.{1C}{03:@2B86BF}
#2FDB77
{35:3}벌써부터 나미를 구한 뒤의 일을 공상하며 달렸다.{1C}{03:@33ED62}
#2FDBB8
{35:3}다시는 나미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하며 달렸다.{1C}{39:103}{36:1,55}{3E:103}{3B:103}「나미!」{00}나는 큰 소리로 외치며 세면실로 뛰어들었다.{00}{3B:19}{43}「앗{17:3}…」{00}나미는 이미 옷을 갈아입고, 감은 머리를 마른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25}
「고마워. 샤워기, 괜찮아졌어. {20}도 얼른 씻지 그래?」{00}「아니, 난 괜찮아{13}」{00}「그래도 그렇게 더러워졌는데{13}」{00}{3A:80,66}「그야 찝찝하긴 하지만…」{00}「씻어. 개운할 거야{13}」{00}「알았어. 나미가 그렇게 말한다면…」{00}「나, 밖에서 망 봐 줄게{13}」{00}{39:101}나미는 세면실 밖으로 나갔다.{25}
「나미!」{00}나는 소리쳤다.{00}「네{13}」{00}바로 대답이 온다.{00}나는 네 하고 대답하는 여자가 좋다.{00}「나오면, 나간다!」{00}말로는 이상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부부나 연인 사이라면 이걸로 충분히 통한다.{25}
「나오면 나간다는 게 뭐야?」{00}전혀 통하지 않았다.{00}「목욕하고 나오면, 저택을 나간다고! 내가 나올 때까지 거기서 움직이지 마!」{00}「네에!」{00}알몸이 된 나는 욕실로 들어갔다.{25}
{3B:66}{39:105}{36:1,56}기분 좋은 욕실이다.{00}{40:4,58}{3F:3,58}만약 나미와 함께였다면 더 기분 좋았을 텐데.{00}때를 씻어 내니 몸이 깨끗해진다.{00}{39:123}「어라?…」{00}어느새 욕조에 뜨거운 물이 받아져 있다.{00}바닥 쪽에서 뭔가가 떠오른다.{25}
{41:127,140,47}{17:2}{41:180,110,47}{17:20}{3C:127,47}{3C:127,47}작은 얼굴 두 개. 여자아이. 똑같은 얼굴이다…{00}쌍둥이…?!{00}이런 아이들이 이 집에 있었다니.{00}내가 말을 걸려고 하자 쌍둥이 여자아이는 생긋 웃으며 물속으로 잠겼다.{00}{3D:123}{17:3}{39:123}「어…{17:3}어이!」{00}그 순간 수면이 일렁이더니 사라졌다.{25}
뒤에는 여자아이도, 물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00}욕조 안은 여전히 말라 있다.{00}「으악!」{00}뛰쳐나가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00}{39:108}{2F:35}{17:10}「나미!」{00}{39:21}{39:19}나는 갇히고 말았다…{16}{25}
{45:47}{46:47}{19:1093,0,289,@2FE2F7,@2FE23E,@2FE27D,@2FE2B8}
#2FE23E
내가 알몸이라고 생각하니 불안해서 울고 싶어졌다.{1C}{03:@31C38A}
#2FE27D
아래를 내려다보니 불안해서 울고 싶어졌다.{1C}「나미…」{00}{03:@2D930E}
#2FE2B8
나미와 둘이서 갇혔다면 행복했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1C}{03:@33F44B}
#2FE2F7
나는 큰 소리로 나미를 계속 불렀다.{1C}
#2FE31F
{3C:125,58}{3C:50,20}「나미, 열어 줘!」{00}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00}{3A:60,70}갑자기 욕실에 폭풍이 몰아쳤다.{00}일기 예보를 잘 들어 둘걸 그랬다.{00}설마 욕실 안에 태풍이 올 줄이야.{00}「나미!…나미!」{00}나는 목청껏 외쳤다.{25}

#2FE409
{39:89}{2E:6}{17:10}느닷없이 갑옷이 나타났다.{00}「이런 곳에! 어디서 나온 거야!」{00}갑옷은 검을 뽑았다.{00}{39:135}{3C:100,70}알몸인 나는 이리저리 도망쳤지만,{39:135} 점점 벽 쪽으로 몰렸다.{3E:70}{25}
미닫이문은 열리지 않는다.{00}{39:108}나미의 도움은 없다.{00}절체절명이다.{00}갑옷이{39:89} 내 눈앞까지 다가왔다{39:89}.{00}그리고 검을 치켜들었다.{00}이렇게 된 이상 모 아니면 도다.{25}
갑옷이 검을 내리쳤다.{39:135}{00}나는 간발의 차로 몸을 피했다.{00}{3B:135}{39:85}유리 미닫이문이 깨졌다.{00}나는 틈을 놓치지 않고 그 구멍으로 굴러 나왔다{13}.{00}{39:143}{16}{25}
{36:1,55}「나미!」{00}나는 갈아입을 옷을 움켜쥐고 복도까지 뛰쳐나왔다.{00}{36:1,69}…{17:3}나미는 없었다.{25}
나는,{00}{1A:1093,0,290,@2FE756,@2FE6A9,@2FE6DE,@2FE71B}
#2FE6A9
나미가 나를 두고 가 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1C}{03:@31C4EB}
#2FE6DE
나미가 목욕 후 한기가 든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1C}{03:@2B92C2}
#2FE71B
나미가 내 알몸을 본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1C}{03:@33FA95}
#2FE756
나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1C}「나미! …나미!」{00}큰 소리로 불러 보았지만, 나미의 대답은 없다.{00}
#2FE7D0
복도 저편에 사람 그림자가 언뜻 보였다.{00}여자다.{00}하얀 드레스를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25}
나미였다.{00}나미가 언제 저런 드레스를.{00}「나미!」{00}나는 달렸다.{00}그러자 나미의 몸이 두둥실 허공에 떠올랐다.{00}나미는 나를 바라본 채 공중에 떠서, 천장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버렸다.{25}
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00}환각을 본 걸까.{00}아니면 나미와 똑 닮은 유령이었을까….{00}{2E:86}{41:200,0,126}{3F:8,126}{30:1,69}어둠 속에서 눈알이 빛나고,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00}{40:8,86}그 뒤에는 바람만이 거세게 불었다.{00}「나미…」{25}
나미는 대체 어떻게 된 걸까….{00}{16}{1A:69,4,291,@2FEB2D,@2FEA30,@2FEA55,@2FEA94}
#2FEA30
어떻게든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1C}{03:@31C84E}
#2FEA55
기다리고 있으면 나미가 반드시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1C}{03:@28DDB7}
#2FEA94
나미가 나를 원한다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1C}그래서 나는 초조해하지 않고 찾았다.{00}…있다!{00}「나미!」{00}나는 나미를 꼭 끌어안았다.{00}{03:@33FFEC}
#2FEB2D
왠지 나는 곧바로 나미를 찾는 게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1C}
#2FEB69
{3C:30,21}{3C:30,19}{39:29}{36:1,67}나는 멍하니 홀로 돌아왔다.{00}방금 전까지 나미와 함께 있던 홀, 소파….{00}어느새 나는 나미를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존재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25}
「에잇, 젠장!」{00}{41:127,100,34}{3F:5,34}나는 고개를 저어 그 바보 같은 생각을 떨쳐 버렸다.{00}나는 흠칫하며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00}그때, 내 어깨에 차가운 여자의 손이 얹혔다.{00}{3B:34}{39:14}나미였다.{25}
「나미…!?」{00}「{20}」{00}나미는 몹시 심각한 얼굴이었다.{00}「와 봐.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25}
{45:89}{46:89}그때,{00}{1A:1093,0,292,@2FEE5A,@2FED65,@2FEDE4,@2FEE33}
#2FED65
나미의 목소리에서 절박함이 느껴졌다.{1C}{3B:29}{36:1,29}나미는 나를 2층의 한 방으로 데려갔다.{00}「여기야. 봐」{00}{39:100}{03:@31CBC7}
#2FEDE4
재밌는 게임 소프트라도 있나 싶어 신이 나서 달려갔다.{1C}{03:@2B9BE2}
#2FEE33
설마 옷이라도 벗으려는 건가 생각했다.{1C}{03:@348066}
#2FEE5A
내게는 나미가 겁에 질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1C}{3B:29}{35:3}2층의 한 방으로, 나는 말없이 나미를 따라갔다{32:1,29}.{00}「여기야. 봐{13}」{00}{39:100}
#2FEEE8
{39:19}{36:1,45}방 안을 둘러보고 놀랐다.{00}장식장이며 테이블이며 할 것 없이, 곳곳에 인형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00}{25}
일본 인형, 프랑스 인형, 인디언 인형, 러시아 인형, {16}온갖 나라의 인형부터 히나 인형, 옷 갈아입히기 인형 따위까지….{00}그것이 모두 두 개씩 짝을 이루고 있었다.{00}「다들 왜 두 개씩 있는 거지?」{00}나미는 멍하니 인형을 보고 있다.{25}
「이 인형들, 하나하나가 나한테 뭔가 말을 거는 것 같은…{16} 왜일까. 나, 그리운 느낌이 들어{13}」{00}나는 왠지 으스스해졌다.{00}「나가자, 이런 방{13}」{00}그렇게 말하며 인형을 본 나는 얼어붙었다.{00}{25}
방금 전까지 제각각 다른 방향을 보고 있던 인형들이, 전부 우리 쪽을 향해 있다{39:15}.{00}모든 인형의 눈이 나와 나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39:23}.{00}{3B:22}{39:101}{36:1,69}나미가 눈치채기 전에, 나는 나미를 데리고 방을 나왔다.{25}
그때 나는,{00}{1A:69,4,293,@2FF305,@2FF244,@2FF287,@2FF2C0}
#2FF244
인형 무리가 다시 불러들일 것만 같아 달리기 시작했다.{1C}{03:@31D0A4}
#2FF287
인형으로 만들어져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1C}{03:@2780E1}
#2FF2C0
{36:1,14}인형들에게 사랑받아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1C}{03:@3487C3}
#2FF305
인형 무리가 걸어 나올 것 같아 무서워졌다{3C:20,22}.{1C}
#2FF337
{39:29}{34:3}{30:1,67}우리는 홀로 돌아왔다.{00}「더 이상 오래 머물 순 없어{13}」{00}「응{13}. 나도 그렇게 생각해{13}」{00}나와 나미는 가방을 들고 그곳을 나가려고 했다.{25}
{3B:29}{39:84}{39:29}「꺅!{17:10}…깜짝이야{13}」{00}{3E:84}「뭐야 이 시계{13}. 3시도 아닌데 3시를 치네{13}」{00}「고장 났나{13}」{00}나미는 시계 옆면에 있는 흠집을 발견했다.{00}「저기, 이거 봐…」{00}「키 잰 자국이다…」{25}
못인지 뭔지로 판, 오래된 흠집과 이름.{00}“나미, 나오미”{17:5}라고 적혀 있다{39:14}.{00}「왜 이런 곳에 내 이름이…」{00}「하하, 우연의 일치야. 여기에 나미와 나오미라는 어린아이가 살았던 거지. 그게 다야」{25}
「아니야…{16} 나, 옛날에 여기 살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00}나미가 섬뜩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00}「나미, 빨리 여기서 나가는 게 좋겠어{13}. 분명 이 저택에는 뭔가 이상한 힘이 있는 거야{13}」{00}「하지만 나, 이 키 잰 자국이 기억나」{00}{25}
나는 말했다.{00}{1A:1093,0,294,@2FF742,@2FF69F,@2FF6DA,@2FF711}
#2FF69F
「누구나 키 재던 추억쯤은 있어{13}. 가자!」{1C}{03:@31D515}
#2FF6DA
「키 재기는 밖에서 얼마든지 해 줄게{13}. 가자!」{1C}{03:@2BA7EE}
#2FF711
「키 재기라면 침대에서 해 줄게{13}. 가자!」{1C}{03:@348D7E}
#2FF742
「그런 엉터리 기억을 만들어 내면 안 돼{13}. 가자!」{1C}
#2FF782
{3B:29}{39:73}「저 소리…!」{00}나미가 내 팔을 꽉 붙잡았다.{00}「저 그림이야{13}」{00}소리는 복도 벽에 걸린 커다란 유화 속에서 들려온다.{25}
{3C:40,73}{36:1,70}우리가 다가가자, 그림 속의 소리는 사라졌다.{00}「왠지 으스스한 그림이야」{25}{39:21}오컬트화라고 해야 할까, 어둡고 악마적인 필치로, 검을 서로 빼앗으려는 두 여자아이와 그 어머니로 보이는 노파가 그려져 있다.{00}옷차림으로 보아 중세 유럽이다.{00}그 주위를 테두리처럼 둘러싼 것은 기분 나쁘게 일그러진 제절초였다.{25}
「제절초…」{00}「이 여자아이들,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13}」{00}「쌍둥이인가{13}」{00}무심코 흘린 내 말에, 나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00}「쌍둥이…」{00}「응?」{00}「나…{17:3} 쌍둥이였어…!」{25}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나미{13}」{00}나는 웃었다.{00}「외동딸인 나미가 어떻게 쌍둥이야{13}」{00}「그래…{17:3} 그렇지{13}」{00}나미는 몹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00}「그렇지만 나, 이 쌍둥이 그림을 보면 왠지…{16} 아아, 모르겠어!」{25}
그때,{00}{1A:525,0,295,@2FFBE2,@2FFB95,@2FFC33,@2FFB46}
#2FFB46
「요사스러운 힘이 느껴져…」{00}나는 빨려 들어가듯 그림을 바라보았다.{1C}{03:@31D66D}
#2FFB95
「그렇게 마음에 들어?」{00}나는 그림을 가지고 돌아가기로 했다.{1C}{03:@2DAEB7}
#2FFBE2
「아니, 나도 알 것 같아{13}」{00}나는 나미와 같은 불끈거림을 느꼈다.{1C}{03:@349029}
#2FFC33
「나미, 그림에서 떨어져!」{00}나는 나미를 잡아당겼다.{1C}
#2FFC6F
{36:1,69}「힉{13}」{00}나미가 숨을 삼켰다.{00}어둠 속에 하얀 여자가 서 있다.{00}긴 머리에 가려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00}여자는 스윽 다가왔다.{25}
여자는 나미에게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00}소리 없는 바람이 불어 여자의 머리카락을 헤쳤다.{00}「아…!」{00}{43}…{39:16}여자는 나미였다.{00}{39:29}…{17:5}여자는 사라졌다.{00}나미의 손에 남은 것은 피 묻은 나이프였다.{25}
「꺄악!」{00}나미는 그것을 힘껏 내던졌다.{00}「나미…」{00}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00}무슨 일이 있어도 나미를 지키자.{00}나는 그렇게 맹세하며, 나미를 감싼 팔에 힘을 주었다.{25}

#2FFEB5
{3C:20,29}「저 소리는 뭐야!」{00}나미는 움찔하며 귀를 기울였다.{00}「…{17:8}아무것도 안 들려, 나미{13}」{00}{3A:10,1}「아앗!」{00}나미는 머리를 감싸 쥐고 웅크렸다.{00}「엄마의 비명!」{00}「엄마라니?…{16} 나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25}
「엄마야!…{16} 내 엄마라고!」{00}머리를 마구 흐트러뜨린 나미는 울먹이고 있다.{00}「머릿속에서 들려…{16} 엄마의 비명. 엄마가 우리한테 나이프로 배를 찔렸을 때의 비명!」{25}
「우리?…{17:6} 엄마한테 나이프? 이봐 나미, 정신 차려{13}」{00}「아니야…{17:6} 나이프가 아니라, 검. 아앗!」{00}나미는 갑자기 절규했다.{25}

#3080D5
{3B:19}「나, 기억났어!」{00}{39:1}나미는 평소의 얼굴이 아니었다.{00}「나, 여기서 태어나서 자랐어!!」{00}「나미!…진정해. 오늘은 여러 가지 일이 있었잖아. 나미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어. 그래서 그런 있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게 되는 거야」{25}
「하지만…{17:3} 하지만!」{00}나미는 울부짖었다.{00}「여기에는 내 친엄마가 있었어. 나오미라는 쌍둥이 언니가 있었어. 키도 쟀어. 나, 똑똑히 기억났단 말이야!」{25}
{45:85}{46:85}{19:525,0,296,@308305,@3082E0,@308332,@308293}
#308293
「나오미? 너는 외동딸이잖아!」{00}나는 나미를 진정시키려고 했다.{1C}{03:@31DAAA}
#3082E0
「너희 아빠 입장은 뭐가 돼!」{1C}{03:@2BBB48}
#308305
「설마 아이까지 있는 건 아니겠지!」{1C}{03:@349D10}
#308332
「바보 같은 소리! 엄마라면 집에서 기다리고 계시잖아!」{00}나는 탈출하려고 했다.{1C}
#30838E
{39:85}{17:10}「나미, 이 창문으로 나가자{13}」{00}「싫어{13}」{00}나미가 일어섰다.{00}「그야, 나는 이 집 사람인걸!」{25}
「머리 좀 식혀, 나미. 그럼 도쿄에 있는 너희 엄마 아빠는 뭐야. 너는 마침 엄마 생일과 같은 7월 3일에 태어났어. 그래서 나미라고 지었다는 그 이야기는 뭐냐고!」{00}「그쪽이 지어낸 이야기였던 거야!」{00}나미는 울고 있었다.{25}
「나는 여기서 입양 보내진 거야…{16} 그게, 점점 기억이 또렷해지는걸!」{00}「그러니까 그건…」{00}「더 이상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는 건 알아…{16} 그러니까 {20}, 혼자 도망쳐」{25}
「나미!」{00}「가…{16} 나, 너한테 말할 수 없는 과거까지 떠올려 버릴 것 같단 말이야!」{00}{3E:86}「과거가 뭐 어쨌다는 거야!」{00}나는 소리쳤다.{00}「네 과거라면, 내 거야!」{25}
그리고,{00}{1A:525,0,297,@308714,@3086E5,@30876F,@3086AA}
#3086AA
나미를 납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나는 생각했다.{1C}{03:@31E01F}
#3086E5
나미를 끌어안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1C}{03:@2BBF5F}
#308714
다시 소리쳤다.{00}「네 몸도, 내 거야!」{1C}그러자 나미도 내게 응해 왔다.{00}{03:@34A08F}
#30876F
나는 나미의 고통까지도 전부 안아 주고 싶었다.{1C}
#3087A5
내 품 안에서 나미가 덜덜 떨기 시작했다.{00}「무서워…{16}{20}, 나 무서워{13}」{00}그렇게 말하며 아기처럼 매달려 온다.{25}
「나…{17:5} 엄마를 죽인 것 같아!」{00}「바보{13}」{00}이럴 때는 그저 혼낼 수밖에 없다.{00}「그래도, 검으로!」{00}나미는 소리쳤다.{00}{3B:1}「찔렀어, 엄마를, 나오미랑 둘이서!」{25}
{39:19}나는 조용히 나미를 바라보았다.{00}「나미, 그건 언제 이야기야?…{16} 너는 방금 언니라고 했어. 언니와 여기서 살았다고. 그게 언제까지야. 초등학교는 도쿄 집에서 다녔잖아{13}」{00}「아아!…{17:3} 모르겠어!」{00}나미는 크게 동요했다.{25}
「진정해, 나미. 설령 네가 입양아였다고 해도,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여기 없었어. 그렇다면 여기 있었던 건 기껏해야 여섯 살이나 일곱 살까지야. 그런 어린 여자아이가 언니와 둘이서 엄마를 찌르거나 하겠어?」{00}「아아!」{00}나미는 뛰쳐나갔다.{00}「나미!」{25}
필사적으로 나미를 쫓아가며 나는,{00}{1A:69,1,298,@308B5A,@308BD4,@308B29,@308B9D}
#308B29
나미의 괴로움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1C}{03:@31E32E}
#308B5A
달리는 것도 이제 지쳤다고 생각했다.{1C}「어디 있어, 나미!」{00}{03:@28FAC1}
#308B9D
나미를 내 몸으로 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1C}{03:@34A35A}
#308BD4
어떻게 하면 나미의 혼란을 멈출 수 있을까 고민했다.{1C}
#308C10
{39:103}{36:1,63}나미는 그 방 구석에서, 겁 많은 새끼 고양이처럼 떨고 있었다.{00}「나미…지금 그 기억은 만들어진 기억이야. 바보 같은 생각은 버려{13}」{00}나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00}「나…{17:5} 죽일 거야{13}」{00}「뭐?」{25}
「이제부터 나, 언니랑 둘이서 엄마를 검으로 찔러 죽일 거야{13}」{00}「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미!」{00}「이제 틀렸어. 우린 저주받았어{13}」{00}「나미, 아무튼 진정해{13}」{00}「혼자 있게 해 줘…{17:5} 날 내버려 두란 말이야!」{25}
나미는 나를 밀치고 도망쳐 버렸다{39:103}.{00}{36:1,69}나는 나미를 찾았다.{00}지금 찾아내지 못하면 큰일이 난다.{27:1}{32:2,67}저택 안을 얼마나 뛰어다녔을까.{00}나미의 비명이 들렸다.{00}{39:18}「{20}! 와 줘!」{25}
{45:103}{46:103}나는,{00}{1A:325,0,299,@308F2B,@308F9D,@308EE8,@308F58}
#308EE8
「서두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해{13}」{00}하고 생각하며 달렸다.{1C}{03:@31E671}
#308F2B
「지금 갈겡!」{00}하고 밝게 외쳤다.{1C}{03:@2DCA02}
#308F58
{36:1,69}「좀 더 요염하게 불러 주면 좋을 텐데」{00}하고 생각했다.{1C}{03:@34A705}
#308F9D
「일단 무사해서 다행이야{13}」{00}하고 생각하며 달렸다.{1C}
#308FD9
{39:103}{36:1,13}나는 그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00}책장 앞에 나미가 우두커니 서 있다.{00}「이것 봐…」{00}{3B:19}나미가 내민 것은 낡은 사진이었다.{00}{25}
{36:1,50}거기에는, {40:1,6}두 여자아이가 찍혀 있었다.{00}바로 어린 시절의 나미임을 알 수 있는 얼굴이다.{00}다른 한 여자아이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00}「나와 언니 나오미…{16} 우리 쌍둥이였어. 여기는 역시 내가 나고 자란 집이었던 거야!」{25}
「바보 같긴{13}」{00}나는 웃었다.{00}「우연이라니까. 닮은 여자애쯤은 어디에나 있어{13}」{00}「이래도?」{00}나미는 사진을 뒤집었다.{00}거기에는,{16}{25}
“나미와 {39:16}나오미 세 살 생일”{00}{17:5}이라고 적혀 있었다.{00}나는 말문이 막혔다.{00}「싫어!」{00}나미는 나를 밀치고 뛰쳐나갔다{39:104}.{25}

#30928B
{36:1,69}「나미, 기다려!」{00}「오지 마!」{00}나미는 우는 얼굴로 돌아보았다.{00}「나, 누군가를 죽게 했어!…{16} 그게 아니면, 앞으로 누군가를 죽게 할 거야!」{00}「바보!」{25}
「아아, 피로 물든 내 손이 보여!…{16} 이 손으로 나는 누군가를 죽일 거야!」{00}「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00}「{20}!」{00}「나미, 내 말 들어!」{00}「{20}, 너야말로 들어!」{00}나미는 소리쳤다.{25}
「내가 죽이는 건 너일지도 모른단 말이야!」{00}나미의 울음소리가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나미!」{00}이대로라면 우리는 끝장이다.{25}
{45:100}{46:100}나는 생각했다.{00}{1A:4,4,300,@3094B6,@3094E9,@309526}
#3094B6
나미가 나를 죽인다는 건 무슨 뜻일까.{1C}{03:@309563}
#3094E9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든 해야 한다.{1C}{03:@31EBC1}
#309526
그런 헛소리를 하고 있으면 괴물한테 잡아먹힌다고.{1C}{03:@27A134}
#309563
{36:1,58}나미가 있었다.{00}밤인데도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안뜰이다.{00}나미는 일렁이는 풍경 속에 있었다.{00}풍경 속에서는 몇 쌍이나 되는 쌍둥이 여자들이, 피 묻은 검을 앞에 두고 울고 있었다.{25}
「나미!」{00}나는 소리쳤다.{00}「오지 마, {20}! …이 사람들 모두, 어머니를 죽이고 제대로 죽지도 못한 사람들이야!」{00}나미는 울먹이며 소리쳤다.{00}「꼭 우리 자매처럼!」{25}
{39:87}{17:20}쌍둥이 여자들의 영혼은 바람이 되어 사라졌다.{00}「나…나미!」{00}나는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00}여자들과 함께 나미의 모습까지 어둠에 녹아들듯 사라져 버린 것이다.{00}「나미!…」{27:3}나는 떨면서 미친 듯이 나미를 찾았다.{00}그리고 마침내 나미를 찾아냈다….{16}{25}
{03:@309802}
#309802
{3C:20,19}{3F:1,6}{36:1,69}나미는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00}「{20}…」{00}「나미…」{00}내가 다가가자, 나미의 몸은 선 자세 그대로 스윽 공중으로 떠올랐다.{00}「나미!!」{25}
달려가려는 내 앞에, 훅 하고 하얀 것이 나타났다.{00}「우리가 죽였어」{00}또 한 명의 나미…{16} 그건 나오미였다.{00}「너, 나오미구나!」{00}나미를 올려다보며 나오미가 말했다.{00}「우리, 엄마를 죽였어」{00}「뭐…뭐라고!?」{25}
「나미. 우리, 엄마를 죽였어」{00}그러자 나미도 멍하니 말했다.{00}{17:5}「우리, 엄마를 죽였어…」{00}「그만해, 나미!」{00}나는 놀라서 소리쳤다.{00}「그래, 나미. …우리, 엄마를 죽였어」{25}
{3F:1,6}「야, 그만해!」{00}나는 나오미에게 달려들었다.{00}「으악」{00}내 손은 나오미의 몸을 꿰뚫고 지나가 버렸다.{00}「나미, 너도 벌을 받아야지.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13}」{00}나오미는 사라졌다.{00}나미가 정신을 잃었다.{25}
「나미!」{00}나는 나미를 안아 일으켰다.{00}
#309B6A
나미는 멍하니 나를 보았다.{00}「안 죽였지?…{16} 나, 엄마 안 죽였지?」{00}나미는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00}「당연하지, 나미. 바보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면 안 돼. 나미는 자기 자신만 믿으면 돼」{25}
나미의 눈이 불안한 듯 떨렸다.{00}「나, 안 죽였지…」{00}「나미…」{00}나는 나미의 어깨를 붙잡았다.{25}「나미는 어렸을 때 이 저택을 나갔어. 좋아,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그 뒤로 오늘까지 잊고 있었어. …십몇 년이나 엄마와 만나지 않았어. 그런데 언제 엄마를 죽일 수 있었겠어?」{25}
「그래{13}. 그렇지…」{00}나미는 멍하니 말했다.{00}「나는 이 집에서 내보내졌으니까…{16} 나, 엄마한테 버려졌으니까. 왜 나만 버려진 거야?」{00}「바보. {3C:30,6}그런 얘긴 나중에 해」{00}「그래도 나, 버려졌잖아」{25}
{3B:6}{39:63}{2C:136}{39:19}갑자기 흔들림이 덮쳤다.{00}나미는 누군가의 목소리라도 들은 것처럼, 갑자기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00}「왜 나를 키워 주지 않았어!」{00}{39:64}{2C:137}저택은 더욱 흔들렸다.{00}「나, 나미!?」{00}나는 흠칫 놀라 나미를 보았다.{25}
나미가 멀어져 간다.{00}보이지 않는 힘이 나미의 몸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00}그런데도 나미는 비명 한 번 지르지 않는다.{00}오히려 마치 아이가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편안한 표정마저 짓고 있다.{00}「나미! 어디 가!」{25}
나는 쫓아갔다.{00}나미가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나미!…」{00}{3C:100,63}{3C:100,64}{2C:138}나미의 모습은 없다.{00}저택의 흔들림은 멎어 있다.{25}
{37:1,34}{45:100}{45:103}{46:100}{46:103}살짝 열려 있는 문이 눈에 띄었다.{00}{1A:3,0,301,@30A13B,@30A116}
#30A116
나는 힘껏 문을 열어젖혔다.{1C}{03:@30A402}
#30A13B
나는 살며시 들여다보았다.{1C}{39:100}{34:1}{3E:100}방 안쪽 창가에 나미가 웅크리고 있다.{00}「나미…」{00}나는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들어갔다.{00}{39:135}{2E:83}「앗」{00}일어서며 돌아본 나미의 손에, 번뜩 빛나는 것이 쥐어져 있다.{25}
섬뜩한 검이었다.{00}「나…나미!?」{00}「이거야. 이 검으로 우리, 엄마를 죽였어」{00}「나미…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00}「찔렀어. 나오미랑 둘이서, 엄마를」{25}
「나미, 바보 같은 망상에 사로잡히지 마. 그런 검은 버려!」{00}「나, 이제 벌을 받아야 해…{16} 미라가 된 엄마한테」{00}「바보, 적당히 해!」{25}나는 나미를 때렸다.{00}검은 내 발밑에 떨어졌다.{00}「나미, 사람을 죽였다느니 찔렀다느니, 그런 말을 가볍게 하는 게 아니야」{25}
{03:@30A956}
#30A402
{39:103}{36:1,24}나미가 돌아보았다.{00}「우리가 엄마를 죽였어요」{00}왠지 모습이 이상하다.{00}「너는 나미가 아니야…{16} 나오미구나」{00}「우리는 어머니를 죽였어요」{00}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나오미는 되풀이했다.{25}
「왜 그런 엉터리를 가르치는 거지?…{16} 나미는 어디 있어!」{00}나는 나오미에게 다그치듯 다가갔다.{00}「우리는 어머니를 죽였어요」{00}나오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00}「자식으로서 벌을 받아야 해요…{16} 저는 이미 벌을 받았어요」{25}
「네가 이미 죽었다는 걸 말하는 건가」{00}「나미도 그렇게 되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00}나오미는 말했다.{00}「나미는 저주를 받아 미라가 되고 말 거예요」{00}「좋아, 알았어」{00}나는 여기서 들을 수 있는 건 전부 캐내기로 마음먹었다.{25}
「너희는 왜 어머니를 죽였지?」{00}「저주예요…{17:6} 이 저택의 저주…」{00}「저택의 저주라고! …이 저택에 그런 힘이 있다는 건가」{00}「이 저택은 중세 유럽에서 지어진 거예요. 그때부터 쭉 걸려 있는 저주예요」{25}
나오미는 생기 없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00}「메이지 초기, 저택은 일본인에게 팔려 해체되어 일본으로 옮겨졌고, 여기에 다시 세워졌어요…{16} 하지만 저주는 영원히 이어지고 있어요」{00}「…자식이 부모를 죽인다는 저주인가?」{00}나오미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25}
「기다려, 나오미!」{00}나는 소리쳤다.{00}그러자 나를 안내하듯 문이 열렸다{39:100}.{00}{36:1,69}나는 복도로 뛰쳐나갔다.{00}{37:1,34}눈앞의 문이 소리도 없이 열렸다.{00}「나미…!」{00}그 방 안에 나미가 있었다.{25}

#30A956
{36:1,19}「봐, 저렇게나…」{00}나미가 갑자기 창밖을 가리켰다.{00}{39:21}저택의 뒤뜰이다.{00}거기에는 묘석이 늘어서 있었다.{00}「무덤이 저렇게나 있었구나」{00}똑같은 묘석이 쌍을 이뤄 두 개씩 늘어서 있다.{25}
「쌍둥이들의 무덤…」{00}「맞아{13}. 어머니를 죽이고 벌을 받은 쌍둥이들의 무덤」{00}어느새 나오미가 서 있다.{00}「그게 이 저택의 저주…{16} 서양에서 옮겨 온 저택의 저주…{16} 쌍둥이가 어머니를 죽이는 저주…」{25}
차가운 목소리였다.{00}「일곱 살 생일. 우리는 이 검으로 엄마를 찔렀어」{00}{39:135}{2E:83}바닥에 있던 검이 일어서더니, 허공을 날아 나미의 손에 떨어졌다.{25}
「나는 이미 벌을 받았어…{16} 너도 서두르지 않으면 저주로 미라가 될 거야」{00}「앗!」{00}우리는 동시에 소리쳤다.{00}{2C:131}검이 빛났다.{00}그 빛 속에서, 우리는 일곱 살 쌍둥이 자매가 어머니를 검으로 찌르는 광경을 보았다.{25}
{36:1,19}{40:8,86}{3C:45,21}검과 나오미는 사라졌다.{00}나미는 새파랗게 질려 있다.{00}「방금 그건 나…{16} 우리는 엄마를 죽였어」{00}「그만해, 나미!」{00}「나도 빨리 엄마한테 벌을 받아야 해」{25}
나미가 스윽 걸어가기 시작했다.{00}{1A:3,0,302,@30ADC1,@30AD78}
#30AD78
「좋아, 그럼 나도 가겠어!」{00}나는 나미를 따라가기로 했다.{1C}{03:@30AF04}
#30ADC1
「가지 마, 나미!」{00}나는 나미에게 매달려 붙잡았다.{1C}「싫어! 나 미라 같은 거 되기 싫어!」{00}나미는 소리쳤다.{00}「바보, 그래서 벌을 받겠다는 거야? 나오미가 말하는 벌이라는 건, 죽임을 당한다는 거라고!」{25}
「하지만…{17:6} 하지만 나, 엄마를 죽였는걸!」{00}나미는 울부짖으며 가까운 방으로 도망쳤다.{00}{3B:19}{39:104}{25}
{36:1,69}{03:@30B0A4}
#30AF04
{36:1,69}「오지 마」{00}나미는 새파래져서 나를 말렸다.{00}「왜!?」{00}「그야 나, 벌 받으러 가는 거니까」{00}「그러니까 같이 가겠다잖아」{00}「벌을 받는다는 건, 엄마한테 죽임을 당한다는 거야!」{25}
「알아」{00}나는 말했다.{00}「나도 같이 벌을 받아 주겠어!」{00}나미의 눈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00}「{20}…{17:6}나를 괴롭히지 마!」{00}그렇게 말하고 나미는 가까운 방으로 도망쳤다{3B:19}{39:104}.{00}{25}

#30B0A4
「나미!」{00}나는 곧바로 따라 들어갔다.{00}{39:103}{36:1,43}특이한 방이었다.{00}정면의 낡은 벽에 성모자상 타일화가 박혀 있다.{00}나미는 방 한가운데에 있었다.{00}「여기…{16} 기도실이야」{25}
{43}나는 양탄자 위에서, 누군가가 무릎을 꿇었던 것 같은, 작게 닳은 자국 두 개를 발견했다.{00}「여기서 기도한 자국이야. 무릎 자국이 이렇게 닳을 만큼, 몇 년이고 몇십 년이고 여기서 기도해 온 사람들이 있는 거야…{16} 분명 엄마도 그랬을 거야」{00}{25}
나미는 바닥의 자국에 자신의 무릎을 맞추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다.{00}{39:21}그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00}아이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00}소리는 주위의 벽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00}「이거다…」{00}벽에 핀으로 꽂혀 있는 오래된 신문 기사가 있었다.{25}
{36:1,51}메이지 초기의 신문 스크랩이다.{00}거기에는 그 특징 있는 서체로,{00}{16}『어머니, 쌍둥이를 살해』가 보도되어 있었다.{00}서양에서 해체되어 옮겨진 뒤 막 복원된 서양식 저택에서 일어난 불가해한 살인.{00}기사에는 저택이 이 땅에 세워지기 이전부터, 본국에서 이 건물에 얽혀 있던 꺼림칙한 전설도 실려 있었다.{25}
그곳에 사는 어머니는 반드시 쌍둥이를 낳고, 제 손으로 그 아이들을 죽이는 저주가 걸려 있다는 전설….{00}「알았다, 반대였어!」{00}나는 소리쳤다.{00}「나오미가 한 말은 거짓말이야. 사실은 어머니가 쌍둥이를 죽이고 마는 저주였던 거야!」{25}
{3B:21}{39:19}그때, 다시 방 안의 공기가 흔들렸다.{00}아이들의 서럽게 흐느끼는 소리가 일었다.{00}영혼들은 내 생각이 옳다는 걸 알려 주고 싶은 것이리라.{00}「일기장이야{13}. 분명 뭔가 알 수 있을 거야…{16} 엄마의 일기장을 살펴보자!」{00}우리는 “미라의 방”으로 향했다.{27:3}{17:20}{39:100}{36:1,22}방에 미라는 없었다.{00}일기장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00}{36:1,26}「아…」{00}가까이 가자, 저절로 페이지가 넘어갔다.{00}{3C:20,19}{39:6}{3F:1,6}『7월 3일{00}쌍둥이를 낳고 말았다』{00}일기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25}
『7월 4일{00}아이들은 사랑스럽다. 결국 그 저주가 시작되는 걸까』{00}『7월 5일{00}내 오른손이 아이들을 죽이려고 움직인다. 남편에게 몸을 묶어 막아 달라고 했다』{00}『7월 6일{00}남편이 급사했다. 이것도 저택의 저주일까』{25}
일기장에는 저주와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두 딸을 여자 혼자 힘으로 키우는 어머니의 고생이 절절히 적혀 있었다.{00}『7월 3일{00}세 살 생일. 둘 다 건강하게 자라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나는 이 저주의 힘을 견뎌 낼 수 있을까』{25}
『7월 7일{00}아아, 내 손은 또 그 아이들을 죽이려 하고 말았다』{00}왜 저택에서 도망치지 않았느냐고 나미가 소리쳤다.{00}일기장은 그 물음에 답하고 있었다.{00}이 저택에서 탈출을 시도한 쌍둥이와 그 어머니들은 모두 변사했던 것이다.{25}
『7월 10일{00}또 죽이려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키를 재는 두 아이를』{00}『7월 15일{00}더 이상 내 곁에서 키울 수는 없다. 둘을 양녀로 보낸다. 나는 이 저택에 남는다. 이것으로 저주를 이길 수 있다. 잘 있거라, 나오미, 나미…』{25}
「엄마, 나를 구하려고…」{00}「그래」{00}글자의 잉크가 군데군데 번져 있다.{00}「분명 눈물 자국이야」{00}나미는 일기장을 끌어안았다.{00}하지만 몇 가지 의문도 남는다.{25}
「엄마는 왜 미라가 된 거야?」{00}「…{17:6}저주를 거스른 대가일까」{00}「그럼, 언니는?」{00}그렇다{13}. 나오미는 왜 죽은 걸까.{00}나미처럼 저주가 미치지 않도록 양녀로 보내졌을 텐데.{00}{3B:6}{41:200,0,126}{3F:8,126}{17:20}갑자기 나오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39:19}{25}
「언니!」{00}「그만둬. 가지 마, 나미!」{00}「놔! 나, 확인하고 싶어!」{00}나미는 나를 뿌리치고 방을 뛰쳐나갔다{39:103}.{00}「나미!」{00}{39:135}{2E:83}{3D:138}나아가려던 내 눈앞에 검이 날아와 꽂혔다.{25}
이 검을 어떻게 할까… 한순간 나는 망설였지만,{00}{16}{1A:3,0,303,@30BEAC,@30BF01}
#30BEAC
「얕보지 마!」{00}나는 그 검을 뽑아 내동댕이치고, 나미를 쫓아갔다.{1C}{03:@30C1B9}
#30BF01
「뭔가 도움이 되겠지{13}」{00}나는 그 검을 들고 나미를 쫓아갔다.{1C}{36:1,69}「기다려, 나미!」{00}나미의 눈이 공포로 크게 뜨였다.{00}「{20}…뭐, 뭐 하는 거야{13}」{00}{39:135}{2E:83}아슬아슬하게 나미가 몸을 피했다. 내 검은 벽을 도려냈다.{25}
「{20}, 그만해!」{00}「도망쳐, 나미!」{00}소리치면서, 나는 {39:135}나미를 쫓아가며 베어 든다.{00}{3B:19}몸이…{16} 내 몸이 나미를 죽이려 하고 있다.{00}{39:3}「살려 줘! {20}, 용서해 줘!」{00}「젠장!」{25}
이대로라면, 나는 나미를 베어 버리고 만다.{00}{1A:3,0,304,@30C0E3,@30C13E}
#30C0E3
「나미, 거기서 움직이지 마!」{00}그렇게 소리치며, 나는 나미에게 검을 내리쳤다.{1C}{39:135}{03:@30C376}
#30C13E
「도망쳐, 나미, 기다려!」{00}나는 뜻 모를 말을 외쳤다.{1C}갑자기 허공에 또 하나의 검이 나타났다.{00}{03:@30C690}
#30C1B9
{36:1,69}「나미!」{00}나는 등 뒤에서 살기를 느꼈다.{00}「으악!」{25}
{3B:19}{39:135}{2E:83}검이다.{00}검이 덮쳐 온다.{00}{39:3}{39:135}「으악, 으악, 으악!」{00}도망 다니는 내 손에, 누군가가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00}검이다.{00}같은 모양의 또 한 자루의 검이었다.{25}
곧바로 나는,{00}{1A:3,0,305,@30C2CD,@30C308}
#30C2CD
「좋아, 덤벼!」{00}그 검을 겨누었다.{1C}{03:@30C690}
#30C308
「이런 수에 넘어갈까 보냐!」{00}그 검을 내동댕이쳤다.{1C}하지만 검은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00}「도망쳐, 나미!」{00}
#30C376
「싫어!」{00}내 검이 나미의 뺨을 스쳤다.{00}{39:135}나미의 머리카락 한 움큼이 하늘하늘 흩날렸다.{25}
「{20}!」{00}나는 나미를 죽이려 하고 있다.{00}「나미! {39:135}살려 줘!」{00}내 몸은 {39:135}도무지 멈추지 않는다{39:135}.{00}「{20}…!」{00}나미도 겨우 {39:135}알아챈 모양이다.{00}「멈출 수 {39:135}없는 거야, {20}!?」{25}
「안 돼! 멈추려고 {39:135}하면 할수록, 이 손이 나미를 베러 {39:135}가!」{00}나미는 새파란 얼굴로 멈춰 서더니, 놀랄 만큼 대담한 말을 했다.{00}「{20}, 거꾸로 해 봐. 나를 죽일 생각으로 베어 들어와!」{00}목숨을 건 큰 도박을 하라는 것이다.{25}
「바보야, 그랬다간!」{00}소리치면서도 나는 또 나미에게 {39:135}베어 든다.{00}「빨리!」{00}나미가 소리쳤다.{25}
{19:3,0,306,@30C61E,@30C65D}
#30C61E
「좋아!」{00}나는 나미가 말한 대로 하기로 했다.{1C}{25}
{03:@30C87B}
#30C65D
「못 하겠어…!」{00}나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1C}{03:@30C952}
#30C690
{39:135}허공의 검이 내게 베어 들어온다!{00}「에잇, 젠장!」{00}{39:139}나는 내 검으로 싸우고 있었다.{25}
{39:139}{17:5}{3B:139}{39:139}이 녀석을 쳐서 떨어뜨리지 않으면 죽는다.{00}「{20}! 살려 줘!」{00}나미의 목소리에 흠칫 놀라 다시 보았다.{00}내가 베고 있는 것은 나미다.{00}나는 나미를 베어 죽이려 하고 있었다.{25}
하필이면 내가 나미를 죽이려 하다니…{16}{00}{1A:3,0,307,@30C800,@30C82D}
#30C800
「싫어!」{00}나는 내 검을 내던졌다.{1C}{03:@30C952}
#30C82D
「나미!?」{00}나는 가까스로 내 손을 멈췄다.{1C}라고 생각한 직후…{16}{00}{25}

#30C87B
{39:136}{3B:3}내 검이 나미에게 내리쳐졌다.{00}「꺄악!」{00}눈앞이 새빨갛게 물들고, 나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00}{43}「나, 나미!」{00}나는 절규하며, 피처럼 붉은 것이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는 암흑의 세계로 떨어졌다.{27:6}{03:@30CA5A}
#30C952
검은 일단 바닥에 내동댕이쳐졌지만, 곧 대가리를 쳐든 코브라처럼 일어섰다.{00}그리고… {39:135}검은 내 눈앞으로 일직선으로 날아들었다.{25}
아무도 쥐지 않은 검이 내리쳐졌다.{00}{3B:3}{39:136}「꺄악, {20}!」{00}{43}멀리서 나미의 절규를 들으며, 내 눈앞이 캄캄해졌다….{16}{27:6}
#30CA5A
{3A:15,23}소리 없는 어둠이 나를 감싸고, {32:10,49}그것이 조금씩 걷혀 간다.{00}나는 그 “미라의 방”에 있었다.{00}눈앞의 휠체어에 여자가 앉아 있다.{00}기품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람이다.{00}나미의 어머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얼굴이었다.{00}어떻게 된 거지.{25}
나미의 어머니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00}{3C:10,23}{3A:10,6}「그렇구나…」{00}나는 이해했다.{00}이건 미라가 되기 전의 어머니인 것이다.{00}하지만 왜 이런 광경이 보이는 거지?{00}나미의 어머니는 나를 신경 쓰는 기색이 없다.{25}
「벽이다!」{00}갑자기 나는 깨달았다.{00}나는 방의 벽이 되어 버린 것이다…!{25}
나미의 어머니는 뜨개질을 계속한다.{00}벽이 된 나는 그저 그 광경을 보고 있다.{00}밖은 비가 오는 것 같다.{00}복도에서 발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다.{00}{3D:100}흠뻑 젖은 채 들어온 여자는 나오미다.{00}「엄마…{16} 보고 싶었어요」{25}
…이건 과거의 광경이다.{00}나오미가 죽기 전, 어머니가 미라가 되기 전의.{00}벽이 된 내가 그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00}「나가렴, 나오미」{00}창백해진 어머니가 말했다.{00}「지금 당장 돌아가렴. 나오미, 너는 여기 있으면 안 돼」{25}
「왜요, 엄마? 제가 싫어요?…{16} 저 이 빗속을 걸어왔어요. 밤 산길을 한 시간 반이나 걸어왔다고요」{00}나오미는 울먹이고 있었다.{00}「안 돼, 나오미. 안 된단다…{16} 너는 저주의 힘에 이끌려 왔을 뿐이야」{00}「아니에요. 저주의 힘 같은 게 아니에요. …엄마, 저는 엄마가 보고 싶었어요」{25}
나오미는 휠체어 앞에 무릎을 꿇었다.{00}「엄마, 저 들었어요…{16} 엄마가 우리를 살리려고 양녀로 보냈다는 걸요. 그 때문에 엄마는 저택의 벌을 받아 사고를 당하고, 이런 몸이 되어 버렸다는 걸요…{16} 저, 곁에 있으면서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25}
「돌아가렴, 나오미. 나는 너를 만나고 싶지 않아」{00}「엄마, 저는 엄마가 좋아요!」{00}나오미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울었다.{00}{40:1,35}어머니는 그 손을 뿌리치고, 휠체어를 몰아 문을 열었다.{00}{3C:127,35}{39:100}{36:1,34}「나가거라, 나오미. 두 번 다시 그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아!」{25}
「엄마…」{00}어머니는 나오미를 밀쳐 내듯 하며 문을 닫았다.{00}{39:101}{37:1,29}「알겠어요, 엄마」{00}문 너머에서 나오미가 말했다.{00}「오늘만 재워 주세요. 어릴 적 그 방에서, 오늘 밤 하룻밤만 자게 해 주세요」{25}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00}손으로 휠체어의 팔걸이를 움켜쥐고, 온몸을 떨면서 무언가를 견디고 있는 듯했다.{25}
{36:1,45}그 순간, 광경이 바뀌었다.{00}나는 아이 방의 벽이었다.{00}낡은 침대에 지금의 나오미가 잠들어 있었다.{00}문이 열렸다.{00}{39:100}{36:1,49}들어온 것은 휠체어를 탄 어머니였다{39:35}.{00}어머니는 휠체어를 몰아, 나오미의 잠든 얼굴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3F:5,35}.{25}
그 오른손이 치켜들렸다.{00}그 검이 쥐어져 있다.{00}「아…」{00}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00}검을 치켜든 것은 어머니의 의지가 아니다.{00}내리치려 하는 것도 어머니의 의지가 아니다.{00}저택의 저주의 힘이다.{25}
「아아…{17:3} 죽이고 싶지 않아!」{00}쥐어짜듯 어머니가 말했다.{00}「나오미, 도망쳐!」{00}하지만 피로와 그리움 탓인지, 나오미는 푹 잠들어 있다.{00}「나오미…!」{00}검을 치켜든 채 어머니가 외쳤다.{25}
…어머니는 싸우고 있었다.{00}내리치려는 저주의 힘과, 내리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의지.{00}아마 온 힘을 다 짜내고 있을 것이다.{00}검을 쥔 두 손은 떨리고, 이마에 진땀이 배어 나오고,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25}
…이제 어머니는 소리도 낼 수 없는 것 같다.{00}꽉 깨문 입술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00}그래도 어머니는 저주의 힘과 온몸으로 싸우고 있다.{00}문득 나오미가 눈을 떴다.{00}「엄마!?」{00}나오미의 눈에는 어머니가 자신을 죽이려는 것처럼 보였으리라.{25}
「살려 줘요!」{00}나오미는 방을 뛰쳐나갔다{39:104}.{00}「꺄악!」{00}나오미의 비명이 들렸다.{25}
{36:1,14}다시 광경이 바뀌었다.{00}나는 계단 아래의 벽이었다.{00}굴러떨어진 나오미는 목뼈가 부러져 죽어 있다.{00}{40:5,37}계단 위에 어머니가 왔다.{00}「나오미!」{00}어머니는 절규했다{3C:127,37}.{25}
그때, 나오미의 시체에서 누군가가 일어섰다.{00}그것은 나오미였다.{00}나오미는 이때 유령이 되었다.{00}그 나오미가 허공에 떠올라 어머니 앞에 섰다.{00}「죄송해요, 엄마. 죽임을 당하지 못하고 죽어 버려서…{16} 하지만 이 죗값은 치를게요」{25}
나오미는 말했다.{00}「저, 동생 나미를 불러들일게요. 그리고 우리 쌍둥이가 다 모이면」{00}나오미가 손을 뻗자, 그 손에 아까의 검이 나타났다.{00}{2E:83}「엄마한테 이 검으로 죽임을 당할 거예요」{00}「아아, 안 돼!」{00}어머니는 소리쳤다.{25}
「나오미, 그런 짓을 하면 안 돼!」{00}어머니는 슬프게 절규했다.{00}「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겠습니다. 저주에 질 바에야!」{00}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넘쳤다.{00}「혀를 깨물고 죽겠습니다」{00}{41:200,0,126}{3F:8,126}저택에 바람이 불고,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울려 왔다.{25}
{3E:126}{3A:60,31}{3C:30,6}「아앗!」{00}나는 소리쳤다.{00}강한 바람 속에서, 어머니는 온몸에서 하얀 기체를 뿜어내며 뼈와 가죽만 남았다.{00}머리카락도 순식간에 새하얘졌다.{00}…{17:6}이렇게 해서 나미의 어머니는 미라가 되었다.{00}그리고 광경은 어둠이 되어 사라졌다.{3C:25,31}{39:23}{27:6}나는 아직 어둠 속에 있었다.{00}「자, 나미, 가자」{00}나오미의 목소리가 들렸다.{00}「엄마가 기다리고 있어」{00}「응, 언니」{00}나미가 대답하고 있다.{00}나오미는 나미를 미라 앞으로 데려갈 생각이다.{25}
「나미, 가지 마!」{00}하지만 내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00}사방팔방이 완전한 어둠이다.{00}「우리, 엄마를 죽였으니까」{00}나미의 목소리가 멀어져 간다.{00}아니야! 아니야, 나미!{00}나는 발버둥 쳤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25}
{39:20}{39:21}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는 끔찍한 정념을 느꼈다.{00}그것은 저택의 정념이었다.{00}나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그 정념을 향해 소리쳤다.{00}「젠장! 나를 벽으로 만들어 놓고, 그 사이에 나미를 죽일 셈이냐!」{00}{41:200,0,126}{3F:8,126}「그렇고말고」{25}
정념이 내 머릿속에 말이 아닌 말로 대답해 왔다.{00}「여기서 태어난 쌍둥이는 그 어머니가 죽이지…{16} 그것이 내 저주인걸{41:200,0,126}{3F:8,126}」{00}「네놈, 대체 정체가 뭐냐!」{00}「나는…{40:8,86}{17:6} 이 저택의 첫 주인」{00}정념은 대답했다.{25}
{39:19}「1800년, 부르고뉴의 숲에 세워진 나의 이 저택에서, 나는 쌍둥이 왕녀를 낳았어…. 그리고 그 두 왕녀에게 나는 검에 찔려 죽었지…{16} 딸들은 권력욕 때문에 나를 죽인 거야. 나는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 없었어…{16} 그래서 나는 저택에 내 검과 저주를 남겼지…」{25}
「그게 쌍둥이가 어머니를 죽이는 저주인가」{00}「그래. 나는 먼저 나를 죽인 두 딸에게 각각 쌍둥이를 낳게 했지…{16} 그리고 그 쌍둥이들에게 두 어머니를 죽이게 했어{41:200,0,126}{3F:8,126}」{00}「그걸로 복수는 끝났을 텐데. 그런 저주를 왜 지금까지 남기는 거야!」{25}
{3B:126}{41:200,0,126}{3F:8,126}{17:10}「사람 마음에 욕심과 증오가 있으니까…{16} 내 두 딸과 똑같은 욕심과 증오가 지금도 계속 살아 있으니까!」{00}{40:8,87}{41:200,0,126}{3F:8,126}{17:10}{3C:20,21}{3C:20,20}{3C:20,19}정념은 떠나갔다.{00}…{17:6}어둠이 조금씩 밝아진다.{25}
{30:10,69}나는 2층 복도의 벽이었다.{00}저편으로 나오미에게 이끌린 나미가 걸어간다.{00}두 사람의 손에는 부케처럼 제절초가 쥐어져 있다.{00}열리지 않는 방의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00}{3D:100}{17:10}{3D:101}나미와 나오미는 열리지 않는 방으로 사라졌다.{25}
나미는 저 안에서 미라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하는 걸까.{00}「나미!…나미!…나미!」{00}나는 소리가 되지 않는 소리로 계속 외쳤다.{00}나는 흘릴 수 없는 원통한 눈물을 흘리고, 낼 수 없는 목소리로 울었다.{00}{3B:23}그때…{16}{25}
{40:5,37}{36:1,49}휠체어가 나타났다.{00}미라는 타고 있지 않은 빈 휠체어다.{00}휠체어는 단숨에 돌진해 왔다.{00}{39:35}벽이 되어 버린 나는 피할 길도 없다.{00}{3B:35}{3B:37}{3D:94}{43}휠체어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25}
{36:1,69}이상한 일이 일어났다.{00}나는 벽 앞에 서 있다.{00}더 이상 벽이 된 내가 아니라, 본래 모습 그대로의 나였다.{00}휠체어는 제 몸을 산산조각 내면서까지 나를 구해 준 것일까.{25}
「나미!」{00}나는 열리지 않는 방으로 달려갔다.{00}{36:1,30}「나미!」{00}{3D:107}열리지 않는 방의 문은 굳게 닫힌 채다.{00}내 힘 정도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00}{39:107}「열어! 나미!」{00}아까 그 휠체어를 떠올리며, 나는 온 힘을 다해 몸을 부딪쳤다.{25}
{45:131}{39:103}내 몸은 튕겨 나왔지만, 갑자기 문이 투명해졌다.{00}{39:4}{36:1,43}방 안이 보이고 목소리도 들린다.{00}나미와 나오미가 무릎을 꿇고 있다.{00}두 사람 앞의 큰 의자에는 미라가 앉아 있다.{00}의식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25}
「자, 우리 엄마한테 벌을 받자」{00}나오미가 말했다.{00}「응. 우리 둘이서 엄마를 죽였으니까」{00}나미가 말했다.{00}저택의 저주가 먼 옛날 어머니를 죽인 쌍둥이 왕녀의 대사를 말하게 하는 걸까.{25}
「자, 엄마」{00}나오미와 나미는 목소리를 맞춰, 두 손을 모으고 미라 어머니에게 말했다.{00}「우리에게 벌을 주세요」{00}그러자 옆에 있던 검이 빛났다.{00}검은 낮은 소리를 내며 공중에 떠올라, 미라 어머니의 오른손에 쥐어졌다.{25}
{2E:88}{17:5}미라 어머니는 그 검에 재촉당하듯 떨기 시작했다.{00}「아…{17:5}아앗…!」{00}미라가 우드득우드득하는 소리를 내며 일어선 것이다.{00}나오미와 나미는 엎드려 절했다.{25}
미라는 천천히 검을 치켜들었다.{00}「그만둬!」{00}아아, 그토록 사랑이 깊었던 나미의 어머니도 저주의 힘은 이길 수 없는 걸까.{00}「그만해! 제발 그만둬!」{25}
{3C:127,4}미라는 검을 내리쳤다!{00}{3E:4}{39:1}{16}…아니. 미라의 손은 허공에서 멈춰 있었다.{00}내리치려는 힘과 내리치지 않으려는 힘이 싸우고 있다.{00}미라 안에서 저주의 힘과 어머니의 사랑이 싸우고 있다.{25}
그때, 나는 보았다….{00}텅 빈 미라의 눈에서 피가…{16} 붉은 눈물이 흐르는 것을.{00}「나미! “엄마” 하고 외쳐!」{00}나는 낼 수 있는 한 목소리를 쥐어짰다.{00}「잘 봐, 나미! 어머니는 너를 구하려 하고 계셔!」{25}
나미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00}「…엄마」{00}나미는 어머니의 피눈물을 보았다.{00}「엄마!」{00}미라의 손은 검을 치켜든 채 떨고 있다.{25}
「엄마, 사랑해!」{00}나미가 온몸으로 외쳤다.{00}그 순간 미라는 빛나더니 폭발했다.{00}{25}
{39:131}{46:131}{2C:131}{36:1,43}투명한 문이 날아갔다.{00}「나미!」{00}나는 뛰어들었다.{00}「{20}!」{00}나오미도 바닥에 떨어진 그림자가 되어 사라져 있었다.{00}「도망치자, 나미!」{00}나는 나미를 데리고 나왔다.{25}
{3B:1}{39:89}{39:3}{2E:6}{17:5}눈앞에 갑옷이 나타났다.{00}「으악!」{00}「위험해, {20}!」{00}{39:135}갑옷은 검을 뽑아 베어 들어왔다.{00}하지만 우리에겐 이 녀석과 싸울 무기도 힘도 없다…{16}{25}
{19:3,0,308,@30F103,@30F09A}
#30F09A
「우린 아직 죽을 수 없어!」{00}나미를 안은 채 나는 갑옷에 온 힘으로 몸을 부딪쳤다.{1C}{03:@30F1DE}
#30F103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00}나미만이라도 구하려고 나는 갑옷에 달라붙었다.{1C}「…{20}!」{00}「나미, 도망쳐」{00}그때, 나를 베려고 치켜든 갑옷의 검이 멈췄다.{25}
「아…」{00}왠지 갑옷이 이상하다.{25}
{03:@30F264}
#30F1DE
{39:143}{17:5}갑옷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00}「아앗!」{00}갑옷은 크게 양손을 들어 올리고 우리에게 다가왔다.{00}하지만 뭔가 이상하다.{25}

#30F264
{3C:20,3}{3A:127,51}갑옷은 온몸에서 노란 증기 같은 것을 뿜어내며, 이쪽으로 힘없이 두세 걸음 내디뎠다.{00}{39:89}{17:5}{39:89}{39:143}{34:3}「아…」{00}갑옷이 맥없이 쓰러졌다.{00}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파랗게 변했다.{00}{2E:84}산산조각 난 갑옷 안에서 나타난 초록색 고양이가 {35:1}눈을 빛내더니 사라졌다.{25}
{3C:50,51}{30:1,69}「초록색 고양이…」{00}「…저 녀석이 저주의 정체였던 건가」{00}{39:133}{17:15}「아…」{00}{39:133}「어디야!?」{00}여기저기서 폭발이 시작됐다.{00}「서둘러!」{27:3}{3E:133}{3E:133}{17:10}{40:1,30}{40:8,62}{2C:146}{40:1,62}{30:1,67}계단을 뛰어 내려왔을 때는 이미 홀 가득 불길이 번져 있었다.{00}「뒷문이야!」{00}나미의 팔을 붙잡고 나는 달렸다.{00}{39:150}{17:10}{2C:147}{2E:7}{40:2,30}{17:5}「아앗!」{00}불타며 쓰러진 기둥에 우리는 서로 갈라지고 말았다.{25}
{3F:2,62}「나미, 괜찮아!?」{00}검은 연기에 휩싸여 뜨겁다. 숨이 막힌다.{00}눈이 떠지지 않는다.{00}「{20}, 이제 틀렸어」{00}나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00}「틀리긴 뭐가 틀려. 우린 살 거야. 어머니 몫까지, 나오미 몫까지」{25}
그때, 갑자기 눈부신 빛이 눈에 비쳤다.{00}{2C:131}불길과 연기 너머로 금빛이….{00}…내 눈은 이제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데.{00}나는 그 빛을 믿었다.{00}「저쪽이야!」{00}빛을 향해 나미의 손을 끌고 무작정 달렸다.{25}
{39:103}{2E:58}{2C:146}{17:10}「앗」{00}순간, 공기가 달라졌다.{00}아무래도 뒷문으로 나온 모양이다.{00}「나왔어, 나미!」{25}
{40:2,57}보일러가 폭발한다.{00}우리는 저택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려고 계속 달렸다.{3C:50,62}{3C:50,30}{3C:50,57}{27:1}{17:10}{2C:149}{32:3,8}바람이 뺨에 닿고, 연기에 상했던 눈이 조금씩 떠지기 시작한다.{00}얼마나 왔을까, 우리는 저택을 돌아보았다.{00}{2C:150}{17:20}{2C:151}{3D:159}「무너져 간다…」{00}「무너져 가…{17:8} 내가 태어난 집. 내가 자란 집…{16} 언니의 집. 엄마의 집…」{25}
{2C:148}{40:8,86}{32:5,68}바람이 불었다.{00}서늘한 공기를 나는 힘껏 깊이, 몇 번이고 들이마셨다.{00}나미도 똑같이 심호흡을 하고 있다.{25}
저 멀리, 어둠을 등지고 시커먼 잔해의 산.{00}내 눈이 잘 보이게 되었을 때, 저택은 이미 완전히 다 타 버린 뒤였다.{00}「{20}, 네가 끌어 주지 않았으면 나 분명…」{00}나미가 나를 보며 살며시 말했다.{00}「고마워」{25}
「아니, 내가 아니야」{00}나는 말했다.{00}「빛이 이끌어 준 거야」{00}「빛…?」{00}「그래…{17:6} 분명 어머니의 빛이야」{00}「어쩌면 언니의 빛일지도 몰라」{25}
{39:8}{2C:152}{17:26}{0C}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17:15}{00}별이 가득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17:15}{00}「아…」{17:15}{00}나미가 작은 소리를 냈다.{17:15}{00}불탄 자리에서 빛나는 것이 {17:2}하늘로 올라갔다.{17:25}{25}
하나{17:1}…{17:1}…{17:1}…{17:6} 둘{17:1}…{17:1}…{17:1}…{13}.{17:15}{00}「엄마…{17:6} 언니…{13}」{17:15}{00}나미가 중얼거렸다{13}.{17:15}{00}「고마워…{17:6} 그리고,{17:8}안{17:2}녕{17:2}{17:2}{17:2}{17:2}{13}」{00}{00}{17:92}{22:309,1}{2C:93}{1D}{16}
#30FC8A
{03:@30FC8A}
#30FC8F
{39:94}{2C:142}{3E:94}차는 수면에 차체를 비스듬히 처박고 멈췄다.{00}「으악, 나미, 창문이야! 창문으로 빠져나가!」{00}{3C:20,0}「{20}!」{00}나미가 나를 흔들었다.{25}
{3A:20,41}「정신 차려. 무슨 소리야?」{00}「어? 강…{17:6} 그 강은?」{00}「강이라니?」{00}나미는 빤히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00}「저기, 그거 농담이지?」{00}「강…{16} 같은 건 없었던 거야?」{00}「가죽 가방이라면 갖고 있는데」{00}「…」{25}
「{20}, 헛것이라도 본 거야?」{00}{1A:4,4,310,@30FE3C,@30FE77,@30FEBE}
#30FE3C
「그런 모양이야」{00}나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1C}{03:@2EE6C3}
#30FE77
「아니야{13}. 강이 멋대로 사라진 거야」{00}나는 고집스럽게 우겼다.{1C}{03:@20A5F7}
#30FEBE
「그보다 브레이크를 고쳐야겠어」{00}나는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1C}그리고 나미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00}{03:@2EE671}
#30FF2D
나는 앞장을 섰다.{00}「아앗…」{00}뒤에서 나미가 걸음을 멈췄다.{25}
「왜 그래?」{00}「이 풀…{17:5} 전부」{00}손전등으로 비춰 보니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제절초다.{25}
{39:147}{36:1,36}「이렇게나 많이…」{00}「하하, 뭘 무서워해. 풀이 물기라도 하겠어?」{00}「아얏!」{00}「왜 그래?」{00}「…물었어」{25}
나는 나미의 발을 살펴보았다.{00}발목에 작은 상처가 나 있다.{00}「하하, 거 봐. 풀이 물 리가 없잖아. 나뭇가지 같은 게 날아와서 스친 거야」{00}나미에게는 상처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겠다.{00}그것은 정말로{3A:20,86} 사람의 이빨 자국처럼 보였기 때문이다.{25}
나미가 숨을 삼켰다.{00}「앗, 제절초가…」{00}나도 말문이 막혔다.{00}온 사방의 제절초가 일제히 나부끼며, 마치 길잡이처럼 저편 불빛 쪽으로 이리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00}「바, 바람 때문이야{3C:20,31}」{00}「저기, 정말 저쪽으로 갈 거야?」{25}
{19:69,4,311,@318289,@3182DA,@31833D,@318384}
#318289
「달리 갈 데가 없잖아」{00}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미를 보았다.{1C}{03:@3183CF}
#3182DA
「걱정 마. 강한 남자가 곁에 있잖아{13}」{00}나는 씩씩하게 걷기 시작했다.{1C}{03:@2EEE73}
#31833D
「가자! 자, 전력 질주다!」{00}내 기세에 휩쓸려 나미도 달렸다.{1C}{03:@2685FD}
#318384
「호텔이 있을지도 모르잖아」{00}나는 밝은 희망을 이야기했다.{1C}{03:@32F4EE}
#3183CF
나와 나미는 걷기 시작했다.{00}
#3183EF
{35:10}…우리가 가는 길 앞에 낡은 서양식 저택이 우뚝 모습을 드러냈다.{00}{25}
{3B:41}{39:4}{17:27}{30:3,3}{17:50}「굉장한 저택이네」{00}「왠지 유령이 살고 있을 것 같아…」{00}「그만해… 뭐든 그렇게 오컬트처럼 갖다 붙이지 마」{00}{2C:133}{39:146}「{20}…{17:3}정말 갈 거야?」{00}{25}
{19:69,4,312,@3184F1,@31853E,@31857F,@3185A6}
#3184F1
겁먹으면 안 된다며 나는 두려움을 감추고 가슴을 폈다.{1C}{03:@3185E7}
#31853E
나미가 다시 묻자, 나는 몹시 불안해지고 말았다.{1C}{03:@2EF0EB}
#31857F
나는 무서워서 미신에 매달렸다.{1C}{03:@268A8B}
#3185A6
일단 나미를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게 하자고 생각했다.{1C}{03:@32F7EA}
#3185E7
「담력 시험으로 딱이네. 가자」{00}
#31860D
「{20}, 목소리가 떨리는데」{00}「살짝 비브라토를 넣어 봤어」{00}「무리하지 말고 돌아가자」{00}그러고 싶다.{00}하지만 못 미더운 남자로 보이고 싶지는 않다.{25}
「뛰자. 잠자코 날 따라와!」{00}또 목소리가 떨리고 말았다.{00}우리는 달렸다.{00}영양처럼 날랜 나미에게 5미터 뒤처져서 나는 대문 앞에 도착했다.{00}{39:146}「…들어가자」{25}
그때 나는,{16}{00}{1A:69,4,313,@31879F,@3187EC,@31882B,@31885C}
#31879F
나미를 무섭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망설임 없이 들어가자고 생각했다.{1C}{03:@31888D}
#3187EC
정말로 들어가도 괜찮은 건지 조금 망설이고 있었다.{1C}{03:@2EF54F}
#31882B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벼락도 무서웠다.{1C}{03:@28A0B6}
#31885C
둘이서 들어가는 건가 하고 두근거렸다.{1C}{03:@32F963}
#31888D
비에 젖어 검게 번들거리는 육중해 보이는 대문은 손으로 밀자 아무 저항 없이 간단히 열렸다.{00}「실례합니다!」{00}둘이서 저택을 향해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인 뒤, 대문 안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25}
{3A:20,41}{3F:2,41}{36:1,36}넓은 정원에는 온통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00}「전부 제절초…」{00}그때 뭔가가 스쳐 지나갔다.{00}「앗!」{00}「고양이야!」{00}{39:82}{17:8}「뭐야, 고양이였나…{17:3} 아, 깜짝 놀랐네」{25}
「검은 고양이야」{00}검은 고양이가 이쪽을 돌아보았다.{00}{39:82}온몸이 일렁이듯 빛나더니 초록색으로 변했다.{00}「아니네. 초록 고양이…!?」{00}초록색 고양이는 흐드러지게 핀 제절초 저편으로 재빨리 사라졌다.{00}「{20}…」{25}
나는 그 즉시 말했다.{00}{1A:2053,4,314,@318B45,@318B9E,@318BCB,@318C0C}
#318B45
「우리 눈이 좀 피곤한가 봐」{1C}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00}{03:@2EF7F7}
#318B9E
「분명 빛 때문일 거야」{1C}{03:@20D0FB}
#318BCB
「고양이한테 페인트를 칠하다니, 못된 짓을 하는군!」{1C}{03:@268DA4}
#318C0C
「저 고양이, 분명 피망을 100개 먹은 거야」{1C}「서, 설마 그럴 리가!?」{00}{03:@2A9C47}
#318C61
{36:1,33}{39:98}우리는 육중한 현관문을 두드렸다.{00}「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00}대답이 없다.{00}{39:98}{17:5}밀어도 당겨도 소용없었다.{00}「창문이야, 나미!」{25}
옆 창문으로 달려가 손전등을 내리쳤다{39:85}.{00}나미가 깨진 창으로 재빨리 손을 넣어 잠금장치를 풀어 주었다.{00}「고마워」{00}아무튼 들어가는 게 먼저다.{00}우리는 창문으로 안에 들어갔다.{25}
{34:1}{3C:30,3}{3C:30,4}{3B:41}{39:29}「깨 버렸네…」{00}「같이 사과하자」{00}{30:1,66}둘러보니 그곳은 넓은 홀인 듯했다.{25}
{03:@2EFDE7}
#318E4C
나와 나미는 조금 떨어져서 탁한 물을 {39:123}뚫어지게 보았다.{00}「앗, 방금 그거!{13}」{00}나미가 가리켰다.{00}「응? 어…{17:5} 뭐가?」{00}「물고기가 아니었어…」{00}「어디…{39:123}{17:5} 앗!」{25}
「헤엄치고 있는 것 같아」{00}탁한 물속에서 뭔가가 몸을 구불거리며 빙빙 돌고 있었다.{00}…우리는 저도 모르게 다가갔다.{00}「으악, 고…!」{00}「고양이…{39:123}!?」{00}우리는 수조에서 펄쩍 물러났다.{25}
「고…{17:5}고양이를 닮은 물고기 같은 게 있었나?」{00}「물고기 먹는 고양이라면 알지만」{00}우리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00}빛의 각도 때문일까?{16}{00}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착각을 하다니.{16}{25}
{39:110}{2E:66}「뭐야!」{00}「2층…!」{00}우리는 머리 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00}{39:93}「뭔가가 움직이고 있어…!」{25}
{39:110}{03:@2F8513}
#319101
나는 무엇보다 먼저 문을 열어 두기로 했다.{00}하지만 방이 어두워 눈이 익숙해지지 않아 발밑조차 보이지 않는다.{25}
{36:1,22}뒤에서 나미가 양초에 불을 붙여 주었다.{00}「고마워」{00}방이 조금 밝아졌다.{00}「고맙다니, 뭐가?」{00}「응? 나미가 양초에 불을 붙여 줬으니까」{00}나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 것이 보였다.{25}
「저기, 그거 농담이지?…{16} 나, 양초에 불 같은 거 안 붙였어」{00}{39:19}「뭐…?」{00}「난…{20}, 네가 붙인 줄 알았어. 양초를 용케 찾았구나 하고{39:20}」{00}우리는 촛불 속에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25}
아니, …하지만.{00}나미 말고 대체 누가 할 수 있었다는 말인가.{00}{39:160}갑작스러운 소리에 우리는 움찔했다.{25}
「누…{17:3}누가 있나 봐」{00}「누, 누구…{17:6} 계세요!」{00}나는 겨우 쉰 목소리를 냈다.{00}「{20}…{17:5}저기…{17:5} 누가 앉아 있어」{00}{3C:30,20}{3C:30,19}{3C:30,23}뭐야{13}. 사람이 있잖아.{00}천을 씌운 테이블로 보였던 건 그 사람의 무릎 담요였던 모양이다.{00}그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25}
{36:1,49}「아…{17:3} 죄송합니다」{00}나는 서둘러 사과했다.{00}「멋대로 들어와 버려서…{16} 현관에서 몇 번이나 불렀는데요」{00}「저기…{17:5} 이상해」{00}그 사람은 조금도 반응하지 않는다.{00}「잠들어 있는 걸까?」{25}
{40:5,37}{17:30}{3B:23}휠체어가 천천히 움직여 앞으로 나왔다.{00}{3B:37}{2B}{39:15}{2E:87}{3E:15}{2A}그 사람은 미라였다{39:23}{39:19}.{00}우리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00}다리는 완전히 얼어붙어 있다.{00}{39:35}{17:20}{3B:35}휠체어가 저절로 움직여 이쪽으로 돌아섰다.{00}우리는 방에서 뛰쳐나왔다.{39:104}{25}
{03:@2F8F81}
#31964A
「나미이!」{00}몇 번인가 불렀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다.{00}내 목소리조차 섬뜩하게 느껴진다.{00}뻗은 손도 그저 어둠을 붙잡을 뿐이다.{25}
어둠….{00}흔히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이라느니, 코를 베어 가도 모를 어둠이라느니 하지만, 진짜 어둠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00}태어나서 처음 마주한 진짜 어둠 속에서 나는 돌이 되어 버렸다.{00}「앗」{25}
뭔가가 닿았다. 여자의 머리카락이다.{00}「나미」{00}나는 정신없이 손을 뻗었다.{00}여자의 살갗을 붙잡았다.{00}차갑다.{00}나도 모르게 손을 놓았다.{00}「나미가 아니야…!」{00}{39:16}도대체 나는 뭘 붙잡은 거지…?{25}
{3B:19}{3B:23}{30:1,67}{39:29}「{20}, 어디 있어…?」{00}그것은 나미가 든 손전등 불빛이었다.{00}「여기 있었어?」{00}나미는 홀에 놓아둔 가방에서 손전등을 가져온 모양이다.{25}
나미가 주위를 비추었다.{00}홀은 휑하니 비어 있을 뿐, 나와 나미 말고는 살아 있는 것의 기척이 없다.{00}「무슨 일 있어?」{00}나미가 이상하다는 듯 내 얼굴을 보았다.{00}「응, 아니, 에헤헤」{25}
{2E:84}{03:@2F95D3}
#3199BB
남에게 잘 휩쓸리는 나는 나미에게 이끌려 앞다투어 달렸다.{00}{34:2}{3C:20,3}{30:1,66}…겨우 현관에 다다랐다.{00}{3B:3}{39:18}「문이 없어…!」{00}그 커다란 문이 사라졌다.{00}그곳은 그냥 벽이었다.{25}
「어…어떻게 된 거야!」{00}「여기, 분명히 문이 있었지?」{00}그건 우리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00}아니면 당황한 나머지 비슷한 다른 곳으로 나와 버렸는지도 모른다.{00}이렇게 넓은 저택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00}아무튼 지금은 도망치는 게 먼저다.{25}
「창문이야. 창문!」{00}{39:104}{17:6}{39:104}「아아…!」{00}우리는 힘없이 멈춰 섰다.{00}{3C:20,3}마치 저택이 제 의지로 그러는 것처럼, 창문이란 창문에는 모조리 덧문이 닫혀 버린 것이다.{00}{39:29}「우리, 저택에 먹혀 버렸나 봐」{00}{25}
{45:7}{46:7}나는 말했다.{00}{1A:13,8,315,@319D1E,@319C85,@319CC6,@319CEF}
#319C85
「그렇게 쉽게 먹힐 줄 알고!」{1C}나는 오기를 부렸다.{00}{03:@319D55}
#319CC6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나미」{1C}{03:@2FA3E4}
#319CEF
「나미, 속이 쓰려. 무기 좀 찾아 줘」{1C}{03:@26BD12}
#319D1E
「나미… 그 전에 내가 먹어 버릴 테다」{1C}그리고,{00}{03:@33B66B}
#319D55
「이렇게 된 이상 탐험이다」{00}「탐험?」{00}「저택은 우리를 돌려보내고 싶지 않은 모양이야. 그럼 조사해 주자고. 구석구석, 싫다고 할 때까지 뒤져 주겠어!」{25}
「{20}, 화났을 때가 더 멋있네」{00}그렇다고 해서 하루 종일 화를 내고 있을 수는 없다.{27:1}{3C:80,29}{30:1,69}「저기…」{00}나미가 가리키는 문틈으로 강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13}.{36:1,29}{00}{16}「이번에야말로 누가 있겠지?」{00}나는 손잡이를 잡았다.{00}「잠깐」{00}{3D:97}나미가 예의 바르게 노크한다.{00}하지만 대답은 없다.{25}
「집에 아무도 없나?」{00}「에잇, 열어 버리자」{00}나는 문을 당겨 열었다.{00}{39:100}{37:1,34}{3E:100}{39:19}{2C:154}「우왓!{13}」{00}나도 모르게 몸을 뒤로 젖혔다.{00}「도깨비불 떼다!」{25}
{36:1,69}{17:15}{2C:158}거기서 나는,{16}{00}{1A:1093,0,316,@31A0EA,@31A043,@31A0FF,@31A12C}
#31A043
「저건 인이 타고 있는 것뿐이야」{1C}「어…{17:3} 정말?」{00}「그래, 정말이야{13}. 난 과학적인 사람이거든」{00}그렇게 말하고 나는 떨면서 다음 문을 열었다.{25}
{03:@31A185}
#31A0EA
「도망가자!」{1C}{03:@2FA7FC}
#31A0FF
「…{13}」{00}엉덩방아를 찧은 채였다.{1C}{03:@2CDF1E}
#31A12C
그대로 나미의 손을 잡고 끌어안으려 했다.{1C}{39:119}…{17:3}얻어맞았다.{00}그리고,{00}{03:@33BA74}
#31A185
{3D:100}{2E:84}「꺄악!」{00}「당황하지 마. 고양이야」{00}「고양이야. 그런데…!」{00}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 고양이의 눈은 우리 눈보다 높은 공중에 떠 있는 것이다.{39:23}{25}
{3D:82}「불 켜!」{00}나미가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00}{39:144}{2C:128}{30:1,13}「우왓!」{00}{39:82}「꺄악, 고양이가 박쥐로 변했어!」{00}나미는 겁에 질려 있다.{25}
{45:101}{46:101}거기서 내가 말했다.{00}{1A:13,8,317,@31A3E7,@31A434,@31A309,@31A386}
#31A309
「박쥐가 고양이를 채 간 것뿐이야」{1C}「뭐? 그렇게 큰 박쥐가 있어…?」{00}아차, 오히려 겁을 주고 말았다.{00}{25}
{03:@2FAD7C}
#31A386
「저건 이른바 박쥐 고양이라는 거야」{1C}그리고 나미를 데리고 홀로 돌아왔다.{00}{3B:19}{3B:23}{03:@26C239}
#31A3E7
「고양이, 박쥐… 다음은 다람쥐려나」{1C}{39:101}나미는 어이없어하며 가 버렸다.{00}{03:@33BF2B}
#31A434
「그럴 리 없어. 고양이랑 박쥐가 있었을 뿐이야」{1C}「응, 분명 그럴 거야」{00}
#31A49A
{3C:127,23}{3C:127,19}{39:29}{34:2}{30:1,67}우리는 홀로 돌아왔다.{00}{39:44}가슴이 철렁했다.{00}「뭐야. 전화가 있었구나」{00}찾아보니 아까까지 갑옷이 있던 자리에 구식 검은 전화기가 놓여 있다.{25}
{3B:44}{39:74}{36:1,46}우리는 잠자코 계속 울리는 전화를 바라보았다.{00}「어쩌지…?」{00}「안 받으면 미안할 것 같아」{00}「응…{16} 하지만…{17:6} 그래」{00}나는 전화기를 끌어당겼다.{25}
「{20}!{13}」{00}나미가 소리쳤다.{00}나미는 손에 전화선을 집어 들고 있다.{00}전화선 끝은 녹아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00}{45:116}{46:116}「그런데도 울려?」{39:19}{3C:50,29}{25}
{19:69,0,318,@31A6C0,@31A715,@31A758,@31A787}
#31A6C0
무슨 트릭이라도 있는 건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1C}나는 수화기를 들었다.{00}{03:@31A7EC}
#31A715
수화기로 뻗어 가는 내 손을 왠지 거스를 수 없었다.{1C}{03:@2FB152}
#31A758
벨소리가 누군가의 비명처럼 느껴졌다.{1C}{03:@23D872}
#31A787
없는 척하려 했지만, 남의 집에서 없는 척한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1C}{03:@33C442}
#31A7EC
{3B:74}{39:116}「여보세요…」{00}나는 소리쳤다.{00}「여보세요!」{00}수화기에서 여자의 숨소리가 들렸다.{00}「어째서야…?」{00}「네…?」{25}
나는 나도 모르게 수화기를 떨어뜨릴 뻔했다.{00}「여보세요…!」{00}「저기…{17:5} 어째서야?」{00}원망이 서린 여자의 낮은 목소리였다.{00}「으악!」{00}{39:117}나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25}
「여자였어?」{00}「…{17:5}뭐, 그래」{00}{39:110}{2E:66}{17:5}그때 2층 쪽에서 소리가 났다.{00}「저기, 방금 그거 뭐야!」{25}
나는 말했다.{00}{1A:1093,0,319,@31AA95,@31A9AC,@31AA0D,@31AA54}
#31A9AC
「쥐…는 아닌 것 같아」{1C}우리는 소리가 난 쪽으로 향했다.{00}「저긴가?」{00}{3B:29}{36:1,29}{03:@2FB60B}
#31AA0D
「소도 아닌 것 같은데」{1C}{3C:50,19}…나는 나미에게 끌려갔다.{00}{03:@2CEE28}
#31AA54
「혹시, 기운 넘치는 거북이?」{1C}가 버린 나미를 나는 쫓아갔다.{00}{03:@33C761}
#31AA95
「역시 누가 있어!」{1C}「싫어…」{00}「좋아, 확인하러 가자!」{00}
#31AAD1
{3B:29}{34:2}{30:1,69}문 하나가 활짝 열린 채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00}「저기다」{00}{37:1,34}{17:5}{39:22}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벽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25}
그 벽에는 기분 나쁜 얼룩이 있었다.{00}「사람 모양이야…」{00}벽의 얼룩은 여자처럼도, 남자처럼도 보였다.{00}마침 그 손 언저리에서 풀이 자라나 있었다.{00}「이런 곳에서 제절초가」{00}벽을 뚫고 제절초가 자라나 있었던 것이다.{25}
나는 불길한 것을 떠올렸다.{00}「왜 그래?」{00}「제절초의 꽃말이 생각났어」{00}「어머, 꽃말?」{00}「…{17:5}복수{3B:22}{39:20}」{00}그 사람 모양의 얼룩은 제절초를 치켜들고 복수를 맹세하는 원령처럼 보였다.{00}「무서워…!」{25}
나는,{16}{00}{1A:2053,4,320,@31AD5D,@31ADB6,@31ADEF,@31AE2A}
#31AD5D
「벽 속에 누가 있는 걸까{13}」{00}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오싹해졌다.{1C}{03:@2FB95F}
#31ADB6
「신경 쓸 것 없어{13}」{00}일단 그렇게 말했다.{1C}{03:@21950E}
#31ADEF
「…{13}」{00}말없이 제절초를 쥐어뜯어 버렸다.{1C}{03:@26CDB6}
#31AE2A
「아니, 예술적인 얼룩이네{13}」{00}나미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떨렸다.{1C}우리는 2층을 조사했다.{00}{03:@2AE63A}
#31AE91
{39:100}{36:1,10}우리는 식당 안쪽의 커다란 냉장고에 눈독을 들였다.{00}살짝 열어 보았다.{00}
#31AEEB
「와아…!」{00}나미가 밝은 목소리를 냈다.{00}냉장고 안에는 날생선이 있었다.{25}
큰 접시에 은어 두 마리. 이 근처 강에서 잡은 것인지도 모른다.{00}「갓 잡은 것 같아」{00}「그런데 먹기 시작했을 때 이 집 사람이 오면 어떡하지?」{00}「그땐 “우린 고양이예요” 하고 우기면 돼」{00}「둘이서 “야옹” 하고 울어 보는 것도 좋겠다」{25}
「원래는 강가에서 굽는 게 최고인데 말이야」{00}「이 오븐으로 참아. 내가 할게」{00}나미가 접시를 꺼냈다.{00}{3A:127,51}{3C:50,7}「꺅, 이게 뭐야!」{00}소리친 나미의 손에서 접시가 떨어졌다.{25}
{3C:70,51}「응? 어!?」{00}바닥에 내던져진 두 마리 생선은 바싹 말라 있었다.{00}「원래 건어물이었나…?」{00}「으, 응…」{00}방금 전까지 분명 갓 잡은 것처럼 보였는데.{16}{25}
갈색으로 바싹 마른 생선….{16}{00}{1A:261,8,321,@31B2C6,@31B1FD,@31B234,@31B277}
#31B1FD
그것을 보고 나는 아까 그 미라를 떠올리고 말았다.{1C}{03:@2FC47B}
#31B234
생각해 보니 건어물은 생선의 미라나 마찬가지였다.{1C}{03:@21A81B}
#31B277
「언젠가 큰 물고기를 낚아 주겠어!{13}」{00}나는 나미에게 약속해 두었다.{1C}{03:@26D5D2}
#31B2C6
나미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 주려고, 그것을 우적우적 먹었다.{1C}{25}
{03:@2AED3C}
#31B30F
{39:100}{36:1,7}그곳은 이상한 방이었다.{00}그저 휑하니 넓기만 한 방.{00}{3D:109}{3C:20,21}「아…」{00}「뭐야…」{00}{39:109}비명으로 들렸던 것은 {3A:120,31}안쪽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였다.{25}
「꺄악!{13}」{00}갑자기 나미가 소리쳤다.{00}「떼 줘! 뭔가 끈적끈적한 게!」{00}「끈적끈적한 거?」{00}그러는 사이에 내 얼굴에도 뭔가가 날아왔다.{00}「으악!」{25}
그것은 실 같은 끈적한 것이었다.{00}「뭐야, 거미줄인가?」{00}「꺄악, 떼 줘! 나 거미는 죽기보다 싫어!」{00}「안 돼{13}. 안 떨어져!」{00}발밑에 뭔가 우글우글 부딪쳐 오는 것이 있다.{00}바닥 가득 꿈틀거리는 검은 것,{39:20} 그것은 무수한 거미였다.{25}
「도망쳐. …독거미야!」{00}「꺄악!」{00}「뛰지 마. 뛰면 달려들어.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25}
{3B:31}{3B:19}독거미들은 일제히 우리 쪽으로 돌아서서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한 자세로 몸을 낮춘다.{00}「자…잠깐」{00}우리 이마에는 땀이 축축하게 배었다.{25}숨을 죽이고 살금살금 문 쪽으로 돌아간다.{00}「자, 지금이야!」{00}{3C:80,20}{39:101}{36:1,67}{3E:101}우리는 겨우 탈출했다.{00}「저기, 이거 독거미 줄이야!?」{00}「씻으면 돼. 나미, 울지 마」{25}
{45:100}{46:100}그리고 나는 말했다.{00}{1A:2053,4,322,@31B735,@31B796,@31B7EF,@31B81C}
#31B735
「둘이서 샤워실을 찾자」{1C}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세면실로 서둘러 갔다.{00}{3B:21}{03:@2FCD9E}
#31B796
「샤워실은 네가 찾아. 나도 갈게」{1C}우리는 복도 안쪽으로 나아갔다.{00}{03:@2FCC33}
#31B7EF
「그런 건 내버려 둬도 괜찮아」{1C}{3B:21}{03:@26DE6A}
#31B81C
「정신 차려. 마음 약하게 먹으면 독이 퍼진다고」{1C}{3B:21}{03:@2AF38A}
#31B855
{3B:23}{3B:19}「응?…{17:3} 왜?」{00}나미는 웃고 있다.{00}이상한 데는 하나도 없다.{00}평소의 상큼한 나미다.{00}「아니, 아무것도 아냐」{00}나는 다시 거울로 눈을 돌렸다.{25}
아무래도 잘못 본 모양이다.{00}{39:19}{39:21}「앗!」{00}나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질렀다.{00}「왜 그래!?」{00}{39:15}{39:23}눈매가 사나운 백발 노인이 있다.{25}나는 반사적으로 자세를 잡았다.{00}그러자 노인도 살기를 띠며 자세를 잡는다.{00}「덤벼, 젠장!」{00}나는 고함쳤다.{25}
{3B:19}{3B:23}{3B:21}「뭐 해, {20}?」{00}「어…?」{00}다시 한번 거울을 보았다.{00}노인도 멍하니 나를 보고 있다.{00}그제야 알았다.{00}노인은 나였던 것이다.{25}
다시 보니 나는 나였다.{00}「{20}, 뭘 그렇게 놀라. 거울 보는 거 처음이야?」{00}「아, 아니, 두 번째」{00}나는 얼버무렸다.{3B:59}{25}

#31BB35
{39:66}그리고 나는 유리 미닫이문을 열고 욕실을 확인했다.{00}{39:105}{36:1,56}「와, 넓다…」{00}뒤에서 나미가 들여다보며 놀란다.{00}「나, 몸도 씻고 싶어. 끈적끈적하고 이 냄새도 기분 나쁘단 말이야」{25}
그때 나는,{16}{00}{1A:69,4,323,@31BC15,@31BC6E,@31BCAB,@31BCF4}
#31BC15
샤워기 물이 나오는지 확인했다{13}.{00}「씻을 수 있어, 나미」{1C}그리고 그렇게 말했다.{00}{03:@31BD41}
#31BC6E
아무리 넓어도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1C}{03:@2FD586}
#31BCAB
「나미, 먼저 씻어{13}」{00}그렇게 말하며 셔츠를 벗기 시작했다.{1C}{03:@26E50A}
#31BCF4
남자라면 여기서 팬티를 벗기 전에 이것만은 말해 두자고 생각했다.{1C}{03:@33E1EB}
#31BD41
「나, 가방에서 갈아입을 옷 가져올게」{00}「가 버리는 거야?」{00}갑자기 나미가 불안한 목소리를 낸다.{00}「이렇게 넓은 욕실에 나 혼자 있으라니…」{25}
설마 둘이 함께 들어가고 싶다는 뜻은 아니겠지.{00}「문 꼭 잠가 둬」{00}「고마워. 다녀와」{00}「…」{00}내 머릿속에서 부풀어 오르던 나미의 알몸 이미지는 사라졌다.{27:3}{3B:66}{03:@2FD66B}
#31BE8E
「나미!」{00}{39:103}{39:66}{36:1,55}…나미는 벌써 옷을 갈아입고 젖은 머리를 빗고 있었다{3B:19}.{00}「고마워, 뜨거운 물 다시 나와」{00}「그거 다행이네」{00}「무슨 일 있었어?」{25}
「응. 보일러가 그리 오래 못 버텨. 나 샤워할게」{00}「그럼 밖에 있을게」{00}「조심해. 여기서 움직이지 마. 무슨 일 있으면 상관 말고 안으로 들어와」{00}「네」{00}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나미는 아주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25}
{3B:66}{36:1,56}{40:4,58}{3F:3,58}이 샤워기로 방금 전까지 나미가 씻고 있었다….{00}안 돼, 정신 차려.{00}나는 머리부터 샤워기 물을 뒤집어쓰고 박박 씻었다.{00}등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00}「!?…」{00}나는 놀라서 뒤돌아보았다.{25}
넓은 욕조에서{39:123} 두 여자아이가 신나게{39:123} 놀고 있다.{00}둘은 뚝 웃음을 그치고 나를 보았다.{00}…네다섯 살쯤일까, 둘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00}「너희…{16} 쌍둥이니?」{00}쌍둥이 여자아이들은 물에서{39:47} 나와 달려 나가 버렸다{3C:127,47}.{25}
{39:106}{37:1,35}「어이…!?」{00}타일은 깨끗이 말라 있다.{00}{3D:108}미닫이문이 열리지 않는다{39:21}!{25}
그때,{16}{00}{1A:69,4,324,@31C252,@31C28F,@31C2D4,@31C337}
#31C252
방금 그 쌍둥이는 유령이었나…{17:5} 나는 오한을 느꼈다.{1C}{03:@2FE31F}
#31C28F
다른 탈출구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1C}안 되겠다, 밀실이다….{00}{03:@31C38A}
#31C2D4
알몸이라 잠깐 망설였지만, 그럴 때가 아니라며 도움을 청했다.{1C}「나, 나미!」{00}{03:@26F3A0}
#31C337
이왕이면 그 쌍둥이 여자아이들과 15년 뒤에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1C}{03:@33F44B}
#31C38A
{3B:58}{39:108}「나미, 열어 줘!」{00}소리친 입김이 하얗다.{00}「…힉!{13}」{00}부르르 떨렸다.{00}발바닥이 찡하게 아파 온다.{00}이게 무슨 일인가. 타일에 얇게 얼음이 얼기 시작한 것이다.{25}
「뭐, 뭐야 이건!?」{00}뜨거운 물을 틀려 해도 샤워기에는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00}「나미, 나 얼어 버리겠어!」{00}미닫이문에 몸을 부딪치려고 달렸지만, 미끄러져 등을 세게 찧었다.{25}
{03:@2FE409}
#31C4EB
「나미!…나미!」{00}나는 무작정 달렸다.{00}내가 몹시 허둥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00}{39:73}{17:5}저 소리는 2층이다! {3C:100,73}나는 달렸다.{25}
{36:1,14}「아!」{00}어둑한 계단 중간쯤에 사람이 서 있었다.{00}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나미다.{00}「…나미!?{13}」{00}안심했다.{00}그런데 왜 나를 보고도 말이 없는 거지?{00}「나미!…」{00}달려가자 나미는 스르르 멀어졌다.{25}
「나미…!?」{00}나미는 나를 바라본 채 빨려 들어가듯 2층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39:147}{36:1,69}방금 그건 나미가 아니었던 걸까…?{25}
{19:69,4,325,@31C703,@31C800,@31C746,@31C7B7}
#31C703
나미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지?…{17:5}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1C}{03:@2FEB69}
#31C746
나미가 위험해…{17:3}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나는 도망치기로 했다.{1C}{37:1,34}반쯤 열린 문이 눈에 들어왔다.{00}{03:@26FB2F}
#31C7B7
어둠 속에서 나타난 하얀 것을 껴안았다.{1C}그것은 나미였다.{00}{03:@33FFEC}
#31C800
나미는 저택인지 뭔지에 조종당하고 있는 게 아닐까…{17:5} 나는 초조해졌다.{1C}
#31C84E
나는 내 육감에 의지했다.{00}
#31C86E
나미, 어디 있어.{00}이 방이다.{00}{36:1,29}나에게는 확신이 있었다.{00}{39:100}{3C:45,21}{3C:45,19}{37:1,34}…{39:22}방 한구석에 무릎을 끌어안듯이 하고 나미가 있었다.{25}
「나미…」{00}「{20}…」{00}나미는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00}「왜 그래, 나미?…{16} 움직이지 말라고 했잖아. 멋대로 없어지지 마」{00}「{20}…{17:5}있잖아, 나 왜 여기 있는 거야?」{00}「왜냐니…{16} 모르겠어?」{25}
나미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00}「머리를 말리고 있었는데…{16} 왠지, 갑자기 남자 팔 같은 것이 날 끌어안더니…그다음은 모르겠어」{00}나미는 추운 듯이 떨고 있었다.{25}
{45:89}{46:89}{19:525,0,326,@31CB1C,@31CAD3,@31CB5F,@31CA90}
#31CA90
「그럼 역시 누군가가…{13}」{00}나는 등골이 오싹했다.{1C}{03:@2FEEE8}
#31CAD3
「남자?…그다음이 중요해{13}」{00}나는 꼬치꼬치 캐물었다.{1C}{3B:22}{03:@2DA1A0}
#31CB1C
「따뜻하게 해 줄게{13}」{00}나는 침대를 찾으려고 했다.{1C}{3B:22}{03:@348066}
#31CB5F
「걱정 마{13}. 내가 있잖아{13}」{00}나는 나미의 어깨를 감싸 안아 주었다.{1C}「{20}, 이 방 좀 봐…」{00}
#31CBC7
{36:1,45}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00}여러 가지 장난감이 있었다.{00}…모두 10년에서 15년쯤 전에 유행했던 여자아이 장난감뿐이었다.{25}
「와{13}. 여긴 아이 방이었구나…」{00}「그리워…」{00}나미가 불쑥 말했다.{00}「응, 나도. 동네 여자애들이 이런 걸로 자주 놀았지」{00}「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00}「응?」{25}
「그리운 거야…{17:6} 이 장난감들도, 이 방도…」{00}{39:23}나미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00}「그런데 이거, 왜 두 개씩 있을까?」{00}우유 먹는 인형, 소꿉놀이 세트 등, 그러고 보니 전부 두 개씩 있었다.{25}
「여자애가 둘 있었나 보지」{00}나미는 원숭이 장난감을 집어 들었다.{00}{39:18}{39:19}「꺄악!{13}」{00}나미가 공포에 질린 비명을 질렀다.{00}원숭이 장난감은 이빨을 드러내고 화난 듯이 심벌즈를 쳤다.{00}「버려, 그런 거」{00}「떼어 줘! 손에서 안 떨어져!」{25}
나는 나미의 손에서 시끄러운 원숭이를 잡아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00}「이런 저택에서 나가자!」{25}
{39:101}{36:1,69}{3C:15,22}나미를 방에서 데리고 나온 나는,{16}{00}{1A:325,0,327,@31CFDA,@31D05E,@31CFAB,@31D017}
#31CFAB
어떤 자매가 있었을까 궁금해졌다.{1C}{03:@2FF337}
#31CFDA
「떠나는 자는 잡지 않는 법!{13}」{00}소리치며 도망쳤다.{1C}{03:@2DA645}
#31D017
{36:1,14}두 마리 원숭이가 서로 끌어안은 모습을 상상하고 말았다.{1C}{03:@3487C3}
#31D05E
누군가가 지켜보는 것 같아 초조해졌다.{1C}「서두르자, 나미」{00}
#31D0A4
나미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00}회반죽 벽에서 드러난 굵은 기둥에 오래된 키 잰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25}
키로 보아 서너 살쯤 된 아이일 것이다.{16}{00}“나미”, “나오미”라고 새겨져 있었다.{00}「내 이름…」{00}「이봐, 그만해, 나미…{16} 이상한 소리를 꺼낼 생각은 아니겠지」{00}「나…{17:3} 여기서 다른 여자아이 한 명과 키 재기를 한 적이 있어」{25}
「이봐…」{00}나는 당황해서 타일렀다.{00}「나미라는 이름은 얼마든지 있어. 자기와 같은 이름을 찾았다고 해서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마」{00}「그렇지…{17:6} 그렇겠지」{00}나미는 겨우 평소 얼굴로 돌아왔다.{00}「이 나미라는 아이도 지금은 다 컸겠지?」{25}
「아…{17:3}아아…!?」{00}우리 눈앞에서 그 기둥에 금이 갔다.{00}금은 위로 위로 올라갔다.{00}그리고 내 눈높이쯤 되는 곳에 새로운 키 잰 표시를 만들었다.{00}새로 난 자국은 나미의 키와 딱 같았다.{25}
{39:16}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00}{16}{1A:69,4,328,@31D4ED,@31D418,@31D453,@31D4B2}
#31D418
“나미의 이름이 어떻게 여기에…”라고 생각했다.{1C}{03:@2FF782}
#31D453
“어느 쪽이든 상관없으니 빨리 도망치자”고 생각했다.{1C}그리고 우리는 뒷문으로 뛰쳐나갔다.{00}{03:@278466}
#31D4B2
“두 사람 모두 데리고 도망치자”고 생각했다.{1C}{03:@348E34}
#31D4ED
“나오미는 누굴까?”라고 생각했다.{1C}
#31D515
나미의 얼굴은 죽은 사람 같았다.{00}「{20}…{17:5}나 쌍둥이였어」{00}「뭐?」{00}{39:21}「그래, 나 쌍둥이였어…{16} 나오미라는 언니가 있었어」{00}「그만해, 나미! 그런 암시에 걸리지 마!」{25}
「엄마랑 같이 있었어…{16} 우리, 여기 살았었어!」{00}나는 나미의 혼란을 가라앉히려고 소리쳤다.{25}「이봐{13}. 잘 들어!」{00}
#31D66D
{3B:19}{3B:23}{3B:21}{39:24}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00}나미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00}「피아노…!」{00}나미는 뭔가에 튕긴 듯이 달려 나갔다.{00}나는 뒤쫓았다.{27:1}{17:9}{3B:29}{39:100}{3F:12,24}{36:1,59}나미와 나는 피아노 홀에 들어갔다.{00}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00}그 여자는 나미였다.{00}「나미…」{00}…다시 보니 나미와 꼭 닮은 그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00}자동 피아노인지 곡만은 계속되고 있었다.{00}{25}
「나…{17:5} 쌍둥이였어」{00}나미는 또렷한 말투로 말했다.{00}「나오미라는 언니와 엄마와 나…{16} 다 같이 살았어」{25}

#31D88F
{39:87}{3B:19}{3B:24}{17:10}실내에 바람이 휘몰아쳤다.{00}{39:73}{17:10}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미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00}{3C:60,73}{3E:73}{43}「남자가 있었어…{16}{3A:15,1} 엄마는 그 사람에게 다정했어. 우리도 그 사람을 좋아했어」{00}「그 남자는 가족이었어?」{25}
「아빠였던 것 같기도 하고…{16} 남동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16} 아니면 엄마 손님이었던 것 같기도 해」{00}「정신 차려, 나미. 너는 외동이야. 도쿄 집에는 훌륭한 부모님이 버젓이 계시잖아」{00}「모르겠어…」{00}나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00}「머리가 깨질 것 같아…」{25}
{03:@3080D5}
#31DAAA
「이제 됐어! 그만해…!」{00}나미의 외침은 계속되었다.{00}「나, 당신을 죽일지도 몰라!…{16} 당신을 좋아하니까!」{00}「나미,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25}
「언제나 마당에서 언니랑 놀았어. 엄마는 웃고 있었어. 그래, 당신도 왔으면 좋았을 텐데…」{00}나미는 헛소리하듯 말하기 시작했다.{00}「나미, 알았어…{16} 이제 알았으니까 아무 말도 안 해도 돼」{25}
「엄마는 마음에 들어 할 거야. 언니도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고 있어…{16} 아아, 나 어떡하면 좋아!」{00}그때, 나는 분명히 느꼈다.{00}이 자리에 누군가 여자가 있다는 것을.{00}나미는 공허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25}
「당신만이라도 도망쳐…{16} 나, 혼자서 할게」{00}「한다니, 뭘 한다는 거야」{00}「나, 담판을 지어야 해」{00}「누구랑?」{00}「엄마랑 언니랑…{16} 내가 남을 테니까 {20}한테는 손대지 말라고」{25}
「나미, 그건 내가 할게」{00}「하지만 당신은 가족이 아니잖아!」{00}「나미…」{00}「여긴 저주받은 저택이야. 나는 그 가족이고…{16} 내 가족이 만약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라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해…」{00}나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25}
「고마워, 나미. 하지만 그런 건 남자가 할 일이야. 나를 네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돼」{00}「{20}…」{25}
나미가 나에게 안겨 왔다….{00}{16}{1A:325,0,329,@31DF69,@31DFB7,@31DF42,@31DF8C}
#31DF42
나는 어색하게 나미를 끌어안았다.{1C}{03:@3087A5}
#31DF69
나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1C}{3D:143}{03:@2DC264}
#31DF8C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1C}{03:@34A08F}
#31DFB7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미를 받아 안았다.{1C}
#31DFE5
「알았어, 나미」{00}나는 나미를 창가로 데려갔다.{00}
#31E01F
{36:1,20}{3C:30,19}{3C:30,21}「여기서 바람을 쐬면서 마음을 진정시켜. 무슨 일이 있으면 큰 소리로 외쳐. 뭔가 나오면 밖으로 도망치는 거야」{00}「{20}, 너는…?」{25}
「조사하고 올게. 이 저택에는 적어도 미라가 있었어. 갑옷도 있었어. 그걸 누군가가 없앴어…{16} 그놈을 내가 찾아내고 올게」{00}「싫어{13}. {20}, 내가 갈게」{00}「안 돼」{00}「부탁이야, 가게 해 줘!」{00}나미는 나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25}
{45:103}{46:103}{36:1,69}나는 필사적으로 나미를 쫓아가며 외쳤다.{00}{1A:325,0,298,@31E230,@31E2C2,@31E203,@31E283}
#31E203
「지금은 나만 믿어!」{1C}{3C:20,1}{3A:20,19}{03:@308C10}
#31E230
「나미! 그쪽은 벽이야!」{1C}…{17:2}벽인데도 놓쳐 버렸다.{00}{3C:20,1}{3A:20,19}{03:@2DC7E7}
#31E283
{3C:20,1}{36:1,14}「내가 잘못했어! 혼자 가지 마!」{1C}{03:@34A35A}
#31E2C2
{3C:20,1}「위험해! 돌아와!」{1C}복도를 돌자 벌써 나미의 모습은 없었다.{00}나는 필사적으로 찾았다.{00}
#31E32E
{36:1,29}「나미, 여기 있어?」{00}{3D:97}{17:5}{39:100}{37:1,34}{3E:100}나는 그 방에 들어갔다.{00}나미는 없었다.{00}하지만 묘한 것을 발견했다.{00}모형 정원이었다.{25}
산 모형이었다. 구불구불한 길이 정확하게 만들어져 있고, 거기에 미니어처 자동차가 쓰러진 채 놓여 있었다.{00}{39:16}「설마…!」{00}나는 모형 정원을 다시 보았다.{00}틀림없이 우리가 달려온 산길이었다.{00}미니카의 위치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지점이었다.{25}
{39:19}이건 함정이었던 걸까.{16}{00}우리는 저택의 누군가에게 꾀여 온 것일까.{16}{00}그때 나미의 비명이 들렸다.{00}{39:18}「{20}! 와 줘!」{00}나는 달렸다.{25}
{36:1,69}「나미!」{00}{1A:1093,0,330,@31E649,@31E588,@31E5C1,@31E5FC}
#31E588
불길한 예감에 숨이 가빠진 채 달렸다.{1C}{03:@308FD9}
#31E5C1
“나미의 성이 뭐였더라?” 하고 떠올리며 달렸다.{1C}{03:@2BC499}
#31E5FC
“나미도 드디어 결심해 준 걸까” 싶어 두근거리며 달렸다.{1C}{03:@34A705}
#31E649
나미가 걱정되어 소리치며 달렸다.{1C}
#31E671
「나미!」{00}{39:103}{3B:19}{36:1,13}나미는 넋이 나간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00}「{20}…{17:3}이거 봐」{00}그렇게 말하며 나미는 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00}{25}
{40:1,6}{36:1,73}그것은 두 권의 모자수첩이었다.{00}거기에는 나미와 나오미의 이름이 있었다.{00}「여기 아이였다는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야. 이건 나와 나오미가 여기서 태어난 아기였다는 증거라고!」{00}「아하하」{00}나는 의미 없이 웃었다.{00}「나미라는 이름만으로는 네가 그 나미라는 증명이 안 되잖아」{25}
「이래도?」{00}나미가 펼친 페이지에는 나미와 같은 생년월일이 적혀 있었다.{00}「혈액형까지 똑같아. 이건 나야!…나와 나오미 언니의 모자수첩이야!」{00}나미는 얼굴을 감싸고 뛰쳐나갔다{39:104}.{25}
{36:1,69}「나미, 기다려!」{00}「오지 마!」{00}나미는 우는 얼굴로 돌아보았다.{00}「나, 누군가를 죽게 했어!…{16} 아니면 앞으로 누군가를 죽게 할 거야!」{00}「바보야!」{25}
「아아, 피로 물든 내 손이 보여!…{16} 이 손으로 나는 누군가를 죽일 거야!」{00}「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00}「{20}!」{00}「나미, 내 말 들어!」{00}「{20}, 당신이야말로 들어!」{00}나미는 소리쳤다.{25}
「내가 죽이는 사람은 당신일지도 몰라!」{00}나미의 울음소리가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00}「나미!」{00}이대로 가면 우리는 끝이다.{16}{00}{27:3}{45:100}{46:100}나는 생각했다.{00}{1A:4,4,331,@31EB2A,@31EB59,@31EB92}
#31EB2A
역시 나미의 그 생각을 떨쳐 줘야겠다.{1C}{03:@31EBC1}
#31EB59
생각이 굳어 버렸다면 어쩔 수 없지만 도와주자.{1C}{03:@309563}
#31EB92
모든 것이 나미의 계략이 아닐까.{1C}{03:@298635}
#31EBC1
{39:100}{36:1,59}「나미…!」{00}나미는 피아노 홀에 있었다.{00}등을 돌리고 피아노를 마주하고 있었다.{00}「…나미」{00}나는 다가갔다.{25}
「내 피아노…{17:5} 우리의 피아노」{00}나미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00}「여기서 우리, 함께였어…」{00}나는 뒤에서 살며시 나미를 안았다.{00}내 손에 나미의 눈물이 떨어졌다….{00}「나…{17:5}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00}목소리가 묘하게 쉰 소리로 변했다.{00}나는 흠칫하며 손을 빼려고 했다.{25}
그런 내 손이 고목 같은 손에 붙잡혔다.{00}그 여자는 나미가 아니라 미라였다.{00}「으악!」{00}…미라는 사라졌다.{00}「{20}…」{00}…돌아보니 그곳에 생기를 잃은 나미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25}
끌어안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나는 천천히 나미에게 다가갔다.{00}{03:@31EE80}
#31EE80
「나미」{00}나미가 나를 보았다.{00}그 눈이 크게 뜨였다.{00}{3B:6}「누구!?」{00}나미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00}「누구야! …누구냐고!?」{25}
마치 나를 처음 보는 것 같았다.{00}「바보야,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00}「살려 줘, {20}!」{00}나미는 그렇게 외치며 몸을 돌려 복도로 달려 나갔다{39:104}.{00}{36:1,69}나는 사태를 파악할 수 없었다.{00}「나미, 어디야! 숨을 필요 없잖아!」{25}

#31F006
{3B:29}{39:100}{36:1,18}문을 열자 {39:137}갑자기 물건이 날아왔다.{00}「가까이 오지 마!」{00}방 안쪽, 약품이 늘어선 진열장 앞에서 나미가 겁에 질린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00}「나미…」{00}「싫어! 대체 누구야!?」{25}
나는 반쯤 미쳐 날뛰는 나미를 붙들었다.{00}「이거 놔!」{00}유리에, 나미를 붙들고 있는 백발의 중년 남자가 보였다.{00}「이놈은 누구야!?」{00}「빨리 와 줘, {20}!」{00}내 품 안의 나미가 살려 달라고 외쳤다.{00}「이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미!」{25}
나는 아연실색했다.{00}「…말도 안 돼」{00}힘이 빠졌다.{00}{39:19}기분 나쁜 백발의 남자는 유리에 비친 나였던 것이다.{00}나미는 도망쳐 버렸다{39:103}.{00}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16}{25}
백발, 주름, 날카로운 눈과 야성적인 턱…{16} 틀림없는 중년 남자의 얼굴이었다.{00}뺨을 만져 확인했다.{00}「이게, 나…!?」{00}「{20}, 어디 있어…!」{00}계단 쪽에서 나를 찾는 나미의 목소리가 울렸다.{00}어떻게 하지…!?{16}{25}
{19:3,0,332,@31F57B,@31F384}
#31F384
「지금은 나가면 안 돼{13}」{00}그게 나미를 위한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1C}{36:1,34}나는 물건 뒤에 몸을 숨겼다.{00}「{20}! 어디야!」{00}나미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00}「여기야」{00}모습을 숨긴 채 나는 말했다.{25}
「{20}!」{00}「오지 마!」{00}나는 말렸다.{00}「왜!」{00}「사정은 나중에 얘기할게」{00}「큰일 날 뻔했어! 이상한 남자한테 붙잡혀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25}
「알아」{00}「…어떻게!?」{00}「보고 있었으니까. 지금 나갈게」{00}나는 천천히 나미 앞에 섰다.{25}
{36:1,69}{03:@31F8B7}
#31F57B
「나가야겠다!{13}」{00}나는 내 책임으로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1C}「알려 줘야 해!」{00}방을 뛰쳐나갔다{39:104}.{00}{36:1,69}「아…」{00}나미가 서 있었다.{25}
「나미…」{00}기세가 꺾였다.{00}「나미, 놀라지 말고 들어 줘」{00}설명하기 곤란했다.{00}「나는…{16} 나야」{00}「알고 있어」{00}나미는 고개를 끄덕였다.{25}
「나미…」{00}끌어안았다가 그 차가움에 흠칫했다.{00}「나, 나!?」{00}이 여자는 나오미다.{00}「어디 있어, {20}!」{00}나미가 부르는 소리가 가까워졌다.{00}나는 나오미를 밀쳐 내고 나미의 목소리 쪽으로 달렸다.{25}
이번에야말로 진짜 나미가 있었다.{00}「힉!」{00}나미는 나를 보고 공포에 얼굴이 굳어졌다.{00}「나미, 도망치지 마!」{00}나는 있는 힘껏 내 목소리로 말했다.{00}뺨을 때려서라도 알게 해 주겠다.{00}나는 그렇게 생각했다.{25}
「나미!」{00}「싫어!」{00}오히려 내가 따귀를 한 대 얻어맞고 말았다.{00}「역시 나미야」{00}무심코 평소 말투로 중얼거리자 나미의 안색이 변했다.{25}

#31F8B7
{3B:19}「{20}…? {20}, 당신이야?」{00}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00}「{20}…{17:5}어째서…!?」{00}「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야」{25}
「좋아해!」{00}나미가 외쳤다.{00}「나, {20}, 당신이 어떻게 되든 좋아!」{00}「…거울을 보고 싶어{13}」{00}나는 말했다.{27:1}{17:10}{39:100}{39:66}{36:1,55}세면실에서 조심조심 거울을 들여다보았다.{00}「으아…」{00}{39:20}백발, 주름…{17:5} 완전히 남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00}안 되겠다, 똑바로 볼 수가 없다.{00}「정신 차려, {20}. 잘 봐」{00}「싫어!…{16} 내 얼굴이 아니야!」{25}
{3B:20}「잠깐. 있잖아, 닮지 않았어?」{00}「어…{17:3} 누구랑?」{00}「{20}, 당신이랑」{00}나미가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00}하지만…{17:6}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백발과 주름의 나.{00}「내가 몇십 년이나 늙어 버린 건가?」{00}{25}
나미는 괴로운 듯 눈을 내리깔았다.{00}「…{20}, 당신이 이렇게 된 것도 내 탓…」{00}「뭐…」{00}「우리 집에 왔기 때문인걸」{00}「아니야. 나미, 여긴 네 집이 아니야. 바보 같은 생각은 버려」{00}{3B:66}{40:8,126}{39:19}「언니!?」{00}나오미였다.{25}
{39:20}나오미는 거울 속에 있었다.{00}{3B:126}{41:200,0,126}{3F:8,126}「…언니」{00}거울로 손을 뻗으려는 나미를 붙잡았다.{00}{3E:126}{3B:20}{3B:19}그때 거울 속의 나오미가 중얼거렸다.{00}「나도」{00}「어?{17:5}…」{00}「나도」{00}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거울 속의 나오미는 사라졌다.{25}
{39:66}「아앗」{00}「나미!」{00}「…{17:5}괜찮아{17:5}…하지만 이걸로 확실해졌어」{00}나미가 말했다.{00}「언니는 유령이었어. 그렇다면 그 미라는 엄마야」{00}나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25}
「언니, 뭔가 말하려고 했어」{00}「응」{00}나도.{00}나오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건 무슨 뜻이었을까?{25}
어머니의 것인지 나오미의 것인지, 그 피 묻은 일기장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00}{16}{1A:3,0,333,@32808E,@31FED5}
#31FED5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13}. 여기서 도망치는 게 먼저야!{13}」{00}나는 억지로 나미의 손을 잡았다.{1C}「싫어, 놔!」{00}나미는 저항했지만 나는 손을 놓지 않았다.{00}「여길 나간다! 이런 곳에 있다가는 죽어!」{25}
「{20}, 그런 얼굴인 채로 괜찮아? 내 과거를 밝혀내서 구해 줄 생각은 없어?」{00}「…」{00}생각할 것도 없이 나미의 말이 옳았다.{00}「알았어{13}. 일기장을 보자」{00}나는 그렇게 결정했다.{27:3}{3C:40,66}{17:10}{03:@3280D8}
#32808E
「좋아{13}. 보러 가자{13}」{00}우리는 일기장을 보기로 했다.{1C}{27:3}{3C:40,66}{17:10}
#3280D8
{39:100}{36:1,22}일기장은{39:22} 아직 “미라의 방”에 있었다.{00}「…{17:5}엄마의 일기였어」{00}그 일기장을 읽은 나미가 말했다.{25}
{3B:22}{40:1,6}{36:1,26}『7월 3일{00}나는 혼자가 되었다』{00}나미 어머니의 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25}남편과 막내이자 장남인 아들을 사고로 잃고, 나미를 양녀로 보낸 뒤, 나오미마저 병으로 죽었다….{00}나오미가 죽은 뒤에 쓰기 시작한 것 같았다.{00}일기는 잃어버린 가족을 그리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25}
「엄마가, 사랑을…」{00}나미가 숨을 삼켰다.{00}조심스러운 문장이었지만, 어떤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 기쁨이 적혀 있었다.{00}긴 고독 끝에 붙잡은 사랑…{16} 어머니의 그 행복과 설렘이 전해져 왔다.{00}「왠지 가슴이 뜨거워져」{25}
…그것이 갑자기 피 묻은 페이지에서 끝나 있었다.{00}「엄마는 미라가 됐어…{16} 어떻게 하면 사람이 미라가 되는 거야?」{00}나오미는 또 왜 유령이 된 걸까?{00}게다가 내 이 얼굴은….{16}{25}
{36:1,22}화장대 거울에 내가 비쳤다.{00}보고 싶지도 않은 백발의 중년 남자.{00}{3B:6}「앗」{00}치밀어 오르는 충격을 느끼며 나는 외쳤다.{00}「아버지!」{25}
{43}나미는 놀란 듯 나를 보았다.{00}「왜 그래, {20}!?」{00}「이 얼굴, 우리 아버지야」{00}「아버지!?」{00}「그래…{16} 제대로 만나 보지도 못한 채 죽어 버렸어. 사진으로밖에 기억이 없지만」{25}
{41:200,0,126}{3F:8,126}{39:19}{39:20}「언니!」{00}나미가 뛰쳐나갔다.{00}{39:103}{2E:69}{17:5}나오미는 없었다.{00}하지만 나미는 그대로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00}「나미, 어디 가는 거야」{00}「분명 엄마는 저기 있을 거야」{25}
나미는 열리지 않는 방으로 가려 하고 있었다.{00}{1A:3,0,334,@328843,@328664}
#328664
「기다려{13}. 그 전에 방금 그 나오미를 찾아보자{13}」{00}나는 생각한 끝에 말했다.{1C}{41:170,0,126}{3F:8,126}우리는 나오미의 웃음소리를 따라{3B:126}{41:200,0,126}{3F:8,126} 나아갔다.{00}어디지….{00}「언니…{17:5} 어디야!」{25}
{40:8,86}{17:10}흐릿하게 하얀 것이 우리 눈앞에 떠올랐다.{00}하얀 것은 흔들리며 한순간 낯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이 되었지만, 이내 스윽 나미의 몸에 씌었다.{00}「아앗!」{00}나미의 몸이 굳었다.{00}「나미!?」{25}
「아앗!」{00}나미가 갑자기 달려 나갔다.{00}「나미!」{00}{03:@3289BB}
#328843
「좋아, 가자{13}」{00}나는 곧바로 말했다.{1C}{36:1,30}우리는 열리지 않는 방의 문에 손을 댔다.{00}{3D:107}열릴 리가 없었다.{00}문에는 못이 박혀 있었다.{00}나미가 나를 밀쳐 냈다.{00}{3D:98}「열어 줘! 엄마, {39:98}열어 줘!」{25}
갑자기 전류라도 흐른 것처럼 나미의 몸이 움찔했다.{00}「아앗!」{00}「나미! 왜 그래!」{00}「아아, 오지 마!」{00}{36:1,69}나미는 내 팔을 뿌리치고 달려 나갔다.{00}「나미!」{25}

#3289BB
나미는 미라의 방으로 뛰어들어 문을 닫아 버렸다{39:104}.{00}{36:1,29}「…{17:5}나미」{00}심호흡을 한 번 하고 나는 문을 열었다.{25}
{39:100}{3B:19}{3B:20}{36:1,22}한쪽 구석에 {39:22}나미가 있었다.{00}「나미…」{00}나는 살며시 다가갔다.{00}「어째서야」{00}「어…?」{00}「저기, 어째서야?」{00}그 목소리는 나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00}차분한 톤의 중년 여자 목소리였다.{25}
「…너는 누구야」{00}틀림없이 나미였다.{00}하지만 지금 나미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들어 본 적 없는 중년 여자의 목소리였다.{00}「어째서…{17:5} 어째서죠?」{00}나미는 나를 바라본 채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00}「어째서 저를…{16} 버리는 거죠?」{25}
「무, 무슨 소리야, 나미!?」{00}버려? 내가?…누구를!?{00}나미는 누군가에게 씌어 있었다.{00}혹시…{00}{16}「또 저는 혼자가 되는군요…」{00}어머니다.{00}이건 나미의 어머니인 것이다…{39:19}!{25}
어머니의 목소리를 내는 나미가 매달리는 듯한 표정으로 다가왔다.{00}{1A:3,0,335,@328D23,@328F28}
#328D23
「으악, 그만해!{13}」{00}나는 나미를 밀쳐 냈다.{1C}엉겁결에 복도로 뛰쳐나왔다{39:104}.{00}{3B:22}{36:1,69}정신없이 달렸다.{00}하지만 멈춰 섰다.{00}「왜 나미를 내버려 두는 거야!」{00}나 자신을 꾸짖었다.{00}나는 되돌아갔다.{25}
「{20}…」{00}눈앞에 나미가 서 있었다.{00}{40:8,86}하지만 곧 알 수 있었다.{00}이건 나오미다.{00}「{20}…{17:5}나도」{00}또 그 말을 되풀이하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사라졌다.{40:8,86}{27:3}{39:100}{36:1,22}「나미!」{00}나는 나미가 있는 방으로 돌아갔다.{00}{39:22}「당신…」{00}나미는 아까의 어머니 목소리로 말했다.{00}{03:@328FC0}
#328F28
「나미, 이리 와{13}」{00}나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지켜보고 싶었다.{1C}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00}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미를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00}
#328FC0
나미의 손가락이 그리운 듯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00}「왜 버리는 거야?…왜죠?」{25}
{39:23}소름이 돋았다.{00}이 남자에게 하는 말이다.{00}…이 얼굴을 한 남자에게 하는 말이다.{00}나미의 어머니가 내 아버지를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00}「저보다 부인과 아드님이 더 소중한 거군요」{00}나미 어머니의 목소리가 말했다.{00}아들…{16} 그건 분명 나다.{25}
「버리는 거군요」{00}넘쳐흐르던 눈물이 뚝 멈추고 나미의 눈동자가 메말랐다.{00}「이렇게…{16} 좋아하는데」{00}{3A:10,51}{42:70,0,51}「앗!?」{00}「이렇게 좋아하는데」{00}「아, 아아앗…!!」{25}
{2C:131}이…{17:5}이게 무슨 일이냐.{00}얼굴! 팔! 다리!…{16} 나미의 온몸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왔다.{00}「으아…」{00}{34:1}{32:3,79}{3C:10,51}나미의 하얀 피부는 흙빛으로 말라붙고, 살은 쪼그라들어 순식간에 미라가 되어 갔다.{00}「나미…!!」{25}
그곳에 미라가 서 있었다.{00}「으아아아악!」{00}엉겁결에 절규했다.{00}나미가 미라가 되어 버렸다.{00}「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00}나는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외쳤다.{27:6}{3C:15,23}{3C:15,22}{3C:15,19}{3E:19}{3A:20,29}{32:5,22}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00}나는 미라를 안고 있었다.{00}「이봐, 나미, 이제 안 들리는 거야? 정말로 미라가 되어 버린 거야?」{00}…{17:3}미라는 대답해 주지 않았다.{00}「나미…」{00}다시 소리를 지를 것 같아 꾹 참았다.{25}
정신 차려, {21}.{00}이걸로 알게 됐잖아.{00}나미의 어머니를 고독에서 구해 주고는 결국 버린 것은 내 아버지다.{00}나미의 어머니는 실연의 충격으로 미라가 되었다.{00}아마도 지금의 나미처럼 한순간에.{25}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남편다운 일도 아버지다운 일도 무엇 하나 하지 않았던 내 아버지는,{16} 몇 년 만에 집에 돌아온 직후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죽었다고 한다.{25}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나대로 속으로 아버지를 원망해 왔다.{00}그런 내가 죽은 아버지 대신 이렇게 아버지와 같은 얼굴이 되어 나미 어머니의 복수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25}
「농담하지 마!」{00}분노가 치밀어 올랐다.{00}「이런 복수는 잘못됐어!…그렇지, 나미!」{00}대답은 없었다.{00}웅크린 내 귀에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25}
{39:19}「{20}…」{00}흠칫했다.{00}「{20}」{00}목소리는 등 뒤에서 들려왔다….{00}냉기다…{16}{2E:34} 돌아보니 나오미가 서 있었다.{25}
「나오미…네 미련은 이거야? 네 어머니의 복수를 돕기 위해 너는 유령이 된 거야?」{00}나오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00}나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00}「이런 억지가 어디 있어. 너는 동생이 이런 모습이 되어도 아무렇지 않은 거야! 유, 유령에게는 인간의 감정이 없는 거냐!」{25}
나오미는 슬픈 듯 나를 보았다.{00}「나도…」{00}{39:21}또 그 중얼거림이다.{00}「뭐야? 나도 뭐 어쨌다는 거야!?」{00}대답 대신 나오미의 몸이 움직였다.{25}
{3B:29}{39:137}{2E:82}나오미가 나이프를 들고 덤벼들었다.{00}{39:137}왜지!? 왜 나오미가 나를 죽이려는 거지?{00}이것이 어머니의 뜻일까?{00}「으악{39:137}, 잠깐{39:137}, 나오미, 위험해!」{00}나는 방{39:137} 구석으로 몰렸다.{25}
「{39:137}그만둬!」{00}「나도…」{00}나오미가 나이프를 치켜들었다.{00}그때,{00}{3A:115,63}{17:5}{3A:115,49}{34:4}{17:15}{3F:1,49}{3C:115,63}{3C:45,19}{3C:45,21}방이 흔들리고, 동시에 내리치려던 나이프의 칼날이 녹아내리듯 사라졌다.{00}「엄마…」{00}나오미가 문득 중얼거렸다.{25}
{30:1,22}…방금의 기이한 현상은 어머니의 힘인 듯했다.{00}미라인 어머니가 나를 도와준 걸까?…{16} 대체 어떻게 된 거야.{00}「도망치자, 나미!」{00}나는 나미를 안아 올리고 방을 뛰쳐나왔다{39:101}.{25}
{36:1,69}나미는 허무할 만큼 가벼웠다.{00}나는 정신없이 복도를 달렸다.{00}하지만 미라가 된 나미를 안고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25}
{39:29}{36:1,67}나는 홀로 돌아왔다.{00}커다란 소파에 나미를 살며시 눕혔다.{00}말라붙은 팔, 흙빛 피부…{16} 완전히 변해 버린 모습이다.{00}하지만 그래도 나미다.{00}긴 시간이 흘렀다.{25}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00}만약 저택에서 탈출할 수 있다 해도 나미가 이렇게 되어 버려서는.{00}하지만 죽은 건 아니다.{00}나는 생각을 고쳐먹었다.{00}설령 몸은 미라라도 나미는 살아 있다.{00}「그렇지, 나미」{00}대답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25}
나미가 죽을 리 없어.{00}죽을 리 없어.{00}「나미, 나, 여기서 싸울게」{00}말라붙은 나미의 뺨에 살며시 키스했다.{00}{39:6}{3C:30,29}딱딱했다….{00}나는 울고 싶어지는 것을 참았다.{00}「나미 곁을 떠나지 않을게. 싸울 거야」{00}나는 다시 한번 키스했다.{25}
나오미는 쫓아오지 않았다.{00}하지만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00}그런데 왜 나를 죽이려는 거지?{00}모든 게 어머니의 복수라면 그것을 어머니의 힘이 막은 것도 이상하다….{00}「나미, 도무지 모르겠어」{25}
나오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00}나도.{00}그 중얼거림에 답이 있는 걸까.{00}피로를 느끼며 나는 눈을 감았다.{25}
나미의 웃는 얼굴에 하얀 이가 드러났다.{00}…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조금 전까지의 활기찬 나미의 모습이다.{00}「{20}」{00}쉰 목소리가 나를 부른 것 같았다.{00}「…?{13}」{00}홀을 둘러보았다.{25}
방금 그 쉰 목소리는 설마….{00}「나미?」{00}「{20}」{00}「나, 나미!」{00}「{20}…」{00}말을 했다!{00}말라붙은 얼굴도 몸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지만, 나미는 분명히 내 이름을 불렀다.{25}
미라가 되었어도 생명의 조각은 남아 있는 것이다.{00}「나…{17:5} 꽤 오래 잠들어 있었나?」{00}나미가 미라인 채로 물었다.{00}나는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25}
나는,{00}{1A:3,0,336,@32A2C0,@32A445}
#32A2C0
일단 사실을 알려 주기로 했다.{1C}「나미, 좀 놀랄지도 모르겠지만」{00}나는 말했다.{00}「나미. 사람은 누구든 언제까지나 젊은 모습으로 있을 수는 없잖아」{00}내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25}
「나미는 예뻐. 하지만 언젠가는 나이를 먹어. 그건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나미, 나미가 어떻게 되든 나는…」{00}「괜찮아」{00}쉰 목소리로 나미가 말했다.{00}「있잖아, {20}, 혼자서 도망쳐」{25}
{03:@32A51D}
#32A445
나미가 미라가 된 것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1C}「푹 잤어, 나미」{00}「나, 이제 일어나야지」{00}「하하, 딱히 급한 여행도 아니잖아」{00}나는 밝게 말했다.{00}「괜찮으니까 더 자」{00}「있잖아, 혼자서…」{25}

#32A51D
「응?」{00}「혼자 도망쳐. 이런 나는 이제 두고 가」{00}「나미…」{00}「미안해. 엄마 때문에」{00}…나미는 전부 알고 있었던 것이다.{00}자기가 미라가 되어 버린 것도, 내가 왜 이런 얼굴이 되었는지도.{25}
「…미안해」{00}낮고 쉰 목소리로 나미가 되풀이했다.{00}「사과하지 마」{00}나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00}「우리 아버지가 너희 어머니를 버렸어.{00}그 일을 나는 사과하지 않아. …그러니까 너도 사과하지 마」{25}
나미의 말라붙은 손을 꽉 쥐었다.{00}「아파」{00}「나미…!」{00}감각이 있는 거야…!{00}「자고 있었지만 다 알고 있었어. 아까 {20}, 당신이 해 준 것도…」{00}「…」{25}
「기뻤어…{17:5} 그러니까」{00}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나미가 말했다.{00}「빨리 도망쳐」{00}「싫어, 나는 도망치지 않아. 싸울 거야. 나미랑 같이!」{00}{39:89}{2E:6}{17:5}갑옷이 나타났다.{00}「아앗…부탁이야, 도망쳐, {20}!」{00}{25}
나는 나미를 감싸며 앞을 가로막았다.{00}{3D:89}「윽!{13}」{39:130}{00}나는 갑옷에게 일격에 얻어맞고 쓰러졌다.{00}「젠장!」{00}일어서려 했지만 현기증이 났다.{00}갑옷은 나미를 둘러멨다.{00}{40:1,68}「나미!」{25}
{36:1,14}비틀거리면서도 쫓아가려 할 때 누군가 내 팔을 붙잡았다.{00}「나오미…!」{00}「아직도 쫓아갈 거예요?」{00}「놔!」{00}뿌리치려 했지만 나오미의 손은 내 팔에 달라붙어 있었다.{00}얼음을 갖다 댄 것처럼 차가움이 스며들었다.{25}
「네 어머니는 나에게 복수하고 싶은 거잖아! 왜 나미를 데려가!?」{00}「깨닫게 해 주는 거예요. 당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는 고통을…」{00}「말도 안 돼! 사람을 잘못 봤다고 전해 줘!」{00}「나미를 쫓아가면 당신도 그 방에 들어가게 돼요」{25}
열리지 않는 방인가? 거기서 어머니의 미라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00}「놔, 어디든 가 주겠어!」{00}「안 돼요」{00}「왜 막는 거야!?」{00}「…제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00}{3B:6}{39:130}「윽」{27:3}얼어붙는 듯한 통증이 온몸을 꿰뚫고 눈앞이 캄캄해졌다.{25}
{3A:30,29}{32:10,76}흐릿하게 무언가가 보였다.{00}천장이었다.{00}나는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00}향수 같은 좋은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00}꽃일까.{00}꽃병에 꽂힌 연보라색 꽃이었다. 제절초는 아니었다.{25}
{36:1,24}「라일락이에요…」{00}「…!」{00}나오미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00}「좋은 향기죠?」{00}한순간 간병이라도 받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00}나미와 꼭 닮은 만큼 아름다웠다….{00}「나미는 어디 있어!」{25}
여기가 열리지 않는 방인가.{00}하지만 나미도 휠체어의 미라도 없었다.{00}「여기는 제 방이에요」{00}「왜지, 날 내보내!」{00}일어나려 하자 또 팔을 붙잡혔다.{00}차가웠다….{16}{25}
「여기 있어요. 당신을 어머니에게 넘기고 싶지 않아요」{00}나오미는 이상한 말을 했다.{00}{3B:29}{3A:115,63}{2C:135}갑자기 방이 격렬하게 흔들렸다.{00}「엄마가 화났어요…{16} 제가 이러는 걸 용서할 수 없나 봐요」{00}이게 무슨 일인가. 어머니와 나오미는 나를 두고 다투고 있었던 건가….{16}{25}
「앗」{00}벽에 금이 갔다.{00}{39:85}{17:8}라일락 꽃병도 깨졌다.{00}「괜찮아요. 이 방에 있는 한 어머니는 당신에게 손대지 못해요…{16} 그러니까 계속 여기 있어요」{00}「놔! 나는 나미를…!」{25}
붙잡힌 팔에서 냉기가 퍼져 갔다.{00}{39:20}{39:21}「어…{17:4}얼려 죽일 셈이냐!」{00}나오미는 슬픈 듯 나를 보았다.{00}「당신을 죽이면 함께할 수 있어요…」{00}「!{17:5}…」{00}「우리, 이 방에서 계속 함께 살 수 있어요…」{25}
아아, 나는 겨우 알았다.{00}나도.{00}그건 그런 뜻이었던 건가.{25}
{3C:115,63}{3A:115,64}{2C:136}나오미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00}「으윽!{13}」{00}저려 왔다. 내장까지 얼어붙을 것 같았다.{00}{2C:138}{3C:115,64}「{3B:21}{3B:20}아아, 못 하겠어요」{00}훅 하고 나오미의 손이 떨어졌다.{00}표정 없는 얼굴로 나오미는 떨고 있었다.{25}
「못 하겠어요…{17:5}{20}, 당신을 사랑한다는 나미의 목소리가 들려요」{00}「나미의?」{00}{43}나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나미가 열리지 않는 방에서 외치고 있는 걸까.{00}「나미는…{17:5}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00}「나미!」{00}나는 벌떡 일어났다.{25}
{40:8,86}「하지만 나도…」{00}나는 무심코 돌아보았다.{00}「나도, 당신을」{00}{3E:86}나오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00}「…」{25}
{3C:30,29}{36:1,69}나오미….{00}아주 잠깐 망설였지만,{00}{1A:3,0,337,@32B50C,@32B36F}
#32B36F
나는 나오미가 있던 곳으로 달려 돌아갔다{13}.{00}「나오미, 기다려!」{1C}{39:100}{36:1,24}{39:21}{39:20}공간이 떨렸다.{00}「가르쳐 줘, 나미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00}갑자기 나오미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들렸다.{00}「열리지 않는 방에 가면 안 돼요」{25}
{3C:30,21}{3C:30,20}{40:8,86}{3E:86}「나오미!?」{00}더 이상 대답은 없었다.{00}「…그래도 나는 갈 거야」{00}나오미의 마지막 말을 거스르고 나는 열리지 않는 방으로 달렸다.{27:1}{03:@32B556}
#32B50C
{36:1,30}「지금은 무엇보다 나미다{13}」{00}나는 열리지 않는 방으로 직행했다.{1C}
#32B556
{39:100}{37:1,34}몸으로 부딪칠 것도 없이 {39:22}열리지 않는 방의 문이 열렸다.{00}마치 내가 들어갈 때가 왔다고 말하는 듯이.{00}「나미!」{00}어둑한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25}
{39:23}{36:1,16}관이 놓여 있었다.{00}무거운 뚜껑을 열자 가득 찬 제절초 속에 나미의 미라가 파묻혀 있었다.{00}「나미! 나야!」{00}대답이 없었다.{00}「나미, 뭐라고 말 좀 해 줘!」{25}
미라의 입에 귀를 가까이 대 보았지만 이제는 쉰 목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00}나미는 완전한 미라가 되어 버린 건가.{00}{39:93}{3C:30,23}{3C:30,22}{39:4}{36:1,49}안쪽 어둠 속에서 마침내 어머니의 미라가 모습을 드러냈다.{25}
{36:1,79}휠체어에 앉은 미라는 움직일 기색도 없고 말도 하지 않았다.{00}하지만 눈알이 없는 움푹한 구멍으로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00}「…」{00}지금 어머니의 미라가 보고 있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자의 얼굴이다.{25}
「잘 보세요! 저는 아버지가 아니에요!」{00}나는 외쳤다.{00}「처자식에게 돌아간 아버지는 비겁하다고 생각해요…{16} 당신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저예요. 아버지와는 달라요!」{00}움찔, 미라가 떠는 것처럼 보였다.{25}
「저는 당신 딸 나미를 좋아해요! 나미가 미라가 되어도 저는 아버지처럼 나미를 버리지 않아요!」{00}미라는 확연히 떨기 시작했다.{00}{3A:115,51}{42:70,0,51}「윽…!?」{00}미라의 발이 하얗게 변해 갔다….{00}뼈였다.{00}{2C:131}어머니의 미라는 순식간에 백골이 되어 갔다.{25}
「도망치자!」{00}나는 나미를 안아 일으켰다.{00}「나미!{13}」{00}그때 다리에 격통이 일었다.{00}{42:100,0,51}「아앗!」{00}내 무릎 아래가 어머니의 미라처럼 뼈만 남아 갔다.{00}내 살이 점점 사라져 갔다.{25}
이미 완전한 해골이 된 어머니는 움직일 수 없는 나에게 다가왔다.{00}「아, 앗…!」{00}격통은 다리에서 허리로, 다시 배로 올라왔다.{00}보니 나는 벌써 갈비뼈까지 드러나 있었다.{25}
갑자기 웨딩 벨이 울려 퍼졌다.{00}기이한 눈부심이 방 안에 가득했다.{00}「뼈가 되어 맺어지자는 건가」{00}단지 복수만이 아니었던 것이다.{00}나미의 어머니는 그토록 깊이 내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00}원한인지 사랑인지 모를, 너무나 깊은 정념…{16} 사랑.{25}
「으윽…!」{00}격통이 가슴까지 올라왔다.{00}싫어, 해골 따위가 되고 싶지 않아.{00}「나미…!」{00}미라가 된 나미는 바닥에 쓰러진 채였다.{00}어머니의 해골이 내 옆에 나란히 섰다.{25}
나미는 이제 그냥 미라일 뿐인가.{00}아니…{17:6} 희미한 목소리가 새어 나온 것 같았다.{00}나미가 뭔가 말하려 하고 있다…{00}{16}{42:130,0,51}격통이 마침내 목까지 왔다.{00}뜨거운 것이 북받쳐 올라 나는 절규했다.{25}
{3B:4}「사랑해!」{00}미라가 된 나미도 말을 했다.{00}정확히 동시에 나와 나미는 같은 말을 외치고 있었다.{00}「사랑해…!」{00}{3C:127,51}그것은 미라가 되기 전의 생기 있는 나미의 목소리였다.{00}그 순간 해골이 멈췄다.{25}
{39:64}{2C:136}{36:1,16}눈부심이 사라지고 원래의 어둑한 방으로 돌아왔다.{00}둘이 동시에 외친 것이 무언가를 바꾼 듯했다.{00}…긴 시간이 흘렀다.{00}{3C:35,64}해골은{2C:138} 살짝 고개를 들었다.{00}그리고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25}
「아…」{00}미라가 되었던 나미의 흙빛 손발도 얼굴도 천천히 싱싱한 피부로 돌아왔다.{00}「나미…!」{00}「{20}!」{00}우리는 꼭 끌어안았다.{25}
「이제 괜찮아, 원래대로야! 원래대로 돌아왔어!」{00}「{20}도야. 그러니까 울지 마」{00}「어…!?」{00}나미의 말을 듣고 나는 비로소 알아차렸다.{00}내 얼굴과 몸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을.{00}그리고 어느새 울고 있었다는 것을.{25}
{43}흩어진 백골이 사라져 갔다.{00}「사라져 버리네…{16} 우리를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 엄마, 사라져 버리네」{00}나미가 중얼거렸다.{00}「아니야. 원한이 사라지고 있는 거야」{00}「어…」{25}
「너희 어머니를 사랑의 복수귀로 만든 원한이 말이야…{16} 그게 이렇게 사라져 가는 거야」{00}뼛조각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졌다.{00}「엄마…」{00}나는 살며시 나미의 어깨를 안았다.{25}
{39:133}{17:15}{39:3}「뭐지!」{00}어디선가 폭발이 일어난 모양이었다.{00}{39:133}{17:6}{3A:10,57}「이 저택, 이제 끝이야」{00}{36:1,69}직감한 듯 나미가 외쳤다.{00}「서둘러」{25}
{36:1,14}{2C:145}{3A:80,62}계단을 뛰어 내려가려 할 때 뜨거운 바람이 불어 올라왔다.{00}「으악!」{00}아래층에는 불길이 번져 있었다.{25}
「나미, 이리 와!」{00}「이제 틀렸어!」{00}「바보야, 아직 늦지 않았어!」{00}비틀거리는 나미를 부축하려다 나도 쓰러지고 말았다.{25}
{3C:10,3}{2E:67}{2C:146}{40:2,30}{3F:8,62}{3F:1,62}{17:20}주위는 이미 불바다였다….{00}「으으」{00}검은 연기에 휩싸여 숨 쉬기가 괴로웠다.{00}눈을 뜰 수가 없었다.{00}죽을 수는 없어!{00}하지만 일어설 수가 없었다.{00}나미는…?{25}
의식이 아득해져 갔다.{00}저세상에서 나오미가 기다리고 있을까…{00}{16}{25}
{40:2,62}…홱, 누군가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00}「살아야 해, {20}!」{00}눈이 잘 떠지지 않았지만 나미의 또렷한 목소리였다.{00}「이리 와!」{00}나는 나미의 손에 이끌려 달렸다.{25}
「아앗!」{00}끌려가는 대로, 나는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16}{39:159}{3C:25,62}{3C:25,30}{3C:25,57}{2C:148}{27:6}{3E:30}{39:50}{32:10,68}흙냄새가 났다.{00}나는 몸을 일으켰다.{00}이곳은 그 대문 밖이었다.{00}달빛 아래, 검은 잔해 더미.{00}…저택은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다 타 버렸다.{00}어머니의, 나오미의, 저마다의 슬픔과 함께….{00}내 옆에 나미가 쓰러져 있었다.{25}
「나미, 나미!」{00}끌어안고 흔들었다.{00}나미….{00}그 절체절명의 불길 속에서 나를 끌고 여기까지 데려와 준 나미….{00}「나미…」{00}「아…」{00}다행이다…{13}. 나미가 눈을 떴다.{25}
「{20}…」{00}나미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00}「고마워…{17:5}{20}, 넌 내 생명의 은인이야」{00}「어…」{00}「그게, 연기에 휩싸여서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이제 끝이구나 싶었을 때…」{25}
「나미, 그 얘기 정말이야?…{16} 나도 그랬어! 나도 불 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을 때…!」{00}「어…」{00}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00}「나오미야…{17:5} 나오미가 우리를 구해 준 거야!」{25}
「이제 알았어…{13}」{00}나미가 말했다.{00}「언니의 미련은 말이야…{16} 사랑을 해 보지도 못한 채{17:5} 죽었다는 거였어」{00}「…」{00}그랬던 건가.{25}
「언니는 분명 부러웠던 거야. 미라가 될 정도로 사람을 사랑한 엄마가」{00}나미는 눈물을 글썽였다.{00}「응…」{00}나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00}「그렇지만 언니도」{00}「응?」{25}
「언니도 행복했을 거야…{16} 짧은 시간이었지만, {20}한테 그렇게나 사랑을 쏟았으니까」{00}「…」{00}그 방에서 일어난 일을 나미는 알고 있었던 걸까.{00}우리는 저택의 불탄 자리를 바라보았다.{00}「좋은 첫사랑을 했네, 언니…」{25}
첫{17:3}사랑{17:3}…{17:3}…{17:3}….{00}나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25}
{40:8,88}{3C:50,50}{39:8}{36:10,37}{17:35}{0C}「아…{13}」{17:15}{00}주위를 뒤덮은 제절초는 옅은 보라색{17:2} 꽃으로 바뀌어 있었다{13}.{17:15}{00}「라일락이야{13}」{17:15}{00}라일락…{13}.{17:15}{00}나오미의 방에 있던 꽃이었다{13}.{17:25}{25}
줄기도 가지도 없이, 그저 꽃만이 펼쳐져 있었다{13}.{17:15}{00}라일락 밭이었다{13}.{17:15}{00}「좋은 향기다…{13}」{17:15}{00}「꽃말이 있어{13}」{17:15}{00}나미가 말했다{13}.{17:15}{00}「첫{17:1}사랑{17:1}의{17:3} 아{17:3}픔{17:2}…{17:2}…{17:2}…{17:2}{13}」{00}{00}{17:78}{22:338,1}{2C:93}{1D}{16}
#32CE34
{03:@32CE34}
#32CE39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00}나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며 달콤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00}나미의 옆얼굴은 눈 고장 태생인가 싶을 만큼 하얬다.{00}나는 왠지 숨이 막혀 왔다.{25}
오늘의 목적은 정해 두었다.{00}{3F:5,39}{2C:140}오늘 밤, 나는 나미를, {16}내…{17:2} 내{17:2} 것으로 만든다{3A:20,25}.{00}「어라? 이상하네… 휘발유는 가득 찼는데」{00}{3D:149}나는 거짓말에 서툴다.{00}한심한 얘기지만, 손이 떨리고 있는 게 느껴졌다.{25}
{3D:149}「안 돼?」{00}나미가 들여다보았다.{00}그 숨결이 내 귀를 간지럽혔다.{00}{39:149}「응. 엔진이 이상해…{16} 누굴 불러야겠어」{00}남달리 육감이 좋은 나미가 이걸로 감쪽같이 속아 줄까….{16}{25}
「우리, 꽤 외딴 곳에서 단둘이 되어 버렸네」{00}기분 탓인지 목소리가 살짝 잠긴 것처럼 들렸다.{00}어쩌면 나미도 나와 같은 마음인 걸까. 그…그렇다면…!{25}
「나미…」{00}목이 바싹 말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00}이제부터 나미를 계획대로 그 저택에{17:1} 데리고 들어간다….{00}작년 여름, 골프장 아르바이트로 혼자 이쪽에 왔을 때 우연히 발견한 거대한 빈 저택이다.{25}
전기도 들어온다. 물도 나온다. 침대나 소파, 샤워실도 쓸 수 있다. 가끔 나 같은 괘씸한 녀석들이 무단으로 멋대로 이용하는 듯한 흔적도 있었다.{25}그 저택에 둘이서 길을 잃고 헤매다 들어간 척한다.{00}나미를 데리고 들어가서,{16} 하룻밤 묵게 만든다.{00}나는 자신이 있었다.{00}나미는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25}
「나…{17:3}나미」{00}나미가 웃었다.{00}「엔진 고장 난 척하면서 이상한 저택에 끌고 들어가거나 하면 안 돼」{00}딸꾹.{00}나도 모르게 딸꾹질이 나왔다.{00}「…후후, 농담이야」{00}「그, 그렇지?… 아하하」{00}지금은 웃어 두는 게 좋다.{25}
「그래도 어떻게든 해야겠네」{00}「응…」{00}어쨌든 이대로 엔진 고장 난 척을 계속하면서…{00}{40:4,39}{2C:139}{17:10}그때 갑자기 시동이 걸리더니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00}「어…어라라라」{00}젠장. 대체 무슨 차가 이래.{00}엔진이 멎은 상태에서 달리기 시작하다니.{25}
하지만 이때, 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00}{3B:25}{39:16}「우와…」{00}「응? 왜?」{00}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나미를 보았다.{00}방금, 나미 너머의 숲속을{16} 알몸의 여자가 스쳐 지나간 것이다.{00}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00}게다가 그 여자는{17:3} 나미였다….{16}{25}
내 욕망이 결국 그런 환상까지 보여 준 걸까.{00}「저기, 뭐였어?」{00}「아니, 그냥…. 노을이 너무 예뻐서 말이야」{00}나는 적당히 얼버무렸다.{00}「아아, 정말이네…. 예쁘다…!」{00}순진한 나미는 저녁노을 속 풍경을 바라보았다.{25}
「와, 저렇게 많은 꽃…{17:5} 저기, 저 꽃…」{00}{3B:39}{39:2}{36:1,40}그것은 노랗게 무리 지어 핀 들풀이었다.{00}「아아… 저 꽃 말이구나」{00}「제절초지?」{00}「뭐야… 알고 있었어?」{25}
「전설 얘기라도 해 줄 거야?」{00}「…제발 모르는 걸로 해 줘」{00}「그럼 좋아. 해 봐」{25}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00}{1A:524,0,339,@32D890,@32D830,@32D851}
#32D830
얘기해 두지 않으면 얘기가 안 된다.{1C}{03:@29FAC7}
#32D851
{03:@2086FF}분명 짧게 끝나겠지만, 살을 붙여서 얘기해 주자.{1C}
#32D890
이미 “제절초”의 이야기꾼이 된 나는, 사랑의 엑기스를 담아 스페셜 코스 작전을 개시하는 것이었다.{1C}{25}

#32D8FC
「에… 이 꽃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어」{00}
#32D92C
나는 전설을 핑계 삼아, 나미를 꼬시기 좋은 분위기로 끌고 갈 셈이다.{00}
#32D972
{36:1,1}「헤이안 시대에 한 젊은이와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어…. 젊은이는 처녀를 격렬하게 사랑하고 있었지…{17:5} 그리고 처녀도 젊은이를 남몰래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25}
「그거, 지금 지어낸 얘기 아니지?」{00}「됐으니까 조용히 들어 봐」{00}나는 슬쩍 나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00}「그렇지만 동생은 하나도 안 나오잖아」{25}
「헤이안 시대 말로는 말이야, 동생이라고 하면 남동생이든 여동생이든 손아래 동생을 가리켰어. …그래서 여동생 같은 연인을 “동생”이라고 부르기도 해. 남자로만 한정되지 않는 거야」{00}「정말일까…」{00}학식 얘기가 되면 내 신용도는 낮다.{00}「기다리면 동생도 곧 나와」{25}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을 주었다.{00}「젊은이에게는 남동생이 있었어. 봐」{00}「정말이네…」{00}「그런데 이 동생은 성품이 사악해서 형의 연인을 가로채려 하고 있었어. 하지만 형은 그걸 몰랐지」{00}「어머…」{00}{3A:100,41}{2C:120}비가 내리기 시작했다.{00}안성맞춤인 무대 효과다.{25}
「형제는 약장수였어. 대대로 전해지는 비전의 약을 팔고 있었지. …그런데 동생이 그 비전을{17:2} 경쟁 가게에 팔아 버린 거야. 그리고 그 돈으로 형의 연인에게 선물을 하며 수작을 걸었어…」{00}「어머, 나쁜 사람…」{00}나미는 푹 빠져서 듣고 있었다.{00}내가 어깨를 감싸 안고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25}
「그걸 안 형은 동생을 내쫓았어. …그날 밤, 형은 처녀의 방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를 알아챘지. 달빛에 비춰 어둠 속을 들여다보니, 이불 속에 뒤엉킨 남녀의 모습이 있었어」{00}나미가 하얀 목 깊은 곳에서{17:3} 침을 꿀꺽 삼키는 게 느껴졌다.{25}
「“네 이놈!”{00}{16}화가 치민 형은 칼을 뽑아 뛰어들자마자 내리쳤어. 그때 달이 구름에 가려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이 되었지. …한 명은 베었지만, 한 명은 놓쳤어」{00}「어머… 누구를 벤 거야!」{00}「어둠 속이었어. 그건 벤 본인도 몰라」{00}「…」{25}
「그래서 손으로 더듬어 확인해 보기로 했어」{00}「응…」{00}「남자일까, 여자일까? …시체의 살결은 촉촉해서 여자 같기도 했어. 흠칫한 젊은이는{17:5} 시체의 가슴께로 손을 뻗었어」{25}「그래서…!」{00}「여자였어. …젊은이는 사랑하는 자기 연인을 베어 버린 거였어…」{00}「어머…!」{25}
{39:39}{39:41}{3C:20,2}나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00}「{20}…」{00}나는 이 찬스를 기다리고 있었다.{25}
{19:276,0,259,@32E177,@32E1F3,@32E1C8}
#32E177
나는 놓치지 않고 말했다.{00}「한숨이여,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1C}{03:@2A845B}
#32E1C8
마음이 바뀌어 갑자기 진지해졌다.{1C}{03:@2EDFDF}
#32E1F3
이날을 위해 만두를 안 먹고 참아 온 나는, 사랑의 슈퍼 액션에 나섰다.{1C}{25}
{03:@32E24E}
#32E24E
「나미…」{00}나는 본보기로, 서양 영화 주인공들이 이럴 때 어떻게 했는지 떠올렸다.{00}「{20}」{00}하지만 나미는 그보다 먼저 무언가를 호소하려 하고 있었다.{00}지금은 나미의 말을 기다리는 편이 좋다.{25}
「저기…」{00}「응. 뭐, 뭔데…?」{00}나미가 말했다.{00}「나…」{00}「응」{00}「사실을 말하자면」{00}「응…!」{25}
「역시 길 잃은 거 아니야?」{00}{17:10}…뭐야. 기대와는 영 딴판인 말이다.{00}하지만 그러고 보니, 어느새 으스스한 풍경 속을 달리고 있었다.{25}
{45:148}{46:148}그래서 나는 말했다.{00}{1A:524,4,340,@32E4E1,@32E48A,@32E449}
#32E449
「그라믄 돌아갈까…{13}」{00}나도 모르게 간사이 사투리가 나와 버렸다.{1C}{03:@25F87C}
#32E48A
{03:@2A85AF}「이 자식,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13} 파출소로 따라와!{13}」{00}막무가내인 나는 막무가내가 된다.{1C}
#32E4E1
{03:@32E5F6}「닥쳐, 슈와치!」{00}내 러브러브 작전에 망설임은 없다.{1C}「슬슬 브레이크 점검해 두는 게 좋지 않아?」{00}「어?」{25}나는 뜨끔했다.{00}「어…어째서?」{00}「곧 맞은편에서 차가 올 거잖아?」{00}「하…하하하」{00}나는 메마른 웃음소리를 냈다.{25}

#32E5F6
{3B:39}{2C:126}「우왓, 부딪힌다!」{00}「꺅!」{00}나미가 나에게 매달렸다.{00}알고 있어도 목숨을 건 일이다.{00}{39:39}{39:41}{30:1,1}{2C:121}아슬아슬하게 피했다.{00}나미는 아직 매달려 있다.{00}그 감촉이 불처럼 뜨겁다.{00}불…{16} 사랑의 불, 정욕의 불길….{16}{25}
안 된다.{00}나는 어릴 때부터 이런 말만으로도 흥분해 버리는 버릇이 있었다.{00}「큰일 날 뻔했어…」{00}「응…」{00}나미도 상기되어 있다.{25}
심리학 책에 따르면, 같은 공포 체험을 한 남녀는 깊은 관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00}지금의 우리도,{16} 그런 걸까?{00}「저기…」{00}나미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00}「차, 세우지 않을래?」{00}「그…그러자」{25}
나는 망설임 없이 브레이크를 밟았다.{00}발이 허공을 밟았다.{00}{3B:39}{3B:41}{2C:139}「우왓, 브레이크가 안 들어!」{00}{39:0}주위 경치가 화살처럼 지나간다.{00}「꺄아, 세워 줘…!」{00}나도 그러고 싶다.{00}속도계는 시속 120킬로를 가리킨다.{00}이런 산길에서. 그야말로 자살행위다.{25}
이, 이럴 생각은 아니었다.{00}「{20}…!」{00}나미는 온몸으로 매달려 온다.{00}겁에 질린 표정이 섹시하다.{00}나는 우리의 죽음을 예감한다.{25}
그때 나는 생각했다.{00}{1A:1548,0,341,@32EA8F,@32EA21,@32EA56}
#32EA21
「뛰어나오지 마. 차는 갑자기 못 선다」{1C}{03:@2A8AF8}
#32EA56
적어도 500그램짜리 스테이크라도 먹어 둘걸 그랬다.{1C}{25}
{03:@2CA1C2}
#32EA8F
와우!{13}? 이게 그때의 쾌감인 건가.{1C}
#32EAB7
붕 하고 공중에 뜨는 느낌이 들었다.{00}빛이 뒤엉킨다.{00}아아, 이것이 “죽는다”는 것이구나.{00}「아앗!」{00}죽음의 공포 속에서, 나는 한순간 낯선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본다.{00}
#32EB71
{3C:100,0}{39:41}{2C:141}「우와아앗…!」{25}
차는 부드러운 무언가에 감싸이듯 멈췄다.{00}나미는 뺨을 붉히고 있다.{00}그렇다면 나미도{17:2} 방금 죽음 직전의 환각을 엿본 걸까.{00}「{20}…」{00}「나미…」{00}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맞잡고 있다. 앞으로, 어, 어떻게 되는 거지…?{25}

#32EC8F
{2C:129}{30:1,2}{39:41}{2C:121}갑자기 눈앞에 벼락이 떨어졌다.{00}아아, 이렇게 되는 거였지….{00}굵은 삼나무가 두 동강 나 있다.{00}「굉장하다…」{00}이런 걸 본 건 처음이다…라는 척을 하자.{00}「아아…」 나미가 숨을 헐떡였다.{00}「나미…?」{00}나미는 그대로 몸을 비틀며 나를 본다.{25}
「이상해」{00}「응?」{00}「{20}…나, 왠지 이상해…」{00}방금 그 벼락 탓일까.{00}사실은{16} 나도 그렇다.{00}몸 깊은 곳에서 뭔가 뭉글뭉글한 것이 치밀어 오른다. 어…어떻게 된 거야?{25}
「나미…」{00}「{20}…」{00}우리의 숨결이 하나가 되었다.{00}인적 하나 없는 산속에서, 우리는{17:3} 단둘이 차라는 작은 밀실 안에 있다.{00}「나미…」{00}「아아, 이제 안 돼…!」{25}
{36:1,89}{2C:118}모처럼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되는 순간에, 나미는 차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00}「나미…」{00}{39:88}나가 보니 나미는 바람을 쐬고 있었다.{00}{39:88}「아아. 바람 좋다…」{00}나한테는 별로 좋은 바람이 아니다.{25}
{39:147}그때,{00}{1A:1548,0,342,@32F07E,@32EFEA,@32F037}
#32EFEA
나는 저쪽에서 선풍기를 돌리고 있는 아저씨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1C}{03:@2A911B}
#32F037
제절초 속에 검은 옷의 무대 스태프가 몇 명 숨어 있는 걸 알아챘다.{1C}{03:@2CA5D4}
#32F07E
나는 숨 막힐 듯이 달콤하고 야릇한 어른의 냄새를 맡았다.{1C}
#32F0B6
{36:1,36}「제절초…」{00}온통 제절초였다.{00}어째서인지 그 작은 노란 꽃들에게서 여자의 숨결이 느껴졌다.{00}{39:86}「아아…」{00}나미는 황홀한 듯 눈을 감았다.{25}
「언니…」{00}「어?」{00}「어라」{00}나미는 자기 말에 스스로 놀라고 있다.{00}「방금… 나, 뭐라고 했어?」{00}「언니…. 그렇게 말했어」{25}
「이상하네…. 왜 그러지? 그런 말 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00}농담 같지는 않다.{00}「나, 언니 같은 거 없는데, 어째서…?」{25}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00}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00}이 앞에 있는 빈 서양식 저택에, 어떻게든 빨리 나미를 데리고 들어가야 한다.{00}{39:147}비도 거세지기 시작했다.{00}「저기. 이 숲 너머에 커다란 건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가 보자」{00}나미에게는 가끔 예지 능력이 있다.{25}
나미는 내가 몰래 계획해 둔 그 저택의 존재를 꿰뚫어 보고서, 빨리 가고 싶다고{17:2} 말하는 걸까.{00}우히히…{17:3} 나미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25}
그래서 나는 말했다.{00}{1A:1548,0,343,@32F4B7,@32F455,@32F486}
#32F455
「자, 가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1C}{03:@2A9367}
#32F486
「조심해, 어두운 밤길에 바래다주는 늑대를」{1C}{03:@2CA9BE}
#32F4B7
「오늘 밤이야말로 아담과 이브의 꽃이 핀다」{1C}{03:@32F4EE}
#32F4EE
{2E:89}{2C:133}{39:146}「꺅!」{00}나미가 나에게 매달렸다.{00}{39:146}{3B:41}「앗」{00}「저기 봐…!」{00}그것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27:2}{3B:41}{39:4}{17:27}{32:5,3}{17:50}「우와, 굉장한 저택이다…!」{00}나는 과장되게 감동해 보였다.{00}「멋지다…」{00}나미도 넋을 잃고 한숨을 쉬었다.{00}아무도 없는 저택.{00}이따금 길을 잃고 들어온 연인들이 무단으로 빌려 묵고 가는 일이 있어도, 지금껏 누구에게도 꾸지람을 들은 적이 없다는 저택이다.{25}
작년에 찾아 둔, 우리를 위한 비장의 은신처였다.{00}오늘 밤은 나미와 여기서,{17:3} 묵는다.{00}{25}
「젖겠다…. 가자」{00}「기다려{13}」{00}{17:5}나미가 나를 잡아당겼다.{00}눈이 저택을 노려보고 있다.{00}「저기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 우리, 안 가는 게 좋아」{00}「그…{17:5}그런…?!」{00}곤란하다.{00}나는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25}

#32F7EA
「나미!…」{00}
#32F7F8
젖은 셔츠가 달라붙어 나미의 예쁜 가슴이 도드라진다.{00}「나, 나미…!」{00}{2C:133}{39:146}천둥이 나를 방해했다.{00}{2C:133}{39:146}「꺄아! 싫어!」{00}나미는 저택을 향해 뛰어갔다.{25}
나도 곧장 뒤를 쫓으며 외쳤다.{00}{1A:1548,0,344,@32F937,@32F8E3,@32F908}
#32F8E3
「나미, 배꼽 뺏기지 마!」{1C}{03:@2A99C3}
#32F908
「나미, 도깨비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1C}{03:@2CB08A}
#32F937
「나미, 신의 목소리야, 달려라 에로스!」{1C}
#32F963
{36:1,36}우리는 대문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00}
#32F991
{3C:20,4}{3A:20,41}{3A:100,31}저택 부지 안도 눈 닿는 데까지 온통 제절초다.{25}
「아…」{00}뭔가가 제절초 사이를 달렸다.{00}「뭐야, 방금 그거!」{00}나미가 겁에 질렸다.{00}「보, 보고 올게」{00}나는 뛰어나갔다.{00}가끔은 멋진 모습도 보여 줘야지.{25}
「거기 서, 이 녀석!」{00}나는 쫓아가서 예정에 없던 그 녀석을 붙잡았다.{00}「뭐였어?」{00}나미도 왔다.{00}「달리고 있던 건{17:3} 이 녀석이었어」{00}그것은 작은 플래카드 모양의 간판이었다.{25}
{00} 두 분 어서 오십시오{00} 텔레비전…욕실…푹신푹신한 침대 완비{00} 호텔『제절초관{13}』{00}{16}간판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00}「장난은 그만해」{00}콩 하고 얻어맞았다.{00}「내가 한 거 아닌데…」{25}
문득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00}뒤돌아보니 나미가 알몸으로 서 있었다{39:16}.{00}{3B:4}「우왓, 나, 나미!?」{00}나는 당황했다.{00}「이, 이런 데서?!」{00}「{20}…{17:5}누구랑 얘기하는 거야?」{25}
「우갹!?」{00}나미는 뒤에 있었다.{00}물론 옷은 제대로 입고 있다.{00}언제나처럼 기품 있고 지적이다.{00}딸꾹. 나는 나도 모르게 딸꾹질을 했다.{00}알몸의 나미는 사라져 있었다.{00}「나미, 바, 방금…!」{00}「응? 방금…이라니, 뭐가?」{25}
나미는 아무것도 못 본 모양이다.{00}방금 그건{17:3} 대체 뭐였을까.{00}아아, 그렇다 쳐도 나는 이런 환상을 볼 만큼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00}「{20}」{00}「딸꾹」{00}「침」{25}
침을 닦고 나는,{00}{1A:524,4,345,@32FEEA,@32FE56,@32FEA5}
#32FE56
이렇게 출연이 잦아서야 나오미도 과연 지쳤겠다 싶었다.{1C}{03:@2A9C47}
#32FEA5
하지만 옷은 분장실에서 갈아입어 줬으면 했다.{1C}{03:@268D4C}
#32FEEA
하고 싶은 말은 이것저것 있었지만, 나미의 베드네임을 “나미이”로 정했다.{1C}그리고 우리는 저택 현관으로 향했다.{00}
#32FF5E
여기까지 오자 나미 쪽이 더 적극적이다.{00}「샤워 좀 빌릴 수 있을까」{00}그런 말까지 한다.{25}
에잇, 이젠 벼락 한두 개쯤 떨어져도 좋다.{00}{39:147}뭣하면 배꼽이라도 내주지.{00}{2C:133}{39:146}{17:10}…안 줘.{25}
{3B:41}{3C:80,31}{36:1,33}우리는 서양식 저택의 위엄 있는 현관문 앞에 섰다.{00}「실례합니다아!」{00}나미가 인사했다.{00}잠시 기다렸지만 대답은 없다.{00}내가 대신했다.{00}{3C:127,146}{3C:127,147}「실례합니다아!」{25}
{3E:146}{43}나미가 뒤에서 손을 잡아 온다.{00}해, 행복해….{00}나도 살며시 마주 잡아 준다.{00}「{20}, 뭐 하는 거야!」{00}나미의 목소리가 외쳤다.{00}「으갸악!」{00}나는 뱀을 잡고 있었다.{25}
대체 무슨 착오란 말인가.{00}나는 노커에 화풀이를 했다.{00}{3D:98}「실례합니다아!」{25}
열리지 않아서 나는,{00}{1A:1548,0,346,@33826F,@3381FF,@33823C}
#3381FF
친한 금고털이에게 들은 테크닉을 떠올렸다.{1C}{03:@2AA002}
#33823C
비장의 주문을 외웠다.{1C}「열려라, 참깨!」{00}{03:@2CB4B2}
#33826F
나미이를 위해 샤워 생각만 하고 있었다.{1C}
#3382A3
「안 열려. 어떡하지?」{00}「좋은 방법이 있어」{00}나는 아무렇게나 둘러댔다.{00}「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집이란 여자와 같아. 칭찬해 주면 기뻐하고, 키스하면 열리지」{25}
「그런…{17:5} 그래도 좋아」{00}{3C:30,3}{3C:30,4}{3A:20,25}나미는 살짝 눈을 감고 턱을 들었다.{00}어, 어쩌지…!{00}나는 그냥 장난으로 문에 키스해 보일 생각이었을 뿐인데.{00}「나, 나미…」{00}에잇, 이렇게 된 이상 이 찬스를 놓칠 수는 없다.{25}

#338447
「나, 나미」{00}나는 눈을 감은 나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00}{3B:25}{3B:3}{39:100}{34:1}그러자 갑자기 문이 저절로 열렸다.{00}심술궂은 문이다.{25}나미는 나를 밀쳐 냈다.{00}「방금,{39:16} 누구야!」{00}분명 나도 들었다.{00}문이 열릴 때, 어디선가 또렷하게 여자의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3C:25,31}{25}
「어떡해!」{00}「드…들어가자. 일단」{00}우리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안에 들어갔다.{00}{3B:41}{39:101}{39:29}{36:1,66}「우와, 호화롭다…!」{00}둘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00}「마치 외국에 온 것 같아!」{25}
나는 말했다.{00}{1A:1548,0,347,@3386AE,@33864E,@338683}
#33864E
「분명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업실이야!」{1C}{03:@2AA3E2}
#338683
「분명 마릴린 먼로의 은신처야!」{1C}{03:@2CB7C8}
#3386AE
「분명 뜨겁고 달콤한 밤이 될 거야!」{1C}
#3386D8
마치 서양 영화 속 세계다.{00}서양 갑옷에 커다란 괘종시계.{00}샹들리에. 좌우의 계단….{00}「정면에는 거대한 수조까지 있는 거지?」{00}「응… 어쨌든 안쪽으로」{25}
{36:1,67}
#338770
「넓네」{00}「응, 넓어…」{00}「조용하네」{00}「응, 조용해…」{00}「아무도 없는 걸까」{00}「응, 아무도 없는 걸까…」{25}
인간의 심리란 신기한 것이다.{00}아무도 없는 넓은 공간은{17:3} 어째서인지 사람에게 본능적인 흥분을 주는 모양이다.{00}나미의 숨결까지 빨라진 것 같다.{00}나는 나미를 돌아보았다.{00}「나미…」{00}「{20}」{00}나미는 말없이 눈을 감아 주었다.{25}
「나, 나미…」{00}{1A:1548,0,348,@33895D,@3388FF,@33892C}
#3388FF
나는 이 긴장을 견딜 수 없었다.{1C}{03:@2AA91B}
#33892C
나는 나미의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렸다.{1C}{03:@2CBBC6}
#33895D
나도 눈을 감고 입술을 가져갔다.{1C}
#338987
「나미…」{00}
#338993
문득 나는 여자의 냄새를 맡았다.{00}나미와는 다른 여자의 냄새다.{00}{2E:66}나는 흠칫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00}그늘 속으로 사라지는 여자가 보였다{39:16}.{00}「우왓…」{25}
{36:1,67}「왜?」{00}나미가 감고 있던 눈을 떴다.{00}「아니」{00}나는 얼버무렸다.{00}여자는{17:3} 분명 알몸이었다….{00}이런 얘기는 나미에게 할 수 없다.{25}
갑자기 커다란 소리가 났다.{00}{39:130}{2E:66}{17:5}「꺅!」{00}나미가 움찔하며 굳었다.{00}「뭐, 뭐야!」{00}나는 놓치지 않고 껴안았다.{00}서늘한 나미의 몸이 기분 좋다.{25}
「달라붙지 좀 마」{00}「아…, 미안」{00}나는 떨고 있는 걸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25}
「방금 그 소리, 2층이야」{00}「어{17:3}…어떡하지?」{00}「어떡하긴, 우리 허락도 없이 들어와 있는 거잖아.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인사를 해야지」{00}나미는 분명 좋은 신부가 될 거다.{00}「가자」{25}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서 나미는 안심한 모양이다.{00}하지만 나는 이 저택이{17:3} 사실은 “빈 저택”이라는 걸 알고 있다.{00}무섭다….{00}「{20}?… 왜 그래?」{25}
「어, 아. 아하하. …그만 나미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서」{00}「고마워. 다들 그렇게 말해 줘」{00}나미는 공주처럼 스커트 자락을 집어 보였다.{00}안심한 나미는 기분이 좋다.{00}「나 혼자 갔다 와도 되는데…{20}, 어떻게 할래?」{25}
{19:524,0,349,@338EEA,@338E56,@338EAD}
#338E56
「바보{13}! 나를 혼자 두지 마{13}」{00}나는 무서워서 나미의 스커트 자락을 잡았다.{1C}{03:@2AADB5}
#338EAD
「임무 수고하십니다{13}」{00}나는 나미를 먼저 보냈다.{1C}{03:@2F8513}
#338EEA
「물론, 모시겠습니다. 세뇨리타 나미이{13}」{00}나는 돈 후안처럼 추파를 던졌다.{1C}
#338F3C
{36:1,14}나도 나미를 따라 계단을 올랐다.{00}{39:42}나미의 엉덩이가 눈앞에서 움직인다.{00}아아, 오늘 밤이야말로…{17:3} 나와 나미는 처음으로 단둘이 밤을 보내는 것이다.{00}좋아한다.{00}아아…나는{17:3} 나미를 좋아한다.{25}
「아{3F:5,42}…」{00}나미가 걸음을 멈췄다.{00}{39:16}팬티가 떨어져 있다.{00}「뭐야, 이거?」{00}「꺅」{00}나미가 낚아챘다.{00}「어?{17:5}…아니, 왜」{00}「이거, 내 거야!」{25}
{39:19}「어{17:5}…어떻게 된 거야?」{00}「몰라, …나, 모르겠어!」{00}나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00}「분명히 입고 있었는데!… {20}하고 계속 같이 있었는데, 어디서{39:20}!」{25}
「잘 확인해 봐, 나미. 정말 그거 나미 거야?」{00}「…잠깐만」{00}나미는 살며시 뒤로 손을 돌려 자기 엉덩이를 쓰다듬었다.{00}「…{3B:19}{3B:20}입고 있어」{00}「응?」{00}「제대로 입고 있었어{17:3}…미안」{25}
엉뚱한 소동이다.{00}하지만…{00}「나미{17:5}…그럼,{39:20} 나미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그건 누구 팬티야?」{00}「꺅…!」{00}나미는 내던졌다.{00}내가 주워서 살펴본다.{25}
레이스가 달린 딸기 무늬다.{00}「똑같은 걸 입고 있어?」{00}「응{17:5}…그렇지만 그런 건 아무도 모르는데…?」{00}「으음, 하지만…」{25}
나는 딸기 무늬의 그것을 만지작거렸다.{00}「싫어, {20}! 그런 거 빨리 버려!」{00}「그러자」{00}나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25}
「아앗…!?」{00}그때 우리는 알아챘다.{00}홀의 갑옷이 사라진 것이다{39:19}.{00}「저기…, 가, 갑옷,{17:3} 저기 있었지?」{00}「하{17:3}…하하하」{00}나는 힘없이 웃었다.{25}
「그 갑옷, 분명 여자였던 거야」{00}「왜?」{00}「떨어뜨린 팬티 찾으러 간 거지」{00}{3B:20}{3B:19}{39:130}{17:5}또 그 소리가 났다.{00}2층 안쪽이다.{00}「갑옷일까?」{00}나미가 무서운 소리를 한다.{00}「…가 보자」{25}
용기를 내어 나는,{00}{1A:1548,0,350,@33957B,@3395B2,@3395DD}
#33957B
둘만의 꿈같은 밤을 위해 나미 앞에 섰다.{1C}{03:@339602}
#3395B2
나미가 손을 잡아 이끌어 주었다.{1C}{03:@2AB3E7}
#3395DD
아까 그 팬티를 뒤집어썼다.{1C}{03:@2CC0C7}
#339602
{3B:29}{36:1,69}복도 막다른 곳의 문이 반쯤 열려 있다.{00}저기다.{00}{37:1,34}우리는 방 앞에 섰다.{00}{3D:97}나미가 노크했다.{00}「실례합니다」{25}
안은 어둑하다.{00}「계세요?」{00}대답은 없다.{00}「다른 방인가」{00}「여기야. 봐, 불빛이 있잖아」{00}나미는 내 손을 잡고 스르륵 들어갔다.{00}{36:1,23}과연, 안쪽에 희미한 불빛의 플로어 스탠드가 있다.{25}
「미라는 아직 없나 봐…」{00}그 희미한 불빛 아래 작고 둥근 천 테이블이 있고, 낡은 일기장이 놓여 있다.{00}「어두워서 못 읽겠네」{00}들여다본 나미가 말했다.{00}아무 기척도 없다.{25}
「정말 아무도 안 계세요…?」{00}나미가 다시 한번 사방의 어둠을 향해 말을 걸었다.{00}「왠지 우리뿐인 것 같아…」{00}속삭이듯 알려 준다.{00}문득 나미가 사랑스러워졌다.{00}「나미…」{00}나는 어둠 속에서 나미를 꼭 껴안았다.{25}
{45:12}{46:12}그런 다음,{00}{1A:1548,0,351,@3399D7,@339959,@33999E}
#339959
「나, 나미…」{00}정말 나미인지 어떤지 갑자기 불안해졌다.{1C}{03:@2AB7CB}
#33999E
「어, 어쩌지?{13}」{00}나는 갑자기 겁이 났다.{1C}{03:@2CC85B}
#3399D7
「나, 나미이…{13}」{00}나는 나미와 입술을 포갰다.{1C}
#339A0B
{3B:22}{40:1,72}{17:10}{39:19}뭔가가 온다!{00}왠지 그곳만 어렴풋이 밝다.{00}{36:1,49}휠체어였다.{00}휠체어를 밀고 있는 건 여자의 손이다.{00}「나미…!?」{00}그것은 나미였다.{3F:5,72}{25}

#339AB5
「나미!{17:3} 뭐 하는 거야, 그만둬」{00}나는 나미의 손을 붙잡았다.{00}{3B:19}{3B:23}{39:135}{2E:83}뭔가 커다란 칼이 스쳤다{39:136}.{00}{39:15}나미의 두 손이 싹둑 잘려 나갔다.{00}「우와아악, 나미!」{00}두 손을 잃은 나미는 멍하니 나를 보았다.{25}
{39:140}{2C:122}{39:136}{39:18}이번에는 나미의 목이 날아갔다.{00}나미의 머리는 피를 뿜으며 내 발치로 데굴 굴렀다.{00}{39:21}{39:19}「으아악, 나미, 나미…!!」{00}나는 그 머리를 끌어안았다.{00}「{20}, …뭐 해?」{00}뒤에서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00}{3B:21}{3B:19}「어…?」{25}
{3A:30,29}{30:1,22}나미는 내 뒤에 있었다.{00}내가 붙잡고 있던 것은 깃털 베개의 반쪽이었다.{00}「그런 걸 들고 뭘 그렇게 소란이야?」{00}깃털이 툭 터져 흩어졌다.{25}
「{20}, 그보다 저기 저쪽을 향한 휠체어」{00}{36:2,49}「어…?」{00}「누가 앉아 있는 것 같아」{00}나는 흠칫해서 다시 보았다.{00}{39:35}{17:10}그때 휠체어가 천천히 이쪽으로 돌아섰다{3F:5,35}.{25}
{39:15}{2E:75}「우갸악!」{00}인간은 예상 밖의 것을 보면 죽을 것 같아진다.{00}「괴어는 아직이잖아!」{00}{34:1}나미가 불을 켰다.{25}
{39:15}{3B:29}{2E:87}{3E:15}{17:10}「우갸악!!」{00}드디어 미라였다.{00}{39:19}「나왔다…!」{00}나는 나미의 몸을 안고 뛰쳐나갔다{13}.{00}{36:1,23}{16}「기다려, {20}! 두고 가지 마!」{00}뒤에서 나미의 목소리다.{00}나는 놀라서 품 안을 보았다.{25}
내가 안고 있던 것은 검은 고양이였다{39:82}.{00}「두고 가긴 누가. 이리 와!」{00}나는 이번에야말로 나미를 안아 올리려다가{17:3} 벌러덩 넘어졌다{39:143}.{25}
{45:104}{46:104}나는 그때,{00}{1A:1548,0,352,@33A070,@33A004,@33A037}
#33A004
「두고 가지 마!{13}」{00}하고 나도 모르게 외쳤다.{1C}{03:@2ABBCD}
#33A037
아까 그 고양이를 다시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1C}{03:@2CCB3D}
#33A070
힐끔 스커트 속을 보고 말았다.{1C}나는 그 딸기밭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00}
#33A0C2
우리는 복도로 뛰쳐나갔다.{00}{2E:69}{41:150,0,146}「{35:3}앗」{00}일제히 불이 꺼졌다.{00}「정전…」{00}「나미…」{00}「여기」{00}우리는 어둠 속에서 손을 맞잡았다.{25}
「조심해. 계단이야」{00}「응」{00}{39:73}{17:5}「뭐야, 저거!」{00}「어?」{00}「쉿!」{00}{3B:73}{17:5}{39:71}{17:20}「뭘까?」{25}
「갑옷이야!」{00}답을 알고 있는 나미는 결론이 빠르다.{00}「야… 아직 모르는 걸로 돼 있잖아」{00}「아, 그렇지」{00}갑옷의 발소리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00}「다시 하자」{00}우리는 제자리에 섰다.{25}
{3B:19}{3B:23}{3B:71}{3D:89}「꺅!」{00}우리는 숨을 죽였다.{00}…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00}「내려가자」{00}「응…」{25}
{39:86}바람이 불었다.{00}「바람이!?… 어디서?」{00}어둠 속에서 바람에 날린 나미의 머리카락이 내 뺨에 닿는다.{00}「나미…」{00}「응?」{00}이상하다.{00}바람의 방향과 나미가 있는 위치가 반대다.{25}
{39:66}{17:10}「아…」{00}「응, 들려」{00}{3C:50,66}{17:5}{41:250,0,126}{3F:8,126}{17:5}갑자기 귓가에서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00}「우왓!」{00}우리는 발을 헛디뎌 계단을 굴러떨어졌다{13}.{00}{39:143}{17:3}{39:143}{16}{25}
「아야야…」{00}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졌지만, 어둠 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00}「나미…. 이봐, 어디야」{00}작은 목소리로 부르며 나미를 찾았다.{25}
그리고 나는 어둠 속에서의 매너에 대해 생각했다.{00}{1A:804,0,353,@33A55B,@33A588,@33A5BF}
#33A55B
당황하지 않고, 떠들지 않고, 침착하게.{1C}{03:@2AC0C0}
#33A588
서두르지 않고, 소리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1C}{03:@2CD22A}
#33A5BF
부딪치지 않고, 만지지 않고, 키스도 하지 않고.{1C}
#33A5F3
「나미」{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00}나미가 꼭 마주 잡더니 잡아당긴다.{00}나는 나미의 몸을 덮치는 꼴이 되었다.{00}{25}
「이런…!」{00}나는 나도 모르게 몸을 뺐다.{00}…나미는 알몸이다{39:16}.{00}{3B:19}{3B:23}「나, 나미…{17:5} 어, 언제 벗은 거야…!」{00}{39:144}{2E:67}{17:5}그때 불이 들어왔다.{00}{39:29}나미는 멍하니 서 있었다.{00}옷은 제대로 입고 있다.{25}
{39:20}소름이 끼쳤다.{00}방금 그건 나미가 아니었던 것이다.{00}「에헤헤」{00}들키지 않게 나는 웃었다.{00}하지만…{17:5} 그, 그럼 방금 그건 누구?!{00}{16}{25}
어떻게든 이 자리를 얼버무려야 한다.{00}{1A:524,4,354,@33A8B2,@33A826,@33A863}
#33A826
「에헤헤헤…{13}」{00}혹시 몰라 한 번 더 웃어 두었다.{1C}{03:@2AC1C2}
#33A863
「아편 전쟁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서인데{13}」{00}얼른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1C}{03:@26AC83}
#33A8B2
「예, 예뻐, 나미이{13}」{00}나는 러브네임으로 불렀다.{1C}
#33A8E8
「저기」{00}나미는 따지는 듯한 말투였다.{00}「왜 그런 짓 한 거야?」{00}「어…」{00}나는 뜨끔해서 나미를 보았다.{25}
「그, 그런 짓이라니…?」{00}「방금 정전됐을 때 말이야. {20}, 너… 나한테」{00}「어…」{00}나미는 부끄러운 듯 눈을 내리깔았다.{00}「싫은 건 아니지만{17:5}…{39:16}{3B:20} 나, 억지로 하는 건 싫어」{00}{39:16}방금 어둠 속에서 나미에게 무슨 짓을 한 놈이 있는 것이다.{25}
남자다…!!{00}나는 그 녀석의 기척을 느꼈다.{00}방금 어둠 속에서 그 녀석이 나미에게 무슨 짓을 했다…!{00}{3B:19}「조사하자!」{00}나는 소리쳤다.{00}「이 저택은 수상한 데투성이야. 분명 누가 우리를 놀리고 있는 거야!」{25}
「나도 그렇게 생각해」{00}나미도 조금 화가 나 있다.{00}「가자. 우선 그 미라부터야. 아니면 그 동생 놈이!{17:5}…아, 동생은 아직 안 나왔지」{00}나는 당황했다.{25}
「그럼 그 미라가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겠어! 이젠 절대 용서 못 해!」{00}「나도 갈래!」{00}나미가 말했다.{25}
{36:1,14}{3C:50,29}사실 나는,{00}{1A:524,4,355,@33ACFD,@33AC81,@33ACBC}
#33AC81
그렇게 말해 주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1C}{03:@2AC53A}
#33ACBC
걷기 시작하자마자 벌써 내 허세를 후회하고 있었다.{1C}{03:@26B14C}
#33ACFD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싶은 주템 기분이었다.{1C}
#33AD35
{39:100}{34:1}우리는 아까 그 “미라의 방”으로 돌아왔다.{00}{39:15}「꺄악!」{00}나미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00}「바보야, 아직 일러」{00}「아, 그렇지」{00}{39:144}{2E:22}불을 켠다.{00}{3E:144}{43}「분명 미라는 없을 거야」{25}
낡은 침대, 빅토리아 왕조풍의 인테리어…그리고, {36:1,49}휠체어.{00}{39:15}「꺄악!!」{00}「아직, 아직!」{00}「네…」{00}하지만{16} 미라는 사라져 있었다.{25}
나는 휠체어를 만져 보았다.{00}「아직 따뜻해. 방금 전까지 있었던 거야…!」{00}나미의 얼굴에 공포가 떠올랐다.{00}「하지만 {20}, 미라잖아!…{17:5} 따뜻하다니{39:19}!」{00}{36:1,22}어떻게 된 거지?{00}그럼 그 미라는 살아 있었던 건가?{25}
「역시 이건 장난이야」{00}나는 그렇게 단정했다.{00}「나가자!」{00}나미가 말했다.{00}「이 방, 슬픈 영기가 느껴져」{00}{40:8,126}{17:2}{3B:126}{40:8,86}{17:10}「뭐, 뭐야, 방금 그거?!」{25}
{39:21}방 안에 바람이 불었다.{00}그것은 슬픔의 바람이었다.{00}우리는 어느새 서로 끌어안고 있었다.{00}이…이건 무언가의 요력이다.{00}우리는 조종당하기 시작했다.{00}「{20}…」{00}「나미…」{25}
안 된다.{00}여기서 나미와 끌어안으면 우리는 분명 마계로 끌려 들어가고 만다.{00}그런데도…{17:5} 우리의 손은 서로를 원하며 끌어안는다.{00}「아아…{17:5}{20}!」{00}「나미…」{25}
정신을 차려 보니, 나와 나미는{39:19}{17:3}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00}「나, 나미…?!」{00}「{20}…?!{17:5} 살려 줘!」{00}나는 나미를 밀쳐냈다.{00}「나미, 도망치자. 이쪽이야!」{25}
{3B:19}{3B:21}{3B:23}{39:104}{36:1,69}나는,{00}{1A:524,4,356,@33B2B2,@33B268,@33B28D}
#33B268
우선 홀로 돌아가기로 했다.{1C}{03:@2AC88F}
#33B28D
2층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1C}{03:@26B5C3}
#33B2B2
끌어안는 건 다른 방에서 하자고 생각했다.{1C}
#33B2E0
{39:29}{36:1,67}나와 나미는 홀까지 돌아왔다.{00}{39:87}갑자기 돌풍이 일었다.{00}「우와아!!」{00}순식간에 우리는 날아가 버렸다.{39:100}{3C:50,29}{27:1}
#33B366
{3B:23}{3B:19}{3C:30,3}{39:104}{2E:33}{3A:127,70}{17:5}그곳은 현관문 밖이었다.{00}우리는 바깥에 서 있었던 것이다.{00}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25}
밤하늘에 불길한 비바람이 울부짖는다.{00}
#33B418
「…」{00}「…」{00}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25}
지금이라면 이대로 도망칠 수 있다.{00}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대로 나가고 싶지 않다.{00}「{20}…」{00}나미가 손가락을 깍지 껴 왔다.{00}「나미…」{00}나는 그 손을 마주 잡았다.{25}
「저기, 어떡할래?」{00}나미가 물었다.{00}나는 대답했다.{00}「너랑, 안에서, 아침까지 지낼래」{00}「…」{00}{39:100}{35:1}{3E:100}{39:104}{3B:70}{3B:50}{3B:55}{3E:104}{43}우리는 저택 안으로 돌아왔다.{00}{39:29}{36:1,66}나는 나미에게 말했다.{00}「제일 필요한 침대부터 찾자!」{25}
{45:7}{46:7}그리고 나는 말했다.{00}{1A:1548,0,357,@33B647,@33B5ED,@33B612}
#33B5ED
「나미, 자장가를 들려줘」{1C}{03:@2AD08F}
#33B612
「나미, 방금 비에 옷 젖지 않았어?」{1C}{3C:50,29}{03:@2CD862}
#33B647
「거길 사랑의 전쟁터로 삼자!」{1C}
#33B66B
{3B:29}{39:7}나는 선언했다.{00}「어쨌든 난 이 집에 사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는 안 돌아가」{00}「찬성」{00}나미가 바싹 다가붙었다.{25}
신기한 일이다.{00}같은 공포 체험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일체감은 더 강해지고 있다.{00}「저기, 봐. …저쪽 어두운 데서 뭔가 움직인 것 같아」{00}「어디?」{00}「이쪽」{00}{36:1,7}우리는 구석의 어두운 곳으로 다가갔다.{25}
{2C:133}「꺅!」{00}우리는 엉겁결에 끌어안았다.{00}갑자기 어둠 속에서 플래시가 번쩍이더니 즉석카메라 소리가 났다. 우리는 사진을 찍힌 것이다.{25}
「누구야!」{00}{39:82}「고양이야?!」{00}나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00}「설마! 고양이가 사진을 찍었을 리는…」{25}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즉석사진 한 장이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00}나는 그것을 주웠다.{00}「뭐가 찍혔어?」{00}나미가 들여다보았다.{00}{3B:7}「…싫어!」{00}나미는 곧바로 그것을 내던졌다.{00}찍혀 있던 것은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지금의 나와 나미였다{39:16}{39:19}.{25}
{45:100}{46:100}나는,{00}{1A:1548,0,358,@33BA0E,@33B99A,@33B9DD}{00}
#33B99A
「수상한 놈, 썩 나오너라!{13}」{00}엉겁결에 옛 귀족 말투가 튀어나왔다.{1C}{03:@2AD5C8}
#33B9DD
「아, 피곤해{13}」{00}시원한 맥주라도 마시고 싶어졌다.{1C}{03:@2CDF1E}
#33BA0E
「기념이야{13}. {17:5}간직해 두자{13}」{00}나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1C}
#33BA46
{36:1,14}살펴봤지만 1층에는 딱히 이상한 곳이 없었다.{00}
#33BA74
{3C:30,29}{36:1,69}우리는 다시 한번 2층으로 돌아갔다.{00}{39:100}{3B:19}{3B:23}{37:1,34}「저기, 와 봐!」{00}나미가 불러서 나도 그 방에 들어갔다.{25}
{36:1,64}{39:12}{17:5}「신혼부부용인가?」{00}요염한 분위기의 방이었다.{00}커다란 침대가 행복한 커플을 기다리듯 놓여 있었다.{00}「예쁜 꽃…!」{00}꽃병에는 오색 꽃이 가득하고, 침대에는 멋스러운 남녀 파자마.{00}거기에 카드가 곁들여져 있었다.{25}
   『어서 오세요, 편히 쉬세요』{00}내 가슴은 야릇하게 불타올랐다.{00}{3B:12}{39:28}「꺅, 불이야!」{00}파자마가 정말로 불타올랐다.{00}「앗, 아아…!」{00}나미가 재빨리 꽃병의 꽃을 뽑고 안의 물을 끼얹었다{13}.{00}{3C:100,28}{39:134}{16}그동안 나는 그저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25}
불은 꺼졌지만 파자마와 침대는{17:5} 물에 흠뻑 젖어 못 쓰게 됐다.{00}「알몸으로 자라는 암시인가?」{00}「흠뻑 젖은 침대에서?」{00}나미는 뾰로통해져서 복도로 나갔다.{00}{39:101}{36:1,69}「여기 주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만나야겠어!」{00}「좀 쉬었다가 하자, 나미」{00}「싫어!」{25}
{36:1,14}{40:5,42}나미는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갔다.{00}나는 뒤에서 나미를 꽉 끌어안았다…고 생각했지만,{39:143} 발을 헛디뎌{39:143} 굴러떨어지고 말았다{13}.{00}{3B:22}{2E:67}{16}{25}
{45:74}{46:74}그리고,{00}{1A:1548,0,359,@33BEF9,@33BE8F,@33BEC8}
#33BE8F
한동안 눈앞에서 튀는 불꽃을 보고 있었다.{1C}{03:@2AD92D}
#33BEC8
굴러떨어지며 일본의 장래에 대해 생각했다.{1C}{03:@2CE427}
#33BEF9
기절해 있는 동안 나는 나미이와 므흣한… 꿈을 꾸었다.{1C}
#33BF2B
{3B:19}{3B:23}{36:1,67}{39:29}「{20}!」{00}홀 구석에서 나미가 불렀다.{00}{36:1,67}「왜?」{00}가 보니 아까 갑옷이 있던 자리에 전화가 있었다.{25}
{36:1,46}「전화…!」{00}「있었네, 전화가」{00}「걸어 보자」{00}「어디에?」{00}「우선 너희 집. 오늘 밤은 못 돌아갈 것 같으니 자고 간다고」{00}「안 돼. …우리 집 엄청 깐깐하거든, 외동딸이라서」{25}
「그럼 112번에 전화해서 도움이라도 청할까」{00}「여기 정확한 위치, 알려 줄 수 있어?」{00}「그럼 누굴 부르지? 신부님이라도 불러서 식을 올릴까?」{00}「좋은 생각이네. 그래도 그 전에 솜씨 좋은 셰프를 불러서 프랑스 요리에 와인을 즐기고 싶어」{00}역시 좋은 집안에서 자란 티가 난다.{25}
「나라면 프런트에 전화해서 방 열쇠를 가져오라고 할 거야」{00}「그렇게 안 해도」{00}{3A:10,25}나미는 끊어진 전화선을 보여 주며 웃었다.{00}「침실이라면 우리끼리도 갈 수 있지 않아?」{00}나는 허둥댔다.{00}「나…{17:3}나도 그렇게 생각해」{25}
나는 나미를 보았다.{00}나미도 나를 바라보았다.{00}나미의 눈동자 속에 내가 있었다.{00}내 눈동자 속에도 나미가 있을 것이다….{00}「나미…」{00}「{20}…」{00}가슴이 방망이질 쳤다.{00}나미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25}
눈앞에 입술이 있었다.{00}「아…」{00}나, 나는{17:5} 드디어 나미를….{00}{3B:29}{39:74}{3B:25}{39:19}{17:10}엉겁결에 밀쳐내고 말았다.{25}
{45:116}{46:116}울리는 벨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00}{1A:1548,0,360,@33C3E8,@33C39A,@33C3CB}
#33C39A
그러고 보니 슬슬 벨이 울릴 때였다.{1C}{03:@2ADE8C}
#33C3CB
어쩔 수 없지… 받을까.{1C}{03:@2CE8C8}
#33C3E8
이 자식{13}! 아아, 조금만 더 하면 됐는데!{1C}그래서 나는 큰 소리로 고함쳤다.{00}「난 안 받아!」{00}
#33C442
{3B:74}{3D:116}「여보세요? …꺅!」{00}나미가 용기를 내서 받았지만, 작게 비명을 지르며 내던지고 말았다{39:160}.{00}뭐가 뭔지 모르지만 내가 대신 받았다.{00}「여보세요?」{25}
{39:21}{3C:40,19}「아아…」{00}여자의 달콤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00}「여보세요?」{00}「아아, 당신…{17:5} 아아…!」{00}그 장난 전화의 목소리다.{00}「…여보세요!」{00}「저기…. 이리 와, …아아!」{00}더 듣고 싶지만 나미의 눈이 있다.{00}나는 전화를 끊었다.{3B:21}{39:117}{25}
「거봐, 음흉한 남자였지?」{00}「남{17:3}…남자?!」{00}나는 얼빠진 목소리가 됐다.{00}「남자였어?!」{00}「어머, 여자였어?!{39:16}」{00}나도 나미도 움직일 수 없게 됐다.{00}{39:93}{17:10}「아…」{00}{39:130}{17:5}우리는 펄쩍 뛰었다.{00}2층이다….{25}
그래서 나는 말했다.{00}{1A:1548,0,361,@33C73D,@33C6CF,@33C6F2}
#33C6CF
「보고 올게{13}. 기다려!」{1C}{03:@2AE1EB}
#33C6F2
「좋아해, 나미{13}. 보고 와 줘!」{1C}하지만 물론 그럴 수는 없다.{00}{3B:29}{03:@2CEE28}
#33C73D
「이번에야말로 확인하자! 둘이서!」{1C}
#33C761
{3B:29}{36:1,69}소리가 난 방은 바로 찾았다.{00}
#33C78D
{39:100}{34:1}{3E:100}{39:144}{2E:21}불을 켜 봤지만 어디에도 이상한 점은 없었다.{00}「어머!」{00}나미가 내 셔츠를 보고 말했다.{00}「립스틱」{25}
거울로 보니 옷깃에 립스틱이 선명하게 묻어 있었다.{00}「어디서 묻었지? 아까까지는 없었는데…」{00}「거기! …키스 마크까지!」{00}「뭐?!」{00}다시 보니 정말로 목덜미에 키스 마크가 있었다.{00}{25}
「잠깐, 나미…{17:5} 너야말로, 그거!」{00}「어? 뭐 묻었어?」{00}나미도 놀라서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춰 보았다.{00}그 하얀 목덜미에 커다란 잇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39:19}.{25}
「나미, 움직이지 마」{00}나는 나미의 머리카락에 꽂혀 있던 것을 뽑았다.{00}그것은,{2E:41}{39:20} 시든 제절초였다.{00}「어째서! 언제 이런 게!!」{00}나미는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25}
「아…」{00}나는 말문이 막혔다.{00}「떠올랐지?{17:5} 제절초의 꽃말…」{00}「응. “복수”」{00}「복수?! …그럴 줄 알았어」{25}
{36:1,21}하지만….{00}복수. 복수의 꽃,{17:3} 복수의 저택….{00}「대체…」{00}「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복수한다는 걸까, 하고 생각하는 거지?」{00}「…응」{00}{3B:19}{3B:20}{39:37}{17:10}갑자기 또 그 소리다.{00}「미라의 휠체어!」{00}나미가 외쳤다.{25}
우리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00}그저 소리만이 나와 나미 사이를 지나 벽 속으로 사라져 갔다.{00}{3F:1,37}「벽을 통과했어…!」{00}「이런 건 처음이야…!」{00}벽을 뚫고 지나간 소리는 옆방에서 멈췄다{3B:37}.{25}
{45:101}{46:101}난 소리쳤다.{00}{1A:1052,0,362,@33CC8C,@33CC34,@33CC5D}
#33CC34
「나미와의 벽도 하나 남았어!」{1C}{03:@33CCDC}
#33CC5D
{39:101}{36:1,69}「그럼 2층을 총점검하자!」{1C}{3C:20,23}{03:@2AE63A}
#33CC8C
{39:101}{36:1,69}「설령 불 속이든 벽 속이든, 가자! …음, 이건 뭔가의 복선이다!」{1C}
#33CCDC
{36:1,29}그 방의 문만은 달랐다.{00}「열리지 않는 방이야!」{00}{39:100}{37:1,34}「아…열려 버렸네」{00}「바보, 거기 말고 이쪽이야」{00}{39:101}{36:1,30}「아, 다시 할게…」{25}
그 방의 문만은 달랐다.{00}묵직하고 음침하고 어두워서, 앞에 서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00}문 자물쇠 말고도, 자세히 보지 않아도 알 만큼 못이 박혀 있었다.{16}{25}
{3D:98}「누구 계세요오!」{00}나미가 한껏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00}대답이 있을 리 없다.{00}못은 바깥쪽에서 박혀 있으니까.{00}「왠지 십 년은 안 열어 본 것 같아」{00}「나미랑 같이라면 난 백 년이라도 틀어박혀 있을 수 있는데」{25}
「알몸으로?」{00}「그래, 알몸으로」{00}「그럴 줄 알았어」{00}나미는 웃었다.{00}「밑져야 본전이지」{00}「꼭 그렇지도 않은데」{00}히끅. 나는 딸꾹질을 했다.{00}「정…{17:3}정말이야, 나미?!」{25}
「그래도 그 전에 체력부터 보충해야지」{00}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배가 고팠다.{00}{3B:23}{39:96}{17:5}「어머, 솔직한 배네」{00}「음…?{13}」{00}{17:5}{41:60,0,96}{16}「이번엔 내 배야」{00}나미는 얼굴이 빨개졌다.{25}
{43}이런 때면 언제나,{00}{1A:804,0,363,@33D07F,@33D0A8,@33D0CF}
#33D07F
우리의 식욕은 일치했다.{1C}{27:3}{17:10}{03:@2AE97F}
#33D0A8
우리의 식욕은 서로 경쟁했다.{1C}{03:@2CF27A}
#33D0CF
{36:1,14}우리는 또 하나의 본능에 대해 생각했다.{1C}「어…어이, 어디 가는 거야?」{00}{36:1,29}「알고 있어. 여기야」{00}
#33D131
{39:100}{36:1,10}배고픈 우리는 주방을 뒤졌다.{25}

#33D161
그곳은 통조림의 보고였다.{00}소고기, 캐비아, 어묵, 옥수수, 꽁치, 닭꼬치, 미쓰마메, 짜사이… 우리는 온갖 통조림을 따서 싹 먹어 치웠다.{25}
나도 나미도 마구 먹어 댔다.{00}나미의 입이 움직인다.{00}음식을 씹는다….{00}삼킨다….{00}혀가 움직인다….{00}입술을 핥는다….{00}왠지 모든 게 에로틱하다.{00}하나의 본능은 또 하나의 본능을 깨우는 걸까.{25}
식사가 끝났다.{00}나와 나미는 서로 바라보고 있었다.{00}「졸려」{00}「…치, 침대를 찾자」{25}
난 이 시점에서,{00}{1A:524,4,364,@33D3B8,@33D32E,@33D375}
#33D32E
어쩐지 조금도 야하지 않은 『에이브러햄 링컨{13}』을 떠올렸다.{1C}{03:@2AED3C}
#33D375
어쩐지 전혀 상관없는 『아랍인의 석유{13}』를 떠올렸다.{1C}{25}
{03:@26D5D2}
#33D3B8
어쩐지 조금 야한 『아라비안 나이트{13}』를 떠올렸다.{1C}
#33D3F0
{3C:70,19}{3C:70,7}{2C:133}{39:146}{17:10}갑자기 하늘이 노했다.{00}「근처에 떨어졌네」{00}번갯불에 나미의 얼굴이 떠올랐다.{00}「예뻐, 나미」{00}「몰라, 정말…」{00}「나미…」{00}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25}
「잠깐…{17:5} 분명 이쯤에서 여자 비명이 나와」{00}{41:40,0,109}{17:5}나는 펄쩍 뛰었다.{00}나미의 비명이다…?!{25}
그럼 여기 있는 나미는 누구지?!{00}{17:7}{39:146}번갯불이 비춘 나미의 얼굴은 마치 반야 탈을 쓴 여자 귀신처럼 보였다.{00}「으악!! …이런 건 각본에 없어!」{25}
「왜 그래, {20}?」{00}평소의 예쁜 나미 얼굴이다.{00}「아, 아니, …어, 어쨌든」{00}「방금 그 비명, 확인하러 갈 거지?」{00}「응」{00}나는 가까이 있던 양주병을 무기 삼아 꽉 쥐고 복도로 나갔다.{25}
{39:101}{39:21}{36:1,69}「기다리고 있어도 돼」{00}뒤돌아보며 그렇게 말한 것은, 만약 나미가 나미가 아니라 방금 그 여자 귀신이라면 이 양주병이 쓸모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00}「조심해, {20}」{00}뒤에서 말을 거는 나미는 역시 평소처럼 예쁘고 상냥한 나미였다.{25}
식당 안쪽에서 나는 복도 오른편의 문을 점찍었다.{00}「여기군」{00}「아니야, …이쪽이야」{00}나미는 다른 문을 가리켰다.{00}「아니…이거야」{25}
{45:100}{46:100}나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말했다.{00}{16}{1A:1548,0,365,@33D885,@33D80B,@33D856}
#33D80B
「이 양주병은 두고 가는 게 좋겠어. 분명 뒤집어쓰게 될 거야」{1C}{03:@2AF003}
#33D856
「설마 야광 도료까지 뒤집어쓰게 되진 않겠지」{1C}{03:@2CFB72}
#33D885
「열어 볼 것도 없어. 어차피 문 삐걱거리는 소리야. 그보다 나미… 에헤헤」{1C}
#33D8CB
{39:100}{37:1,34}안은 어두웠다.{00}「{20}, 저기 누가 있어!」{00}「어…」{00}{41:180,0,109}{17:5}「불 켜!」{25}
{3C:20,21}{3C:20,19}{39:144}{2E:65}{17:5}「뭐야…」{00}불을 켜 보니 그건 앵무새였다.{00}{41:180,0,109}{17:5}「앵무새…」{00}「좀 의외의 전개네」{00}「앗」{00}{3D:160}앵무새는 창문으로 달아나 버렸다.{00}「젠장…!」{00}「누가 창문을 열었을까?」{25}
「그렇구나. 그 앵무새!」{00}「응?」{00}「지금까지 났던 이상한 소리, 전부 저 녀석 짓 아냐?」{00}「그건 새로운 학설이네…{17:5} 그런데, 잠깐」{00}나미는 킁킁거리더니 얼굴을 찌푸렸다.{00}「저기, {20}, …뭔가 냄새나지 않아?」{00}「냄새…」{25}
우리는 선반 위에서 썩은 물이 담긴 양동이를 발견했다.{00}「이거야」{00}「아, 어이, 조심해. 엎어서 그걸 머리부터 뒤집어쓰면 샤워실을 찾아야 할 거야」{00}{39:124}{17:10}{25}
양동이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우리는 썩은 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쓰고 말았다.{00}「정말이네…」{00}「우웩! …구려!」{00}「너무해! …빨리 씻고 싶어!」{25}
{45:101}{46:101}난 허둥대며 말했다.{00}{1A:524,0,366,@33DC6E,@33DC14,@33DC49}
#33DC14
{39:101}{36:1,69}「가, 가자{13}. 씻는 법은 내가 알려 줄게!」{1C}{03:@2AF38A}
#33DC49
{39:101}{36:1,69}「소인이 안내해 드리겠소!」{1C}{03:@2FCD9E}
#33DC6E
「좋아, 샤워다, 샤워! …랄랄라」{1C}{39:101}{36:1,69}
#33DC9C
욕실 위치는 진작 알고 있었다.{00}{3B:29}{36:1,29}「여기가 세면실이야. 들어가자」{00}「그 안쪽이 넓은 욕실이지?」{00}나미가 앞장서 들어갔다.{00}{39:100}{36:1,55}「어머…」{00}{39:66}세면실에 들어가자 향수 냄새가 확 풍겼다.{00}「좋은 향기…」{25}
「어이, 저것 봐」{00}거기에는 네글리제가 준비되어 있었다.{00}「어머, 멋진 네글리제…」{00}「젠장, 남자야, 이런 짓을 하는 놈은!」{00}「어머, 질투하는 거야?」{00}{3B:66}{39:59}{17:5}수도꼭지를 틀어 보니 물이 나왔다.{00}뜨거운 물도 제대로 나왔다.{00}「쓸 수 있겠어, 나미!」{25}

#33DE6A
거울 속에 뭔가 비쳤다.{00}「어, 벌써 벗었어?」{00}
#33DEA2
{39:16}{39:21}나는 흠칫하며 눈을 크게 뜨고 보았다.{00}거울 속의 뜨거운 러브신이다.{00}그것은 서로 끌어안은 남녀였다. 어…어떻게 된 거지?{25}
뒤에서 나미가 숨을 삼켰다.{00}「{20}…」{00}{3B:21}{3B:19}{3B:23}거울 속 남녀는 사라져 있었다.{00}나미는 숨을 헐떡였다.{00}「그래도 난 아무것도 못 봤어…{17:5} 욕실 샤워기 쓸 수 있는지 봐 줘」{00}{3F:5,59}「아, 응, 알았어」{00}우리는{17:3} 방금 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피했다.{25}
{39:105}{36:1,56}욕실 문을 열자 그곳이 바로 목욕탕이었다.{00}「우와, 넓다」{00}{39:66}역시 저택의 욕실은 다르다.{00}텅 빈 욕조는 커서, 물을 받으면 둘이서 한두 번은 헤엄칠 수 있을 만큼 넓었다.{25}
나는 샤워기를 조절했다.{00}{3B:66}{40:4,58}{3F:3,58}「들어갈 수 있겠어?」{00}「OK! 이제 써도 돼」{25}
난 공포도 잊고 들떠서 말했다.{00}{1A:1548,0,367,@33E1B3,@33E17B,@33E19C}
#33E17B
「나미, 보여줄 게 있어」{1C}{03:@2AFC58}
#33E19C
「자, 들어가자, 들어가」{1C}{03:@2D858C}
#33E1B3
「자, 벗어, 나미!」{1C}그리고 한층 더{17:5} 과감하게 말했다.{00}
#33E1EB
「그럼 난 밖에 있을게」{00}…역시 나는 소심하다.{00}「가지 마{13}」{00}{17:5}나미가 내 손을 붙잡았다.{00}{39:25}「어…? 하{17:5}…하지만 나미…{17:5} 버, 벗는 거잖아?」{25}
「벗긴 할 건데, {16}무섭단 말이야」{00}나미는 매달리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00}「여기 있어 줘. 부탁이야」{00}「하, 하지만 나…난, 알몸인 너랑 단둘이 있게 될 내가 더 무서워…」{00}막상 닥치면 나는 너무 솔직한 남자다.{00}「…알았어. 그럼 밖에서 기다려」{00}「응, 갈아입을 옷 가방 가져다 놓을게」{00}아아, 나는 왜 이렇게 바보일까.{3C:45,25}{3C:45,58}{3B:66}{27:3}{30:1,55}{3B:58}{40:1,58}나는 홀에서 가방을 가져와 욕실 앞으로 돌아왔다.{00}「나미! 괜찮아?!」{00}「네…」{00}안에서 나미가 대답했다.{00}네라고 대답하는 여자는 좋다.{25}
난,{00}{1A:1548,0,368,@33E484,@33E4B9,@33E4F2}
#33E484
나미와 둘이서 신혼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1C}{03:@33E50F}
#33E4B9
나미를 위해 목욕 수건과 드라이어를 준비했다.{1C}{03:@2AFE39}
#33E4F2
살뜰한 남자가 됐다.{1C}{03:@2D8999}
#33E50F
{36:1,35}욕실 앞에서 나미를 지키는 나는 사랑의 전사다.{00}목욕하는{17:3} 나의 아름다운 마돈나를 지킨다.{00}{39:86}{17:5}그때 이상한 바람이 흘렀다.{00}달콤한 여자 향기다….{00}{3B:86}{40:1,73}아니, 저 소리…. 이건 남자다.{25}
{3B:73}{3D:90}「꺄악! {20}!」{00}안에서 나미의 비명이 울렸다.{00}{39:105}{2E:56}{3F:3,58}{17:5}「나미!」{00}나는 뛰어들었다.{25}
뭉게뭉게 하얀 김이 자욱했다.{00}욕실은 엄청난 열기였다.{00}「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와서 어떻게 해도 안 멈추는 거지, 나미!」{00}「지금 그렇게 말하려던 참이야!」{00}나미가 김 속에서 외쳤다.{25}
「좋아, 알았어!」{00}{39:161}나는 달려들어 꼭지를 돌렸지만 멈추지 않았다.{00}「앗뜨뜨…!」{00}어떻게든 꼭지를 돌려 봤지만 어느 쪽으로 돌려도 뜨거운 물 그대로였다.{00}「안 되겠어!」{25}
{36:1,55}「나미는 여기서 기다려」{00}「어떻게 하려고?」{00}「보일러가 고장 났나 봐. 보고 올게」{00}{3C:45,58}{36:1,69}나는 보일러실로 향했다.{25}
{45:100}{46:100}{19:12,4,369,@33E8EA,@33E8A5,@33E862}
#33E862
「가 봤자 어차피 못 고쳐{13}」{00}난 마지못해 달렸다.{1C}{03:@26E9CE}
#33E8A5
「보일러 고쳐서 칭찬받자{13}」{00}난 휘파람을 불었다.{1C}{34:1}{39:100}{03:@2FD981}
#33E8EA
「우히히…{17:3} 그다음엔 나미랑{13}」{00}난 침을 닦았다.{1C}
#33E922
보일러실은 지하에 있었다.{00}{39:100}{36:1,17}{3E:100}{43}비밀스러운 지하 계단을 내려가자 바로 눈앞에 보일러가 있었다.{00}{3A:60,60}원통형 보일러는 거대한 몸체를 떨며 화난 듯이 증기를 내뿜고 있었다.{25}
압력계 바늘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려 하고 있었다.{00}{39:51}수온계는 100도 이상. 안전밸브도 증기 밸브도 망가진 것 같다.{00}이대로라면 보일러는 폭발한다. 처음 겪는 일이지만 틀림없다. 나는 초조해졌다.{25}
필사적으로 여기저기 조작해 보았다.{00}{17:7}{42:50,0,51}…나는 솜씨가 좋다. 온도만은 어떻게든 적당한 온도로 돌아왔다.{00}하지만 압력이 돌아오지 않으리란 건 알고 있다.{00}나는 안전밸브가 기이한 괴력으로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00}이건 여자가 할 수 있는 짓이 아니다.{00}「그러니까, 남자…?!」{25}
{39:19}{3C:45,51}{3C:45,60}이걸 부숴서 샤워를 뜨거운 물로 만든 남자가 있는 것이다.{00}무엇 때문에?{00}나를 나미에게서 떼어 놓고, 그 사이에 나미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00}「나미!」{00}나는 뛰쳐나갔다.{25}
{39:104}{36:1,69}아아, 나미!{00}나는 아직 본 적도 없는 나미의 알몸을 떠올렸다.{00}「젠장, 정말 아직 한 번도 못 봤잖아!」{00}나미는 지금 내가 적당한 온도로 돌려놓은 샤워를 하고 있다.{00}그곳에 사악한 그림자가 다가가는 것이다.{27:1}「아아, 나미!」{00}나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지며 달렸다.{00}
#33ED62
「나미!」{00}{39:103}{3C:50,19}{2E:35}다행이다. 나미는 무사했다.{00}{39:123}욕실 문 너머에서 나미가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13}.{00}{39:123}{16}{25}
「들어간다!」{00}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왔어.{00}나는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이 되었다.{25}
{39:105}{36:1,56}자욱한 김 너머로,{39:25} 물속에 있는 나미의 예쁜 등이 보였다.{00}「드, 들어간다!」{00}나는 한 번 더 큰 소리로 말했다.{00}보일러를 고쳐 자신감이 붙은 나는 다시 태어난 것이다.{00}나미의 뒷모습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25}
「꾸…꿈이야」{00}나미와의 목욕.{00}평생의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드디어 지금 이루어진다!{16}{25}
「드…들어간다. 실례하겠소」{00}마지막은 무사 말투를 흉내 낸 것이다.{00}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용기가 나지 않는다.{00}{39:47}{17:20}「나…나미」{00}나는 허둥지둥 나미의 등 뒤로 다가갔다{3C:127,47}.{00}이, 이런 스토리는 좋다.{25}
나미가 돌아보았다.{00}순식간에 부드러운 입술이 내 입을 덮었다.{00}우리는 물속에서 뒤엉켰다.{00}{3D:123}{39:123}….{00}{3B:25}이상하다{39:21}.{00}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00}나미가 아니다…!{00}「누…누구냐!」{25}
나는 상대를 밀쳐내려 했지만, 여자는 엄청난 힘으로 매달렸다.{00}{41:200,0,126}{3F:8,126}{17:5}「젠장, 그만둬!」{00}{39:47}{17:10}긴 싸움이 될 것 같다{3C:127,47}.{00}여자의 얼굴이 반야 탈처럼 변했다.{00}「비켜!」{00}나는 여자를 밀쳐 냈다.{00}그리고 문으로 달렸다.{00}{39:108}{3B:21}{2F:35}{17:5}열려고 했지만,{39:19} 문은 열리지 않았다.{25}
「나미! 열어 줘! 나미…!」{00}뒤에서 나는 소리에 돌아보니, 욕조의 물이 거대한 요괴처럼 천장까지 솟구쳤다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39:124}.{25}
{3E:124}{3C:30,19}{3C:30,21}욕실에 정적이 돌아왔다.{00}{39:66}김 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이제 인기척은 없다.{00}나는 방금 그 여자를 찾았다.{00}아무도 없다.{25}
{45:120}{46:120}난,{00}{1A:1548,0,370,@33F3F5,@33F371,@33F3C0}
#33F371
방금 그 여자의 감촉을 떠올리며 그 여자를 불렀다.{1C}「우와?!」{00}천벌인가.{25}
{03:@2B8C50}
#33F3C0
다음엔 남자가 나오지 않을까 기다렸다.{1C}{3B:66}{03:@2D930E}
#33F3F5
방금 그 여자의 감촉을 떠올리며… 큰 소리로 나미를 불렀다.{1C}「어이! 나미! 살려 줘!」{00}
#33F44B
{3B:20}{3B:58}{3B:66}{39:47}{2E:56}{17:5}나는 흠칫 놀라 뒤돌아보았다{3C:127,47}.{00}욕조 한가운데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미가 일어선 것이다.{00}{39:19}{39:21}「나미…」{00}나는 숨을 헐떡였다.{25}
진짜 나미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00}하지만 내게는 가짜 나미라도 괜찮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00}「{20}…{17:5}이리 와…!」{00}여자가 유혹했다.{00}「젠장. 아아…!」{00}내 몸이 그녀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25}
내 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크, 큰일이다.{00}{39:47}「그래, …{20}, 어서…」{25}
{3C:127,47}{3D:108}「{20}! 어디야!」{00}목소리는 문밖에서 들려왔다.{00}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00}이거야말로 진짜 나미의 목소리다.{00}「나미!」{00}나는 문에 달려들었다.{25}
{2F:35}{17:5}「나미!」{00}「{20}! 열어 줘!」{00}{3D:108}「안 돼. 안 열려!」{00}{39:123}{39:21}뒤에 있던 나미가 천천히 다가온다.{00}「아아, 나미…!」{00}하얀 손이 내 몸을 감싸 온다.{00}「아아, 나미!」{00}나는 엉겁결에 구원을 청했다{13}.{00}{17:5}「기분 좋아! …살려 줘!」{25}
{45:85}{46:85}그리고 난,{00}{1A:524,0,371,@33F84E,@33F7BC,@33F7F7}
#33F7BC
「에취!{13}」{00}갑자기 오한이 들어 크게 재채기를 했다.{1C}{03:@2B8F09}
#33F7F7
「여자 따위 필요 없어. 구해줘!」{00}뒤의 여자에게 질 것 같아서 외쳤다.{1C}{03:@2FE409}
#33F84E
「나미, 난 네가 더 좋아!{13}」{00}정말로 나미가 이렇게 해 주길 바랐다.{1C}{39:105}{3B:19}{3B:21}{35:1}갑자기 문이 확 열렸다.{00}나는 욕실을 뛰쳐나왔다.{00}{2E:55}{39:66}{17:10}세면실에는 아무도 없다.{00}그럼 누가 연 거지?!{00}욕조의 물도 잠잠해져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25}
나는 서둘러 갈아입을 옷을 입고 복도로 달려 나갔다.{00}{3B:66}{39:104}{36:1,69}저택은 조용했다.{00}{39:86}어딘가의 창문이 열려 있다.{00}나미는 없다.{00}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25}
불안에 사로잡힌 난,{00}{1A:1548,0,372,@33FA53,@33FA07,@33FA30}
#33FA07
발소리를 죽이고 나미를 찾았다.{1C}{03:@2B92C2}
#33FA30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미의 이름을 불렀다.{1C}{03:@2D9842}
#33FA53
나미가 아무것도 안 입은 채로 끌려간 게 아닐까 걱정했다.{1C}
#33FA95
{3C:50,19}{3C:50,21}{39:29}{36:1,67}홀까지 돌아갔지만 나미는 보이지 않았다.{00}
#33FAD5
{39:82}고양이가 울었다.{00}방울 소리가 움직인다{13}.{00}{3E:82}{41:40,120,155}{16}어쩌면 나미가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00}{36:1,69}나는 방울 소리를 쫓았다.{25}
{3C:20,29}{39:155}소리가 가까워졌다.{00}{39:82}{36:1,11}식당에 들어가니 검은 고양이를 안은 나미가 있었다.{00}얇은 네글리제를 입고 검은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저쪽의 무언가를 보고 있다.{00}그 시선을 따라간 나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25}
{39:68}{39:19}식당 그늘진 바닥에서 또 한 명의 나미가, 놀랍게도 갑옷에게 깔려 있었다.{00}「나미!」{00}{3F:5,68}{39:82}내 목소리에 놀라 검은 고양이를 안은 나미는 스윽 사라졌다.{00}나는 갑옷 뒤로 달려가 가까이 있던 의자를 치켜들고 힘껏 내리쳤다.{39:89}{39:143}{3B:19}{25}
갑옷은 맥없이 와르르 무너져 산산조각이 났다.{00}안에는 아무도 들어 있지 않았다.{00}빈 갑옷이었던 것이다…?!{00}「{20}…」{00}나미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자꾸 신경 썼다.{00}「아하하」{00}나는 일단 밝게 웃어 주었다.{25}
「갑옷은 텅 비었어. 투명인간이라도 들어 있었나?」{00}「{20}…」{00}나미는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00}흐느끼며 내 손을 찾는다.{00}나는 그 손을 꽉 마주 잡아 주었다.{25}
그리고,{00}{1A:1548,0,373,@33FF52,@33FEC6,@33FF09}
#33FEC6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13}」{00}나는 명랑한 외과 의사처럼 말했다.{1C}{03:@2B97D1}
#33FF09
「신경 쓰지 마. 달리자{13}」{00}나는 내년 마라톤에 대비하며 말했다.{1C}{03:@2D9E43}
#33FF52
「괜찮아. 조용한 데서 쉬자{13}」{00}나는 꼭 안아 줄 생각이다.{1C}
#33FF96
{39:103}{36:1,69}나와 나미는 달렸다.{00}안전한 곳까지 오자 나미가 갑자기 나를 껴안았다.{00}
#33FFEC
「{20}…」{00}「나미…」{00}나미는 입술을 겹쳐 왔다.{25}
「아아, {20}…」{00}이렇게 되면 나도 응할 수밖에 없다.{00}{39:89}{17:2}{39:135}{17:3}
#348066
{3B:29}{3B:19}{3B:21}{39:89}{2E:6}{17:5}「꺄악! {20}!」{00}{39:3}갑옷이었다.{00}이, 이제 안 나올 줄 알았는데…!{00}마치 질투에 미친 사랑의 패배자처럼, 갑옷은 나에게 칼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25}
{39:89}{17:3}{39:135}「으악!」{00}검은 내 뺨을 스치고 셔츠를 베어 갈랐다.{00}{39:89}「나미! …나미, 도망쳐!」{00}대답은 없었다.{25}돌아보니 나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00}누군가가 내게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00}그것은 검이었다.{00}「좋아, 젠장!」{00}나는 그 검으로 갑옷에 맞섰다.{25}
{39:139}갑옷에게 한순간 빈틈이 생겼다.{00}나는 있는 힘껏 그 배를 옆으로 베었다.{00}{39:143}{38}갑옷은 꼴사납게 나자빠졌다.{00}「해냈다!」{00}{36:1,69}기세가 오른 나는 갑옷 위에 올라타 검을 치켜들고 숨통을 끊으려 했다.{25}
{3B:3}{17:10}무언가가 나를 망설이게 했다.{00}어딘가 이상하다.{00}이 갑옷에게는 아까의 갑옷과는 딴사람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00}갑옷을 벗겨서 확인해 볼 마음이 들었다.{00}투구 아래에서 뜻밖의 얼굴이 나타났다.{00}{39:15}{39:19}「나, 나미?!」{00}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뒤집혔다.{25}
갑옷 아래에서 나타난 것은 방금 전까지 내 옆에 있었을 나미였다.{00}「어…어떻게 된 거야?!」{00}나미는 갑옷 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었다.{00}나는 진짜 나미를 죽일 뻔했다.{00}{39:20}식은땀이 왈칵 쏟아졌다.{25}
「이, 이렇게까지 되면 스토리 따위 믿을 수 없어!」{00}허둥지둥 갑옷을 벗기자 나미는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00}「우와…」{00}이런 스토리라면 좋다.{00}하지만 나는 서둘러 가방을 가져왔다.{25}
나미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00}「어서 옷 입어, 나미」{00}나미는 얼굴을 붉히며 따랐다.{00}「나, 갑옷 같은 걸 입고 뭘 하고 있었던 거야…?」{00}「그 얘기는 나중에 하자」{00}나는 말했다.{25}
「그보다 나미,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00}「아무것도 기억 안 나…{17:5}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져서」{00}나는 주위를 휙 둘러보았지만,{3C:30,19}{3C:30,20}{39:86} 주변에는 바람만 불 뿐, 또 한 명의 나미는커녕 움직이는 것의 기척조차 없었다.{25}
「도망치자, 나미」{00}나는 말했다.{00}「이러다간 죽어. 이젠 뭐가 뭔지 모를 세계가 됐어. 게다가 보일러도 곧 폭발할 거야」{25}
그렇게 말하고 나는,{00}{1A:1548,0,374,@3487A9,@348773,@348794}
#348773
보일러의 신에게 빌었다.{1C}{03:@2BA27D}
#348794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다.{1C}{03:@2DA645}
#3487A9
나미를 두 팔로 안아 들었다.{1C}
#3487C3
{3B:19}{3B:23}{3C:70,29}{39:100}{36:1,7}우리는 뒷문으로 나가려 했다.{00}{36:1,15}그 옆에 창고 방이 있었고, 낡은 아기 침대 두 개가 내팽개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00}거기에 오래된 키 잰 자국이 있었다.{00}각각의 침대에 “나미”, “나오미”라고 적혀 있었다.{25}
「내 이름…!」{00}나미는 움찔했다.{00}「우연이야. 가자」{00}나는 무서워서 고함치듯 말했다.{00}「아니야!!」{00}나미는 울먹이며 외쳤다.{25}
「나, 이 아기 침대 본 적 있어!」{00}{39:16}{39:23}「뭐라고?!」{00}나는 외쳤다.{00}「너, 여기서 쌍둥이를 낳은 적이 있다는 거야?!」{00}「아니야. 잘 좀 들어!」{00}나미도 조금 히스테릭해져 있었다.{25}
「나, 이 침대에서 놀았어! …여기서 다른 여자애랑 키 재기도 했어! 어쩌면 내가 그 애를 낳았을지도 몰라…」{00}「야, 야, 나미, 정신 차려」{00}나는 허둥거렸다.{00}「미리 맞춘 거 말고 다른 대사는 하지 마. 누군가 있지도 않은 기억을 심어 놓은 거야!」{25}
「아니야! 난 정말로 여기 온 적이 있단 말이야!」{00}「마음을 닫아, 나미. 저택의 힘에 속지 마!」{00}「내가 직접 알아볼래!」{00}나미는 갑자기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25}
「그, 그만둬{13}. …{17:5}스토리가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있어. 예, 예정에 없던 일이 일어나도 난 몰라」{25}
「그렇지만 알고 싶단 말이야! 내가 이 저택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었는지. 어떤 힘이 나를 여기까지 끌어당겼는지!」{00}「나미!」{00}「싫어!」{25}
난 나미를 억지로 꽉 끌어안고,{00}{16}{1A:1300,0,375,@348CCC,@348D42,@348D13}
#348CCC
「바보야, 그걸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하는 거야!{13}」 하고 꾸짖어 주었다.{1C}{03:@2BA7EE}
#348D13
「기분 좋지?{13}」 하고 달래 주었다.{1C}{03:@2DAA76}
#348D42
「나미!{13}」{00}좋은 기회라서 그 부드러운 입술을 빼앗았다.{1C}
#348D7E
{3C:35,23}{3C:35,19}나미는 조금 안정을 되찾았다.{00}{3C:50,29}나는 나미를 다독이며 복도로 나왔다.{00}{36:1,69}어둠 속에 문득 낯선 여자가 떠올랐다.{00}{39:16}여자는 사라졌다.{00}「앗!」{00}「무서워…!」{25}

#348E34
{3C:20,19}{3C:20,23}갑자기 나미가 내 손을 꼭 잡았다.{00}「{20}, 날 좋아해?」{00}「뭐야? …갑자기 왜 그래?」{00}나미는 진지했다.{00}「대답해 줘. 지금 듣고 싶어」{00}온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25}
「좋아해, 나미」{00}「계속 곁에 있어 줄 거야? 앞으로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겨도… 계속 나랑 있어 줄 거야?」{00}「당연한 걸 묻지 마, 나미. 그보다 먼저 여기서 도망쳐야 해」{25}
{45:114}{46:114}난,{00}{1A:1548,0,376,@349003,@348FE0,@348FA5}
#348FA5
나미를 데굴데굴 굴리며 옮겼다.{1C}{39:114}{2E:75}{17:10}{36:1,69}{03:@2BB071}
#348FE0
나미를 질질 끌며 걸었다.{1C}{03:@2DAEB7}
#349003
나미의 떨리는 어깨를 꼭 안아 주었다.{1C}
#349029
그러자 갑자기 벽이 빛났다{13}.{00}{39:21}{16}그리고 도깨비불이 튀어나왔다.{00}{2C:155}도깨비불은 나미만 노리고 있었다.{00}「꺄악, {20}!」{00}음흉한 도깨비불이었다.{25}
바짝 다가붙고, 뺨을 비비고, 옷깃 틈으로 셔츠 속에 파고들어 소매로 빠져나오거나, 치마 속으로 들어가 엉덩이 쪽으로 돌아가기도 한다.{00}이, 이건 또 새로운 스토리 전개다.{00}「{20}, 도와줘…!」{00}{2C:158}{3C:110,21}{3C:110,19}{3C:110,23}{3C:110,24}도깨비불은 벽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00}{25}
{3E:21}{43}「괜찮아, 나미?!」{00}「{20}…」{00}나미는 맥없이 내 품으로 쓰러졌다.{25}
{45:74}{46:74}난 말했다.{00}{1A:1548,0,377,@349284,@34924F,@34922A}
#34922A
「진정해, 나미. 슬슬 전화가 올 때야!」{1C}{03:@2BB2DA}
#34924F
「걱정 마. 세 번 죽어도 내가 지켜 줄게!」{1C}{03:@2DB490}
#349284
「난 네가 좋아. 방금 건 좀 야했지만, 그래도 사랑해!」{1C}
#3492C8
문득 무언가가 부르는 것 같았다.{00}나는 뒤돌아보았다.{00}거기엔 어둠이 있었다.{00}{2E:86}{41:200,0,126}{3F:8,126}나는 거대한 여자의 눈에 삼켜질 것 같았다{13}.{34:1}{16}{25}
눈은 사라졌다.{00}{30:1,69}{39:19}정신을 차려 보니 나미까지 사라지고 없었다.{00}「나미! …또 없어져 버린 거야?! 나미이!」{00}{40:8,86}{17:5}방 안을 바람이 휙 지나갔다.{00}나는 그때 뚜렷한 기척을 느꼈다.{25}
{39:21}거기에 얇은 옷을 걸친 나미가 있었다.{00}나는 그게 나미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16}…아아, 몹쓸 남자 같으니… 느끼고 말았다.{25}
나미를 꼭 닮은 여자가 내게 바싹 다가왔다.{00}하얗고 나긋나긋한 손이 내 몸을 감았다.{00}아아, 나미가 없는 사이에 이런….{00}여자의 숨결이{17:3} 내게 닿는다.{00}나는 진짜 나미와 껴안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25}
{3C:20,21}「나, 나미…」{00}그렇다.{00}나미는 어디 있지?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00}{3B:21}「꺅!{13}」{00}{17:5}나는 여자를 떠밀었다.{00}{40:8,86}{17:7}여자는 바람을 타고 사라졌다.{00}「나미! …나미!」{27:3}{30:1,69}나는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겨우 나미를 찾아냈다.{00}나미는 어둑한 복도에 웅크리고 있었다.{00}「나미…」{25}
나는,{00}{1A:1548,0,378,@3496CF,@3496AE,@34968F}
#34968F
나미를 목까지 파묻어 주었다.{1C}{03:@2BB5DD}
#3496AE
나미와 나란히 웅크렸다.{1C}{03:@2DB735}
#3496CF
나미 곁에 앉았다.{1C}
#3496E5
「나, 기억났어」{00}나미는 떨고 있었다.{00}「어릴 때, 여기서, 이 열쇠 구멍으로 엿본 적이 있었다는 걸!」{25}
「열쇠 구멍으로…? 그럼 너, 너 훔쳐본 거야?!」{00}「복도에서 다른 여자애랑 놀고 있었어….{17:5}아니, 어쩌면 남자애도 있었을지 몰라」{00}「남자애도?」{00}「어디선가 괴로운 듯한 소리가 들려왔어. …그게 이 방이었어」{00}{25}
나미는 그 문을 가리켰다.{00}「살려 달라느니, 죽겠다느니, 여자 목소리였던 것 같아. …우린 깜짝 놀라서, 그래서 열쇠 구멍으로 엿본 거야」{00}「으, 응, 그랬더니?」{00}「그랬더니 침대에서… 남자랑 여자가 껴안고 있었어」{00}「네…」{25}
뭐, 뭔가 야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다.{00}나미는 창백해진 얼굴을 들었다.{00}「그러니까 난 이 집 사람이야…!」{00}나미는 흐느끼고 있었다.{00}「난 여기서 태어났어…. 언니가 있었고…{17:5} 그래, 언니 이름은 나오미였어…!」{25}
「아니야. 나미, 넌 몇 번이나 같은 일을 당해서 혼란스러운 거야!」{00}나는 필사적이었다.{00}「누가 조작하고 있는 거야. 최신 과학의 버추얼 리얼리티(가상현실)라는 건지도 몰라. 있지도 않은 기억을 주입당하고 있는 거야」{25}
{39:23}「아니야!」{00}나미는 큰 소리로 맞받아 외쳤다.{00}「난 여기서 태어나서{17:3} 자랐어! …나오미라는 언니가 있었어! 여기서{17:3} 엄마랑 셋이서 살았단 말이야!」{00}「정신 차려, 나미! 그럼 지금 도쿄에 있는 아빠랑 엄마는 뭔데?」{25}
나는 나미의 어깨를 흔들었다.{00}「넌 외동이고, 언니도 남동생도 없잖아」{00}「도와줘… {20}. 도와줘…」{00}나미는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00}「곁에 있어 줘. …날 안아 줘. 꼭 안아 줘. …놓지 마!」{25}
그래서 난,{00}{1A:1548,0,379,@349CF2,@349C8A,@349CBD}
#349C8A
이해심 많은 아버지처럼 어깨만 감싸 주었다.{1C}{03:@2BBB48}
#349CBD
근육이 심하게 찢어진 마라톤 선수처럼 울어 주었다.{1C}{03:@2DBF29}
#349CF2
그 말대로 힘껏 끌어안아 주었다.{1C}
#349D10
{3B:19}{3C:70,1}「아앗」{00}나미의 몸이 경련했다.{00}{39:21}「머리가…{17:3} 머리가 깨질 것 같아」{00}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몸을 비튼다.{00}「안고 있어…{17:5} 날 붙잡고 있어 줘」{00}「나미, 괜찮아. 내가 지켜 줄게!」{25}
나미는 가짜 기억과 싸우고 있었다.{00}시간이 흘렀다.{00}{3C:20,21}나미의 어깨에서 천천히 힘이 빠져 갔다.{00}「괜찮아… 나미?」{25}
나미는 젖은 눈을 들었다.{00}「있잖아, 정말로 무슨 일이 있어도 좋아해?」{00}「바보같이{17:5}… 당연하잖아」{00}「내가 누구든{17:5}…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래도 정말 내가 좋아?」{25}
「난 나미가 좋아!」{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00}{3B:19}{3B:23}「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39:1}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난{17:3} 나미가 미치도록 좋다아!」{00}{17:5}「{20}…!」{00}나미는 내게 와락 안겨 왔다.{25}
{45:18}{46:18}그래서 난,{00}{1A:1548,0,380,@34A067,@34A003,@34A042}
#34A003
뼈가 두세 대 부러질 만큼 나미를 끌어안아 주었다.{1C}{03:@2BBF5F}
#34A042
다정하게 나미의 뼈를 쓰다듬어 주었다.{1C}{03:@2DC264}
#34A067
내 사랑을 뜨거운 키스로 증명했다.{1C}
#34A08F
{3C:50,19}{3C:50,21}「{20}… 아아, {20}…!」{00}이런 나미는 상상해 본 적도 없었다.{00}나는 죽을 만큼 행복했다.{00}{3B:1}「싫어…!」{00}갑자기 나미가 나를 밀쳐 냈다.{25}
「나미…?!」{00}「아아! 내 몸엔 나쁜 피가 흐르고 있어!」{00}「나미, 무슨 소리야…」{00}「내가… 이런 천박한 짓을 하다니!」{00}나미는 뒷걸음질 쳤다.{00}「아니야, 나미. 우린 서로 사랑하는 거야! 스토리상으로는 이래도 돼!」{25}
「아아, 난 이제 틀렸어!」{00}나미는 울부짖으며 뛰쳐나갔다.{00}「나미! 안 돼! 혼자 있으면 안 돼!」{00}{39:87}나는 또다시 나미를 놓쳤다.{00}이제 그만 좀 해 줘.{00}또 놓치는 건 싫다.{25}
{36:1,14}이번엔 꼭,{00}{1A:1548,0,381,@34A332,@34A2DE,@34A303}
#34A2DE
나미에게 표시를 해 두자.{1C}{03:@2BC2FA}
#34A303
도망치기 전에 어디 가는지 물어 두자.{1C}{03:@2DC7E7}
#34A332
나는 사랑의 힘으로 나미를 구할 생각이다.{1C}
#34A35A
{3C:30,1}{36:1,69}2층까지 왔지만 나미는 보이지 않았다.{00}오른쪽 세 번째 문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00}누군가의 헐떡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00}나는 그 문을 살짝 열고 엿보았다.{00}{25}
{37:1,34}{39:21}거기에 남녀가 있었다.{00}몸을 뒤로 젖힌 여자가 아름다웠다.{00}「나미…?!」{00}그건 나미였다.{00}「나미!」{00}나는 방으로 뛰어들었다.{25}
{2E:64}남자가 이쪽을 돌아보았다.{00}{3B:21}{3B:19}「아앗…」{00}낯선 남자는 탄내 나는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00}나미는 상기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00}「나미…」{00}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00}나는 내가 떨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25}
그때 문밖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00}{39:16}「{20}! …와 줘! {20}!」{00}{39:19}저거야말로 나미 목소리다.{00}「나미…?!」{00}다, 다행이다. 여기 있는 나미는 다르다. 방금 그 목소리가 진짜 나미인 것이다.{25}
{39:104}{36:1,69}난,{00}{1A:1548,0,382,@34A6CB,@34A63D,@34A680}
#34A63D
「설마 옆방에서도 같은 일이!{13}」{00}발끈해서 뛰쳐나갔다.{1C}{03:@2BC499}
#34A680
「…」{00}침대의 나미에게 미련을 남긴 채 뛰쳐나갔다.{1C}{03:@2DCA02}
#34A6CB
「다행이다…!{13}」{00}나는 구원받은 기분으로 뛰쳐나갔다.{1C}
#34A705
{39:100}{37:1,21}맞은편 방 책장 앞에 나미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00}「왜 그래!」{00}「이거 봐…」{00}「응, 모자수첩이잖아!」{00}나미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그것을 내밀었다.{25}
{36:1,74}모자수첩이었다.{00}거기에 나미의 이름이 있었다{39:16}{39:19}.{00}「역시 내 모자수첩이야! 난 여기서 태어난 거야!」{25}
「아하하」{00}나는 힘없이 웃었다.{00}「같은 말만 되풀이해서 이젠 지긋지긋하지만, 아니야, 나미. 성이 다르잖아」{25}
{37:1,21}「그럼, 이건!」{00}나미는 모자수첩에 끼워져 있던 사진을 보여 주었다.{00}그건, {39:23}나미와 나의 결혼사진이었다.{00}「어{17:3}… 어떻게 된 거야?!」{00}「작가가 헷갈린 거 아냐?」{25}
나는 모자수첩을 펼쳤다.{00}나미와 생일이 같았다.{00}하지만 연도가 다르다.{00}「이… 이걸로 보면 나미는 서른네 살이라는 얘기가 되잖아?!」{00}「나, 방금 들었어…. 나랑 나오미는 쌍둥이 자매래」{00}「누…{17:3}누가 그런 말을 했어? 작가냐!」{25}
「아니. 벽이」{00}「벽…?!」{00}「벽이 말했어. 벽이 내 마음에 말을 걸었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있지,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00}나미는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39:104}{3B:19}{3B:23}.{00}나까지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진다.{00}「나미!」{00}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쫓아갔다.{25}
{39:103}{36:1,69}{45:112}{46:112}그리고 생각했다.{00}{1A:1548,0,383,@34ABB8,@34AB68,@34AB91}
#34AB68
역시 표시를 해 둘 걸 그랬다.{1C}{03:@2BC902}
#34AB91
또 어디 가는지 묻는 걸 잊었다.{1C}{03:@2DCF6B}
#34ABB8
나미를 달래려면 여기서 사랑의 힘을 서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1C}
#34AC00
{3C:30,6}「나미!」{00}「오지 마!」{00}나미의 치마가 찢어졌다.{00}「앗」{00}차이나 드레스처럼 찢어진 치마 사이로 나미의 예쁜 다리가 엿보였다.{25}
나는 아연실색해서 소리쳤다.{00}「나… 나미, {39:16}그, 그 치마를 잡아당기는 놈은 뭐야!」{00}거기에는 {39:19}벌거벗은 남자가 엎드려 있었던 것이다.{00}그놈은 팔을 한껏 뻗어 나미의 치마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00}남자는 나를 돌아보더니 히죽 웃었다.{00}{25}
「이… 이 자식, 누구냐!」{00}이런 예정에 없던 불청객 놈은 용서할 수 없다.{00}남자는 한 번 더 히죽 웃더니 데굴데굴 굴러 벽 속으로 사라졌다.{25}…그 남자는, {39:18}중년이 된 나였다.{00}「아아, {20}…」{00}{3C:30,19}남자를 삼킨 벽은 이상한 빛을 내더니 잠잠해졌다.{00}「나미!」{25}
{45:100}{46:100}난,{00}{1A:1548,0,384,@34AF2B,@34AEAF,@34AEFA}
#34AEAF
입 주위에 케첩을 덕지덕지 바르며 물건 뒤에 숨는 나미를 쫓았다.{1C}{03:@2BCA76}
#34AEFA
수영복을 입으며 달리는 나미를 쫓았다.{1C}{03:@2DD3C0}
#34AF2B
나미를 사랑의 힘으로 억눌렀다.{1C}
#34AF4F
「{20}!」{00}「나미」{00}우리는 끌어안고 굴렀다.{00}「아아, 나…」{00}나미는 애타게 말했다.{25}
{43}「안 돼… 나, 나 자신을 멈출 수가 없어!」{00}나미는 비통한 비명을 질렀다.{00}「엄마랑 똑같아! 이게 핏줄이라는 거야? …도와줘! 미쳐 버릴 것 같아!」{25}
여기서부터는 장난칠 수 없다.{00}이제 진지한 이야기다.{00}나미를 보고 있기가 괴롭다.{00}이대로라면 정말 미쳐 버릴 것 같다.{00}나는 왠지 눈물이 났다.{25}

#34B0C5
{3B:19}{39:1}「안아 줘」{00}나미는 헐떡였다.{00}「부탁이야…! 날, 지금 당장, 안아 줘!」{00}「나미!」{00}나는 나미에게 입을 맞추었다.{25}
「기뻐…」{00}나미의 두 팔이 나를 힘껏 끌어안는다.{00}{40:8,86}{3B:1}갑자기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휙 지나갔다.{00}나와 나미는 강한 힘에 떠밀려 떨어졌다{13}.{00}{41:128,120,130}{17:3}{41:128,130,130}{16}「그렇게는 안 돼」{00}흰옷을 걸친 나오미가 서 있었다.{25}
「나오미…?!」{00}보면 볼수록 나미와 닮았다.{00}「언니…?! 언니 맞지!」{00}그 나오미 옆에 또 한 여자가 나타났다.{00}「누구야…!」{00}{40:8,86}아름다운 중년 여자였다.{25}
「엄마…?」{00}나미는 마치 조종당하듯이 외쳤다.{00}{39:21}벽 속에서 빠져나온 도깨비불이 날아다녔다.{00}{2C:155}빛을 받은 중년 여자의 얼굴은 순식간에 쪼그라들어 미라가 되었다.{00}{2F:87}「꺄악!」{00}나는 온몸으로 나미를 감쌌다.{00}{3C:30,21}{36:1,69}나미의 비명에 나오미와 미라는 사라졌다.{00}{25}
{2C:158}그래서 난,{00}{1A:1036,0,385,@34B418,@34B49A,@34B455}
#34B418
「사랑해, 나미{13}」{00}부들부들 떠는 나미에게 말했다.{1C}{03:@34B4FF}
#34B455
「나리, 제가 한 짓입니다요{13}」{00}훌쩍훌쩍 울기 시작한 나미에게 말했다.{1C}{03:@2BD080}
#34B49A
「그깟 할망구가 뭐야. 나도 할아범이 될 수 있다고!{13}」{00}허둥지둥 도망치는 나미를 쫓았다.{1C}{03:@31F006}
#34B4FF
내 품 안에서도 나미의 떨림은 멎지 않았다.{00}「내 안의 나쁜 피가 불러…」{00}「나미, 그런 건 없어. 나만 생각하면 돼」{25}
나미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00}「아아, 나, 원하고 있어. …아앗, 난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00}나는 꼭 끌어안았다.{00}「원하면 와. 내가 받아 줄게!」{00}「아니야, {20}, …그게 아니야」{00}나미가 말했다.{25}
「내가 원하는 게 {20}, 너라면 괜찮아. …하지만 내가 지금 원하는 건…!」{00}{39:86}「뭐야」{00}「벽! …벽이야!」{00}「벽?!」{00}나는 나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00}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25}
{43}「벽이라니…{16} 벽 말이야?!」{00}「왜인지 모르겠어. 내 마음이 왠지 벽을 그리워해서, 자꾸만 마음이 쏠려 가」{00}「벽에?! …야, 벽에 말이야?!」{00}그때 벽 속에서 대답이라도 하듯이 희미하게 그 소리가 들려왔다.{25}
{39:71}{17:15}{3C:35,71}「좋아한단 말이야, {20}! …네가 좋아서 좋아서 견딜 수가 없는데!」{00}「나미, 다시 한 번 물을게. …벽에 마음이 끌려가고 있는 거야?」{00}나미는 떨면서 나를 보고 있다.{00}{3A:127,63}{2C:136}{17:20}집이 또 생물처럼 흔들렸다{13}.{00}{3C:127,63}{2C:138}{16}{25}
「모르겠어. …벽인지, 집인지… 아니면 이 저택에서 보낸 옛 추억인지!」{00}「나미, 역시 저택에 조종당하고 있는 거야. 지지 마. 정신 똑바로 차려!」{25}
나는 나미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00}「나만 생각해! …나를 좋아한다고, 나만 사랑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00}「{20}, 좋아해! {20}만 사랑해!」{00}「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25}
「{20}만 좋아해! 나는 {20}, 너를 사랑해…!」{00}「나미…!」{00}나는 나미를 끌어당겨 안았다.{00}그때 나는 보고 말았다….{00}{40:1,73}{3F:5,73}{40:1,72}{3F:5,72}{17:5}{39:69}{3F:5,69}{17:10}벽 속에서 그 소리들이 들린 뒤, 그 벽이 희미하게 빛나더니 점점 사람의 형상이 되어 가는 것을.{25}
{3B:73}{3B:72}{3B:69}{45:28}{46:28}그래서 난,{00}{1A:557,0,386,@34BC16,@34BB45,@34BB88,@34BBC1}
#34BB45
「젠장, 불이다!{13}」{00}벽난로의 불을 나미에게 던졌다.{1C}{03:@2BD4DB}
#34BB88
「이 자식, 썩 나와!{13}」{00}힘껏 벽을 걷어찼다.{1C}{03:@34BC54}
#34BBC1
「불을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음이라!{13}」{00}옆방의 나미를 쫓았다.{1C}{03:@31F006}
#34BC16
「나미, 사랑해!{13}」{00}그 벽이 보이지 않게 끌어안았다.{1C}
#34BC54
{36:1,67}{39:28}{17:10}「꺄악!」{00}갑자기 벽난로가 확 타올랐다.{00}{2C:156}{39:21}「아, 불이!」{00}둔하게 빛나던 벽 속의 빛이 벽난로 불길과 합쳐져 튀어나왔다.{00}「우왓!」{25}
{3C:100,28}불은{17:3} 사람 형체가 되어 우리 주위를 빙글빙글 날아다닌다.{00}신기하게도 조금도 뜨겁지 않다.{00}「꺄악, 그만해!」{00}나미가 외쳤다.{00}「아앗…」{00}불은 또 모양을 바꾸어 럭비공 같은 발광체가 되더니 나미의 옷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25}
「아앗, 몸이…!」{00}옷 속에서 나는 빛은 마치 나미의 알몸을 드러내 보이는 것 같았다.{00}「그만둬! 야, 그만하라고!」{00}「앗…{17:5}앗, 앗…!」{00}나미의 표정이 쾌감으로 일그러지고, 몸이 뒤로 젖혀져 간다.{00}나는 맹렬하게 질투했다.{25}
{19:27,0,387,@34BEC2,@34C196}
#34BEC2
「이 자식!」{00}나는 나미에게 달려들어 발광체째로 덮쳐 눌렀다.{1C}{39:143}기세를 못 이겨 우리는 바닥으로 굴렀다.{00}「아앗!」{00}내 품 안에서 나미와 발광체가 동시에 날뛰었다.{25}
「앗, 앗, 앗…!」{00}나미가 쾌감에 몸을 비튼다.{00}나는 외쳤다.{00}「나미, 나만 생각해!」{00}데굴데굴 구르는 우리 사이에서 발광체는 제멋대로 나미의 몸을 핥아 댄다.{25}
「아앗, 어떻게 좀 해 줘, {20}!」{00}「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00}「좋아! {20}, 사랑해… 아앗!」{00}발광체는 스르르 굵은 혀 같은 모양이 되었다.{00}그리고 그 음흉한 끝을 뻗어 나미의 입속으로 밀고 들어가려 한다.{25}
「싫어, 멈춰 줘, {20}!」{00}나는 나미의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25}
{19:27,0,388,@34C144,@34C169}
#34C144
나는 나미에게 입술을 포갰다.{1C}{03:@34C693}
#34C169
난 나미의 입을 두 손으로 막았다.{1C}{03:@34C90B}
#34C196
「나가!」{00}나는 나미에게 휘감긴 발광체를 후려쳤다.{1C}「아파! 그만해!」{00}나미가 외쳤다.{00}{3C:40,21}{2C:157}나는 퍼뜩 내가 나미의 온몸을 때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25}
나미의 옷 속의 빛은 사라져 있었다.{00}놈은 언제 도망친 걸까.{00}「아팠지. 내가 어떻게 됐었나 봐」{00}나는 나미의 몸을 안고 쓰다듬었다.{00}{2C:131}{39:21}그 순간, 나미의 옷이 또 빛나더니{17:3} 우리는 발광체에 휩싸였다.{00}「아앗!」{00}나와 나미는 동시에 외쳤다.{25}
발광체는 야마타노오로치처럼 그 끝을 여러 갈래로 갈라, 우리의 입과 코와 귀로 몸속에 파고든다.{00}「아…{17:3}아…{17:3}아…{17:3}아아…!」{00}끌어안은 채로 우리는 덜덜 떨었다.{00}그만큼 강렬한 쾌감이다.{25}
발광체는 나와 나미의 몸에 난 온갖 구멍으로 초고속으로 드나들며 우리를 농락한다.{00}「앗{17:3}앗{17:3}…」{00}「앗, 앗{17:3}…」{00}나도 나미도 이대로라면 점점 굴복해 갈 뿐이다.{00}「{20}, 살려 줘…!」{25}
「나미, 더! 더 나를 생각해!」{00}「{20}, 좋아! 사랑해!」{00}「나도야, 나미! 좋아해!」{00}하지만 발광체는 나와 나미의 몸을 여전히 전속력으로 드나들며 쾌감을 준다.{25}
내 발광체에서는 여자 냄새가 난다.{00}나미의 발광체에는 남자의 체취가 났다.{00}우리는{17:3} 우리가 아닌 이성에게{17:1} 농락당하고 있다.{00}「{20}…!」{00}「나미…!」{25}
{19:27,0,389,@34C651,@34C61E}
#34C61E
우리는 서로 상대의 발광체를 쳐서 떨어뜨렸다.{1C}{03:@34C90B}
#34C651
발광체의 움직임을 막으려면 서로의 입을 막는 수밖에 없다.{1C}
#34C693
{39:86}바람이 휙 지나갔다.{00}{3C:40,21}{2C:158}{36:1,67}주위에 정적이 돌아왔다.{00}발광체는 사라져 있었다.{00}나미가 입술을 뗐다.{25}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00}「…」{00}「…」{00}내게는 모든 게 해결된 것처럼 느껴졌다.{00}하지만 나미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00}금세 눈에 굵은 눈물방울이 맺혔다.{00}「{20}…{17:5}여기 있어. 내가 모든 걸 확실히 하고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25}
「그만둬, 나미…!」{00}외쳤을 때 나미는 이미 달려 나가고 있었다.{00}{36:1,69}나는 곧바로 쫓아갔다.{00}{39:86}바람이 일었다.{00}나미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25}
{45:100}{46:100}{19:523,0,390,@34C8A9,@34C8E2}
#34C8A9
난 사랑하는 나미가 뭘 할 작정인지 생각했다.{1C}{03:@34CEE3}
#34C8E2
난 완전히 기운을 잃고 말았다.{1C}{03:@2DED8B}
#34C90B
{3C:30,21}{2C:158}발광체는 사라졌다.{00}{36:1,67}「{20}…」{00}「괜찮아, 나미?」{00}우리는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00}{25}
{40:8,126}{17:5}느닷없이 여자 웃음소리가 들렸다.{00}{39:19}「여자?!」{00}움찔하고 내 몸이 반응했다.{00}「후, 후후후…」{00}이번에는 남자의 숨죽인 웃음이다.{25}「…!」{00}움찔하고 나미가 반응한다.{00}의식으로는 거부하지만, 우리 몸은 방금 전의 쾌락을 살갗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25}
「나미…」{00}「{20}…」{00}우리는 손을 맞잡고 주위를 살폈다.{00}어딘가에{17:1} 남자와 여자가 있는 걸까.{00}남자의 땀 냄새가 났다.{00}숨소리가 들린다.{00}나미 앞에{17:5} 반라의 남자가 서 있었다.{25}
{39:21}「아{17:3}…」{00}나미의 숨소리가 야릇해졌다.{00}남자는 나미에게 손짓한다.{00}나미의 발이 앞으로 나갔다.{00}「안 돼, 나미!」{00}{3B:21}나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멈췄다.{25}
{39:86}남자는 바람이 되어 나미 옆을 스쳐 지나가며 사라졌다.{00}그때 이상하게도 바람은 갑옷과 괴어의 냄새를 남겼다.{00}누군가가{17:3} 내 소매를 당겼다.{00}돌아보니 낯선 미녀가 서 있었다.{00}{25}
{39:21}「아{17:3}…」{00}찌릿, 하고 내 몸속에 쾌감이 내달렸다.{00}「좋아해…」{00}여자가 요염하게 내게 속삭였다.{00}「아아…」{00}「안 돼! {20}!」{00}{3B:21}나미가 외쳤다.{00}나는 그 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되찾았다.{25}
「이따가 봐…」{00}{39:86}{3C:30,19}여자는 바람이 되어 내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사라졌다.{00}그때 그 바람은 나오미였던 것처럼도 느껴졌다.{00}{3B:21}두 바람이 사라지자 우리는 원래의 두 사람으로 돌아왔다.{25}
「나미…」{00}「싫어!」{00}나미가 나를 밀쳐 내고 도망쳤다.{00}이해한다.{00}나도 정말이지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00}나미를 향한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는데, 내 몸은 다른 것을 원해 버릴 것만 같은 것이다.{27:1}
#34CEE3
{39:100}{30:1,22}나미는 예상대로 우리가 “미라의 방”이라고 이름 붙인 방에 있었다.{00}{39:22}그 낡은 일기장을 펼쳐 읽고 있다.{00}「이거, 엄마의 일기장이었어」{00}나미가 말했다.{00}「슬픈{17:1} 사랑 이야기야…」{00}나는 일기장을 손에 들어 보았다.{25}
{3C:50,22}{36:1,26}일기장에 따르면, {40:1,6}나미의 아버지와 병약했던 남동생은 나미가 어릴 때 죽었다.{00}「엄마는 나를 양녀로 보낸 뒤, 언니 나오미를{17:2} 혼자 힘으로 키웠어」{00}「응…」{00}「엄마도 아직 젊고 예뻤지만 언니는 더 아름답게 자랐어. …성인이 된 나오미는 사랑에 빠졌어」{25}
상대는 청년 실업가.{00}어머니도 그 청년이 마음에 들어서, 셋은 함께 살게 되었다.{00}「그런데 그는 나쁜 남자였어. 엄청난 플레이보이라서, 돈 후안의 환생이라는 말까지 듣던 남자…」{00}흔한 이야기다.{25}
「나오미는 실컷 노리개 취급을 당한 끝에 속아서 버림받았어」{00}그것도{17:2} 자주 듣는 이야기다.{00}「화가 난 나오미는 그를 죽여서 저택 벽 속에 발라 묻어 버렸어{13}」{00}{3B:6}{39:18}{39:19}{16}「뭐…{17:3}뭐라고?!」{00}그런 이야기는{17:2}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다.{25}
「그렇다고 주, 죽일 것까지야」{00}「그만큼 미웠던 거겠지. …그런데 죽인 뒤에{16} 나오미는{17:2} 자기가{17:1} 전보다 훨씬 더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거야」{00}「우에…{17:3} 슬픈 이야기다」{00}「더 슬픈 건{17:1} 엄마야」{00}「어머님?」{25}
「엄마는 나오미의 그 범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있었어」{00}「우에. 남자를 죽이는 장면을…」{00}「훨씬 더 슬픈 건, {16}게다가 엄마까지{16}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야」{00}「우에…」{00}그 밖에 할 말이 없다.{25}
「나오미는 사흘 뒤에 자살했어」{00}「자, 자살…?!」{00}「엄마는 너무 슬픈 나머지 미라가 됐어」{00}「미라가…?!」{00}이야기가 점점 이상해진다.{00}그런데도 나는 엉뚱한 질문을 하고 말았다.{00}「그럼 이 집 사람들은 모두 죽고 대가 끊겼다는 거야?!」{25}
「아무도 없어졌냐는 의미라면 조금 달라. 저택에는 그 뒤로도 길을 잃고 들어오거나 저택을 무단으로 빌려 쓰는 하이커들이 있었어. 그때마다 영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야」{00}「영혼들이…?」{00}「손님이 여자일 때는 청년 실업가의 영혼이 갑옷에 깃들어서」{00}「갑옷에…?!」{25}
「손님이 남자일 때는 나오미의 영혼이 괴어가 되어서」{00}「우에…」{00}나는 또 신음했다.{00}「그래서 우리한테 달려들었던 거구나」{00}「맞아. {20}한테는 엄마 영혼까지 나오는 것 같아」{00}「어머님까지?!」{25}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논리적 모순이 있다.{00}「나미…{17:3}{3B:19} 그 이야기 좀 이상하지 않아?」{00}「뭐가?」{00}「나오미의 영혼은{17:2} 괴어에 깃들었다며. 그렇다면 괴어와 나오미가 동시에 나오는 건…」{00}「아, 그거. 분명 영체 분리일 거야」{00}편리한 말도 다 있다.{25}
「더 이상한 게 있어. 나미, 넌 언제 스무 살이 됐지?」{00}「사흘 전에 생일 파티를 막 했는걸」{00}「그렇지? 너랑 나오미는 같은 날 태어났어. 그러면 이렇게 돼. 일기장에는{17:3}“성인이 된”{17:3}나오미가 사랑에 빠졌다고 적혀 있는데, 그건 결국 겨우 사흘 전 일이야」{25}
「알겠어, 나미? 겨우 사흘 만에{16} 사랑을 하고, 남자한테 실컷 노리개 취급을 당하고, 속고, 버림받고,{17:3}그놈을 죽여서 벽 속에 묻은 데다 자살까지 할 수 있겠어? …게다가 어머님은 겨우 사흘 만에 미라가 돼 버렸다는 얘기가 된다고」{00}「그러고 보니 이상하네…」{00}나미도 고개를 갸웃했다.{25}
「그렇지? …이런 일기장은 애초에 엉터리야. 우린 누군가한테 놀림당하고 있는 거야」{00}나는 정신없이 말했다.{00}「이런 암시에 걸리면 안 돼. 알겠어, 나미? 지금까지 이 저택에서 일어난 일은 전부 누군가가 꾸며 낸 거야!」{25}
「잠깐」{00}하지만 나미는 금세 다시 마음을 추슬렀다.{25}「그건 말의 표현일 뿐이야. …“성인이 된”{17:3}이라는 말은 넓은 의미로는 “어른이 되었다”{17:3}라는 뜻으로도 쓰이잖아. 열일곱 살쯤을 “성인이 됐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00}「나미…」{00}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25}
{36:1,22}{43}「그것보다」{00}나미가 말했다.{00}「여기 그 사람 사진이 있는데, 볼래?」{00}「응」{25}
그 낡은 사진에는 청년 실업가가 찍혀 있었다.{00}「앗」{00}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00}그만큼 사진 속 남자는 나와 닮아 있었다.{25}
「맞아. 언니한테 죽은 그 사람은 {20}하고 꼭 닮았었어」{00}{39:19}「그…{17:3}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거야?」{00}「언니는 아직도 그를 사랑해…. 죽인 걸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를 꼭 닮은 {20}, 네가 나타난 거야. 첫눈에 끌렸다 해도 무리는 아니잖아」{00}「왜, 왜{17:3} 내가 대용품이 되는 거야?!」{25}
「여자라면 갑옷의 그 사람보다 {20}, 너를 고를 거야…{17:5} 분명 엄마도 같은 마음일 거야」{00}이럴 수가, 죽은 갑옷 남자{17:3} 대신에 나오미와 어머니, 두 여자가 내 마음을 끌려고 한다는 것이다.{00}「그렇다면 나미한테도 해당되는 얘기야」{00}나는 말했다.{25}
「죽은 남자는 돈 후안이고, 나미는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나오미를 꼭 닮았어. 손을 안 대고 가만있는 게 더 이상하지」{00}실제로 그들은{17:3} 이미 나타나 있다.{00}갑옷이나 괴어라는 화신이 되어, 혹은{17:3} 생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유령이 되어, 또 발광체가 되어.{16}{25}
{39:21}{2C:156}「아…」{00}「왔어…!」{00}우리는 동시에 외쳤다.{00}그때까지 잠잠하던 발광체가 우리를 에워싸듯 다시 벽 속에서 빛났다.{00}한 면, 두 면, 세 면의 벽에서… 세 개의 발광체가{16} 도깨비불이 되어 벽에서 빠져나왔다.{25}
「앗…{17:3}아아!」{00}「앗{17:1}아{17:3}… 아아!」{00}우리 몸은 벌써 이상해지기 시작하고 있다.{00}이대로라면 둘 다 놈들의 포로가 되고 만다.{00}「떨어지지 마, 나미!」{00}나는 나미에게 키스했다.{25}
{2C:157}{39:101}
#34E0F5
{36:1,69}나는 나미를 놓지 않았다.{00}{2C:156}두 사람 주위를 돌며 둥실둥실 세 개의 도깨비불이 날았다.{00}신기하게도 우리가 입술을 포개고 있는 동안에는 도깨비불의 힘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00}좀 더 세게 끌어안아 보았다.{25}
도깨비불의 빛은 더욱 약해졌다.{00}「나미, 더 세게!」{00}마음속으로 외치며 나도 그렇게 했다.{00}역시 그렇다.{00}우리가 더 단단히 밀착하면 그들이 힘을 잃는다는 것을 발견했다.{00}우리는 더욱 세게 서로를 껴안고 격렬하게 키스를 나눴다.{25}
{3C:30,21}{2C:158}도깨비불은 사라졌다.{00}「나미…」{00}「{20}…」{00}「붙어 있으면 괜찮아. 알겠지, 이대로 도망치는 거야!」{00}{3B:19}{39:89}{2E:6}{17:5}{39:3}「아앗!」{25}
갑자기 나타난 갑옷이 나미를 내게서 빼앗아 옆구리에 끼었다.{00}「나미!」{00}「아앗, {20}!」{00}나미가 두 팔을 한껏 뻗어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25}
{19:27,0,391,@34E3EC,@34E3BD}
#34E3BD
나는 바닥을 박차고 갑옷에게 날아차기를 먹였다.{1C}{03:@34E582}
#34E3EC
나는 달려들어 나미의 두 손을 붙잡았다.{1C}「나미, 놓지 마!」{00}「{20}!」{00}우리 손은 굳게 맞잡혔지만, 갑옷은 나미를 안은 채 벽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25}
{40:1,68}{35:3}{17:10}「{20}…!」{00}나미의 몸도 조금씩 벽 속으로 삼켜져 간다.{00}{36:1,69}「나미!」{25}
{19:27,0,392,@34E4F0,@34E523}
#34E4F0
나는 나미와 함께 벽 속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1C}{03:@34E81B}
#34E523
나는 힘껏 두 발로 버티며 나미의 두 손을 잡아당겼다.{1C}{03:@34EC35}{3B:68}나는 힘껏 갑옷을 걷어찼다{39:89}.{00}
#34E582
갑옷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나는 튕겨 나가고 말았다.{00}무언가가 공중에서 내 몸을 받아 냈다.{25}
{39:33}{17:10}{3F:5,33}{39:112}{2E:75}{17:5}괴어였다.{00}나는 괴어에게 안겨 있었다.{00}{39:112}괴어는 기쁜 듯이 질질 침을 흘렸다.{00}「{20}!」{00}「나미!」{00}나미는 갑옷의 팔 안에서 발버둥 쳤다.{25}
{36:1,6}{40:1,68}갑옷은 나미를 안은 채 벽 속으로 녹아들듯이 사라져 간다.{00}그리고 나미의 몸도 갑옷과 함께 벽 속으로 삼켜진다.{00}「아앗, {20}!」{00}{36:1,75}{39:33}한편 괴어는 기쁜 듯이 나를 둘러메고 계단 쪽으로 향했다.{00}나는 괴어를 밀쳐 냈다.{3B:3}{3B:33}{39:143}{2E:69}{25}
그리고,{00}{1A:27,0,393,@34E7F1,@34E7AE}
#34E7AE
난 나미의 두 손을 잡아당겨 갑옷에게서 떼어 내려 했다.{1C}{03:@34EC35}
#34E7F1
「나미!{13}」{00}난 갑옷에게 달라붙었다.{1C}
#34E81B
{3C:50,3}{39:20}{39:19}{35:4}주위 광경이 일그러지며 사라졌다.{00}{3A:50,68}이명과 두통이 동시에 덮쳐 왔다.{00}우리는 벽 속으로 끌려 들어온 모양이다.{00}「{20}!」{00}「나미!」{00}뭐가 뭔지 모르겠다.{25}
갑옷은 나미를 안고 벽 속을 나아가고 있다.{00}나는 그 갑옷에 매달려 있다.{00}여기서 떨어지면 나는 두 번 다시 벽 속에서 나갈 수 없을 것이다.{25}대체 어떻게 된 거야?!{00}「있잖아! 이래도 엉터리야?」{00}이런 와중에 나미가 묻는다.{00}「그래! {17:5}이런 건 어디 사기꾼 자식이 만든 환상이야!」{25}
{3B:20}{3B:19}{3F:5,68}{39:130}나는 떨어져 나갔다.{00}{2C:155}{39:21}그때 갑옷에서 나온 발광체가 나미의 입으로 들어가 몸속을 내달렸다.{00}「아앗」{00}나미의 몸이 뒤틀렸다.{00}「그, 그럴게… 하라는 대로 할 테니까, {20}, 이 사람을 살려 줘!」{25}
「바보야!{17:5}나미,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17:5}나는 상관없으니까 그런 놈한테 지지 마!」{00}{39:89}갑옷의 손이 나를 집어 들었다.{00}{39:20}{39:19}그 순간 그 이명과 두통이 덮쳐 왔다.{00}「으아아…!」{00}{3C:30,20}{3C:30,19}{3C:30,21}{2C:158}벽을 빠져나오자 어둠이 사라졌다.{25}
{45:130}{46:130}그리고 난,{00}{1A:1052,0,394,@34EBBA,@34EC0A,@34EBEB}
#34EBBA
{39:130}내동댕이쳐지면서도 나미를 감쌌다.{1C}{03:@34F0D0}
#34EBEB
나미를 두고 도망쳤다.{1C}{03:@2EA394}
#34EC0A
나미가 매달려 오는 것을 느꼈다.{1C}{03:@34F0D0}
#34EC35
{3B:3}「아파, 그만해!」{00}{2E:6}나미의 비명에 나는 두 손을 놓았다.{00}{40:1,68}{35:3}갑옷과 나미는 벽 속으로 사라졌다.{00}{36:1,69}{39:21}{2C:155}내 옆에서 생겨난 발광체가 내 몸을 핥듯이 옷 속을 내달린다.{00}이상한 얘기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다.{25}
「으윽…!」{00}「안 돼, {20}!{17:3}… 마음을 빼앗기면 안 돼!」{00}벽 속에서 들려오는 나미의 외침이다.{00}{3B:21}나는 퍼뜩 정신을 차린다.{00}「바보네, 괜찮아…」{00}달콤한 향기가 났다.{00}얇은 옷을 걸친 나오미가 내게 딱 달라붙듯이 서 있다.{25}
「신경 쓰지 마. 나오미는 좀 이상하거든」{00}「어, 나오미…?」{00}「뭐야, 내가 나미잖아」{00}그렇게 말하며 부드럽게 끌어안아 온다.{00}아니다. 이건 나오미다. 나미일 리가 없다.{25}
「의심하는구나? 그럼 이러면 어때?」{00}나오미는 달콤한 키스를 해 왔다.{00}{39:21}「아우…!」{00}녹아 버릴 것 같다.{00}「알겠지? …내가 나미야」{00}나오미가 말했다.{00}이제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기분까지 든다.{00}{25}
「자, 가요」{00}나오미는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00}「어…{17:3}어디로?!」{00}내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00}{3C:30,21}{2C:158}{39:86}바람이 불더니 눈앞이 새하얘졌다.{25}
{2C:131}{19:1052,0,395,@34F022,@34F092,@34F06F}
#34F022
정신을 차려 보니 나오미는 사라지고, 나와 나미는 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1C}{03:@34F0D0}
#34F06F
난 나미를 두고 도망쳤다.{1C}{03:@2EA394}
#34F092
바람에 날려, 정신을 차려 보니 나와 나미는 쓰러져 있었다.{1C}
#34F0D0
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00}살며시 주위를 살펴본다.{00}{36:1,11}여기는 식당이다.{00}여러 개의 눈이 보고 있었다.{00}갑옷과 괴어와 미라가 서로 견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25}
「지금이야…{17:5} 도망치자!」{00}{3B:19}{3B:20}{3B:21}{39:143}{39:3}나는 테이블을 쓰러뜨리고 거기 있던 후추와 산초 가루를 뿌리며 도망쳤다.{00}「에취!」{00}「에취!」{00}괴어는 그렇다 쳐도 미라나 갑옷까지 재채기를 한다는 걸 나는 이때 처음 알았다.{25}
{39:104}{36:1,69}우리는 달렸다.{00}복도가 지긋지긋할 만큼 길다.{00}{3C:30,3}「있잖아, 이 복도 늘어나고 있어!」{00}정말 그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00}「돌아가서 다른 길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아!」{00}{25}
「아니, 그게 아니야. 이것도 놈들의 함정이야. 여기서 돌아가면 놈들 생각대로 되는 거야」{00}「하지만 복도가 정말 늘어나고 있는 거라면!」{25}나미가 말했다.{00}{43}「우리가 여기서 제자리걸음하는 사이에 붙잡히고 말 거야!」{00}「좋아」{00}나는 결단했다.{25}
{19:27,0,396,@34F42F,@34F410}
#34F410
「잠자코 날 따라와!」{1C}{03:@34F7BC}
#34F42F
「네 말대로 하자!」{1C}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00}복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졌다.{00}{39:21}「아…」{00}나미가 갑자기 움츠러들었다.{00}발광체가 눈앞에 떠 있다.{25}
{2C:155}발광체가 숨을 쉬자 남자의 체취가 났다.{00}「아아…」{00}나미의 상태가 이상해진다.{00}「그만둬, 나미!」{00}발광체는 일렁일렁 다가와 퍼지더니 나미의 몸을 감싸려 든다.{00}「아아… 도와줘, {20}!」{25}
「나미! 지면 안 돼!」{00}나는 나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39:153}고압 전류에라도 닿은 것처럼 튕겨 나갔다.{00}「{20}, 이제 가! 난 여기 남을게!」{00}「무슨 소리야, 나미!」{25}
「하지만 그렇게 안 하면 이 사람이 널 죽인대! 널 살려서 돌려보내려면 내가 여기 남는 수밖에 없대!」{00}「젠장!」{00}나는 발광체에 달려들었다.{00}{39:153}나는 머리부터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39:130}.{00}「{20}!」{25}
나는 한 번 더 뛰어들었다.{00}{39:153}「그만해, {20}! 그러다 죽어!」{00}「손을 뻗어, 나미!」{00}「그만해!」{00}나는 다이빙하듯이 몸을 날려 나미의 두 손을 붙잡았다.{25}
{39:65}{03:@34FBEA}
#34F7BC
나는 나미를 따라오게 하고 억지로 앞으로 나아갔다.{00}{39:21}{2C:155}「아…」{00}눈앞에 발광체가 떠올랐다.{00}「좋아해…」{00}나오미의 목소리가 들렸다.{25}
「아… 아!」{00}나는 그것만으로 느끼고 말았다.{00}「그래… 착하지」{00}발광체는 다가와 나를 감쌌다.{00}태어나 처음 느끼는 쾌감이 온몸을 꿰뚫었다.{25}
「아앗…」{00}「그래요. 그러면 돼요」{00}그 쾌감 속에서 나오미의 목소리가 말했다.{00}「당신은 내 거예요… 어서 나미에게 저리 가라고 해요」{00}나는 그 목소리에 넘어갈 것 같았다.{00}「나미!」{00}「{20}, 힘내!」{25}
마침내 나는 외쳤다.{00}「나미, 와 줘! 난 네가 좋아!」{00}{3C:40,21}{3A:40,19}발광체의 색이 변하더니 쾌감 대신 고통이 밀려왔다.{00}「으악!」{00}믿을 수 없는 격통이다.{00}「나미, 도망쳐!」{25}
「싫어! {20}!」{00}나미는 나를 구하려 했지만{39:153}, 발광체에 닿자마자 튕겨 나갔다{39:130}.{00}「바보야, 도망쳐! 죽는다고!」{00}「죽어도 좋아, 구할 거야!」{00}나미는 다시 뛰어들었다.{00}{39:153}「꺄아악!{39:130}」{25}
「나미, 부탁이야! 도망쳐 줘!」{00}「{20}, 손을 뻗어!」{00}「안 돼, 둘 다 죽어!」{00}「죽어도 좋아! 둘이서 이길 거야!」{00}나미가 뛰어들었다.{00}나는 그 손을 꽉 붙잡았다.{00}{39:65}「으악!」{00}「아아악!」{25}

#34FBEA
엄청난 전기 충격이 온몸을 꿰뚫었다.{00}{42:200,0,65}「으아악!」{00}「꺄악!」{25}
놈들은 우리를 전기의자에라도 앉힐 셈인 것이다.{00}{42:220,0,65}「놓지 마!」{00}「{20}도!」{00}우리는 서로 꽉 끌어안았다.{25}
{42:255,0,65}「죽을지도 몰라」{00}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00}「괜찮아. 행복했어」{00}나는 곧바로 그렇게 생각했다.{00}「나미와 함께 죽는 거라면 괜찮아」{00}그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00}나는 나미와 입술을 포갰다.{00}「{20}」{00}스파크의 색이 바뀌었다.{3C:50,65}{25}
{3B:21}{3B:19}{2C:158}{39:86}저택이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00}섬뜩했다…{00}나와 나미는 귀를 기울였다.{00}{39:1}{39:28}{17:7}{3B:28}{39:28}{17:7}{3B:28}{39:28}{17:7}{3B:28}{39:28}{17:7}{39:62}{3B:28}{2C:145}갑자기 우리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았다.{00}무언가의 기척이 움직였다.{00}「온다!」{00}「응!」{00}우리 주위에 갑옷과 미라와 괴어가 배어 나오듯 나타났다.{25}
{39:86}바람이 불었다.{00}그 속에서 나오미의 목소리가 말했다.{00}「이제 도망칠 수 없어요{17:5}… 둘 다 마음을 정해요. 이대로 거기서 그러고 있을래요, 아니면 지금 당장 그 포옹을 풀고 둘이 헤어질래요?」{00}나오미는 우리를 질투하고 있는 것이다.{00}나는 외쳤다.{00}「싫어!」{25}
목소리가 웃었다.{00}「이래도요?」{00}{3F:1,62}{2C:146}불길이 거세졌다.{00}「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5분 안에 저택은 불타 무너질 거예요」{00}「싫다니까!」{00}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25}
「괜찮겠어요?」{00}목소리가 말했다.{00}「당신은 좋아도 나미는 사실 살고 싶을지도 몰라요」{00}그건 나도 마음에 걸리던 일이었다.{00}「나미…」{00}나는 조용히 물었다.{00}「네가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돼」{25}
「싫어…」{00}나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매달렸다.{00}힘을 얻은 나는 있는 힘껏 큰 소리로 고함쳤다.{00}「싫다! 거절한다!」{00}우리는 포옹을 풀지 않았다.{00}「호호호… 그럼 마음대로 해요!」{00}나오미의 목소리와 함께 갑옷과 괴어도 사라졌다.{25}
그 순간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00}
#358210
{40:2,30}{3F:8,62}{3F:1,62}{2C:147}사방은 불바다.{00}이제 어디에도 도망칠 곳은 없다.{00}전기의자 다음은 화형인가.{00}…뜨겁다.{00}「미안해」{00}나미가 말했다.{25}
「하하, 괜찮아. 이대로 죽으면 화장할 수고는 덜겠네」{00}불길은 한층 더 커졌다.{00}「{20}…」{00}「나미…」{25}
{3C:50,1}그때 우리의 몸이 떠올랐다.{00}「앗…!」{00}서로 끌어안은 채였다.{00}「{20}…」{00}「손 놓지 마.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려 하고 있어!」{00}우리의 몸은 2미터쯤 높이로 떠서 출구로 향했다.{3F:1,30}{25}
{2E:67}나아가는 곳마다 불길이 약해졌다.{00}{39:93}「저, 저런 곳에…」{00}나미가 우리 아래에서 나아가는 휠체어를 발견했다.{00}「엄마야! …엄마가 우리를 구해 주고 있는 거야!」{25}
화염에 휩싸여 있던 창문의 불이 꺼지더니, 덧문이 밖으로 활짝 열렸다.{00}{39:103}우리의 몸은 그 창문으로 날갯짓하듯 {35:2}밖으로 날아갔다{13}.{00}{2C:149}{16}{3C:25,62}{3C:25,30}그리고 우리는 피터 팬처럼 밤하늘을 날아, 대문 밖 수풀에 사뿐히 내려앉았다.{00}돌아보니 불타는 저택이 마치 불의 커튼 같았다.{25}
{3B:62}{40:1,62}{2C:150}「아앗!{17:3}… 엄마가!」{00}나미가 외쳤다.{00}배웅하듯 창가까지 온 휠체어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여 타올랐다.{00}우리를 구하고 나미의 어머니는{17:5} 죽었다….{00}{16}{25}
{39:159}{3C:80,62}{2C:151}{3E:159}{2C:148}{17:10}{36:1,36}우리는 수풀에서 일어섰다.{00}수풀은 전부 제절초였다.{00}「봐!」{00}나미가 외쳤다.{00}「제절초가 반딧불이로 변했어…」{00}「…분명{17:3} 어머님이 하신 거야」{00}반딧불이는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25}
{39:8}{2C:152}{17:27}{0C}「아…{13}」{00}{17:15}우리는 {17:2}동시에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13}.{00}{17:15}반딧불이는 우리 머리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었다{13}.{00}{17:25}{04:397,1,@3587B6}{22:397,1}{17:25}{2C:93}{1D}{16}
#3587B1
{03:@3587B1}
#3587B6
{09}{16}{25}
{19:523,0,398,@3587CA,@3587FD}
#3587CA
나미가 흘리는 눈물을 나는 살며시 입술로 닦아 주었다.{1C}{03:@35884E}
#3587FD
나는 나미를 끌어안고, 저런 가족이라면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1C}{3B:8}{03:@2C9336}
#35884E
「{20}…」{00}나미가 가냘프게 숨을 몰아쉬었다.{00}「미안해… 나 때문에, 미안해」{00}나는 나미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25}
「나미…{17:5} 난 네가 좋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네가 좋아」{00}나는 나미에게 키스했다.{00}「기뻐…」{00}나는 나미를 끌어당겼고, 우리의 몸은 천천히 제절초 수풀 속으로 쓰러져 갔다….{16}{25}
달콤한 향기가 풍겼다.{00}「어머… 저것 봐!」{00}어느새 우리 주위는 꽃다발로 뒤덮여 있었다.{00}{3C:50,8}「아…」{00}그때 나는 언덕 위의 사람들을 알아차렸다.{00}「아아, 신경 쓰지 마」{00}나미가 말했다.{25}
「우리 집 장난꾸러기 가족들이야」{00}나미의 가족이 언덕 위에서 갑옷과 미라와 괴어 가면을 벗는 모습이 보였다.{00}「나, 나미, 저건…?!」{00}「아아, {20}, 사랑해…」{00}나미는 그렇게 말하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00}{39:8}{0C}나는 이제 자잘한 건 아무래도 좋아졌다{17:2}…{17:2}…{17:2}…{17:2}{13}.{00}{17:25}{04:399,1,@358B70}{22:399,1}{17:25}{2C:93}{1D}{16}
#358B6B
{03:@358B6B}
#358B70
{09}{16}{25}
{3C:50,8}{39:15}그때 갑자기{00}수풀 속에서 불쑥 나온 손이 내 손을 잡았다.{00}「으악?!」{00}그 손이 나와 악수했다.{00}{40:1,7}대머리 할아버지였다.{00}아아,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가….{16}{25}
할아버지는 정수리에서 나오는 듯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00}「야아, 만나서 반갑네. 내가 나미의 할아버지인 아인슈타인 박사일세」{00}「아… 아, 안녕하세요」{00}「미안해… 이미 알겠지만, 할아버지는 천재적인 발명가이자 천재적인 장난꾸러기야」{25}
「하하하… {21} 군, 자네는 아주 잘해 주었네」{00}할아버지 박사는 기분 좋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25}「나미를 향한 애정이 있어. 배짱도 좋아. 키스도 잘하고… 모두 합격점인 70점일세」{00}70점….{00}김빠지는 점수지만, 합격점이라면 뭐, 참기로 하자.{25}
「앞으로 오래오래 나미를 사랑해 주게」{00}할아버지는 벌떡 일어섰다.{00}「그럼, 키스 계속, 시작!」{00}「네」{25}
{3C:50,7}{0C}말이 통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기대어,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다시 시작했다{13}.{00}{17:15}「나미{17:2}…{17:2}…{17:2}…{17:2}{13}」{00}{17:15}「{20}{17:2}…{17:2}…{17:2}…{17:2}{13}」{00}{17:15}{39:8}아아{17:3}…{17:3}…{17:3}…{17:3}{13}.{00}{17:25}{04:400,1,@358F64}{22:400,1}{17:25}{2C:93}{1D}{16}
#358F5F
{03:@358F5F}
#358F64
{09}{16}{25}
그리고 나미의 눈동자를 바라본 나는,{00}{1A:523,0,401,@358FD1,@358FA2}
#358FA2
몸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쾌감에 몸을 비틀었다.{1C}{38}{32:6,68}{03:@2C9BDE}
#358FD1
몸속에서 차오르는 행복감에 흠뻑 잠겼다.{1C}{03:@359000}
#359000
{3C:50,8}{39:86}그때 바람이 일었다.{00}누군가 온다.{00}돌아본 나는 하마터면 나자빠질 뻔했다.{00}「으음, 아마 프랑켄슈타인이겠지」{25}
「아니야…」{00}{40:1,7}그건 투명인간이었다.{00}「헉」{00}이… 이 녀석은 첫 등장이다.{25}
투명인간이니 보일 리가 없지만, 중절모에 안경, 넥타이, 거기에 파이프까지 물고 있어서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00}흰 장갑을 낀 손에는 무슨 서류를 들고 있었다.{00}「여어, 사무장, 하하, 무슨 일인가?」{00}아인슈타인 박사가 투명인간에게 말했다.{00}{25}
「투명인간은 우리 집 사무장이야」{00}나미가 살며시 내 귀에 속삭였다.{00}「사무장?!」{00}이건 새로운 인사이동이다.{00}사무장인 투명인간은 손에 든 서류를 노박사에게 보여 주었다.{00}나미의 가족들도 모여들어 다 같이 소곤소곤 이야기했다.{00}모두의 눈이 이따금 나를 보았다.{25}
「음… 그렇군{17:5}… 채점법이…{17:5} 구식인…」{00}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00}「{20}…」{00}나미가 살며시 손을 잡아 왔다.{00}「야아, 미안 미안」{00}노박사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하며 돌아보았다.{25}
「사무장 말로는, 우리 쪽에 착오가 있었다는군…{16} 자네의 테스트를 구식 채점법으로 해 버렸다지 뭔가」{00}「하아…{17:5} 그래서요?」{00}내 목소리에는 전혀 기운이 없었다.{00}「음, 그래서 우리로서는 이 채점에 절대적인 자신이 있었는데…」{25}
「오호호, 사무장은 보시다시피 이런 몸이라서요」{00}나미의 아름다운 어머니가 거들었다.{00}「음…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투명해져서 줄곧 자네들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거야」{00}「하아…」{25}
「하하, 그래서 말이지, 우리 채점은 틀렸다는 거야. 뭐, 이렇게 이의를 제기하러 왔다는 거지」{00}쾌활한 나미의 아버지가 쾌활하게 웃었다.{00}「하아…{17:5} 그래서요?」{00}나로서는 나쁜 결과에{17:1} 변명 따위 붙여 주길 바라지 않는다.{25}
「바보 같긴…」{00}나미의 아름다운 언니 나오미가 웃었다.{00}「벌써부터 기죽으면 어떡해요?」{00}「자, 기운 내. 올바른 결과를 듣자」{00}나미도 그렇게 말하며 격려해 주었다.{00}「응, 알았어」{00}나는 허리를 곧게 펴고 가슴을 내밀었다.{00}「…듣겠습니다. 말씀하시죠」{25}
{3C:50,7}「에헴」{00}아인슈타인 박사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00}「그럼, 나미의 신랑감{17:3} 자격 테스트 정식 결과 발표…. 두 사람은 앞으로」{00}나와 나미는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섰다.{00}「아까의 70점은 착오일세… 정확히는…」{25}
이때 심벌즈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00}개그 로봇이 낸 소리다.{00}「…100점!」{25}
「네…?! 지,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00}「하하, 만점이야. 이야, 자네는 정말이지 최고로 훌륭해!」{00}{39:61}{17:10}개그 로봇이 요란하게 축하 소리를 내며 떠들어 댔다{3B:61}.{00}「특대생일세. 특별히 우리가 해외여행과 신혼집을 선물하도록 하지」{25}
{39:8}{0C}와아, 이 무슨 뜻밖의 전개…{13}.{00}{17:15}나와 나미는 박수와 환성 속에서 맹세의 키스를 나누었다{13}.{00}{17:15}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이 아름다웠다{13}.{00}{17:25}{04:402,1,@3599C6}{22:402,1}{17:25}{2C:93}{1D}{16}
#3599C1
{03:@3599C1}
#3599C6
{25}
{3C:50,8}{38}{30:1,0}다음 날 아침, 돌아오는 길{13}.{00}{17:15}나와 나미는 작은 언덕 위에서{00}{36:1,39}{17:5}나미의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 나오미, 남동생 나오키, 그리고 할아버지 노박사가{00}{17:5}삼 년 전 산사태로{17:1} 세상을 떠났다는, 조용하고 작은 무덤을 발견했다…{13}.{00}{39:2}{17:20}{2C:156}{2C:155}{2C:155}{17:30}{22:0,1}{2C:93}{1D}{16}
#359ACE
{03:@359ACE}